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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느티나무 같은 청춘에게 전하는 말

The Words to Youth, who are zelkovas in midsummerThe Words to Youth, who are zelkovas in midsummer

여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해가 지날수록 여름은 더 길고 더 습하고 더 덥다. 나이 탓인가 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여름이 길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뉴스에 나왔다. 기상청에서 정의하는 여름은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 오른 뒤에 떨어지기까지의 기간이라고 한다. 이 계산에 따르면 강릉의 여름은 1910년대 88일이었는데 2010년대 118일로, 대구는 108일에서 136일, 목포는 107일에서 123일, 부산은 101일에서 133일, 서울은 94일에서 130일로 늘어났다. 2016년의 여름 일수는 훨씬 더 길다. 강릉은 121일, 대구 137일, 목포와 부산은 140일, 서울은 무려 142일이었다. 2016년 서울에 있었다면 100년 전 사람들보다 거의 50일이나 긴, 다섯 달에 가까운 기간을 여름 속에서 지낸 셈이 된다.

여름은 어떤 계절일까? ‘여름’은 ‘녀름’이 변한 말이라고 한다. 녀름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학계에서는 ‘덥다, 뜨겁다’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옛말 ‘녀름’은 ‘농사’라는 뜻도 함께 지니고 있었고, 녀름이 여름으로 바뀌면서 ‘열매’를 의미하는 ‘여름’과도 동음어가 되었다. 따라서 ‘여름’은 여름이라는 계절, 농사 그리고 열매의 의미까지 가진 말이 되었다. 단어가 가진 뜻을 풀어서 해석하면 여름은 더운 날씨에 땀 흘려 농사 지어 열매를 만드는 계절인 것이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열매를 맺기 위해 더워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 더운 날씨에도, 아니 어쩌면 더운 여름에 가장 왕성하게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만물이 쑥쑥 ‘성장’하고 있는 여름에 잘 어울리는 TVCM이 있다. 바로 지난 5월 방송된 메르세데스-벤츠의 ‘Grow up(성장하라)’캠페인이다. 벤츠의 오래되고 낡은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현대적이고, 진취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마케팅 전략으로 만든 캠페인이라고 한다. ‘Grow up’이라는 캠페인 주제를 알려주는 종합편을 포함해서 모두 5개의 영상이 제작되었는데, 100년이 넘는 벤츠 브랜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캠페인이다.

런칭에 해당하는 ‘Grow up’편을 보자. 영상은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젊은 친구들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껄렁한 모습으로 앉아 있거나 해변에서 물놀이를 한다. 나이트 클럽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기도 하고 싸우고, 큰소리 치고, 어른을 놀리고 지나가는 여자를 희롱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과는 전혀 반대되는 카피가 자막과 나레이션으로 흐른다. 길 가는 여자에게 수작을 거는 남자 위에 ‘매너를 지켜라’라는 자막이 뜨거나 아이가 보는 데서 큰 소리로 다투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 위로 ‘좋은 역할 모델이 되어라’라는 카피가 들리는 식이다. 몸과 나이는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의 가족과 꿈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전체 카피를 보자. 영어 원문 카피 옆에 한글 해석을 덧붙였다.

NA/자막)    As you get older, Life becomes all about following a few simple rules.

                    인생은 결국 몇 가지 간단한 원칙을 지키면 된다.

                    Be a gentleman. 신사가 되어라.

                    Work hard. 열심히 일해라.

                    Mind your manners. 매너를 지켜라.

                    Respect your elders. 나이든 사람을 존중하라.

                    Get a real job.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라.

                    Get married. 결혼해라.

                    Spend time with family.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

                    Be responsible. 책임감을 가져라.

                    Dance to the beat of your own drum. 너의 스타일대로 해라.

                    Dress proper. 차려 입어라.

                    Start a family. 가정을 꾸려라.

                    Be a good role model. 좋은 역할 모델이 되어라.

                    Move to the suburbs. 교외로 이사하라.

                    Be humble. 겸손하라.

                    Pass down tradition. 전통을 이어라.

                    Listen to advice. 충고에 귀기울여라.

                    Time to Grow up. 성장할 시간이다!

                    Drive

(벤츠_홍보영상_2017_Grow up편_카피)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규칙들을 하나씩 읽어 보니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사실 장년을 지나 노년에 접어든 사람들도 잘하지 못하고 있는 일들이 태반이다. 종합편에서 제시한 각각의 ‘간단한 원칙들’(simple rules)에 맞추어 많은 영상과 이미지가 제작되었다. 한 편 한 편 실제 상황 같은 리얼한 스토리를 보여 준다. 그 중 벤츠의 소형 다목적차 B클래스가 등장하는 Be a good parent편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평생을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보낸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둔 날 아들을 불러 지금 행복하다면 그 일을 끝까지 하라고 격려하는 내용이다.

50을 훌쩍 넘긴 나이로 보이는 말쑥한 양복 차림의 남자가 정신 나간 표정으로 바닷가에 서있다. 수화기 너머로 걱정하는 아내의 음성메시지가 들린다. 남자는 자신의 승용차에 앉아 한숨을 쉬고 차창을 주먹으로 치기도 한다. 뭔가 화가 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안경을 잃어버려 운전할 수가 없으니 데리러 오라고 아들에게 거짓말을 한다. 거의 1년 만에 하는 연락이다. 전화를 받고 달려온 아들은 평소와 다른 아버지를 걱정한다. 아들이 운전하는 차로 두 사람은 바닷가 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한다. 그 동안에도 남자를 걱정하는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휴대전화에 계속 녹음이 되어 들린다. 스토리보드와 카피를 살펴보자.

아내)     (수화기 너머에서)토미, 여보 저예요.

             방금 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대충 얘기는 들었어요. 괜찮아요?

토미)     잭, 아빠야… 별 일은 아니고 내가… 바보 같이 안경을 잃어버렸어.

             뭐가 보여야 말이지… 

             괜찮으면 우리 회사 앞으로 와 줄 수 있니? 운전을 할 수가 없네.

자막)     Be a Good Parent.

아들)     혹시 어디 아프세요?

토미)     아프긴, 그런 거 아냐.

아들)     저한테 1년 만에 연락하신 거 아세요?

토미)     정말 안경 때문이라니까.

아들)     그래요, 그러시겠죠.

여자1)   (수화기 너머에서)무슨 일 있으세요? 바로 전화 주세요.

토미)     그래서… 요즘은 무슨 일 하니?

아들)     사진작가요.

토미)     그런 거 말고 너도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야 하지 않겠니?

아들)     아버지는 지금 일에 만족하세요?

토미)     그런 얘기 하자고 여기 온 거 아니잖아. 우린 그냥 랍스터 먹으러 온 거야.

남자1)   (수화기 너머에서)토마스, 소식 들었어. 어떻게 된 거야? 전화 좀 줘.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 왔잖아…

(벤츠 홍보영상 2017 Grow up. Be a good parent편 _ 카피 1)

아들은 1년 만에 연락해서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라고 잔소리 하는 아버지가 못마땅하다. 그런 당신은 지금의 일에 만족하냐고 되묻는다. 아버지는 어색한 대화를 수습하며 아들이 가는 파티에 같이 가겠다고 따라 나선다. 파티에 가는 차 안이나 파티 장소에서도 그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전화 속 음성메시지는 이어진다. 파티가 열리는 곳에서 아들은 잃어버렸다는 아버지의 안경이 차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버지는 회사를 관두었다고 고백한다. 35년을 한 길만 걸었는데 어느 날 문득 ‘이게 다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러니 너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대화하는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비행기 한 대가 먼 하늘로 날아간다. 비행기를 바라보며 아들은 아버지에게 이제 무엇을 할 거냐고 묻는다. 아버지는 대답 대신 슬며시 뜻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두 사람의 표정은 걱정하는 기색 없이 평화롭다. 서로를 믿고 지지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토미)     영화 한다는 친구, 그 친구 파티에 간다고?

아들)     네, 얼마 전에 졸업했어요.

토미)     입장권 같은 거 있어?

아들)     따로 입장권 같은 건 필요 없어요.

남자2)   (수화기 너머에서)토마스, 어디 계세요?

여자2)   (수화기 너머에서)토마스, 이렇게 돼서 너무 안타까워요.

남자3)   (수화기 너머에서)무슨 일 있었는지 들었어요. 괜찮으신지 걱정돼서요.

여자3)   (수화기 너머에서)대체 무슨 일이에요? 괜찮으신 거죠? 연락 좀 주세요.

남자4)   (수화기 너머에서)당신 미쳤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토미)     나 회사 그만뒀다.

             평생 한 길만 걸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이게 다인가?

             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35년이나 했어. 그러니까 넌 지금 행복하다면, 끝까지 한번 해봐.

아들)     이제 뭐 하시려고요?

자막)     Grow Up. Be a good parent.

             Drive

(벤츠 홍보영상 2017 Grow up. Be a good parent편 카피 2)

좋은 부모란 그런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직업을 갖고 가정을 꾸리고 신사가 되어’ 35년을 열심히 일한 뒤 ‘과연 이게 다인가’하는 허무한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대로 주저 앉지 않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사람. 절망의 순간에도 자식의 얼굴을 보며 힘을 얻고, 자식에게 (나는 못했지만) 너는 네가 행복한 일을 계속하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 자신이 살아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야 할 자식이 스스로의 원칙과 스타일을 찾도록 지지해 주는 사람.

지금 인생의 한여름을 살고 있는 20대 내 아이들에게 이 캠페인을 보여줘야겠다. 그리고 얘기해야지, 너희들은 지금 한여름 느티나무처럼 자라고 있다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시대와 사회의 요구도 외면만 하지는 말라고. 덥다고 나무가 자라는 것을 멈추지 않듯이, 두려워도 망설이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라고! 엄마는 변함없이 너희들 곁에 있겠다는 사족 같은 말도 덧붙일 것이다. 그러니 효도하라고 생색내는 것도 물론 빼먹지 않을 것이다.  이 여름이 끝나면 한 뼘 더 자라있을 아이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무더위가 조금은 견딜 만하게 느껴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nFnoLpKrTyE&feature=youtu.be

*벤츠_홍보영상_2017_Grow up편_유튜브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78hhCqnFueU

*벤츠_홍보영상_2017_Grow up. Be a good parent편_유튜브링크

http://www.mercedes-benz.com/growup/kr/ko

*벤츠_홍보영상_2017_Grow up 캠페인_한국 공식사이트 링크

글. 정이숙  Jeong, Yisuk ┃ 카피라이터 ┃ (주)프랜티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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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소식 8월

‘건축물의 설계 가이드 및 건축공사감리업무 가이드 제작연구’ 착수보고회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가 7월 3일 ‘건축물의 설계 가이드 및 건축공사감리업무 가이드 제작연구’를 위한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연구용역은 건축서비스 성능과 품질을 높이고, 건축사사무소에서 다양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키 위한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 계약, 인허가, 프로젝트 관리 등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건축실무 매뉴얼을 제작키 위함이다. 주요과제로는 ▲ 건축사 자격과 업무 ▲ 건축물의 설계 및 건축공사감리 업무 개관 ▲ 건축물의 설계업무 프로세스 ▲ 관계전문기술자 협력내용 ▲ 건축물의 설계 작성 가이드·건축물의 공사감리업무 가이드관련 관계법령, 업무 유의사항, 분야별 설계도서 작성 가이드 및 공사감리 공종별 단계별 가이드 등이 있다. 여기에 부록으로 ▲ 현행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 ▲ 에너지절약계획서 작성방법 ▲ 감리체크리스트 작성방법 등이 수록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건축물의 품질과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건축물의 안전확보를 도모할 계획이다.

