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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소식 10월

2017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 발표…‘전라북도 과학교육원’ 등 대상 4점

국토교통부, 대한건축사협회, 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하고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하는  ‘2017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이 9월 12일 발표됐다. 준공건축물부문 대상에는 전라북도 과학교육원(이길환 건축사), 현대해상 하이비전센터(김진구 건축사),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신반포1차 재건축아파트)(오성제 건축사), 기억의 사원(민규암 건축사)이 선정됐으며, 본상 4점과 우수상 15점도 발표됐다.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에는 이근창 건축사(주.엄앤드이 종합건축사사무소), 공로상에 김봉회 건축사(주.건정 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선정됐다.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출품작은 준공건축물 부문 100점, 계획건축물부문 175점 등 총 275점이 응모됐다. 시상식은 11월 7일 서울 서초구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개최되며, 수상작은 11월 10일까지 건축사회관 로비 및 대강당에 전시된다.

 

2017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수상자 발표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축사협회가 공동주최하고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후원하는 ‘2017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수상자가 9월 17일 발표됐다. 대상에는 ‘매곡도서관’을 공동설계한 이승환, 전보림 건축사(주.아이디알 건축사사무소)가 선정됐으며, 최우수상에는 ‘멋진할아버지집’을 설계한 이기철 건축사(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와 ‘마주집’을 설계한 권태원 건축사(토호 건축사사무소)가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조진만(조진만 건축사사무소), 전재영(모노그래프 건축사사무소), 조선애(건축사사무소 건축농장), 배지영(시와 건축사사무소), 김승훈(브이오에이 건축사사무소) 건축사가 선정됐다.

대상과 최우수상은 국토교통부장관상이 수여되고, 우수상 5명에게는 대한건축사협회장상이 수여된다. 국토부는 수상자들에게 전시회 개최, 작품집 발간, 각종 정책 및 사업추진 시 심의·자문위원 위촉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회원사 대상 ‘건축자재정보 DB 등록 설명회’ 개최

대한건축사협회(이하 사협)는 ‘건축자재정보 DB 등록 설명회’를 9월 19일 건축사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고 (사)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회원사들에게 건축자재정보센터와 한국건축산업대전을 소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사)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 회원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건축자재정보센터에 자재DB를 등록하는 업체는 해당 자재DB를 검색한 건축사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건축사가 선택한 건축자재의 견적 자동요청, 세움터 에너지절약계획서 자재DB연계 등록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제32대 회장선거 3명 건축사 예비후보 등록

대한건축사협회 제32대 회장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이뤄진 가운데 강석후 건축사(수림 건축사사무소), 석정훈 건축사(주.태건축설계 건축사사무소), 임송용 건축사(주.정일 건축사사무소)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사협 선거관리위원회는 9월 25일 제32대 회장선거 예비후보자를 공고했다. 회장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투표소(Kvoting.go.kr)를 통해 선거가 실시된다. 향후 일정으로는 올 11월 9일∼11월 15일 후보자등록을 거쳐 11월 27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후보자 권역별 합동토론회가 총 7회에 걸쳐 개최된다. 투표는 내년 1월 23일부터 24일 양일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2017년도 건축사자격시험 6,051명 응시

2017년도 건축사자격시험이 9월 16일 전국 16개 시험장(서울 11개, 부산 2개, 대구 1개, 광주 1개, 대전 1개)에서 시행됐다. 7월 5일부터 12일까지 7,113명이 접수한 이번 자격시험에는 현장집계 결과 6,051명(85.1%)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과목별 응시자 수는 건축설계Ⅰ이 4,895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지계획은 4,670명, 건축설계Ⅱ는 4,6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합격예정자는 11월 10일(금) 국토교통부(www.molit.go.kr)대한건축사협회(www.kira.or.kr)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제13회 대한건축사축구연합회장기 전국건축사축구대회 성료

‘2017년 제13회 대한건축사축구연합회장기 전국건축사축구대회’가 9월 22, 23일 양일간 경기도 용인시축구센터에서 개최됐다. 대한건축사축구연합회가 주최하고 강남건축사축구동호회와 강남구건축사회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전국의 건축사축구동호회 2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조별 예선전과 8강 토너먼트로 진행됐다. 이틀간의 열띤 경기 끝에 ‘경남에나’, ‘경기청’, ‘전북’, ‘송파’ 팀이 4강에 올랐으며, ‘경남에나’와 ‘경기청’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경남에나’팀이 ‘경기청’팀을 2:0으로 제압해 우승을 차지했으며, ‘전북’과 ‘송파’팀은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부산광역시건축사회, 2017 부산건축사혁신대회 개최

부산광역시건축사회는 9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서울 코엑스 및 세종시 일대에서 회원 간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2017 부산건축사혁신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총 222명이 참석했으며, 2017 UIA 서울세계건축사대회 참가와 세종시 답사등의 프로그램으로 혁신대회가 진행됐다.

 

울산광역시건축사회, 공동모금회에 장학금 전달

울산광역시건축사회가 9월 8일 울산광역시청 시장실에서 관내 어려운 대학생을 위한 장학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울산건축사회는 2010년부터 매년 1,000만원을 지역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2002년부터 2016년까지 20회에 걸쳐 1억 2,250만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전라남도건축사회, 제2회 전국순회 건축/도시포럼 개최

9월 21일 전라남도와 전라남도건축사회 주관,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주최로 ‘2017 제2회 전국순회 건축/도시 정책 포럼’이 개최됐다. 동신대학교 중앙도서관 동강홀에서 진행된 포럼은 ‘고령화 사회, 에너지복지를 위한 저에너지 건축 활성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광주광역시건축사회, 제14회 광주건축 그림그리기 대회

광주광역시건축사회가 9월 23일 ‘제14회 광주건축도시 그림그리기 사생대회’를 진행했다. 광주광역시건축사회가 주관한 사생대회는 ‘좋아하는 건축물, 살고 싶은 집 그리기’라는 주제로 열려 광주지역 소재 유치원생들을 비롯한 초등학생 및 학부모, 건축사, 대회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성공리에 마쳤다.

 

충청북도건축사회, 청소년 창의건축 경진대회 개최

충청북도건축사회는 9월 23일 ‘제4회 청소년창의건축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구도심 나의 오브제(objet)’라는 주제로 한국교통대학교 갤러리에서 열린 대회에는 도내 중·고등학교 학생 60여명(30개팀)이 참가했다. 대상은 청주 일신여자고등학교 정수미(3학년), 김수연(2학년) 학생이 받았다.

 

양주지역건축사회, 추석맞아 백미192포 전달

양주지역건축사회는 9월 25일 양주시청을 방문해 추석명절을 맞아 불우이웃을 돕는곳에 써달라며 백미 10kg 192포를 전달했다. 전달된 백미는 각 읍면동을 통해 취약계층 192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양주지역건축사회는 작년 추석명절에도 백미기부로 양주골 쌀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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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에 관하여

About restriction on the purchase right resale

Ⅰ. 글의 첫머리에

한동안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재개발에 따른 아파트 입주권 및 분양권 전매 열풍이 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분위기에 편승하여 프리미엄을 받고 단기차익을 얻었다.1) 그 과정에서 이중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양도소득세를 탈루하기도 했다.

작년부터 정부에서는 각종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근간에 부동산투기현상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그것도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통한 투기붐이 일었던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부동산투기현상을 방지하고,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고, 분양권전매 제한을 강화하고, 불법전매사범을 형사입건하고, 특별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파트를 분양 받아 공사가 완료되기 전에, 등기가 넘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분양받은 권리를 매매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부동산 그 자체가 아니고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것이므로 복잡한 법적인 문제가 따른다.

또한 아파트 분양권전매가 제한되는 경우, 이를 위반하여 분양권을 매매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법적 제재가 따른다. 분양권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사기적인 수법이 작용하여 손해를 입히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법적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한다.

 

Ⅱ. 아파트 분양권을 사고 파는 경우

분양(分讓)의 사전적 의미는 ① 토지나 건물 따위를 각각 나누어 파는 것, ② 전체를 여러 부분으로 갈라서 여럿에게 나누어 넘겨주는 것이다. 분양은 영어로 ① sale in lots, ② lotting-out으로 번역된다.

분양권이라 함은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설한 주택에 대해 청약을 하거나 재개발 또는 재건축에 의해 건설된 주택의 일반분양주택에 대해 청약을 하여 취득한 분양받을 권리를 말한다. 특히 주택청약통장을 가입한 사람들에게 한해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아파트의 입주권을 의미한다.

아파트분양에 당첨된 상태에서 특별히 전매제한에 걸리지 않으면,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 그런데 특정 지역의 아파트로서 법령에서 분양권전매제한을 두고 있으면 조심해야 한다.2) 이런 규정을 위반하면서 분양권을 매수하게 되면 나중에 아파트를 취득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분양권매매에 있어서는 사기성이 있기도 하고, 적법하게 정당한 방법으로 분양권을 취득했다고 해도, 프리미엄을 다운시켜 계약서를 작성하고 실거래가 신고를 했다가 문제가 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분양권은 분양사업자과 수분양자 사이에 체결되는 물권적 합의에 기초한 분양계약에 의해 형성되는 권리이며, 오직 분양계약서에 의해 성립이 인정된다. 분양권은 부동산등기부에 등기할 방법이 없다. 어떤 공부상에 등재할 방법도 없다.

분양권 명의를 변경할 때 필요한 서류가 있다. 매도인은 분양계약서, 분양권매매계약서, 실거래 신고필증, 중도금 대출 승계확인서, 인감도장, 신분증, 주민등록등본, 매도용 인감증명 등을 준비해야 한다. 매수인은 인감증명, 주민등록등본, 인감도장, 신분증, 은행 대출채무 승계확인서, 소득자료 및 재직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분양권을 전매하는 경우에는 ① 분양권매매계약서 작성, ② 검인 날인 및 실거래가 신고, ③ 은행대출채무승계, ④ 권리의무승계, ⑤ 은행대출채무승계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Ⅲ. 분양권매매는 어떻게 하는가?

분양권을 매수하는 사람은 나중에 확실하게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3) 당첨된 사람은 분양회사와 아파트분양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를 교부받는다. 전매의 경우 이러한 아파트분양공급계약서를 기초로 하여 분양권매매계약서를 쌍방 간에 작성하게 된다. 분양권 매매금액에는 ① 계약금, ② 중도금, ③ 발코니확장비용, ④ 프리미엄 등이 포함된다.

