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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소식 2월

대한건축사협회, 2017년도 합동 시무식

대한건축사협회, 서울특별시건축사회, 건축사공제조합, 서울건축사신용협동조합의 ‘2017년도 합동 시무식’이 1월 3일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조충기 건축사협회 회장은 “희망의 협회를 위해 봉사와 협력의 대열에 동참해달라”며 새해 각오를 다졌다.

 

대한건축사협회, ‘주요행사 연계방안 검토 간담회’ 개최

대한건축사협회는 1월 3일 ‘협회 주요행사 연계방안 검토 간담회’를 가졌다. 2017년 11월 15일부터 1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릴 2017 한국건축산업대전에서 회원들이 전시·교육·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국제건축영화제, 한국건축문화대상 등을 연계해 개최하자는 의견이 검토됐다.

 

2016년도 건축사합격자 자격증 수여식

대한건축사협회는 1월 6일 서초동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건축사자격증 수여식을 개최했다. 2016년도 건축사자격시험 최종합격자는 456명으로, 최종합격자 전원이 단상에서 자격증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여식에는 최태용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장과 대한건축사협회 임원,17개 시·도건축사회 중 윤희경 인천광역시건축사 회장, 황정복 경기도건축사 회장, 이재효 경상북도건축사회장 등과 합격자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수여식 후에는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 조은혜 사무관이 ‘정부 건축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으며, 승효상 건축사(이로재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거주 풍경’을 주제로 강연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첫 해외 사회공헌 프로젝트, ‘아프리카 100번째 희망학교’ 준공

대한건축사협회 SBS, 굿네이버스와 함께 진행한 아프리카 100번째 희망학교가 준공됐다. 현지 시각 1월 11일 탄자니아 잔지바르에서 100번째 희망학교인 ‘콰라라 투마이니 중등학교’ 준공식이 열렸다. 사협 조충기 회장, 김호준 이사, 안길전 이사, 박금호 건축문화경관위원장, 노점석 건축사교육위원과 윤석민 SBS 부회장, 송금영 주탄자니아 대한민국 대사, 정우용 KOICA(한국국제협력단) 이사, 김인희 굿네이버스 부회장 등 내외귀빈과 탄자니아 자치령 잔지바르 군도의 대통령 알리 모하메드 셰인(Ali Mohamed Shein)을 비롯해 부통령, 교육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과 지역 주민들이 참석했다.

 

‘건축사와 함께하는 집365’ 개최

미래인재육성위원회와 서울건축사회 청년위원회가 주최하는 ‘건축사와 함께하는 집365’ 강좌가 4일과 11일 건축사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회원권익보호위원회, 건축저작권보호위원회 위촉

회원권익보호위원회는 12일 위원회 내에 구성된 건축저작권보호위원회를 위촉하고 첫 간담회를 가졌다. 회원권익보호위원회는 건축저작권보호위원장에 박일경 건축사, 위원에 양영모·정동석·주관종 건축사를 위촉했다.

전문위원에는 특허청 산하 재단법인한국특허정보원의 지광태 영업비밀보호센터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저작권위원회 채명기 민원센터장을 위촉했다.

 

2017년도 제1회 임원·시도건축사회장 합동회의

대한건축사협회 이사회와 시도건축사회장단이 1월 18일 ‘2017년도 제1회 임원·시도건축사회장 합동회의’를 가졌다. 지난해 추진했던 주요사업의 실적과 올해 실천계획안을 발표하고 협회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대한건축사협회 주요행사 연계방안 검토회의

대한건축사협회는 1월 31일 국제회의실에서 ‘협회 주요행사 연계방안 검토회의’를 갖고 한국건축산업대전을 비롯해 협회 주요행사의 시너지와 회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대한건축사협회 감사 선거 후보 확정

대한건축사협회 감사 선거에 장현수 건축사(주.종합건축사사무소 모아아키/서울)가 단독 입후보했다. 장현수 후보는 대한건축사협회 사업위원회 위원장, 서울시건축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정부청사관리소 기술자문위원회 위원과 서울시 건축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 후보는 ‘회원과의 원활한 소통’, ‘집행부의 공정한 견제’, ‘협회의 미래를 위한 정책 대안 제시’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회원의 눈으로 냉철하게 보고, 회원의 귀로 바르게 듣는 마음가짐으로 올바르게 예산을 집행하고 우리의 미래를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 회원 권익을 더욱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7년도 감사 선거는 2월 22일 건축사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대한건축사협회 제51회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이 투표하는 간선제로 실시된다.

2월 1일 감사 선거 후보자 공고 후 향후 일정으로는 ▶2월 2일 선거공보 검수 및 선거인명부 확인 ▶2월 9일 선거공보제출 ▶선거 7일 전(2/16) 선거공보 발송, 선거인명부 확정 ▶2월 17일 후보자 투·개표 참관인 신고(후보자별 각 3인이내) ▶2월 22일 선거 실시이다. 선거효력 이의신청은 선거일로부터 7일 이내(3/1)이다.

 

한국건축정책학회 박경립 신임회장 취임

박경립 강원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건축학부 건축학과 교수가 (사)한국건축정책학회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2년이다.

(사)한국건축정책학회는 올바른 건축정책의 개발과 대국민 건축서비스 증진을 위해 다양한 연구와 국가건축전략 등을 제안하는 학회로 2013년 창립됐다. 2016년 11월 한국건축정책학회는 대한건축사협회와 건축정책연구 및 개발에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박 신임회장은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장, 대한건축학회 부회장,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 사업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건축사협회 명예이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부위원장 및 건축분과 위원장 등으로 활동중이다.

 

‘녹색건축정책 및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 설명회’ 개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가 1월 20일 본격 시행됨에 따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건축사회관 대강당에서 ‘녹색건축정책 및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 설명회’를 가졌다. 국토부는 “한국전력 등 시장형 공기업 건물 신축 시 제로에너지 인증을 의무화해 시장을 육성, 확대시켜 2025년 신축 민간건축물까지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 이웃사랑 성금기탁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는 1월 5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하여 도내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성금 580만원을 기탁했다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 강영준 회장은 “앞으로도 건축사회 회원들과 함께 지역사회 행복을 위해 나눔과 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대구광역시건축사회, 저소득층 가구에 연탄나눔 봉사

대구광역시건축사회 최혁준 회장은 1월 12일 회원 3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수성구 파동 일대에서 사회의 따뜻한 손길과 관심이 필요한 기초생활 수급가정과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안산지역건축사회, 쌀 20kg 50포 원곡1동에 기탁

안산지역건축사회는 회원들의 정성으로 모은 쌀 20kg 50포를 원곡1동에 기탁했다고 1월 1일 밝혔다. 안산지역건축사회는 해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후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담당자는 “작은 정성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속적으로 후원 활동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함양지역건축사회, 장학금 기탁

1월 4일 함양지역건축사회 이기역 회장은 함양군청을 찾아 (사)함양군장학회에 장학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 2012년 설립돼 7명의 구성원이 활동하고 있는 우리지회는 군이 발전하려면 좋은 인재가 많이 양성돼야한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갖고 장학활동을 눈여겨봐왔다”며 인재 양성을 위해 좋은 곳에 써달라는 말을 전했다

 

무안지역건축사회, 2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

무안지역건축사회 정정진 회장은 회원 18명의 소중한 뜻을 모아 200만원의 장학금을 무안군에 전달했다고 1월 5일 밝혔다. 기탁된 장학금은 청소년들이 학업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인재육성을 위해 소중하게 쓸 예정이다.

중랑구지역건축사회, ‘행복중랑 111 장학사업’ 장학금 전달식

중랑지역건축사회 성낙기 회장은 1월 10일 운영위원들과 함께 나진구청장에게 중랑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중랑구청의 “행복중랑 111 장학사업”은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발굴ㆍ육성하고 가정형편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1가정이 1년에 1만원씩 기부하자는 중랑구의 대표적인 장학 사업이다

 

송파구지역건축사회, ‘따뜻한 떡국 한 그릇’ 행사

송파지역건축사회는 1월 23일 송파구방이복지관(관장 김진숙)에서 설 명절을 맞이하여 지역사회 장애인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기 위한 ‘사랑이 가득 담긴 따뜻한 떡국 한 그릇’행사를 개최했다.

 

포천지역건축사회, 설명절 나눔 후원금 전달

포천지역건축사회 김종덕 회장은 1월 25일 포천시 남부권역 120명의 위기가 정을 대상으로 설명절 나눔 후원금을 전달했다. 김종덕 회장은 “앞으로도 후원금뿐만 아니라 포천건축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며, 지역사회 나눔을 위해 꾸준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경지역건축사회, (재)문경시장학회에 장학금 전달

문경지역건축사회 고학림 회장은 1월 26일 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써달라며 (재)문경시 장학회에 1천만원의 기금을 기탁했다. 고학림 회장은 “국가전체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시는 매년 20%정도 건축허가가 증가되고 있다. 열심히 일해서 내년에도 계속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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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漢拏山) 국립공원

Hallasan National Park

ⓒPark, Mookwi

한라산(漢拏山, 문화어:한나산)은 제주특별자치도에 있는 해발 1,950m, 면적 약 1,820km²의 화산으로, 제주도의 면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강산, 지리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이라 불러왔다. 정상에 백록담(白鹿潭)이라는 화구호가 있다. 백록담은 흰 사슴이 물을 먹는 곳이라는 뜻 이다. 산자락 곳곳에 오름 또는 악이라 부르는 크고 작은 기생 화산들이 분포해 있다. 한라산은 비록 사화산, 휴화산 불러왔지만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활화산일 가능성이 있다. 한라산 일대는 천연보호구역으로서 천연기념물 제182호로 지정되어 있고, 1970년 3월 24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2007년 6월 27일 오후 (대한민국의 시간) 유네스코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글. 박무귀 Park, Mookwi • KIRA ┃ 건축사사무소 동림 대표, 사진작가

http://jjphoto.co.kr(진주성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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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서북 공심돈

Suwon Hwaseong Fortress, Seobuk Gongsimdon

 

도시의 중심에 아름다운 화성을 가지고 있는 수원은 역사적으로 유복한 도시다. 수원화성은 정조대왕에 의해서 1796년에 완공했다. 200여 년 넘는 세월을 거쳐 낙후되고 훼손되었지만, 건설 기록지인 화성성역의궤 덕에 원형에 가깝게 복원돼, 1997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화성의 동쪽에는 방화수류정이 화려함을 뽐내고, 서쪽에는 성곽과 전축 및 누각 모두 축조 당시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서북공심돈이 강건함을 보여준다. 스케치북을 들고 나간 2월의 어떤 날, 올려다보는 하늘엔 공심돈누각과 어울려진 한 아름 목련꽃 송이들이 이른 봄을 재촉한다.