 

건축사협회, 자문위원 위촉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가 7월 5일 건축사회관에서 자문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날 위촉된 자문위원은 ▲ 김주덕 변호사(법무법인 태일) ▲ 김수섭 변호사(법무법인 나라) ▲ 황용현 회계사(천지회계법인) ▲ 금원환 노무사(노무법인 누리컨설팅) 등 4명이다. 자문위원은 협회 및 건축 관련 법제, 회계, 인사·노무관리와 관련해 2018년 6월까지 1년간 자문활동을 하게 되며, 사협의 주요 정책 수립 시 자문에 응하고 현안 및 주요 과제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조언하게 된다. 조충기 사협 회장은 건축사협회 및 건축사의 역할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협회 정책 및 법제, 회계, 인사노무뿐 아니라 회원권익을 위한 전문 파트너로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조언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2017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부문 현장심사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하는 ‘2017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부문’ 현장심사가 5일간 작품소재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건축사·학계 등 8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24개 준공작품에 대해 7월 17∼18일, 7월 25∼27일까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들로부터 작품설명을 들으며 심사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작품을 설계한 건축사, 시공업체, 건축주가 직접 나와 작품계획, 준공과정에서의 에피소드 등을 설명하며 건축물 내·외부를 안내했다. 특히 설계자는 건축재료에서부터 설계 시 어려움, 시공과정에서의 역할, 준공 시 건축주의 반응 등을 깨알같이 설명하며 심사위원단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토마스 리만 주한 덴마크 대사, 대한건축사협회 방문

대한건축사협회 조충기 회장은 7월 17일 건축사회관 8층에서 주한 덴마크 대사 토마스 리만(Thomas Lehmann)과 만남을 가졌다. 토마스 리만 대사는 “내년에 덴마크 건축사들이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며 “대한건축사협회와 협의해 한국과 덴마크 건축사 간의 교류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밝혔다. 면담에 따르면 2018년 4월에 덴마크 건축사 16인이 그룹을 이뤄 한국의 건축을 공부하고자 일주일간 방문한다. 방문하는 건축사는 덴마크 내 역량있는 건축사 16인이 선정될 예정이며, 대사관에서는 내년 4월 방문 일정과 프로그램을 계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리만 대사는 “한국 건축을 대표해 대한건축사협회가 한국과 덴마크간 건축사들의 만남을 추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설 70년 건설의 날 기념행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이하 건단련)가 주최하는 ‘건설 70년 건설의 날 기념행사’가 7월 20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렸다. ‘건설 70년, 세상을 새롭게! 모두를 이롭게!’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등 정부와 국회, 유관단체 기관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국원식, 윤희경, 노점석, 김시원, 김인철, 정인채 건축사가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을, 고순만, 임인옥 건축사가 건설산업발전 공로상을 수상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축산농가 현장 컨설팅 지원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는 7월 28일 정부세종청사 6동 대강당에서 개최된 ‘축사 개선을 위한 중앙상담반 발대식 및 워크숍’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축산단체, 농협, 지자체 관계자들과 함께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그간 농식품부는 국토부, 환경부와 함께 무허가 축산 개선대책과 가축분뇨법, 건축법 개정 등 무허가 축사 적법화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해 왔다. 사협은 건축사의 전문성을 살려 축사 설계 개선 관련 중앙상담을 비롯해 관련 교육 및 홍보 지원으로 무허가 축산시설 개선을 통한 건강한 건축 환경 조성에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건축사와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및 농협 관계자로 구성된 124개 중앙상담반이 전국 축산 농가에 편성돼 적법화 절차와 비용(이행강제금, 건축비) 등을 상담한다.

 

대한건축사협회·정동영 의원 공동 개최 ‘국민이 행복한 도시재생을 위한 정책 토론회’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와 정동영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7월 31일 ‘국민이 행복한 도시재생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 2층 제2세미나실에서 열었다. 이 토론회는 현재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행중인 도시재생사업과 선진외국 사례를 살펴보고 향후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도록 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기 위함이다. 주제발표로는 박혜리 네덜란드 KCAP Architect&Planners Project Director의 ‘유럽과 한국의 다른 경험’과 이광환 (주)해안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정책연구소장의 ‘도시재생의 바람직한 정책방향’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주제발표 후 토론회로 ▲ 윤혁경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정책조정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 이덕승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상임위원장 ▲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팀장 ▲ Daniel Oh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반영선 선 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 ▲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 박성남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도시공간재창조센터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2017 제2차 희망건축학교 성공적으로 마쳐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와 SBS, 월드비전이 주최하는 2017 제2차 희망건축학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사협은 7월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봉화군 일대와 건축사회관에서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건축아카데미’를 진행했다. ‘희망건축학교’는 사협이 참여하는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신축사업 중 하나로 올해 2월에 개최된 1차 행사에 이은 두 번째다. 대한건축사협회는 사회공헌사업으로 지난 1월 탄자니아 잔지바르 희망학교 건립에 이어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신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신축’사업은 ‘희망TV SBS’, 보건복지부, 지자체, 후원기업(SBS 콘텐츠허브 등), NGO(굿네이버스 등)과 함께 2017년 전국 각지에 공립형 지역아동센터 5개소를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광주광역시건축사회, 건축전공 우수학생 장학금 전달

광주광역시건축사회는 7월 24일 광주광역시건축사회관 소회의실에서 건축을 전공하는 우수학생에게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장학금은 미래 건축인 양성을 위해 준비됐으며, 전달식에는 정명철 광주광역시건축사회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10여명이 참석했다.

 

대전광역시건축사회, 건축사와 함께하는 건축물 탐방

대전광역시건축사회는 7월 28일 청소년 30명과 소속 건축사들과 함께 ‘건축사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건축물 탐방’ 행사를 진행했다. 7월 28일 1차에 이어 8월 4일 2차 행사까지 진행하며, 청소년들의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조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충청북도건축사회, 호우피해건축물 복구 봉사

충청북도건축사회는 청주시청 건축디자인과와 함께 7월 28일 낭성면 폭우 피해 주택을 찾아가 복구작업을 했다. 수해현장을 찾은 건축사 30여 명은 청주지역의 농가를 방문하여 축대 및 배수로 등을 정비하고, 안전진단과 복구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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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rt of Myanmar

_ 찬란한 왕국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바간 Ⅲ

The Heart of Myanmar
_ Bagan, the City has history of A brilliant kingdom Ⅲ

사진작가 박무귀

사진작가 박무귀

사진작가 박무귀

아난다 사원 – Ananda Temple
1091년 잔시타왕이 부처님 제자인 아난존자의 이름을 따서 지은 사원으로 바간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파고다이다. 사원의 한 면이 45미터인 정방형으로, 동서남북 4개의 입구에 서있는 황금 불상은 보는 위치에 따라 표정이 달라 보인다. 2차 대전 중에는 시민의 피난처로 사용되기도 했다. 2년 마다 아난다 축제가 열리며, 매일 밤 마을의 우마차가 몰려와 여는 야시장이 유명하다.

글. 박무귀 Park, Mookwi • KIRA ┃ 건축사사무소 동림 대표, 사진작가 ┃ http://jjphoto.co.kr(진주성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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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 가장 아름다운 영국의 마을 도시

요크타운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로마시대부터 군사적 거점이었다는 이 도시는 앵글로색슨이 지배하다가 887년 덴마크 인들에게 점령되기도 했다. 어떤 이는 가장 영국답다고도 한다. 미국의 가장 화려한 도시가 된 뉴욕도 고국의 아름다운 도시 이름인 요크의 이름을 따서 뉴요크(New York)가 되었다. 700년 되었다는 3.4km의 성벽을 따라 2시간여 걸으면 성안 마을 전체를 볼 수 있으며 성안에 물과 성과 성당, 마을이 어우러져 있다.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밝은 표정으로 일하고 산책하며 관광객을 맞이한다. 주물로 된 소박한 문양의 철책 너머 작은 강가에 집들은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 이관직 Lee, Kwanjick • KIRA

건축사 / ()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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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면허대여의 법적 문제

Legal Issues of the Renting Construction Biusess License

Ⅰ. 글의 첫머리에

우리 사회는 많은 분야에서 전문자격증 제도가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 무면허 치과의사가 돌팔이 진료를 하고, 자격 없는 사람이 성형수술을 한다. 변호사 명의를 빌려 사무장이 변호사 업무를 대행한다. 건축사는 사무실만 개설해 놓고 출근도 하지 않은 채 사무장이 건축주와 계약을 하고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인허가업무를 대행한다.1)
이와 같은 무자격자, 무면허자가 전문직업인의 영역을 침범하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일반 시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생명·신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건축이나 건설 분야에 있어서 이러한 법정 자격이 없는 사람에 의한 건설업운영이나 공사는 사회에 커다란 위해요인이 된다.

건설업에 관해서는 법에서 엄격한 자격 요건을 정해놓고 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일괄하도급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면허 없는 무자격자가 건설면허를 빌려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시공을 한다. 그에 대한 대가로 면허대여료를 지급한다. 일반인은 이런 사실을 모르기도 하고, 알면서도 묵인하기도 한다.2) 그러다가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막대한 손해를 보기도 한다.

건설업 면허대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워낙 건축 건설공사가 많기 때문에 행정기관에서도 일일이 단속하기도 어렵고, 통상 잘 문제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의 면허대여에는 많은 법적 문제가 뒤따르게 된다. 자격 없는 사람이 타인의 면허를 빌려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시공을 한 경우, 계약당사자를 누구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도급계약 자체는 효력이 있는 것인가? 면허대여계약의 불법성으로 인한 계약의 효력, 면허대여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의 효력, 명의대여자의 책임 등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Ⅱ. 명의대여의 의미 및 해당요건

법은 외형이나 형식이 대단히 중요하다. 개인은 출생하면 출생신고를 하고, 그때 고유한 이름을 공부상에 올려놓는다. 법인도 마찬가지로 고유한 이름을 가지게 된다. 자연인의 성명이나 법인의 상호로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하게 된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등록된 사업자 명의로 세금을 낸다.3)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격은 각 개인에게 부여되는 것이 원칙이다. 변호사나 의사, 건축사 모두 개인의 자격으로 전문가 자격을 인정받고 등록제도를 통해 행정청에 등록을 하고 개인사업을 한다. 등록을 한 명의인만이 소송행위, 진료행위, 설계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와 같은 개인 또는 법인의 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 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 사업자 명의를 빌려 유흥주점을 하는 경우, 예금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경우이다.4) 이런 경우에는 모두 복잡한 법률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부동산 명의신탁, 실질사업자에 대한 세금부과, 차명계좌사용에 대한 형사처벌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업에 관하여 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건설업의 등록기준에는, ① 기술능력, ② 자본금5), ③ 시설 및 장비, ④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이 있다. 건설업의 종류에 따른 세부적인 등록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6)

건설산업기본법이 일정한 기술능력·자본금·시설 및 장비를 갖춘 업체에 한하여 건설업 등록을 허용하고 있는 취지는, 법이 규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자에게는 건설공사와 관련된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을 담보함으로써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 재산을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

건설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업종별로 등록7)을 하여야 하고,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미한 건설공사를 업으로 하려는 경우에는 등록을 하지 아니하여도 된다.8)
국토교통부장관은 건설업자가 제8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의 정지를 명할 수 있고, 건설업자가 영업정지처분에 위반한 때에는 건설업의 등록을 말소하여야 한다.