분양권 전매는 분양사업자와 분양받은 사람의 명의를 변경하는 것이므로 수분양자가 분양권 전매자와 동일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일한 아파트를 이중으로 분양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분양권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실제 분양회사나 분양사업자를 직접 만나서 분양계약서의 진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초 분양자가 계약금과 중도금을 낸 사실에 대한 증빙자료도 받아야 한다.

아파트 분양권 전매는 거래신고대상이다. 따라서 실거래가신고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파트 소재지 시군구청에 가서 부동산거래계약서를 작성하고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을 교부받는다. 매도한 사람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채무가 있다면, 은행에 가서 대출승계 또는 대출금상환절차를 밟아야 한다.

매도인은 60일 이내에 양도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분양권 양도가액은 실질거래가액인 계약금과 중도금에서 프리미엄을 합한 금액이 된다. 과세표준은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필요경비(중개업수수료, 인지세 등)를 제외한 금액으로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한다.

아파트 분양권을 양도하는 경우 매도인은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신고세율은 ① 1년 미만 보유 – 50%, ② 1년 이상 ~ 2년 미만 보유 – 40%, ③ 2년 이상 – 6%~38%가 된다. 이에 대한 지방세 10%가 추가로 가산된다.

 

Ⅳ. 분양권 전매제한은 어떤 경우에 하는가?

아파트 분양권은 일정한 기간 동안 전매가 금지된다. 공익사업시행으로 인하여 이주대상자에게 부여되는 아파트분양을 받을 권리도 전매에 상당한 제한이 가해진다. 그린벨트 지역 내에서 이축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아파트수분양권이나 이주권 또는 이축권을 아무 생각 없이 따져보지 않고 사고팔기도 한다. 그러다가 나중에 법에 위반되어 권리를 상실하기도 하고, 손해를 본다. 주변 시세나 중장기적인 부동산 시장 동향을 알아보지 않고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아파트라고 해서 높은 금액의 프리미엄을 주고 샀다가 손해를 보기도 한다.

아파트 분양 장소에 가서 허위과장광고에 넘어가 몇백만원의 가계약금을 주고 오기도 한다. 집에 와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는 잘못했다는 후회를 한다. 하지만 가계약금으로 준 몇백만원은 그냥 날리고 만다.

따라서 이미 등기가 되어 있는 아파트를 사는 경우와 달리 부동산 그 자체가 아닌, 아파트를 분양 받을 권리를 사려고 하는 경우에는 이것저것 따져보아야 한다. 자기 재산은 오직 자신만이 지켜야 하는 세상이다.

분양권전매제한이라 함은 주택을 분양받고 일정한 기간 동안 제3자에게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4) 정부에서 아파트 분양가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시세보다 낮게 분양받은 사람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분양권을 전매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다.

주택의 전매행위제한은 주택법 제64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주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업주체가 건설 공급하는 주택 또는 입주권은 일정한 기간 동안 전매할 수 없다. 주택전매제한기간은 주택의 수급 상황 및 투기 우려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지역별로 달리 정할 수 있다.

전매제한대상은 ① 투기과열지구 안에서의 주택의 입주권, ②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및 그 주택의 입주권, ③ 수도권의 지역으로서 공공택지 외의 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 또는 그 주택의 분양권 등이다. 그러나 주택법은 대통령령으로 주택이나 입주권에 대한 전매를 생업상의 사정 등을 이유로 허용하고 있다.

전매제한은 주택법에서 규정한 사업주체가 건설하여 공급하는 주택이 대상이다. 주택뿐 아니라,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즉 입주자로 선정되어 그 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 자격 지위 등도 역시 전매제한 대상이 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전매라 함은, 매매·증여나 그 밖에 권리의 변동을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다만, 상속의 경우는 제외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및 그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는 전매제한 대상이 된다.6) 수도권의 지역으로서 공공택지 외의 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 또는 그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는 전매제한되나, 주택법 제57조제2항 각 호의 주택 또는 그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는 제외한다.

주택법에 따라 건설 공급되는 주택의 공급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하고 있다. 주택법은 ①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위, ② 입주자 저축증서, ③ 주택상환사채 등을 양도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증서나 지위 등에 대한 양도 양수를 알선하는 행위도 동일하게 금지하고 처벌한다.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증서나 지위를 양도 양수한다고 하는 것은 매매나 증여, 그 밖에 권리 변동을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그러나 상속 또는 저당의 경우는 제외한다(주택법 제65조).

 

Ⅴ.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인가?

서울의 뉴타운개발사업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 원주민 갑은 토지와 건물을 수용당했다. 갑은 사업시행자인 SH공사로부터 35평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 갑은 아파트수분양권을 을에게 매매했고, 을은 또 다시 이를 병에게 매매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갑이 35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게 됐고, 연쇄적으로 병도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게 됐다. 그러자 손해를 보게 된 병은 갑과 을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갑이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게 된 이유는 SH공사가 세워놓은 아파트수분양권은 이주대책 심사결과가 확정된 이주대상자가 분양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본인이 1회에 한하여 아파트수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는 방침 때문이었다.

그런데 갑은 이주대책 심사결과가 확정되기도 전에 이미 수분양권을 전매했기 때문에 분양아파트 공급대상자 부적격자로 판정을 받은 것이다.

갑은 SH공사를 상대로 이주대책 신청을 하고, 그에 따라 SH공사가 이주대책대상자로 확인하고 결정하어야만 구체적인 수분양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7)

을과 병이 체결한 이 사건 매매계약에는 계약이행을 후발적으로 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 원시적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병은 을을 상대로 약정에 따른 채무를 불이행했음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8)

이 사건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공익사업과정에서 원주민이 취득하는 아파트 분양권을 매수하려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서 원주민이 공익사업자로부터 완전하게 수분양권을 취득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9)

원주민이 완전한 수분양권 취득을 조건부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려면, 그에 맞게 조건의 내용과 불성취의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한다.

 

Ⅵ. 분양권 불법 전매

주택법 제39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에 의하여 건설·공급되는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기 위해 증서 또는 지위를 양도 또는 양수(매매·증여 그 밖에 권리변동을 수반하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되, 상속·저당의 경우를 제외한다)하거나 이를 알선해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이 법에 의하여 건설·공급되는 증서나 지위 또는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택법은 같은 법 제39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를 효력규정 위반으로 보아 당연 무효로 보는 입장을 취하지 아니하고, 대신 사업주체의 사후적인 조치 여하에 따라 주택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를 무효로 하거나 이미 체결된 주택의 공급계약을 취소하는 등으로 그 위반행위의 효력 유무를 좌우할 수 있도록 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주택법 제39조 제1항은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규정에 위반한 분양권매매계약은 당연 무효가 아니다. 위와 같은 규정에 위반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분양권매매계약에 따른 매도인의 의무가 원시적 불능이라 할 수 없다.10)

 

Ⅶ. 분양권 확인소송은 가능한가?

공익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대상자로 선정결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대상자는 자신에게 수분양권이 있음을 확인하는 소송을 할 수 있는가? 사업지구 내에 거주하다가 주택을 제공함으로 인해 생활근거를 상실하는 이주자들을 위해 택지개발사업시행으로 조성된 토지를 분양해 주거나 분양아파트 입주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이주 및 생활대책이 수립되고 공고하게 된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등기부상 하나의 건물의 공유자들인 갑과 을이 각자의 입주권을 달라고 요구했고, 사업시행자는 갑과 을에 대해 이주대책대상 부적격자에 해당한다는 처분을 했다.

갑과 을은 이와 같은 사업시행자의 처분을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에게 이주대책상의 수분양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민사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이주대책대상자의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하는 수분양권확인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했다.11)

공용수용절차에서 사업시행자에게 이주대책실시의무가 있다고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서, 그와 같은 규정 자체에 의해서 사업지구 내의 이주자에게 수분양권이 직접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이주대상자가 신청을 하여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대상자로 확인·결정해야 비로소 구체적인 수분양권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업시행자가 하는 이주대책대상자 확인·결정은 행정작용으로서 공법상의 처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항고소송12)의 대상이 된다.

 

Ⅷ. 33평 서울아파트를 1억원에 사준다!!!

세상에는 별 일이 다 있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 오늘도 서울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과연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철수(55세, 가명)는 병균(48세, 가명)을 솔깃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부동산전문가라고 떠벌리면서 자칭하면서 아파트 특별분양권을 받아준다고 속였다. 서울 아파트 값이 자꾸 올라가는데, 돈을 없어 걱정하고 있던 병균은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철수는 병균에게 ‘서울 OO동에서 곧 재개발사업이 시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OO동에 있는 무허가 가옥을 싼 값에 사두면 SH공사에서 시행하는 아파트 33평형에 대한 특별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 나한테 맡겨라. 그러면 내가 무허가 가옥을 싸게 사서 주겠다.’라고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병균은 너무 좋았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이런 정보를 알려주다니, 이제 나도 서울에 33평 아파트를 가지게 되었다.’라고 들떴다. 병균은 철수가 시키는 대로 무허가 가옥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철수는 무허가 가옥은 규정상 12평 이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자신이 여러 개를 살 수 있으니 한 채에 대한 구입자금을 준비하라고 했다. 병균은 철수에게 현금 1억 원을 주었다. 무허가 가옥을 구입해 달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돈을 받아간 을은 ‘물건 소유자가 팔기로 해놓고 자꾸 시간을 끈다. 조금만 기다려라. 만일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물건이 안 되면 다른 물건을 구해주겠다. 틀림없이 해줄테니 나만 믿어라!’

병균은 정말 철수를 믿었다. 돈도 많이 있어 보이고, 점잖게 보였다. 차도 좋은 차를 타고 다녔다. 다른 사람들과 전화 통화하는 것을 보면 늘 재개발·재건축이야기였다. 아파트 특별분양권, 입주권, 이축권, 이주대상자 등… 그야말로 그 분야의 전문가였다.