글. 이관직 Lee, Kwanjick • KIRA

건축사 / (주)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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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하자담보책임에 관하여

Regarding the Warranty Liability for Defects of Apartment

Ⅰ. 글의 첫머리에

필자는 거의 매일 전국에 있는 건축사로부터 전화로 법률상담을 받고 있다. 조충기 대한건축사협회장님께서 건축사를 대상으로 하는 고충상담센터를 설립했고, 필자가 그중 일원으로서 법적 문제를 자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사들의 애로사항은 매우 다양하다. 애써 설계와 감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건축주가 설계감리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 그러면 설계감리비를 받기 위해 소송을 해야 하는데, 막상 소송은 쉽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동산경기의 불황으로 인해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전에 설계감리계약을 체결할 때보다 명확하게 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상대가 법인인 경우에는 파산할 경우를 대비해서 대표이사나 임원들의 개인보증을 받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계약이 도중에 파기될 경우에도 그때까지 수행한 설계감리비를 받아야 하므로 소송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사전에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 건축사는 실제 용역은 엄청나게 많이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일했다는 증거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 서류도 없고, 이메일을 보낸 자료도 없는 경우가 있다. 법에서는 증거재판주의이므로 증거가 없는 주장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업시행사가 조합인 경우, 조합의 임원진이 교체되면 새로운 임원들은 종래 체결된 설계감리계약을 변경하려고 한다. 사업시행승인을 받기까지 건축사가 장차 설계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자신의 비용을 들여가면서 사업승인을 받았는데, 막상 그다음에는 종전의 건축사를 아예 빼버리는 경우도 있다.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심지어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조합의 임원들에게 사전에 금품을 주었다면, 부정한 청탁의 대가이기 때문에 배임죄에 해당한다. 그래서 반환청구도 할 수 없고, 이 문제를 거론했다가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위험성이 있다. 최근에는 변호사사무소에서 건축사가 캐드프로그램을 무단도용했다는 취지로 민형사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으로 통지서를 보내기도 한다. 법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통지서를 받고 전전긍긍하게 된다. 최근에도 어떤 건축사 사무실에서 오토캐드 프로그램을 무단복제하여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약식명령을 선고받은 사실도 있다. 사무실을 운영하는 개인과 주식회사 두 곳에 각각 벌금 100만원이 선고되었다. 물론 정식재판을 청구해서 다툴 수는 있으나, 일단 명백하게 저작권법위반으로 인정이 되면 무죄판결을 받기는 어렵고, 기껏해야 벌금을 일부 줄여주는 정도가 된다. 벌금을 조금 줄이기 위해서 약식명령등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여야 하고, 피고인 신분으로 정식재판을 받으러 법정에 최소한 두 번 이상 출석해야 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수사기관에서 지역 내 건축사명의대여실태를 기획수사한다고 하면서 특별한 증거도 없이 건축사를 형사피의자로 입건부터 해놓고, 건축사를 불러 피의자신문조서를 받기도 한다. 명의대여사실은 경찰에서 증거에 의해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서류상 완벽하게 건축사가 모든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돼 있어서 거꾸로 건축사에게 직접 출퇴근하면서 업무처리를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라고 추궁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건축사는 공적인 일로 다른 사람들 소송에 나가 증언을 하였는데, 상대방이 위증죄로 형사고소를 하여 피고소인으로 입건되어 조사를 받기도 했다. 물론 고소사건은 나중에 최종적으로 무혐의 결정을 받으면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말소되기는 하지만, 보통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개인 간의 법적 분쟁에 증인으로 나가서 증언하면 상당 수가 위증죄로 형사고소를 당해 곤혹을 치른다. 이해관계가 팽팽한 원피고는 어떤 증인이 나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면 일단 위증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뜩이나 불경기에 불황에 건축사 사무소를 유지하기 어려운데 건축사는 의뢰인에게 시달리고, 행정관청에 시달리고, 피곤하다. 아무튼, 건축사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도록 완벽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Ⅱ. 아파트 하자로 속을 썩는 사람들

수도권 신도시에 아주 잘 지은 아파트가 있다. 어느 날 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가보았다. 임원들이 모여 아파트 하자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동안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이 자주 바뀌면서 체계적으로 아파트 하자에 대한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입주한 지 벌써 8년이나 지난 상태였다. 부분적으로는 보수가 되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많은 곳에서 하자가 남아있고, 아직 완전하게 해결이 되지 않았다. 지금 와서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 주요 의제였다. 일반 단독주택이나 사무실의 경우에는 소유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신축공사 또는 인테리어 공사에서 하자가 발생하면 하자보수청구절차나 담보책임을 따지는 것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몇백 세대 또는 몇천 세대 되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는 다르다. 몇백 명의 사람들이 의견을 모아 소송을 해야 한다. 전체 의견을 모으는 것 자체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린다. 아파트 분양회사나 시공회사를 상대로 싸워야 하므로 간단하지 않다. 상대가 돈이 많고 소송에 경험이 많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상대는 전문변호사도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생전 처음 소송을 해보는 사람들이다. 돈을 모아 변호사를 선임하고, 하자감정인도 만나야 한다. 아는 변호사도 없고, 하자감정인도 잘 모른다. 모든 걸 그때그때 알아보고 믿을 만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런 게 쉽지 않다. 변호사나 감정인들 역시 각자 의견도 다르고, 소송에 관한 방법론도 다르다. 받아낼 수 있는 손해배상금액 산정도 모두 다르다. 법으로 하는 소송이란 1~2년씩 장시간의 세월이 흐른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아파트 하자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아파트가 지어졌고 분양되었다.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만 그 가운데는 부실시공이 많이 문제되었다. 크고 작은 하자가 계속되었다. 그 때문에 입주자와 분양자와의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관한 법령은 보통 복잡한 것이 아니다. 분양자나 시공사가 부도나면 하자보증금액으로 담보되는 금액의 범위에서만 손해를 받을 수 있다. 하자담보기간도 짧다. 게다가 법에서는 하자담보청구에 관한 제척기간과 상사소멸시효라는 특별규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하자담보기간을 놓치는 수도 있다. 특히 상사소멸시효 5년을 넘겨 손해를 보기도 한다. 제척기간 10년도 사실 아파트에 살다 보면 빨리 지나간다. 그래서 보증증권이 끊어져 있는데도 돈을 받지 못하고 손해를 본다. 여기에서는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아파트 하자의 내용과 시공사 및 분양회사를 상대로 하는 하자보수청구 및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알아본다. 하자담보기간과 제척기간, 상사소멸시효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하자분쟁의 해결 방안과 법적 절차에 대해 설명하기로 한다.

Ⅲ. 아파트 하자란 무엇을 말하는가?

하자(瑕疵)란 어려운 한자어다. 하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물이나 일에서 잘못되거나 불완전한 부분을 말한다. 흠(欠)과 유사어다. 법적으로는 법률행위 당시에 얘기한 상태나 성질이 결여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법률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법률행위가 취소 또는 무효가 되거나 어떤 권리의 발생이 정지된다. 대표적인 예가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한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의사표시에 하자가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에는 사기가 많이 일어난다. 사기꾼도 많고, 기만행위도 많다. 그로 인한 피해자도 수없이 많다. 사기사건은 일년에 20만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라 함은 표의자가 타인의 기망행위로 인해 착오에 빠지고, 그러한 상태에서 한 의사표시를 말한다. 이와 같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건축과 관련한 하자는 공사상 잘못으로 인하여 균열ㆍ침하(沈下)ㆍ파손ㆍ들뜸ㆍ누수 등이 발생하여 건축물 또는 시설물의 안전상ㆍ기능상 또는 미관상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결함을 의미한다. 도급계약에서 말하는 하자라 함은, 통상 또는 계약때문에 결정된 일정한 성상을 갖지 않거나 수급인이 보증한 성질을 갖지 않아 불완전한 점이 있는 것을 말한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하자의 범위는 다음 구분에 따른다.

① 내력구조부별 하자는 공동주택 구조체의 일부 또는 전부가 붕괴된 경우, 공동주택의 구조안전상 위험을 초래하거나 그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정도의 균열ㆍ침하 등의 결함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② 시설공사별 하자는 공사상의 잘못으로 인한 균열ㆍ처짐ㆍ비틀림ㆍ들뜸ㆍ침하ㆍ파손ㆍ붕괴ㆍ누수ㆍ누출ㆍ탈락, 작동 또는 기능불량, 부착ㆍ접지 또는 결선(結線) 불량, 고사(枯死) 및 입상(立像) 불량 등이 발생하여 건축물 또는 시설물의 안전상ㆍ기능상 또는 미관상의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결함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Ⅳ. 아파트 하자담보책임의 내용

도급계약에 있어서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하자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하자보수를 청구함에 있어서는 상당한 기간을 정해서 하자보수를 하라고 청구하여야 한다. 상당한 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상당한 기간이 경과해야 비로소 도급인은 수급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수급인이 상당한 기간을 주면서 보수를 하라고 최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도급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도급인은 계속해서 하자보수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도급인은 하자보수를 청구하는 대신, 그에 갈음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하자를 보수하고서도 손해가 남는 때에는 따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시공사와 분양자가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 하자가 있으면,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 또는 나중에 이를 인수한 사람은 하자보수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 일단 분양을 한 다음에 입주해 살던 사람이 아파트를 매매하여 그 이후에 확인되는 하자에 대해서도 입주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니면 당연히 시공사와 분양자가 책임을 지게 된다.