건설업의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건설업자는 영업정지기간 동안 건설산업기본법 제14조 제1항이 정한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건설업을 영위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영업정지처분에 의하여 금지되는 건설업 영업에는 경미한 건설공사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9)

건설업 등록기준이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이와 같은 건설업 면허를 빌려서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① 타인의 면허를 빌려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공사를 모두 무면허자가 하는 경우가 있다. 무면허자는 면허대여료를 건설회사에 지급한다.

② 면허업체의 임원으로 등재를 하고 건설회사의 명의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지만 실제 모든 공사에 관한 계산과 책임은 해당 공사를 하는 특정 임원의 몫이 되는 경우가 있다. 부금상무는 공사대금 중 일정 금액을 건설회사에 지급한다.

Ⅲ. 건설명의대여 금지 및 처벌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공사의 조사,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기술관리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① 건설업의 등록에 관한 사항, ② 건설공사의 도급에 관한 사항을 정해놓았다. 그럼으로써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10)

건설공사라 함은 토목공사, 건축공사, 산업설비공사, 조경공사, 환경시설공사, 그 밖에 명칭에 관계없이 시설물을 설치·유지·보수하는공사 및 기계설비나 그 밖의 구조물의 설치 및 해체공사 등을 말한다. 다만,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 소방시설공사, 문화재 수리공사 등은 포함하지 아니한다.

건설산업이라 함은 건설업과 건설용역업을 말한다. 건설업이란 건설공사를 하는 업을 말한다. 건설용역업이란 건설공사에 관한 조사, 설계, 감리, 사업관리, 유지관리 등 건설공사와 관련된 용역을 하는 업을 말한다.

종합공사란 종합적인 계획, 관리 및 조정을 하면서 시설물을 시공하는 건설공사를 말한다. 전문공사란 시설물의 일부 또는 전문 분야에 관한 건설공사를 말한다. 건설업자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는 건설업 등록증 등의 대여 및 알선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건설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

누구든지 건설업자로부터 그 성명이나 상호를 빌려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거나 건설업 등록증 또는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서는 아니 된다. 누구든지 위와 같이 금지된 행위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건축주는 위와 같은 사항을 위반한 건설업자와 공모하여 건설공사를 도급 또는 시공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6조는 제21조를 위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한 건설업자와 그 상대방 또는 이를 알선한 자, 건설업 등록증이나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준 건설업자와 그 상대방 또는 이를 알선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은 건설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거나 이를 알선한 경우 또는 건설업 등록증이나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주거나 이를 알선한 경우 등록을 취소하여야 한다.

Ⅳ. 구체적인 명의대여 사례

갑은 을에게 병원 건물신축공사를 맡기기로 하였다. 을은 갑에게 자신이 책임지고 시공을 하겠는데, 다만 자신은 종합건설업자로 등록되어 있지 아니하기 때문에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를 시공할 자격이 없다고 하면서11) 종합건설업등록업체인 병 건설회사의 명의를 빌려 병 명의로 공사계약을 체결하되, 을 자신이 직접 공사를 실시하겠다고 제의하였고, 갑도 이를 승낙하였다.

그 후 갑은 을과 공사계약 조건을 협의하여 정하고, 병 회사의 대표이사를 만나 공사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때 도급계약서상의 도급인은 갑, 수급인은 병 건설회사로 하였다.

공사대금에 관하여는 갑은 병의 법인계좌로 송금하기로 약정하였고, 병은 갑으로부터 송금 받은 공사대금 중에서 건설업명의대여 수수료 명목으로 일정한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을이 지정하는 예금계좌로 송금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다.

을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 후 직접 하도급업체를 선정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을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갑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중 일부를 자신이 시공하는 다른 공사현장의 비용으로 사용하여 예정된 공정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자 갑은 공사대금의 지급을 중단하였고, 그 결과 공사는 중단되었다. 이에 갑은 병을 수신처로 하여 공사의 조속한 완공을 요구하는 통보서를 발송하였다.

그 후 갑과 병은 병 회사에서 을이 중단한 공사를 준공하기로 하는 추가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병은 위 추가계약에 따른 잔여 공사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였고, 이에 갑은 병에 대하여 공사계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그런 다음 갑은 제3의 건설회사와 이 사건 공사 중 잔여공사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완공하였다.

이러한 공사도급계약에 있어서 을을 계약 당사자인 수급인으로 하는 데 대한 갑과 을 사이의 의사의 합치가 존재하거나 적어도 갑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을을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으리라고 보기에 충분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많다.12)

Ⅴ. 어떠한 경우에 면허대여가 인정되는가?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건설업 명의대여에 관하여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에서 명의대여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즉, 타인이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여 자격을 갖춘 건설업자로 행세하면서 건설공사를 수급·시공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목적에 자신의 상호나 이름을 사용하도록 승낙 내지 양해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하고 있다.13)

명의대여에는 언제나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이 있다. 명의차용는 건설업자의 이름이나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거나 실제 시공을 하는 것을 말한다. 건설업자가 이와 같은 사람에게 자신의 명의를 것이 명의대여다.

그러나 어떤 건설업자의 명의로 하도급된 건설공사 전부 또는 대부분을 다른 사람이 맡아서 시공하였다 하더라도, 그 건설업자 자신이 그 건설공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의사로 수급하였고, 또 그 시공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여 왔다면 이를 명의대여로 볼 수는 없다.

즉 건설업자가 단순히 명의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실질적으로 건설공사에 관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고, 시공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이와 같은 경우에는 건설업자를 명의대여로 처벌할 수 없다.

건설업자가 건설공사의 수급과 시공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는지 여부는, ① 건설공사의 수급·시공의 경위, ② 대가의 약속 및 수수 여부, ③ 대가의 내용 및 수수 방법, ④ 시공과 관련된 건설업자와 시공자 간의 약정 내용, ⑤ 시공 과정에서 건설업자가 관여하였는지 여부, ⑥ 관여하였다면 그 정도와 범위, ⑦ 공사 자금의 조달·관리 및 기성금의 수령 방법, ⑧ 시공에 따른 책임과 손익의 귀속 여하 등 드러난 사실 관계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건축업 면허 없이 시공할 수 없는 건축공사를 타인의 건설업면허를 대여받아 그 명의로 시공하였다면 비록 위 면허의 대여가 감독관청의 주선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서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적법행위로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이를 적법행위로 오인하였다 하더라도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14)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에서 금지되는 행위인 ‘적법한 건설업 등록을 마친 건설업자가 무등록업자로 하여금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행위’에서 ‘시공’이라 함은 ‘공사를 시행하는 것’ 곧, ‘공사에 착수하여 완료하기까지 실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업자의 명의를 대여받아 장기간 공사를 진행한다면 그 공사기간 동안 명의대여행위도 계속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15)

Ⅵ. 공사도급계약 당사자는 어떻게 확정하는가?

A는 종합건설업면허가 없는 공사업자다. A는 건축주 B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종합건설업면허가 있는 C건설회사의 명의를 빌렸다. 계약 자체도 C건설회사 명의로 하고, 공사대금을 받을 때에도 C건설회사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이러한 경우 도급계약의 당사자는 누구로 하여야 하는가?

등록기준을 갖추지 못한 건설업자가 건설업등록을 한 건설업자의 명의를 대여받아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누구를 도급계약당사자로 볼 것인지 문제된다.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당사자의 확정방법에 해당한다. 즉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계약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① 문언의 내용, ②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③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④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16)

모든 법률적 분쟁에는 당사자 사이에 이루어진 계약 등의 법률행위에 대한 해석이 가장 중요한 판단방법이 된다. 대법원은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그 다음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해석하되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해야 한다.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경우에는 계약의 성질과 내용, 목적과 체결 경위 등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17)

즉 명의를 빌려서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계약의 상대방인 도급인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명의대여자와 명의차용자 중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해 당사자를 결정하라는 취지이다.

따라서 그 계약상의 명의인이 언제나 계약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이러한 법리는 종합건설업자로 등록되어 있지 아니한 수급인이 도급인과 건축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의 합의하에 계약상의 수급인 명의를 종합건설업자로 등록된 사업자로 표시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기는 하였지만 그 공사를 직접 시공하고 공사대금도 자기의 계산으로 하는 등 스스로 계약당사자가 될 의사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18)

Ⅶ. 명의대여계약의 효력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업 명의대여 및 알선은 법률상 금지되어 있고(제21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제96조 제4호). 그러나 이러한 금지규정은 단속규정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당사자가 이에 위반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해도 도급계약 자체가 당연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건설면허를 무면허자에게 빌려주는 계약은 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당연히 무효가 된다. 이러한 명의대여계약은 본질적으로 무효로서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면허대여를 전제로 하는 약정은 모두 무효가 되기 때문에, ① 무면허자가 면허자에게 명의대여료를 지급하여도 면허자는 이를 청구할 수 없다. ② 중간에 소개를 해준 사람도 소개비 내지 알선료를 청구할 수 없다. ③ 부금상무19)도 건설회사에 대해 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

건설업면허의 명의대여에 따른 명의대여료나 소개수수료의 각 지급약정의 효력에 관하여 대법원은, “건설업면허를 받은 건설업자가 건설업면허 없는 사람에게 건설업면허를 대여하기로 하는 명의대여계약은 건설업법20) 제5조, 제6조, 제7조의4 등의 각 규정에 비추어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그 명의대여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명의대여료의 지급 약정이나 명의대여를 소개한데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소개수수료의 지급 약정은 모두 무효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21)

A는 도급인 B회사와 10억원의 공장신축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A는 건설업면허가 없었기 때문에 C건설회사의 명의들 빌려서 C 회사의 명의로 공사를 시행하였다. 그리고 D는 A에게 C 건설회사의 명의를 대여받을 수 있도록 소개해 준 대가로 공사대금의 6%에 해당하는 6천만원을 A로부터 받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공사가 다 끝났는데도 A는 D에게 소개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D는 A를 상대로 명의대여 알선소개비를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A는 D의 소개로 자신이 명의를 대여받아 공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개비약정은 무효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소개비지급의무가 없다고 항변하였다. 법원에서는 A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소개료 지급약정은 무효라는 이유에서다.22)

그러나 만일 이와 같은 무효인 약정에 의해서 면허대여료나 면허대여소개비, 부금 등을 먼저 지급한 경우에는 이를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반환청구하는 것이 불가능한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경우는 모두 민법 제746조의 규정에 의하여 명의대여와 관련하여 지급한 금원의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건설업면허대여의 방편으로 체결되는 건설업양도양수계약의 효력이 문제된다. 대법원은 건설업면허의 대여계약은 건설산업기본법법에 위반하는 계약으로서 무효이고 건설업면허대여의 방편으로 체결되는 건설업양도양수계약 또한 강행규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있다.23)

그러나 위 계약자체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반윤리적인 것은 아니어서 그 계약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건설업면허의 대여가 불법원인급여24)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Ⅷ. 명의대여자의 계약상 책임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수급인은 도급인에 대해 공사를 완성할 의무를 부담한다. 만일 건설업자가 명의를 타인에게 빌려주어 공사를 하게 한 경우, 실제 수급인으로서의 책임은 누가 지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44조는 건설업자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건설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건설업에 관하여 명의대여가 이루어진 경우 타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문제도 있다.

