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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소식 4월

시도건축사회 정기총회 개최

3월 7일 광주광역시건축사회의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3월 24일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의 정기총회까지 약 3주간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 총회가 개최됐다.

시도건축사회 총회는 건축사회의 주주총회격으로, 이번 총회에는 재적회원 10,400명 중 5,413명이 참여해 50%가 넘는 참여율로 총회의 의미를 더했다.

각 시도건축사회 정기총회에서는 건축사 회원들에게 지난해 사업의 결과와 감사 사항을 보고하고 2016년도 회계 결산과 2017년도 사업 및 예산에 대해 승인받았다. 특히 올해는 광주광역시건축사회, 충청북도건축사회, 경상남도건축사회, 인천광역시건축사회, 충청남도건축사회, 강원도건축사회, 경상북도건축사회, 대구광역시건축사회 등 8개 시도건축사회 정기총회에서 회칙 개정 승인의 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광주광역시건축사회는 현행 2인의 부회장을 두던 규정을 ‘2인 이내’로, 위원의 임기는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단축토록 했다. 경상남도건축사회도 위원의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토록 했다. 충청북도건축사회는 현행 12인 이내의 이사를 두도록 하던 것에서 ‘15인 이내’로 개정토록 했다. 충청남도건축사회도 현행 15인의 이사를 두던 것에서 2인을 늘리는 개정안을 승인했다. 경상북도건축사회는 각 지역건축사회 정회원 50인마다 이사 1인을 선출하되, 지역회장을 당연직으로 포함키로 했다. 대구광역시건축사회와 강원도건축사회는 회비관련 규정을 개정토록 했다. 인천광역시건축사회는 공사감리 운영회비 규정을 신설토록 했다.

한편, 향후 2년간 회원들을 대신해 협회의 사업을 감독할 신임감사는 17개 시도건축사회에서 일제히 선출됐다. 새로운 이사와 대의원도 구성되면서 올해 17개 시도건축사회의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2017 건축자재추천서 교부식

대한건축사협회 사업위원회는 3월 6일 건축사회관 3층 국제회의실에서 ‘2017 건축자재추천서 교부식’을 열었다. 교부식에는 사협 조충기 회장, 고순만 사협 사업위원장을 비롯한 23개 자재업체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사협은 우수한 건축자재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건축사 업무 편의와 건축물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건축자재추천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총 29개 업체 52개 품목이 추천자재로 선정됐으며, 추천자재는 사협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와 ‘감리제도 실태조사 방향에 관한 간담회’ 개최

대한건축사협회는 국토교통부와 3월 7일 건축사회관 8층에서 ‘감리제도 실태조사 방향에 관한 간담회’를 가졌다. 허가권자가 지정하는 감리제도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토부가 올해 실시할 예정인 감리제도 모니터링의 방법과 범위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토부 건축정책과 이경민 사무관과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 지헌춘 이사, 윤희경 인천광역시건축사회 회장,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황은경 연구위원, 사협 백민석 법제자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2017년도 대한건축사협회 임원 워크숍

대한건축사협회는 3월 14일 세종시 소재 홍익대학교 국제연수원에서 전체 임원이 참여한 가운데 ‘2017년도 대한건축사협회 임원 워크숍’을 개최됐다. 협회 주요업무·사업 현황, 통계로 바라보는 건축사업계 현실, 올해 중점과제 등의 설명하는 시간과 임원진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협이 올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래 모습을 논의하고, 사협의 미래 발전 로드맵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특히 토론회에서는 건축연구원 운영 및 연구과제 발굴, 법제도 개선, 방송사업 추진, 어린이건축창의교실 등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대한건축사협회 분원 ‘세종행정국’ 개소

대한건축사협회는 3월 15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중앙타운에서 ‘세종행정국 개소식’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안충환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최태용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장, 강준현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 안시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김대익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 사협 임원·시도건축사회장 등 50여 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 선임

대한건축사협회는 3월 15일 ’17년도 제3회 이사회 의결에 따라 안길전 건축사(주.일우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석정훈 건축사(주.태건축설계 건축사사무소)·정태복 건축사(주.부산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임송용 건축사(주.정일 건축사사무소)·송영규 건축사(주.쿠파이엔지 종합건축사사무소)를 부회장에 선임했다. 특히 송영규 건축사는 상근부회장 선임전까지 상근부회장 직무대행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이번 부회장 선임은 서울(석정훈 부회장), 부산(정태복 부회장), 호남(안길전 부회장), 영남(임송용 부회장), 충청(송영규 상근부회장대행) 등 전국을 아우르는 진용을 갖춘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임 편집국장 천국천 건축사

천국천 건축사(주.한인 종합건축사사무소)가 편집국장으로 3월 16일 취임했다.

천국천 신임 편집국장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건축문화신문 편집위원,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 한옥설계전문가 양성교육 운영위원 및 강사, 사협 건축영화제 집행위원과 미래인재육성위원회 위원, 서울시건축사회 인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시 건축위원회 위원, 서울시 영등포구청 공동주택자문단 자문위원과 건축과 상담 전문위원, 영등포구지역건축사회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천 신임 편집국장은 편집인을 겸하며, 임기는 1년이다.

 

 

 

각 정당 선거캠프에 ‘건축정책 건의서’ 제출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국가자산 관리를 위한 ‘건축처’ 설립, 창의력 우수 사업체 금융지원, 최소 주거면적 규정, 대한민국 전체 용적률 상향, 건축서비스산업 R&D지원 등을 담은 ‘건축정책 제안서’를 유력 대선주자들의 선거캠프 및 정당 직능대표자회의에 전달했다고 3월 29일 밝혔다.

 

FIKA 회장단·UIA 조직위·서울시 연석회의

FIKA 회장단과 UIA 조직위원회, 서울특별시가 3월 30일 제1차 연석회의를 갖고 UIA 2017 서울세계건축사대회의 세부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등록비 지원과 참가시 ‘건축사 의무교육 이수 인정’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건축사교육원 운영위원회·시도건축사회 교육위원장 합동회의

2014년 5월 23일 이전 사협에 건설기술자로 신고된 자 중 최초교육을 받지 않은 건설기술자가 오는 5월 22일까지 최초교육을 받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과태료 방지 대안 등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건축사교육원 운영위원회와 전국 시도건축사회 교육위원장들이 3월 31일 건축사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합동회의를 가졌다.

 

경기도건축사회, 경기도와 건축사 간담회 가져

경기도건축사회는 3월 6일 인재개발원에서 경기도가 주관한 ‘2017 건축사 간담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경기도건축사회 황정복 회장은 “지속적인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길 바라며 경기도와 건축사가 같이 고민하면 더 많은 해결 방안이 나오니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전했다.

 

대구광역시건축사회, 기술교류 및 업무협조 협약식

대구광역시건축사회는 3월 8일 대구광역시건축사회관 3층 회의실에서 (주)마이다스아이티와 경주 지진 이후 계속되는 여진으로 불안해하는 시민들에게 보다 안전한 건축물을 제공하고 회원들의 기술력 향상과 업무환경 증진에 힘쓰기 위해 기술교류 및 업무협조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건축사회, 상반기 건축문화탐방

광주광역시건축사회는 3월 18일 일반시민과 학생, 건축 도시분야 전문가 50여명과 함께 ‘2017년 상반기 광주건축문화투어-서울권역 선진건축문화 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답사는 ‘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과,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코르뷔지에 건축전’ 관람으로 진행됐다.

 

전라북도건축사회, 민관합동 국가안전 대진단 참여

전라북도건축사회는 3월 30일 국가안전대진단의 일환으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반에 참여해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대한장례식장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민간점검반은 안전조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할 예정이다.

 

김천지역건축사회, 김천시와 시민 건축행정 서비스 협약

김천지역건축사회는 ‘시민과 함께하는 건축행정 서비스’ 협약을 김천시와 체결했다고 3월 2일 밝혔다. 김천지역건축사회는 협약을 통해 김천시와 함께 소규모 건축물 품질향상, 농촌주택개량 및 설계 부담 완화,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대민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하게 된다.

 

강동구지역건축사회, 무료건축법률 상담 서비스 제공

강동구지역건축사회는 3월 8일 무료건축법률 상담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동구에서 양질의 건축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07년부터 제공하고 있는 무료건축법률 상담 서비스는 건축 실무 경험이 풍부한 강동구건축사회 회원 20명이 참여하는 무료건축법 상담이다.

 

구리남양주지역건축사회, 공사감리자 및 유관기관 간담회 참여

구리남양주지역건축사회는 3월 8일, 9일 양일간 진접·오남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진접택지개발지구 위법시공 근절을 위한 공사감리자 및 유관기관 간담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간담회는 진접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의 가구수 분할 행위가 갈수록 증가하는 실정에서, 위법시공을 근절하기 위해 개최됐다.

 

수원지역건축사회, 녹색 건축물 지원 손잡아

수원지역건축사회는 수원시와 3월 9일 수원시청에서 녹색 건축물 조성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수원시는 녹색건축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수원지역건축사회는 기술자문을 포함한 재능기부(설계·현장조사·공사내용 검토)를 진행하게 된다.

 

구미지역건축사회, 범죄예방 건축기준 업무협약 체결

구미지역건축사회는 3월 10일 구미시, 구미경찰서가 건축인허가시 범죄예방 건축설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는 범죄에 취약한 원룸, 다세대주택 및 500세대 미만 공동주택 등에 대해 건축설계 단계부터 범죄예방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안양지역건축사회, 안양시 건축지도원으로 위촉

안양지역건축사회는 3월 13일 안양시청 3층 상황실에서 건축사회 소속 건축사 20명이 안양시에게 건축지도원 위촉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건축법 질서 확립과 올바른 건축문화 정착을 위해 재능기부를 통해 시 건축행정에 도움을 주시는 안양지역건축사회 건축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천지역건축사회, 인재육성장학기금 전달

사천지역건축사회는 3월 14일 사천시청을 방문해 장학기금 3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천지역건축사회는 2015년 장학기금 300만원을 기탁한데 이어 지난해는 재능기부 협약을 통해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건축설계비를 감면한 바 있다.

