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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소식 5월

대한건축사협회, ‘내 집 사용설명서’ 제작 간담회 개최

대한건축사협회는 4월 11일 건축사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건축물 사용설명서 제작 간담회’를 열어 건축주가 단독주택, 다가구·다세대주택, 근린생활시설 등 소규모 건축물을 쉽게 유지 관리할 수 있도록 건축물의 주요 정보를 담은 ‘내집 사용설명서’를 제작하기로 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위원장 합동회의 개최

대한건축사협회는 4월 12일 서초동 건축사회관 3층 회의실에서 가진 ‘2017년도 제1회 위원장 합동회의’에서 각 위원회 위원장을 위촉하고, 위원회의 운영 방향과 사업추진 계획 등을 나눴다. 올해 운영되는 상설위원회는 정관이 정한 위원회 7개를 포함한 17개로 구성됐다.

 

대한건축사협회, 농협경제지주와 업무협약

대한건축사협회는 4월 14일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점에서 농협경제지주와 무허가 축사 개선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한건축사협회는 무허가 축사 개선을 위한 농협경제지주와의 국회·정부 정책관련 활동 공동추진, 건축설계, 개선관련 중앙상담 및 점검반 참여, 관련 교육 및 홍보 지원에 나선다.

 

국토부-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법 개정 추진안 법제간담회’ 개최

대한건축사협회는 4월 18일 건축사회관에서 국토교통부와 ‘건축사법 개정 추진안에 대한 법제간담회’를 갖고, 국민이 안전한 건축을 위한 ‘건축사 징계·행정처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 홍성호 서기관과 사협 김영훈 법제위원장, 박준승 법제자문위원, 이동훈 문화경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대한건축사협회, 2017년도 제4회 이사회 개최

대한건축사협회는 4월 19일 지역 회원의 의견을 세심히 듣고자 2017년도 제4회 이사회를 광주광역시에서 개최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시도건축사회 회칙 개정 승인의 건, 등록원장·교육원장·연구원장 선임의 건, 동호회 지원금 결정의 건, 건축방송사업 시행검토 조사용역의 건 등이 집중 논의됐다.

 

(사)UIA 2017 서울 세계건축사대회 조직위원회, 제3회 정기총회 개최

(사)UIA 2017 서울 세계건축사대회 조직위원회는 4월 17일 서초동 건축사회관에서 제3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2016년도 회계결산(안) 승인의 건’, ‘2017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의 건’, ‘이사회 임원 변경의 건’ 등 3건의 안건이 상정됐다.

 

충청북도건축사회, 외국인 근로자 쌀 기탁

충청북도건축사회는 4월 6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위치한 외국인근로자쉼터를 방문해 생활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이 식사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쌀 15포(20kg)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천광역시건축사회, 카나가와현건축사회와 국제교류

인천광역시건축사회는 4월 6일 카나가와현건축사회와의 국제교류를 위한 사전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인천광역시건축사회 윤희경 회장을 비롯한 9명이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에 직접 방문하여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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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군항제와 벚꽃 명소

안민고개 드림로드 ⓒ박무귀

진해 경화천의 야경  ⓒ박무귀

진해 군항제와 벚꽃 명소

Jinhae Gunhang Festival and Attraction for Cherry Blossom

진해 군항제 기간 대표적인 벚꽃 관광지는 해군 통제부 사령부내와 진해 해군사관학교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진해역 주변에 있는 여좌천의 벚꽃은 숨겨진 야경의 명소이다. 지금은 여좌천에 유채가 없으나 예전 여좌천에는 하얀 벚꽃과 바닥의 노란 유채가 조화를 이뤄 전국민에게서 사랑 받는 명소였다.

진해 내수면 시험 연구소도 시내 여좌천과 가까운 곳에 있어 관광객들에게 조용한 산책겸휴식처 역할을 하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또 다른 유명한 곳이 경화역인데 워낙 많은 인파가 오는 관계로 안전상 팬스와 사진 찍기위한 고정식 기차가 배치돼 있다. 예전의 자연스러운 경화역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진해와 창원을 이어주는 안민 고개 마루에 있는 드림로드라는 산책겸등산로에는 벚꽃과 같이 피는 복사꽃이 만발하며 환상적인 길이 열린다. 요즘에는 드림로드의 벚나무 가지가 너무 울창해지면서 S자 형태 길의 아름다움이 사라져 아쉬움이 남는 길이다.

글. 박무귀 Park, Mookwi •KIRA ┃ 건축사사무소 동림 대표, 사진작가

http://jjphoto.co.kr(진주성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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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의 이념과 해석 원리

The Ideology & Interpretation Principle of the Building Code

. 글의 첫머리에

필자는 2003년부터 대한건축사협회 자문변호사로서 활동해 왔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14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그 동안 수많은 건축사를 만났고, 건축법에 관한 법률상담을 했다. 또한 건축관련분쟁사건을 다루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건축법과 관련 법령, 법원의 판례와 판결, 행정기관의 예규, 지침, 고시, 질의회신을 살펴볼 기회를 끊임없이 가졌다. 그런데 정작 건축법이나 개별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조문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도, 건축법이라는 가장 중요한 기본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건축법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연구하지 못했다.

건축사는 평생 건축법과 함께 지내야 한다. 따라서 건축법이 무엇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축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건축법 조문만을 읽어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법체계 아래에서 건축법이 차지하는 위치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건축법은 수많은 실정법 가운데 하나이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제정된 법률이다. 또한 건축법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등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관점에서 건축법을 이해하여야 한다. 그리고 건축법의 기본 취지와 목적, 중요한 법원칙과 해석원리를 알아야 건축법을 어떻게 따라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된다.

건축법이나 관계 법령은 건축사에게 수많은 명령을 하고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강제력 있는 규범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중요한 사안의 경우에는 건축사 자격까지 박탈당한다.

건축행정을 담당하는 건축공무원들도 건축법을 적용하며, 이를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법하고 부당한 행정행위가 되어 무효로 돌아간다. 위법행위를 한 공무원은 법적 책임을 진다.

여기에서는 건축법의 전체적인 체계와 내용, 건축법의 적용 및 해석에 있어서 인정되고 있는 중요한 지도이념 및 가치, 법해석의 원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 건축법의 이념과 가치

우리나라에는 근본법인 헌법이 있다. 헌법이 얼마나 무섭고 중요한 것인지는 일반인이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정을 보면서 “아! 헌법이 이런 것이구나. 헌법을 위반하면 대통령도 파면되는구나. 그리고 법을 위반하면 현직에 있던 대통령도 파면되고, 곧 구속되어 구치소에 가는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사실 법이란 단지 제정되어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막상 구체적인 사안에 적용이 되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판사의 구속영장 한 장으로 개인은 갑자기 구속되어 구치소로 가게 된다. 죄수복을 갈아입고 자유를 통제당하고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장기간 신음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 우리는 법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헌법이 최상위법이고, 그 다음 단계로 법률이 있다. 법률은 기본 6법이라고 하는 민법, 형법, 행정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이 있다. 이러한 헌법과 기본 6법은 오랫동안 판사와 검사, 변호사를 뽑는 사법시험의 시험과목이었다.

헌법은 가장 중요한 기본법이다. 건축법도 헌법의 이념과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헌법에 위반되는 규정을 건축법에 두면 위헌이 되고 나중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무효가 된다.

헌법 제35조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20조 제2항은, 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그 균형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명문으로 재산권의 공공복리적합행사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경제의 민주화규정 및 제121조의 농지소작제도의 원칙적 금지, 제122조의 국토의 효율적 이용 개발과 보전을 위한 의무규정 등과 민법이 권리남용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재산권행사의 공공복리적합의무규정은 단순한 윤리적 의무가 아니라 법적 의무에 해당한다.

공공복리라 함은 각 시대에 있어서의 사회 전체의 사태를 고려하여 판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재산권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고 있다. 입법자는 재산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헌법상의 재산권보장과 재산권의 제한을 요청하는 공익 등 재산권의 사회적 지속성을 함께 고려하고 조정하여 양 법익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모든 국민은 자유민주사회에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의해 자신의 토지 위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건축을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개인이 마음대로 건축을 하게 되면 사회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고, 도시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건축법이 제정된 것이다.

건축법은 건축물의 대지·구조·설비 기준 및 용도 등을 정하여 건축물의 안전·기능·환경 및 미관을 향상시킴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제1조에서 명시하고 있다.

. 건축법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건축법이 제정되기 전의 역사를 보면, 구한말 경무청령으로 제정된 시가지건축규칙이 1913년부터 1934년까지 시행되었다. 그후 조선시가지계획령이 제정되어 1934년 6월부터 1962년 1월 20일까지 시행되었다. 1962년 1월 20일 조선시가지계획령을 건축분야와 도시계획분야로 구분하여 건축법과 도시계획법을 동시에 제정하였다.

대한민국의 영토 범위 안에서 국민이 건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기본법이 건축법이다. 건축관련 법령에는 건축법뿐 아니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시개발법,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택지개발촉진법, 주택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건축법, 주차장법,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건축법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대지에 지상 건축물을 짓는 행위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건축물에 대해서는 행정구역을 담당하는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 및 사용승인을 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조례가 건축행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건축조례는 건축법, 시행령, 시행규칙 및 관계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건축조례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 안의 건축물 및그 대지에 관하여 적용한다.

건축법은 모두 113조로 구성되어 있고, 10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① 총칙, ② 건축, ③ 유지와 관리, ④ 대지와 도로, ⑤ 구조 및 재료, ⑥ 지역 및 지구의 건축물, ⑦ 건축설비, ⑧ 특별건축구역, ⑨ 보칙, ⑩ 벌칙으로 되어 있다.