수급인은 하수급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하도급받은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수급인도 마찬가지다. 수급인이 제3자에게 명의를 빌려주어 공사를 하게 한 경우 실질적인 수급인은 누구로 보아야 하며, 타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누가 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건설회사가 무면허자에게 명의를 빌려주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게 한 경우 명의를 대여한 건설회사는 상법 제24조에 의하여 무면허자와 연대하여 공사도급계약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상법 제24조에서 규정한 명의대여자의 책임은 명의자를 사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거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때 거래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한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면책을 주장하는 명의대여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25)

타인에게 어떤 사업에 관하여 자기의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경우에 그 사업이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타인의 사업이고 명의자의 고용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부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사업이 명의자의 사업이고 또 그 타인은 명의자의 종업원임을 표명한 것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명의사용을 허가받은 사람이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명의사용을 허가한 사람은 민법 제756조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 명의대여로 인한 사용관계의 여부는 실제적으로 지휘·감독하였느냐 여부에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보아 사용자가 그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할 지위에 있었느냐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26)

건설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하는 명의대여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명의를 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하게 하거나 공사에 착수하게 한 때에 완성되어 기수가 되는 것이다.27)

갑은 디자인 전문건설업등록증, 전문건설업등록수첩 등의 이미지 파일을 위조하여 을에게 송부하였고, 을은 송부받은 각 이미지 파일을 출력하게 하여 위조된 전문건설업등록증, 전문건설업등록수첩을 병에게 제출하도록 하였다. 이 사안에서 을은 출력 당시 위 파일이 위조된 것임을 알지 못했다. 이러한 경우 대법원은 갑에게 위조공문서행사죄를 인정하였다.28)

Ⅸ. 건설회사 현장소장의 지위와 책임

건설회사 현장소장은 일반적으로 특정된 건설현장에서 공사의 시공과 관련된 업무만을 담당하는 자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법 제15조 소정의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으로서 그 업무에 관한 부분적 포괄대리권만을 가지고 있다.

상법 제15조에 의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상업사용인은 그가 수여받은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관한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개개의 행위에 대하여 영업주로부터 별도의 수권이 필요 없다.

그러나 어떠한 행위가 위임받은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사항에 속하는가는 당해 영업의 규모와 성격, 거래행위의 형태 및 계속 반복 여부, 사용인의 직책명, 전체적인 업무분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거래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29)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에게는 회사의 부담으로 될 채무보증 또는 채무인수 등과 같은 행위를 할 권한이나 회사가 공사와 관련하여 거래상대방에 대하여 취득한 채권을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포기할 권한이 회사로부터 위임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30)

Ⅹ. 글을 맺으며

2015년 5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도로사업소와 구청에서 발주하는 노면표시공사에서 시방서 규격도료에 저가의 도료를 혼합하거나 규격미달의 도료를 사용해 부실 시공하여 부당이득을 취한 시공업자와 이들에게 공사를 불법 하도급 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부당이득을 얻은 건설업자, 이를 알선하며 수수료를 챙긴 건설 브로커 등 137명을 형사입건하고, 불법 명의대여 시공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 주는 등 감리를 부실하게 한 감리용역 업체 3곳을 서울시에 통보하였다.

2016년 3월 경찰은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534곳의 건축주에게 착공 허가에 필요한 종합건설업등록증 서류를 빌려주고 20억원을 받은 A를 구속하고, A로부터 등록증을 빌려 공사한 무자격 건축업자 240명을 불구속 입건하였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준공 현장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공사 진행중인 곳에 대해서는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건설명의를 대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위법행위에 대한 처벌이나 행정제재가 강화될 것이 예상된다. 건설산업기본법에 규정된 건설업 등록제도를 충실하게 이행함으로써 건축물의 시공과 관련된 안전이 확보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1) 건축사의 경우 사무소를 개설해놓고, 모든 설계용역을 사무장이 수주해오고, 실제 설계도서 작성도 사무장이 한다. 건축사는 그냥 세움터에 제출하는 서류에 인증만 해주고,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는다. 건축주들 만나보지도 않고, 설계계약체결 사실도 잘 모른다. 실제 설계도서작성도 하지 않는다. 사무실의 모든 자금관리도 사무장이 한다. 건축사는 단지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만 매달 얼마씩 받는다. 이런 경우가 전형적인 명의대여행위다.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대개 이런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명의대여사실을 인정하고 형사처벌을 한다.
2) 대형건축물이 아닌 경우에든 정식의 건설면허가 있는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도급금액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 건축주들은 다른 사람이 명의를 빌려 공사를 하는 경우에도 이를 그대로 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건축주에게 세금계산서도 제대로 끊어주고, 공사 과정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그냥 넘어간다.
3) 사업자명의를 빌려주어 나중에 체납된 세금을 모두 명의자가 내야 함으로써 파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명의를 빌려주고 실제 사업은 다른 사람이 하였다는 증명을 하게 되면 실질과세의 원칙상 조세부과처분이 취소될 수 있으나, 시간이 경과된 후에 그와 같은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4) 불법 재산을 은닉하거나 자금을 세탁하는 행위 또는 조세 포탈 및 비자금 조성, 강제집행의 면탈 등의 목적을 가진 금융 거래는 금지대상이 된다. 차명계좌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해 형사처벌이 된다.
5) 개인인 경우에는 자산평가액을 말한다.
6) 건설산업기본법 제10조 참조.
7) 종합건설업에는, ① 토목공사업, ② 건축공사업, ③ 토목건축공사업, ④ 환경설비공사업, ⑤ 조경공사업 등 5가지가 있다 전문공사업에는 실내건축공사업, 토공사업 등 29가지가 있다.
8) 무등록 건설업 영위 행위는 범죄의 구성요건의 성질상 동종 행위의 반복이 예상된다 할 것이고, 그와 같이 반복된 수개의 행위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근접한 일시·장소에서 유사한 방법으로 행하여지는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체를 1개의 행위로 평가함이 상당한 경우에는 이들 각 행위를 통틀어 포괄일죄로 처벌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2937 판결).
9) 구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두12386 판결 참조.
10)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공사를 하는 사업에 관한 특별법이다. 원래는 1981년 건설업법으로 제정되었으나, 1996년 법의 명칭을 건설산업기본법으로 변경하였다. ① 건설업의 면허 및 등록, ② 도급 및 하도급계약, ③ 시공 및 기술관리 등을 규정하고 있다. 건설업을 등록제도로 운영하며, 일괄하도급을 금지하고 있다. 건설업자에 대한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말소 등의 행정처분을 규정하고, 형사처벌 대상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11) 무등록 건설업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 제1호).
12) 구체적인 사건에서 도급계약의 당사자를 명의대여자 또는 명의차용자로 볼 것인지 여부는 결국 사실관계에서 판단될 문제에 해당한다. 실무에서는 경우에 따라 명의대여자를 수급인으로 인정하기도 하고, 명의차용자를 수급인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13)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2도7425 판결 참조.
14)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6도1175 판결 참조.
15)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1. 17. 선고 2006노1060 판결 참조.
16)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79838 판결 참조.
17)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 참조.
18)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다240768 판결 참조.
19) 갑은 을 건설회사의 상무직함을 가지고 을 건설회사로부터 명의를 차용하여 건설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독자적인 계산과 책임하에 공사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공사대금의 10%을 을 건설회사에 지급하였다. 이와 같은 형태로 일을 하는 갑을 소위 부금상무라고 한다(대법원 1990. 4. 10. 선고 89다카19184 판결).
20) 1981년 제정된 건설업법은 1986년 건설산업기본법으로 전면개정되었다. 총칙, 건설업의 면허 및 등록, 도급 및 하도급계약, 시공 및 기술관리, 경영합리화와 중소건설업자 지원, 건설업자의 단체, 건설 관련 공제조합, 건설분쟁조정위원회, 시정명령 등, 전문 101조와 부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21) 대법원 1988. 12. 27. 선고 86다카2452 판결 참조.
22) 대법원 1988. 12. 27. 선고 86다카2452 판결 참조.
23)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8다카7306 판결 참조.
24)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민법 제746조 본문). 불법의 의미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위반’이라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25)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10512 판결 참조.
26) 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4176 판결 참조.
27) 대법원 1990. 4. 10. 선고 89도2173 판결 참조.
28)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도14441 판결 참조.
29)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다20440, 20457 판결 등 참조.
30) 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20884 판결 등 참조.

글. 김주덕 Kim, Choodeok ┃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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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메트릭 디자인과 디지털 모델의 발전

On the Role of Digital Model – How the Parametric Design leads to the virtual Building

건축의 신에 접하기 위해선 타고난 건축적 천재성이라는 것이 분명히 필요하다. 우리는 그러한 천재성을 가우디(Antoni Gaudi)나 에펠(Gustave Eiffel)과 같은 대가들에게서 발견한다. 자연의 비밀을 건축으로 실체화 하는 과정에서 가우디는 인간의 직선이 아닌 신의 곡선을 구현하였고, 첨단 컴퓨터 기술의 도움을 받지 않고 아름다운 디테일과 구조적 혁신성을 동시에 이룩한 에펠은 분명 천재성을 담보로 하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든 걸작을 남겼다.

“Anything created by human beings is already in the great book of nature – 인간이 창조한 것들은 모두 이미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에 있던 것들이다.” 이 경구를 통해, 가우디에게 있어서 건축술이라는 것은 오히려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가 아니라 자연을 구현하기 위한 일종의 인터페이스 (디지털 세계의 기술용어를 빌리자면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재들에게는 이러한 절대 도구를 터득하는 불가사의한 능력이 주어졌기에 건축설계를 배우고 가르치는 대다수의 범재들에겐 보다 냉철한 관찰과 현실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설계교육 방법론’이라고 한다.

디지털 미디어를 설계 교육에 접목함에 있어서 핵심적인 주제는 어떠한 주체가 새로운 도구와 접했을 때 일어나는 이벤트(event)이다. 창의적인 설계자가 새로운 미디어를 만나면 전대미문의 도구가 탄생되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것은 새로운 유형의 형태와 공간, 혹은 혁신적인 공간 프로그램이다. 대개의 문제는 이러한 가능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새로운 도구를 종래의 도구와 같은 방식으로 다루고 예전과 동일한 이벤트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를 기존의 설계 도구와 다르게 사용하면서, 그것이 혁신적인 건축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건축사가 설계 프로세스에 이성적으로 개입하는 설계 방식을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작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90년대 이전까지 그의 상상력은 건축적 현실과 직접 대면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는 실체적 재료를 다루는 도구와도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하디드에게 파라메트릭 디자인 기법이나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과의 만남은 ‘건축’과 결별했던 그가 ‘건축’과 다시 만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디지털 시대의 혁신적 설계자들이 보여주는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핵심은 설계의 논리가 건축물을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들의 관계로 정의되고 그러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파라미터 변수의 변경을 통해 무수한 변주곡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변종들은 단순히 통제 불가능한, 때로는 유희적인, 형태의 무한 생성이 아니라 디지털 시뮬레이션(Simulation)을 통한 최적의 형태 찾기(Form-finding)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대안들이라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러한 설계 프로세스는 컴퓨터가 어떤 미지의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자의적인 형태를 무한히 만들어내는 초기 디지털 건축의 경향과는 사뭇 다르다. 또한 초기 설계안이 점점 정밀도를 올려가면서 내용을 구체화해가는 선형적인 설계 프로세스와도 결별한다. 새로운 디지털 건축 설계에서는 각각의 설계안들이 공통요소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변종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관리한다. 설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단계에 이르면 어떤 모델의 버전(version)이 다른 버전에 선행하거나 후행하는 개념이 아니라, 버전의 그물망을 넘나들며 최적의 설계안을 조합해나가는 비선형적 프로세스가 된다.