 

거창지역건축사회, 공장설계 할인혜택 협약

거창지역건축사회는 3월 17일 거창군과 ‘공장 설계 할인혜택 서비스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전체면적 660제곱미터 이상 공장 건축 시 협회 소속 건축사에게 공장 건축 설계를 의뢰하면, 건축설계 대가 요율의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삼척지역건축사회, 삼척 향토장학금 전달

삼척지역건축사회는 3월 21일 오후 삼척시청을 방문, 삼척시향토장학재단에 지역인재육성을 위해 써 달라며 삼척향토장학금 200만 원을 기탁했다. 삼척시향토장학재단은 1993년 설립되 우수학생들이 인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광명지역건축사회, ‘건축사·관련전문가 간담회’ 참여

광명지역건축사회는 광명시가 3월 22일 개최한 ‘광명시 형(型) 건축·주택정책 발굴·자문을 위한 건축사·관련전문가 간담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건축사 회원들은 앞으로 시민들에게 건축계획 컨설팅을 제공하는 건축정보상담실을 상시 운영하게 된다.

 

전주지역건축사회, 저소득층 지원금 전달

전주지역건축사회는 3월 22일 ‘전주지역건축사회 제29회 정기총회’를 개최하며 사회 발전 및 건축문화창달의 주역으로서 관내 저소득층에 대한 유용한 밑거름으로 활용해 달라고 김승수 전주시장에게 ‘저소득층 사랑나눔 지원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청주지역건축사회, 제18회 정기총회 개최

청주지역건축사회는 3월 22일 선프라자 컨벤션 본관 2층에서 충청북도건축사회 김성진 회장, 청주시 건축디자인과 신성준 과장 등 회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8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감사에 토담 건축사사무소 한윤희 건축사가 선출됐다.

 

포천지역건축사회, ‘사랑의 집수리’ 봉사

포천지역건축사회는 3월 24일 포천시와 함께 저소득 두가구를 방문해 ‘사랑의 집수리 봉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집수리 대상으로 선정된 두 가구는 어린 자녀들과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한부모 가정이다. 회원들은 전 집안 청소와 도배, 바닥 장판설치, 페인트칠을 진행했다.

 

양평지역건축사회, ‘청렴 실천 협약’ 체결

양평지역건축사회는 3월 28일 양평군과 청렴 실천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선교 군수와 4개 단체장과 군청 관련 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청렴 실천 협약서에 서명한 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건축사공제조합 2017년도 제2회 정기총회

건축사공제조합은 3월 3일 서울 서초구 건축사회관 대강당에서 총 출자좌 16만1,980좌 중 6만4,964좌(40.1%)의 참석으로 2017년도 제2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건축사공제조합이 올해 목표 자본금은 180억 원, 조합원 수 7,500개 사로 잡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의견이 분분했던 상근이사 선임은 보류하기로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차기 정부 건설·주택 정책 현안과 대응방향’ 세미나 개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3월 15일 건설회관에서 ‘차기 정부 건설·주택 정책 현안과 대응방향: 방향 잃은 건설산업, 어떻게 해야 하나?’ 세미나를 갖고 건설·주택 분야 정책 건의안을 발표했다.

 

국토부 ‘국토경관헌장 공청회’ 개최

국토교통부와 한국경관학회가 3월 17일 건축사회관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헌장 초안이 이전보다 명확해졌다는 호평을 받았으나 경관을 국민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헌장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LH, 2017 설계업체 간담회 개최

LH는 3월 24일 LH공사 서울지역본부 대강당에서 가진 ‘2017 설계업체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올해 설계공모방식을 ▲설계업체 평가결과에 따라 당선기회 확대 또는 축소 ▲평가연계형 제안공모 도입 ▲창업건축사 부문을 신설하는 등으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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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남도의 설경 _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봄이 오는 남도의 설경 _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Snowy Landscape of Southern Province With The Coming of Spring _ Sansuyu, Sandong-myeon, Gurye-gun

봄이 오면 남도 봄 순례 일번지로 3월호에 소개된 광양 청매실 농원의 매화꽃과 함께 남도의 대표적인 노란 꽃 산수유 시배지가 있는 구례 산동의 상위, 하위, 현천 마을입니다.

사진은 2014년 봄 속의 설경입니다. 산수유가 만발한 봄에 지리산 만복대에 눈이 내린 귀한 사진입니다.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접어드는 것 같아 당분간 보기 힘든 광경이 아닐까 하는데…

남도의 봄꽃 3탄이 진해 군항제의 벚꽃입니다.

남도의 꽃소식과 같이 우리 대한민국 건축계도 꽃길만 걸어가기를 기원해 봅니다.

글. 박무귀 Park, Mookwi • KIRA ┃ 건축사사무소 동림 대표, 사진작가

http://jjphoto.co.kr(진주성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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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

Toledo

톨레도는 1561년 스페인 최전성기의 통치자인 펠리페2세가 궁정을 마드리드 옮기기 전에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수도 역할을 하던 가장 번영했던 도시였다. 1986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수백년 아니 천년을 넘게 이어온 역사의 도시, 돌과 벽돌과 지붕으로 구성된 따뜻한 붉은 살구색의 도시. 볼록과 오목의 입체물, 집과 골목, 성벽과 성당의 고립된 세상이다. 곳곳에 지나간 삶의 역사가 흔적으로 남아있고 조심스러운 현대적인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이미 생활이 아닌 관광이라는 탈색된 화석의 이미지를 지울 수는 없다. 지붕과 벽에 남은 오랜 세월, 색색의 이끼와 깨진 흔적을 애뜻함으로 바라본다.

글. 이관직 Lee, Kwanjick • KIRA

건축사 / (주)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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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건축연구소

Netherlands Architecture Institute

이번에 소개할 건물은 네덜란드 건축사 Jo Coenen-죠 코에넨-이 설계한 네덜란드 건축연구소 NAI-Netherlands Architecture Institute-이다. 건축연구소 NAI는 네덜란드의 건축의 아카이브를 포함한 도서관, 전시공간 등을 제공하는 건물로 네덜란드에서 저명한 건축그룹 6팀을 초대해 공개현상을 거쳤으며 최종 당선작으로 Jo Coenen의 계획안이 선정됐다. 설계는 1993년부터 시작해 건축물은 1999년도에 완공됐다.

네덜란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건축그룹 OMA나 MVRDV 외에도 여러 뛰어난 건축사들이 실험적인 건축 및 도시계획을 할 수 있도록 현대 예술의 모더니즘 뿐만 아니라 건축의 모더니즘에서도 선구적 역할을 해왔다. Aldo van Eyck와 Berlage, Herzberger 등의 거장들은 사회와 건물의 관계에 중점을 두었던 도시, 건축적 역사 때문인지 도시 안에서의 건물, 건물과 건물 군집이 이루는 영역·도시와의 관계, 그들의 형태적·기능적 일관성과 다양성에 대해서 여러 시도가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Jo Coenen도 건축사인 동시에 도시 계획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그가 건물을 디자인할 때 Urban Form-도시의 형태-를 형성하는 노력은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로테르담은 네덜란드의 역사적인 도시 중 하나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 때 도시 전체가 파괴되는 등의 수난을 겪었고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도시재건작업이 한창 진행되면서 새로운 스카이라인과 모던 도시 중심의 Urban Form-형태-이 잡히기 시작했다.

로테르담 중심에 위치한 건축연구소 NAI는 언뜻 보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세 동의 건물군처럼 보인다. 벽돌로 지어진 박스형 건물은 이미 존재했었고, 이 외에 공간을 설계해 연구소를 확장 해야했다. Jo Coenen이 주장한 아이디어는 NAI를 짓는데 있어 도시 형태를 다시 잡아가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1. 첫째로 네덜란드의 여느 도시처럼 물길이 지나가는 길의 종결점에 사이트가 위치해 있다. 물길을 연속시켜면서 종결하는 공공적 장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2. 도시적 관점으로 봤을 때 사이트는 건물과 길의 리듬이 깨지는 입지에 있었다. 그러므로 도시적 갭을 메우는 매스가 필요하다.
  3. 사이트의 바로 앞 쪽에는 역사적인 Boijmans 박물관이 위치하며 이는 빨간 벽돌로 지어졌다. 사이트가 포함하는 이미 존재하는 건물동도 같은 빨간색 벽돌로 지어졌다. 빨간벽돌 마감재와 건물의 매스감은 시각적으로 한 영역을 이루며 이미 일관성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Character–특징-있는 매스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Jo Coenen은 다음과 같은 논지를 이어간다.

  1. 도시의 갭을 메우기 위해서 남쪽의 Rochussenstraat 도로로 새로운 도시의 벽을 만든다. 바나나 모양으로 콘크리트 매스를 길게 형성해 이미 남쪽으로 형성된 주거 집합군들의 매스와 쌍을 이루며 동서방향으로 길을 만든다. 동시에 도로레벨에서는 북쪽과 이어지게 하여 도시 전체로써의 유기성을 꾀한다.
  2. 반대편에 위치해있는 Boijmans Van Beuningen 박물관과 균형을 이루는 상자 모양의 건물동은 도시의 축-펜던트의 역할을 한다.
  3. 가장 특징적인 스틸 캐노피에 의해 지지되는 유리상자 건물동은 도서관 및 행정 사무실 등이 위치해 있는 동으로서 주변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높이 또는 구조적 특이성으로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이 거대한 유리상자를 받치고 있는 매스가 있다. 이는 유리상자를 랜드마크로서 돋보이게 하기 위한, 또는 다른 매스들과의 연결고리를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하며 기념비적인 건축적 상징을 한껏 강조한다. 이 매스는 카페와 강의실을 수용하고, 천정고가 높으면서 벽이 없어 다양한 전시,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5. 이렇게 네 매스들이 독립적이면서 밀집하게 모여있는 형상은 도시 형태의 로직-logic-에 기여하며 그 자체적으로도 Ensemble-앙상블-을 이루며 로테르담의 랜드마크로 부상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건물에 쓰인 내·외장 재료는 정갈하게 다듬어진 매스들을 독립적이며 서로 명확하게 대비돼 보이도록 쓰였다. 기존 건물은 적벽돌로, 바깥에서 건물동에 접근할 때 주춧돌 역할을 하는 길다란 매스는 Expanded Metal Mesh로, 그리고 바나나형의 매스는 골강판과 콘크리트가 대비되며 각 개체를 돋보이게 한다.