철수 주변에는 여자들도 많았다. 대개 복부인 같은데, 좋은 외제차를 타고 다니면서 철수와 부동산투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중에 몇 사람은 철수의 애인처럼 말도 놓고 지냈다. 그래서 병균은 철수를 신처럼 받들었다. 서울에서 그 비싼 아파트 33평을 특별분양받게 해줄 귀인이고 은인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난 다음 철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얼마 지나서는 아예 전원이 꺼져 있었다.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지금 월세 살고 있는 입장에 어렵게 만들어서 돈을 1억 원이나 주었는데, 만일 이게 잘못되면 병균은 망하게 될 입장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철수는 병균뿐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서 돈을 받고 특별분양권을 받게 해주겠다고 사기를 쳐서 구속됐다. 물론 병균도 추가로 고소를 했다.

하지만 철수는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범죄사실이 하나 추가됐을 뿐 특별히 무겁게 처벌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철수 앞으로는 일체 재산이 없었다. 모든 재산은 가족이나 다른 사람 명의로 해놓았던 것이다. 법률상 무자력자다. 그래서 민사소송을 하거나 형사배상명령을 받아야 아무 의미가 없다.13)

철수가 사기친 것은 서울 OO동 지역은 단기간 내 철거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고, SH공사에서 아파트 특별분양권을 부여할 계획도 없었던 것이었다. 모든 것은 완벽한 거짓말이고 사기였던 것이다.

 

Ⅸ. 철거예정아파트 입주권 사기사건

사기꾼은 도시계획상 철거 또는 재개발예정지로 지정된 사실이 없는데도 특정 지역의 주택을 사놓으면 철거예정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거짓말로 피해자를 속여서 돈을 편취하기도 한다.

“서울 OO구 OO동 물건을 구입하여 놓으면 도시계획상 철거예정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위 물건이 1년 이내에 철거되지 않을 경우에는 매매대금을 모두 반환해 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사실 위 지역은 도시계획상 철거 또는 재개발예정지로 지정된 사실이 없고, 위 지역을 통과하는 동·서간 연계도로에 대한 도시계획이 입안되어 있지 않는 등 단기간 내 사업추진계획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매수대금을 받더라도 피해자에게 특별분양권을 받게 하여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와 같은 사기를 당했을 경우 피해자가 사기꾼의 거짓말을 증명하면 사기죄로 처벌되지만, 서로 말로만 했을 경우 사기꾼은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느냐? 1년 이내로 철거기한을 설정한 사실이 없다. 몇 년 있으면 철거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을 뿐이다.’라고 변명한다.14)

그렇게 되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특정지역의 주택을 사고판 것이 되어 자칫 잘못하면 사기죄의 편취범의가 부인될 수 있다. 때문에 철거예정지역이라고 하는 지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서 그러한 말이 신빙성이 있는지 잘 따져보아야 한다. 불확실한 투자를 하면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Ⅹ. 아파트 입주권과 관련된 문제점

서울시 OO구청장은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는 사람을 위하여 이주대책을 수립하여 공고했다. 이주대책기준일은 택지개발예정지구지정 공람공고일이며, 허가건물 소유자 및 등재 무허가건물 소유자를 대상으로 전용면적 18평 이하 분양아파트입주권을 주기로 했다.

그런데 만일 구청장이 대상자에게 특별공급신청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내용의 민원회신을 했을 경우, 이러한 민원회신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고 있다.

공익사업시행과정에서 이주대책의 일환으로 인정된 특별공급신청권을 요구하는 자에게 사업시행자가 이를 거부하는 행위는 비록 이를 민원회신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했더라도,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9. 8. 20. 선고 98두17043 판결).

대한주택공사가 주택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이주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그 대상자로 선정해 특별공급되는 아파트를 배정했다가 후에 그 당첨을 취소하고 새로운 분양계약체결을 거부하는 경우 그 처분이 위법, 부당하다면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그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민사소송으로 위 이주대책에 따른 아파트특별공급대상자임의 확인을 구할 수는 없다.

 

Ⅺ. 투기과열지구 지정

투기과열지구15)는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으로서 그 지역의 청약경쟁률·주택가격·주택보급률 및 주택공급계획 등과 지역 주택시장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주택에 대한 투기가 성행하고 있거나 성행할 우려가 있는 지역 중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어야 한다.

기존 청약조정대상지역16)과 이번 8·2 부동산대책에서 새롭게 지정된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은 어떻게 다를까? 청약조정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주택법에 따라 지정하고, 투기지역은 기획재정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가 소득세법에 따라 지정한다.

청약조정지역과 투기과열지구가 청약·분양·재건축·대출 등 주택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라면, 투기지역은 양도소득세 가산세율 적용, 대출 제한 등 세제와 금융 관련 규제가 주로 적용된다.

양도소득세 중과는 청약조정지역 전역에 적용되고, 투기과열지구에는 기존 14개 규제에 더해 재개발 분양권 전매 금지, 정비사업 재당첨 제한 등 새롭게 규제 5개가 추가됐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도 과열 현상이 더 심한 11곳은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주택담보대출을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하는 추가 규제가 적용됐다.

 

Ⅻ. 글을 맺으며

정부의 8.2대책 발표 이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진정됐다.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던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도 식었다. 시세 차익을 노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수하는 갭 투자도 수그러들었다.

지난 8월 2일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이와 같은 분양권 불법전매나 불법 중개 알선행위 등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국세청17)에서 더욱 강력한 단속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분양제도는 그야말로 실수요자들을 위해 자격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분양받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분양권을 사고 팔아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꾼은 근절해야 한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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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건축설계 교육과 프로토타이핑

Prototyping for the Education of Architectural Design in the Era of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벽돌아~ 벽돌아 ! 너는 무엇이 되고 싶니?”

“저는 아치가 되고 싶어요”

“음..아치는 돈이 많이 들어. 그냥 위에다 콘크리트 인방을 만들어주면 어떨까? ”

“저는 꼭 아치가 되고 싶어요 !”

‘What do you want, Brick?’

‘I like an Arch.’

‘Look, arches are expensive, and I can use a concrete lintel over you. What do you think of that, Brick?’

‘I like an Arch.’ 

루이스 칸(Louis Khan)의 건축사상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우화적 경구이다. 그가 보여준 건축적 순례의 궁극적 목적지는 재료의 물성과 본질에 부합되는 형태라는 것을 시사한다. 건축의 근원적 본질에 다가가면 결국 재료와 형상이 전부인 것이다. 유사 이래 건축사들은 이러한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하여 노력해왔다. 그러한 여정에서 취한 방법론은 건축사 개개인마다 다른 모습을 취한다. 어떤 이는 구도자적 삶을 살았고 어떤 이는 대중의 취향에 영합했다. 어떤 이는 수사적으로 표현했고 어떤 이는 거만한 독선으로 훈계했다. 분명한 것은 건축에 있어서 물성은 본질적인 것이다.

나는 빛이 모든 존재를 현현하게 하는 것이며 재료는 그러한 빛을 취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빛이 만들어 내는 것은 그림자들 드리우기에 그 그림자는 빛에 종속되는 것이다.

I sense light as a giver of all presences, and material as spent light. What is made by Light casts a shadow and the shadow belongs to Light.

루이스 칸 역시 여느 거장처럼 건축 재료의 물성에 대하여 위와 같은 비의적인 설명을 곁들인다. 그리고 그의 접근 방법에서도 주된 본질은 이성이며, 재료는 부차적이고 수동적이다. 이러한 개념 우선의 태도는 르네상스 이후 확립된 건축의 전통에서 주류를 차지해왔다. 델란다(de Landa)2)를 차용하면, 디자인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 형태(또는 디자인)가 설계자의 개념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으로 보는 관점과, 형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재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관점이 있다. 전자의 경우, 설계자가 정신적 활동을 통해서 어떤 형태를 도출해내고, 이후에 재료가 더해져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형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재료의 존재는 중요하지 않으며 재료는 수동적인 역할을 취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통적으로 재료를 다루는 행위는 하급의 노동으로 여겨졌고 ‘학(學)’으로서의 지위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어떤 재료를 직접 다루면서 그것의 특성과 물리적 반응을 고려하면서 형상을 만들어가는 과정, 예를 들어 용광로에 달궈진 쇳덩이를 다루어서 도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대장장이는 그가 원하는 형상을 뽑아내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쇳덩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재료를 다루는 방법뿐만 아니라 최종적인 형태도 그러한 상호작용의 산물이다. 장인이 구사하는 전략은 대개 명문화된 절차가 아니라 암묵지(暗默知)로써 체득되고 전수된 것이다. 디자인을 학문으로서 바라보는 전통에서 이러한 암묵지는 ‘학’의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다. 건축사(architect)라는 직업이 확립되지 않은 르네상스 이전의 건축 장인은 주로 재료를 다루는 범위에 따라 조직된 길드의 일원이었다. 따라서 건축 설계는 생산 공정과 재료의 특성과 깊게 관련돼 있었다.3) 알베르티(Alberti)에 의해 확립된 건축설계의 규범과 표현이 정립되면서 건축사의 설계영역은 규범화되고 기호화된 설계문서를 만드는 일로 축소됐고 점점 건축의 생산과정과 괴리됐다고 할 수 있다. 고든(Gordon)에 의하면 강철이 발명되면서부터 철제품의 생산이라고 하는 것은 바보도 할 수 있는 일이 돼버렸다고 한다.4) 예측 가능한 균질의 강철 재료를 다루기 위해선 더 이상 장인의 직관과 솜씨가 필요하지 않게 됐고 결국 산업화 이후 장인 또는 엔지니어의 역할은 하찮은 단순직으로 축소됐다. 오히려 표준화된 현대 산업사회에서 경영자나 기획자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 것이다. 건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예측 가능한 재료의 문제는 철근콘크리트에 의해 확립된 현대건축의 생산체계와도 동일선상에 있다. 철근콘크리트의 예측 가능한 품질을 담보로 하는 설계는 언제부턴가 재료와 구법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게 됐다. 단조롭고 판에 박힌 설계행위에 의해 공간을 나누고 뼈대를 계획하여 도면으로 제시하면 그것은 표준화된 시공 과정을 통해서 건물로 구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산 과정에서 건축사의 역할은 단순한 도면 기술자의 역할로 전락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델란다가 지적한 것처럼 4차 산업혁명시대 특히 인공지능에 의해 이내 대체 가능한 영역은 바로 이 규범화된 지식과 기능이라는 것이다. 재료와 상황에 직관과 경험으로 대응하는 암묵지는 여전히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하기 어려운 마지막 영역인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정부며 산업계며 학계에서 어찌나 떠들어대는지 어느새 음모론과 회의론이 나올 정도이다. 과거 우리나라를 거쳐 간 무수한 유행어(buzzword)의 새 버전이라는 것이다. 독일 안스바흐(Ansbach)에 문을 연 아디다스(Adidas) 신발 공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신흥 산업국들에게는 어떤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3D 프린팅이나 로봇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의 변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새로운 시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축계에서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특히 이것이 건축설계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알 수 없다.