지난 기고에서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의의를 다뤘다. 이번 글에서는 파라메트릭 디자인이 건축 설계에 있어서 어떠한 위상을 가지고 있는지 다뤄보고자 한다. 이는 결국 디지털 모델과 설계자와의 관계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 30년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디지털 모델은 재현(representation), 생성(generation) 도구로서의 역할을 거쳐서 어느덧 가상건물(virtual building)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으로 모델은 설계 아이디어를 가시적인 형상으로 표현하여, 설계안을 분석하거나 평가, 또는 홍보하는 데에 활용되었다. 특히 디지털 모델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대표되는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설계의 논리, 과정, 결과를 표현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초기의 디지털 모델은 컴퓨터 그래픽의 이미지 표현 능력을 이용하여 설계자의 심상을 실재화하거나 구체화된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 활용되었다(Representation 단계). 파라메트릭 설계 기법, 시뮬레이션 및 통합 정보 모델 기술이 발달하면서, 디지털 모델은 복잡하거나 실험적인 형태를 만드는 과정 뿐 아니라 설계의 구현 범위를 확장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Generation 단계). 나아가 다양한 현실 모사 기술2)은 사물 네트워크(Internet of Things) 기술과 결합됨으로써 가상공간에서만 가능했던 사용자 서비스와 경험이 물리적 공간에서도 가능하게 되었다. 즉 과거의 가상공간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중력으로 부터의 자유, 공간의 무한 변용과 연계, 물성의 변화 등이 모두 물리공간에서 가능해지고 있다. 이 확장된 경험들은 디지털 모델이 실제 건물과 동일한 수준으로 구현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의도한 아이디어에 대응하여 실제 구축 가능한 건물을 현실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Virtualization 단계). 물리 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동시에 디지털 모델은 점점 도구의 역할을 넘어서 실제 건축물의 디지털 버전, 즉 가상 건물(virtual building)이 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로 돌아가 보자. 건축 분야에서 초기의 디지털 모델은 종래의 도면이나 모형을 디지털 미디어로 대체한 것이었다. 설계과정에서 디지털 모델은 기존의 모형과 마찬가지로 설계자의 심상에 존재하는 어떤 이상적인 건축물의 형태(ideal form)를 표현 형태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이 형태는 설계자의 의도와 아이디어를 외재화(externalize)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모델은 궁극적으로 구현될 건축물의 형상을 재현(represent)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종래의 모형과 동일한 역할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모델링이나 컴퓨터 그래픽 작업 자체가 수준 높은 장인정신을 필요로 하는 작업으로서 새로운 영역의 예술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설계의 도구라기보다는 결과물의 표현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체의 역동성과 정밀성, 그리고 무한 복제가능성은 모형이 가진 표현 능력의 지평을 확장하였고 생산성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창의적 응용은 일부 연구자나 창의적인 설계자에 의해 시도되었고 다양한 기술적 용어들을 양산했다.

디지털 모델은 설계가 진행됨에 따라 추상적인 표현에서 구체적인 형상으로 발전하게 되겠지만 최종 단계의 디지털 모델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실제 건축물의 불완전한 재현(representation)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진정한 설계 도구로서의 디지털 모델은 그 역할이 크게 초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도면의 제작이나 사실성의 극대화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노력은 포토리얼리즘으로 대변되었다. 예전에 건축사사무소들이 현상설계를 위해서 상당한 출혈을 했던 CG (컴퓨터그래픽) 작업들이 이러한 경향의 정점이었다. 극사실성의 추구는 실제 사진과 구별하기 어려운 CG 기술을 넘어서 인간의 오감에 호소하는 가상현실에까지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다만 건축설계 초기단계의 도구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었다.1980년대와 1990년대 초를 아우르는 이러한 단계에서 건축과 디지털 모델은 각자의 표현영역과 존재의미를 가지는 상호관조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모델은 새로운 단계를 맞게 된다. 즉, 생성도구로서의 디지털 모델이다. 디지털 모델은 솔리드 모델링, 파라메트릭 디자인, 건물정보모델, 시뮬레이션 기술의 발달로 인해, 설계요구조건에 대응하는 설계 버전과 대안들을 효과적으로 생성할 수 있기에 설계 최적안 찾기(Form-finding)를 위한 도구로 변화한다. 파라메트릭 모델링 기법과 통합 정보모델링은 복잡한 설계 정보들이 일관된(streamlined) 디지털 정보로 통합되게 함으로써 적은 비용과 적은 시간으로 구축할 수 있는 대안들을 신속하게 생성하게 한다. 또한 시뮬레이션 기술은 전반적인 건물의 성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하고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은 정밀한 형태를 신속하게 제작(Rapid Prototyping)할 수 있게 한다. 즉, 전산(Computation) 기반의 생성, 분석방법과 디지털 생산기법을 활용함으로써 합리적인 형상과 시스템을 생성 (Generate)해낼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과거에는 건축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상상하더라도 표현이 불가능했던, 표현이 가능하더라고 구현이 불가능했던 새로운 양상의 건축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게리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1997년 완공)은 생성도구로서의 디지털 모델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기념비적이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설계자의 심상에 존재하는 가상의 건물을 단순히 외재화하는 역할을 넘어서 디지털 모델은 오히려 설계자에게 건축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능동적 도구가 된다. 따라서 설계자는 가상의 건물을 디자인 하면서 디지털 모델을 생성한다. 가상의 건물과 실제 구현될 건축물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하나 디지털 모델과 실제건물은 시공 과정에서의 해석의 여지가 줄어들고 짓는다(build)라고 하기 보다는 제작(fabricate)에 가까운 생산 프로세스가 개입됨으로써 결국 디지털 모델은 가상의 건축물로서 실제 건축물과 동일한 지위를 가지게 된다.

향후 디지털 모델은 설계를 위한 재현 도구나 생성도구의 역할을 넘어서서 실제 건물을 가상화하게 될 것이다. 즉 가상 건물로서의 디지털 모델은 물리적인 재료로 실제 건물을 구현하기 위한 도면이나 시방의 역할이 아닌 실제 건물의 도플갱어로서 디지털 세계의 저편에 존재할 것이다. 건축사는 실제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 건물을 설계하게 될 것이고,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로 고도화된 생산 체인(digital chain)에 의해서 생산될 것이다. 건물 환경의 새로운 변경이나 운영방식의 사전 테스트는 실제 환경에서의 리스크를 없애면서 가상 건물에서 다양하게 시도될 수 있고, 실제 건물 환경에서 일어나는 이벤트와 데이터는 가상 건물에 빅데이터의 레이어로서 통합될 것이다. 가상 건물은 실제 건물을 컨트롤하기 위한 실감 100%의 인터페이스가 될 수도 있으며 실제 건물에서 일어나는 일이 바로 반영되는 일종의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s)이 될 것이다. (그림 3)

르네상스 이후 건축사의 역할이 실제 생산 프로세스와는 단절된 종래의 설계 프로세스에서 어떤 설계 이슈에 대한 개념이 형상화되고 이를 설계도면으로 완성하기까지 건축사는 재료의 특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했다. 또한 건축물의 성능은 설계 프로세스에서는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요소였다. 파라메트릭 디자인과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 그리고 프로토타이핑 기법은 건축 설계에 있어서 재료의 물성과 건축물의 성능이라고 하는 두 요소를 복권시켰다.

냅킨에 표현된 난해한 스케치로부터 티타늄 패널 쉬트 한장 한장으로 제작 조립될 때 까지 소위 디지털 체인 (digital chain)화된 건축생산 프로세스에서 건축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러한 프로세스에서 건축사는 단순한 편집자인가? 솔루션화 된 설계프로세스는 파라메트릭 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까닭에 사례가 거듭될수록 건축물의 유형화된 구조체계와 공간체계가 파라메트릭 지식으로 축적된다. 따라서 거듭된 사례에서 그 성능이 입증된 방식들은 파라메트릭 조작에 의해 새로운 설계조건에 유연하게 대응 가능한 플랫폼이 된다. 이를 설계전산(design computing) 분야에서는 프로토타입 기반의 설계라고 하는데 실제로 근래 브랜드화 된 스타 건축사들의 건축설계 연작들은 이러한 경향이 농후하다. 이러한 경향이 근본적으로 문제시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설계팀들의 작업 과정을 들여다보면 불행히도 우리나라 건축사사무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효율성을 발견하게 된다. 지식 솔루션화된 파라메트릭 설계기술은 대규모의 복잡한 설계 프로젝트를 매우 적은 수의 인력으로 수행가능하게 한다. 여기서의 질문은 지식 솔루션화 된 설계 프로세스에서 건축사의 역할이다. 건축사는 이제 몸으로 직접 설계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대 건축 설계가 ‘산업화’되고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세터로 거듭 나는 과정에서 우리 건축 현실이 왜 거기에 부응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서 건축설계교육은 무엇을 좀 더 고민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사회는 더 이상 미켈란젤로나 가우디를 기다릴 수 없는 복잡하고 동시다발적인 현상체인데 우리의 건축만 풍경화를 그리고 있을 수 없지 않는가.

현재 산업 분야의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건축설계 분야만큼 4차 산업혁명의 사각지대도 드물 것이다. 대부분 4차 산업혁명의 뜻을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공감도 잘 되지 않는데 주위에선 계속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이는 AI라고 해봐야 조류독감 밖에 모르겠는데 윗선에서 인공지능을 구현한 신사업 모델을 가져오라한다며 머리아파 한다. 로봇과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신발들을 대량맞춤 생산(mass customization)을 함으로써 아디다스(Adidas)가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에서 공장을 독일 안스바흐(Ansbach)로 옮겼다는 의미심장한 소식도 건축계에서는 피상적으로 들린다. “그래서 그 공장을 설계해야하나?” 이런 반응만을 보인다. 대학도 사정은 매 한가지이다. 건축학과 학과장을 역임해 본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마치 공과대학 학과장 회의에 참석한 건축학과 학과장 같은 느낌이랄까? 학제상 공과대학에 속해 있으나 우리나라 공과대학이 현재 요구하는 대부분의 목표와는 정량적으로도 정성적으로도 배치된다. 과거 대학에서는 건축과는 가장 개설하기 좋은 학과였다. 그러나 현재 수지타산 측면에서 건축과는 대학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되었다. 우선 전자통신은 별개로 하더라도 다른 화공이나 기계, 재료와 같은 공과대학 학과들이 제품 찍어내듯이 찍어내는 소위 SCI 논문실적은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에서 가장 첨예한 공간을 다른 학과에 비해서 많이 사용한다. 5년제 건축학교육이 시작되면서 한 학생이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전용자리가 요구되고 학생 1인당 크리틱 시간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스튜디오당 10명 미만의 스튜디오 공간들을 구비해야하니 결국 공과대학에서 가장 외부강사 의존률이 높고 공간을 많이 쓰는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설계스튜디오는 요즘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와는 여전히 유리되어 있다. 대학이 요구하는새로운 시대정신에 건축학과는 계속 학과의 특수성을 핑계로 버텨보지만 이내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요즘처럼 건축설계나 건설사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독 산업화되지 않고 있는 설계분야의 문제점이 단순히 제도의 불합리함이나 불경기 탓만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다면 건축사사무소는 물론 학교에서도 각자의 영역에서 개선책을 찾아가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학교의 설계 스튜디오는 그러한 이유에서 일선 건축사사무소의 일상을 이식하거나 튜터의 취향이 지도와 평가의 기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대학교육의 목적은 설계사유와 협업능력, 그리고 새로운 창조적 도구를 만들어내는 응용력을 키워주는 곳이다. 따라서 건축학과 설계수업은 실험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실험쥐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실험정신 없이는 대학 건축설계 교육이 굳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스케일만 키우는 현재의 교과과정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다. 디테일이나 건축의 성능, 마무리, 엔지니어링, 생산체계에 대한 이해가 없이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설계대상의 물리적 크기만 커지고 학생들은 점차 해외 현상설계안을 복사 조합하는 작업에 익숙해진다. 스스로가 설계의 흥미를 잃어가면서 정작 졸업 후 건축사사무소에선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갖추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난다.