Ⅴ. 도급인의 하자보수청구기간

민법 제670조는 ‘도급인의 하자의 보수, 손해배상의 청구 및 계약의 해제는 목적물의 인도를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도급계약에서는 목적물의 인도를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의 기간 안에 하자에 대한 보수청구, 손해배상청구 등을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하자에 대한 담보책임을 추궁하지 못하게 된다. 하자보수, 손해배상, 계약해제 등의 존속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이다. 수급인의 하자보수에 관한 존속기간을 이처럼 단기로 제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너무 짧은 것이 아닐까? 하자의 존재 여부, 손해가 하자로부터 생긴 것인지 아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그에 관한 명확한 증명이 어려우므로, 하자를 둘러싼 법적 분쟁을 가급적 이른 시일에 해결하기 위해 1년으로 존속기간을 정한 것이다. 민법 제671조는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수급인은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하여 인도 후 5년간 담보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목적물이 석조, 석회조, 연와조, 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것인 때에는 그 기간을 10년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담보책임의 기간은 하자의 중대성, 시설물 내구연한 및 교체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공동주택의 내력구조부별 및 시설공사별로 10년(장수명 주택의 경우에는 15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경우 담보책임기간은 다음 각 호의 날부터 기산한다. ① 전유부분 : 입주자에게 인도한 날, ② 공용부분: 사용검사일(또는 임시사용승인일)

Ⅵ. 하자담보추급기간의 법적 성질

이러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의한 하자담보추급권은 현재의 집합건물의 소유자에게 귀속한다. 위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기간은 제척기간으로서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권리행사 기간이며 재판상 청구를 위한 출소기간이 아니다. 공동주택의 입주자·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주체는 공사의 내용과 하자의 종류 등에 따라 1년 내지 3년(다만, 내력 구조부의 결함으로 인하여 공동주택이 무너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5년 또는 10년)의 범위에서 정하여진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사업주체에게 하자의 보수를 요구할 수 있다. 민법상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기간은 제척기간이다. 제척기간은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권리행사기간을 의미한다. 재판상 청구를 위한 출소기간이 아니다. 제척기간(除斥期間)이라 함은 법률이 규정하는 권리의 존속기간을 말한다. 제척기간이 만료되면 그 권리는 당연히 소멸한다. 따라서 제척기간은 군리를 재판상 행사하여야 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소제기를 하는 것을 말한다. 제척기간의 경우 재판 이외에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제척기간은 출소기간이라고도 한다.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권리가 소멸한다. 제척기간의 경우도 기간이 도과하면 권리 자체가 소멸한다. 그러나 제척기간에 의한 권리의 소멸은 소급효가 없는 데 반해서, 소멸시효에 의한 권리소멸은 소급효가 있다. 제척기간에는 중단 또는 정지라는 제도가 없다. 소멸시효에는 중단 또는 정지 제도가 있다. 따라서 제척기간 내에 권리자의 권리 주장 또는 의무자의 승인이 있어도 제척기간은 갱신되지 않는다. 제척기간에 의한 권리의 소멸은 당사자의 주장을 기다리지 않고 법원이 할 직권조사사항인데 대하여, 소멸시효는 직권조사사항이 아니다. 또한, 제척기간에는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에 대응하는 제도가 없다.

Ⅶ. 아파트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법률 규정의 체계

단독주택이나 단독상가건물에 관한 하자문제와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 집합건물의 하자문제는 양적 질적인 차이가 있다.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하자는 발생원인과 형태가 다양하고 범위가 상대적으로 광범위하다. 아파트 하자감정은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아파트의 경우는 입주자가 다수인이어서 의사통일이 어렵다. 단체법적인 구성과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아파트 하자담보책임에 관하여는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주택건설촉진법, 공동주택관리령 등이 있다. 그러므로 아파트 하자문제를 다룰 때는 이와 같은 특별법의 관련 규정과 민법상의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주택건설촉진법은 2003년 5월 29일 폐지되어 주택법으로 전면 개정되었고, 이에 따라 공동주택관리령 역시 종전의 주택건설촉진법시행령과 통합되어 주택법시행령이 제정되었다. 집합건물이라 함은 건물 구조상 일부분이 벽, 문, 계층에 의하여 다른 부분과 차단되어 구조상 및 이용상 완전한 독립성을 갖는 건물을 말한다. 공동주택이라는 용어는 건축법상 건물의 용도에 따른 개념이다. 공동주택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기숙사 등으로 구분된다. 공동주택은 구분소유를 전제로 하므로 집합건물에 해당한다. 그러나 집합건물에는 공동주택뿐 아니라, 업무시설이나 근린생활시설도 포함된다.

Ⅷ. 아파트에 대한 하자담보책임의 강화

아파트 분양계약상의 하자담보책임은 원칙적으로 아파트분양계약의 내용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나 집합건물법 제9조 제2항에 의하여 분양계약상 정해진 분양자의 담보책임이 민법에서 규정하는 것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 집합건물법 제9조 제2항은 강행규정이다. 집합건물법 제9조 제1항이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민법 제667조 내지 제671조의 규정을 준용하기 때문에, 아파트가 완성된 경우 또는 완성 전의 성취 부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하자자 중요하지 아니함에도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급인의 담보책임규정에 따라 책임이 인정된다. 아파트를 분양한 사람의 담보책임에 관한 기본적인 법률 규정은 민법의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조항에 있다. 아파트공사를 도급준 사람이 공사를 담당한 건설회사에 대해 묻는 담보책임은 이와 같은 민법상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 민법 제668조는 ‘도급인이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로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의하면 아파트 건축주는 아파트에 하자가 있다고 해서 공사도급계약자체를 해제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건물 이외의 다른 도급계약에서는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고, 그로 인하여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민법의 기본적인 조항의 적용 이외에 아파트에는 다른 특별법에 의해 하자담보에 관한 특별조항이 적용된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공동주택에 관한 특별 조항을 두고 있다. 제36조는 ‘건축주와 시공자 등이 사업주체는 공동주택의 하자에 대하여 분양에 따른 담보책임을 진다. 시공자는 수급인으로서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집합건물법 제9조는 건축업자 내지 분양자로 하여금 견고한 건물을 짓도록 유도하고 부실하게 건축된 집합건물의 소유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집합건물의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민법상의 도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분양자의 담보책임의 내용을 명확히 하는 한편 이를 강행규정화한 것이다. 집합건물법은 구분소유권을 분양한 사람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건축주와 시공자 사이의 공사도급계약을 기초로 한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에 대해서는 집합건물법은 적용되지 않는다.

Ⅸ. 아파트 소유자가 바뀐 경우

아파트의 소유권자가 하자담보채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한 다음, 그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매매한 경우 종전에 제기한 소송에서 계속하여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가지는 하자담보추급권은 아파트를 양도한 경우, 양도 당시 양도인이 이를 행사하기 위하여 유보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현재의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에게 귀속한다. 그러나 이 규정의 취지는 아파트 분양자가 부담하는 책임의 내용이 민법상 수급인의 담보책임이라는 것이지 그 책임이 분양계약에 기한 책임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집합건물법 제9조의 담보책임에 따른 권리가 반드시 분양계약을 직접 체결한 수분양자에게 속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집합건물법에 의한 하자담보추급권은 집합건물의 수분양자가 집합건물을 양도한 경우 양도 당시 양도인이 이를 행사하기 위하여 유보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의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에게 귀속한다. 이러한 해석은 집합건물에 관한 수분양권 또는 소유권이 양도된 경우 일반적으로 양수인이 하자담보추급권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거래관행 및 거래현실에도 부합한다.

Ⅹ. 하자보수보증금

아파트 사업주체는 공동주택이 완공되면 사용검사 신청 시 사용검사권자가 지정하는 금융기관에 사용검사권자 명의로 하자보수보증금을 예치한 예치증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사용검사권자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면 바로 하자보수보증금의 권리자 명의를 입주자대표회의로 젼경한다. 보증금은 보통 총건축비의 100분의 3정도이다. 아파트의 사업주체는 담보책임기간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공동주택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의 청구에 따라 그 하자를 보수하여야 한다. ① 입주자, ②. 입주자대표회의, ③ 관리주체, ④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관리단 등이다.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는 사업주체가 하자보수계획을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직접 보수하거나 제삼자에게 대행시킬 수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하자보수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한 사업주체의 보수책임이 종료된 때에는 당초 예치한 하자보수보증금을 순차적으로 사업주체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하자보수보증인에게 하자보수보증금을 청구하려면 하자자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 내에 발생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대법원은 보증대상이 되는 하자는 사용검사일 이후에 발생한 하자이어야 하므로 공사상의 잘못으로 주택의 기능상, 미관상 또는 안전상 지장을 초래하는 균열 등이 사용검사 후에 비로소 나타나야만 한다. 그리고 사용검사 이전에 나타난 균열 등은 그 상태가 사용검사 이후까지 지속되었다 하더라도 보증대상이 되지 못한다.

Ⅺ. 글을 맺으며

법이란 간단해 보이면서도 상대가 있는 싸움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분쟁이 생기면 쌍방의 주장이 180도 다르고, 그에 대한 증인도 모두 다른 말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법적 분쟁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평소에 거래를 하거나, 업무를 처리할 때 말썽의 소지가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비밀녹음해 두거나, 내용증명방식으로 통지서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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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의 다양성

Diversity of BIM

지난 호에 실린 첫 번째 연재에서는 BIM 개념과 동향 그리고 사례 및 효과 제시를 통해 BIM 시대가 건축사에게 마스터 빌더의 위상을 되찾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번 연재에서는 BIM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가를 살펴 보고자 한다. 건축사는 건축 프로젝트의 전체과정을 이끌고 코디네이트(coordinate)하기 때문에 자신이 구축한 BIM이 어떻게 다른 분야 또는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활용될 수 있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BIM은 설계단계뿐만 아니라 시공은 물론 유지관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이 중 몇 가지 중요한 활용분야를 살펴보자.