그림 1) 로봇화된 스마트팩토리인 독일 Ansbach에 소재한 Adidas 신발공장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건축 자체의 변화와 건축을 구현하는 도구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과거에 건축에 비해서 건축물은 그 자체가 로봇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오티스(Otis)가 1853년 엘리베이터를 최초로 소개한 이래 건축물의 로봇화는 급속하게 진행돼 왔다. 건축물에서 차지하는 비용 중 보이지 않는 부분에 들어가는 비용 즉 통신망, 배관, 무선통신장비, 센서 네트워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의 비중은 놀라우리만큼 커졌다. 이제 건축물의 외피는 건물의 내·외부를 분리하고 외기로부터 재실자를 보호하며 사람들이 의미를 읽어내는 수동적인 파사드를 넘어선다. 능동적인 지능형 외피는 외기와 재실자의 상태에 반응하며, 그것을 예측하여 선제적으로 작동한다. 또한 미디어 플레이어화 된 외피는 적극적으로 정보와 의미를 만들어내고 사람들과 대화한다. 이미 주요 건축 엔지니어링 회사들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나 바이오 연료 생산 기술이 결합된 신소재 외피재료, 식량생산 기술이 결합된 외피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화되고 있는 자율주행차 시스템과 인터페이스하기 위해선 건축이 훨씬 더 로봇에 가까워질 것임을 알 수 있다. 건축은 인간의 라이프 스타일과 기후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또한 보다 스마트 도시의 통신 및 에너지 인프라에 쉽게 플러그인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며, 자율주행차를 포함하는 미래 도시 모빌리티 기술에 대응하여 그 모습이나 구조가 달라질 것이다. 현재 습식의 건설시공 공정은 모듈화, 프리패브화된 건축시스템과 로보틱 공정이 결합됨으로써 건축물의 유지관리 및 운용이 기계나 로봇 수준으로 고도화될 것이다. 즉, 철근콘크리트라는 재료를 다룰 때 판에 박힌(routine) 설계시방을 적용하면 되지만 이러한 로봇 건축은 신종의 이질적인 재료와 물리적 특성을 고려한 형상과 구조, 구법, 운용법에 대한 실험과 창의적 활용을 필요로 한다.

그림 2) ARUP의 2050년 미래 건축 연구. It’s Alive에서 제시된 가상의 건축물

건축물 자체가 로봇화되는 상황과 평행하게 건축을 구현하는 도구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건물정보모델(BIM)은 프로덕트모델로서 건축물의 형상과 속성을 엔지니어링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리할 수 있는 도구로 발전해왔다. 항공기나 선박과 같은 복잡한 기계들의 설계, 생산 및 생애주기 유지관리를 위해서 이미 보편화된 도구인 PLM (Product Lifecycle Management)은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플랫폼이다. 전통적으로 습식의 현장 시공과 샵드로잉이라는 현장성이 강하고, 그리고 허용오차(tolerance)가 제품설계 분야에 비해선 턱없이 큰 건축 분야는 정보모델의 이론과 실제의 간극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특성은 타 분야에 비해서 컴퓨터의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디고 실무에서의 저항성이 컸던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전통적으로 건축사들은 건축물을 단순한 물리적 제품이나 상품으로 보는 것을 꺼려왔다. 물리적 형상보다 무형의 공간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건축 특성은 제품설계분야에 비해서 적절한 도구를 찾기가 어려웠고 항상 CAD는 ‘건축을 이해하지 못하는 도구’라는 오명을 얻어왔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건축물의 모듈러화와 프리패브화가 가속화되면서 건축물도 제품처럼 설계하고 시공, 유지관리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미 상황은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건설현장의 전문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은 프리패브와 로봇 시공의 도입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파라메트릭 디자인 도구는 흔히 비정형 설계도구로 인식된다. 그러나 설계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파라메트릭 설계 기술의 장점은 확실해진다 (본 연재 7월호, ‘파라메트릭 디자인에 관하여’). 파라메트릭 디자인은 처음에는 건축의 형상에 대한 기술로 발전되었지만 점차 성능에 대한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건축물의 성능을 평가하고 예측하면서 최적안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파라메트릭 디자인 기술은 다양한 시뮬레이션 기술과 결합된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은 비정형 설계도구를 넘어서 성능지향적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로 발전한다. 이러한 도구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발전으로 설계 프로세스 자체를 비선형적으로 만든다. 즉 어떤 설계의 중간결과물은 성능이나 구체성에 꼭 선후관계가 있는 트리(tree) 구조가 아니라 무수히 다양한 가능태들을 넘나들며 최적안을 찾아내고 분기와 병합을 할 수 있는 리좀(rhizome)적 구조가 되는 것이다.

3D 프린팅 기술의 폭발적 발전과 함께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은 설계 단계에도 깊숙이 파고든다. 과거의 CNC 공작기계에 의한 패브리케이션이 현장 시공을 위한 기술이었다면 3D 프린팅은 설계단계에서 건축 모형을 출력하는 수준을 넘어서 실제 크기의 프로토타이핑을 통해서 설계 성능을 사전에 파악하고 최적의 대안을 찾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물리적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다뤄봄으로써 일반화된 재료의 물성과 거동을 넘어서는 새로운 구조를 테스트해보고 혁신적인 설계를 할 수 있다. 3D 프린팅은 초기의 수지에서 금속, 콘크리트, 세라믹 등, 그 재료의 한계를 급격히 극복하고 있다. 그리고 로봇과 결합하여 실제 크기의 구조물을 출력함으로써 건축의 생산방식을 크게 바꿀 것이다. 파라메트릭 디자인 정보에 의해 컨트롤 되는 로봇은 기존의 경화성 재료를 출력하는 것 외에 벽돌의 조적이나 목구조의 부재들을 조립하는 일들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관심은 형상에서 재료로 그 초점을 옮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재료전산 (material computation)이라는 영역이 건축의 설계와 생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연재들에서 논의해온 이러한 건물의 특성과 도구의 특성이 반영된 새로운 건축설계와 생산의 방식은 점차 전혀 다른 전략을 요구한다.

설계 조직은 더 이상 팀장이 개념을 던져놓고 팀원들이 그 개념에 대응하는 대안들을 스터디 하는 방식이 아니다. 현대 건축설계 프로젝트는 성격상 다학제적인 팀과 협업을 필요로 한다. 설계팀은 그 자체로서 브랜드화 되고 시간적 지리적 언어적 장벽을 넘어선 글로벌 협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분석-생성-평가 (analysis-synthesis-evaluation)라는 고전적인 설계프로세스 모델은 점점 그 효력을 잃어갈 것이다. 현대사회의 빅데이터와 복잡성, 그리고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고 경험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디자인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제품이 만들어지면 측정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지고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프로토타이핑 사이클이 필요하다. 파라메트릭 디자인과 정보모델, 그리고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은 이러한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닮은 건축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건축사들이 좀처럼 인정하기 싫어하던 상품으로서의 건축이라는 금단의 열쇠를 풀어줄 것이다.

성균관대 건축학과에서는 고학년을 대상으로 디지털디자인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수업은 초기에는 여러 가지 하이엔드 렌더링이나 모델링 도구를 익혀서 학생 개인의 설계스튜디오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진행됐다. 여러 해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이 수업은 2014년부터 기동형 건물외피(kinetic facade)를 디자인하는 수업으로 진행됐다. 수업의 골자는 현대건축설계에서 요구되는 다학제적 협업의 중요성을 학생들이 인지하고 이와 관련된 이슈를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서 발견해가는 것이다. 이 수업에는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할당된 조교(TA) 외에 필자의 연구실의 석·박사과정 연구원들이 거의 전원 투입돼 학생들에게 튜토리얼을 진행하고 개인지도를 한다. 설계스튜디오로 이미 여력이 없는 건축학과 학생들이 이 수업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익혀야할 기술이나 도구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키네틱 파사드의 구동을 계획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피지컬컴퓨팅을 다루기 위한 프로그래밍과 기본적인 전기회로와 디바이스를 익혀야 한다. 성능 시뮬레이션을 위한 프로그램들과 동작 및 형상을 계획하기 위한 파라메트릭 디자인 도구와 여러 가지의 디지털 시뮬레이션 도구를 익혀야 한다. 이렇게 방대한 내용들을 한 학기에 다 소화하고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5년제 건축학교육 시스템을 하면서 오히려 건축학과 학생들이 기본 프로그래밍이나 캡스턴 디자인을 수행할 여력이 없는 탓에 이러한 내용들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결국 이러한 조건에서 수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조교들이 프로그래밍의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코드를 마련하고 튜토리얼을 면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림 3) 디지털 디자인 수업의 포스터

 

키네틱 파사드 디자인 수업을 통해서 기존의 설계 스튜디오에선 학생들이 공간계획에 치중하는 반면 디테일에 보다 집중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개념적인 구동 방식을 스케치로 표현하고 디지털 모델을 만들어보지만 실제 구성 부품의 물리적 마찰이나, 재료의 강성, 그리고 유격을 물리 모델을 통해서 측정해봄으로써 상상 속의 모델과 실제 모델 사이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성능 개선과 문제해결을 위한 재설계가 진행된다. 물리적 모델은 재료의 물성에 대해 보다 강하게 인지하게 해준다. 디지털 모델은 반면에 구동 메커니즘이나 구동범위에 대한 다양한 형상을 시도하는데 유연한 도구를 제공한다. 기존의 CAD 드로잉에 비하여 파라메트릭 디자인 도구는 사용자가 가상적 물성을 어느 정도 경험하고 이에 따라 직관적으로 형상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재료의 물성을 다루는 유용한 도구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 재료의 물성에 대한 설계단계에서의 디자인 사유과 문제해결을 위해 학생들은 3D 프린터나 레이저커터를 적극적인 형태 찾기 도구로 활용한다.