Expanded Metal Mesh는 외부와 내부를 관통하면서 사용되어 이것이 매스들을 잇는 ‘연결고리’라는 인지성을 강조한다. Mesh의 밀도는 수직적으로 달라지는데 시야범위에서 꽤 느슨하다가 스팬드럴 영역으로 갈수록 조밀해진다. 이러한 메탈 메쉬는 일차적으로 햇빛의 양을 각각의 계절에 맞게 조절하면서 실내에 들어오는 조도를 조정하고,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 외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한번 걸러주는 기능이 있다. 실내는 대부분 메탈과 잘 어울리는 노출콘크리트 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메탈의 거친 질감은 유리를 통해 보이는 반대쪽의 바나나 모양의 매스 건물동 외장재인 골강판으로 이어진다.

주 구조 역할을 하는 철골 기둥 및 브레이싱 등은 별도의 마감을 하지 않고 그대로 노출했으며 고유의 색을 살려 주변의 콘크리트와 대비를 이뤄 구성주의를 연상케한다. 이러한 거친 느낌을 무마하듯, 패브릭이나 나무 등의 따뜻한 색과 질감이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부분적으로는 바닥면을 형성하며 완전히 열린 공간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주목할 것은 재료의 사용 뿐만 아니라 도시와 긴밀한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는 공간감-스케일감-이다. 즉, 도로에서 진입할 때, 건물 앞쪽으로 잔잔히 흐르는 연못에서 하늘과 맞닿은 광장에 서 있을 때, 세개층을 아우르는 아트리움(수직적)으로 들어갈 때, 그리고 바나나 형태의 아카이브(수평적)에 있을 때 등 느낄 수 있는 공간감들은 도시의 형태를 만드는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훌륭한 디자인이 아닐 수 없다.

글. 이지현  Lee, Jihyun / jihyun.lee8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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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메트릭 디자인ⅩⅢ

Parametric DesignⅩⅢ

이번 회를 시작으로 몇 회간은 Harvard GSD, Cornell, 및 UPenn 등의 학교에서 건축과 대학원 및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가 진행했던 ‘Parametric Design Workshop’의 내용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난호들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이 대부분 실무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한다면 이번호부터 다룰 내용들은 실험적이고 아카데믹하지만 특정의 자연현상이나 물리적인 현상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파라메트릭 모형을 생성하고 이를 건축 및 도시 디자인의 알고리듬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좋은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호에서는 2012년 가을학기 Harvard GSD의 ‘Digital Media and Material Practice’라는 수업의 일환인 ‘Grasshopper Visual Basic Workshop’에서 다룬 ‘Diffusion Limited Aggregation System’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DLA는 눈결정의 현미경 사진을 통해 가장 쉽게 관측할 수 있는 자연적인 패턴의 한가지입니다. 공기나 유체상을 자유롭게 부유하는 독립적인 입자들이 특정 거리안으로 가까워졌을 때 서로의 인력에 의하여 결합되어 하나의 큰 입자를 생성하며 이러한 입자는 또 다른 부유입자를 연속적으로 끌어당김으로써 나무가지를 위에서 바라본 것과 같은 패턴을 생성하게 됩니다. (fig.1)

이러한 알고리듬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를 통하여 DLA 시스템은 두 가지의 하부적인 알고리듬으로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첫번째는 유체상의 부유하는 입자에 대한 정의이며 두번째는 입자들간의 거리에 따라 입자들을 결합하는 과정에 대한 정의입니다. (fig.2) 두 가지의 과정은 상호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즉, 입자가 특정 시간동안 특정 거리를 랜덤한 방향으로 이동했다고할 때 이입자의 새로운 위치가 기존에 생성된 입자의 집합으로부터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고 하면 이입자를 기존 입자의 집합에 포함시키고 움직임을 멈추게 됩니다. 반대로 만약 이입자가 기존의 생성된 입자의 집합에서 아직도 멀게 위치하고 있다고 하면 이입자는 계속 유체상을 부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일정시간이 지사 특정거리를 부유 후 또 다시 거리를 측정하여 입자의 집합에 포함시킬지 말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서 특정의 패턴을 형성하게 됩니다. (fig.3)

 

가장 먼저 정의를 해야하는 부분은 입자의 집합을 시뮬레이션 하기 위한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일단 입자들의 결합의 시작점을 제공할 수 있는 씨앗(Seed)이 필요합니다. 또한, 부유하는 입자가 이 씨앗으로부터 너무 멀어져서 씨앗에 결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로에 수렴하는 과정을 걸러내기 위하여 분자의 운동 범위에 대해 제한을 걸어야 했습니다. 결국 씨앗이 되는 한점을 중심에 두고 그 주위를 둘러싸는 특정의 거리를 정의하는 원이나 구를 통해 입자가 그 영역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시뮬레이션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게 됩니다. (fig.4)

이후 전체적인 알고리듬의 첫번째 부분은 유체상을 부유하는 자유로운 입자에 대한 정의로 시작합니다. 브라운 운동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움직임은 아주 거칠게 이야기해서 한점이 특정 시간 후 공간상에서 랜덤한 방향으로 특정거리를 이동하는 과정으로 단순화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정의했던 바와 같이 시뮬레이션의 효율 증대를 위해 입자들은 원이나 구로 정의되는 경계안에서 씨앗이 있는 중심을 향해서 점차 나아가는(시뮬레이션만을 위한) 특정의 방향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입자들은 경계가 되는 원이나 구상의 한 점으로 출발하여 원이나 구의 접선벡터보다 작은 각도의 범위의 랜덤한 각도를 가지면서 출발하게 됩니다. 특정시간 동안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일단 랜덤한 각도가 정해지게 되면 추후에 설정할 수 있는 가변적인 이동의 거리를 통해 입자의 위치를 이동하게 됩니다. (fig.5)

 

알고리듬의 두번째 부분은 이렇게 위치가 변하게 된 입자가 씨앗에 얼마만큼 가까워졌는지를 측정합니다. 입자가 미리 설정된 (그러나 추후에 변경 가능한) 거리보다 작거나 같은지를 따져서 1) 만약 작거나 같다면 그 시점의 위치를 고정하고 이를 씨앗의 일부로 설정하고 다음번의 입자를 경계가 되는 원이나 구로부터 출발시키고, 2) 만일 거리가 크다면 그 입자를 한번 더 랜덤의 각도와 거리를 통하여 이동시키고 거리를 다시 측정하게 됩니다. 이러한 단순한 두 가지의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주어진 경계로부터 씨앗을 향하는 입자들이 일정한 거리의 범위에 이르게 되면 운동을 멈추고 점차 큰 입자의 집합을 만들어 나가게 됩니다. (fig.6)

 

하나의 씨앗까지의 거리를 알아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일단 씨앗이 주변의 입자를 흡수하여 많은 수의점으로 구성된 군집된 씨앗의 입자가 되게 되면 이러한 거리측정의 과정이 조금 복잡해집니다. 즉, 초기 하나의 씨앗과 하나의 운동하는 입자가 있을 때에는 단순한 일대일의 거리 측정의 과정이 씨앗이 여러 개의 분자로 구성되는 단계에 이르면서는 일대다의 거리 측정을 통해서 그 중 운동하는 점과 가장 가까운 씨앗까지의 거리를 헤아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씨앗이 되는 입자들을 하나의 집합으로 구성하고 운동하고 있는 입자와 씨앗입자 집합의 구성원들 하나하나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작은 순서로 나열하고 이 중 가장 작은 거리를 알아낸 뒤 이를 미리 설정된 한계치와 비교를 하는 또 다른 알고리듬이 두번째 알고리듬의 하위 알고리듬으로 위치하게 됩니다. (fig.7)

다음회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파라메트릭툴의 비쥬얼 베이직으로 어떻게 전환이 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번 연재에 이야기한 내용은 아래 주소에서 더욱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tps://woojsung.com/2012/10/14/grasshopper-vb-workshop-harvard-gsd-fall-2012/

글. 성우제  Sung, Woojae

Grimshaw Architects / Associate

www.woojsung.com, www.selective-amplificat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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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봄

Again Spring

또 다시 봄입니다. 산수유 마른 가지 위에 노르스름한 작은 꽃망울이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마치 진격신호를 받은 용사들처럼 매화,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이 환호를 지르며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춘삼월 호시절입니다.

세상도 춥고 어수선했던 겨울을 보내고 조금씩 환해지며 사람들도 덩달아 환해지고 있습니다. 간혹 눈치 없는 황사가 서쪽에서 밀려오고 미세먼지가 피어오르기도 하지만 오던 봄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겁니다.

봄을 맞아 회원 여러분들에게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기고 그동안 얼어붙었던 경기도 같이 풀려서 즐겁게 건축을 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연초부터 들리는 소리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네요. 오랜 기간 얼어붙어있던 단단한 얼음이 당최 녹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여기저기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실 실무를 시작한 지 삼십년이 돼가지만 그 동안 경기가 좋다던가 살만하다고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늘 어려웠고 불안하다는 그런 비관적인 이야기를 항상 들으며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면서 꼭 덧붙이는 말은 “예전에는 그래도 좀 나았어” 하는 말이었죠.

