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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라는 자부심

Pride as an architect

꽃이 피는 시기는 햇볕도 들고, 온도도 올라갈 때 핍니다. 잎이 무성해질 때는 적당히 비도 오고 따뜻해지면서 푸른 나무와 숲을 만들어 냅니다. 어느새 봄이네… 어느새 여름이네 하는 느낌은 부지불식간 변화의 압력이 폭발하고 나타날 때입니다.
80년대 중반에 입학한 입장에서 나도 모르게 한세대동안 건축 세계에 몸 담았습니다. 처음 건축계 선배들은 건축에 대한 열망과 자부심을 토했지만, 90년 사회에 서보니 노래 가사처럼 “~이게 아닌데~”였습니다. 학교와 사회의 차이는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경제적 자립이 요구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자부심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경제적 상황이 뒷받침 되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도 만족감 높은 직업이라 투덜거리면서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탓할 나이가 아닌, 책임져야 할 나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2018년! 격동의 시간이 흘러 모스크바 겨울보다 춥다는 겨울을 지나 봄이 왔습니다. 달력은 4월을 보여주고, 창밖의 가로수엔 새순들이 돋아납니다. 그런데 우리 건축계는 어느 시간 보다 추운 겨울을 느끼고 있습니다. 봄기운에 외투를 벗어야 하는데, 도무지 외투를 벗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건축사들의 모임을 가보면 온통 한겨울의 차가운 업무환경을 이야기 합니다. 시장 환경 뿐만 아니라 각종 제도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옵니다.
건축문화신문에서 3월호에 각종 인증을 표로 만들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필요한 듯하지만, 집하나 짓자고 이리 복잡해야 하는지…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옵니다. SNS에서 올라오는 댓글들은 장탄식이 대부분입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어느 건축주 말처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책인 건축설계도면을 작성하는 건축사의 노력은 평가 절하되고 있습니다. 흰 종이에 선하나 긋고 몇 백, 몇 천 받느냐고 합니다.
왠지 이 상황 기억 저편이 재방송되는 데자뷰(de ja vu)입니다. 이젠 새로워지고 도전해야 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피와 땀, 그리고 수많은 노력으로 성취를 가져온 것처럼, 우리 건축사들이 우리 스스로와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노력해야 합니다.
참으로 다행은 직선으로 당선된 협회장들의 노력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부나 본 협회장으로 당선되는 분들의 일성이 ‘회원을 위해서’입니다. 사실 협회가 회원들의 우산이 되어야 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등 항해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힘으로만 되지 않습니다. 제도를 만드는 입법기관을 설득해야 하고, 여론을 이끌어야 합니다. 현재의 건축사뿐만 아니라 미래의 건축사가 되는 후배들도 우리가 함께 해야 합니다. 환경 개선을 위해서 우리의 역량이 커져야 하고, 영향력이 커져야 합니다.
건축사라는 자부심은 그런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열망이 함께 할 때 탄생하고 커질 수 있습니다.
함께 우리 직업 ‘건축사’의 자부심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글. 홍성용 •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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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대관람차

Beach, Ferris Weel

판타지랜드는 단조롭고 타락하고 무능력한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여기는 모든 사람들이 기분 좋게 미소 짓는 영감의 장소이다. 이에 더하여 그런 곳들은 미리 보장된 흥분, 오락, 흥미를 제공하는 유토피아를 어느 정도까지는 진짜처럼 보여준다.
<장소와 장소상실>, 에드워드 렐프

대관람차를 좋아한다. 해변을 좋아한다. (분지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일까? 내게는 여행지나 장기 체류지를 선택할 때, 그 장소가 바다나 강을 끼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보는 습관이 있다.) 항구도시의 대관람차를 좋아한다. 대관람차의 폐쇄적인 순환이 쳇바퀴를 도는 지옥 같은 일상을 닮았다는 상투적인 비유 때문은 아니다. 수많은 영화에서 데이트 장소로 출현하는 대관람차의 로맨틱함 때문도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대관람차를 좋아하는가? 야경 때문이다. 한밤중에 네온사인이 들어온 대관람차를 보는 것은 환상과 현실이 뒤범벅된 짜릿한 느낌을 준다. 물론 대관람차를 보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해질녘이나 밤중에 대관람차를 타고 도시의 야경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으면 안 되고 마주보고 앉아서 동그란 기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대관람차를 시계로 보았을 때, 대관람차가 12시 정각 즉 정상에 올랐을 때의 아찔한 흔들림도 좋아한다. 대관람차라면 많은 사람들이 런던의 빅 아이를 떠올리겠지. 도시를 지켜보는 커다란 눈알이라니. 대도시의 시각적인 이미지에 쉽게 압도되는 사람으로서 그 이름조차도 마음에 든다. 이 글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 항구도시의 대관람차 세 개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 원더휠

코니아일랜드는 롱아일랜드비치와 함께 뉴요커들이 자주 찾는 여름 휴양지다. (겨울에 가기 좋은 바닷가로는 몬탁이 있다.) 이곳은 맨해튼 지하철 노란 노선(Y선)의 종점에 위치해 있는 만큼, 작열하는 태양과 쨍한 노란색을 닮은 해변이다. 한여름이었다. 우리는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돌아다녔다. 백사장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들의 현기증 나는 경로를 눈으로만 쫓으면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리며 일광욕을 즐겼다. 우디 앨런의 근작인 <원더휠>에 나오는 대관람차 원더휠은 빠져나갈 구멍도 없이 반복되지만 꿈처럼 반복되는 연애관계를 닮았다.


2.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21지구, 코스모클락21

미래의 항구라는 뜻을 가진 이름과는 달리, 이곳에 미래적인 대도시 풍경은 없다. 하지만 도쿄에서 40분가량만 이동하면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항구도시에 도착할 수 있다. 봄이었다. 우리는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봄꽃 축제가 한창이었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잔디밭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봤다. 요코하마의 상징 같은 코스모클락21은 정중앙에 전자시계가 달려있다. 우리는 해질녘에 1시간이 넘도록 줄을 서서 15분가량 운행하는 대관람차를 탔다. 하늘에 떠 있었던 시간보다 대기시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지루해하지도 않고 바보나 아이처럼 설렘이 번져있었던 사람들의 표정 때문일까? 대관람차가 뭐라고.


3. 싱가포르, 싱가포르 플라이어

겨울이었다. 적도와 가까운 싱가포르는 여름밖에 없는 도시국가다. 우리는 패딩을 공항에 맡기고 한겨울에서 한여름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마지막 날 저녁에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탔다. 해가 진 마리나베이의 검은 물빛과 가든스바이더베이의 현란한 인공 나무들의 보라색 불빛을 내려다보았다. 대관람차는 안에서나 밖에서나 여행자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을 전망을 선물한다. 세계 곳곳의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만큼이나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이기도 하다. 대관람차가 아주 조금 흔들리며 야경을 비출 때, 나는 불꽃놀이를 보는 것처럼 눈앞의 환상적인 불빛 들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원환에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것도 안다. 황홀한 환상으로 범벅이 된 대관람차가 운행을 멈추면. 여기서 내리면, 그러면. 놀이공원에도 폐장 시간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꿈과 놀이가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우리의 휴가는 빠르게 끝나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여름이 영원할 수 없는 것처럼. 그러고 보면 대관람차는 내가 통과하고 있는 이십대를 참 많이 닮아있다.