그림 4) 디지털 디자인 수업의 수업 과정과 중간 결과물들

이러한 융합형 설계 수업을 통해서 발견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교육학적으로 프로토타이핑 기반의 건축설계 수업은 협업, 특히 다학제적 협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게 한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환경의 변화,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건축디자인을 더 이상 재료의 물성이나 기술, 그리고 사용자 경험과 같은 요소들과 별개 건축사의 순수한 개념의 형상화로 다루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요소들을 인지하고 이해함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나 사용자와의 원활한 협업을 요구한다. 한편 새로운 요소들을 설계단계에서부터 적극 고려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판에 박힌(routine) 디자인을 지양하게 된다. 결국 학생들은 보다 디테일과 물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고 최적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통상적인 설계보다 많은 스케치를 하게 된다. 이상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건축사의 모습과 건축설계조직 또는 교육과정의 변화를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우선, 건축사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건축계는 더 이상 도제로서 부하직원이나 제자들에게 둘러싸인 거장의 이미지를 원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건축사는 다학제적 전략가(multi-disciplinary strategist)로서의 면모를 갖춰야한다. 따라서 건축교육은 새로운 기술, 뉴미디어, 데이터 과학, 시장을 통찰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전략가를 양성해야 한다. 건축설계 교육은 더 이상 가우디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양성을 교육 목표로 둬서는 곤란하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건축학과 스튜디오에서 수십 명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를 교육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불행히도 우리 건축학교육 인증시스템의 내용은 여전히 이러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환경의 변화는 건축사사무소의 변화도 요구한다. 라이프 스타일의 급격한 변화와 산업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공간 프로그램을 요구한다. 이질적인 공간 프로그램의 조합과 변용에 의해 기존의 유형을 템플레이트처럼 적용하기 어려운 새로운 설계의 유형이 계속 나타난다. 이러한 설계 유형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건축사사무소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적어도 세계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수 없다. 프로젝트의 물리적 규모에 관계없이 새로운 설계 유형들은 제품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요구되는 기획과 사용자 경험의 통합, 그리고 프로토타이핑 프로세스를 요구한다. 건축사사무소는 더 이상 선임 설계자의 개념 스케치를 받아서 후임 설계자가 대안(alt)들을 만들어서 장단점을 비교하는 유사 크리틱 프로세스일 수가 없다. 또한 개념설계에서 실시설계로 이르는 동안 설계안의 구체성이 발전하는 선형적인 프로세스일 수가 없다. 설계 초기 단계에 투명하게 통합되는 다양한 성능지향적 시뮬레이션 테크닉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지원에 의해서 설계안들은 어떤 안이 어떤 안보다 선행하거나 발전된 개념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발전되고 평가되는 실시간적 프로세스를 취하게 된다. 따라서 건축사사무소는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는 다학제적인 구조가 돼야 한다.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기술은 건축의 생산과정은 물론 설계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3D 프린팅기술을 사용하여 대규모의 정밀 모형을 자유롭게 출력하는 것처럼 기존의 표현영역을 넘어서 물리적인 프로토타이핑에 필요한 실물 크기의 부품이나 건축시스템을 설계과정에서 출력하고 테스트할 수 있기에 설계초기단계에 건물의 성능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컨트롤할 수 있다. 따라서 건축사사무소에서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프로세스를 코디네이트 하는 엔지니어, 재료 엔지니어, 그리고 파라메트릭 디자인과 BIM을 코디네이트 하는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아울러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설계 프로세스의 중요한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데이터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하다. 철이나 콘크리트, 목재를 넘어서 디지털 패브리게이션은 다양한 매력적인 신재료를 건축에 도입하고 있다. 또한 건축이 점점 로봇화 되면서 IoT 디바이스나 로보틱 부품, 에너지 하베스팅에 필요한 상태변화 물질(PCM) 등도 중요한 재료가 되고 있다. 그보다도 더 매력적이고 강력한 재료는 아마도 데이터가 될 것이다. 결국 건축사사무소는 이러한 새로운 재료와 프로세스를 다루기 위해서 변신해야할 것이다. 설계단계에서 실물 스케일의 프로토타이핑과 인터랙션을 위해서 외부 조직과의 보다 역동적이고 다학제적인 협업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설계팀은 도제적이 아니라 훨씬 스타트업 조직과 유사해져야한다. 또한 교육과 실무현장에서 설계 프로세스는 도제적이고 크리틱 중심의 환경에서 벗어나 연구가 통합된 설계프로세스(research integrated design)가 돼야 한다.

그림 5)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설계 조직은 다학제적 팀으로서 연구통합설계 프로세스를 수행해야 한다

글. 김성아  Kim, Sung-Ah ┃ 성균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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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생각을 녹여내는 건축디자인 방법

Architectural design method to dissolve everyone’s thoughts

 

“모든 건축이 다 다양한 참여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대화의 결과라는 것을

 비트겐슈타인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가라타니 고진, 「은유로서의 건축」

 

  1. 설계와 공동체참여설계 (Community participation Design)

이 시대는 디자인의 시대다. 어디에든 디자인이란 말이 붙다 보니 심지어 ‘인간 디자인’이란 말도 있을 지경이다. 아마도 보다 아름답고 세련된 것으로 만들거나 보이도록 (또는 포장)하는 것을 디자인이라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디자인(design)이란 단어에는 대개 두 가지 약간 다른 어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계획, 의도, 목적, 모델’이라는 뜻을 지닌 ‘disegno’ 이고 또 다른 하나는 ‘designare’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다’1) 정도로 풀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쁘게’라는 식의 아름다움과는 별 연관이 없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원의 의미가 무엇이든 디자인이란 결과물보다는 디자인을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든 ‘디자인’에는 반드시 ‘문제’가 따라 다닌다. 바꾸어 말하면 문제가 있어야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디자인(또는 설계)이란 ‘무엇인가 문제를 발견하면 일정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는 과정과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좋은 디자인이란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에서 문제에 대한 관점이 달라 일어나는 갈등 역시 피할 수 없다.

 

산업혁명 이후 양을 중시하는 세기가 지나고 이제 정보와 그 가치를 중시하는 정보사회에 들어서면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19세기의 기술적 가치가 20세기 금융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른 경제적 가치로 그리고 이제 21세기 디자인의 질과 내용(contents)을 논하는 ‘문화적 가치’라는 새로운 관점이 지배 하고 있다. 즉 외형적 기계장치를 의미하는 ‘하드웨어(H/W, hardware)’로 부터 이를 작동하게 하는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S/W, software)’의 시대를 지나 이제 ‘컬쳐웨어(C/W, cultureware)’ 또는 ‘밸류웨어(V/W, valueware)’의 생산이 중심에 자리 잡은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가치와 대상의 이동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인본주의적 경향을 만들어 냈다. 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기호를 존중하고 여기서 발견되는 근본적 가치인 인간과 그 인간들이 모여 꾸려나가는 생활공동체(이는 조국, 민족 같은 과거의 운명공동체와 같은 전체주의적 관계를 거부한다.) 하나하나가 중요시 되는 것이다. (가타리는 이것을 거대한 산봉우리가 아니라 ‘천개의 고원’이라 표현했다.) 건축이나 마을의 계획(디자인)도 공간이나 형태 자체 보다는 그 안에 담긴 가치와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 바꾸어 말하면 ‘휴먼웨어(H/W, humanware)’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기획자들에 의해 추진되는 대단위의 도시계획이나 지역의 전면철거재개발과 같은 ‘위에서 아래’로의 계획보다는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아래에서 위로’의 마을 만들기와 같은 ‘공동체참여’ 또는 ‘주민 참여형’ 계획이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편으로 건축설계분야에서는 과거 80년대에 인기 있었던 ‘사용자 참여설계’의 부활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1. 디자인의 폭력

 

다수의 생활과 지역문화가 관련되어 있는 지역 환경이나 주거설계는 다양한 요구와 문제 위에 놓여 있다. 따라서 한 가지 관점(대개는 중요하다는 이유로 정책적 결정을 강요하게 되곤 한다)에 의한 ‘디자인하기’는 실제로 그 디자인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현실적 삶을 살피기 어려운 한계로 결국 다수에게 폭력적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그림 3) 디자인(계획)의 폭력

 

지금까지의 주거환경 디자인은 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대상을 소수의 정책결정자(stakeholder)가 다루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공청회’라는 이름 등으로 극히 제한된 내용 속에서 수동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과정만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 결과, 개개인의 의견 또는 사용자나 공동체가 지닌 구체적인 요구가 설계안을 통해 반영되기 어려웠다. 여기서 발생되는 문제를 건축 공동체 참여설계의 선구자 중 한사람인 ‘헨리 사노프(Henry Sanoff)’는 다음과 같이 문제와 그 대안을 제시했다.

 

문제 1 : 디자인의 결정이 다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수에 의해 종종 내려진다.

대안 : 사용자들이 디자이너와는 다른 그들만의 독특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환경적 문제들은 디자인의 의사결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서만이 가장 잘 해결 될 수 있다.

 

문제 2 : 다양한 요구와 생각은 구체화되지 못하여 디자인에 반영되지 못 한다.

대안 : 사용자의 요구와 의견은 구체적인 건축의 어휘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구체적인 사실과 경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비록, 추상적이며 비계량적(정성적)요구이지만 이를 조직화하고 구체화하여 요구(wants)와 필요(needs)로 구분해 내어야 한다.