정말 지난 삼십년 동안 그렇게 어렵기만 했을까요?

개인차는 좀 있었지만 좋은 시절도 있었고 힘든 시절도 있었을 겁니다. 사실 80년대 90년대 초에 건축 붐으로 건축계는 일이 많았고 2000년대 초에는 공공발주로 일이 많았습니다. 굉장한 팽창기를 보냈던 시절이었죠. 사실 그 기간 동안 우리의 건축계도 내실 있게 발전하고 기술이 축적되어 튼튼한 기반이 마련되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그 혜택이 고르게 배분 되지 못한 것도 누구나 인정하는 현실입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공공발주로 인한 양적인 팽창은 몇 군데의 메이저 건축회사에서 독식하는 불합리가 건축계에 존재했습니다. 그때 설계시장이 4조 가까이 되었는데 상위 20개 업체가 그 절반이 넘는 양을 소화해냈습니다. 아주 비정상적이고 균형이 맞지 않는 시장구조였죠. 그러다보니 건축의 물량은 많았으나 대부분의 사무실들은 힘들었습니다. 또한 턴키, PF 등의 이상한 발주 형식으로 건축설계업의 지위는 발주자 역할을 하는 시공사의 아래로 들어가 시공사에게 설계를 검토 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한 경기는 요란한 파열음과 함께 어지럽게 흐트러진 잔해만 남긴 채 끝났습니다. 남은 건 초라해진 설계자의 위상뿐입니다.

그리고 봄이 왔습니다.

요란한 개발 사업들은 수그러지고 공룡과 같이 거대한 규모의 사무실들은 몸집을 줄이기 시작합니다. 마치 폐허가 된 빈터에 민들레가 피어오르듯 이제 건축계가 정신을 차리고 제 자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또한 복권을 사듯 재산의 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주택구매의 행태는 많이 수그러들고 실수요자가 자신의 집을 짓는 건강한 건축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본연의 건축을 시작할 때가 돌아 온 것입니다.

글. 임형남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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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과 2D 도면화

BIM and 2D documentation

BIM에서의 도면화

BIM활용에 있어서 건축사에게는 정작 디자인 모델링뿐만 아니라 도면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모델링과 도면화가 별도가 아니라, 이 두 가지가 하나의 BIM을 통해 이루어지고 최종 성과물로 도면이 제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BIM을 이용한 도면화는 건축사가 BIM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 중 하나일 것이다. BIM으로부터 도면생성 체계가 갖춰 진다면 인허가도면은 물론, 실시설계도면, 착공도서까지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도서 작성부분을 외주 주지 않고도 처리가 가능하다. 외주비용이 절감되니 그것만으로도 BIM에 대한 투자대비 회수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실시설계도서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되니 자연히 디테일이나 기술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될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건축물 완성 과정은 건축사가 작성한 각종 2D도면을 기초로 시공단계에서 관련 기술자들이 각 업무영역의 상세정보를 더하여 현장에서 완성하는 과정이었다. 설계도서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건축사들이 수정해줘야 하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적인 뒷처리 업무로 인한 인력과 시간 투입이 만만치 않다. 반면, BIM프로세스에서의 건축설계와 시공은 건축물을 이루는 각종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여 virtual building을 통해 검증한 후 현장에서 완성하는 과정이다. 그림 1에서처럼 BIM에서는 3차원 상에서 설계를 확인하고 3차원 모델로부터 도면이 생성된다. 즉, 3차원 모델을 어느 선상에서 보는가에 대한 것으로 (이것을 view라고 함) 높이 1.2미터에서 내려다보면 평면도, 바깥쪽에서 건물을 바라다보면 입면도, 단면을 나타내고자 하는 부분을 선으로 표기하면 그 선상에서 보는 단면도가 생성되는 것이다. BIM에서는 3차원과 도면을 함께 보면서 모델 수정이 가능하다. 창문의 위치와 높이를 입면상에서 수정하면 모델 자체에 반영되기 때문에 평면이나 단면에서도 바로 반영된다. 기존 2D 중심 프로세스에서 처럼 설계를 수정하다가 도면에서 수정사항이 누락돼 발생하는 설계도서 상이에 대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2D기반 프로세스에 비해 BIM에서는 설계오류로 인한 뒷처리가 zero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이 점진적으로 BIM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소 건축사사무소의 BIM활용과 관심도 매우 뜨거워지고 있다. 대형 건축사사무소들의 대부분 프로젝트에서는 실시설계부분을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아서 BIM이 주는 혜택을 체감할 기회조차 별로 없을 수 있다. 반면, 실시설계와 승인도면 그리고 시공 시 도면보완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는 중소 건축사사무소에게는 BIM을 통한 도면화는 생존을 위한 전략적 도구이기 때문에 BIM도입 시 꼭 짚고 넘어야 할 핵심사항이다.

BIM에서 설계도서 추출

BIM에서 설계도서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정이 수행돼야 한다. 도면의 형식과 모양을 갖추기 위해서 펜셋팅, 모델뷰, 레이어 등 여러 가지 셋팅을 통해 용도에 맞는 도면을 추출하고 여기에 자동 리스트나 자동 치수 기입 등의 기능을 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을 우리는 보통 도면생성을 위한 템플릿(template)과 라이브러리(library) 구축이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라이브러리란 도면화에 필요한 각종 부호나 모양을 라이브러리화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의미한다. BIM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상세도에 대한 부분도 라이브러리화해 도면생성 시 선택적으로 도면에 포함할 수 있다.

아쉽게도 템플릿과 라이브러리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행착오와 학습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번 갖춰지면 설계도서 생성에 대한 생산성을 더욱 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건축사들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디자인에 투입할 수 있으며, 도면은 정보 조합을 기반으로 한 출력이라 추후에 모델이 더 발전되거나 변경이 생기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어 수정에 대한 부담 감소 효과도 볼 수 있다. 또한, 복잡한 설계안에는 3차원모델 view를 조합해 관련자들의 설계도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우며 실시설계도서 생성이 가능해 짐에 따라 실시설계도서 외주에 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같은 특징으로 건축사에게는 BIM도입 시 도면화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다. BIM이 도면화되는 과정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면, BIM은 결국 발주자나 시공사를 위한 추가적인 서비스일뿐 건축사에게는 별 혜택이 없거나 오히려 많은 부담을 야기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건축사의 최종 성과물은 도면인데 이를 별도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시설계도면과 승인도면까지 직접 챙겨야 하는 중소 건축사사무소의 건축사들에게 BIM의 도면화는 투입인력, 시간, 수익성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BIM을 이용한 모델구축은 물론이고 도면화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원되는지, 도면화를 위해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는 건축사에게 BIM 소프트웨어 선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 중 하나이다. 아직은 2D 상세도 같은 부분 때문에 BIM에서 생성된 view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2D CAD가 어느 정도는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부분에서 2D CAD가 필요한 것과 2D CAD가 중심이 되는 것은 다르다.

BIM도면화 과정의 양면성

BIM으로부터 도면화 과정은 크게 모델링과 도면화 작업으로 나눠진다. 모델링을 실시하고 펜두께 설정, 템플릿 적용, 버블크기 조정 등 도면화를 위한 셋팅 작업을 한 후 도면화 작업으로 이어진다. 또한, 세움터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도면폼과 범례 등에 대한 추가적인 셋팅작업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셋팅작업은 BIM소프트웨어에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얼마나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작업시간과 투입인력에 차이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도면화를 위한 셋팅의 번거로움은 건축사에게 BIM에 대한 의지를 꺾는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도면화 셋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다보니, 다시 2D CAD로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이다.

BIM의 도면화 과정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는 BIM 소프트웨어로 모델을 구축한 후 2D CAD를 통해 도면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CAD를 사용해온 사용자들에겐 시작하기에 편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BIM을 통해 모델링을 수행한 후 매 프로젝트마다 상당한 품을 들여 도면 셋팅을 해야 도면작업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점이 단점이다. 또 최종 도면작업은 따로 기존 2D CAD 프로그램으로 보낸 후 작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도면화를 위한 BIM에서의 셋팅이 너무 번거롭다 보니 2D CAD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적으로 더 절약되어, 2D작업비중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 경우 결국 설계초기 단계의 모델링에서만 BIM이 활용되고 기존 2D CAD로 도면작업이 이뤄지거나, 아예 BIM은 포기하고 Sketch Up이나 Rhino작업 후 2D CAD로 작업하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BIM을 통해 도면화에 대한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디자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방법에서는 좀 어려운 현실이다. 즉, 기존 방식에 집착한 BIM의 활용은 그 효과에 한계가 분명히 있다.

두 번째 방법은 BIM 소프트웨어에서 모델 구축과 도면화 과정 두 가지를 모두 처리하는 것이다. 처음 배우기는 좀 까다로울 수 있겠지만 한번 익혀두면 도면화 작업이 매우 수월하다. 도면화까지 고려한 BIM 소프트웨어에서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도면셋팅을 매우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어서 도면셋팅에 대한 번거로움과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다. BIM 소프트웨어에서 2D CAD를 통한 잔 작업 없이도 PDF나 DWG형식 도면까지 다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BIM으로부터의 도면화가 누구보다도 중요한 건축사에게는 제대로 된 BIM기반 설계도서 생성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 BIM구축에서의 화룡점정(畵龍點睛)과도 같은 것이다. 같은 BIM이라도 어떤 프로세스상에서 사용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크게 차이날 수 있기 때문이다.