건축법의 제1장 총칙에는 모두 9개의 조문이 있다. 건축법은 건축물의 대지 구조 설비 기준 및 용도 등을 정하여 건축물의 안전 기능 환경 및 미관을 향상시킴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제2조에서는 정의 조항을 두고 있고, 제3조에서는 건축법을 적용하지 않는 건축물의 범위를 정하고 있다. 또한 건축법 적용의 완화 특례규정과 기존의 건축물 등에 대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제2장 건축물의 건축에서는 건축 관련 입지와 규모의 사전결정, 건축허가 및 건축허가의 제한, 용도변경, 설계 및 시공, 사용승인, 감리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제3장 건축물의 유지와 관리에서는 건축물의 유지 및 관리, 철거, 등기촉탁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4장 건축물의 대지와 도로에서는 대지의 안전, 대지의 조경, 공개공지, 대지와 도로의 관계, 건축선에 따른 건축제한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5장 건축물의 구조 및 재료에서는 구조내력, 건축물이 피난시설 및 용도제한, 방화벽, 지하층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6장 지역 및 지구의 건축물에서는 건폐율과 용적률, 건축물의 높이 및 일조권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7장 건축설비에서는 건축설비의 설치 및 구조에 관한 기준, 승강기 및 난방설비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8장 특별건축구역에서는 특별건축구역의 지정 및 건축물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9장 보칙은 이행강제금, 기존의 건축물에 대한 안전점검 및 시정명령, 건축분쟁전문위원회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10장 벌칙에서는 해당 대상범죄를 규정하고 그에 대해 무기징역, 징역과 금고, 벌금형 등을 정하고 있다. 양벌규정과 과태료 규정을 두고 있다. 부칙은 그때그때 개정 법률에 대한 후속조치를 두고 있다.

. 건축법의 기본 원리

건축법은 행정법에 속한다. 건축행정에 관한 법이 바로 건축법이다. 행정법에 속하는 건축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반적인 개념인 행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행정의 기본원칙에 대해서도 이해하여야 한다.

행정의 개념은 법 아래서 법의 규제를 받으면서 현실적 구체적으로 국가목적의 적극적 실현을 위하여 행하여지는 전체로서 통일성을 가진 계속적인 형성적 국가활동이다.

행정은 공익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법을 근거와 한계로 하는 작용이다. 능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적극적인 사회형성작용으로서 추상적인 법규의 구체적인 집행작용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행정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원리와 원칙이 적용된다. 이와 같은 행정에 관한 기본원칙은 당연히 건축행정에도 적용된다.

1.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행정청은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제3자에게 한 것과 동일한 결정을 상대방에게도 하도록 구속을 받는다는 원칙이다. 행정청은 스스로 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기준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탈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행정의 자기구속의 법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그 논거로 신뢰보호의 원칙과 평등원칙을 제시한다.

2. 비례원칙

비례의 원칙이란 어떤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그 목적달성에 유효·적절하고 또한 가능한 한 최소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의 도입으로 인한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한다.

행정주체가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 처분과 같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하는 데에는 비록 광범위한 계획재량을 갖고 있지만 행정계획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그 비교·교량은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중요한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

3. 신뢰보호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이란 “행정청의 어떠한 선행조치에 대해 개인이 그 존속성, 정당성 등을 신뢰하여 행위를 하였을 때 개인의 신뢰가 보호가치 있는 경우에는 그 신뢰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헌법상 법치주의에서 파생된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구비하여야 한다.

①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한다. ②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한다. ③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한다.

④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⑤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시의 도시계획과장과 도시계획국장이 도시계획사업의 준공과 동시에 사업부지에 편입한 토지에 대한 완충녹지 지정을 해제함과 아울러 당초의 토지소유자들에게 환매하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이를 믿고 토지를 협의매매한 토지소유자의 완충녹지지정해제신청을 거부한 것은, 행정상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한 사례도 있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두6127 판결).

행정청에서 건축허가신청을 거부한 처분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 있다.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건축허가신청이 있는 경우 허가관청은 건축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토지에 대한 현장조사와 건축설계도면을 검토하여 건축허가신청이 건축관계법령이 정한 기준에 적합한가 여부를 심사하여 그 허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원고가 토지를 매수하기 전에 그 토지상에 건축이 가능한가 여부를 문의하자 구청의 도시정비국장이 건축이 가능하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동 토지가 도시계획상 주거지역이고 지목이 대지이기 때문에 일응 건축이 가능한 토지라고 답한 것일 뿐 행정청이 그 토지의 현황을 조사한 후 동 토지가 건축법상 허가기준에 적합한 것임을 확인한 후에 건축허가를 약속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위 도시정비국장이 그와 같이 답한 사실이 있다 하여 위 건축허가신청을 거부한 것이 바로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86. 12. 23. 선고 85누666 판결).

. 건축법을 해석하는 방법

법은 어떠한 구체적인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용하는 도구다. 국회에서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에는 법조문을 간단하게 규정하고 있어서 막상 어떤 사건에 적용하려고 하면 많은 경우 법해석을 둘러싸고 견해가 대립된다.

소송을 해보면 원고와 피고는 완전히 전혀 다른 주장을 한다. 180도 반대되는 논리를 편다. 최종적으로는 법원에서 법해석에 대한 판결을 한다. 그런 경우에도 3심 제도에 의해 1심, 항소심, 상고심인 대법원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어, 그 과정에서 법해석에 관한 결론이 뒤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법원은 당해 법령 자체에 그 법령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나 포섭의 구체적인 범위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법령상 용어의 해석은 그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령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2005. 2. 18 판결 참조).

예를 들어서 일조방해행위가 책임을 져야 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법은 구체적으로 정해놓을 수가 없다. 일반적 추상적으로 일조방해를 하고, 그러한 일조방해가 인근 토지나 건물 소유자에게 수인의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위법행위가 된다는 판단은 법조문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건축법 등 관계 법령에 일조방해에 관한 직접적인 단속법규가 있다면 그 법규에 적합한지 여부가 사법상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법적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고자 하는 일조는 원래 사법상 보호되는 일조권을 공법적인 면에서도 가능한 한 보증하려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조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도의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구체적 경우에 있어서는 어떠한 신축건물이 건축 당시의 공법적 규제에 형식적으로 적합하더라도 현실적인 일조방해의 정도가 커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은 경우에는 위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8다56997 판결 등 참조).

농지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에서 중요한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어떠한 토지나 농지인지 여부는 공부상의 지목 여하에 불구하고 당해 토지의 사실상의 현상에 따라 가려야 한다.

그러므로 공부상 지목이 전인 토지가 농지로서의 현상을 상실하고 그 상실한 상태가 일시적이라고 볼 수 없다면, 더 이상 ‘농지’에 해당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구 농지법에 따른 농지전용허가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농지법 제2조 제9호에서 말하는 ‘농지의 전용’이 이루어지는 태양은, ① 농지에 대하여 절토, 성토 또는 정지를 하거나 농지로서의 사용에 장해가 되는 유형물을 설치하는 등으로 농지의 형질을 외형상으로뿐만 아니라 사실상 변경시켜 원상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② 농지에 대하여 외부적 형상의 변경을 수반하지 않거나 외부적 형상의 변경을 수반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원상회복이 어려운 정도에 이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 농지를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①의 경우와 같이 농지전용행위 자체에 의하여 당해 토지가 농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여 그 이후 그 토지를 농업생산 등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더 이상 ‘농지의 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때에는, 허가 없이 그와 같이 농지를 전용한 죄는 그와 같은 행위가 종료됨으로써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즉시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②의 경우와 같이 당해 토지를 농업생산 등 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여전히 농지전용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허가 없이 그와 같이 농지를 전용하는 죄는 계속범으로서 그 토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한 가벌적인 위법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계속범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7도6703 전원합의체 판결).

. 건축행정소송에 관한 이해

행정소송이란 행정법규의 적용과 관련하여 위법하게 권리가 침해된 사람이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이에 대해 심리 판단을 행하는 정식의 행정쟁송을 말한다. 행정소송의 종류에는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 민중소송과 기관소송이 있다.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ㆍ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비록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

건축신고를 반려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해서도 건축주는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왜 건축신고반려처분도 항고소송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있다.

건축법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취지에 의하면, 행정청은 건축신고로써 건축허가가 의제되는 건축물의 경우에도 그 신고 없이 건축이 개시될 경우 건축주 등에 대하여 공사 중지·철거·사용금지 등의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시정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않은 건축물에 대하여는 당해 건축물을 사용하여 행할 다른 법령에 의한 영업 기타 행위의 허가를 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다.

그 요청을 받은 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하고, 나아가 행정청은 그 시정명령의 이행을 하지 아니한 건축주 등에 대하여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또한 건축신고를 하지 않은 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와 같이 건축주 등은 신고제하에서도 건축신고가 반려될 경우 당해 건축물의 건축을 개시하면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벌금의 대상이 되거나 당해 건축물을 사용하여 행할 행위의 허가가 거부될 우려가 있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건축신고 반려행위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당사자로 하여금 반려행위의 적법성을 다투어 그 법적 불안을 해소한 다음 건축행위에 나아가도록 함으로써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에서 미리 벗어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고, 위법한 건축물의 양산과 그 철거를 둘러싼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 부합한다. 그러므로 건축신고 반려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 건축공무원의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상 다툼

행정청의 어떤 행위를 행정처분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판단하여야 한다.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취지와 그 행위가 주체·내용·형식·절차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로 행정처분으로서의 성립 내지 효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국민의 적극적 행위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다음과 같은 요건에 해당해야 한다.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의미는 신청인의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실체상의 권리자로서 권리를 행사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

건축허가의 취소와 같은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에 있어서는, 그 취소로 인하여 개인의 기득의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하게 되므로 그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의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다.