 

글. 원성은 Won, Sungeun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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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 연가

Gwanghallu Love Sonata

자료: 남원광한루원 홈페이지

남원 광한루원을 가본 적이 있는가. 한국정원의 백미, 전통 건축물의 집합체로서의 그곳은 건축학을 공부하는 학생, 건축인의 답사 필수지역일 뿐만 아니라 조경학 전공자에게 두 말할 나위 없는 중요한 학습장소이다. 달나라 궁전 광한청허부를 본 따서 지상에 실현해 놓았다는 전설은 건축물과 조경시설 곳곳에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 춘향전,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 시작 공간이다. 남원시민에겐 일상의 분주함을 이곳에 와서 쉬면서 풀어낼 수 있고, 자연과 조화되는 풍경과 건축물 조경수 등이 어우러져 시와 노래를 읊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훌륭하게 인식되고 있다. 남원시민은 이 공간이 있음으로 인해 문화 자긍심을 가지며 살고 있다. 남원은 예부터 도로망이 집결되고 분산되는 교통 요충지다. 그리고 지리산 계곡을 타고 내려온 물과 덕유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물이합쳐진 요천강이 도심을 관통하며 흐르고 있다. 요천강 상류 여러 갈래의 물은 풍부한 유기물이 함유되어 있어 그야말로 농지의 젖줄이다. 지리산 높은 곳 정령치에서 바라보면 이곳은 마치 도가니 모양을 한 분지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지 논과 밭에 쏟아지는 찬란한 햇빛과 바람, 맑은 물 그리고 농부의 땀이 함께 어우러져 맛있는 곡물류와 과일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리고 지리산에서 자란 각종 산물과 더불어 남원은 맛과 멋, 인심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풍류의 고장이다. 예향 남원은 도로망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근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모이고 이제는 세계인이 다녀가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나는 광한루원 내에 각종 전통건축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과 입면양식 그리고 지붕에 대해서 글로 표현하고 싶다. 숫기와와 암기와가 골을 이루며 상부에서 땅으로 내려와 건축물 입면 면적 절반을 차지하는 지붕. 그 지붕의 수직적 골 구조미와 검정 색상 그리고 주변 산세와 어우러지는 용마루의 우아한 곡선, 아울러 처마와 부연에서 들어 올려지는 모양이 마치 버선코를 닮은 듯한 형상과 부챗살처럼 찬란하게 펼쳐지는 서까래와 부연의 향연을 보면서, 우리는 전통건축을 감상하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건축의 용마루와 처마 곡선은 하늘을 찌를 듯한 날카로움이 있고 일본 건축에서는 인공적인 직선만이 보이지만 우리의 전통건축 지붕양식은 언뜻 보면 그들의 지붕과 비슷한 듯 생각할 수 있으나 면밀히 따져 보면 이렇게 확연히 다르다.

광한루원을 입장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맞배지붕 형태의 정문, 청허부를 만난다. 맞배 지붕은 손바닥을 마주 세워서 무언가를 소중히 보호할 때를 연상케 하는 지붕형태이고 가장 기본적인 비와 바람을 피하게 하는 덮개 형태이다. 인류가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비와 눈, 바람 등을 피하기 위한 장치로서 덮개 기능을 하는 것이 지붕인데 비가 내리면 빗물이 흘러내리게 하는 기능을 위해, 눈이 내리면 적설 후 눈 녹은 물이 흘러내릴 수 있는 효과를 발현하기 위해 지붕은 뾰족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즉 중앙 부분을 높게 하고 아래 귀퉁이 부분으로 경사를 주는 형태이다. 빗물, 눈 녹은 물은 흐르지 않고 모여 있으면 누수나 부패의 원인을 제공하기에 지붕 구배주기는 방수의 기본이 되고 있다. 맞배지붕이 세 개로 구성되어 있고 중앙부분을 높게 하여 출입문이 눈에 띄는 시각적 효과를 주기 위해 중앙부는 하늘을 향해 높게 솟아오르는 삼문 솟을 대문 형태로 정문 청허부는 지어져 있다.

자료: 남원광한루원 홈페이지

정문을 지나면서 왼편에 연못이 있고 그 너머에 있는 정자를 향해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면 다양 다채로운 형태 팔작지붕을 겹겹이 갖춘 완월정을 마주하게 된다. 완월정에서는 해마다 오월이면 춘향선발대회 및 판소리 경연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는데, 그 주 무대가 바로 완월정 수상무대이다. 호수 앞 객석에서 완월정을 올려다 바라보는 것은 매우 아름답다. 그것은 하늘 위에서 아래로 건물을 보았을 때 평면 모양이 동쪽으로 향하여 철(凸)자 모양이고 철자의 앞쪽인 객석에서 보면 정자를 우러러 보는 형태라서 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 모습은 호랑이가 바위에서 머리를 쳐들고 포효하는 형상이다. 이름하여 호두각(虎頭閣)집이라 명하고 있는데 철자 모양의 평면에 따라서 지붕처마가 겹겹이 펼쳐지므로 아래에서 위로 보는 것은 완월정 중앙부 처마와 양옆의 처마가 보는 이의 눈 중앙 점을 중심으로 모이고 반대로 보면 퍼지는 햇살처럼 뻗어 나가기 때문에 서까래와 부연이 중첩되는 선들의 향연은 우리 눈앞에서 현란하게 펼쳐진다. 수상무대인 완월정에서 명창의 판소리가 울리고 무대 아래에서 감상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 때의 감흥은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울리고 영혼이 춤추는 것을 체험하게 되리니. 특히 완월정은 보름달이 휘영청 떠오르는 저녁에 그 이름 그대로 달구경을 완연히 할 수 있는 정자이다. 저녁에 경관조명을 한 완월정은 검푸른 하늘에 대비되는 휘황찬란한 빛과 선들의 향연을 펼치면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면을 호수에 비치고 관람자는 그 모습 두 가지로 인해 더욱 환상적 경관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완월정 내부에서 밖을 내려다보는 것이나 달을 올려다보는 것은 또한 어떤가. 달 놀이를 하는 공간으로서 이름 지어진 완월정(玩月亭),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구경거리인 달. 그 달을 온전히 감상하며 시를 짓고 노래를 하며 벗과 함께, 님과 함께 여흥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서 완월정은 정말 아름답다.

완월정 뒤로 가면 초가지붕의 월매집을 만난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그곳에서 백년가약을 맺고 사랑을 확인했던 집이다. 그곳의 지붕은 초가집 공통의 지붕형태인 모임지붕 형태이다. 초가는 가능한 1년에 한 번은 지붕 보수공사를 해야만 한다. 뭐든지 분해하고 녹여버리는 강렬한 태양 빛은 초가의 볏 잎도 그냥두지 않고 분해하기 때문이다. 초가지붕은 짚을 엮어서 지붕 개판 맨 아랫단부터 펼쳐서 한 단을 두른다. 그렇게 차근차근 다음 단을 겹쳐서 덮어 올리려면 모임지붕 형태를 유지하여야 짚 이엉을 연속적으로 할 수 있기에 그 형태는 우진각 지붕으로 모양을 잡는다.

월매집을 지나면 정원의 본채인 광한루를 촬영하기 제일 좋은 구도 점에 다다르고, 그곳에서 바라보면 오작교와 광한루는 남 서측에서 비춰주는 햇빛이 찬란한 오후 세시 즈음이 빛의 대비가 가장 명확한 시각이 된다. 오작교는 홍예(아취)가 네 개인데, 까치(烏)가 칠월칠석에 머리를 맞대어 다리 놓기를 한 것에 기인하여 만든 다리이다. 광한루는 우리땅의 누각 중 4대 누각이라 칭하며 그중 보존역사와 아름다움을 최고로 손꼽는다.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 등 누각 건축물 공통 특징인 넓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회와 강학 그리고 공연 등이 펼쳐지는 특성상 정면 다섯 칸 이상의 대규모 공간이기에 지붕 또한 큰 공간을 덮을 수 있는 팔작지붕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 팔작지붕은 맞배지붕과 우진각 지붕의 합각이므로 합각지붕이라고도 불리운다. 지붕 윗 부분은 맞배 모양이고 아랫 부분이 우진각 모양이 합쳐진 형태이다. 우리 전통 건축 지붕의 화려함과 우아함이 잘 조화된 지붕형태인 광한루 팔작지붕.

우리는 사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운 만큼 또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잘 보기위해서는 오랫동안 머물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오랫동안 머무르고 살펴보면 깨닫고 느낄 수 있다. 그러면 그 체험을 바탕으로 시나 글, 노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으리니. 이렇듯 우리 전통문화 공간을 알고, 깊게 보며, 느끼며 표현할 수 있는 예술로 승화하는 일은 그래서 숭고하다.

 

글. 조정만 Cho, Jeongman • KIRA┃ (주)무영씨엠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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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츠 시내를 바라본다

Looking at Takamatsu city

종이에 수채화 28x36cm

일본 세토내해(瀬戸内海) 지역을 여행하며 다카마츠 공항호텔(高松空港 Tagamatsu Apa Hotel)에서 하루를 묶었다. 낯선 곳에서의 여행 중 아침은 더욱 새롭다. 호기심 속에 여명이 시작되고 세상은 서서히 어두운 푸른 빛 속에서 자신의 속살을 보인다. 다행히도 숙소의 전망이 좋아, 낯선 마을 그리고 멀리 펼쳐진 들을 바라 볼 수 있었다. 일본 마을 풍경은 어디나 경관이 조절되어 있다. 개별적인 건물, 조합되어 배치된 모양새, 주변의 나무와 조경 모두가 다듬어져 있다. 심지어 자연스럽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미관이나 경관이라는 용어 자체도 일본에서 개념화된 것이니, 그들의 시각적 풍경을 조절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깨끗하고 정돈된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낯선 느낌을 붓으로 옮겨본다.