BIM 협업(Collaboration)

BIM 프로세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협업(collaboration)이다. BIM서버를 이용하여 하나의 모델에 여러 건축사들 또는 타 분야의 엔지니어들까지도 참여하여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cloud) 서비스를 통해 협업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있는데, 그래피소프트(Graphisoft)의 BIMcloud나 오토데스크(Autodesk)의 BIM360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다른 건축사사무소의 건축사들뿐만 아니라 해외 건축사사무소와 협업도 가능케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하나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여러 명의 건축사들이 구역별로 또는 층별로 아니면 외장과 골조 부분을 분리하여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한 건축사가 작업하고 있는 구역 또는 모델은 다른 건축사가 볼 수는 있지만 수정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맡은 부분에 대한 설계변경을 즉각 파악하고 자신의 설계에 반영할 수도 있다. 또한 보안체계까지 더해 별도의 허가 없이는 협업 참여자가 모델을 따로 저장할 수 없도록 보안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건축사들 간의 협업뿐만 아니라 구조, 기계, 전기 등 타 분야의 엔지니어들과 협업까지 가능케 한다. 설계변경이 즉각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동시 작업(concurrent work)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유튜브(youtube.com)에서도 ‘BIM Collaboration’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협업 환경은 시공단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건설사가 주관하는 BIM 모델에 각 협력사가 cloud서버를 통해 접속하여 맡은 부분에 대한 시공도 또는 시공 상세를 BIM으로 작성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다. 한 예로 일본의 가지마 건설은 건축 프로젝트에 대하여 전사적으로 BIM을 도입하고 있으며, 일본 국내는 물론, 한국, 필리핀, 멕시코, 세르비아 등 전 세계의 건축사사무소 또는 BIM 서비스 전문업체와 BIMcloud를 이용하여 시공도면을 BIM으로 구축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범위를 시공 협력업체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은 건축사가 BIM 작업을 하고 난 뒤에 별도로 파일을 넘겨주면 그다음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세스가 아니라, 그야말로 실시간 동시 작업을 기반으로 한 협업이기 때문에 중간에 설계변경사항은 그 즉시 알 수 있어 설계조정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고 간섭도 줄며 설계 조정이 용이하고 설계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BIM 협업 시 데이터 공유와 생태계 탄생

그런데 사실 BIM을 잘 활용하는 몇몇 건축사의 경우, BIM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 건축사들도 있다. 그들의 공유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BIM데이터를 공유하는 순간부터 이것저것 요구사항이 많아져 일이 더 많아진다.”, “데이터를 시공사나 다른 업체와 공유하면 내가 구축한 라이브러리가 외부에 유출될 수 있고, 또 추후 BIM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에게 클레임이 올 수 있는 것이 두렵다.”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건축사들의 이유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지만, BIM이 다른 분야나 참여자들과 공유되지 않는다면 BIM의 효과는 건축사에게만 적용될 뿐이다. 발주자가 느끼는 건축서비스의 향상이나 다른 참여자들이 협업을 통한 여러 가지 혜택을 볼 수 없으므로 건축사는 어쩔 수 없이 BIM을 공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외국에서도 계약 요구조건이나 여러 가지 규정을 통하여 BIM 데이터 공유로 인한 건축사의 책임을 보호하고 있다. 미국의 EFTA(Electronic File Transfer Agreement) 표준규정에는 건축사가 제공하는 electronic data를 근거로 claim이나 warranty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권장하고 있다. 향후 BIM기술이 성숙화되어 2D 도면이 아닌 BIM이 법적 성과물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될 때까지 이런 조항이 유효하리라 판단된다. 또한 중동지역에서 나온 입찰안내서를 분석해 보면 하나같이 설계단계에서 건축사가 구축한 BIM은 Design model로, 또 시공단계에서 시공사가 주관이 되어 구축한 BIM은 Construction model로 정의하여 이원화하고, 시공자 선정 시 Design BIM은 참고용이며, 향후 부재 제작이나 시공에 필요한 shop drawing을 위해서는 시공사 책임으로 Construction BIM을 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발주자 관점에서 설계단계에서 BIM의 완성도를 확신할 방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BIM으로부터 시공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방법이라 판단된다. 이는 현재 BIM이 협업에 충분히 활용할 만한 수준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근거로 활용될 만큼의 신뢰도 또는 성숙도가 검증되지 못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2D 도면은 표현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해석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는데, 3D model에서는 해석이 없고 거의 100% 다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현재 법적 기준이 되는 2D 도면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현실은 아직 아니므로 BIM에 대해 건축사가 이후 단계에서까지 책임지는 것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허락 받지 않은 복제를 가능하게 하고 재활용은 불가능 하게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해결되고있다. 또한,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BIM과 라이브러리 등 구성물에 대한 소유권은 건축사가 가지고 발주자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서 사용권만을 가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관련된 해외 판례들이 있다. 발주자가 과거 프로젝트에 활용된 라이브러리를 타 프로젝트에서 재활용하고자 한다면 음원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듯이 라이브러리에 대한 비용 지불이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BIM 라이브러리 유통체계 더 나아가 BIM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 라이브러리 등을 유통할 수 있는 체계가 건축사협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또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잘 만든 BIM 라이브러리로도 건축사가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BIM 생태계 시대가 오는 것이다.

친환경분석과 BIM

건축 환경과 관련한 BIM 활용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실제 BIM을 도입한 건축사들이 도면생성 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친환경 분석을 통해 발주자에게 더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별화된 서비스는 수주 가능성은 물론 발주자에게 추가적인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다. BIM을 활용하여 일조 분석, 에너지 소모량 추정을 기반으로 한 대안검토, 기류 분석 등등 각종 시뮬레이션을 통한 친환경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대상 프로젝트에 대한 지역과 좌표를 입력하면 계절별로 태양의 위치와 각도를 반영하여 일조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대상 건축물에 대한 일조시간과 음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의 한 건설사는 아파트 프로젝트에 일조 분석을 통해 세대별 일조시간을 계산하고 이를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아직 보완할 점은 많지만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녹색건축물, 또는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을 위한 목적으로 BIM을 활용할 수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친환경 분석은 BIM 구축에 있어서 부재와 자재에 대한 정확한 표현과 정보입력이 필수적이다. 친환경 분석에 있어서 BIM은 일종의 preprocessing 단계로 여기서 추출된 부재와 자재의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과 시뮬레이션이 수행된다. 따라서, 정확한 데이터가 BIM에 반영되어야 쓸모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공간 모델(Space Model)

BIM에서 공간모델(Space Model)은 초기 설계단계의 공간 프로그래밍부터 유지관리단계의 공간임대관리에 이르기까지 매우 활용도가 높다. 공간모델은 건축 공간을 3차원 모델과 정보를 통해 나타내는데, 공간별 또는 실별로 서로 다른 색깔을 부여하여 나타낼 수 있고, 또 각 공간별 또는 종류별로 면적산출을 통해 발주자가 요구하는 면적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림과 같이 model checker와 룰셋(rule set)을 이용하면 조건에 대한 부합성 여부도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다. 설계 및 시공단계에서 공간별 실내 마감공사에 대한 공정계획을 검토하는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공간모델을 통해 주요 실내 마감재에 대한 물량산출도 가능하다. 공간모델은 건축물 형태에 따라 중심선 또는 안목치수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 안목치수 중심의 공간모델을 통해 각 공간별 바닥, 벽, 천정의 면적, 둘레 등을 추출할 수 있어서 바닥판, 벽지, 페인트, 천정타일 등의 면적을 바로 산출하여 마감재 물량을 산출할 수 있다. 유지관리단계에서는 공간임대계약이나 공간관리, 보안관리,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연계 등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BIM 데이터와 연계하여 활용할 수 있다.

타 분야에서의 BIM 활용 – 구조 BIM

설계단계에서 건축사가 만든 BIM을 바탕으로 구조, 기계, 전기 등 타 분야의 BIM모델이 구축된다. 구조 기술사는 건축BIM의 구조부재를 바탕으로 구조해석과 설계를 수행하고 상세 수준의 철근 또는 철골 모델까지 구축할 수 있다. 심지어 철골 분야의 경우 shop drawing은 물론 철골전문업체의 공장제작 단계까지 연계하여 CNC 가공은 물론 레이저를 이용하여 정확한 용접 위치 표시함으로써 정확한 부재제작까지 지원하고 있다. 철근 또한 상세 철근 모델링과 부재의 커팅 플랜(cutting plan)까지 지원하여 철근 선 조립 공정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세스와 연계하면 구조설계과정을 통해서 정확한 구조물량 산출도 수행할 수 있다.

MEP(Mechanical, Electrical, and Plumbing) BIM

기계(mechanical), 전기(electrical), 배관(plumbing) 분야도 건축 BIM의 외피와 골조 정도의 정보만으로 주요장비, 배관, 덕트 등에 대한 BIM 구축이 가능하다. 물론 MEP분야 부재에 대한 라이브러리가 부족하다는 한계는 있지만, 이제는 단선중심의 2D 도면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 발전하였다. 예를 들면 MEP모델에서 덕트와 달대(hanger)의 경우 국내에서는 덕트공사를 하면서 각 덕트를 천장슬라브 바닥에 인서트를 삽입하고 달대의 길이를 덕트별로 맞춰 fitting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BIM을 이용하여 덕트와 달대의 길이, 위치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프로세스로 수행한다. 시공순서까지 바뀌어 슬라브 거푸집 공사 시 레이저 레이아웃기술을 이용하여 달대 인서트(insert)를 데크플레이트(deck plate)에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한 후 곧이어 달대부터 달고 덕트를 설치하는 방법이다. 이로 인해 덕트와 달대 제작에 대한 손율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공사 기간까지 단축되는 효과까지 있다.