국토계획법에 의한 토지의 형질변경허가는 그 금지요건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되어 있어 그 금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국토계획법에 의하여 지정된 도시지역 안에서 토지의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허가는 결국 재량행위에 속한다.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에 있어서는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 이러한 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 평등의 원칙 위배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

. 글을 맺으며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그동안 ‘건축물의 면적 높이 등의 산정에 관한 해설집’ 건축법령 질의회신집, 건축기본법 및 건축행정길라잡이, 건축관련 소송판례집, 건축법령집,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령집 등을 발간한 바 있다. 그리고 2011년 2월, 최영집 회장님이 계실 때에는 건축법실무해설집, 건축법령 질의회신집, 건축관련 소송판례집, 건축법령집을 발간하였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 2011년 발간한 ‘건축관련소송판례집’이라는 책자가 있다. 건축관련 소송판례 가운데 중요한 대법원판결을 뽑아놓고 간단하게 해설한 책자다. 이번 기회에 필자도 다시 한 번 그 책자를 다 읽어보았다. 비교적 정리를 잘 해놓았다.

①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② 용도변경, ③ 불법증축, 무허가건축물, 건축선위반, 일조권, ④ 건축감리, 공사중지명령, ⑤ 이행강제금, 저작권 등으로 크게 분류하여 해당 판례를 모아놓았다. 건축사업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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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의 이론과 과학

The Theory and Science of Sustainability

지속가능 도시와 건축에 대한 본 연재는 ‘Rough Guide of Sustainability, A Design primer’ 의 책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기술함을 밝힌다. 이 책은 2001년에 영국왕립건축가협회에서 초판을 찍고 2014년 4판 개정판을 출판하는 인기있는 녹색건축에 대한 전문서적이다. 이 책은 도시설계와 건축설계자를 위한 디자인가이드로서 성격을 지닌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깊지 않은 넓은 지식을 전달하고자 출판되었다. 저자인 Brian Edwards는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로 있으며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등 녹색건축에 대한 저술과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있다.

서문

최근 몇 년 사이에 녹색건축에 대한 여러 정책은 건축사들에게 많은 어려움과 적응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지속적이고 점차적으로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녹색건축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적응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한다. 녹색건축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에너지, 환경, 자원, 폐기물, 유지관리, BIM 등 지속가능성설계를 하지 못하면 미래의 건축사는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인가? 아직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과학자와 정치지도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해 인류의 책임이 많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인류의 무분별한 활동으로 지구는 온난화 되었고 그로인한 기후변화에 의한 환경의 악영향을 완화(Mitigation)시키고 적응(Adaptation)해야 한다. 즉, 이산화탄소(CO₂)배출의 감소, 자원의 절약, 재생에너지 확보와 같은 완화정책과 삼림보호, 습지조성, 하천정비 등과 같은 적응 정책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이란 환경과 자연을 지키고 이것을 기반으로 더 나아가 경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지구는 산업사회이전(1900년, 13.79℃)기준 0.89℃ 정도 지구평균기온(2014년, 14.68℃)이 상승하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2100년까지 1.5에서 4℃까지 (1900년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기온상승에 대한 여러 상황은 좋지 않다. 인구는 2050년까지 약 100억명으로 증가할 것이고, 현재 약 50%가 넘는 전지구적 도시화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50년에 70%까지 육박할 것이다. 아프리카와 저개발국가의 인구증가, 식량소비증가, 에너지 및 자원소비증가 등 기온상승을 막을 방법은 없다. 다만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추고 완화하고, 적응해야 하는 것이다. 지구적위기는 다가오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지속가능할까? 우리나라에서 건축물은 이산화탄소배출의 25%를 차지하며 위기에 대해 책임이 있다. 건축은 다가오는 위기에 뭘 준비할 수 있으며 우리는 어떤 지식을 알아야 하는가? 바로 이점이 필자가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동기이며 건축사가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알아야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지속가능성의 개념과 발전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개념은 1987년 그로 할렘 브룬틀란(Gro Harlem Brundtland)이 의장직을 맡았던 유엔환경위원회에서 처음 정의하였다. ‘미래 세대들의 수요 충족 가능성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현재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으로 정의하였고 가장 기본적인 정의로서 이후 각 분야에서 다양하고 폭넓은 하위 정의를 낳았다. 이러한 폭넓은 정의와 해석으로 지속가능성은 다음 세 분야의 순환체계를 다루고 있다.

브룬틀란은 경제적, 사회적 체계는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즉, 성장과 사회의 복지는 자연환경과 자원의 보존을 통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 환경적 지속가능성

■ 경제적 지속가능성

■ 사회적 지속가능성

구분 방향 과제
에너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이동

에너지 절약적 설계 적용

건축물을 재생에너지 발전기로 인식 전환

모든 에너지 이용 고려(냉난방, 조명, 환기, 교통)

열회수와 초절전 장비 이용

에너지 부하 감소를 위한 친환경교육 실시

에너지절약 생활화

환경 다양한

영역에 대한

환경영향 고려

자원 보전(토지, 물, 재료 등)을 위한 설계

개발의 일부로서 토지와 건축물의 재생(리모델링)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설계

내구성, 가변성, 재활용을 위한 설계

건강, 쾌적함, 안전을 위한 설계

생태계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 고려

생태계를 고려한 설계시스템

개발과정에서 폐기물 재활용

자연 서식지를 보존하는 개발

표 3E(에너지, 환경, 생태계)를 위한 방향과 과제

1992년 리우지구정상회담(유엔)에서 유엔환경개발회의는 ‘3E(에너지, 환경, 생태계)’의 중요성을 공식화하였다. 이전까지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에너지소비와 자원의 고갈 같은 자원문제였다. 리우협약은 모든 자원이 지구의 생태 범주 내에서 논의될 수 있는 환경논쟁의 폭을 넓혔다. 또한 환경적 중요성을 강조하여 환경과학을 넘어 경영, 농업 등 다른 분야와 함께 세계경제질서 자체에 영향을 미쳤다.

1997년 교토의정서는 탄소배출량 제한의 시발점이 되었다. 국가간 ‘탄소거래제’를 제도화하여 선진국이 후진국의 탄소 크레딧을 사서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목표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수많은 노력과 시간 속에서 2016년 11월에 발효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온실가스배출을 줄이는 국가간 새로운 협약이 체결되었다. 미국, 중국 등 전세계 190여 국가가 2100년까지 스스로 결정하여 의무적으로 온실가스배출을 줄여야한다. 이 협정의 장기목표는 2100년까지 지구평균기온을 1900년 기준으로 2℃ 이내로 상승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2002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요하네스버스 정상회담(유엔)에서는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핵심원칙은 생산성, 자원이용, 오염수준의 관계를 설정하였고 건설업과 산업제단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회담은 경제적 측면에서 지속가능성 협약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에너지 파동
1980년대 지구온난화 /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 / 오존층 파괴
1990년대 에너지 안보 / 배수와 수질 / 열대우림 보호
2000년대 지속가능한 건설 / 에너지와 건강 / 세계의 빈곤과 질병 / 기후변화 완화
2010년대 기후변화 적응 / 에코시티와 메가시티 / 탄소제로 기술

태양광에너지 및 여타 재생에너지원으로의 전환

표 환경적 우선순위의 발전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지구의 온실효과(Green House Effect)는 15km 상공의 대류권이 지구표면에서 방사된 태양복사열을 가둠으로 인해 생겨나는 효과를 말한다. 사실 대류권의 온실효과가 없다면 현재보다 30℃이상 차가워질 것이고 인간은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온실효과는 온실가스가 방사되는 열을 흡수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문제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프레온가스 등으로 주로 이루어진다. 이산화탄소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 할 수 있다.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의 연소시에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므로 에너지소비절약이 탄소방출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더 나아가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되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은 환경, 안전문제와 함께 복합적인 문제지만 가장 경제적인 방법임은 틀림없다.

200년 전에는 5,90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있었고 지금은 약 8,000억 톤이 넘는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대류권에 더 많은 열이 흡수되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구의 평균온도를 향후 100년간 4℃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의 2013년 보고서에서는 인류의 활동이 지구온난화에 약 95% 책임이 있음을 확신하였고 지구온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의미와 문제의 범위

지구온난화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기온이 상승하면 빙하가 녹고 해수면은 상승한다. 따듯한 해수면은 수증기를 더 많이 증발시키고 대기 중에 과도한 수분은 이상기후를 만들어 폭풍이 불고 가뭄이 생기고 많은 자연재해를 만든다. 그러므로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 해류변화, 국기적 기후 불안정을 의미한다. 폭우, 폭풍, 가뭄 등은 계절 예측성을 낮추게 되고 건축물과 도시설계 때 기후변화는 설계자에게 미래의 리스크 요인이 되므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조건이 될 것이다.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 에너지 소비절약, 재생에너지로 전환 등 전 지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2%씩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3가지 요인이 있다.