 

글. 이관직 Lee, Kwanjick • KIRA
건축사 / (주)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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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메트릭 디자인ⅩⅨ

Parametric DesignⅩⅨ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듯이 오늘은 지난 2회에 걸쳐 고안된 종이접기의 방법을 paramtric tool을 이용하여 digital model화 하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용된 툴은 Rhino 3d, Grasshopper 및 Kangaroo Physics입니다.

먼저 전체적인 구성을 살펴 보자면, 세가지 주요 구성 요소가 있습니다. (fig. 01). 첫번째는 초록색으로 표현된 Rhino 3d로부터의 입력값을 필요에 따라 재가공하여 선택적으로 추출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붉은 색으로 표현된 부분에서는 이렇게 선별적으로 추출된 값을 이용하여 종이접기라는 특정 행동을 모사하는 한정적 거동상의 특징을 기술합니다.

1) 종이의 특성상 접히는 삼각형 / 사각형의 변의 길이는 변하지 않으며,

2) 개별적으로 쪼개어진 면들이 접히는 것을 시뮬레이트 하기 위해 각 인접한 패널들이 0도에 근접한 각도를 향해 접혀서 안착하도록 하며,

3) 이러한 과정 중 각각의 삼각형 / 사각형 면들은 뒤틀리지 않은 평평한 면을 이루도록 합니다.

세번째로 푸른색으로 표현된 부분에서는 상기한 거동상의 특징을 이용하여 Kangaroo Physics를 이용하여 실제 시뮬레이션이 일어나도록 합니다. 그 이외의 부분들은 각 컴포넌트들을 이어주기 위한 과정들, 혹은 이를 화면상에 나타내기 위한 과정들입니다.

Figure 1

첫번째 부분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fig. 02). 화면의 우측으로 보이는 영역에서는 divide component를 이용하여 시스템의 전체를 구성하는 큰 면을 5×6의 그리드로 쪼개게 됩니다. 그리고 노란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지난 2회에 걸쳐서 정의된 접힘의 패턴을 나타내는 문자 열입니다. Grasshopper가 하나의 조각난 면을 process할 때마다 해당 위치의 문자코드를 참조하여 면이 위로 접힐지 아래로 접힐지, 아니면 접히지 않을지에 대해 판단을 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른쪽에는 visual basic으로 만들어진 component가 위치하게 되는데요, 이는 주어진 input geometry를 각 요소별로 분해를 하고 이를 이용하여 종이접기라는 특정 행동의 거동을 모사할 수 있도록 digital model 을 생성하는 매개변수로 사용하게 됩니다.

Figure 2

Visual Basic component의 입력값은 상기 기술했듯이 기준면(srfs), pattern, u and v로 구성됩니다. 기준면은 Rhino 3d 상에 존재하는 면이며 전체적인 시스템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Pattern은 아래의 그림에서와 같이(fig. 03) 해당 면이 접히는 방향을 미리 설정하여 이를 grasshopper에 통보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U와 V는 기준면이 작은 면으로 분할되는 개수를 의미하여 우리의 경우는 30개의 면으로 분할됩니다.

Figure 3

이제 visual basic의 각 부분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rhino로부터 1차원 array형태로 전달된 30개의 나뉘어진 면들을 grasshopper의 tree data structure로 전환하는 과정입니다. Tree data strcuture는 다차원의 array로 볼 수 있는데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윈도우나 맥의 폴더 구조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동일한 폴더 및 하위 폴더의 구성을 가지고 있는 순차적인 다른 이름의 폴더들이 병렬로 존재하고 그 폴더 구조상 제일 깊숙한 곳에 위치한 단일 혹은 복수의 파일들은 해당 파일을 주소만을 알게 됨으로써 손쉽게 접속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러한 병렬적인 특성으로 인해서 하나의 알고리듬을 생성한다면 이를 병렬로 구성된 다수의 지오메트리에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각각의 면에 면이 접히는 방향성을 지정하기 위해 두개의 동일한 data tree를 구성하고 하나에는 해당 면을 다른 하나에는 면접기의 패턴을 입력해주게 됩니다. 주어진 면과 패턴이 1차원 array였으므로 두개의 for~next 문을 이용해서 병렬의 구조로 재구성하게 됩니다. 두개의 for~next를 사용하는 이유는 조금더 직관적으로 개별 면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5X6의 좌표체계를 차용하기 위함입니다(fig. 04).

Figure 4

다음으로는 이렇게 구성된 두개의 dataset을 하나하나 확인해 접기의 패턴별로 해당면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추출하는 과정입니다. 즉 패턴 A일 경우는 접히지 않는 면이기에 평평해야 하므로 네 개의 외곽선분과 두개의 대각선을 추출하고 이를 면을 평면으로 유지하는 데에 쓰이게 됩니다. 뒤에 조금 더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네 개의 변이 같은 길이가 되는 것 만으로는 해당 사각형이 평평하다고 장담을 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네 모서리를 연결하는 두 개의 대각선이 같은 길이가 된다고 하면 이 사각형은 평평하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논리로 패턴 B와 C의 경우는 특정한 대각선의 방향으로 접혀야 하므로 패턴A의 경우에 비교하여 하나의 대각선이 항상 같은 길이일 필요성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에 패턴 B와 C에서는 그 대각선을 추출하는 행이 주석 처리되어 실행되지 않도록 합니다(fig. 05).

지난 시간에 언급했던 hinge action부분은 조금 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하므로 다음회에 설명하도록 하고 순서를 건너뛰어 스크립트의 마지막 부분으로 가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앞서 언급했던 면을 평평하게 유지하는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안전장치로 보면 되겠습니다.

Figure 5

즉 두개의 대각선과 네 개의 변의 길이가 같다라는 가정이 패턴 A를 가진 면의 평평성을 유지하게 하지만 추가적으로 Kangaroo에서 제공하는 Planarize라는 컴포넌트를 이용하면 좀 더 확실하게 면이 평평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게 됩니다. 해당 컴포넌트는 다음회에 언급하겠지만 네 개의 꼭지점을 요구합니다. 이를 통해 네 개의 해당 점들로 이루어진 면은 평평하도록 Kangaroo에서 처리하도록 합니다. 이를 위해 패턴 A에 해당하는 면들은 네 개의 꼭지점을 추출하여 이를 별도의 data set에 저장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fig. 06).

Figure 6

다음 회에서는 스크립트의 나머지 부분 및 이들이 어떻게 Kangaroo에 연결이 되는지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성우제 Sung, Woojae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조교수
www.woojsung.com, www.selective-amplificat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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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CMT 회사 사옥

CMT HEADQUATER, Barcelona, Spain
Architect : Battle & Roig Architects _ Enric Batlle, Joan Roig

그림 1) CMT사옥(스페인 바르셀로나) 외관

콘텍스트(Context)

이번 호에서 소개할 건물은 스페인의 건축사사무소 배틀 앤 로이그 아키텍츠 -Battle & Roig Architects-에서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CMT 사옥-Telecommunications Market Commission Headquarter- 이다. 사이트는 바르셀로나의 카스텔비 그룹사-Grupo Castellví- 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41,000㎡ 이상의 사무실과 호텔을 포함한 대규모 비즈니스 단지이다. 4면에 도로-Carrere de Bolivia, Ciutat de Granada, Sancho- 가 접해있지만 큰 길에서 접근할 수 있는 주도로는 카레르 데 볼리비아-Carrere de Bolivia- 뿐이고 나머지 도로는 다른 대지와 경계선을 이룬다. 특이한 점은 1906년에 지어지고 포블레뉴-Poblenou- 의 산업 유산에 대한 특별 문화 보호 계획 아래 있는 Can Tiana 공장이 위치해 있었다. 이러한 도시의 기능상의 분류, 그리고 축과 같은 조건과 문화재 보호 제한 요소는 CMT 사옥 설계의 시작점이 됐다.

설계의 과정(Process)
1. 오래된 Can Tiana 공장 건물 중 하나가 이 사이트의 중심에 있으며 이는 CMT 사옥의 프로그램을 일부 가져가면서 사옥 건물과 통합적으로 연계될 것이다.
2. 사이트의 주도로 ‘카레르 데 볼리비아’는 비교적 좁은 도로이지만 건물의 주요 정면이 이를 향할 것이고 사옥의 주출입구가 위치할 것이다.
3. CMT 사옥의 프로그램 구성은 지상 11층의 사무영역, 지하 3층의 주차장을 수용하고 지상 1층은 액세스 및 기존의 공장 건물과의 연결 공간을 형성한다.

