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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상 수상의 계절, 건축사들은 사회를 향해 더 발언해야 한다

During the season of Architectural Awards, the architects should comment more towards society.

과연 건축계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개인적인 연구와 글을 쓰거나, 작품활동을 하다가 건축업계의 주류영역에 들어와 편집국장을 겸한지 6개월이 되어 간다. 외부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개인시간을 투입해서 희생하는 것이 보였다. 이분들이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노력하고, 희생할까? 요즘같이 자기 개인의 이익에 몰입하는 시대에 대한건축사협회 활동하는 분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이런 개인들의 노력이 외부로부터 인정받는 경우보다는 끝없는 힐난과 비난을 받는 경우도 많다. 어느 사회나 뒷담화가 많지만, 건축계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사안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외부의 경계선에서 건축을 바라보았던 입장에서 본다면 본협 회원들의 노력들에서 보다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지향점을 향해 가는 것에 한 표 줄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당장의 생계가 급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미세한 사안들에 아우성을 치지만, 큰 틀의 구조가 바뀌어 버리면 이런 미시적 사안들이 모두 쓸모 없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건축사 협회원들의 자각과 노력, 그리고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비전과 계획이 만들어져야 한다. 많은 선배 건축사들이 2018년 건축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그것은 국가 최고 통치자가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졌다는 점이고, 한동안 밀려났던 건축계가 본질에 다가서는 분들로 국가 건축 의사 결정을 구성하는 구성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가 건축 의사 결정 구조에 건축사들이 주인공이었던 적이 드물다.
덕분에 대통령을 만나서 건축계 상황과 비전을 언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서울 구산동 마을 도서관에서 회의 주재는 매우 드문 하나의 사건에 가깝다. 건축계는 이를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시점에 건축의 목소리를 더 내어야 한다. 건축계 목소리를 내어야 할 분야가 어디 한 둘인가? 부동산 문제부터 공공적 분야까지 건축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지대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건축계가 이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야에 대해 소홀했던 점은 고백하고 뒤돌아봐야 한다.
70년대 쇼처럼 어깨띠 두르고 빗자루 들고 하는 류의 이벤트는 21세기인 지금 전혀 도움이 안된다. 그리고 지속적인 성과가 없다. 어깨띠 두르고 하는 이벤트에 무슨 성과가 있겠는가? 보다 진지하고, 거시적 안목으로 건축계가 참여 해야 한다.
서울 수도권지역에서 불붙은 부동산 해법과 대책에 대해서 건축계가 보다 근본적인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지난 수십년 현대사에서 부동산 문제는 매우 중요했다. 그렇지만 건축계가 그동안 이런 문제에 대안을 제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70년대 강남개발, 80년대 목동과 노원구 개발, 90년대 5대 신도시, 2000년대 판교 신도시… 서울이 이럴진데, 주요 광역시나 전국 각 지역은 어떨까?
행정가나 정치가들이 만들고 제안한 프레임안에서 수주를 위해 뛰어다니기만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가? 그들이 정한 방향을 수습하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바뀜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제라도 건축사들이 적극 나서서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우리 사회 문제 곳곳에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건축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책 브레인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당장 지역 건축사 조직들은 지역의 싱크탱크 건축사 조직으로 공공건축사들을 제안해서 지역과 함께 활동해야 한다.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을 왜 주도적으로 하지 않는가? 건축사들이여 이젠 사회적 공공 담론을 선점하시라!

 

글. 홍성용 •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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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사의재와 다산초당

Gangjin ‘SaUi-Jae’ & DaSan ‘Cho-Dang’

강진에 왔다. 강진에 오면 정약용과 더불어 움직이게 된다. 최근에 군에서 다산의 유적을 관광지로 복원하면서 비교적 잘 만든 곳 중에 하나가 사의재(四宜薺)다.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 와서 유배 와서 처음 4년동안 기거했던 곳이다. 점심 첫 손님으로 주방 가까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실내를 그린다. 막걸리 한잔, 아욱된장국이 맛이 좋다. 오후에 친구 덕에 다산 초당을 찾았다. 여름을 앞두고 숲이 깊어졌다. 50년대에 초가를 기와집으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18년을 유배 생활로 보내면서 공부하고 저술하고 경제를 잘했던 다산의 실용 정신을 생각해 본다.

 

글. 이관직 Lee, Kwanjick • KIRA 건축사 / (주)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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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1. 매체 저널리스트가 말하는 건축이야기

건축담론

편집국장 註

5월호부터 시작한 건축 담론은 너무 무겁지 않게, 논문처럼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건축계가 고민하고 있는, 또는 고민할 만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합니다. 이미 설계도 거대 기업형태의 외주관리와 용역 등으로 분화되고, 생산성과 수익성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쉽게도 국내 건축사사무소의 상당수는 생존에 떠밀려, 대규모 기업은 수주에 떠밀려 건축 철학에서 한발 물러나 있습니다. 문제는 본질에서 출발하지 않는 숫자와 수익성 중심이라, 건축 디자인의 주도권을 해외에 넘겨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점에 주목해서 저희 건축사지는 짧게라도 생각할 여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혹시라도 요청하시는 담론주제가 있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직접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의 연락도 좋습니다. 저희 지면의 한계 상 더 많은 토론을 하지 못하지만 여러분들께서 이 기회를 통해 확산시키고, 깊이를 다듬어 가시길 바랍니다.

10월호의 건축 담론은 건축사들과 대중들의 접점을 이야기 하기로 했습니다.