■ 인구증가 : 2012년 70억 명이상, 2050년 100억 명 예상

■ 노후하고 비효율적인 건축물의 영향 : 건축물은 선진국의 경우 이산화탄소의 45%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기존건축물의 약1%정도가 새롭게 지어짐. 한국의 경우 약 2% 정도가 신축에 해당됨

■ 소비자 수준 상승 :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저개발국가의 도시화율은 급속히 상승하고 있고 이에 상응하는 냉난방장치, 다양한 전자기기, 자가용의 증가, 가정에서의 편리성 증대 등

화석연료의 사용과 온실가스의 배출은 지역마다 큰차이가 난다. 미국은 주로 교통에 이용되는 석유와 가정용 난방에 이용되는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킨다. 또한 문화적으로 일인당 사용면적이 넓어 일인당 탄소배출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동유럽국가와 중국은 석탄소비가 심각한 문제이다. 중국은 에너지의 약 70%를 석탄에 의존하고 있으며 2006년 이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45%가 건축물의 재료, 시공, 유지관리에서 나오며 약 25%가 사람과 물자를 수송하는 교통에서 나온다. 즉, 도시와 건축물은 이산화탄소 배출의 70%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지구온난화의 주요원인이라 할 수 있다.

향후 100년 후 온난화 추정치는 1.5에서 4℃까지 폭이 넓다. 건축물의 수명이 보통 50~100년 정도임을 감안할 때 오늘날 설계되는 건축물과 도시는 미래의 매우 다른 기후환경 속에서 버텨야 할 것이다. 100년 뒤 해수면은 약 1미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변화와 정치적 대응

지구온난화는 정치인, 설계자, 건설산업, 인류 등에게 불편한 진실이다. 또한 해수면 상승과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동식물에게도 어려운 현실이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와 함께 산업, 농업, 어업이 의존하고 있는 생태계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근본적으로 도시화의 결과이지만, 배출의 정도는 다양한 요소들. 즉, 기후, 토지이용패턴, 밀도, 생활방식, 인구 등에 의해 결정된다. 단일토지이용의 교외단독주택과 복합토지이용의 근린주구는 에너지효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다르다. 즉, 인구밀도가 중요한 쟁점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대중교통은 비교적 밀도가 높아야 가능하다. 밀도가 높고 다양한 토지이용패턴의 도시는 전형적인 교외도시와 비교해 탄소배출량이 매우 적다. 바로 이점이 지역마다 일인당 탄소배출량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이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형태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세계 1인당 평균에너지 이용은 1900년 0.6kw에서 2009년 2.6kw로 올라갔다. 그로인해 인구수와 기대수명도 증가하였다. 수명이 늘어날수록 더 많이 소비한다. 인구증가에 의해 생긴 문제점은 다양한 종류의 자원소비와 폐기물사슬 문제와 연관되어있다. 인간은 자원부족과 환경오염으로 새로운 자원공급을 제한 받을 수 있다. 건축계는 폐기물을 잠재적 에너지원 또는 미래의 건축재료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자원과 폐기물 문제에 대한 새로운 설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2006년 영국 런던 경제대학의 니콜라스 스턴(Nicholas Stern)경은 기후변화문제에 대해 ‘기후변화의 경제학에 대한 스턴의 보고’라는 보고서를 영국 정부에 제출하였다. 그의 보고서에 의하면, 2060년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약 2억 명이 이주하고 전세계의 생물종의 약 40%가 멸종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한 지구온난화는 세계성장을 2~3%씩 후퇴시키고 지구 평균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경제는 비슷한 비율로 쇠퇴할 수 있다고 추측하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재생에너지와 효율적 수송기술의 추구,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확대시행, 삼림파괴방지, 녹색일자리에 선제적 투자, 200억 원 녹색기금 조성으로 신흥국 원조 등을 주장하였다. 스턴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는 경제의 불황을 가져오고 지속가능한 경제와 사회는 불가능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영국정부뿐만 아니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13514(녹색기술에 대한 지자체지원과 공공청사에서의 재생에너지 이용에 대한 연방장려금)에 영향을 주었고 미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적 협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도시의 문제

지구온난화에 의한 환경피해는 기온상승, 공기질, 수질오염, 질병, 식수부족, 에너지부족 등의 형태로 도시의 문제가 될 것이고 지속가능성을 낮출 것이다. 전세계인구의 도시유입은 주택, 토지, 물, 에너지, 폐기물 수용력 등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세계인구의 50%이상은 도시에 살고 있으며 2050년쯤 인구의 70%는 도시에 살 것으로 추측된다. 이로 인해 설계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도시의 문제들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신기술과 새로운 설계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과제는 기술을 자연에 순응시키는 환경적 통합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더 많이 소비하고 오염시킨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일건축물에서 도시설계로, 단순한 설계 대안에서 지속가능성과 같은 복합한 것으로 이윤추구보다 윤리문제로 관심사를 변경해야한다. 지금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2%의 경제성장과 100억 명의 인구를 가정할 때 2050년에 2000년 기준 4배의 환경적 압력을 받을 것이다.

도시환경(Built Environment)의 위기

2010년 전후로 세계 각처에서 심각한 홍수의 증가에 의해 건축, 도시, 기후, 농업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해졌다. 기후변화, 도시팽창 등에 의한 복합적 영향으로 이상강우량을 흡수할 수 있는 도시의 토지 수용력이 상실되었다. 동시에 강우는 더욱 집중적이고, 국지적이며, 불규칙적이 되었다. 이에 따라 건축물과 도시기반시설은 새로운 최대 강우량을 흡수하고 곡물과 수계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도시의 단단한 표면은 지속가능한 도시 배수시스템(Sustainable Urban Drainage System, SUDS)을 이용하여 스펀지처럼 우수를 흡수하고 점진적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체되어야 한다. 지금의 단단한 도시의 표면은 우수가 지하대수층까지 스며들지 못해 도시주변 강의 골짜기를 침식시킨다. 이로 인해 유속은 빨라지고 제방을 허물어 도시는 침수된다. 강의 유속이 2배 커질수록 파괴력은 4배로 증가한다.

역사적으로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해안에 입지하였다. 무역과 해상의 교통수단에 대한 요구로 해안 도시들이 성장하였다. 런던, 함부르크, 로테르담, 뉴욕, 동경, 홍콩, 싱가포르, 서울 등 큰 도시들은 큰 강의 하구와 해안에 입지해있다. 이런 도시의 공통적인 과제는 홍수방지를 위한 도시설계와 도시기반시스템의 구축이었다. 하지만 해수면의 상승과 도로의 범람으로 도시기반시설, 비옥한 토지 등을 상실할 지도 모른다.

2050년에 이르면 세계의 에너지수요는 지금의 두배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많은 부분이 화석연료에 의존하겠지만, 태양열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비중도 지금보다 커질 것이다. 그 때쯤 에너지비용에 대한 압력과 에너지안보에 대한 큰 부담이 생길 것이며 지구온난화의 결과는 지금보다 분명하게 현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중국, 브라질, 인도 등과 같이 산업화가 진행 중이고 에너지수요가 증가하는 국가들은 건축산업에 재생에너지 정책을 적극 장려해야한다. 에너지와 기후변화문제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울 개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유엔 밀레니엄 발전목표(The UN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는 정치적, 지역적, 문화적 경계를 넘는 환경적, 사회적 협력관계를 추구한다. 여기에서 건축 직종이 가질 수 있는 목표는 도시인프라공급을 통해 사회여건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도시인프라영역에서 건축과 도시설계의 분명한 역할이 있으며 설계자는 기술발전의 최일선일뿐만 아니라 지역의 환경적 개선과 사회적 발전을 위한 건축물과 도시를 설계하고 저개발국가에 원조지원형 개발에도 참여할 기회를 찾아야한다.

글. 왕정한 Wang, Jeonghan

(주)건축사사무소아라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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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과 BIM

The 4th Industry Revolution and BIM

지금 우리는 3차 산업혁명인 정보화 시대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BIM도 건축사에겐 새로운 패러다임인데, 4차 산업혁명까지… 혹자는 너무 버겁다는 생각을 가질지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IoT(Internet of Things),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로보틱스(Robotics), VR(Virtual Reality), AR(Augmented Reality), 3D 프린팅, 빅데이터(Big Data), AI(Artificial Intelligence), 웨어러블 기술 (Wearable Technology) 등을 들 수 있다. 사실 BIM도 4차 산업혁명의 한 요소기술로 볼 수 있다. 모든 요소기술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통합 또는 서로 연계되면서 함께 발전하는 선상에 있기 때문에 이들과 BIM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BIM 연재의 마지막인 이번 호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들과 BIM이 건축사의 업무에 어떻게 연계되어 활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AR(Augmented Reality)BIM

AR(증강현실)은 간략히 말하면 “실세계에 3차원의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두산백과 2017) 이다. 예를 들면, 파리 한복판에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AR 앱을 이용하여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비추어지는 주변건물들의 정보를 바로 조회할 수 있다. 또한 내가 바라보는 방향을 중심으로 근처에 있는 식당을 조회하고, 이 중 한 곳을 선택하면 그곳까지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AR의 기본원리는 GPS를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좌표)를 파악하고 모바일기기가 향하는 방향을 인지하여 자신이 보고 있는 실세계에 관련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부터 검색하여 연계하는 것이다. 그 정보는 단순정보 뿐만 아니라 BIM과 같은 3차원 가상정보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으로 연계될 수 있다.

AR의 건축에 대한 응용은 기획에서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기획단계에서는 실제 대지위에 건축물이 들어서게 되면 어떤 모양이 될지, 현재 건축물을 리모델링하게 되면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등을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 실내 공간에서 가구에 대한 배치계획이나 인테리어의 대안 검토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시공단계에서는 시공사진과 BIM Model을 연계시켜 공사에서 누락되거나 설계와 다른 부분이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유지관리 단계에서는 카메라를 통해 시설 장비를 인지하고 사용 매뉴얼이나 방법을 검색하거나 시설물의 이력관리 그리고 자산관리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건축물 하나만 놓고도 AR의 응용분야는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을 정도이다.