BIM기반의 도면화는 기존과는 다른 개념의 도면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림 3과 4는 BIM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도면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BIM으로부터 도면이 추출되기 때문에 BIM과 도면을 겹치도록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단계까지 오기 위해서는 BIM설계 프로세스가 정착되어야 하고, 이 과정에 끈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BIM 소프트웨어를 구입한다고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BIM 소프트웨어 개발사 입장에서도 도서화나 프로세스가 더 용이하게 구축될 수 있도록 템플레이트와 라이브러리를 개발 및 제공해야 하고, 제도적으로도 2D 중심에서 BIM 중심으로 개선되어 BIM생성물로 충분히 인허가, 착공도서, 준공도서 등 성과물 제출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BIM 프로세스와 효과

또 필자는 2015년 3월 1일 건축문화신문을 통해 BIM을 통한 투자대비 회수 효과는 기존방식에서 탈피하여 과감히 BIM기반 설계로 바꿔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림 5 참조) 2D 기반 설계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후속단계를 고려하지 않는 Push기반 프로세스이다. 이 단계에서 설계는 애초부터 2D로 표현되고 참여자들은 여러 가지 2D를 바탕으로 머릿속에 3차원 모델을 만들어 이해하기 때문에 설계오류 확인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도면 성과물을 제출한 이후 (인허가나 시공단계에서) 설계오류가 발견되고 이에 대한 보완작업에 상당히 많은 인건비가 소모되고 있다. 또한, 기존방식에서 나온 설계안을 BIM으로 전환하고 이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하는 BIM전환설계방식은 지속적인 설계안 개발과 엇박자로 진행돼, BIM의 활용은 사후 확인 정도로 머물고 효과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설계도서와 BIM모델의 동기화는 당연 불가능한 것이고 이렇게 시공단계로 넘어간 BIM 데이터는 현장소장이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서 썩혀버리고 만다. 기존 2D기반 설계방식이 주를 이루는 건축사사무소에서는 BIM인력에 대한 교육과 양성도 제한적이고 BIM인력은 디자인 핵심인력이 아닌 지원인력으로 간주될 수 있다보니 이로 인한 동기부여 저감은 다른 기업으로의 이직을 부추기는 결과를 보이기도 하다. 설계 프로세스를 BIM중심으로 바꾸지 않는 상황에서 BIM의 도입은 오히려 추가비용만 발생하고 교육받은 직원은 사기 저하로 이직해 버리니 이러한 건축사사무소에게 BIM은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건축사사무소가 BIM을 통해 실질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2D가 중심이 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2D기반의 설계에서 BIM기반 설계로 바꾸어야 건축사사무소도 설계오류 감소로 불필요한 인력투입을 막을 수 있고 발주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BIM설계로의 전환은 수주경쟁력은 물론 내부 프로세스에서 도면생성과 인허가 이후 단계의 설계보완 요청에 대한 인력투입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2016년 1월 한국 그래피소프트가 주최한 국제컨퍼런스에서 필리핀의 ‘AIDEA건축사사무소’가 BIM관련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BIM 프로세스 구축과정에서는 BIM 프로세스 학습 및 적응으로 40% 정도의 비효율성이 약 6개월에서 1년간 발생했지만 정착된 이후 기존 투입인력 대비 45%의 절감효과로 그 만큼의 인력을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어 매출 및 이익 증가의 효과를 가져다 줬다고 한다. 또 일본의 ‘가지마 건설’은 건설사에서 시공도를 2D로 그려왔는데 이 과정을 BIM으로 전환함으로써 30% 이상의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고 보고했다.

건축사사무소의 전사적인 BIM화는 디자인 핵심인력의 BIM화로 이어져 다른 건축사사무소와 차별화 될 것이며, 건축사나 직원들도 도면이 아닌 디자인 개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또한, BIM을 통해 개인 역량을 계발할 수 있어 건축사사무소의 인재이탈을 막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며, 인재유입 현상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된다. 이제 더 이상 수많은 도면을 그리고, 리스트와 목록을 만들며 수량을 세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9시에서 5시까지만 일하고, 저녁시간이 여유로운 업무환경-Smart Work Environment-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다.

글. 진상윤  Chin, Sangyoon ┃ 성균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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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

Inside and outside

“외부는 늘 하나의 내부이다.”

르 코르뷔지에가 한 말이다.

그는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 언덕 위에 ‘롱샹 성당’을 지었다. 그 성당을 찍은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절대자가 나타날 것만 같다. 니콜라스 판이라는 사진가가 담아놓은 롱샹 성당의 모습은 꼭 그랬다. 열린 동시에 닫힌 공간, 직진밖에 모르는 빛이 몸을 말아 사유하는 공간, 없으면서도 있고 있으면서도 없는 곳….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나는 그가 벌집형 거대 주거단지의 주창자였다는 사실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자리에선가 전 세계에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이상을 그 스케치만 베껴다 현실화한 유일한 나라가 아마 우리나라일 거라 단언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채워진 우리의 신도시를 르 코르뷔지가 봤더라면 아마 자신의 손목을 자르고 싶지 않았을까. 그는 아마 그렇게 덧붙였던 것 같다.

하루의 해가 기운다. 살아 있는 동안 매일 되풀이될 이 시간의 햇빛은 늘 같으면서 다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영영 잃어버린 무엇인가가 있다는 걸 나는 안다. 이 도시에서 지평선은 영영 볼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지평선을 제대로 본 적이 있기는 할까. 빛은 있으나 선(線)은 없고 선(善) 또한 노을처럼 멀고 흐릿해진다. 편리가 모든 선(線)과 선(善)을 지우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나는 나를 둘러싼 이곳을 결코 떠나지 못할 것이다. 결국 매번 되풀이되는 빛과 어둠 속에서 기억과 의식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왜곡되면서 또 내일로 향해 갈 테니까. 그게 나를 이루는 외부이면서 내부 그 자체일 테니까.

“외부는 내부의 결과이다.”

나무에 걸린 새집을 바라보다가, 그 새집을 둘러싼 허공을 바라보다가 나는 문득 중얼거렸다. 이 역시 르 코르뷔지에가 한 말이다. 어둡고 좁은 틈 속에서 낡은 책들에 둘러싸인 한때의 기억이 뒤따른다. 어쩌면 그 한때가 지금의 나를 이룬 것인지도 모른다. 안에서 밖이 보이지 않던 시절이면서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곳에 처음 갔던 게 언제였는지 알 수 없다. 언덕길을 한참 걸어 내려가 큰 도로로 나가는 입구에 있던 그곳은 늘 밖에서 안이 잘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것만은 분명하다. 책이 귀한 시절이었다. 엄마가 들여놓은 세계명작동화 한 질을 이미 마르고 닳도록 읽어서 표지나 목차를 외울 즈음이기도 했다. 헌책방 입구에 내 키 높이보다 더 높이 쌓인 책들은 위협적이었지만 매혹적이기도 했던 건 아마 그 때문이었을 거다. 아버지를 따라간 그곳은 나에게 퍽 이질적이면서 신기한 공간이었다.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책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버지는 종종 그곳에서 무협지를 샀고, 산 무협지를 되팔기도 했다. 아버지가 책을 고르는 동안은 마음껏 좁고 어두운 책과 책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靑春은 아름다워’나 ‘戰爭과 平和’ 같은 한자를 읽기에 너무 어렸던 내가 그곳을 좋아했던 건 냄새 때문이었던 것 같다. 헌책방에서는 낡고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난다. 그건 그 책이 지나온 일상의 냄새인 동시에 각각의 활자들이 기록하는 또 다른 세상의 냄새 같기도 했다. 무겁고 어둡고 퀴퀴하고 서늘한 그 냄새가 이상하게도 나는 좋았다. 영문도 없이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그곳에 들어서면 바깥일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나를 기다리는 괴로운 일상들-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쪽지 시험이나 숙제들-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던 셈이다. 아버지와 나는 종종 긴 그림자를 끌고 언덕길을 내려갔다가 어둑해진 저녁을 안고 돌아오곤 했다. 왜 아버지가 늘 나를 데리고 헌책방에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헌책방 냄새를 생의 어딘가에 저장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기억은 기우는 햇살 속을 떠다니는 먼지 같아서 잠깐 반짝거리다가 이내 사라진다. 기억이란 늘 그런 식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런 기억과 그 기억에 수반되는 감각들이 나를 나로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반복되겠지.

종종 나에게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적당히 둘러대기는 하지만 사실은 나도 잘 모른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와서 그런 질문을 받는 상황이 됐다는 게 솔직한 형편이다. 누구에게나 시원(始原)의 감각이 있다. 불연속적이고 파편화된 그 찰나의 감각이 내내 내 삶 전체를 지배한다. 아마 내가 여기에 서 있는 이유는 그것일 것이다. 아무도 모르게. 혹은 나조차도 모르게.

새가 돌아온다. 새가 나는 동안 허공은 채워지며 비어가는 공간들로 충만하다. ‘외부가 늘 하나의 내부’라면, 새의 내부는 허공이고, 새의 외부는 사각의 상자 안인 것도 가능하다고 나는 빈 하늘 사이로 내려앉는 새를 보며 생각한다. 외부이면서 동시에 내부인 세계에서 햇빛이 사그라진다. 빛이 뭉치다가 사라져 간다.

글. 김선재 Kim Sunjea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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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허가와 허가취소의 법적 성질

Legal Nature of Building Permit and Revocation

Ⅰ. 글의 첫머리에

법이란 참 무서운 존재다. 최근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고위공직자들이 수갑을 차고 구치소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법의 의미와 존재를 새삼스럽게 떠올려본다.

“A 건축사를 징역 1년에 처한다”라는 주문의 형사판결문을 받으면 곧 바로 구치소로 끌려가서 징역을 1년 동안 살아야 한다. “B 건축사는 C 건축주에게 금 2억원을 지급하라”는 민사판결문을 받으면 B 건축사는 살고 있는 아파트를 경매 당한다. “D 건축사의 건축사자격을 취소한다”는 행정사건판결문이 있으면 D 건축사는 건축사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무자격자가 되는 것이다.

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평소에 자신이 지켜야 할 법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다. 법을 위반해서는 언젠가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하게 되고, 엄청난 재산상 정신적 손해를 보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징역도 가고 패가망신하기도 된다.