우여곡절 끝에 5년제 건축학과 교육을 골자로 하는 건축학 교육 인증시스템을 우리나라에 도입한지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그 시스템의 공과를 논하자면 끝이 없다. 설계 교육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큰 발전을 이뤘다는데 공감한다. 그러나 그러한 설계수업이 공룡화되어 학과의 교육 커리큘럼을 경직시키고 학생들의 운신의 폭을 좁혀서, 그들이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낙오된 어정쩡한 공대생을 양산할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 건축학과에서도 이미 설계 스튜디오의 구성과 내용, 그리고 투입 시간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설계 스튜디오가 좀 더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BIM과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코디네이션, 그리고 재료의 연구와 같은 분야에 협업하고 종합적인 사유를 할 수 있도록 유연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 교육의 방법도 디지털 모델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설계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 맥을 같이해야 한다. 대학들마다 온갖 거창한 이름의 첨단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정작 대학의 CAD 수업에서는 도면 작성과 이미지 만들기, 3D 모델링과 같은 테크닉 만을 가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앞서 논한 디지털 모델의 변화 단계를 고려해보자면 디지털 모델이 단순히 재현이나 생성의 도구가 아닌 가상 건축물이라는 관점에서 CAD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향후 설계 조직이 다학제적이고 연구중심적인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디지털 모델을 다루는 틀이 될 것이다. 남은 두 차례의 글에서는 이에 대한 대학 교육의 자세와 건축실무의 영향에 대해서 논함으로써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글. 김성아 Kim, Sung-Ah ┃ 성균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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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을 위한 건축설계 가이드

Architectural Design Guide to Sustainability

지속가능 도시와 건축계획
01. 지속가능성의 이론과 과학
02. 도시건축 자원
03. 지속가능성과 건축설계
04. 지속가능성을 위한 건축설계 가이드
05.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시설계 가이드

지속가능 도시와 건축에 대한 본 연재는 ‘Rough Guide of Sustainability, A Design primer’ 의 책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기술함을 밝힌다. 이 책은 2001년에 영국왕립건축가협회에서 초판을 찍고 2014년 4판 개정판을 출판하는 인기 있는 녹색건축에 대한 전문서적이다. 이 책은 도시설계와 건축설계자를 위한 디자인가이드로서 성격을 지닌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깊지 않은 넓은 지식을 전달하고자 출판되었다. 저자인 Brian Edwards는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로 있으며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등 녹색건축에 대한 저술과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서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건강한 건축은 어떤것인가를 알아보고 건축물의 유형별로 세부적인 건축설계가이드에 대해 알아본다. 일반적으로 생태적 설계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건축설계 가이드는 이론적이고 규정적이다.

건강한 건축
건강이 설계에서 새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 환경운동가의 관심이 지구온난화, 공해, 자원고갈 등과 같은 지구차원의 건강에서 개인의 건강으로 옮겨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행복의 완전한 상태로 정의한다. 따라서 건축물은 다양한 기여를 통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이런 광의의 정의는 건축이 더욱 발전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건강은 쾌적함이 제일 중요하지만 건강한 건축물의 환경 요소는 쾌적함, 무공해, 인간의 요구에 대한 대응과 개선 등 세가지이다. 쾌적성은 크게 4가지로서 열적, 음향, 공기와 위생, 미학적 쾌적성으로 구분된다. 건강한 환경은 보통 자연 그대로의 빛, 환기, 건축재료에 기초한다. 쾌적함이 부족하면 곰팡이와 세균이 증식하고 집먼지 진드기는 곰팡이를먹고 분비물을 배설한다. 이것을 거주자는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여 암을 포함한 질병과 건강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즉 건강과 건축은 근본적으로 관계되어 있으며 건축이 건강을 개선시킬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채광은 시각적 쾌적성과 에너지효율 측면을 넘어 건강에 필수적임을 이해해야 한다. 자연이 주는 빛은 도시지역에서 삶의 활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 사용에서도 필수적이다. 또한 도시의 공중보건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임이 분명하다. 햇빛이 주는 이점은 도시의 살균장치, 사람에게 비타민 D의 생성, 농업생산성과 자연의 생물다양성 증대 등도 있다. 건축물에 대한 일조권은 있지만 도시공간(도로, 광장, 공원 등)에 대한 일조권 규정은 없다. 건강한 도시와 건축을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내용이다.

쾌적성과 유리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지난 50년간 쾌적성, 실내조도, 에너지 효율, 창문의 면적 간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창문면적은 바닥면적의 최소 20% 이상이 되야한다는 오랜 법칙이 있지만 최근 25% 이상으로 수정되었다. 이러한 관계는 지방의 기후적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북부지방에서는 파사드 면적의 40% 이상이 창문이 되어야 하는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창문의 면적을 줄이고 실내조명을 위한 전기사용은 증가하고 쾌적성은 떨어지는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쾌적성의 요구는 전기에너지 사용을 촉진하였다. 주택의 난방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전기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냉방이 요구되고 따라서 전기소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설계자의 고민은 냉난방과 쾌적성을 자연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창문의 위치, 유형 등을 적절히 설계하는 것이다. 또한 쾌적성에 대한 요구는 문화, 지역, 나이에 따라 다양하다.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중이므로 노인의 쾌적성 연구가 시급한 부분이 되고있다.

쾌적성에 있어 소음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도로, 철도교통은 도시소음의 주요 원인이다. 교외의 비행기,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음향설계는 건강한 건축에 필수적이다. 소음은 종종 이웃간의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고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유흥업소와 공사현장이 주거지역, 학교 등의 주변에 있을때나 아파트의 층간소음이 갈등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만약, 건축물에 공해가 있다면 에너지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건강하지 않다. 공해는 소음공해, 공기공해, 공간적 공해(공간의 과잉수용에 의한 심리적 스트레스 영향)로 구분된다. 미세먼지는 공기중에 존재하는데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 공기중에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는 실외보다 실내에 많이 발생하는데 알러지와 새건축물 증후군을 유발하므로 최근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공해를 줄이는 건축재료의 선택은 가능한한 ‘자연성’이 있는 재료이다. 자연에서 얻은 돌, 나무, 벽돌, 진흙 등은 본질적으로 합성재료(플라스틱)보다 더 건강하다.

자연적 외부자극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건강에는 심리적 측면도 중요하다. 자연적 조건(채광, 햇빛, 외부환기 등)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다. 창가에 가까이 앉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일의 효율성이 높은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병원에서도 빛과 환기의 조절이 용이한 창가 측 환자가 스트레스율, 반사회적 행동, 회복 등과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의 시사점은 지속가능한 설계는 건강한 건축을 만드는 것이고 건축설계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가능성의 논의를 이끌기 시작하면서 건축재료, 디테일, 기술, 공간구성, 토지이용 방법 등에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설계 가이드

지속가능한 주택(Housing)
지속가능한 주택은 ‘효율적 자원의 이용으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생성하는 주택’으로 정의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주택의 설계목표는 다음과 같다.

  • 에너지 효율이 높고 신기술의 적용
  • 자원의 효율적 이용
  • 활력있고 지속가능성을 갖춘 복합용도 설계
  • 장수명(Long-Life)설계
  • 재활용을 극대화 시킬수 있는 설계
  • 건강을 위한 설계
  • 생태적 원리를 수용하는 설계

지속가능한 주택은 물리적 측면이상의 의미가 있다. 경제적 번영, 사회적 안전과 결속, 사회복지지원, 개인과 지역공동체의 지속, 나아가 세계보건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주택으로 평가될 것이다.

주택은 영국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25%를 배출한다. 이 배출량의 60%는 난방, 25%는 조명에 의해 발생된다. 주거밀도와 에너지 소비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밀집된 주거지 일수록 에너지 효율적이다. 에너지 효율성의 향상은 지역난방, 교통, 열병합 발전(CHP)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집약적 건축물의 이점은 한 세대의 열손실이 다른 세대의 열취득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밀도가 증가할수록 에너지 효율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복합용도의 고밀 근린주거는 분산된 저밀 근린주거 보다 에너지를 적게 소비한다. 대중교통 시스템의 공급과 관련해서 볼 때 중고밀도 주거지개발이 에너지 지역공동체의 이익을 수반할 수 있다. 반면 밀도가 증가할수록 범죄, 프라이버시, 소외, 공동체 상실 등의 반사회적 문제가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

주택 유형별 설계지침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규정은 다음과 같다.

  • 태양복사열은 극대화 시키고 그늘은 최소화해야 한다.
  • 창문의 60~70%는 남향으로 설치하고 일사차폐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 남향이 아닌 모든 창문은 3층 유리로 설치하고 채광에 최적화돼야 한다. 즉 난방 에너지와 조명에너지는 함께 고려돼야 한다.
  • 야간의 열손실을 대비한 열용량(Thermal Capacity)를 최대화시키는 재료와 구조로 설계하여야 한다.
  • 지표면을 포함한 모든 표면은 단열성이 높아야 한다.
  • 재생에너지 사용은 극대화시키고 전기충전 설치를 설치한다.
  • 전열교환시스템을 사용하여야 한다.
  • 창문의 기밀성을 확보하고 결로에 대비해야 한다.
  • 빗물의 저장, 재사용, 절약하여야 한다.
  • 지속가능한 도시배수시스템을 사용하여야 한다.

①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의 설계지침
패시브하우스는 1970년대 스웨덴에서 시작되었고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주도적으로 연구 및 진행됐다. 그러나 영국의 친환경건축 인증제도(BREEAM)와는 달리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 소비에 관한 기준 이외에는 다른 기준이 없다. 이런 이유로 지속가능한 설계를 추구하는 설계자는 패시브하우스 설계지침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지침은 에너지에 대한 유용한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패시브하우스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 난방은 15 kwh/㎡/yr 이하 소비
  • 10 w/㎡ 이하 난방부하
  • 50 파스칼 압력으로 0.6ACH(시간당 환기 횟수) 이하의 기밀성
  • 냉방은 15kwh/㎡/yr 이하 소비
  • 주요 에너지(냉.난방, 조명, 환기, 가전 등) 소비총량 120kwh/㎡/yr이하

패시브하우스 설계가이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건물의 향(Orientation): 남쪽을 기준으로 좌우 30° 이내에 있어야 한다. 난방소비량은 채광에 유리한 향 배치만으로도 30~40% 절약할 수 있으며 창문의 크기를 최적화 하면 더 절약할 수 있다.
  • 건물의 형태(Building Form) : 바닥 면적/ 벽 면적 비율의 값이 0.7 이상으로 집약된 형태로 한다. 비정형 형태는 에너지 비효율적이다.
  • 열관류율(U-Value): 권장하는 기준은 벽, 바닥, 지붕은 0.15w/㎡k이하, 창틀, 유리는 0.85w/㎡k 이하이다.
  • 시공방법(Construction Type) : 외단열 설치가 필수이다.
  • 열교현상(Thermal Bridge) : 외벽과 지붕, 외벽과 바닥, 외벽과 지면의 이음새는 열교가 발생하므로 적외선 영상과 통기성 시물레이션을 통해 검증하여야 한다.
  • 기밀성(Airtightness) : 기밀성이 높아야 열손실을 방지하고 창틀에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문과 창틀 주변의 외부 랜더링, 방습층과 테이핑이 요구된다.
  • 창문, 채광, 그늘(Grazing, solar gains and shading) : 패시브하우스는 남향 창문이 벽면적의 30~35% 정도가 좋다. 큰 창문은 에너지 효율성을 지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인룸, 거실, 주방은 남향으로 배치해야 한다. 또한 여름철의 과열방지를 위해 외부와 차양과 내부 브라인드를 설치하지만 채광을 위한 투과율이 높은 유리창을 설치하여야 한다.
  • 전열교환기 시스템(MVHR) : 환기에 의한 열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전열교환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창문을 열고 자연적 환기는 금지한다.
  • 난방(Heating) : 난방을 위한 보일러와 라디에터는 필요하지 않다. 난방에너지를 태양광, 조명, TV, 가전제품에 의해 공급된다. 다만 매우 추운 날씨를 위한 보조열원으로서 팬히터는 필요할 것이다.