간섭검토(Clash Detection)

구조와 기계, 그리고 전기 등 여러분야에서 구축된 BIM 은 건축 BIM과 통합되어 서로 다른 부재간 간섭을 찾아내고 각 분야간 설계조정과정을 거치게 된다. 주요 부분에 대한 간섭검토(clash detection)는 설계단계에서 수행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시공단계에서 발견된 간섭문제는 재시공이나 과도한 설계변경 비용 발생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시설계단계에 실제로 시공을 수행하는 전문업체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MEP분야 BIM의 한계, 시공성 검토의 한계 등등이 발생한다.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설계단계에서의 간섭검토도 중요하지만, 시공단계에서 공사일정에 어느 정도 리드타임(lead time)을 가지고 시공상세 수준에서 간섭검토와 시공성 검토가 수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4D BIM

BIM을 이용한 4D 공정시뮬레이션은 이미 90년대부터 수행되어 온 응용기술이다. 공정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schedule의 activity와 BIM의 3차원 객체를 매핑(mapping)하여 공사일정에 따른 4D BIM 시뮬레이션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즉, 각 activity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기준으로 해당되는 객체가 나타나고 진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기 때문에 공사과정이나 순서에 대한 이해를 손쉽게할 수 있다. 가시화를 통해 공정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또 다른 참여자들에게도 일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 또 뒤쳐진 공기를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다. 최근에는 크레인, 비계, 어스앵커, 스트럿, 흙막이와 같은 가설 또는 시공부재까지 모델링이 자동화되면서 시공계획과 구체화된 시공계획에 대한 4D 시뮬레이션까지 어렵지 않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계획이나 안전계획수립 및 교육, 안전관리 등으로까지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5D BIM과 물량산출

4D BIM이 3D model에 시간이라는 정보를 더한 것이라면, 5D BIM은 4D BIM에 비용이란 정보를 더한 개념이다. 즉, BIM으로부터 4D는 물론 물량산출과 견적까지 수행한다는 것이다. BIM을 접할 때 발주자나 시공사가 가장 관심있게 보는 부분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BIM모델로부터 주요부재에 대한 물량산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설계안이 발주자의 예산에 맞춰 개발되고 있는지, 또 다른 설계안과 비교해서 어느 안이 더 경제적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BIM 만 있으면 100% 정확한 견적이 가능하다거나 모든 물량이 BIM으로부터 산출된다는 상상은 아직 이르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BIM모델 자체가 건축물의 모든 구성요소를 모델링할 수도 없고, 건축물 공사에 들어가는 세세한 부재까지도 모델링하는 것은 오히려 인력과 시간낭비이기 때문이다. 볼트나 너트같은 부재들은 좀처럼 모델링 하지 않는다. 실내마감부분도 미장, 방수, 페인팅, 도배, 석고보드 등 모든 마감재를 모델링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전체를 다 모델링하는 것은 데이터가 너무 커져서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소위 대표부재를 모델링한다. 이렇게 BIM은 대표부재 중심의 3차원 모델과 모델에 연계된 정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non-graphical한 정보와 함께 처리 되어야 한다. 따라서 물량을 산출할 경우 어떤 물량을 BIM으로부터 직접 산출하고, 또 간접 산출하며, 그리고 어떤 정보는 기존 방식으로 산출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어느 정도 경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시중에 BIM기반 물량산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있어도 이것들이 보편화되기 보다는 이 분야의 전문화된 업체에 의한 서비스형태의 업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이 분야의 전문가인 파이브디위드의 박영진 대표는 BIM연동율이라는 용어를 소개한 바 있다. BIM연동율이란 총공사비대비 BIM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공사비의 비율을 뜻하는데 현실적으로 약 70% 정도 수준을 최대치로 보고 있다. 나머지 30%이상은 기존 방식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아파트공사의 경우 BIM연동율 60~70%정도로도 견적 정확성에 있어서 오차율 ±3%이내에서 견적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지모델과 BIM 연계를 통해 설계 초기 단계부터 토공사와 관련된 절토량과 성토량을 산출할 수 있다. 대지모델과 건축몰 모델의 겹치는 부분에 대한 물량을 알아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사의 경우 현상설계에 대한 평가시 단지계획과 해당 대지모델의 조합을 통하여 예상되는 절토량과 성토량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설계안이 토목공사비 측면에서 더 경제적인지도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활용성으로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는 공동주택사업에 BIM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토목분야에서도 BIM을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BIM기반 물량산출 과정은 BIM부재로부터 길이, 면적, 부피, 개수 등으로 추출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같은 기둥도 철골로 할 것인지, 아니면 SRC로 또는 RC기둥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필요작업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법을 기반으로 필요 작업을 결정하고 작업별 물량을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작업물량을 기준으로 그 작업에 소요되는 자재, 노무, 장비비 등을 일위대가 정보와 단가정보를 통해 산출하는 것이다.

또한, BIM기반의 물량산출과 견적은 설계단계에서 설계대안에 대한 비용검토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이지만, 시공단계에서 기성관리와 연계된 5D의 활용은 매우 어렵다. 대표부재 중심의 모델링에 기반을 두다 보니 계약내역상의 내역항목과 맞추는 것도 어렵고, 계약내역 상의 물량과 실제 공사현황을 반영하는 BIM의 물량이 항상 같다고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BIM기반의 물량산출과 견적은 계약과 연계되지 않은 참고 정보 또는 설계단계에서 설계대안에 대한 비용검토 부분에서의 활용으로 권장한다.

BIM표준 – Open BIM Standard

이상에서와 같이, BIM의 대표적인 활용분야 몇 가지를 소개했다. 근데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것들이 한 가지 BIM 소프트웨어에서 다 되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다르다는 것이다. 아마도 전체 제품을 모아보면 백여 가지 아니 수백여 가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각 분야별로 best practice를 지원하는 제품도 다르고 또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제품이 최강자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사의 제품군들로만 BIM 프로세스를 수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각 분야별로 또는 역할에 따라 사용하는 BIM소프트웨어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건축사는 A사 제품으로 BIM설계했지만, 구조기술사는 B사 제품으로 또 기계나 전기 분야는 C사 제품으로 수행하고 간섭체크와 룰체크는 D사 제품, 물량산출과 견적은 E사제품 등등으로 수행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간 데이터 호환성(interoperability)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위해 마련된 기준이 바로 Open BIM Standard(www.buildingsmart.org 참조)이다. 즉, BIM프로세스에 있어서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더라도 서로 데이터 호환이 가능하도록 중립화된 표준형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BIM 소프트웨어는 Open BIM Standard에 부합한다. 즉, 이 기준에 맞는 형식으로 데이터를 내보내고 또 읽어들일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 기준은 바로 Industry Foundation Classes(IFC)로 BIM 소프트웨어들은 IFC형식으로 데이터를 export하거나 import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IFC는 역사가 약 20여 년이 되었으며 이제는 꽤 안정된 수준에서 BIM 소프트웨어간 호환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BIM전체 데이터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예를들면, 유지관리단계에서 활용하기 위해서 관련된 부재와 정보만 선별적으로 export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물론, BIM프로세스에서 이 형식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BIM은 IFC외에도 dwg, dxf, 또는 PDF 등 다양한 형식으로 import/export를 지원함으로써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간 호환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상에서 BIM의 다양한 특징과 활용분야에 대해 살펴보았다. BIM의 활용방안은 이번 연재에서 논의된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범위와 종류는 무궁무진 하다. CAD환경에서도 이것을 플랫폼으로 수많은 3rd party application들이 만들어 판매되었듯이, BIM환경에서는 3rd party application 뿐만 아니라 Open BIM Standard환경에서 독립적인 기능을 가진 툴 개발도 가능해진 시대가 되었다. 건축사들이 BIM을 도입하면서 현실적으로 필요하지만 vendor사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그런 부분들을 유통시킬 수 있는 시대로도 발전하고 있다. 여러분들이 위에서 언급한 분야 중 몇 가지만 특화시켜도 새로운 서비스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건축사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뭉쳐서 합동사무소가 가상공간에 만들어지고, 건축사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라이브러리가 유통되는 그런 BIM 생태계가 그다지 먼 얘기는 아니다.

글. 진상윤  Chin, Sangyoon ┃ 성균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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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노리 와이너리

Antinori Winery _ Archea Associati, Italy, Florence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피렌체의 건축사 그룹 Archea Associates에 의해 설계된 Antinori 포도주 양조장 건물이다. Antinori 와인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크고 피렌체 와인의 역사를 대표하는 와인 중에 하나로써 이 와인 제조회사의 역사는 1385년으로까지 올라간다. 이들이 와이너리를 계획한 땅은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에 위치한 Chianti의 부드러운 언덕이었으며 사이트 역시 중간중간 vinyards–포도밭-으로 덮여있었다.

건축주는 Chianti에 와인을 생산하고 숙성시키고 저장하고, 생산과정을 Museum을 통해 전시하고, 고객들에게 시음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판매하는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건축사는 설계 당시, 이러한 장소를 설계한다는 것은 단순히 열거한 기능을 하는 건물 자체를 뛰어넘어서, 작게는 Chianti, 나아가서는 피렌체의 역사적, 사회적 가치 표현뿐만 아니라, 피렌체가 감내했던 몇세기의 땅의 역사를 담아 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있음을 간파하였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주요 산업인 와인판매는, 현재 세계적으로 수출하여 막대한 이익을 내는 경제적인 가치를 떠나 그들이 이 땅에 대해, 사람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땅을 다루는 문화까지도 의미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땅의 해석에서 시작된 와이너리의 설계는 자연스럽게 땅으로부터 건물이 분리된 오브제로서가 아니라, 땅을 끌어안을 수 있는, 땅으로부터 소생된 그 무언가로써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 건축은 ‘Architettura Sotteranea’-subterranean architecture/이탈리아어로 지하 건축을 의미한다. 고대 역사적으로 지하건축은 자연스럽게 생성된 동굴에서 인간이 거주했던 것을 포함하여 여러 문명에서 돌을 파내어 변화무쌍한 기후에 서 살아남는 데에 큰 디딤돌로써 자리한다-의 형식을 가진다.