Ⅱ. 건축사와 건축허가의 관계

건축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건축허가에 관한 법률문제를 쓰려고 마음먹고 무엇을 써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원래 건축허가는 건축주의 책임 하에 받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허가를 신청하는 단계부터 건축주는 건축사와 상의를 하게 된다. 필자와 같은 변호사도 막상 집을 지으려면 먼저 건축사 사무소에 찾아가 허가를 받는 문제를 포함하여 모든 건축에 관한 사항을 상의하게 되지, 처음부터 공사업자와 상의는 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건축에 관한 비전문가들이 너무 많이 설쳐대고 있다. 일부 브로커들은 그린벨트에서 불가능한 개발행위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속여서 돈을 뜯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건축인허가를 둘러싼 비리는 오늘도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건축사가 허가단계부터 관여하는 경우에는 건축주가 의도하는 대로, 대상 토지에 목적하는 건축물을 지을 수 있을 것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이른바 허가요건을 정확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건축허가가 나와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설계를 하게 되고, 공사를 하게 되며, 나중에 허가내용대로 공사가 완성되어야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다. 건축허가를 받은 후에 허가내용대로 설계가 되지 않거나 시공이 되지 않으면 사용승인을 받을 수 없다. 불법건축물이 되면 허가취소도 가능하고, 강제철거나 과징금부과,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건축사는 건축허가에 관하여 법에서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사항이 있으면, 이에 해당 여부를 정확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건축허가심의과정에서 여러 부서의 의견을 조회하게 되므로 다른 분야의 사항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건축허가를 받는데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공무원을 속여서 허가를 받으면 나중에 취소사유가 될 뿐 아니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기도 한다. 건축사나 공사업자는 건축주와 공범관계가 될 소지도 있다.

건축허가를 둘러싼 공무원의 뇌물수수, 직무유기, 공문서위조 등의 범죄행위나 비리는 지금까지 끊이지 않았다. 김영란법이 시행되어 분위기는 상당히 위축되고 조심스러워졌지만 건축행정과 관련된 비리가 완전히 근절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서는 건축허가와 허가취소를 둘러싸고 복잡하게 전개되는 법적 문제에 대해 건축사가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만을 설명하기로 한다.

Ⅲ. 건축허가는 까다로운 것인가?

건축을 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사전에 행정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야 한다. 도시지역 및 준도시지역인 경우,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건축물, 일정한 지역 내 대수선, 연면적이 200제곱미터 이상이거나 3층 이상인 건축물은 건축법상 허가대상이다. 21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10만제곱미터 이상인 건축물로서, 서울시 또는 광역시 내에 건축되는 경우에는 특별시장 및 광역시장이 허가권자가 된다.

만일 이와 같은 허가를 받지 않고 건축을 하게 되면, 2년 이하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건축법 제9조, 제78조, 제79조 제1항).

허가를 받지 않은 건축물도 사후에 허가를 신청하면 행정청에서는 그 심사의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여 허가를 해준다. 이를 추인허가 또는 사후허가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허가가 그렇게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 일반 주택을 짓거나 적은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것은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 건축 규모가 크거나, 공장을 짓는 경우, 집합건물을 신축하는 경우 등은 문제가 달라진다. 건축허가요건이 복잡하고 까다롭다.

그린벨트지역 내에서의 건축물은 허가 자체가 예외적이어서 항상 말썽이 된다. 최근에도 어느 지역에서 그린벨트 내에서 마을구판장허가를 내주었다가 무더기로 허가취소를 한 사례가 있다. 건축에 따른 지목변경이나 형질변경 등도 건축주에게는 상당한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허가가 쉽지 않다.

실제로 건축허가를 받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이권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는 건축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허가를 받으면 그 자체로 땅값이 폭등하고, 경제적으로 얻는 이익이 엄청나다. 도심지역에서의 재건축과 재개발사업의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건축주나 사업시행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건축허가를 받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한다. 그러다 보면 공무원들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허가를 내주가나 사용승인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건설관련비리와 건축관련비리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Ⅳ. 건축행정서비스 만족도 평가제도

허가 여부는 행정청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에 건축사나 건축주는 행정청에 대해 을의 입장에 서게 된다. 그래서 허가를 신청하는 사람의 입장은 항상 낮은 자세로 공무원을 대하게 된다.

지금까지 오랜 세월 공무원은 갑의 입장에서 민원인을 대해 왔다. 물론 많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건축허가행정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허가관청의 건축 인허가 관련 건축민원 행정서비스에 대한 만족도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건축인허가 처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함으로써 건축 인허가 관련 행정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또한 협회의 향상된 민원서비스를 회원 및 민원인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2017년 2월 1일부터 허가관청의 인허가 관련 건축민원행정서비스와 대한건축사협회의 민원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평가내용은 ① 인허가 관련 건축민원 처리과정에서 제공된 서비스의 만족도, ② 면담의 용이성, 자료제공 및 친절도, 업무형평성과 공정성, ③ 결과의 객관성과 합리성, 청렴성 등을 평가한다. 평가자는 협회 정회원이며, 평가대상은 각 지방자치단체 건축인허가 관련 공무원이다.

평가방법은 대한건축사협회 홈페이지(www.kira.or.kr)의 배너를 통한 설문조사방식으로 한다. 분기별로 만족도 평가결과를 취합하여 각 지방자치단체 관련 부서에 제공하고, 형가결과가 우수한 지방자치단체 및 담당 공무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Ⅴ. 왜 행정청에서 건축을 허가하고 규제하는가?

건축법에서 다루고 있는 건축이라는 개념은, 허가과정, 시공과정, 사용승인과정, 용도를 변경하거나 대수선하는 과정, 유지관리하는 과정을 모두 포괄한다. 건축절차는. ① 건축허가, ② 시공, ③ 사용승인, ④ 유지관리 등으로 나누어진다.

건축(建築)이란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건물이나 구조물 등을 세우거나 쌓아 만듦’을 말한다. 동사는 ‘건축하다’로서, ‘사람이 건물이나 구조물을 세우거나 쌓아 만들다’라는 사전적 의미다.

모든 법적 용어는 처음에 해야 할 일이 국어사전에서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찾아보는 일이다. 법의 해석의 기초이기도 하다. 건축법에서는 ‘건축’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건축물을 신축 증축 개축 재축하거나 건축물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허가(許可)라는 의미는 ‘공적인 입장이나 윗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행동이나 일을 할 수 있게 함’을 말한다. 법률적 의미에서의 허가라 함은, 법령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를 행정기관이 특정한 경우에 해제하여 이를 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자유민주사회에서는 토지소유자는 토지 위에 건축행위를 할 자유를 가진다. 토지소유권의 개념에는 토지를 경작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그 위에 집을 짓거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다.

건축행위를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에 맡겨서는 곤란하다. 안전사고가 나거나 위험요인이 되어 사회 구성원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요소가 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도시 전체의 관점에서 층수를 제한하거나 건물 용도를 제한할 필요성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와 배경에서 건축법이 생겼다. 건축법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건축법은 개인의 건축행위에 대한 금지 또는 제한규정을 두고, 개인은 행정청의 허가를 받아 건축하도록 강제한다. 건축과정 전체에 대해 감독과 관리를 한다.

Ⅵ. 건축허가는 재량행위가 아닌 기속행위이다

건축사는 건축에 관한 기본법인 건축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건축법은 건축사에게 그 어떤 다른 법보다도 중요하다. 건축사의 건축에 관한 설계나 감리 등의 업무는 모두 건축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건축법은 건축물의 대지 구조 설비 기준 및 용도 등을 정하여 건축물의 안전 기능 환경 및 미관을 향상시킴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건축법 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축법의 목적은 바로 ‘공공복리’의 증진에 있다. 다시 말하면 건축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형태의 법이라고 할 수 있다.

허가는 위험의 방지를 목적으로 금지하였던 바를 해제하는 행위이다. 허가라 함은, 법령에 의하여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는 경우에 그 제한을 해제하여 자유를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회복하여 주는 행정행위를 말한다.

‘행정행위’라는 개념은, 행정청이 법 아래서 구체적 사실에 대한 법집행으로서 행하는 권력적 단독행위로서 공법행위를 의미한다. 행정행위라는 용어는 실정법상의 용어가 아니라, 학문상의 용어에 해당하며, 행정의 행위형식의 한 유형에 속한다. 행정행위는 실정법상으로는 허가, 인가, 면허, 특허, 확인, 면제 등의 용어로 사용된다. 건축허가나 건축허가취소 등이 바로 이런 형태의 행정행위에 해당한다.

행정행위의 특징을 보면, ① 행정청의 행위이다. ② 공법상의 행위이다. ③ 법적 행위이다. ④ 구체적 사실에 대한 행위이다. ⑤ 법집행행위로서 권력적 단독행위이다.

여기에서는 건축허가와 건축허가취소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허가는 상대적 금지의 경우에만 가능하다. 절대적 금지의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성매매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며, 법에 의해서 절대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성매매의 경우는 행정청에서 개인에게 허가를 해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건축행정에 있어서도 절대로 금지되어 있는 경우에는 건축허가를 할 수 없다. 허가를 해주는 것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허가가 재량행위인가, 기속행위인가는 구체적인 허가의 내용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문제는 기본권의 최대한 보장과 공익의 실현이라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기본권보장이 보다 중요한 경우로서 요건을 구비했다면 허가는 기속행위로 보고, 허가의 철회는 재량행위로 본다. 공익실현이 보다 중요한 경우라면 재량행위로 본다.

개별 법령이 규정하는 허가요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허가요건은 무위험성, 신뢰성, 전문성을 내용으로 한다. 다시 말하면, 행정청이 허가를 하는 경우에는 허가를 받는 사람에게 신뢰가 가고, 그 사람의 행위가 위험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며, 전문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허가는 경찰허가라고도 한다. 건축법은 개인에게 건축할 수 있는 권리를 법률에 의해 새롭게 창설하는 것이 아니다. 원래 개인에게 부여되어 있는 자유권인 건축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경찰법적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제한기준에 위반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건축허가를 해주어야 한다. 법에서 정하지 않은 건축제한기준을 초과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건축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위법하다. 바로 이런 점에서 건축허가는 자유재량행위가 아니라 기속행위가 되는 것이다.