Wearable TechnologyVR, 그리고 AR

VR(Virtual Reality) Device, Smart Watch 또는 Band, Smart Helmet, Smart Glasses 등이 웨어러블 기술의 대표적 예이다.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점점 작아져 이제는 사람 몸에 더욱 밀착된 형태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VR 장치를 통해 사람들이 직접 가상공간 안에 들어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설계안을 BIM으로 만들고 VR 모델을 추출한 후 VR장비를 통해 설계된 공간을 직접 느끼고 재료나 색깔 등 여러 가지 대안을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다.

Smart Glasses나 Smart Helmet을 이용하면 위에서 언급한 AR과 BIM의 연계를 더욱 밀접하게 체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실제 지어진 건축물을 Smart Glasses를 통해 보면서 BIM 데이터와 연계하여 색깔이나 재료를 변경하거나 가구배치를 달리해 볼 수도 있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고객을 더 만족시킬 수 있고 건축 서비스의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다. 시공단계에서 발생하는 설계변경은 재시공까지 이어져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 수 있다. 하지만 VR을 이용하면 설계단계에서 재설계에 소요되는 시간만큼의 인건비로 여러 가지 대안 검토를 충분히 실시하여 고객이 원하는 건축설계안, 색상, 재료 선택 결정 등을 도출할 수 있고 시공단계에서의 설계변경을 최소화할 수 있다. 건축사는 이런 기술을 이용하여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설계비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CAVE (Cave Automated Virtual Environment)

Head Moundted Display(HMD, 머리탑재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VR은 사람으로 하여금 가상현실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반면 장치 안에 폐쇄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협업은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개발된 장치가 CAVE이다. CAVE는 가로세로 약 3m 내외의 공간에 정면, 좌우, 그리고 바닥면 등에 크고 고정된 스크린을 설치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실제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면서 여러 사람들이 그 느낌을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특징이 있다. 아래 그림처럼 CAVE를 이용하면 건축사는 고객에게 건축설계안을 훨씬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고객과의 설계안 도출에 대한 회의를 CAVE로 하면 고객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그리고 대안검토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Cloud Computing Virtual Project Organization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환경은 데이터는 인터넷상의 서버에 저장하고 어디서든지 모바일이나 컴퓨터 등 다양한 기기를 이용하여 여러 사람과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BIM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서 작업할 수 있다. 라이센스 비용은 사용한 만큼 내고 데이터도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다. 데스크탑 컴퓨터를 통해 작업하던 BIM데이터를 사무실 밖에서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인터넷을 통해 바로 접근할 수 있다. 건축설계안을 고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제 노트북을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 모바일기기나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설계안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여러 건축사사무소간 프로젝트별로 그리고 한시적으로 Virtual Project Group을 만들어 협업할 수 있다. 심지어 협력업체까지 포함해서 서울, 부산, 광주, 뉴욕, 파리, 동경 등에 있는 다른 기업들과도 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VR을 통한 협업도 가능하다. 뉴욕에 있는 건축사와 서울에 있는 건축사가 가상공간내에 들어와서 공동 설계안에 대한 협의도 진행할 수 있다. 1인 건축사 사무소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지방에 있는 건축사사무소간 특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가상 합동 사무소를 구축해서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다.

다만,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보안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하다. 클라우드 서버에서 작업 중인 현상설계안이 누출되거나, 누군가 서버를 해킹해서 작업을 지연시킨다면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사용하고자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데이터 보안 및 백업 그리고 해킹 방지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지를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3D PrinterBIM

3D Printer는 건축모형 제작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시공과정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비선형 형태의 디자인이나 복잡한 디자인의 경우 3D Printer를 이용한 모형제작의 효과는 특히 크다. 시공단계에서 3D Printer는 콘크리트성의 특수재료를 이용하여 적층식으로 프린트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3D Printer를 이용하여 24시간 내에 10 채의 집에 대한 골조 시공을 완료한 사례가 있을 정도이다. 3D Printer는 설계단계에서 모형 제작은 물론, 건축물 골조 전체를 시공하거나 곡면 벽체와 같이 일부분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은 연구 차원이지만 로봇과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행성에 있는 재료를 채취해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 3D Printer와 로봇의 통합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BIM을 통해 설계정보가 확보되고 시공순서와 방법에 대한 알고리즘에 따라 로봇이 건설하는 또는 건설을 보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위험도나 정밀도가 요구되는 고난이도의 시공부분에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DroneBIM

드론(Drone) 또는 UAV(Unmanned Aerial Vehicle, 무인항공기)는 3D 지형모델이나 재개발 구역의 현재 상황을 3차원으로 모델링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드론 측량은 항공측량에 비해 해상도와 정밀도가 훨씬 더 뛰어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드론 측량의 절차는 먼저 드론의 비행경로를 설정하면 그것에 따라 드론이 비행촬영을 하고, 이후 지상에 설정된 기준점 측량 정보와 촬영된 사진들을 이용하여 3D모델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림 참조). 드론을 통해 정확한 지형모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위에 BIM을 얹어 설계안을 검토할 수 있다. 또한 도시계획 및 설계, 재개발계획 등에도 드론을 통해 기존 상태를 모델링하고 개발 이후의 모습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토할 수 있다.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BIM의 연계

GIS와 BIM이 통합되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Autodesk의 Infraworks를 들 수 있는데, GIS와 3D Model, 2D CAD, Raster 이미지 등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모델기반의 도시 및 도로, 상하수도, 교량 등 도시 인프라 시설에 대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도시계획이나 지구개발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 검토를 수행할 수 있다. 아래 그림은 도시정비사업 이전의 주변지형과 건축물을 GIS Data파일로 받아서, 정비사업 이후의 건축물 계획에 의한 배치를 검토하고, BIM 모델로 된 설계안을 프로그램으로 불러들여 대안 검토, 용적율 분석, 일영분석 등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조경설계에서도 시각화를 통해 의사결정에 활용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지구에 대한 대안검토, 환경영향분석, 교통량 분석, 주변 건축물과 조화 등 여러 가지 관점에서 검토를 지원함으로써 개발지역에 대한 이슈나 민원해결 등에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IoT와 건축물, 그리고 스마트 도시

IoT(Internet of Things)는 사물인터넷이라고 불린다. IoT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센서와 통신기능으로 구성된다. 미국 가트너(Gartner)사에 의하면 2020년까지 전 세계에 260억개의 IoT가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IoT의 요소기술은 정보, 전자, 통신이 융합된 것이지만 그 사용목적와 분야를 보면 건축물이나 도시에 관련된 서비스도 많기 때문에 수 년내에 우리나라의 건축물과 도시에도 각종 IoT 모듈이 뒤덮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따라서, 건축사 관점에서도 IoT를 이용하여 건축물이나 도시 공간에서 어떻게 사용자의 다양한 편의성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아파트에 적용되고 있는 월패드(Wall Pad)와 무인검침기 등은 IoT와 사용자의 모바일장치를 통해 통합 제어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 할 것이다. IoT가 융합된 건축물은 AI기반 기술에 의해 보안, 에너지 관리, 환경관리 등이 통제될 것이며, 주택에 대한 주거와 생활의 편의를 높이는데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IoT 기술을 이용하여 어떻게 건축물을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설계단계에서부터 필요해 질 것이다. TV 스크린은 거울이나 창호 유리와 점점 더 일체화되어가고 있듯이, 자재도 더 스마트화 되어가고 있다. 어떤 부분에 IoT와 연계된 스마트화된 자재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제는 자동차산업에서도 전기차가 개발되고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사업이 커지고 있듯이 IoT가 건축물에 차지하는 비율도 커져갈 것이다. 이제 건축물의 뼈대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신경망을 고려하여 설계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IoT의 등장은 건축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시 수준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신도시개발은 물론 도시재생에 있어서도 IoT를 이용하여 교통, 안전, 환경, 에너지, 도시기반시설 관리 등 도시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고 쾌적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IoT를 통해 수집되는 각종 정보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안전 그리고 쾌적한 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어디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어떤 부분에 불균형이 있는지 파악함으로써 도시 관리 정책 개발에도 반영될 수 있다.

Big Data, AI(Artificial Intelligence), 그리고 BIM

Big Data란 일반적인 데이터베이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방대한 데이터량을 바탕으로 패턴, 경향, 연관성 등을 추론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Big Data를 이용하여 인공지능을 학습시킴으로써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예측이나 통제, 대응 등을 가능케 한다. Google의 알파고(Alphago)나 IBM 왓슨(Watson)이 대표적인 예이다.