차를 타고 멀리서 보면 포도밭이 땅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데 그 땅에 두 개의 선을 그으면서 이들의 건축물은 우리에게 일종의 사인으로서 이야기를 건넨다. 점차 그곳으로 다가가 보면 멀리서 느꼈던 선과는 꽤 다른 스케일감으로 건물을 느낄 수 있는데, 육중한 노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곡선으로 형성된 벽체가 점차 땅속으로 숨겨져 있는 건물 쪽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건물 전체는 주 출입구가 있는 주차장에 이어, 아래층의 와인을 보관하고 숙성하는 등의 ‘생산하는 공간’과, 와인의 역사에 대해서 알고 관객들과 소통하는 박물관 및 비디오실 등이 있는 위층의 ‘소통하는 공간’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와인 건축 여정의 마지막에는 그곳에서 생산된 와인들을 실제로 시음하며 토스카나 지방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바와 레스토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물의 단면을 보면 특히, 와인을 숙성시키거나 보관하는 공간은 빛이 들지 않아야 하고 온도를 적정하게 일정유지 시킬 수 있어야 하므로 땅과 가장 밀접한 곳에 배치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공간들은 중층으로 되어 있고 기둥이 공간의 중간에 배치됨이 없이 큰 공간을 연속으로 쓸 수 있도록 계획하였는데, 전통적으로 와인을 보관하던 지하층의 건축물 구조를 연상시키는 Vault-둥근 천장구조: 아치 형태를 이루면서 이를 이루는 전체적인 부재가 압축력을 받게 하여 꽤 높고 스팬이 긴 건물들에 많이 쓰였다-로써 천장 및 벽체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그 공간이 담을 와인 배럴을 미리 머금고 있는 것 같다. 지하에 위치하면서 높고 기다란 비율과 건물의 공간감은 이 피렌체라는 땅과 더 깊숙이 연결된 느낌을 준다.

그 외의 공간들, 주 출입구 공간, 레스토랑이나 다목적공간, 휴식공간들은 땅과 땅 사이를 끊어놓은 듯한 그 틈새에서 슬며시 빛을 가지고 온다. 그 사이사이에 약간은 육중하게 Rusted Steel-녹슬게 하는 철판-으로 마감된 원형 계단들이 놓여 있어 층과 층 사이의 동선을 잊고 있다.

전체적인 재료나 마감재의 사용은 모던하면서도 그 지형의 역사에 대한 반영과 연관성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구체는 땅을 파서 지은 건물이기 때문에 콘크리트 구조인데 이 구체를 다른 마감으로 덮지 않고 그대로 노출하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부분적으로 스팬드럴 부분과 계단으로 이어지는 여러 부자재들은 산화 철판을 사용해서 와인 밭의 붉은 색깔과의 조화를 꾀하였다.

건물의 안쪽 내부실로 들어가면 와인 저장고 등의 공간은 중층 이상의 높은 천정고를 확보했고 둥근천장-Vault-으로써 역사적 연속성을 꾀하였기 때문에, 흙을 구워서 만드는 테라코타로 바닥, 벽 및 천장을 마감하였다.

이렇게 안티노리 와이너리는 최소한의 것만을 표현하는  모던의 정신과 그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Chianti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글. 이지현  Lee, Jihyun

jihyun.lee8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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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메트릭 디자인Ⅻ

Parametric Design

지난회에서는 새로 제안되는 그린루프가 기존의 지붕구조물이 가지고있는 기능적인 면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기 위한 디자인 과정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또한 파라메트릭툴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개괄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회에서는 지난회와는 다르게 디자인적인 측면보다는 엔지니어링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프리컨스트럭션의 단계에서 시공과정 중에 반드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오차를 예상하고 그러한 오차가 허용 범위에 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에 대해 개략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농구 경기장 및 대형 이벤트 공간으로 사용되는 바클레이 센터의 특성상, 기존의 루프에는 각 코너별로 두개씩 공조시설에 연결된 환기구가 위치하고 있으며 정중앙에는 경기장 내부에서 이벤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연기 등의 환기를 위한 또 다른 하나의 환기구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Sound mass로 작동하기 위한 35psf의 중량과 기존의 루프사이의 거리 조건을 통해서 설정된 design surface 위에 그린 루프를 덮기로 한 큰 전제 하에 환기구를 위한 공기의 흐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가장 관건이 되는 요소였습니다.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이러한 설비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공기의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검토 되었습니다(fig 1).

프리컨스트럭션의 단계에서 가장 중요했던 점은 1) 전체적으로 양방향 곡면의 형상을 띄는 루프위에 직사각형의 모듈들을 배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의 인식과 2)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공기와 예산, 공사의 복잡도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모듈을 설치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데에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디자인을 하는 설계자의 입장에서는 지오메트리가 가진 성격과이로인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정확하다고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과 설계자의 입장에서의 합리적인 해결책이 시공단계에서 시공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디자인의 의도가 희석되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점의 발생, 그리고 최악의 경우 시공사와 설계자가 서로의 잘못을 주장하며 법적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이러한 문제에 대한 아주 정확한 다큐먼테이션 및 설명은 디자인의 완성도를 떠나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할 수 있겠습니다.

루프의 이상적인 곡면은 장축과 단축 모두 같은 방향으로 아치를 이루는 양방향 곡면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루프의 방수면을 해치지않고 최소한의 지지점만을 이용하여 전체 건물을 덮는 트러스가 기존 건물에 과중한 추가적인 하중이 되지않도록 하기 위해 트러스의 개수가 제한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곧 트러스 사이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펄린과 이위에 직각으로 얹혀지는 메탈데크를 사용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하며, 이는 다시 양방향의 곡면이 트러스의 위치에 따라 여러 개의 평면으로 구성된 접혀진 근사곡면으로 실현됨을 알 수 있습니다 (fig 2).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조금 더 쉽게 하기위해 양방향의 곡면위에 직사각형의 모듈을 설치하는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곡면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직사각형이 평행사변형으로 변형이 됨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듈의 너비와 추가적인 설치 구조물의 두깨 및 오차를 고려하여 삼차원상에서 12피트 1인치의 간격을 가지는 선들 (실제적으로 모듈의 양측을 지지하는 T형섹션)을 곡면을 따라 배치한다면 이는 평면상에서 보았을 때 휘어져보입니다 (fig 3). 이러한 선들을 특정 간격으로 등분하고 각선들 사이의 등분된 점들을 연결 (실제적으로 T형 섹션 사이에 설치되는 앵글) 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지점의 곡률에 따라 직사각형이 아닌 평행사변형이 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상적인 곡면 대신 여러장의 평면으로 구성된 근사곡면을 사용할 경우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됩니다 (fig 4/5).

즉 T형 섹션과 그 사이의 앵글로 구성된 양방향의 그리드를 먼저 설정하고 이그리드에 직사각형의 모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시에는 모서리와 가장자리에 가까워질수록 직사각형 모듈을 평행사변형의 그리드에 억지로 구겨 넣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모듈들이 다행히도 어느정도의 유연성을 가지는 플라스틱과 흙, 그리고 식물들로 구성이 되어있기에 일반적인 패널들과는 다르게 조금 관용도가 있기는 하겠지만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였기에 모듈들을 배치하는 다른 방법을 시뮬레이션 해보기로 합니다.

먼저 건물의 장축을 따라 근사곡면을 따라흐르는 12피트 1인치의 간격을 가지는 선들을 메탈에는 위에 그리고 이를 따라 T형 섹션을 설치합니다. 그리고 루프의 최상부에 하나의 모듈을 설치하고 이를 고정하기 위해 모듈의 양측에 위치한 T형 섹션에 직각으로 앵글을 접합한다고 가정합니다. 그 후 순차적으로 이러한 방법을 반복하여 루프의 최하단에 도달하면 다음열로 이동하여 반복하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됩니다 (fig 6). 이러한 반복적인 프로세스는 모두 그래스하퍼의 python 스크립팅을 이용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모듈의 최상부에서는 T형 섹션들과 그 사이에 위치한 앵글이 직각을 이루며 직사각형의 모듈을 간극이 없이 둘러싸겠지만, 모듈들이 루프의 가장 자리와 모서리를 향하여 내려오게 되면서 점차 T형 섹션들에 직각으로 연결된 앵글들과 직사각형의 모듈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등분된 점을 이용하여 그리드를 설정 후 모듈을 배치하는 방법과는 다르게 이러한 순차적인 방법을 사용한다고하면 각 모듈들이 직사각형의 고유한 형태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문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배치할 때 모듈 사이의 최대의 간극이 얼마가 되며 얼마나 자주 발생하느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모듈 사이에 발생하는 간극의 최대치가 소음차감을 위한 간극의 허용치안에 있으며 또한 이러한 최대의 간극이 트러스의 바로 상부에서 발생하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fig 7/8). 이러한 순차적인 방법에 의한 설치는 결과적으로 지붕의 가장자리로 갈수록 건물 단축을 따라 흐르는 모듈이 정렬되지않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았을 때 결론적으로 모듈 사이의 틈을 최소화하며 서로 밀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기에 부정적으로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fig 9).

첫번째 방법은 모듈을 지탱해주는 구조물을 미리 설치를 하고 각 모듈을 그 위치에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언뜻 생각하기에는 가장 합리적이고 모듈이라는 아이디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는 또한 그린 모듈을 코네티컷의 농장에서 키우는 동안 구조물을 먼저 설치를 해놓으면 된다는 점에서 공기 단축에도 많은 이점이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붕구조가 가지는 형태상의 제약을 고려한다면 위험부담이 큰 방법임이 확실했습니다. 반대로 두번째 방법은 순차적인 설치 및 바로 이전의 설치 모듈이 다음번의 설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공기의 연장 및 시공의 복잡도가 증가하게 되지만 직사각형의 모듈을 사용하여 근접 곡면상에 가장 타이트하게 모듈을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므로 보다 그린루프의 목적을 용이하게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됐습니다.

 

글. 성우제  Sung, Woojae

Grimshaw Architects / Associate

www.woojsung.com, www.selective-amplificat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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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기 좋은 방 : 소쇄원 제월당

A Room Good for Studying : Soswewon Jaewoldang

어느 공간에 가서, 생물처럼 느껴지는 건축물을 만날 때, 그곳에 머물고 싶다. 사람처럼 감정이 생겨나는 경험을 한다. 살아 있어, 이렇게 느끼는 것이다. 어떤 때 그런가 하면, 시적이라고 느낄 때다. 시적이라는 느낌은 여러 면에서 해석될 수 있지만, 나의 경우는 통념을 뛰어넘을 때, 그 너머에서 보여주는 것이 원형을 품고 있을 때이다. 이럴 때 ‘건축’, 이 한 단어의 정확성을 알게 된다. 정확성은 단단함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 즉 자연과 조우하는 방식에서도 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적이라고 느낀 건축물에서는 고요해졌다. 긴장이 사라지는 고요함이어서 자연이 되었다. 자연은 편안함 이상의 것, 즉 훼손된 부분을 복원시켜주는 힘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 곳에 가면 머물고 싶어진다. 자연의 호흡으로 돌아가게 해주고 훼손된 나를 품어주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제일 중요하게 고려한 것이 제일 먼저 보이는 법이다. 경제적 환원가치를 우선한 건축물은 유용성이 먼저 보인다. 경제논리보다는 자연과 조응하는 건축물을 좋아한다. 비탈진 곳이면 주위를 깎아서 무조건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비탈을 먼저 고려한 곳을 좋아한다. 한동안 머물고 싶은 그런 공간이 내게도 여럿 있다. 가장 최근에 들어서 본 곳은 담양의 소쇄원(瀟灑圓) 제월당(霽月堂)이다.