그림 6) 기존 공장안에 계획된 대강당

4. 보존 및 리모델링의 대상인 기존 공장 공간에는 330명을 수용 할 수 있는 대강당 및 대형 회의실, 그 외 CMT 직원을 위한 서비스 공간을 배치시킨다.
5. 기존 공장 공간은 옥상층으로 연결되도록 하고 옥상층은 CMT 사무실에서 아래층을 내려다볼 수 있고, 직원들의 휴식공간이 될 수도 있는 옥상 조경 공원을 조성한다.

그림 7) 직원들의 휴식공간이 되는 옥상 조경

그림 8) 사옥 로비외의 공간은 서비스 공간으로 제공된다.

6. 지상 1층의 프로그램 배치는 첫째, 사무실의 주 접근통로로써 로비 이 외의 서비스 공간을 둘 것이며, 코어부 주변에는 서비스 공간 이 외에 다양한 기능의 워크 스테이션을 배치시킨다. 건물 주도로를 제외하고 3면이 다른 대지에 의해 막혀 있기 때문에 건물의 내부에서 외부로 4면 모두 중정을 통해 열리는 공간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실제로 포디엄 쪽의 사진을 보면 천창, 또는 길과 접한 중정을 두고 열린 공간으로 계획됐다).

건물의 Massing(형태 조성)

그림 9) 새로운 CMT 사옥과 기존 공장 파사드의 정면 열주 모습

사이트를 감는 4개의 직선 길, 그리고 오래된 공장 파사드의 길과 평행한 정면 열주 등의 형태적 정의가 확실한 기본 설계 조건들은 건물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도시 축과의 관계를 확고하게 확립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사무실 볼륨감-Massing- 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줬다고 건축사들은 말한다. 즉, 도시와의 통합적 일체를 베이스 포디움-Base Podium- 으로 이루었기 때문에 사무실 형태의 디자인은 옆 대지에 있는 장누벨이 설계한 둥근 고층 빌딩의 독자성을 인식한 듯, 형태적 독자성을 갖고 차별화시키는 것이 적절했다고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길에서의 수직적인 볼륨감을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그의 형태를 통한 CMT 사옥만의 정체성을 불어넣었다.

타워의 형태적 당위성은 도시와의 관계보다는 건물의 기능을 적절히 만족할 수 있는 내·외부와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상부층 볼륨감은 정형화된 박스의 모서리를 깎아내어 형태를 강조함과 동시에 친환경적인 장치로써 수평적 루버 슬랫을 돌려서 표현했다.

그림 10) 친환경적 수평 루버 슬랫

최근 크게 대두되고 있는 건물을 통한 에너지 절약-또는 Zero Energy- 의 일환으로써 건물의 냉·난방부하를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두 겹의 커튼월을 이용한 건물 외피 설계를 자주 볼 수 있다. 이 건물에 사용된 파사드 방식은 두 겹의 유리 커튼월 방식으로 중간의 단열층 및 환기층을 형성하는 개념이 아니라, 수평적 루버로 안쪽 내피 커튼월 전체를 둘러싸는 방식이다.

그림 11) 두겹의 커튼월을 이용한 건물 외피

사무실 볼륨의 향을 살펴보면 남동-북서향으로, 남동쪽으로는 높은 고도의 태양빛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를 긴 수평 루버를 사용함으로써 차단하고 사무실 공간 앞으로 한 번 더 테라스 공간을 두었다. 결국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강한 빛은 감소되기 때문에 여름철 냉방 비용을 줄이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반대로 북서향을 향하는 정면은 수평루버를 그대로 적용했지만, 테라스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동쪽·북서쪽 향에 상관하지 않고 수평루버를 일관적으로 적용한 것은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최적화된 것은 아니다. 서향일수록 고도가 낮은 저녁 빛을 차단하기 위해 루버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최적화하는 것이겠으나 미관적으로 건물의 외피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북부·중부 유럽과는 달리 스페인은 강한 햇빛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평 루버를 적용한 것이다. 주요 외벽의 종류는 남동쪽, 북서쪽 두 가지로 나뉜다. 남동쪽의 외벽은 테라스가 있는 쪽으로 창호 앞 쪽으로 사선으로 루버 설치면과 맞닿아서 공간의 역동성과 아늑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반대로 테라스 없는 곳의 외벽 단면은 루버 설치면과 평행하게 커튼월의 유리면도 기울어져 있어 내부의 사무실 공간에 빛이 들어오는 각도를 조절한다.

그림 12) (위,아래) 창호 앞쪽으로 사선처리된 공간들. 사무실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해 준다.

건물의 표현성(Facade Expression)

수평 루버는 갈바나이징 처리가 된 철판 12mm로 제작했다(물론 기온 차에 의한 철판의 수축, 팽창에 움직일 수 있도록 파사드의 창호 모듈에 맞추어 나누어 놓았다). CMT 사옥의 외피의 표현은 이 건물 바로 뒤에 위치해있는 장 누벨-Jean Nouvel- 의 아그바 타워-Agbar Tower- 와는 무척 대조적이다. 아그바 타워의 화려한 색상과 이중외피 커튼월의 투명성은 바르셀로나 비즈니스 지역의 아이콘이 되었는데, CMT 사옥의 볼륨 위를 감도는 갈색 철판 루버의 표현은 아그바 타워와는 반대로 모노톤의 무게감과 다가가면 갈수록 점점 더 솔리드화 하는 것이다. 이들은 특정 거리 뷰에서는 서로의 얼굴에 대한 배경-Background- 이 되면서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림 13) 갈바나이징 처리가 된 철판을 이용한 입면. 장 누벨의 아그바 타워와 대조적인 모습을 가진다.
그림 14) 건물의 포디엄을 이루는 기존 공장의 조적조 파사드 모습

또한, 건물의 포디엄을 이루는 기존 공장의 1906년대 완성된 조적조 파사드는 상부 타워의 역동적인 스틸 수평 루버 라인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들은 서로 관련성이 없는 듯 하면서도 루버의 가느라단 선이 하부 쪽으로 가면서 전체를 감싸면서 ‘전체’ 속의 ‘부분’으로 합일해간다.

 

글. 이지현 Lee, Jihyun
jihyun.lee8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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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의 Platges 해변 일출

Spain Barcelona – Platges Sunup

1936년 스페인 내란 이후 프랑코 장군의 독재 체제에 있던 스페인은 1975년 장군의 죽음 이후 후안 카를로스 1세가 왕위에 오르며 입헌 군주국이 되었다. 정부는 내각 책임제로 총리와 양원제의 의회가 이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지역성이 강한 스페인은 자치주의의 특징이 뚜렷하여 갈리시아, 바르셀로나, 바스크 지방 등은 지금도 시위와 테러 등을 통해 독립을 요구하고 있어 사회적·정치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의 동부 지역은 피레네 산맥의 춥고 건조한 기후부터 해안 지역의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까지 다양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프랑스와 가까워 유럽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옛 수도원이나 로마 건축물 등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다. 농업과 경공업이 발달하였고, 역사상 강력한 해상력을 자랑하던 카탈루냐 지방과 바르셀로나가 동부 지역에 속한다.

글. 박무귀 Park, Mookwi • KIRA ┃ 건축사사무소 동림 대표, 사진작가 ┃ http://jjphoto.co.kr(진주성 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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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주인공 뒷배경, 내 자리는 언제나 가장자리”

“ I’m the background of the main character, and my seat is always the edge”

지나고 보면 춥지 않았던 겨울이 어디 있었을까마는 지난 겨울은 유난스레 추웠다. 영하로 내려간 수은주는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쳤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벤치 파카를 입은 사람들이 거리를 메웠다. 멀리서 보면 옷이 걷는 것처럼 보였다. 잔뜩 껴입은 내 모습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든든한 창문이 찬바람을 막아주는 베란다에서 생수가 얼고 세탁기의 호스가 얼어 며칠씩 빨래를 미뤘다. 여기 저기서 수도 계량기 동파 소식이 들렸고 부쩍 부모님들의 부고가 전화기를 울렸다. 실제 한 달의 사망자 수도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1월 우리나라의 사망자 수는 3만1600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 증가했는데 강추위가 고령자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지 싶다.