앞서 언급한 IoT 기술을 통해 수집된 건축물이나 도시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면 Big Data를 구축할 수 있으며, 건축물이나 도시를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존 데이터 분석함으로써 어떻게 하는 것이 최적화된 환경관리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을 통해 건축물 통제 시스템이나 도시 환경 관리 시스템 등을 학습시킬 수 있어 24시간 내내 보다 쾌적한 환경개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바둑 천재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고 여러 건축사들이 건축설계분야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들은 건축설계는 법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건축물 설계프로세스에서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인공지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대 이상진 교수는 건축사들이 인공지능을 경쟁자가 아니라 도구로서 봐야 함을 강조했고, 박용묵 건축사는 2016년 4월 1일자 건축문화신문을 통해 건축사들이 컴퓨터에 종속되지 않고 컴퓨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은 건축설계에서 설계안을 보다 효과적으로 나타낼 단면선을 결정해 주고, 간섭이 발생하는 공간과 그에 대한 해결책 제시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사선제한이나 법규검토를 통해 건축설계가 가능한 공간과 면적을 산출해 줌으로써 건축사의 설계시간을 대폭 감소시킬 것이다. 예를 들면, 주어진 건축대지에서 AI가 여러 가지 법규와 조례 검토를 수행하고 대지에 설계 가능한 공간을 추출하여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취향을 근거로 고객이 좋아할만한 새로운 재료나 제품을 검색하고 색상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자재에 대한 선택권이 건축사에게 주어진 시대에서 AI는 건축사들의 훌륭한 보조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BIM 연재를 마치며

작년 건축사협회 관계자와 이야기 도중 우연히 연재를 맡게 됐다. 부담감 백배로 매월 마감시간을 겨우겨우 맞추느라 허둥된 지 벌써 5개월이 됐다. 하지만 지난 5회 동안 BIM 연재를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또 건축사들에게 BIM을 얘기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명예롭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치며 몇 년 전 필자의 연구실에서 건축사를 비롯하여 발주자, 시공자, 기술자 등 300여 명의 이해당사자들을 대상으로 BIM에 대한 인식조사를 연구한 것이 다시 생각난다. 이 연구에서 건축사를 포함한 대부분 응답자들은 BIM은 앞으로의 가야할 방향이고 BIM을 통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정작 응답자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BIM기반으로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주저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건축사들이 가장 보수적인 반응을 보였다. BIM이 배우기 어렵고, 자기 업무에 활용할 자신이 없고, 투자대비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자신의 업무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분명 귀찮고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며 비용도 들어가기 때문에 쉽지 않다. 물론 BIM 소프트웨어 자체도 건축사들이 쉽게 도입할 수 있을 만큼 초기설계단계에서 활용성, 도면화의 용이성을 더 확보해야 한다. 제도나 규정도 BIM 성과물로 대체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발전과 개선에 대한 노력은 지금도 아주 천천히 하지만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지난 2007년 즈음에는 BIM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BIM을 도입 또는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건축사의 BIM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진상윤 교수

한국BIM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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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가장 특별한 선물은 바로 당신

In May, the most special gift is YOU

5월의 달력을 넘겼다. 징검다리 연휴가 기다리고 있고 유난히 많은 기념일들이 기록되어 있다. 5월 첫 날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19대 대통령 선거일, 유권자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5.18민주화 운동기념일, 발명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 방재의 날 그리고 31일 바다의 날까지 5월의 거의 반이 특별한 날이다. 어떤 날은 어렸을 적에 손꼽아 기다렸던 날이다. 다른 어떤 날은 입 밖에 내서 말하면 좌파로 몰릴 수도 있었던 날이다. 또 다른 날은 평생 한 번 떨리는 마음으로 기념하던 날이다. 그 중 어떤 날은 애틋하게 기억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의무감으로 선물을 사기도 한다. 더 많은 날들은 그냥 아무 느낌 없이 흘려 보낸다.

큰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 되던 해 어린이날, 나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아이에게 작은 선물과 카드를 건넸다. ‘대학 졸업해서 독립할 때까지는 어린이날 선물 해줄게’라고 약속까지 했다. 아이가 성장해 가는 것이 대견하면서도, 훌쩍 자라 엄마 손길이 필요 없는 어른이 되는 것이 조금은 섭섭해서 한 행동이었다.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에 들어갔을 때도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어린이 날 선물 뭐 사줄까?’하고 물었다. 꼭 필요한 운동화나 바지 한 벌을 사주면서 ‘이거 어린이날 선물이야!’라고 생색을 내기도 했다. 다 큰 청년이 된 아이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엄마의 억지를 기꺼이 받아 주었다.

여기 어린이날을 기념한 레고 TVCM이 있다. 광고에는 엄마나 아빠와 놀고 있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아이들은 거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아빠의 몸을 테이프로 감아 바닥에 붙인다. 걸리버가 소인국에 갔을 때 소인들이 걸리버를 밧줄로 묶어 끌고 가는 동화책의 그림과 비슷하다. 다음 화면에는 아빠의 얼굴에 립스틱을 바르는 딸아이가 등장한다. 아빠는 분홍색 발레복을 입고 딸과 함께 발레 동작을 하기도 한다. 광고는 부모와 아이가 물안경을 끼고 커다란 종이 박스에 들어가 하늘을 나는 기분을 내고, 침실 벽과 천장에 야광 별을 가득 붙이고 누워 우주에 있는 기분을 내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아이와 같이 놀면서 부모는 동심으로 돌아가고 아이는 활짝 웃는다. 그리고 나레이션이 흐른다. 이번 어린이날에는 아이에게 ‘함께 있는 시간’을 선물하라고.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부모와 함께 노는 시간이 귀중한 선물이라는 뜻이다.

카피는 잊어버렸던 상상의 세상을 아이랑 놀면서 다시 경험하는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자막)         너에게 배운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법을

                  새로운 나를 만나는 법을

                  종이박스로 세계여행 하는 법을

                  침실을 우주정거장으로 바꾸는 법을

NA)           아이가 없었다면 몰랐을 세상,

                  이렇게 소중한 것들을 알게 해줘서 고마워 얘들아!

자막)         THANK YOU, KIDS

NA/자막)  이번 어린이날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선물하세요.

레고 TVCM 카피(2016. 5월)

사무실에 매여 있느라 방치했던 내 아이의 어린 시간들이 아프게 떠오른다. 유난히 야근과 휴일근무가 많은 엄마를 둔 탓에 내 아이들은 오랜 시간 동안 도우미의 손에 맡겨져야 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일터에 있는 많은 저녁을 돌보는 이 없는 집에서 저희들끼리 보내기도 했다. 어린이날이라고 예외였을 리가 없으니, 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선물을 주지 못하는 엄마였다.

이번에는 어버이날에 만들어진 한 죽 체인점의 인터넷 바이럴 영상을 보자. 참가자를 선정해 부모님을 위해 정성 가득한 한 끼를 직접 준비하게 하고, 그 모습을 몰래 카메라에 담은 4분 50초나 되는 긴 영상이다. 영상은 처음에 자식들에게 어버이날 부모님을 위해 어떤 선물을 준비했냐고 묻는다. 현금을 좋아하신다는 대답,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다는 대답이 나온다. 다음에는 부모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무슨 선물을 받고 싶으냐고 묻는다. 자식들의 전화를 받은 수화기 너머의 엄마와 아빠들은 예외 없이 ‘필요한 게 없다’거나, 자식에게 좋은 일이 선물이라고 말한다. 자식의 존재가 이미 선물이라고 말하는 아빠도 있다.

NA)           어버이 날 특별한 선물 준비하셨나요?

딸1)           현금을 좋아하셔서…

아들1)       여행을 보내드리는 게…

딸2)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어요.

딸3)           명품 백…

아들2)       직접 쓴 편지하고 식사 한 끼…

딸3)           몸에 지닐 수 있는 물건…

딸4)           그래도 현금을 좋아하실 것 같아요.

NA)           부모님은 어떤 선물을 받고 싶어 하실까요?

딸1)           곧 있으면 어버이 날이잖아?

아들2)       필요한 거?

엄마1O.V) 없어.

아빠1O.V) 꽃이나 하나 달아 줘.네가 만들어서.

아빠2O.V) 희소식!

아들1)       저의 희소식?

아빠2O.V) 응

엄마2O.V) 그냥 뭐 너랑 데이트라도 하면 되지.

아빠3O.V) 풀잎이 자체가 선물인 걸!

본죽 바이럴 영상 카피(2016. 5월) – 1

질문과 대답이 끝난 뒤, 2명의 딸은 부모님을 위해 죽을 만든다. 엄마를 나오라고 해놓고 레시피를 적은 노트를 보며 서툴게 재료를 썰고 볶고 끓이는 자식들. 죽을 끓이며 레시피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니 거기에는 참가자의 엄마가 손수 적은 손편지가 들어 있다. ‘사랑하는 딸’이라는 엄마의 글씨를 보자마자 딸들의 눈가에는 대뜸 이슬이 맺힌다. ‘늘 사랑하고 너의 삶이 별같이 빛나기를’ 바란다는 글귀에 결굴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어느새 문을 열고 들어온 엄마 품에 안긴다.

자막)         엄마를 위한 이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NA)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서툰 솜씨지만 정성을 다해 요리합니다.

자막)         어버이날 선물이 시작됩니다.

NA)           어머니의 특별한 선물이 시작됩니다.

본죽 바이럴 영상 카피(2016. 5월) -2

몰래 카메라는 사실 엄마가 딸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던 것이다. 엄마와 딸은 다정하게 앉아 딸이 서툴게 끓인 죽을 먹는다. 두 사람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어린다. 그리고 ‘일년에 한 번 어버이날, 부모님께 가장 특별한 선물은 바로 당신’이라는 메시지가 흐른다.

엄마O.V)       근본적으로 엄마하고 딸하고 사랑은 변함이 없고, 한이 없고…

엄마 입장에서는 늘 더 못 줘서 한이죠 뭐.

NA)               몰래 카메라 역시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은 부모님이

자식들에게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아직도 특별한 선물을 고민하세요?

1년에 한 번 어버이날,

부모님께 가장 특별한 선물은 바로 당신입니다.

어버이날 특별한 날을 선물하세요.

어버이날 특별한 나를 선물하세요.