② 탄소 제로 주택
저탄소 또는 탄소제로(VLZC, Very low or Zero carbon)주택은 지속가능한 주택의 궁극적 목표가 될 것이다.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 바이오매스, 바람, 지열 등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생산된다. 건축물이 에너지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로서 설계되어 전력을 생산하여 건설과정에서 얻은 내제적 에너지를 상쇄하는 것이 탄소제로 건축의 핵심이다. 현실적으로 전력 생산을 통해 건축물의 건축에 필요한 자재에 내재된 에너지(embodied energy)를 상쇄하기 위해 약 20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탄소제로를 위한 주택을 위해 건축적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할 수 있다.

③ 기존주택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
신규주택은 매년 1~2% 증가율로 늘어나고 있다. 즉 기존건축물의 탄소배출 감소가 지구온난화를 막는 핵심 전략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교육의 개선, 정보제공확산, 건축산업에 동기를 부여하고 사람들이 자신의 주택에 대해 손쉽게 에너지효율 개선할 것을 권장하고 홍보하여야 한다. 일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1990년에 0.6kw에서 2005년에 2.5kw로 약 4배 증가하였다.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86%는 화석연료에서 생산되고 있다. 즉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솔루션의 개발과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 모두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오피스(Office)
업무시설은 지속가능성이 매우 강조되는 건축유형이다. 왜냐하면 냉난방, 조명, 환기 등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서 효율성이 매우 중요하고 또한 자연채광이나 환기가 생산성이나 건축물 자산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업무시설은 에너지, 물, 자원, 건강, 4가지의 지속가능성 설계테마로 분류된다. 업무시설은 조명, 환기, 기기 등 특히 전기사용이 많다. 따라서 일조활용을 최적화하고 저에너지 조명을 사용하여야 한다. 실내에 들어오는 일조거리는 7M 거리가 한계여서 업무시설은 폭은 14M 이내로 제한되는 것이 좋다. 더 이상의 폭을 가진 업무시설은 천창이나 아트리움으로 분할 계획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창가자리에 있는 직원이 스트레스가 적으며 신체적 건강과 심리적 안정감이 촉진되고 생산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사람이 개인 취향에 따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조명, 습도, 환기 등의 중요성이 확인되었다. 보통 업무시설의 남측 입면에는 일조량 조절을 위해 태양열 스크린을 설치한다. 기계장치로 작동되는 루브와 브라인드로 태양광을 조절하여 이중벽(double skin)을 통해 옥상으로 열을 배출하게끔 설계된다. 일조투과성, 외부전망의 최대화, 에너지효율 향상 등 업무시설은 점점 정보통신으로 조정되는 스마트 외관으로 설계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많은 이익을 가져오지만 유지관리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의 확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고층과는 달리 저층의 업무시설의 경우 하나의 장치로 태양광차단, 일광차양막, 건축물관리를 위한 통로를 통합 설계한 외부 루버 시스템은 입면과 지붕을 일체로 시공가능하다. 이 방법은 단순하고 유지보수의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런 기능적 시스템은 조립식 건축으로 시공가능하며 비용절감의 장점도 있다.
업무시설의 아트리움이나 조경식재는 환경개선의 주요한 수단이 된다. 아트리움의 나무는 내부 공기정화 기능을 하고 사용자의 사회적 교류를 촉진시킨다. 즉 저에너지 설계만큼 중요한 사회적 공간을 제공하고 일체감을 갖게 하는데 기여한다.

① 친환경 업무시설의 경제적 이익
친환경 업무시설의 에너지 절약과 같은 직접적 이익을 넘어 직원들의 만족도와 능력향상, 이직율 하락, 인건비 감소 등 경제적 편익은 많다. 생산성 향상에 의한 이익은 에너지 절약에 의한 이익보다 크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건축비용은 초기에 1~3% 정도 추가로 발생하지만 5~8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넘어 건축물 생애주기 동안 꾸준히 재정적 이익을 발생시킨다. 생산성은 ‘자연성’이 강화될수록 높아진다. 즉 자연환기, 자연채광이 중요하다. 그래서 에너지 효율을 관리하기 위한 지능형 시스템이 과도하여 ‘자연성’을 감소시켜서는 안되며 균형을 갖추는게 중요하다.
또 하나의 쟁점은 에너지와 소음공해간의 상관관계이다. 자연성을 높이기 위해 아트리움 및 보행공간의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핫-데스킹(Hot-desking) 개념의 도입이 늘고 있다. 조립식 건축물도 경제적 이유로 많이 시공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들은 실내의 소음을 높이는 단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실내 소음공해는 ‘친환경 건축물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고 해결해야하는 하나의 문제점이다.

그린스쿨(Green School)
학교는 지속가능한 건축에서 주택과 오피스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속가능성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에 교육적 성과를 기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학교자체가 교육의 장으로서 교육적 효과를 갖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통 학교 설계지침은 학교유형(도시, 지방), 학제(초등, 중등, 고등)에 따라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 학교에 적용되는 계획유형은 압축도시형, 중정형, 방사형, 선형, 유기적형으로 다섯가지로 구분된다. 아트리움, 몰, 온실은 학교설계의 일반적 특징이다. 에너지 효율성, 재생에너지시스템, 개방성, 자연채광, 자연환기는 가장 중요한 설계목표가 된다. 즉 교육적 목적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에너지, 자원, 관리유지비용의 감소는 학교 건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압축형계획은 도시지역의 학교에서 주로 채택되는 유형이다. 자연광유입과 외부조망을 위해 개방형 입면을 배치하기도 하고 중앙에는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아트리움을 조성한다. 중정형계획은 압축계획과 유사하다. 출입구, 도서관, 등은 북쪽에 배치하고 교실은 남측에 배차하여 중정에서 교실이 보이도록 하여 감독하기가 좋고 중정의 포근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제공한다. 그러나 외벽면적이 많아 건설 및 에너지 유지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방사형계획은 중앙에 중심공간을 두고 교실은 선형으로 뻗어나가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이 계획안은 기후적, 환경적 특성을 살려 배치할 수 있고 교실과 교실 사이를 휴식공간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글. 왕정한 Wang, JeongHan ┃ (주)건축사사무소 아라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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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엘로의 스포츠 컴플렉스

Sport Complex, Pozuelo, Spain

이번 달에는 세계적인 스페인의 거장 알베르토 캄포 베자-Alberto Campo Baeza-의 팀이 설계한 스페인 마드리드의 포수엘로-Pozuelo-에 위치한 스포츠 컴플렉스를 소개한다. Francisco de Vitoria University 캠퍼스의 일부로 설계된 이 건물에는 스포츠홀과 강의실 뿐만 아니라 다용도실, 체육관, 수영장, 물리 치료실 등 대학생 및 지역주민을 위해 다목적으로 쓰이도록 계획됐다.

베자의 설계는 근대성-Modernity– 중에서도 서구유럽의 Contextualism, 즉 주변의 컨텍스트-환경 또는 도시 구성의 논리 등-에 새로운 건물이 어떻게 삽입되고 맞춰져서 하나라는 전체가 되는지에 대한 이론의 훌륭한 방향성과 예시를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포츠 복합 센터 역시 매스를 구성함에 있어서 건물의 최대높이와 정렬은 캠퍼스의 배치에 따라서 분절·조정됐다. 2개의 깨끗하고 볼륨적으로 잘 정의된 상자는 저층 빌딩으로 연결되고 이의 지붕이 테라스가 되어 그 앞의 공간을 포용한다. 캠퍼스의 주요 건물의 평균 높이와 일치하도록 건물의 바닥 치수를 50cm×60m으로, 최대 높이는 12m으로 최대한 통일시켰다.

건물은 크게 스포츠 활동을 담당하는 매스와 교육 활동을 담당하는 다른 하나의 매스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활동이 가진 특성에 따라 볼륨의 물성이 독특한 방법으로 구별된다. 즉 스포츠홀은 커다란 반투명 상자로써 유리섬유강화콘크리트(GFRC)와 투명 유리로 마감되었고, 건물의 베이스 역할을 하는 낮은 상호 연결 건물과 수영장에서부터 올라오는 강의실이 담긴 매스는 육중한 흰색 노출콘크리트를 이용해 마감처리 됐다.
스포츠홀의 배치 방향과, 앞서 언급한 건축재료의 선택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햇빛에 많이 노출된 남측 파사드는 유리섬유강화콘크리트(GFRC) 패널, 북측 파사드는 반투명 유리, 남서측 파사드는 캠퍼스의 메인 광장과의 연결성을 강조하는 투명 유리로 건물 전체의 시각적 밸런스를 맞추었을 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적절히 컨트롤한다. 어두워지면 이 반투명 상자의 빛은 여과, 통제되면서 캠퍼스의 메인광장의 스케일감과 투명성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투명성의 메커니즘은 상부의 안쪽 중정에 면한 북동측 파사드에서 반복된다.
재료의 배치와 연결성에 의한 시각적 인과 관계는 캠퍼스 광장과 스포츠 시설 사이의 논리에 그대로 적용된다. 교실 단지가 배치된 남서측 파사드는 이 건물 전체의 배경 역할을 하며 캠퍼스 전체의 ‘하나’를 이루며 Contextualism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능면에서 볼 때 스포츠홀, 수영장 등의 장스팬을 위한 구조체 설계는 최종 마감 재료의 반투명성을 미리 염두해두며 이루어졌다. 스포츠홀은 철골 트러스 구조로, 철골 구조의 가느다란 부재의 가벼움이 GFRC와 같은 가벼운 재료와 잘 어울린다. 다른 한편으로 수영장을 포함한 교실 컴플렉스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체로 이 역시 구조적인 기둥이나 거더와 빔들을 고스란히 노출하여 공간에 통제된 규칙성-Order-과 리듬감-Rhythmicality-을 주고 있다. 철골구조 vs. 철근콘크리트구조의 배합은 앞서 언급했던 폐쇄적이고 육중한 것과 가볍고 투명한 박스의 적절한 조화에 일관적으로 부합하는 것이다.

알베르토 캄포 베자는 도시의 스케일감과 각각의 구성요소들의 공간을 형성하는 논리성에서부터 시작하는 설계적 어프로치, 구조 설계, 마감 재료와 구조체와 부착되는 방식으로 그의 설계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대한의 간소함으로 풀어내는 디테일의 미학 등의 설계방식은 미스 반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의 철학 ‘Less is More’을 상기시킨다.