Ⅶ. 건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결정

행정처분의 효력정지나 집행정지를 구하는 신청사건에 있어서는 행정처분 자체의 적법 여부는 원칙적으로 판단할 대상이 아니다. 행정처분 자체의 적법성 여부는 궁극적으로 본안재판에서 심리를 거쳐 판단할 성질이다.

행정처분의 효력정지신청사건에 있어서는 그 행정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정지할 것인가에 대한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소정의 요건의 존부만이 판단 대상이 된다.

행정처분의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어야 허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본안소송에서의 처분이 취소가능성이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집행정지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집행정지제도는 신청인이 본안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을 때까지 그 지위를 보호함과 동시에 후에 받을 승소판결을 무의미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본안소송에서의처분의 취소가능성이 없음에도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의 정지를 인정한다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흥주점에서의 성매매알선행위로 영업정지를 받은 경우, 성매매알선행위가 명백하게 입증이 된 상태라면 영업정지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에서도 패소할 것이 거의 명백하기 때문에 영업정지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을 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A는 허가 없이 자동차관련시설인 차고지로 조성하기 위하여 대지 정지작업을 함으로써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고, 조성된 차고지 일부에 컨테이너하우스 6개를 축조 설치하여 사용했다. 행정청에서는 도시계획법 제4조, 건축법 제5조 위반으로 인정하고 건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을 했다. A는 법원에 효력정지신청을 했다.

법원에서는 A의 행위 결과를 방치하면 주거환경의 보호 및 도시의 자연풍치유지라는 공익을 해라고 도시기능을 저해하며 나아가 도시의 무질서한 개발을 방치하는 결과가 되며, 불법 컨테이너하우스의 철거불이행 및 그로 인한 대지의 원상회복을 방치함으로써 심히 공익을 해한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이 사건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신청인이 위반행위를 하여 공익을 해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집행정지신청은 그 집행정지의 요건이 결여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가 없이 자동차관련시설인 차고지로 조성하기 위하여 정지작업을 함으로써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고, 나아가 조성된 차고지 일부에 차고관련시설로서 건축물인 컨테이너하우스 6개를 허가 없이 축조 설치하여 사용함으로써 도시계획법 제4조, 건축법 제5조를 위반한 신청인이 행정청의 건물철거대집행계고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한 데 대하여 집행정지의 요건이 결여되었다고 한 사례도 있다(대법원 1992. 6. 8. 자 92두14 결정).

Ⅷ. 건축허가취소처분

일단 유효하게 건축허가를 받았는데 사후에 허가를 취소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왜 어떠한 근거에서 허가를 내준 행정청에서 건축허가를 취소하게 되는 것일까?

건축허가의 취소는 유효하게 성립한 행위의 효과를 사후에 소멸시키는 점에서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무효행위임을 선언하는 행위와 구별된다. 성립에 흠이 있는 행위의 효과를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사후의 새로운 사정을 이유로 효력을 소멸시키는 철회와도 구별된다. 다시 말하면, 건축허가취소처분은 건축허가무효확인이나 건축허가철회와는 전혀 다는 제도이다.

건축허가취소에는 행정청에서 직권으로 하는 취소처분과 소송을 통해 취소하는 쟁송취소가 있다. 행정행위의 직권취소라 함은 일단 유효하게 행해진 행정행위를 처분청이나 감독청이 위법 또는 부당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직권으로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을 말한다.

위법 침해적인 행위는 형식적 존속력이 생겨난 후에도 의무에 합당한 재량에 따라 행정청에 의해 취소될 수 있다. 하자 있는 행정행위의 직권취소에 관한 법리는 학설과 판례에 의해 정해질 수밖에 없다. 처분청은 명문의 근거가 없어도 직권취소를 할 수 있다.

단순위법한 행정행위와 부당한 행위는 직권취소의 대상이 된다. 단순위법의 행위는 무효원인이 아닌 하자 있는 행위를 말한다. 무효원인 아닌 하자란 중대하나 명백하지 않은 하자 또는 명백하나 중대하지 않은 하자를 말한다.

건축허가는 행정행위에 속한다. 처분청은 그 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이를 취소할 수 있다. 취소의 절차에 관하여는 직권취소에 관한 일반적인 규정은 없다. 직권취소 역시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절차법에서 정하는 일반적인 절차규정을 따르면 된다. 침익적 행위의 취소의 효과는 소급적이나, 수익적 행위의 직권취소의 효과는 장래적이다. 쟁송취소는 행정심판법과 행정소송법에 따른다. 다만 쟁송취소는 소급이 원칙이다.

Ⅸ. 수익적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의 제한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거나 중지시키는 경우와 같은 침해적 행정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이미 부여된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므로 법률에 의하여 규정된 사유에 따라 행하여져야 한다.

건축허가와 같은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야 한다. 그 결과 공익상의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

행위의 적법성의 요구가 큰 경우에는 취소가 가능하고, 개인의 신뢰보호의 요구가 큰 경우에는 취소가 제한된다. 위법하나 수익적인 행위의 직권취소는 이익형량의 문제가 된다.

위법하지만 수익적인 행위의 취소사유의 제한은 상충되는 두 가지 원칙, 즉 ① 행정의 법률적합성의 원칙, ② 법적 안정성 또는 신뢰보호원칙의 조화의 결과이다.

관계자가 행정행위의 존속을 신뢰하였고, 그 신뢰가 보호할 만하고 또한 신뢰이익이 공익보다 큰 경우에는 취소가 제한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취소가 자유롭다. 수익적 행정행위를 당사자의 부당한 방법에 의해 발령받은 경우에는 그 신뢰가 보호할 만하다고 할 수 없다.

위법하나 수익적인 행위에서 직권취소가 가능한 경우라 할지라도 관계자의 신뢰보호를 위해 관계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행정행위를 발령받은 것이 아닌 한 직권취소는 일정기간 내에만 가능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Ⅹ. 행정청을 속여서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

수익적 행정처분의 하자가 당사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에 기인한 경우, 당사자의 신뢰이익을 고려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수익적 행정처분의 하자가 당사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에 기인한 것이라면 당사자는 처분에 의한 이익이 위법하게 취득되었음을 알아 취소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당사자 자신은 처분에 관한 신뢰이익을 원용할 수 없음은 물론 행정청이 이를 고려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재량권의 남용이 되지 않는다.

당사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는 행정청의 상대방과 그로부터 신청행위를 위임받은 수임인 등 관계자 모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A 회사가 B 행정청에게 건축물의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신청을 했다가 피고로부터 불허가처분을 받고 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행정청이 회사의 건축허가 재신청에 대하여 다시 불허가처분을 하자, A 회사는  법원으로부터 간접강제결정을 받았다.

이러한 사안에서 법원은 A 회사의 건축허가 신청은 판매시설동이 자연녹지지역의 용적률 및 건폐율 제한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마치 그 제한을 충족하는 것처럼 가장한 것으로서 사실은폐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그 경우 B 행정청이 건축허가 취소처분을 하면서 건축주의 신뢰이익을 고려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재량권의 남용이 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즉, 허가권자가 신청내용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조사 및 검토를 거쳐 관련 법령에 정한 기준에 따라 허가조건의 충족 여부를 제대로 따져 허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신청인 측에서 의도적으로 법령에 정한 각종 규제를 탈법적인 방법으로 회피하려고 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Ⅺ. 준농림지역에서의 러브호텔 신축허가에 관하여

국토이용관리법시행령의 위임에 따른 준농림지역 내의 숙박시설 설치 등 토지이용행위제한에 관한 조례에 의하여 행위제한지역과 제한대상행위를 구체적으로 지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 지정에 관하여 조례가 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건축허가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준농림지역 안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지역에서 식품위생법 소정의 식품접객업, 공중위생법 소정의 숙박업 등을 영위하기 위한 시설 중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시설의 건축을 제한할 수 있다.

건축법과 국토이용관리법 등의 관계 법령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지방자체단체의 조례의 의하여 준농림지역 내의 건축제한지역이라는 구체적인 취지의 지정·고시가 행하여지지 아니했다 하더라도, 조례에서 정하는 기준에 맞는 지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숙박시설의 건축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러한 기준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숙박시설 등의 건축허가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례에서 정한 요건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비로소 건축허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한 구체적인 지역의 지정·고시 여부는 숙박시설 등 건축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요건이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9. 8. 19. 선고 98두1857 전원합의체 판결).

A가 숙박시설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그런데 B시장은 건축허가신청서를 반려하였고, A는 이러한 시장의 반려처분을 취소하여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서는 이 사건 토지는 주변이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서 주위에 국보 등 유적이 산재해 있고, 도로형편상 진출입시 교통사고의 우려가 있어 숙박시설 부지로는 부적절하며 이곳에 숙박시설이 건축되는 경우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지역주민의 정서를 해치며 퇴폐·향락문화를 조장하는 이른바 러브호텔로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정했다.

Ⅻ. 공장등록취소처분취소소송

행정청은 대지나 건축물이 건축법 또는 그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에 위반되면 건축법에 따른 허가 또는 승인을 취소하거나 그 건축물의 건축주·공사시공자·현장관리인·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에게 공사의 중지를 명하거나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건축물의 철거·개축·증축·수선·용도변경·사용금지·사용제한,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건축법 제79조 제1항).

위와 같이 허가나 승인이 취소된 건축물 또는 위와 같은 시정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아니한 건축물에 대하여는 다른 법령에 따른 영업이나 그 밖의 행위를 허가·면허·인가·등록·지정 등을 하지 아니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러한 규정들에 의하면,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물을 완공하였더라도 건축허가가 취소되면 그 건축물은 철거 등 시정명령의 대상이 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건축주 등은 건축법 제80조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나 행정대집행법 제2조에 따른 행정대집행을 받게 된다.