본죽 바이럴 영상 카피(2016. 5월) -3

어린이날에도 어버이날에도 제일 특별한 선물은 부모가, 자식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같이 웃고 같이 먹고 같이 얘기하며 시간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비록 상업적인 광고지만 레고와 본죽의 광고를 보고 ‘어버이날 무슨 선물을 살까?’하고 고민하던 마음을 내려 놓았다. 대신 아이들과 엄마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를 고민하기로 했다. 동네 목욕탕에 가서 엄마의 등을 밀어 드릴까? 기차를 타고 엄마 고향에 다녀오는 것도 좋겠지? 내 마음 속에선 ‘영원한 어린이’인 장대 같은 아들들에게는 엄마표 파스타를 만들어 줘야겠다. 어버이날엔 할머니 댁에 같이 가는 게 엄마한테 하는 효도라고도 일러야겠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부모이다. 따라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선물이다.사랑하는 이에게 ‘나’라는 특별한 선물을 아끼지 말고 퍼주는 오월이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글. 정이숙 Jeong, Yisuk ┃ 카피라이터 ┃ (주)프랜티브 이사

 

레고 TVCM 유튜브 링크

본죽 바이럴 영상 유튜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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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이 참가하는 지속가능한 공원경영_도쿄 미나미이케부쿠로(南池袋公園) 공원

Sustainable Park Management based on Citizen Participation_Minami-Ikebukuro Park, Tokyo

최근, 일본에서는 도시공원 재생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브라이언트 파크가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는데, 좋은 공원이 만들어지면서 주변의 가치가 올라가고 주변의 부동산 가치가 올라간다는 인식이 검증되고 있으며 각 지자체는 새로운 공원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일본 도시공원법에 의하면 공원 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시설은 공원면적의 2%까지 허용했고, 뿐만 아니라 설치관리자의 계약기간을 10년 이하로 한정했다. 이는 지하철역에 있는 자그마한 점포 정도의 매우 작은 크기로 지금까지는 공원에서는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 어느 사업자도 실제로 영리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았다. 그리고 공원에서는 일부만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영리사업은 공원의 공공성에 위배된다는 기조아래 금기시되어 왔다.

하지만, 올해 2월에 일본 정부는 새로운 도시공원법의 개정안을 발표했다. 노후화된 도시공원을 민간 사업자에 의한 재정비와 활용을 촉진하는 이른바 「도시공원의 재생・활성화」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워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보육원 등의 복지시설을 설치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사업자에 의한 ‘공공환원형 수익시설의 설치관리제도’를 창설하여 카페와 레스토랑 등의 수익시설의 설치관리자를 민간사업자의 공모를 통해 선정하되, 설치관리자의 허가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했고 시설건폐율 또한 공원면적의 2%에서 그 이상 가능하도록 규제완화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를 가져오게 한 대표적 모델사업으로 작년 4월에 오픈한 도쿄 토시마구에 위치하는 미나미이케부쿠로 공원의 정비사업을 들 수 있다. 본 공원은 공원의 재정비 및 재생을 통해 불량자와 홈리스들이 즐비하던 어두운 공간에서 누구든 일상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공원으로 변모됐고, 하나의 ‘도시의 리빙’으로서 도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공원의 재생사업 경위

이케부쿠로역에서 반경 500m내에 위치하는 미나미이케부쿠로 공원의 주변은 윤락업소가 즐비하여 치안이 좋지 않고 조직폭력배들의 사무실들이 산재해 있는 지역이었다. 특히, 주변에는 절들이 많이 위치하는데,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폭격에 의해 주변 절들이 파괴돼 전쟁 후 구획정리사업을 통해 주변의 절들을 집약시켰다. 그 결과 남은 공간에 공원을 만들었던 것이 본 공원의 형성배경이다. 이외 주위에 상점가가 즐비해 있는데 이들은 집객을 위해 매주 각종 이벤트를 공원에서 실시했다. 하지만 절 또한 주말에 이 공원을 활용하고자 하면서 상점과 절, 서로간의 관계가 소원해 졌다. 결국 모두를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공원으로 전락해 불량자 또는 홈리스들이 모이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이런 가운데, 도쿄전력이 노후화된 변전소를 재정비하고자 부지를 찾았고, 토시마구는 이를 계기로 공원의 재정비를 계획하게 된다. 5년간의 변전소 지하공사를 포함하여 8년간 공원을 폐쇄해 새로운 공원의 재생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토시마구는 2015년에 고층주택맨션 복합형 시청사의 건설로 큰 이슈가 되었었는데, 그 당시에 랜드스케입을 담당했던 히라가 타츠야씨가 구청장의 권유로 전체 공원계획 프로듀스를 담당했다. 그는 계속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의견충돌로 정리가 안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던 홈리스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서 공원 상의 카페를 제안했다. 즉,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드나드는 활기찬 공원을 만들어 불량자가 찾기 힘든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다만, 공공사업이기에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했으나, 일부 기업의 돈을 벌기 위한 방법으로 공공재원을 쓸 수 없다는 이유로 계속적으로 불발됐다. 이 시기에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였고, 수도권 두 번째 규모인 이케부쿠로역의 마비에 따른 귀택불능자)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이 시설을 카페만이 아니라 민간기업이 행정을 대신하여 몇 일간의 식량을 지원하는 등의 영리목적이 아닌 재해지의 협력자로서의 자리매김하였고 이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 실현 가능하게 되었다.

■ 지속가능한 공원경영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

상기한 바와 같이 절과 상점가 간의 의견충돌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공원에 인접해 있는 상점가, 자치회, 토지소유자, 학식경험자 그리고 카페 출점자, 토시마구의 대표자가 모여서 공원의 운용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미나미이케부쿠로공원을 좋게 하는 회」라는 플랫폼 조직을 만들었다. 불량자의 입거, 고성집회행위 등 행정에서는 형평성의 관점에서 쉽게 반대할 수 없는 부분을 지역 조직이라는 새로운 공원운영조직형태를 통해 지역 공익의 관점에서 반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공원 이벤트 등을 실시할 시 최종적으로 구청장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반드시 본 조직의 허가를 거쳐야만 실시 가능하도록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하였다.

지역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역재원이 필요한데, 이를 마련하기 위해서 레스토랑 카페의 매상의 0.5%를 지역 환원비로 지급받아 활용하고 있다. 이를 잘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출점자를 유치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본 공원에서는 최근 일본의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스타벅스 등의 대기업을 피하고 지역 내에서 지역에 애착을 지니고 운영을 하고자 하는 자를 공공사업 프로포절 방식으로 채용하였다. 스타벅스와 같은 대기업은 건물 또한 직접 건설하고 관리 운영을 자립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행정의 입장에서는 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본 공원의 입지적 특성상 기업의 의사결정에 치우치는 대기업이 아닌, 지역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지역 내 출점자를 우선시 하기로 했다. 채택된 출점자는 현재 매상의 0.5%를 지역조직에 지불하고 있고, 이와 행정의 공원관리비를 합산하여 공원잔디 관리와 화장실 일일청소 등을 실시하고 있다.

건물 1층의 카페 규모는 공원면적의 2%로 기존의 도시공원법에 따르고 있지만, 2층은 교양시설로 월1회 워크숍 실시를 조건으로 1층과 같은 규모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도시공원법 상에는 시설면적이 공원면적의 2%라는 규정이외에는 어떠한 세세한 규정이 없는 것이 사실이고, 교양시설 내에서 상업활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최종적으로 토시마구가 도시공원법 하에 다양한 룰을 지정했고, 2층 교양시설 기능 및 활용방안을 사업자와 행정이 협정을 체결하여 실현하고 있다.

공원 또한 하나의 오브제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하던 시대에서 민간의 제안에 따른 다양한 활용공간으로 사용방법이 변모해가고 있다. 특히, 고밀한 대도시의 도심부에서의 공원은 오아시스와도 같은 공간이다. 성장에서 성숙된 사회로 변화되는 가운데, 녹지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도시의 새로운 녹지공간의 활용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공원을 만들어가고 있는 미나미이케부쿠로 공원은 선도적 사례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된다.

송 준환 야마구치국립대학 공학부 조교수

 

<참고문헌>
  • 株式会社ランドスケープ・プラス, 南池袋公園 消滅可能性都市が掲げる持続可能な公園経営,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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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하는 디자이너 디터람스, Part III