 

그는 또한 ‘공동체참여설계과정’에서 얻어지는 가장 중요한 효과 “참여 디자인 과정의 기본적인 구성요소(ingredient)는 문제에 대한 점차적 깨달음을 통한 개인적 학습이다” (Henry Sanoff, 2000) 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이 공동체참여설계과정은 단지 결과를 얻어 내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설계자를 포함해서 그 과정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에게 특정한 경험과 공감을 통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동체참여 설계를 통해 기대 할 수 있는 효과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자각을 통한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교육적 효과

– 다양한 의견의 노출과 의사결정의 과정으로 인한 개방적 갈등조정효과

– 조정과 타협을 통한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소통적 효과

– 자신의 의견의 반영과 실현을 통한 자존적 효과

– 함께 디자인 하고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한 공동체형성효과

– 문제의 다면적 이해와 다양한 실현방법의 적용을 통한 창의적 문제해결효과

 

 

  1. 참여자 : 사용자, 설계자, 의사결정자, 공동체

 

오랫동안 건축에 있어서 ‘사용자’(user)는 건축물을 직접 이용하거나, 거주하는 당사자로서 중시돼 왔다. ‘사용자 조사’, ‘거주 후 평가(POE)’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수단이었으며 도시계획 등에서는 청문회 등에 의해 ‘건축사(계획가)’와 ‘사용자 또는 주민’들과 소통방법으로 이용돼 왔다. 그러나 단순히 하나의 건축물과 직접 관계를 지니는 ‘사용자(user)’를 설계의 수혜자 또는 영향 받는 집단으로 제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나의 건축물은 그 건물이 놓여 있는 주변 환경(context, ‘맥락’)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또 사용자들도 개개인과의 소통은 물론 지역의 모든 사회집단인 ‘공동체’2)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일본 등에서는 공동체 참여 디자인을 ‘사회디자인(social design)’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물리적 환경을 대상으로 하지만 동시에 지역공동체의 역할과 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디자인, 즉 ‘운동으로써의 공동체’3)를 활성화하는 지역 재생운동적 성격을 강조하는 명칭이다. ‘공동체 참여설계’는 그동안 설계의 수동적 대상으로서 ‘사용자’ 혹은 ‘체험 및 사후 평가자’로 머물러 있던 지역, 사회구성원을 계획의 과정에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주체로 건축의 전 과정에 참여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1. 참여의 원리

 

공동체(사용자를 포함한) 참여 설계는 결국 디자인에 참여함으로써 같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중요한 행위에 각자의 삶을 반영하는 방법이다.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공동체의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여과정은 건축의 모든 과정에 걸쳐 진행 된다. 그리고 공동체의 참여는 형식적 의견 개진이나 설문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의사결정단계에 직접적으로 공동체와 그 구성원이 포함되는 것이고 그들이 자신들의 삶의 방향과 질을 좌우하게 될 지역적 물리적 환경을 결정하는 과정과 결과에 함께 한다는 것이다. 참여 디자인의 전제는 다음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디자인 문제에 있어서 ‘최고의 해결책’은 없다.
  2. ‘전문가’의 결정이 ‘일반인’의 결정보다 반드시 더 나은 것은 아니다.
  3. 디자인이나 계획 작업은 투명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고려하는 대안은 사용자들과의 토론을 위해 드러내야 한다.
  4. 모든 개인과 관심집단들은 개방된 토론장(forum)에 나와 만나야 된다.
  5. 이러한 과정은 지속적이며 변화무쌍하며 결과물은 과정의 끝이 아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참여자가 디자인의 소비자나 방관자 또는 수혜자로서 머무르지 않게 디자인의 주체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사회디자이너인 ‘야마자키 료’는 공동체의 능동적 자세에 대해 “스스로의 손으로 사회 과제를 해결해 간다는 의지는 없고 뭔가 곤란한 것이 있으면 행정에 의뢰하고자 하는 ‘지역 커뮤니티’나, 좋아하는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테마커뮤니티’가 대부분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 사고를 가진 커뮤니티’입니다.” 5)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 참여 설계에서 건축사는 커뮤니티 안에서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의논하며 제안하고 여러 가지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을 선점하여 문제를 조정하고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가 있다.

 

 

  1. 건축사와 퍼실리테이터 : 공동체 참여 설계에서 전문가인 건축사의 역할

 

공동체 참여 설계를 진행한다고 해서 건축사가 자신의 전문성과 고유한 업역을 빼앗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수’, ‘공동체 외부 존재’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깊은 조사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그리고 공감대를 공유함으로써 정확한 요구와 필요사항을 바탕으로 설계를 진행할 수 있음으로 오히려 성공적으로 자신의 건축사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게다가 설계과정에서 같이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적극적인 지지와 문제의 이해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옆의 그림은 공동체참여설계 과정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의 활동범위를 보여 주고 있다. 여러 가지의 요구와 상황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디자인의 협의와 범위가 큰 범위 내에서 결정되며 이를 바탕으로 건축사는 실제적인 디자인 행위를 통해 제안의 심화와 요구에 대한 해결책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림 5) 디자인공동체의 활동영역

자료 : 地域を変えるデザイン――コミュニティが元気になる30のアイデア(2011)에서 저자 번역 편집

 

건축이나 지역 재생의 계획, 설계과정에서는 대개 건축사나 계획가가 직접 프로젝트를 이끄는 MA(Master Architect, 총괄건축사 또는 계획가)가 주도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나 공동체 참여 설계과정에서는 모든 과정을 이해하고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조력자, 조정자)’라고 하는데 이 조정의 능력이 설계를 담당하는 건축사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이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별도의 건축 퍼실리테이터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국의 DQIf의 경우 독립적인 전문가로 사업에 참여한다.)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은 주어진 과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과제를 분석하고 정확한 목표와 역할을 추출하는 익숙한 본래 건축사의 임무에 더하여, 사업의 대상이 되는 공동체 구성원에게 사업의 내용을 설명하고 참여자들과 함께 논의, 훈련하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능력과 임무가 요구된다.

 

이 과정은 공동체 참여 설계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참여자를 선정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요구를 조정하며, 주어진 여건을 총괄하여 참여자들이 세운 평가 가능한 환경기준(비전)을 바탕으로 계획, 평가, 조정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 참여 설계를 마무리 할 때 까지 모든 단계에서의 중재자 역할을 의미한다.6)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디자인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설계자나 계획가들의 의도를 일방적으로 따라가기 보다 지역 공동체의 적극적 참여를 포함시켜야하기 때문에 ‘퍼실리테이터’로서의 건축사에게는 전통적인 계획절차를 상황에 따라 재시험하고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응용하여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사회, 문화, 지역,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공간적, 도시적, 환경적 이해를 갖추어야 하며 유연한 태도로 많은 이들의 의견을 이끌어 내고 토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필자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퍼실리테이터는 기계론적 균형이나 단순한 평균의 유지로 역할을 한정 지어서는 안 된다. 참여자들과 계획가 그리고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지렛대 역할을 하며 가치있는 결과를 위한 ‘동기 부여자’가 되어 동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책임과 감각을 발휘해야 한다. 참여의 안내자(the guidance of participation)로서 퍼실리테이터는 환경적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 과정에서 공동체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기술적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도구들의 제공과 운영의 경험도 필요로 한다. 사실 건축사에게 이러한 ‘퍼실리테이터’로서의 능력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건축사의 조정과 대안의 제시라는 창의적 특성과 건축과정 전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도 해 오히려 건축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일이기도 하다.

다시 강조하자면 공동체 디자인의 핵심은 모두가 참여하여 환경의 목표와 공유 가능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은 요구와 더불어 책임도 공유한다는 것을 깨닫는 일로 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통해 공동체가 전문가인 건축사의 디자인을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결국 그 길을 디자이너와 공동체가 같이 걸어가야 한다.

글. 고인룡  Koh, InLyong ┃ 공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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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도 봤으니 늙어도 봐야지”

“I had been young, and also should be old”

하늘이 푸르다. 푸른 하늘에는 구름도 한 점 보이지 않는다. 나뭇잎 위로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햇살은 더 이상 뜨겁지 않다. 대기 안의 습기도 마른 햇볕에 뽀송뽀송 말랐다. 쏟아지는 햇살 받고 사르륵 사르륵 벼 익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가을이다!

원래 가을이 이런 것이었나? 나는 가을을 처음 만나는 사람처럼 경이로운 마음으로 길을 걷는다. 바람이 한줄기 살랑 불어와 머리칼이 날린다. 김치찌개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 마치 야외 정원에서 열리는 파티에라도 가는 기분이다. 아무 일도 없는데 날씨만으로도 행복하다. 이제 곧 단풍이 들고 낙엽 지고 추운 겨울이 닥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뜨거운 여름이 있었고 이렇게 착한 가을을 살았으니 겨울이 와도 견딜 수 있다는 용감한 마음이 든다. 좋은 날 겪었으니 나쁜 날도 겪어 봐야지. 겨우 두어 달 후면 올해가 막을 내리고 한 살 더 늙게 되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젊어 봤으니 늙어도 봐야지…

작년 연말, 상조회사 「좋은라이프」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시간 그리고 사후의 준비’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된 ‘엔딩노트’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나눠줬다. 기억하고 싶은 과거를 적고, 현재 하고 싶은 일도 적고, 유언이나 자산정리 등을 기록하는 공책이다. 같은 시기에 전파를 탄 「좋은라이프」의 TVCM ‘엔딩노트’편의 주인공은 영화배우 문숙이었다. 예순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아름다운 배우 문숙은 광고 속에서 노란 낙엽이 눈처럼 떨어져 내리는 고즈넉한 한옥의 마당을 걷는다. 시간에 반항하지 않고 주름과 같이 살아가겠다는, 인생과 노화를 대하는 그녀의 마음이 화면 위로 들린다. 그리고 차 한 잔을 옆에 두고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그 마음을 공책에 적는다. 낙엽, 펜과 노트, 하얀 김이 피어나는 찻잔 그리고 반백의 머리에 주름진 그녀의 얼굴이 함께 어울려 깊어가는 가을을 눈부시게 보여준다. 광고는 낙엽 지면 곧 겨울이 되고, 반백의 머리는 언젠가 모두 세어 죽음이 닥치게 되는 자연의 이치를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소멸을 향해 가지만 죽음은 폐허가 아닌 완성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자막)        문숙의 엔딩노트

문숙O.V)  시간에 반항하지 않을래요.

                 우아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구요.

                 젊어도 봤으니까 늙어도 봐야죠.

                 주름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주름과 같이 살아 가려구요.

NA)          아름다운 이별은 있습니다.

                 엔딩 노트를 쓰세요.

                 인생을 읽다. 좋은라이프

자막)        당신의 아름다운 엔딩에 좋은라이프가 함께 하겠습니다.