1월 한파에 얼었던 몸과 마음은 2월이 지나고 3월이 되어도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달력에 표시된 입춘과 우수 절기를 보면서도 도무지 봄이 올 것 같지 않은 의심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덥다. 불과 두어 주 전에 주저주저 하며 겨울 코트를 벗었는데 어느새 겉옷을 벗어 들고 걷고 있다. 도대체 봄은 어디에 숨어 있다가 나타난 것일까?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맞으니 덜컥 가슴이 내려 앉는다. 이 봄 나는 어느 땅에 어떤 씨앗을 뿌려야 할까 아무런 야무진 다짐도 없는 인생이 좀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씨 뿌리는 부지런보다는 봄바람 맞는 호사가 훨씬 더 유혹적인 법이다. 4월의 첫 날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걸었다. 80년 넘은 전나무 1800여 그루가 콸콸 흐르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늠름하게 서있었다. 발 밑에 깔린 보드라운 황톳길을 밟으며 천천히 걸었다. 귀를 기울이면 꽝꽝 얼었던 땅이 녹는 은근한 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같이 간 동생이 꽃을 보자며 옆길로 이끌었다. 내 눈에는 지난 가을 떨어져 쌓인 낙엽과 나뭇가지들만 보이는데 눈 밝은 동생이 꿩의 바람꽃을 찾아 보여주었다. 겨우 발목 정도 높이에서 엄지 손톱보다 조금 더 큰 하얀 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가르쳐주기 전에는 절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여린 꽃. 봄의 주인공은 한 번도 된 적 없지만 봄마다 피어나 발 밑을 환하게 밝혀주는 꽃.

다리를 접고 앉아서 보니 볕을 따라 꽃잎을 반쯤 오무리거나 활짝 편 꿩의 바람꽃이 여러 송이 보였다. 부는 바람에 부들부들 떨고 섰는 모양이 발레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백조들처럼 보였다. 주인공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독무를 추는 동안 팔과 다리를 올리고 미동도 하지 않고 서있는 코르드발레(corps de ballet)단의 무용수들! 발레단 중에서 솔로를 추지 않는 무용수들을 집단적으로 부르는 명칭이 코르드발레라고 한다. 코르드발레의 발레리나들은 같은 순간에 같은 스텝을 추며 일사불란한 균형 잡힌 동작을 전개하는 일이 많으며, 솔리스트나 다른 발레리나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꼼짝 안하고 포즈를 취하고 서있는 동안에 그들의 온몸이 아프고 부들부들 떨린다는 사실을 최근 전파를 탄 KBS캠페인에서 알게 되었다.

이가영O.V)  저는 유니버셜 발레단 코르드발레 22살 이가영입니다.

                    코드발레는 주역이 채우지 못하는 남은 2%, 3%를 채워주는

                    뭐 배우로 따지면 엑스트라죠.

                    작품 끝나고 나서 커튼콜을 정말 부들부들 떨면서 2분동안 버티고 있어요.

                    무릎이랑 발목이랑 허리랑 목이랑 다 아파요.

                    군무하면 30명, 남들이 보면 병풍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튈 수 있는 사람은 한두 명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코드단원들이 아 ‘난 안 될 거야’

                    이렇게 생각을 했으면 코르드발레가 아예 없었을 거예요.

(KBS 캠페인_한국사람_코르드발레리나 편_2018_카피①)

KBS 캠페인_한국사람_코르드발레리나 편_2018_스토리보드①

KBS는 작년 여름부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희망을 담는 ‘국민의 마음’이라는 캠페인을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어머니, 환경미화원, 소방구조대, 음악선생님, 아파트 경비원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작가가 흑백으로 찍은 사진을 편집해서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평범하지만 자기만의 사연이 있고 스스로 선택한 삶을 성실하게 살아간다. 통상 방송사의 캠페인은 상업광고보다 시간이 길고 긍정적이고 공익적인 내용을 담게 마련이다. ‘국민의 마음’ 캠페인도 너무 당연한 결론, 착한 이야기만 모아 놓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걸 알면서도 캠페인이 보여주는 주인공 아닌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눈가가 젖기도 한다. 나이 탓인지도 모르겠다.

이가영O.V)  내가 지금 이 무대에 서 있는 게 행복하고

                    공연하게 된 게 너무 행복한 거예요.

                    이 관객석에서 박수가 내려오는 느낌, 그 압도감을 잊지 못해요.

                    조연한테도 그만큼 큰 박수가 오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거든요.

                    저는 주인공보다는 주인공처럼 빛날 수 있는 조연이

                    되고 싶습니다.

(KBS 캠페인_한국사람_코르드발레리나 편_2018_카피②)

KBS 캠페인_한국사람_코르드발레리나 편_2018_스토리보드②

자막)  코드 발레리나 이가영(22) 서울특별시

           나는 주인공 뒷배경

           춤추고 싶지만 뒤틀린 몸으로 서 있어야 하는

           내 자리는 언제나 가장자리

           주인공에 가려져 나조차 나를 찾기 힘들지만

           그래도 무대에 오르면

           언제나 꿈을 꾸는 나

           결국 쏟아지는 모든 박수는 내 것이 된다

           자리가 어디든 어떤 배역이든

           내가 서 있는 그곳에서

           나는 언제나 주인공이다

(KBS 캠페인_한국사람_코르드발레리나 편_2018_카피③)

KBS ‘국민의 마음’ 캠페인 중 다른 하나인 박영관의 스토리는 조연이 결국 주인공이라는 뻔하지만 당연한 진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박영관은 30년 동안 이발소 없는 산골마을에 한 달에 한 번 찾아가 이발봉사를 하고 있는 50년차 이발사이다.

박영관O.V)  더덕 캐러 갔어요, 산에.

                    그 산골짜기가 아주 깊더라고요.

                    머리 막 이렇게 지고 막 완전 산적 같더라고요.

                    참 보기가 딱 안타까워가지고 내가 머리를 함 깎아보자…

                    애들까지도 줄 서 가지고 머리 깎을라고.

                    그래 그 국수도 해먹고 비빔밥도 해가지고 고맙다 하면서…

                    시초할 때는 한 50명 가까이 됐어요.

                    지금은 다 돌아가시고 사람 한 대여섯 명 밖에 없어요.

                    그게 참 진짜 안타까워요.

                    비가오나 눈이오나 뭐 진짜 꾸준히 저걸 했어요.

                    봉사라고 뭐 그렇게 생각 안 하고

                    내가 좋아서 계속 하고 있습니다.

                    딴 건 없습니다.

(KBS 캠페인_한국사람_50년차 이발사 편_2017_카피①)

KBS 캠페인_한국사람_50년차 이발사 편_2017_스토리보드①

자막)  50년차 이발사 박영관(63) 대구광역시

           30년 전 운명처럼 만난 가위손과 산골 손님

           한 달에 한 번 산골 이발소가 문을 엽니다

           이발이 끝나면 마을에 피는 꽃 미남

           세월도 가고, 사람도 가고 나도 가겠지요

(KBS 캠페인_한국사람_50년차 이발사 편_2017_카피②)

KBS 캠페인_한국사람_50년차 이발사 편_2017_스토리보드②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던 때가 있었다. 봄이 오면 와글와글 피어나는 봄 꽃들이 내 모습 같던적이 내게도, 있었다. 가요 프로그램 순위에 오르는 곡들을 가사까지 모두 알고 잘 나가는 연예인들 이름을 줄줄이 외우던 시절. 유행이나 트렌드가 뭔지 굳이 의식하지 않던, 세상이 변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두려울 것 없던, 스무 살 시절… 지나고 보니 이제 알겠다. 그 때 나는 주인공이었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어도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는 것을. 그 시절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러 나는 군무를 추는 코르드발레의 발레리나처럼 엑스트라가 되었다. 지금 나는 반짝이는 20대를 살고 있는 내 아이들의 조연이고 불의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엑스트라다. 나이 든 나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분들이나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이들 뒤에 병풍처럼 서있는 이름없는 무용수가 되었다.