Dieter Rams, Designer als Architekt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한 청년이 있었다. 이 청년은 매일 저녁 일과 후, 그의 아버지와 함께 공방에 앉아 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자연의 법칙을 공부하는 청년에게 공방의 일상을 공유하는 아버지와의 대화는 분명 다른 세계였을 것이다. 그런 아버지가 청년에게 공방을 물려받을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다. 여기서부터 이번에 이야기할 Vitsoe와 디터 람스(Dieter Rams)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청년은 후반에 언급될 닐스 비트소(Niels Vitsoe)나 디터 람스(Dieter Rams)가 아닌 1950년대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ain)근처에서 공부하던 조용한 성격의 오토 자프(Otto Zapf)였다. 그는 대대로 공방을 이어온 가문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언제나 공방안에서 수많은 공구와 자재더미 사이에서 자라왔다. 그는 스스로 회고하기를, 아버지의 공방에서 나오는 먼지와 케케묵은 냄새가 싫어 고등학교 졸업 후 전혀 다른 전공인 물리학을 선택했다고 회고한다. 그렇게 시작한 물리학은 그에게 다른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된다. 자연의 법칙을 숫자로 표현하는 학문이라 생각하는 그에게 물리학은, 아버지가 만들어내는 가구의 수치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이후 그는 아버지의 공방을 물려받는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은 훗날, 독일의 디자인 역사에서 디터 람스가 전후 독일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계기가 된다. 독일은 1945년 전쟁에서 패한 이후, 혼란의 시기를 딛고 재빨리 경제를 일으키는 부흥의 시대로 돌입한다. 전쟁 물자를 생산하던 공장은 체제를 전환해, 사회에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은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공급의 원동력에 디자인을 간과하지 않고 중요시했다. 당시 1950년대 이후에는, 독일 세 곳의 도시에서 디자인을 기반으로 산업을 일으킨 디자이너들이 등장한다. 슈튜투가르트(Stuttgart)에서는 미스 반데 로에(Mies van der Rohe)의 제자 헤르베르트 히르쉐(Herbert Hirche), 울름 출신의 한스 구겔로트(Hans Gugelot), 그리고 바로 독일 에쉬본(Eschborn)출신의 디터 람스와 오토 자프가 대표된다. 디터람스와 오토 자프의 인연은 테니스로 시작한다. 평소 테니스를 즐겨하던 오토 자프가 운동을 자주 같이 하며 건축을 하는 롤프 슈미트(Rolf Schmidt)의 소개로 디터 람스를 자신의 공방에서 만난다. 당시 이미 브라운에서 일을 하고 있던 그에게 관심이 있던 오토 자프는 알류미늄 레일을 기반으로 한 선반 가구를 만들 아이디어를 전달한다. 디터 람스는 그의 큰 그림과 아이디어에 놀라움을 갖게 되고, 함께 작업하는 것을 약속한다. 초반에는 재료를 다루는 법을 디터 람스가 전달하고, 그의 정보에 가구를 사용할 수 있는 기초를 심는 작업을 오토 자프가 담당하였다. 1957년 둘은 함께 쾰른에서 개최된 가구 박람회에 참가하여, 그들의 선반 가구들을 전시하는 기회를 가졌다. 여기서 덴마크 출신의 사업가, 닐스 비트소가 이들이 가지고 나온 가구의 가능성을 알고, 정식 사업을 제안한다. 1959년 이후, 디터 람스와 오토자프는 10년여간을 같이 하면서, ‘Vitsoe + Zapf’를 독일의 대표 디자인 회사로 성장시킨다. 시장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디자인을 양산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관계가 항상 원만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토 자프는 당시 회고하기를,

당시 브라운에서 근무를 마치고, 저녁에 돌아와 디터 람스는 제가 준비한 아이디어와 생각을 건축적인 안목을 갖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으로 알루미늄 레일을 기반으로 선반 시스템을 가진 가구를 제안했을 때, 그는 큰 관심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훗날까지 이 시스템을 놓지 않고 있었죠

라고 이야기한다. 10년여의 기간이 그들에게 경쟁관계였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이해를 하려고 하는 노력의 시간을 가졌다. 1969년 그들은 다시 각자의 길을 선택하고, 오토 자프는 미국시장과 인연을 맺게 된다. 1)

1960년대 디터 람스는 오토 자프와 함께 공유하던 작업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선반 시스템을 지속하여 개발했다. 이에 Vitsoe는 단독으로 ‘606 Universal Shelving System’과 ‘620 Chair Programme’그리고 ‘621 Table’을 디터 람스의 디자인으로 판매하여 런던에서 큰 이익을 얻게 된다. 그의 디자인이 큰 성공을 거두자, 브라운 형제는 그의 작업과 Vitsoe를 더욱 지원하게 된다. 여기에는 브라운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그의 가구와 좋은 호흡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에서 오게 되었다.

우선, 가구들이 가지는 유연성이 큰 장점이 있었다. 1960년대 당시 Vitsoe는 ‘606 Universal Shelving System’에서 고객이 원하는 색상과 선반 레일의 두께를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었다. 쉽게 벽에 걸수 있고, 같은 모듈이라도 주변 환경과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 주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이에 뉴욕의 MoMa, 뮌헨의 Pinakothek등에서는 이미 미술관 영구 소장품으로 전시하고 있다. IKEA 역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그 시작은 Vitsoe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는 주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인 가치를 갖고, 상업적인 지속성을 가진다는 것이 지난 50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다양한 요구는 언제나 일어난다

디자인의 기본 전제 조건으로 디터 람스가 언급한 실용성의 맥락에서 아름다움과 상업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것은 타고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디자인하는 것은 자신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 디자이너는 디터 람스의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스스로 선택하는 삶이 윤택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 하나의 고집은 중요하지만, 그 고집이 어느 순간 모두의 조화를 이뤄낼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있어야 한다.

오토 자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했을 때, 디터 람스는 디테일에서 오는 제품의 가능성을 고민했을 것이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그림을 그려내고, 그림이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술을 탐구한다. 그의 탐구를 만족시키는 디테일을 만들고, 삶의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까?

글. 김성환 Kim, Sungwhan

KSP Jürgen Engel Architekten GmbH (München)

 

  1. 이후 그는 Knoll International의 대표 디자이너가 되어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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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실리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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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기억되는 시간

At the time when we live at home

삶의 절반을 혼자 살았다. 덕분에 오랫동안 좁은 집에 살았다. 어디 가? 누가 물어오면 내 방에, 라고 대답하던 시절이었다. 방 하나가 전부인 공간을 집이라고 부르기는 뭣했다. 공간의 협소함 때문은 아니었다. 방은 짓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방은 들이는 것이라고 여겼다. 손님을 방에 들이듯이, 방 또한 그렇게 들이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다시 내보내는 일 또한 가능한 것이 방이었다. 이를테면 방은 비어있더라도 그의 이름은 집에 남아있다. 방은 그를 잊지만 집은 그를 보존한다. 방은 금세 다른 사람으로 채워질 수 있지만 집은 누군가의 부재를, 상실을 기억한다. 결국 방은 자리이고, 집은 그 자리들의 질서로 지어진다. 그러므로 집은 때때로 죽은 자들의 것이 되기도 한다.

어릴 때, 거실은 아버지의 방이었다. 안방은 할머니의 방이었다가 엄마의 방으로, 베란다가 딸린 방은 내 방이었다가 동생의 방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그저 빈 방일 때도 있었다. 누군가의 변덕으로 혹은 누군가의 존재 유무에 따라 방은 달라졌다. 그 점에서 방과 집은 달랐다. 집은 가족의 것이었으니까. 주소가 바뀌더라도 집은 언제나 ‘우리 집’으로 불렸으니까. 설령 가족 중 누군가 오래 방을 비우더라도 그는 암묵적으로 우리 집에 사는 사람이니까.

삼년 전 이사를 했다. 떨어져 살던 가족들과 함께 살게 되어 큰 집이 필요했다. 고향에 살던 식구들은 서울로 이사를 와 나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 집을 고르는 건 오로지 내 몫이었다. 처음으로 집의 구조라는 것에 대해 골몰하기 시작했다. 조건에 딱 들어맞는 집을, 가진 돈 안에서, 가족 모두의 기대치를 최대한 충족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따져보아야 할 조건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식구수가 많으니 방이 세 개는 있어야만 하고, 거실은 좁더라도 부엌은 넓어야만 했다. 게다가 새 집은 형편상 무리였다.

고심 끝에 고른 집은 1979년에 지은 단독주택이었다. 삼각지붕 아래 낮은 다락방이 있고, 좁지만 마당이 있고, 지하실과 외부창고가 딸린 집이었다. 큰길에 있지만 돌아앉아있는 모양이라 밖에서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다. 큰길로 나있는 대문을 지나 양옆으로 화단을 끼고 있는 좁은 길을 지나야만 안쪽 대문이 나타났다. 방은 세 개인데, 창이 북향으로 나 있는 방에만 화장실이 딸려 있고, 거실보다 부엌의 천장이 눈에 띄게 높았다. 산 아래 지어진 집이라 산과 맞닿은 부분에는 담장을 높이 쌓았다. 봄이면 개나리 가지가 휘어져 페인트칠이 벗겨진 담장을 가려주었다. 마당에는 오래전부터 거주하던 고양이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었고, 봄여름에는 벌레들이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이전에 살던 사람은 노부부였는데, 몸이 아파서 아들네 집으로 급히 이사를 간다고 했다. 그들이 처한 상황과 집의 존재방식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다.

정말로 막상 이사를 하고 나서 보니, 그동안 집을 고르는 데 있어 내 기준은 오직 하나뿐이었음을 알았다. 방의 개수나 천장의 높이는 나중의 문제였다. 문제는 “집”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삶의 방식이나 질서에 우리가 수긍하고 이해할 준비가 되어있느냐였다. 아마도 그건 집이 살아온 시간 동안 저절로 쌓인 것일 텐데, 나는 그걸 어느 날 집 밖에서 문득 떠올리곤 한다. 냄새 때문이다.

삼년 남짓 사는 동안 집의 냄새가 서서히 달라졌다. 방에 살던 때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경험이었다. 방에서는 사람냄새가 음식 냄새나 하수구 냄새와 같은 다른 것들에게 압도당했다. 집은 사람 냄새를 풍겼다. 나에게도 달라진 집의 냄새가 났다. 우리 집에 사는 사람들의 냄새가 난다. 집은 우리를 후각적으로 드러낸다. 서로의 포로 같은 사이랄까. 사는 법이 거기 물들어 있으니까. 서로를 인용하며 살아가는 동안 집의 질서 또한 달라진다. 집도 변한다. 다르게 지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그걸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그저 시간을 짓고 있다고 밖에.

글. 황현진 Hwang, Hyunjin ┃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