좋은라이프_TVCM_문숙편_2016_카피

몇 년 전, 손바닥만한 노트를 하나 장만해서 「욕심공책」이라고 이름을 붙였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 즉 버킷리스트(bucket list)를 적겠다는 생각으로 붙인 이름이었다. 그리스 희곡과 논어 읽기, 오페라 관람이 욕심공책의 첫머리에 적혔고, 늦은 퇴근길 어느 호텔 35층 전망 좋은 바에 들러 칵테일 한 잔 하기, 한 달쯤 아무 것도 안하기도 목록에 들었다. 오일장에서 장보기, 장 담그기도 욕심나는 일이었고 승마나 수영도 하고픈 일이었다. 열 개 정도 목록을 적다가 흐지부지하고 말았지만, 욕심공책에 하고 싶은 일을 적는 그 순간은 꿈에 부풀어 두근거릴 수 있었다. 내 소원을 적다 보니 남의 버킷리스트도 궁금해져서 한동안은 주변의 지인들에게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자주 묻곤 했다. 다른 버전의 「좋은라이프」 TV-CM은 영화배우 박근형의 버킷리스트를 소재로 하고 있다. 광고 속 박근형은 고요한 저녁 호숫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고 있는 모닥불 위로 커피 포트가 매달려 끓고, 텐트에서는 아늑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자막)             박근형의 엔딩노트

박근형O.V)   오래된 사진들을 모아 앨범을 만들자.

                     별자리를 공부해 이름을 불러보자.

                     또 한번 연극 무대에 서보자.

                     늘 미안한 아내와 둘만의 여행을 떠나자.

NA)              아름다운 이별은 있습니다.

                     엔딩 노트를 쓰세요.

                     인생을 읽다. 좋은라이프

자막)            당신의 아름다운 엔딩에 좋은라이프가 함께 하겠습니다.

좋은라이프_TVCM_박근형편_2016_카피

배우로서 평생 동안 수 많은 작품의 엔딩을 경험한 박근형은 인생의 엔딩을 생각하는 순간 연극 무대가 떠올랐다고 한다. 연기를 처음 시작한 그 곳이 자기 인생의 자리이고, 그 곳에서 빛나는 자신을 다시 만난다면 후회가 없겠다고 광고제작 후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름답게 반짝이지만 곧 찾아올 황량한 겨울을 향해 가는, 가을의 한가운데서 다시 생각한다. 나의 자리는 어디인지, 내가 정말 있고 싶은 자리는 어디인지를. 나이는 들었고 몸도 머리도 예전 같지 않은데 과연 나는 내 ‘엔딩노트’를 잘 적을 수 있을까? 마음은 조급해지고 머리는 복잡해진다. 내게 남은 시간은 충분할까? 내 삶의 엔딩을 맞이할 때 후회할 일은 무엇일까? 영화배우 성동일의 ‘엔딩노트’를 플레이 하며 복잡해지는 상념에 제동을 걸어 본다. 광고에서 성동일은 자신이 예전에 출연했던 작품을 다시 보며 연기는 밥벌이라고, 훗날 밥벌이 열심히 했다는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연기가 밥벌이라니 예술이네 문화네 하는 소리보다 훨씬 더 진심으로 느껴진다. 그만두고 싶은 순간에도 밥벌이기에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했으리라. 밥벌이의 숭고함과 괴로움이 그의 엔딩노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막)             성동일의 엔딩노트

성동일O.V)   자네가 언젠가 그랬지 ‘연기는 밥벌이’라고.

                     훗날 누군가 성동일을 이야기할 때, 

                     그 놈, 참 밥 한 번 열심히 벌었네~

                     이 말 한마디면, 그러면 되지 뭐

NA)              아름다운 이별은 있습니다.

                     엔딩 노트를 쓰세요.

                     인생을 읽다. 좋은라이프

자막)            당신의 아름다운 엔딩에 좋은라이프가 함께 하겠습니다.

좋은라이프_TVCM_성동일편_2016_카피

1900년에 40세를 넘지 않았던 인간의 기대수명은 100년만에 두 배가 넘게 길어졌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21세기의 과학계와 자본주의 경제는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고 ‘죽음과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까운 이들의 암 발병 소식이나 사망 소식이 드물지 않게 들려 온다. 그들의 안타까운 소식은 내게도 ‘엔딩’은 아주 먼 일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젊어도 봤으니 이제 늙어볼 일만 남았다. 아직은 몸도 마음도 청년에 가깝다고 우기고 싶지만 현실은 어김없이 엔딩을 향해 가고 있다. 기왕이면 남은 날들이 풍성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순간 ‘참 잘 놀다 간다’ 기쁘게 눈감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우선 열심히 엔딩노트를 적어야 할 것 간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고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도 적고, 내 장례식에 올 친구들에게 할 인사말도 미리 써보는 거다. 던져 두었던 욕심공책을 다시 펼치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부터 끄적거린다. 알람 끄고 늦잠자기, 멍하니 허공 바라보기, 출근시간에 쫓겨 뛰지 않기, 피크닉바구니에 술과 과일을 담아서 소풍가기, 종일 책 읽고 드라마 보고 음악 들으며 빈둥거리기, 깜깜한 밤하늘에 가득 찬 별 바라보기…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는 심리가 작용한 탓인지, 다행히 욕심공책에 적힌 소원들은 대개 실현 가능해 보인다. 우선 다가오는 주말, 아침 늦잠과 종일 빈둥거리기부터 실천해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4&v=bHfCQytAlYo

좋은라이프_TVCM_문숙편_2016_유튜브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K_vwZJb5OAY

좋은라이프_TVCM_박근형편_2016_유튜브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Kd3EA7YoP0M

좋은라이프_TVCM_성동일편_2016_유튜브링크

글. 정이숙  Jeong, Yisuk ┃ 카피라이터 ┃ (주)프랜티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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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인레호수 _ 인떼인(Inthein) 유적지

Inle Lake, Myanmar _ Historic Site of Inthein

인떼인 유적지(Historic Site of Inthein) 전경

인레 호수의 서쪽 호안에서 좁고 꼬불꼬불한 지류를 따라 카누로 약 8km 정도를 달려 제법 큰 선착장에 내리면, 인떼인(Inthein) 이라는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인떼인 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탑은 바간 왕조 시대의 나라빠시투(Narapatisithu) 왕과 아노라타(Anawrahta) 왕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인떼인의 수많은 탑들이 훼손됐지만, 최근 들어 탑의 복원작업이 진행되면서 마을의 역사가 유지되고 있었다.

글. 박무귀 Park, Mooki KIRA ┃ 건축사사무소 동림 대표, 사진작가

http://jjphoto.co.kr(진주성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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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앙 브르타뉴 철도역

Lorient-Bretagne Sud

Architect : AREP(Etienne Tricaud – François Bonnefille – Olivier Boissonnet), SNCF Gares & Connexions

이번 달에는 2017년 7월에 완공된 프랑스 로리앙-Lorient-에 위치한 기차역을 소개한다. 이 기차역은 ‘캥페르~브레스트~파리-Quimper~Brest~Paris-’ 도시들을 총 3시간만에 이동할 수 있는 ‘Bretagne à Grande Vitesse Project-영국 고속 철도 프로젝트-’의 일부로써 진행됐고 AREP(Etienne Tricaud – François Bonnefille – Olivier Boissonnet) 및 SNCF Gares & Connexions 건축사에 의해 설계됐다.

 

로리앙 역의 남쪽으로는 도심과 교통 허브의 중심과 가깝고, 기차역 중심부에서 모든 승강장에 접근할 수 있으며 역 개장 시간 동안 케렌트레흐-Kerentrech- 지구와 도심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차역의 메인 파사드는 도시의 중심부를 향해서 활짝 열려있고, 그 형태의 직선적임과 전반적으로 절제된 곡선은 이 도시의 전통적 산업의 일부인 선박의 한 부분을 암시하는 듯 하다.

여느 기차역이 그렇듯이 이 직선 형태의 기차역은 전체적으로 115m가 넘는데, 각각의 파사드는 기능과 도시에서의 역할, 그리고 자연광이나 단열 등을 고려하여 남쪽과 북쪽의 성격을 완전히 달리한다.

남쪽 파사드는 단열재, 내부 및 외부 목재 클래딩, 유약 처리 된 표면 및 이중 스킨, 서브 프레임으로 모델링 된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ultra-high performance concrete)- 스크린으로 구성된 복잡한 목재 구조로써 도시와 맞닿아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자연광을 기차역 공간 깊숙히 안으로 들이는 역할을 하면서, 건축적으로는 견고하고 두터운 질감-Texture-를 선사한다.

북쪽 파사드의 대부분은 유리 커튼월로 이루어져 있다. 북쪽의 넓은 입구는 새로운 TER 플랫폼(특급 지역 노선), 철도 트랙, 개설될 북쪽 출구 및 케렌트레흐의 유적지를 조금씩 엿보게 하는 건축적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과거 건축물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간의 레이어(겹침)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로리앙 역의 스킨 안쪽으로의 구조는 길이 113m, 높이 11m의 공간을 형성하기 위하여 건물 지붕 슬라브의 하중을 24개의 스팬이 12m~19m 간격으로 고르게 나눠주면서 큰 뼈대를 형성했다. 이 각각의 기둥 및 브레이스들은 콘크리트 슬래브의 지붕 하중을 고르게 받아 기초로 전달시킨다. 반면 두 트랙 사이를 잇는 다리는 약 60m로써 각각 30m 스팬 하중을 받치고 있는 트러스 구조로 짜여져 있다. 버스정류장은 160m의 길이로 4.8m 간격의 빔이 캐노피를 받치는 구조로 뻗어있다. 이러한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기능에 충실한 실용적 구조는 과거의 여느 기차역과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확연히 구분되고 그의 근대성-Modernity-을 표현한다.

 

역사적으로 기차역은 유럽에서 어떤 도시를 도착했을 때에 처음으로 보여지게 되는 건물인만큼 굉장히 상징적인 형태나 구조, 역사적 의미를 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새롭게 증축된 로리앙 역의 건축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기념비적, 영웅적 형태가 아니라 도시의 여러 기반시설을 품으면서, 여러가지 도시의 필수 서비스를 제안하는 도구로써의 역할일 것이다.