소쇄원, 자세한 소개가 사족이 될 만큼 참 많이 들은 곳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원림(園林), 진즉 가보아야 할 곳을 얼마 전 처음 가보았다. 겨울의 평일, 늦은 오후여서 우리 일행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대나무길 사이로 들어서자 소쇄원이 드러났다. 가릴 것 없는 겨울이어서, 빛의 치장도 없는 흐린 오후여서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풍각(光風閣) 뒤편으로 난 몇 개의 돌계단을 오른 곳에 제월당이 있었다. 대청마루와 방 한 칸.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곳. 한 사람이 자족하기에 좋은 곳. 앞은 앞으로 뒤는 뒤로 옆은 옆으로 보이는 곳. 서늘하고 깊은 곳. 공부하기 좋은 방. 지식을, 세상을, 그리고 내가 나를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간결한 방. 제월당에 머물면 슬픔도 기쁨도 온전하게 느끼겠다. 현판의 뜻처럼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과 만나기 좋겠다.

제월당, 우암 송시열이 쓴 현판 아래 사각으로 열린 공간에 한 명씩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다. 한 명이 들어서기 좋은 곳이었고 한 명이 사라지면 그 뒤로 겨울 나무가 보였다. 꽃이 피어도 좋겠다. 바람이 불어도 좋겠다. 물소리가 들려도 좋겠다. 문을 닫으면 너머로 어둠이 살짝 몰려들어도 좋겠다. 나는 열린 문에서 찍힌 내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부끄러움이 생겨나고 있는 얼굴이었다. 제월당 마루에는 오르지 않고 기둥을 양손으로 둥글게 감싸 보았다. 김인후가 지은 소쇄원사십팔영시(瀟灑圓四十八詠詩)를 올려다보았다.

일행들이 내려간 뒤, 빈 제월당을 두 장 찍었다. 서울에 돌아와 사진을 열어보니 내가 찍은 제월당은 수평도 맞지 않는, 참 멋지지 않은 각이었다. 아름다운 석가래가 사라지고 글씨는 한결같이 흔들렸다. 감기가 심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 시선과 상태가 그러했을 것이다. 제월당은 보고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보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요함이 필요할 때 문득 문득 이 사진들을 본다. 뒤로 열려 있으되 앞이 가늠되는 곳, 제월당에 가서 다시 머물러 보고 싶다. 그때는 마루에도 올라가 비 갠 뒤 나타나는 달과 마주할 수 있는 곳에 앉아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글. 이원 Yi, Won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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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시장과 조삼모사(朝三暮四)

Building Industry Today, and Mocking Qualification

돌팔이 의사, 돌팔이 선생, 돌팔이 무당…. ‘돌팔이’란 제대로 된 자격이나 실력이 없이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돌팔이가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릇된 방법으로 돈을 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팔이 의사에게 잘못 진료를 받으면 어떻게 될까. 치료는 고사하고 병을 더 키우기 쉽고, 심지어는 환자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됩니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기업들 중에도 수많은 돌팔이가 존재합니다. 규정에 맞는 자격요건이나 사업 수행능력을 갖추지 않고 일감을 얻은 뒤, 그 대가로 이득을 보면 그게 다름 아닌 ‘돌팔이 기업’ 아니겠습니까?

건축분야의 ‘돌팔이 기업’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제대로 된 기술력 없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공사를 수주한 뒤 자취를 감추거나 이 곳 저곳을 떠돌며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빌려 마치 올바른 자격요건을 갖춘 것처럼 ‘변장(變裝)’을 해서 사업을 영위합니다. 이들을 뒤에서 지원하는 세력은 바로 면허와 자격을 갖춘 사람과 기업입니다. 면허나 자격을 빌릴 곳이 없다면 돌팔이들이 변장할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지난 2015년 2월 법에 어긋난 방법으로 건설업 등록증(면허)을 발급 받은 후 무면허 건설업자들에게 이를 빌려주고, 그 대가로 수백억 원을 챙긴 일당이 서울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는 특정 시점, 서울이라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언론에 보도된 사례만 해도 서울을 비롯해 인천, 경기, 대전, 전북, 제주까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지난 해 3개월간 진행된 경찰청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단속으로 총 974건, 2,566명이 적발됐는데 이 중 44.8%에 이르는 1,150명이 각종 자격증 불법대여로 적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습니다. 그야말로 건설관련 면허와 자격의 불법대여가 시장에 만연해 있습니다.

지난 1월 24일 건축물의 건축이나 대수선에 관한 건설공사 중 건설업자가 하여야 하는 건축물의 규모를 85제곱미터를 초과하는 범위로 확대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입법발의 됐습니다. 건축주의 위장직영을 문제 삼은 것인데 건설업 등록증 불법대여가 만연한 상황에서 결국 무자격자에 의해 시공이 이루어질 것이고 등록증 대여료만 추가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판단입니다. 입법의도와는 관계없이 실효성 없는 조삼모사(朝三暮四)식 규제로 변질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위장직영과 건설업 등록증의 불법대여에 의한 무자격자 시공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길은 건축주의 통제로부터 벗어나 객관적인 감리(監理)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글. 백민석 •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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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진심

House and Sincerity

내 가장 처음을 담았던 집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골목에 모양은 똑같고 대문과 옥상 난간의 페인트 색깔만 다른 단층 양옥집 세 채가 나란히 있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지인들이 한 동네에 땅을 사고 집을 지었다고 했다. 양지바른 반듯한 땅을 사서 남향으로 집을 앉히고, 친한 친구에서 정다운 이웃이 되어 도란도란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며 그렇게 하셨을 것이다. 다섯 살 무렵에 그 집으로 이사를 갔다. 어른들은 왔다 갔다 부산스럽게 이삿짐을 나르는데 살던 집을 떠나는 것이 슬퍼 옛집의 기둥에 매달려 가지 않겠다고 울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그 때까지 만 3년 짧은 인생살이에서 처음 겪은 이별이었다. 지금은 구석기시대만큼이나 아득하게 느껴지는 60년대 말에 있었던 얘기다.

그 세 채의 집들은 한동안 동네에서 제일 훤한 풍모를 자랑했다. 담장 너머로 특별한 반찬이나 떡이 오고 가기도 했다. 동갑내기 옆집 사내아이가 펌프가 있는 마당에서 깨 벗고 물장구치는 소리도 담을 넘어 들렸다. 여름밤이면 슬래브 지붕 옥상에 올라가 누워 별을 바라보았다. 골목에 가로등도 없던 시절이었다. 24시간 불 켠 네온사인도 없었다. 더위를 쫓으려고 부채가 펄렁거렸고 모기를 쫓으려고 모깃불이 피어올랐다. 달 속에 계수나무가 보였고, 별똥별이 떨어졌다. 눈을 감아도 눈꺼풀 안으로 별이 쏟아졌다.

가을이면 집안의 창문을 모두 떼어 헌 창호지를 벗겨내고 새 창호지를 발랐다. 양옥집이었는데도 유리로 된 창문 안쪽에는 창호지 바른 전통 창문이 한 겹 더 있었다. 미닫이 손잡이가 있는 곳에는 꽃이며 단풍잎을 끼워 넣은 뒤 창호지를 한 겹 더 발랐다. 온 마당에 새하얀 창호지가 발린 창틀을 널어놓고 햇볕에 말렸다. 새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은 투명했고 더 밝고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겨울엔 뜨끈한 아랫목에 밥을 묻어 두었고, 봄엔 작은 마당에 채송화 씨를 뿌렸다. 계란장수는 머리에 대야를 이고 계란을 팔러 다녔고, 엿장수의 가위 소리가 심심치 않게 대문을 두드렸다. 그 집에서 사춘기를 지냈고 시인이 될 꿈을 꾸었고 첫사랑과 이별했고 대학생이 되었다. 집과 같이 자라서 집보다 더 나이 먹었다.

아쉽게도 그 시절은 길지 않았다. 어쩌면 지나고 보니 아쉽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집은 춥고 덥고 불편하고 늙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늙은 집은 부모님의 진심이 담긴, 이웃과 소통하며 살았던 내 삶의 증인이었다.

그 집을 떠나 아파트로 옮겼다. 수백 세대가 한 단지에 사는 아파트에서 나는 철저하게 고립된 존재였다. 이웃의 얼굴도 몰랐고 엘리베이터에서는 다른 사람과 눈 마주치기가 싫어서 허공만 쳐다보았다. 어쩌면 아파트라는 공간으로부터도 소외되어서 누군가 금 그어 둔 공간에 나를 맞추어 살았다. 대문 색깔을 멋대로 골라 칠하는 일도 없었고 창문에 꽃잎을 끼워 새로 바르는 일도 할 수 없었다.

아파트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익명으로 사는 것이 당연한 세상, 값이 올라가서 서민들이 재산을 늘리는 수단, 불편해도 참아야 하는 공간, 나의 요구가 있기 전에 먼저 존재하는 공간 그래서 무언가 요구할 수 없는 이미 정해진 공간이 내가 사는 아파트였다. 그러다가 한 편의 아파트 광고를 보았다. 지금까지 아파트에 대한 나의 맹목적인 복종, 저항 없는 순응에 경종을 울리는 광고였다.