Architect : Alberto Campo Baeza, Spain
글. 이지현 Lee, Jihyun
jihyun.lee8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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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메트릭 디자인ⅩⅤ

Parametric DesignⅩⅤ

지난 2회에 걸쳐서 2012년 가을학기 Harvard GSD의 Digital Media and Material Practice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Diffusion Limited Aggregation System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 하였습니다. 먼저 유한 확산 집합체가 무엇인지를 자연에서 쉽게 발견할수 있는 예를 통하여 알아 보았고 이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유한 확산 집합체를 디지털 모형으로 생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이번 회는 저번회의 연장선상에서 유한 확산 집합체를 Visual Basic 을 사용하여 디지털 모형으로 재구성 하는 과정에 대하여 마져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앞서서 지난회에서는 유한 확산 집합체 시뮬레이션의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과정, 즉 임의의 점이 seed가 되는 점을 향하여 접근하는 브라운 운동까지 시뮬레이션을 해 보았습니다. 이제 이 점들이 seed가 되는 점과의 거리가 특정한 거리 이하가 될 경우 움직임을 멈추고 두 점 사이의 선분을 생성하는 과정을 살펴 보도록 합니다. (fig 01) 이는 실제 유한 확산 집합체의 경우에 브라운 운동을 하던 입자가 이미 생성된 거대 결정과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 짐에 따라 물리적 화학적인 반응에 의하여 거대 결정에 편입되어지는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기 위한 단순화된 디지털 모형이라고 생각할수 있겠습니다.

 

아래는 위의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는 코드 입니다. (fig. 02) 이전의 단계에서step 03a, step 03b, step 04이 추가 되었습니다. 우선 93 행은 seed가 되는 점에 일정거리 이하로 가까워 지는 브라운 입자들을 저장 하기 위한 새로운 점의 list를 정의하는 부분입니다. Step 03b의 104행 서부터는 브라운 입자와 seed가 되는 점의 거리를 측정하고 거리가 일정거리 이상이라면 브라운 운동을 계속하고 그렇지 않고 일정 거리 이하가 된다면 운동을 멈추고 두 점사이의 선분을 생성하고 선분과 브라운 입자를 새로운 리스트에 저장하고 이를 화면상에 나타내주는 부분입니다. 104 행에서는 브라운 입자와 seed점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105행에서 임의의 숫자인 15와 비교를 하여 거리가 이보다 크다면, 즉 브라운 입자가 seed에 충분히 가깝지 않다면 106행에서 브라운 운동을 계속할 것을 명령합니다. (98행에서 볼수 있듯이 106행은 브라운 운동을 정의하는 wanderpt라는 함수의 결과값인 pt_wander를 같은 함수의 초기값인 pt에 대입합으로써 사실상 브라운 운동을 반복할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07행부터는 만약 거리값이 15보다 작다면, 즉 충분히 가까워 졌다고 판단이 될 경우는, 108행에서 두 점간을 잇는 선분을 생성하고 이 선분 및 점을 두개의 새로운 리트스, brch_list및 aggr_list에 넣어주게 됩니다.

방금 살펴본 단계에서 실제의 유한 확산 집합체와 조금 달랐던 부분은 브라운 입자가 항상 가장 초기에 설정된 seed점으로 부터의 거리만을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운동의 정지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실제적으로는 현재 움직이고 있는 브라운 운동의 입자는 바로 전 입자까지를 포함하는 이미 생성된 결정체의 모든 점들을 통틀어서 가장 가까운 점과의 거리를 기준으로 운동의 추가 발생 및 정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fig 03)

이를 알고리즘화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결정체를 이루는 점들의 집합을 나타내는 점의 리스트인 aggr_list가 필요하며 이 리스트에는 이전단계까지 최소의 거리를 만족하는 점들을 모두 포함되게 됩니다. (fig 04) 이제 브라운 운동을 하는 점과 aggr_list내의 모든 점들의 거리를 순차적으로 측정합니다. 이때 브라운 운동을 하는 점과 리스트 상의 현재의 점의 거리가 브라운 운동을 하는 점과 리스트 상의 바로 전의 점의 거리보다 작다면 이를 거리값을 저장하는 dist_stack이라는 리스트에 저장을 합니다. 이 과정을 aggr_list상의 모든 점을 대상으로 반복하면 가장 마지막에 추가된 거리값이 브라운 입자가 기존에 생성된 결정체간의 가장 최소가 되는 거리가 됩니다. (116행-131행). 그 다음 과정은 전단계에서 살펴본것과 같은 알고리즘이며 거리의 최소값이 임의의 거리값보다 클 경우는 브라운 운동을 반복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브라운 운동을 정지하고 해당 브라운 입자를 결정채의 리스트에 포함시키고, 새로운 cycle을 시작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132행-139행).

브라운 운동과 유한 확산 집합체의 과학적이고 실제에 가까운 정밀한 시뮬레이션은 아니었으나 상기의 과정을 통해 알수 있는 바는 복잡해 보이는 자연 현상도 작은 단위와 단계로 나누어 본다면 단순한 몇 개의 알고리즘의 집합으로 이루어 질수 있다는 점입니다. 위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 아래의 패턴은 (fig 05) 그러한 복잡함 속에 숨어 있는 몇 개의 단순한 과정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미학을 잘 표현해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 성우제 Sung, Woojae
Grimshaw Architects / Associate
www.woojsung.com, www.selective-amplificat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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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공간인식, 책상

The desk, my first awareness of space

나는 어려서 골목에 나가 뛰어놀기를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 공부는 학교에서 하는 것이고, 집에 오면 골목에서 해가 질 때까지 놀고, 숙제는 저녁밥을 먹고 하는 것으로 여기고 놀았다. 부모님의 성화가 왜 없었겠는가. 당연히 야단과 타박으로 점철된 초교시절이었다. 당시 나의 목표는 반에서 60명 중 10등 내외로 할 정도로만 공부를 하고 나머지는 각종 놀이, 축구, 야구 등을 하는 것으로 맘속에 정해 놓고 하루를 보냈다. 일요일이면 어머니께 떼를 써서 용돈을 받아내면 만화가게에 가서 종일 만화를 봤다. 당시 소년중앙, 어깨동무 등과 무협지 그리고 유명한 책 들이 만화가게에 있었으므로 나름 책을 통한 정보는 매주 게으르지 않고 습득했다.

사실 집에서 숙제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그것은 내 책상이 없어서 숙제를 하려면 접이 밥상 또는 앉은뱅이 소반상에 앉아서 숙제를 해야 하는 점이었다. 잘 뛰어 놀아서인지 허벅지와 종아리가 튼실한 탓에 나는 상 앞에 앉아 있으면 다리가 저려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게 공부 태만의 가장 큰 핑계거리였다.

그러나 그 점이 우리 부모님께 통할리 만무했다. 나는 초교시절 내내 변함없이 공부하라는 부모님 노래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러던 어느 초교 말년 시절이었다. 당시 중학교 의무교육을 시행하면서 한 반을 향상반과 우등반을 그리고 나머지 학습반으로 나누어서 실적을 올리려는 선생님의 편가르기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속으로 분개했지만 표출 방법을 모르니 도리없이 내 성적에 따라 향상반으로 분리되어 방과 후 공부를 해야만 했다. 중학교 의무교육은 공부 혜택을 받게 되는 내 인생의 크나큰 전환점이었다. 공부하기 싫은 나는 그래도 진학을 위한 학습은 해야했기에 당연히 선생님이 내준 문제를 풀고 익혀야 했다. 그 와중에 나는 한가지 놀라운 점을 은밀히 알게 됐다.

우등반에 있던 친구들이 선생님이 빌려준 교재를 갖고 자기들끼리 돌려보고 있는 것을 내가 목격했던 것이다. 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지나간 척하다가 어깨너머로 슬쩍 보았다. 그런데 지난 시험에 나왔던 문제가 그 교재에 고스란히 토씨 하나 안 틀린 채 있었다. 아니, 그 교재에서 지난 시험문제가 나오다니. 여태 시험문제는 저기서 다 나왔단 말인가. 나는 어린 마음이었지만 기가 막혔다. 충격을 먹은 순간 나는 만화를 보면서 익힌 속독으로 거의 한 페이지를 훑어 봤다. 그리고 나서 나중에 다시 거듭 확인을 한 뒤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나에게 우등반은 필요없다. 저런 식의 학습은 바르지 않다는 것을 만화가게에서 쌓아 놓은 지식으로라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그래서 가능한 학습교재 보다는 폭 넓은 지식의 책,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한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로 생각의 방향을 잡고 초교시절을 마쳤다.

이윽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우리 집을 신축하게 됐다. 우리 부모님께서 새 집을 지으신 거다. 나는 기왕 의무교육이 시작됐으니 이제부터 맘 다잡고 다부지게 학습하기로 마음 먹었다. 마침 목수일을 맡았던 작은 매형이 책상이 없던 내게 집 준공 선물로 책상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나는 매형에게 서랍이 있는 입식 책상을 나름대로 제도해서 부탁했다. 당연히 제도니까 치수도 기입하고… 이제 나도 책상에 의자 놓고 앉아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자 마음 먹었던 것이다. 집이 완공되서 잔치를 벌이고 새 집에 입주했는데 매형은 아직도 책상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 속상한 마음에 부모님께 떼를 썼다. 매형은 집이 완공됐으니 얼른 서울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급했던 상황이었다. 내가 준 도면은 작업복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잃어 버린 채 대충 눈 짐작으로 베니어 합판으로 재단하고 각목을 지지하여 망치로 대충 툭 툭 치더니 “옛다, 책상”하고 내게 주었다. 나는 그 책상을 보고서 화가 복받쳐 엉엉 울었다. 매형이 솜씨 좋은 목수라고 해서 내가 어린 손이지만 꼼꼼이 제도하여 도면도 드렸건만, 고작 앉은뱅이 상을 책상이라고 내놓냐고 집이 떠들썩하게 길길이 날뛰며 악을 써댔다. 어머니는 나를 말리시며 “여보게 사위, 책상 다리라도 좀 길게 해주게. 쟈가 앉은뱅이 책상에서는 좀이 쑤셔서 책이 안 읽힌다고 허니 자네가 힘 좀 더 써주소. 얼릉 다시 각목으로라도 덧대고 책상을 올려주시게” 어머니의 이 한마디에 머쓱한 매형은 책상의 키를 각목으로 키워줬다. 그리곤 내 머리를 쓰다듬고 미안하다고 하며 연장을 챙겨서 동료들과 서울행 기차에 도망가듯 몸을 싣고 떠났다. 눈물을 훔치고 의자를 동네에서 빌려다가 앉고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중에 어머니는 장에 가서 새 의자를 사다가 바꿔 주셨다. 나는 영 개운치 않아 어머니께 덧댄 각목 다리가 보기 안좋으니 책상보로 덮어 달라고 부탁했다. 평소 웬만한 우리 가족 옷을 손수 지어주셨던 어머니는 녹색 다우다 천을 시장에서 끊어다 끝단을 재봉질하고 책상을 덮어 주셨다. 그리고 책상용 독서등도 선물해 주셨다.

새 집에 내 방이 생긴 것이 아니었기에,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책상은 내 인생에 있어서 그야말로 가장 멋진 학습공간이 되었다. 거기서 나는 녹색 책상보 물결 속에서, 그리고 책의 강물에서 맘껏 헤엄치고 물장구치는 지식의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그곳은 부모님과 형들, 누나들의 지원에 힘입어 고교진학과 대학진학을 위한 학습, 그리고 마음의 양식을 쌓는 수많은 책 읽기를 실행했던, 그야말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공간이 된 것이다.

글. 조정만 Cho, Jeongman • KIRA┃ (주)무영씨엠 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