 

바깥쪽에서 건물의 내부를 인식할 때는 투명한 하늘과 도시의 모습을 유리파사드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스크린으로 설계된 반면, 건물의 내부는 따뜻하고 친근한, 마치 한 집의 거실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준다. 아마도 내부 구조체가 전나무-구조용 목재-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내부가 전체적으로 목재로 마감된 덕분일까. 목재의 부드러운 곡선은 마치 하부로의 중력과 풍하중을 무마시키기라도 하는 것처럼 부드럽게 공간의 형태를 정의하고 있다.

글. 이지현  Lee, Jihyun

jihyun.lee8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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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메트릭 디자인ⅩⅥ

Parametric DesignⅩⅥ

이번회에는 UIA 2017 Seoul의 Special Session에서 Digital Design and Fabirication섹션에서Parametric Design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을 했습니다. 얼마전 한 인터뷰에서 Parametric design에 대하여 설명을 하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Parametric tool을 건축설계에 응용한지 벌써 10여년이 흘렀고 저에게는 굉장히 친숙할뿐 아니라 설계와 디자인의 일부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동시에 너무도 많은 내용을 다루며 건축설계의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parametric design이란 내용을 짧은 시간안에 단 몇 문장으로 배경지식이 없으신 분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였기에 조리있게 이야기를 해 드리지 못했던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 UIA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때, 지난 10여년동안 경험했던 많은 내용 중 무엇을 말하는게 가장 좋을까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은 몸담았던 회사들에서 참여 했던 화려한 프로젝트들보다는 건축이나 디자인에 종사하지만parametric design에 대해서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들이 parametric design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장점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수 있도록 중요한 개념과 또한 파라메트릭 디자인 프로세스를 적용한 간단한 예에 대해 잠시 살펴봄으로써 파라메트릭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바람으로 아래 소개할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지난 12년 동안의 미국생활을 뒤로하고 지난 9월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Selective Amplification이라는 이름의 개인 사무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됐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은 건축/디자인 사무실로는 의아한 이러한 이름 뒤에 있는 저만의 건축설계 및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한 생각을 parametric driven design approach와 결부 시켜 설명하도록 구성되었습니다. (fig. 01)파라메트릭 모델링이 비파라메트릭 모델링과 가장 차별이 되는 한가지 요소는 파라메터의 존재 유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삼차원 툴로 생성이 된 지오메트리는 화면상에서 보이는 것이 해당 지오메트리를 설명하는 모든것이며 자기참조적이며 외부와 단절돼 있으며 그 자체로 완성이 된 지오메트리 입니다. (fig. 02)

이러한 특성상 일단 생성이 되고 나면 이러한 지오메트리를 수정하는 방법은 없으며 추가적인 modifier를 통해서 늘이거나 줄이는 등의 필요한 변형을 가하게 됩니다.(fig. 03). 지오메트리를 이렇게 추가적으로 변형을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지오메트리를 다룬다고 했을 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생성된 지오메트리가 어떠한 이유에서건 짧은 시간에 계속 속성이 바뀌어야 한다거나 혹은 너무나 많은 수의 지오메트리를 동시에 변형을 해야 한다면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fig. 04).

그에 반해 파라메트릭 툴로 정의된 지오메트리는 몇 개의 변수로 표현이 됩니다. (fig. 05). 생성이 아닌 정의라고 말을 하는 이유는 생성의 이전단계를 말하기 위함이며, 이렇게 정의된 지오메트리는 어떠한 특정 순간의 변수(파라메터)의 조합으로 뷰포트상 시각화가 됩니다. 이러한 일시성을 가지는 지오메트리는 유연하고, 외부 참조적이며 외부의 변화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매순간 다른 정보를 변수에 할당함으로써 끊임없이 변하게 할수 도 있으며 많은 수의 지오메트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fig. 06).

이번에는 아주 많은 수의 지오메트리들이 전통적인 비파라메트릭 툴을 사용하여 생성이 되어있다고 합시다. 우리 눈에는 시각적인 일정함으로 인하여 이들이 어떤 규칙을 통해서 연결이 되어 있다고 보여 집니다. 하지만 그러한 규칙은 실제로 개별의 객채들을 연결하지 못하고 결국은 많은 수의 개별 객체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fig. 07).

예를 들어 하나의 지오메트리의 높이가 증가한다 해도 이는 주변의 다른 객체들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결국 하나의 특이점만을 생성하게 됩니다. (fig. 08). 이러한 집합적인 객체의 군집으로서의 시스템은 자연적이지도 않고 관계의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실질적인 인간의 삶의 모습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그에 반해, 파라메트릭 툴로 정의가 된 객체들로 구성된 시스템에서는 하나의 객체는 주변의 다른 객체가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특성을 통하여 정의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하나의 객체가 변한다고 하는 것은 전체적인 시스템에 전체적인 혹은 부분적인 변화를 가져 올수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더 근접한 모형을 제공한다고 볼수 있습니다. (fig. 09).

이에 더불어 이러한 파라메터로 정의가 되는 객체를 통해 구성되는 시스템은 외부적인 요소들, 즉 환경적인 측면, 사회 경제 문화적인 측면의 다양한 유무형의 데이터와 연결돼 그 형태를 변화 시킬 수 있게 됩니다. (fig. 10).

이를 통해 우리가 파라메트릭 툴을 통하여 정의할 수 있는 시스템은 보다 큰 시스템의 일부로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지구의 일부이며 지구는 태양계의 일부가 되듯이 말입니다. (fig. 11).

이제 다시 처음에 제기했던 선택적인 증폭(Selective Amplification)이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저는 건축과 디자인이 어느 한순간에 우연히 발생하는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시간동안 매순간의 작은 향상을 통해서 우리 삶을 풍요롭고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fig. 12).

또한 개별의 인간으로써 우리는 서로 다른 성향과 취향, 경험, 그리고 교육적인 기반을 통해서 동일한 외부적인 환경에 다르게 반응하게 됩니다. 마치 쌍둥이가 같은 환경하에서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fig. 13).

이러한 환경에의 반응을 정의 할 수 있는 많은 변수를 통해서 우리의 환경이 구축되고 이를 사용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정의 요소를 선택적으로 증폭함으로써 보다 사용자 친화적이고 동시에 주변의 환경의 일부가 되는 설계의 과정을 저는 선택적인 증폭의 설계 과정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fig. 14, 15).

이제 마지막으로 앞에서 이야기했던 큰 두가지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프로젝트를 하나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개별의 객체가 변수를 통하여 연결된 큰 시스템의 일부가 되며 이렇게 구성된 시스템이 외부적인 요소의 선택적인 증폭 및 적용의 과정을 통하여 변화하는 모습을 시각화해 나가기 위한 프로젝트 였습니다. (fig. 16, 17).

변수를 가지며 변수에 따라 형상이 변하는 단위의 모듈을 생성하기 위해 가장 물리적인 거동을 예측하기 쉬운 composite material인 Mylar를 사용했고, 이를 다양한 길이로 대각선 방향으로 자른 후 잡아당김으로써 형태의 변화를 기록했습니다. (fig. 18).

우선 힘이 제거됐을 때의 탄성거동을 설명하기 위해 파라메트릭 툴의 물리엔진을 사용하여 이를 모형화하게 됩니다. 즉 모듈의 모든 변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길이가 항상 일정하게 되려는 복원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힘이 빠졌을 때 모듈을 이루는 작은 면들은 힘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이면서 평평한 하나의 면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성질을 디지털 모형화했습니다. (fig. 19).

형태의 변화 정도는 잡아당기는 힘의 크기와 잘린 길이의 함수로 표현됐고 모듈이 서로 연결됐을 때 한 모듈의 변화는 이웃하는 모듈을 끌어 당김으로써 전체적인 형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fig. 20, 21).

물리적인 거동을 디지털모형화하고 이에 두 가지의 변수를 제공하며 이를 사용자에 의해 정의되는 데이터와 연결시킵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시스템이 가지는 변화의 정도를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파라메트릭 툴과 물리 엔진을 통하여 구현됐습니다. (fig. 22).

49개의 모듈로 형성이 된 시스템은 시스템 상부에 위치한 앵커를 통하여 매달려지게 되고 커팅 패턴과 자중에 의해서 초기 equilibrium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후 추가적인 점하중을 제공함으로써 추가적인 변형과 최종의 평형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fig. 23-27).

이러한 최종의 형태는 무수히 많은 수의 커팅패턴과 점하중 패턴에 의하여 시뮬레이션되고 이중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오는 패턴이 최종적으로 선택됐습니다. (fig. 28-33).

글. 성우제  Sung, Woojae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조교수

www.woojsung.com, www.selective-amplificat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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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The 9th Seoul International Architecture Film Festival

대한건축사협회와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과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한 제9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SIAFF)가 17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9월 24일 성황리에 종료됐다.

 

제9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도시/나누다’(City/Sharing)라는 주제 아래 총 3차에 걸쳐 이뤄졌다. 상영작은 ‘마스터 앤 마스터피스’, ‘건축 유산의 재발견’, ‘어번스케이프’, ‘비욘드’의 4개 섹션으로 나뉘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이뤄진 상영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영화상영프로그램 ‘픽션/논픽션:도시, 일하고 나누고 사랑하다’란 주제를 가지고 ‘특별전’으로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21개국 34편으로 역대 가장 많은 작품수를 자랑했다. 제9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 최초 개봉(프리미어)하는 영화들은 총 16작품이며, 그 중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봉하는 영화는 13편이나 있었다.

 

개막식은 9월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김용필 아나운서, 영화제 홍보대사인 헬로비너스 나라의 사회로 진행됐다. 조충기 대한건축사협회 회장과 조직위원장인 정태복 건축사(주.부산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를 비롯한 배형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송인호 서울역사박물관장, 김정태 서울특별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건축영화제 명예대회장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영상을 통해 개막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아파트 생태계’는 서울건축영화제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하는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 상영작 중 하나이며, 전작 ‘말하는 건축가’, ‘말하는 건축 시티:홀’을 만든 정재은 감독의 최근작인 만큼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영화제는 1차 서울역사박물관(9월 5일~10일), 2차 이화여자대학교 ECC 아트하우스 모모(9월 11일~17일), 3차 마포 문화비축기지(9월 22일~24일)에 걸쳐 이뤄졌으며, 상영 기간 내에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호스트 아키텍트 포럼(HAF, Host Architect Forum)’과 ‘관객과의 대화(GT, Guest Talk)’가 함께 진행됐다. 올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개막식 포함 4,00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