봄이 되면 화사한 개나리나 진달래, 벚꽃 아래에 있는 아주 작은 바람꽃이나 괭이눈, 현호색에 눈길을 주게 되었다. 그 낮고 소박한 야생화처럼 나도 내세울 지위나 자랑할 재산도 없는 조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명 발레리나처럼 넘어지지 않으려고 부들부들 떨기도 하면서 착실하게 서있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KBS 캠페인_한국사람_코르드발레리나 편_2018_유튜브링크)

(KBS 캠페인_한국사람_50년차 이발사 편_2017_ 유튜브링크)

http://koreanarchive.kbs.co.kr/?mobile#person1

(KBS ‘국민의 마음’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

글. 정이숙 Jeong, Yisuk ┃ 카피라이터 ┃ (주)프랜티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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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한국인 건축사 _ 송현정 건축사

Korean architects in the World _ Architect Song, Hyun-Jung

프랑스에서 건축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65년 9월 프랑스 루브르궁에서 ‘현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코르뷔지에의 장례식이 국장(國葬)으로 치러진 것에서도, 또 유럽최초로 건축을 문화적 관점에서 성문화한 것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1977년 당시 프랑스는 건축법(Architecture Act)에서 “건축은 문화의 표현이다. 건축의 창조성, 건물의 품격, 주변환경과의 조화, 자연적 도시적 경관과 건축유산의 존중은 공공의 관심사다”라고 규정했다. “프랑스에서는 옛날부터 국왕이 건축사(Architect)를 초청해 식사를 할 정도로 건축을 예술·문화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접근하며, 특히 건축사(Architect), 예술가, 문화가는 프랑스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프랑스 2PORTZAMPARC에서 20년 넘게 건축을 해온 송현정 건축사(프랑스 건축사)는 프랑스가 건축에 있어 특수한 역사적 맥락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2PORTZAMPARC은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랑스 건축사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이끄는 사무소다. 업무차 한국을 찾은 그를 3월 28일 서울 광화문 성곡미술관에서 만났다.

<대담 편집국장, 글·사진 장영호>

송현정 건축사(Song, Hyun-Jung)


Q 프랑스에는 얼마나 있었는지. ‘2Portzamparc’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됐나.

“순수한 학생의 열정으로 뽑혀”

프랑스는 89년에 건너가 30년이 다 돼 간다. 첫 직장이 2Portzamparc(이하 포잠박)이었다. 1995년 실습생으로 들어갔다. 입사계기가 참 재밌다. 95년 여름 한국에 잠깐 들어와 프랑스로 귀국하는데 비행기 안에서 대학 선배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선배로부터 우리 사무소가 포잠박과 국립중앙박물관 설계하고 있는데 시간되면 통역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 당시 건축학과 학생에게 포잠박은 프랑스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사무소였다. 이런 사무소를 내가 언제 가보겠나 라는 생각에 바로 다음 날 통역사 신분으로 일을 도와줬다. 평소 매일 하루에 한 번씩은 크로키를 하든지 그림을 그렸고, 그 노트를 항상 갖고 다녔다. 우연히 크리스티앙 포잠박이 그 노트를 보더니 “이거 누구거야”라고 묻는 거다. 갑자기 물어보길래 덜컥 겁이 나 처음엔 대꾸를 안했다. 그랬더니 포잠박 비서가 다시 “이 노트 누가 두고 갔어?”라고 물어봤다. 비서에겐 “죄송하다. 내 노트니 바로 가져가겠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크리스티앙 포잠박이 잠깐 나하고 얘기를 하고 싶다는 거다. “당신 직업이 뭐냐?”, “한국에서는 온지 얼마나 됐나” 등을 물어봤다. 그러고는 바로 내일부터 출근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 그림이 당신이 그린 게 틀림없냐?” “굉장히 Conceptual하다”라고 평을 들었다. 그때 그림은 공간이란 무엇인지, 평소 생각해야 될 단어들을 쭉 써놓은 거였다.

2PORTZAMPARC의 ‘국립중앙박물관 국제설계경기’, 차석 / 1995년

당시 크리스티앙 포잠박은 프랑스에서는 최고의 스타 건축사였다. 학교엔 사무소에서 실습이 가능한지를 묻고, 서류를 받아 그때 선배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때 알게 된 게 인생을 살면서 행운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뭔가를 하고 싶어 열심히 하면 기회가 찾아온다는 거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끝내고 당시 졸업작품을 해야 했다. 국가 공인건축사 디플롬을 준비하고 있을 때인데, 계속 일을 하게 되면 디플롬을 취득 못할 것 같았다.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에게 계속 같이 일해 보자는 제의를 받았는데, “제의는 고맙지만, 디플롬을 끝내고 연락하겠다”고 말하고, 시간이 흘러 다시 디플롬, 논문, 졸업작품을 소포로 보내 98년 다시 입사해 지금까지 사무소에 있다. 재직 중 소르본에서 철학 석사, 박사과정을 졸업하기 위해 5년간 쉬었다.


Q 국내 건축사사무소 문제 중 하나가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직원의 평균 근속기간이 3년이 안된다는 점이다. 한 사무소에서 20년간 근무했다는 게 대단하다. 국내선 3년마다 사무소를 옮기다 최종 정착지로 건설회사로 간다든지 사무소를 오픈하게 된다. 프랑스는 어떤가.

사무소마다 다른 것 같다. 일단 프랑스는 아틀리에식이다. 예를 들어 포잠박에 어떤 건축 언어, 철학, 느낌 등을 나눌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사무소에 지원을 하지 않나. 가령 포잠박 스타일과 장 누벨 스타일은 다르다. 보통 10년 정도 넘게 일하다 보면 내가 프로젝트 할 때 대표건축사 손이 내 손에 빙의가 되어 대신 그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습관적으로 어떤 건축코드가 몸에 배서 다른 사무소에 간다는 것은 건축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10년, 20년, 30년 일한 사람들은 다른 사무소에서 일하기가 어렵다. 한편 세대차이인지도 모르겠지만, 포잠박의 경우 창립 때부터 함께 한 35년, 45년된 초창기 멤버가 아직도 있다. 요즘 직원은 2∼3년 다른 사무소도 가보고 월급에 따라 또는 야근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적당히 이직을 많이 하는 편이다.


Q 아틀리에로 수십 년 운영이 가능한 것이 더 부럽다. 프랑스도 사무소에서 야근을 많이 하나. 우리나라는 풍토가 완전히 바뀌어 야근이 많이 줄었다. 관련 법도 그렇게 바뀌어 있다.

프랑스도 사무소에서 야근, 철야는 삶이다.(웃음) 포잠박이 “오후 4∼5시에 와서 오후 7시에 보자”하면 어떻게든 성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프랑스에서도 정시 퇴근하는 사무소도 있지만, 어차피 포잠박에서 일했다고 하면 그 사람의 작품을 완성해주는 자부심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한다. 가령 내일 모레가 설계공모 마감이다. 다 끝낸 상황에서, 제출 이틀 전 포잠박이 오더니 “내가 어젯밤에 생각해 봤는데, 계획을 이렇게 바꾸면 햇볕도 들고 뷰도 더 좋아지고 아무래도 이렇게 해야 될 거 같아”하면 아무도 “NO”라고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다. 죽을 힘을 다해 모든 인력을 동원해 무조건 결과를 낸다. 불평, 불만도 분명 있지만, 결국 그렇게 하길 잘했다 라고 만족해 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Q 현재 국내는 그런 프라이드를 갖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건축은 좋아하는 게 아닌 일로 인식돼서다. 일부 건축사들은 작품을 지금도 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건축계에선 작품을 얘기하면 아마추어로 보는 시각이 있다. 프랑스가 오히려 직업에 대한 클래식한 감성이 여전히 있는 것 같다.

한 마디로 ‘몸 바쳐 충성’이다.(웃음) 내가 볼 때 한국과 프랑스 건축의 가장 다른 점은 건축이 문화로서 인식돼느냐 하는 점이 아닐까 한다. 프랑스에서 건축은 문화이며 예술이다. 옛날부터 프랑스에선 왕이 건축사를 초청해 식사를 했다. 건축사의 위치, 위상이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프랑스가 특수한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소득과 별개의 개념) 영국과 독일이 경제성, 엔지니어 등 건축을 합리적으로 본다면 프랑스는 또 다르다. 아직도 건축은 예술이고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되며, 예술가와 문화가의 위치는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Q 국내선 건축하는 과정에서 제3자의 개입이 많다. 어떤 건축주들은 어디 건물처럼 해달라는 이미테이션 요청도 한다. 건축사들이 스타든 그렇지 않든 아이덴티티를 시각화하기가 어렵다. 또 사무소 규모가 커지면 작가성이 드러나지가 않는다. 특히 공공건물의 경우 심사과정, 발주처의 입장이 작용하고, 민간의 경우는 건축주들이 수시로 요구사항을 얘기하며 계약에 따라 조건을 들어줘야 한다. 어찌보면 건축사의 프라이드가 약화되는 건 아닌지. 사실 그런 생각도 해본다. 프랑스는 그런 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일반적이진 않지만, 포잠박은 프랑스에서 사회적으로 권위가 있어 클라이언트가 의뢰를 하면 작가의 언어를 존중해서 오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적은 편이다. 대개 프랑스 건축사와 한국의 건축사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요즘 프랑스가 경제적으로 어렵다. 3년간 불황이었다. 5년 전만해도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하면 싸워서 이기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사무소 일이 없고 파산하는 건축사사무소가 많아지면서 건축주 힘이 세지는 편이다. 최근에 150세대 주택을 맡아 하고 있는데 프로모터와 회의 때마다 싸운다. 건축이 예술이고 건축사가 문화를 상징하는 전문직이다 하더라도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게 자기 마음대로, 멋대로 건축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건축주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어느 정도 면적은 해줘야 손해를 안보니 적정선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 포잠박도 그런 점에서 융통성을 가진다.