아파트의 진심을 묻다

대림 e편한세상 광고의 첫 장면은 ‘진심이 짓는다’라는 자막으로 시작된다. 다음 컷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가 통유리창 밖으로 도심의 야경을 내려다보는 장면이다. 그 때 나레이션이 흐른다. ‘톱스타가 나옵니다. 그녀는 거기에 살지 않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우선 ‘어? 이것 봐라?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 다음 장면에는 당당한 풍채를 자랑하는 유럽의 성이 나온다. 성이 나올 때 들리는 나레이션은 ‘유럽의 성 그림이 나옵니다. 우리의 주소지는 대한민국입니다.’ 아파트 광고에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외국의 아름다운 장소에 가서 촬영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이런 광고를 내보내는 e편한세상조차 그 전에는 채시라라는 유명한 배우를 모델로 써서 광고를 만들었다.

이어서 비현실적인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가 사라지고 실제 우리 집 같은 공간에서 목욕하고 요리하고 잠자는 가족의 모습이 보여진다. 그리고 항공촬영한 아파트 옥상 꼭대기에 ‘진심의 시세’라는 자막이 뜬다. 광고의 전체 카피를 다시 한번 보자.

Na)      톱스타가 나옵니다.

            그녀는 거기에 살지 않습니다.

            유럽의 성 그림이 나옵니다.

            우리의 주소지는 대한민국입니다.         

            이해는 합니다.

            그래야 시세가 오를 것 같으니깐

            하지만 생각해봅니다.

            가장 높은 시세를 받아야 하는 건 무엇인지

            저희가 찾은 답은 진심입니다.

자막)   진심의 시세

(e편한세상 TV-CM ‘10cm’편 카피)

잘 나가는 배우를 모델로 쓰지만 정작 그 배우는 자신이 광고하는 아파트가 아닌 다른 곳에 살고 있다. 외국에 있는 성이나 화려한 인테리어는 내가 사는 현실의 아파트와는 다르다. e편한세상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광고라는 이유로 봐주던 과장과 거짓말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실제의 팩트들만 가지고 광고를 만들었다. 위에서 설명한 ‘진심의 시세’편을 시작으로 이어진 열두 편의 시리즈 광고에 담은 사실들은 하나하나가 e편한세상이 아파트에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실체들이었다.

아파트 주차장을 소재로 만든 광고 한 편을 예로 들어 보자. 광고는 차의 문을 겨우 열고 나오는 좁은 주차 공간과 10cm를 넓게 만들어서 양쪽의 차 문을 모두 편안하게 열고 내릴 수 있는 e편한세상의 주차장을 비교해서 보여준다. 10cm는 겨우 손가락 두 개 사이의 짧은 거리다. 그 짧은 거리가 주차할 때는 큰 차이를 만든다. 주차 공간이 좁아서 애를 먹었거나, 내릴 때 문을 열기 힘들어 몸이 끼어 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상황이다. 그리고 아주 작은 곳에까지 사는 사람을 배려한 진심을 느끼게 된다. 광고의 카피는 다음과 같다.

Na)      10cm, 손가락 두 개 사이의 거리.

            아파트를 짓는 사람들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거리.

            하지만 좁은 곳에 주차해 본 이들에게는 매우 넓게 느껴질 거리.

            10cm.

            고집스러운 생각이 만드는 차이10cm…

자막)   10cm의 진심

(e편한세상 TV-CM ‘10cm’편 카피)

인쇄광고도 캠페인의 뜻에 발맞추어 팩트를 소재로 제작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기 싫어해서 시세도 다른 층보다 낮은 아파트 1층을 소재로 만든 인쇄광고를 보자. 1층에 대해서 실제로 느끼는 불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한 e편한세상 아파트들을 사례로 보여준다.

“1층은 인기가 없다!”

그럼 1층에 바람길을 만들자!

e편한세상 오산 원동.

“1층 문 앞은 왕래가 많다!”

그럼 1층 집에 출입문을 분리하자!

e편한세상 신도림.

“1층은 사생활 보호가 힘들다!”

그럼 1.5층을 만들자!

e편한세상 평촌 오렌지 로비.

답은 있습니다.

진심만 있으면.

(e편한세상 인쇄광고 ‘1층’편 카피)

새집 증후군을 걱정하는 이들에게는 ‘베이크 아웃’이라는 처음 들어보지만 그럴듯한 장치로 안심을 시킨다.

베이크 아웃(Bake Out)

구워서 내보낸다.

새집 증후군 줄이기 위해

입주 전 난방을 가동해

나쁜 냄새 나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새 집 냄새가

새 집의 설레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진심은 집도 굽는다.

(e편한세상 인쇄광고 ‘베이크 아웃’편 카피)

 

‘진심이 짓는다’ 광고 캠페인은 그 전까지의 아파트 광고와는 완전히 다른 메시지와 모델 전략, 분위기로 2009년부터 2년 정도의 기간에 약 12편의 브랜드 광고와 4편의 극장광고를 집행했다. 그 결과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는 이전의 5위에서 2~3위권으로 올라갔고 브랜드의 향후 발전 가능성은 1위로 급상승했다. 그리고 광고를 통한 구매의향률은 88%에 이르게 되었다. 이 캠페인의 성공 이후 아파트 광고계에는 빅모델을 활용한 광고가 줄어들고 환상적인 이미지보다 진솔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광고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광고를 잘 만들어서 아파트가 좋아진 것은 아니다. 사는 이들을 배려하는 건설회사의  구체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소재로 광고를 만들 수 있었다. 전국 모든 e편한세상의 주차장이 10cm 더 넓지 않고, 베이크 아웃 방식을 실행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오히려 광고에 나오는 편안함을 갖춘 곳은 고작 몇 군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가 보여준 작은 진실과 진심은 e편한세상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막대한 공헌을 했다. 그만큼 이전의 아파트 광고들이 추상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 전달에만 치중했고, 소비자들은 내가 사는 아파트의 구체적인 팩트에 목말랐다는 뜻이다.

진심 캠페인을 보며 비로소 내가 사는 아파트가 많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알았지만 참아왔던 불편들이 구체적으로 체감되었다.

진심이 바꾼 시청률과 광고비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실시한 ‘2016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총 광고비는 11조 2,960억 원이다. 2015년 대비 0.7% 감소한 액수이다. 기업들이 비상경영을 내걸고 모든 예산을 긴축 운영하는 가운데 특히 홍보, 광고 예산을 가장 먼저 축소했으니 전체 광고비가 줄어든 것이 새삼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매체의 광고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전체 광고비는 감소했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5년에 비해 31.3%나 대폭 성장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83%*에 이르고 쇼핑도 금융 거래도 모바일의 성장세가 압도적이니 당연한 일이다. 특이할 만한 사실은 지난해 케이블 PP(방송 채널사용사업자)의 광고비가 1조 9,459억 원으로 지상파 광고비 1조 6,628억 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협찬을 제외한 순수 광고비 규모도 케이블 PP가 지상파보다 높았다. tvN을 비롯한 케이블 채널과 JTBC를 비롯한 종편들의 영향력이 커진 탓이다.

무엇 때문에 지상파 TV가 출범 이후 선정적인 보도 행태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어 오던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보다 광고선호도가 낮은 매체로 전락했을까? 답은 단순하다. 시청자 즉 소비자들이 지상파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지상파의 드라마나 뉴스를 보는 사람보다 케이블이나 종편의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보는 사람이 없는 방송에 광고를 낼 이유가 없다.

변화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2016년 10월 24일 JTBC가 국정농단의 증거물, ‘최순실 태블릿PC’의 실체를 단독 보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10월 25일 TV조선은 최순실이 의상실에서 대통령의 옷을 고르고 있는 영상을 단독 보도했다. 이후 JTBC를 필두로 한 종합편성채널 시청률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최순실 국정농단 실체가 드러나기까지 청와대 대변방송을 자초했던 지상파 3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2013년 1분기 갤럽 조사 당시 시청자선호도가 1%에 불과했던 JTBC 뉴스는 지난 12월 조사 결과 45%의 선호도로 1위로 올라섰다. JTBC가 1%일 때 41%로 압도적인 선호도를 자랑했던 KBS의 경우 2016년 12월에는 18%에 불과한 2위로 전락했다. 2012년과 2016년을 비교해 보면 4년 사이에 종편 4사의 메인뉴스 시청률합계(광고 제외)는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상파 3사의 합계는 10% 가까이 떨어졌다.

진실로부터 시청자의 눈을 가린 결과 시청률이 떨어지고 시청률이 떨어지니 당연한 결과로 광고매출도 줄어든 것이다. 진실을 외면한 것에 대한 대가이다. 진심을 담은 사실을 이야기해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된 아파트와 사실을 가려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방송사들… 진심이 대접받고 있는 작은 증거를 본 것 같아서 위로가 된다.

집에 대한 나의 진심

30년 된 낡고 좁은 아파트에 살다가 얼마 전에 분양해서 처음 입주하는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리운 내 낡은 집을 떠난 후 열 번째 이사였다. 사실 지금의 아파트로 옮기기 전에 마당과 지붕이 있는 단독주택을 보러 다녔다. 한밤중에 불을 끄면 별이 켜지는 집에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당에서 키운 상추와 깻잎을 따서 저녁 밥상에 올리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단독주택은 일터에서 너무 멀거나 너무 비쌌다.

여러 가지 제약에 막혀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내가 살 집을 내 손으로 고르기 시작한 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집에 대한 나의 진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행히 새 아파트는 놀랄 만큼 쾌적했다. 단열은 훌륭했고, 공간 배치는 알뜰했다. 주차장도 널널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행복해졌다. 공간이 주는 스트레스가 덜해져서인지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마주치면 가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아마 몇 년 안에 또 이사를 해야 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때는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집에 한 걸음 더 가까운 곳으로 옮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집값이 올라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여전히 부럽기는 하지만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불편함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서울에 집이 있는 경우 집을 팔아 100km만 남쪽 지방으로 이사하면 집을 사고도 10년쯤 먹고 살 수 있는 차액이 생긴다고. 돈이 다 떨어지면 또 100km 남쪽으로 이사하면 된다고… 어디로든 옮길 수 있는 나이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난한 경제에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된다.

글. 정이숙  Jeong, Yisuk ┃ 카피라이터 ┃ (주)프랜티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