A가 낸 공장의 등록신청은 법과 시행령 등 관련 법령이 규정하고 있는 공장등록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A에게 공장의 용도뿐만 아니라 공장 외의 용도로도 활용할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공장등록이 하자 있는 행정행위로서 취소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내심의 의사가 현실화돼 A가 공장 외의 용도로 실제로 활용하는 경우 법과 시행령이 규정하고 있는 공장등록취소사유가 될 수 있을 뿐이므로, 공장등록이 하자 있는 행정행위로서 취소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처분사유는 결국 위법하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3두4669 판결).

ⅩⅢ. 맺는 말

날이 갈수록 건축물에 대한 행정청의 규제와 감독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건축주는 물론이고, 건축허가에 관여하는 건축사 또는 시공업자는 건축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설계를 하고 감리를 철저하게 하여야 한다.

허가를 받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하거나, 위계 기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면 나중에 허가가 취소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 받을 위험이 있다. 그리고 허가를 받았으면 허가내용대로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하도록 하며, 감리도 철저하게 하여야 한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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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꽃 활짝 핀 세상은, 언제나 봄

A society with smiles in full bloom, Always spring

3월 말까지도 간간이 찬바람 불어 옷깃을 여미게 하더니 4월이 되자 뺨에 닿는 바람이 마술처럼 부드러워졌다. 남녘의 동백과 매화 소식이야 진작에 들었지만 서울에서도 목련과 개나리, 진달래가 시나브로 피고 벚꽃이 와글와글 봉오리를 열기 시작했다. 어느새 통통하게 물이 오른 가로수 가지들도 거리에 연두빛을 뿜어내고 있다. 다행이다, 긴 겨울이 지나고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다. 지난 겨울엔 몸과 마음이 유난히 추웠다. 많은 날들을 추운 광장에서 서성여야 했고, 지나간 날들에 대한 후회와 내일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 졸였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더 봄을 기다렸다.

그런데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비단 올해, 나만 간절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몇 해 전 전파를 탔던 어느 통신사 광고는 봄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카피와 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TV CM의 영상은 원씬 원커트(one scene-one cut)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나뭇가지 끝에 가녀리게 고개를 내민 꽃봉오리 끝으로, 이슬 한 방울이 맺혔다가 또르르 굴러 떨어진다. 한 방울, 다시 한 방울 떨어지고 미풍이 불어왔는지 나뭇가지가 살랑 흔들린다. 움직임이 거의 없어서 정지된 그림처럼 보이는 영상 위에 카피가 나레이션 없이 자막으로 나타난다. BGM은 개울 흐르는 소리, 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단순한 편성으로 연주한 Over The Rainbow다.

자막)   나뭇가지는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우리의 봄도

           곧 도착할 것입니다.

           사람을 향합니다

(2009년 1월 SK telecom TV CM 카피)

봄은 꽃의 계절이다. 분홍 하양 노랑 꽃들이 천지를 가득 채운다. 봄엔 밤길을 걸어도 어둡지 않다. 활짝 핀 목련이, 흐드러진 벚꽃이 달처럼 환하게 밤을 밝힌다. 꽃놀이 나선 사람들이 고속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뉴스가 들린다. 참지 못하고 나도 친구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아장아장 걷는 딸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 아빠가 있다. 엄마는 한 걸음 앞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다정한 연인이 팔짱을 끼고 걷는다. 꽃보다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느라 바쁘다. 서로 모르는 남인 양 한 걸음 떨어져 걷는 노부부도 보인다. 세 발자국쯤 멀어지면 할아버지가 멈추어 서서 뒤따라오는 할머니를 기다린다. 할머니가 가까이 오면 할아버지는 다시 몸을 돌려 앞서 간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봄꽃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유행가 가사를 실감한다. 바로 그 통찰을 담은 TV광고가 있다.

10여 년 전 집행된 SK telecom의 광고 두 편을 보자.

저요, 저요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유치원 아이들 사진 위로 개나리가 살며시 나타난다. 사진 위로 나타나는 자막, ‘재잘재잘 노란 개나리’. 금방 웃음이 터질 것 같은 여고생들의 교실 사진에는 목련꽃과 ‘찬란한 봄을 기다리는 목련’이라는 자막이 뜬다. 자애로운 미소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있는 수녀님 사진 위에는 ‘영혼까지 맑은 백합’이, 앞치마 두르고 주방에 있는 아내의 사진 위에는 ‘아직도 내겐 제일 예쁜 장미’라는 자막이 얹힌다. 버스정류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할머니 사진 위에는 ‘평생 자식만 바라보는 해바라기’라는 글이, 마지막으로 남북철도 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 사진에는 ‘8천 만의 가슴에 피는 무궁화’라는 자막이 꽃과 함께 써진다.

자막)   재잘재잘 노란 개나리

           찬란한 봄을 기다리는 목련

           영혼까지 맑은 백합

           아직도 내겐 제일 예쁜 장미

           평생 자식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5천만의 가슴 속 무궁화

NA) 사람보다 아름다운 꽃은 없습니다

           사람을 향합니다

(2007년 6월 SK telecom TV CM 카피)

다른 편도 구성은 똑같다. 움직임 없는 흑백사진. 그 사진 속 사람과 어울리는 꽃과 자막이 사진 위로 뜨고 비틀즈의 ‘Let it be’가 BGM으로 흐른다. 광고 안에서 씩씩하게 리어카를 미는 새벽시장의 아줌마는 세상의 아침을 여는 나팔꽃이 되고, 전방에서 보초를 서는 병사는 어두운 밤을 지키는 달맞이꽃이 된다.

자막)   세상의 아침을 여는 나팔꽃

           사랑의 씨앗을 나누는 민들레

           씩씩하게 자라나는 들꽃

           어두운 밤을 지키는 달맞이꽃

           평생 자식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5천만의 가슴 속 무궁화

NA) 사람보다 아름다운 꽃은 없습니다

           사람을 향합니다

(2007년 6월 SK telecom TV CM 카피)

오랜만에 이 광고들을 다시 보니 오십이 넘은 딸에게도 전화 할 때마다 밤길 조심하라고, 밥 잘 챙겨 먹으라고 걱정하시는 엄마가 생각난다. 우리 엄마, 자식 밖에 모르는 미련한 해바라기 우리 엄마… 개나리 같고 들꽃 같던 내 아이들의 모습도 스쳐 지나간다. 가끔은 가시엉겅퀴 꽃처럼 아프게 찌르기도 하더니 이제는 옆에만 있어도 향기로 가득 차는 라일락처럼 훌쩍 자랐다.

생각해 보면 내 곁에는 사람꽃이 가득하다. 먼 나라를 떠돌다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반겨준 동백 같은 민승이, 쉴 새 없이 나를 웃게 하는 안개꽃 같은 춘희, 생색내지 않고 챙겨주는 제비꽃 닮은 원광이,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아준 이름 모르는 풀꽃 같은 버스 기사 아저씨, 국화꽃 선배들, 백일홍 동료들, 수선화 후배들…

내게 꽃이 되는 이들에게 나는 어떤 꽃일까? 화려하진 않아도, 향기롭고 오래 지지 않는 꽃이 되어야지 하는 착한 다짐을 한다. 내가 꽃이 되고 내 곁에 사람꽃이 피어있는 한 나의 1년은 365일 내내 꽃피는 봄이 될 것이다. 이런 착한 생각을 TV CM으로 만든 보험회사가 벌써 있다.

보험 광고의 카메라는 거리를 걷고 공부하고 일터를 지키고 웃고 생각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을 담았다. 보험이라는 업의 속성상 엔딩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다. 그 위로 잔잔한 나레이션이 이어진다.

NA)    인생을 열 두 달로 나눈다면

           당신은 지금 몇 월입니까?

           찬바람 불거나 꽃이 피거나

           당신은 지금 무슨 계절입니까?

           가슴 속에 희망의 새싹이 자라던 때는

           삶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누구나 인생엔 사계절이 있다지만

           우리는 생각합니다,

           보험은 봄을 닮아야 한다고.

           봄이 누구에게나 찬란하고 따뜻하듯

           보험도 그래야 한다고.

           어떤 상황에서도 보험만큼은 모든 두려움을 없애고

           앞으로 더 나아가게 하는 힘이자

           세상을 따뜻하게 비추는 빛이 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모두의 오늘에 찬란한 봄이 올 때까지-

           당신의 봄, 삼성화재

(2014년 12월 삼성화재 TV CM 당신의 봄 편 카피)

카피라이터는 광고의 목적에 맞는 카피를 쓰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 안에 자신의 소망을 적어 넣기도 한다.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정말 `봄’이 되는 보험회사인지 광고만 보고 알 수 없지만, 저런 보험회사가 있으면 좋겠다. 저 카피를 쓰면서 자신은 지금 인생의 무슨 계절을 살고 있는지 생각했을 카피라이터의 야근하는 책상이 상상된다.

4월이다. 바람 따스하고 꽃들 다투어 피니 틀림없는 봄이다.

통장은 가난하고 지천명이 되도록  내세울 것 별로 없지만, 정다운 사람꽃 늘 곁에 피어 있고, 마음 속에 작은 소망 꺼지지 않았으니 내 인생도 틀림없이 봄이다. 1년 내내 끝나지 않는 봄이 될 것이다.

2007년 6월 SK telecom TV CM 꽃 1편 유튜브 링크

2007년 6월 SK telecom TV CM 꽃2편 유튜브 링크 2

http://www.youtube.com/watch?v=vaWb05izx80

2014년 12월 삼성화재 TV CM 당신의 봄 편 유튜브 링크

글. 정이숙  Jeong, Yisuk ┃ 카피라이터 ┃ (주)프랜티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