Q 그래도 건축주(발주처)가 건축사의 해석을 존중하는 문화다. 국내는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건축사의 작가적 의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도 비슷하겠지만 어떻게 아이덴티티를 유지할 수 있나.

“프랑스선 건축사가 문화인이자 선구자, 엘리트…대중이 이해하고 인식”

“건축사는 건축과 도시를 연결해서 생각해야”

프랑스에선 정치적으로 건축사를 문화인이자 선구자, 엘리트 이렇게 받들어줘서 이런 사회적 배경하에 일하는 게 수월하다. 자기 말을 할 수 있고, 자기 스타일을 얘기할 수 있다. 그걸 대중이 이해를 하고 인식을 한다. 건축이 문화라는 인식이 보편화가 돼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후원을 한다. 예를 들면 2007년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파리를 환경친화적이고 경쟁력 있는 꿈의 도시로 거듭나게 하자”면서 ‘그랑파리(Grand Paris)’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10명의 건축사(Architect)를 엘리제궁(대통령 공식 관저)에 초대했다. 건축이 단지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사회, 국가장래를 새롭게 하는 거다라고 언론에서도 인터뷰를 하고 10명의 건축사와 저녁식사를 하고 토론도 했다. 건축사는 사회, 인간, 환경, 교통, 도시 등 다양한 해석을 가져야 하지 않나. 단순히 대지에 건축물만 짓는 게 아니라 건축과 도시를 연결해서 생각한다.


Q 그랑파리가 우리나라로 치면 ‘도시재생 뉴딜’이 될 것 같다. 국가적 어젠다로 스터디가 되고 있는데 그랑파리에 대해 얘기해달라.

‘그랑 파리’ 프로젝트에 참가한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의 대도시 파리 조감도 (자료 : 2PORTZAMPARC)

그랑파리는 ‘大파리’라는 뜻인데 1800년대 중반 나폴레옹 3세의 도시 개조 이후 변화가 없는 파리시를 대대적으로 개조하자는 취지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정부에서 안을 냈고 아직까지 운영이 된다. 사실 파리가 지역·빈부격차가 있다. 균형을 위해 지리학자, 경제학자, 인문학자, 사회학자, 건축사들이 모여 연구를 했는데, 결국 프랑스 정부도 빚이 늘어나 할 수 있는 것이 메트로(지하철)였다. 지금 파리는 방사선형으로 외곽순환도로를 경계로 그 안에 약 200만여 명이 거주한다. 생활인프라를 개선해서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당초 2012년부터 10년간 60조 원을 투입해 ▲ 파리에서 도버 해협의 항구 도시 르아브르까지 고속철(TGV) 선로와 운하를 건설하고 ▲ 파리와 외곽도시 어디서나 30분 만에 연결될 수 있

도록 자동화 지하철과 교외선(PER)을 개선, 확장 ▲ 파리 중심 공항인 샤를 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 간을 공중트램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Q 리차드 로저스 저서 ‘Cities for a small planet’을 보면 프랑스를 부러워한다. 이유 중 하나가 사회 첫 발을 딛는 건축사들에게 정부가 기회를 준다는 거다. 또 기존 건축사들에게 쿼터제를 통해 공공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한다. 현재 국내 조달청에서는 만 40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청년 건축사 제한공모제’를 시행한다. 프랑스에서는 제도적으로 어떤 기회를 주나.

40세 미만 공모가 혹시 프랑스를 벤치마킹한 건 아닌지 흥미롭다. 40세 미만의 건축사에게 주는 상이 있다. 수상을 하게 되면 언론에서 많은 홍보를 해준다. 40세 미만의 설계공모가 있고, 건축과 도시계획 공모도 있다. 포트폴리오를 내면 선정을 해 우수 건축사에게 상을 준다. 수상하면 사회적으로 갑자기 스타가 된다기 보다는 일단 건축잡지에 게재해 주고, 전시회를 열어준다. 그것만해도 대단한거다. 공공건물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건 모르겠다. 프랑스에선 공공프로젝트는 공정해야 된다. 반드시 공모를 통해 선정하도록 법으로 돼 있다.

리차드 로저스 저서 ‘Cities for a small planet’


Q 프랑스는 지역건축사처럼 지역을 할당받아 책임지는 건축사가 있고,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그게 어떤 제도인가. 서울시와 부산시의 경우 ‘공공건축가’ 제도가 있다.

 “프랑스 각 시에 배정된 ‘공무원 건축사’제도로 인허가 퀄리티 보장”

공무원건축사 제도가 있다. 공무원건축사시험이 있고, 건축사 자격이 있는 사람이 국가 고시를 거쳐 합격을 하면 어떤 시에 배정이 된다. 공무원이니 나라에서 급여를 받고, 업무는 인허가 퀄리티를 보장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문화재보호지역으로 설정된 곳이 많은데, 성당 하나만 있으면 500미터 이내는 모두 보호지역이다. 그런 걸 관리하는 건축사로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검토해서 ‘NO’라고 하면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 보통 시청에 한, 두 사람 정도다.


Q 프랑스와 한국의 다른 점은 도시풍경이다. 우리나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이런 도시 풍경에 대해 어떤 커멘트를 할 수 있는지.

“복제된 형태에서 찾으려는 개인의 표현 : 자기개별화 필요”

딸이랑 한국에 온 적이 있다. 아파트로 가득한 서울을 보고선 “엄마 여기는 시떼(CITE)가 참 많아”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시떼는 프랑스 도심 외곽지 저렴주택들을 몰아서 지어놓은 거다. 소셜하우스라 할 수 있다. “보기에는 시떼(CITE)같은 데 엄청난 부자들이 사는 데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웃음) 물론 경제성도 좋지만, 사람은 첨단 시대를 살고, 네트워크로 초연결 시대를 산다 하더라도 어차피 공동체안에서 살아야 하는 거다. 자기의 어떤 인식, 위치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서 자기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거다. 한국은 아파트에 살자 마자 얼마 안돼 부수고, 인테리어 하고 그러지 않나. 왜 그럴까. 똑같은 공간에서 자기 개별화가 필요한 거다. 나는 이 사람들과 다르다라는 거. 그런 것들을 사실 건축사가 해줄 수 있다. 같은 경제적인 그런 조건들에서 건축사가 어떻게 다르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 이게 가능한 사람이 건축사고 건축사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 창문모양, 발코니를 만들어준다든지 내 집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줄 수 있다. 건축의 가장 기본 단위는 집이지 않나. 집에 대한 생각을 해줄 수 있게 해주는 이가 바로 건축사 아닌가 싶다.


Q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도시재생이 건축사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

한국에서 도시재생을 얘기하는 게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하다. 렘쿨하스는 서울이 가장 이상적인 도시라고 얘기한다. 특별한 것이 있고, 굉장히 환상적이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제일 아쉽다고 생각되는 건 공공공간이다. 같이 나누는 공간. 있는 자와 없는 자가 구분돼 모이는 도시가 아니라 각각 자기 자리가 있고, 바로 사회 구성원들이 만나서 섞이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도시재생에서 이뤄졌으면 한다. 도시재생이 건축사들에게 굉장히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거다. 건축사가 도시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도시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이들이 만나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공간들을 하나하나 만드는 기회가 이번 도시재생으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Q 프랑스로 돌아가면 어떤 일을 할 건가

개인적으로 건축물 자체 설계도 좋아하지만, 도시에 관심이 많다. 도시계획을 계속 열심히 하고 싶다. 그랑파리 프로젝트에서 외곽지역 ‘르붕쉐’라는 도시가 있다. 거기 시장이 나를 ‘마담 봉쉐’라 부르며 농담을 한다. 일하면서 7년간 왔다갔다 고생하느라 신발 하나 사줘야겠다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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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현대 건축

Modern architecture in China

중국의 현대 건축은 젊은 건축사들에 의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왕슈(Wang Shu, 王澍) 또한 중국의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사다. 왕슈의 대표작으로는 ‘닝보역사박물관(宁波历史博物馆)’1)이 많이 알려져 있다. 왕슈는 철거한 건축물의 자재를 활용해 건축물을 만들고 중국의 전통을 살려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림 1) 닝보역사박물관 사이트

그리고 여기에 소개하는 건축사사무소는 중국 내에서 최근에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상하이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도 사무실을 두고 다양한 건축물을 디자인하고 있다. 중국 건축물은 중국의 전통을 중요시 하고, 중국식 정원(연못)을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정원은 중국 건축물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생을 순리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중국인들의 삶의 방식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 건축물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아래 소개하는 2개의 건축물에서도 중국 건축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전통방식을 따른다고 해서 현대 건축물로써의 세련됨과 현대적인 디자인의 흐름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이 중국적인 전통에 초점을 맞추고 건축물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유토피아 랩 Wutopia lab2)

상하이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토피아 랩-Wutopia Lab-은 복잡한 현대 건축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반을 둔 건축사사무소로 상하이의 수석 건축사 유팅-YuTing-에 의해 설립됐다. 이 곳은 상하이의 문화와 생활 방식, 인간의 라이프 스타일에 초점을 맞춰 도시 생활의 다양한 측면과 도시의 생활 방식을 연구하여 건축물을 디자인한다. 중국의 건축에 미학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며, 조경과 인테리어 디자인과 함께 건축물의 초기 계획단계에서부터 설계 및 현장 시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2) archello사이트

Wutopia lab의 Eight tenths Garden3) – 복합 문화 공간

그림 3) 층별 단면도 및 공간 계획4)

八分园-Eight tenths Garden-은 중국 상하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술과 공예를 위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컨퍼런스를 위한 장소로도 활용되는 이 곳은 전시공간, 회의공간, 사무공간, 카페, 레스토랑, 게스트하우스, 옥상정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축물의 주출입구는 삼각형의 가장자리에 있으며, 건축물의 두 면은 거리를 따라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배치되어 있다. 건축주는 상하이의 유명한 에나멜 공장의 마지막 관리자였다.

에나멜은 한때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생필품으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건축주는 수년에 걸쳐 수많은 에나멜을 수집했으며, 그의 아들은 밀라노에서 공부를 마친 후 중국으로 돌아와 에나멜 상표를 만들어 이 곳 八分园(Eight tenths Garden)에 자리를 잡았다.

그림 4) 八分园(Eight tenths Garden) 박물관의 배치도

그림 5) 八分园의 1층, 2층 평면도

그림 6) 八分园의 3층, 4층 평면도

그림 7) 八分园의 지붕층(옥상정원) 평면도

그림 8) 八分园의 단면도

그림 9) 八分园(Eight tenths Garden) 박물관의 정원과 파이프 울타리 벽

이 곳의 정원은 약 400㎡의 면적으로 전체 대지 면적의 20%에 불과하다. 건축물의 중국어 이름인 ‘八分园’는 사람들이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만, 누구나 다 만족하는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의 ‘八分(Bafen)’에서 파생됐다.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과 상업시설들이 배치되어 있고 건축물은 정원 및 홀 외에도 뒤쪽에 2개의 가벽이 있다. 가벽은 어수선한 파이프 라인을 정리하기 위해 디자인된 파이프 울타리 벽이다.

그림 10) 八分园 1, 2, 3층의 미술관 및 사무실

울타리 벽을 디자인 하기 위해 골판지, 유리 타일, 타공판, 수직의 녹색 알루미늄 등 여러 가지 그릴을 시도했다. 그러나 벽의 스타일보다 어떤 색을 사용해야 하는 지가 더 중요하게 논의됐고, 벽은 검은색으로 결정됐다.

그림 11) 八分园 4층 게스트하우스에 위치한 중국식 정원

울타리 벽과 오래된 것들을 쪼갤 수 있고 중심부의 화려한 원형 건물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또한, 완전히 밀폐된 울타리 벽면보다는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림 12) 위에서 내려다 본 정원의 모습

그림 13) 계단실

외부의 정원은 복잡한 구조를 보여주지만 내부는 비교적 단순함을 보여준다. 또한 내부의 각 층마다 성격을 지니고 있게끔 설계됐다. 1층의 미술관은 강한 이미지로, 2층의 회의공간 과 카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3층의 공동 사무실은 소탈한 이미지로, 4층의 게스트하우스는 우아한 이미지로 나뉜다.

4층 게스트하우스는 거실, 침실, 조식 공간 등과 중국식 정원을 포함하고 있다. 八分园(Eight tenths Garden)은 이러한 최근의 지어진 건축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통적인 건축미와 현대적 건축미를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림 14) 외관 알루미늄 판넬 디자인

gad 建筑设计有限公司8)

‘gad 建筑设计有限公司’는 1997년에 설립돼, 항저우(杭州), 상하이(上海), 칭다오(靑島), 샤먼(厦门), 충칭(重慶)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전문 설계 인력이 1,000명에 이른다. 건설 분야의 1급 자격과 시공 및 공정 관련 기술 자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요한 프로젝트는 주택, 오피스텔, 호텔, 과학 연구소, 전문대학, 산업시설 등으로 건축주의 상업적 가치와 세련된 현대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도록 건축물을 디자인하고 있다.

그림 15) gad사이트

Gad의 郡西云台(Mountain villa) – 별장(타운 하우스)

‘郡西云台(Mountain villa)’는 gad 建筑设计有限公司가 설계한 가장 최근 작품 중 하나로 산 속에 지어진 타운하우스(별장)이다. 산 속에 지어진 만큼 자연과 더불어 삶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인 부분에 디자인의 중점을 뒀다고 할 수 있다. 건축사는 다년간 인간과 주거 공간에 대한 생각과 좋은 건축물, 최상의 미적인 건축물을 디자인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건축사는 10여 년 전, 차나무의 향기를 느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건축물을 설계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러던 중 지금과 같은 대지 조건에서 중국의 여유로운 정서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제안 받게 됐다.

그림 16) 郡西云台(Mountain villa) 전경

그림 17) 타운하우스 전경

건축사는 대지의 조건을 충분히 이해하고 디자인 의도를 풀어낼 수 있도록 건축물에 일종의 기호와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나무 한 그루가 산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무는 자연과 함께 성장하고 존재한다. 산속에 자리잡은 건축물의 경우도 자연과 함께 성장하고 존재한다. 인간의 마음 속 긴장을 풀어주고, 조용한 산세를 느끼며 성장하도록 한다. 이것은 음양의 조화와 마찬가지로 인간과 자연사이의 중요한 역할과 교감을 주는 상징적인 의미다.

그림 18) 타운 하우스의 정원(1)

그림 19) 타운 하우스의 정원(2)

각각의 공간 설계는 연계성과 비율을 중점에 두고 표현됐다. 즉, 건축과 인테리어, 거칠고 평평한 자재의 질감, 건축물 디자인에 대한 표현의 깊이와 섬세함 등과 같은 건축적인 요소가 공간 곳곳에 표현되어 있다. 하나의 디자인 개념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중간단계의 여러 종류 디자인도 남아있다.

그림 21) 타운하우스 출입구 및 정원

건축주와 입주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반영하는 것 또한, 디자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중국의 경우,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은 건축물 디자인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건축주 및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타운하우스의 경우는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도 건축사가 건축주와 입주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하나하나의 공간을 표현했다. 홀 하나하나의 공간 및 높이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품질 및 정교함을 요구 받기도 했다.

그림 22)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 스케치(1)

그림 22)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 스케치(1)

실내의 긴 복도는 밖으로부터 풍부한 채광이 내부로 들어오도록 디자인됐다. 또한, 공간의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금속의 기둥과 그사이로 비추는 채광의 그림자가 마치 병풍처럼 실내에 비치도록 했다.

그림 24)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

그림 25) 복도

그림 26) 인테리어 디자인(주방, 욕실, 침실, 서재, 거실)

지붕은 중국의 전통적 디자인을 따르면서도 리듬감 있게 설계됐다. 건축물을 어느 각도로 보아도 같은 듯 다른 이미지로 보이도록 디자인되어 대규모의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이 중국 내에서 서양식 주거생활에 맞춘 대규모 타운하우스이다.

그림 27) 리듬감 있는 중국식 지붕 디자인

 

글. 이주남 Lee, Junam ┃ BIMSea Technology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