조직 내부에서 우리끼리 만나서 하는 이야기들이나 주제는 많지만, 결국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대중입니다. 대중의 인식이 결국 국가 정책이나 기관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당장 설계비 이야기만 하더라도 대중은 왜 설계비를 올려줘야 하는지 이유를 모릅니다. 건축매체를 다루는 담당 기자들 역시 건축사들의 레퍼토리인 설계비 인상의 당위성을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것은 우리 건축사들의 역할과 가치, 일의 방향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건축계가 그동안 외부와의 소통에 소홀하고, 미흡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건축 담론은 대중과 소통의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매체와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시선을 전달하려 했습니다. 그들과 대화하는 동안 여전히 미흡하고 미진한 점이 발견되었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건축사들 개인 개인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01 매체 저널리스트가 말하는 건축이야기
The Story of Architecture by Journalist

“건축사 공공의 영역 뛰어 들어 전문성 발휘하고, ‘건축적 발상·언어’ 대중에 소통돼야”

건축은 매우 포괄적이다. 산업이면서 문화이고, 철학이다. 우리 삶 자체라고도 지칭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건축은 세 가지로 요약되는 듯하다. 건설, 부동산 또는 단순히 건축물. 사실 건축을 바라보는 건축사와 일반인의 인식 간극은 크다. 어떻게 해야 이런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월간 건축사>가 허심탄회하게 대중들에게 보도·논평 등을 전하는 외부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참석자

홍성용 본지 편집국장
김명규 ‘건축문화’ 편집장, 마실와이드 대표
이재명 서울경제신문 기자

 

# 건축사 업무에 대해 대중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소통의 관계에 대해서

편집국장 : 중앙일간지 등에서 건축기사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독자층의 요구로 게재를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이재명 기자 :
서울경제신문에선 ‘건축과 도시’ 기획기사를 5년 정도 보도했습니다. 단순히 건축물 소개보다는 경제지 차원에서 도시에 접목해 도시적 가치가 발현됐는지, 임대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건축물 소개와 함께 설계자를 인터뷰해 게재하고 있습니다. 격주로 목요일마다 보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건축을 전공해서 그런지 건축적인 부분을 어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아이템을 선정합니다. 경제지라 독자들은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대상으로 자산 몇 조 원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냐 등 경제적 가치 위주로 내용을 봅니다. 최근에는 건축적 측면에서 아파트 유형 건축의 등장, 기원·역사 등을 다루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전과는 좀 다르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김명규 편집장 :
원래 건축사를 해외에 홍보하는 에이전시로 시작하여, 작년 1월부터는 건축문화 편집장 역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대한건축사협회 50년사를 공동작업한 적이 있습니다. 월간 건축사 글을 살펴보면서 30년전, 20년전, 10년전 이야기를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건축을 문화로 봐야 하고, 부동산으로만 바라본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건축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건축주는 평생 모은 돈으로 건물을 짓는데, 왜 공공에 기여를 해야 되는지 또는 건축사들의 의도대로 설계하고, 지어야 되는지 이해를 못합니다. 문화적으로 건물을 짓고, 디자인을 해서 이쁘게 짓는다면 건축주에게 어떻게 도움이 된다, 임대수익이 더 많이 발생한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편집국장 : 건축의 주도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는 중요합니다. 여태 우리 사회 건축의 주도권에 전문가가 개입한 적이 사실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행정가, 정치가들이 수량중심, 효율 중심으로 주거를 숫자, 물량으로만 채워오지 않았나요. 행정가들이 200만호를 짓자하면 그대로 만들어지는 그런 시대를 지나왔습니다. 국가정책은 당장의 이익, 방향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해야 하고 무리를 해서라도 R&D를 해서 돌아가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보면 당장의 문제만 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건축사들의 문제는 그들의 언어로 설명을 못해준다는 겁니다. 학교에서도 너무 디자인적인 시각으로만 공부를 하는 것. 이게 문제라고 봅니다. 디자인에 더해 사회적 관계, 인과관계를 학습해 따져 발언해야 하는데요. 아파트, 단독주택이라는 주거형식이 갖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브레이크 걸 것인지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이재명 기자 : 방금 재개발 설명회 자리를 다녀왔습니다. 집이라는 게 사는 걸 넘어서 돈이 되는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을 때 그분들의 인생관이 바뀌는 걸 목격했습니다. 같이 살아가는 주민들의 관계가 있었지만, 이권 문제로 고성이 오가고 권리에 따라 내쫓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 연출됩니다. 부동산 광풍이 부는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걸기 힘든 건 사실입니다. 버블이 터진다든지 이렇게 버는 돈이 허상이구나를 뼈저리게 느끼는 게 있어야 제동이 걸릴 것 같은데요. 다행스럽게도 시민들이 공간이 돈이 된다라는 인지는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인데, 이를 좋은 방향으로바꿔가는 게 건축사가 해야 될 역할인 것 같습니다. 현재 주도권은 관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집을 요구하는 사람의 숫자에 맞춰 배분하는 역할은 더 이상은 곤란하잖아요. 일부 건축사들이 공공의 영역에 뛰어 들어 전문성을 발휘해야 하겠죠.

김명규 편집장 : 공공건축가제도를 통해 일반적인 공간에 건축사가 개입됐을 때 달라지는 변화와 인식들을 전파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부동산 문제도 계속 금융, 규제로만 때려 잡을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도시구조 등이 제대로 작동하게끔 변화가 필요합니다.
도시경쟁력의 시각으로 재건축, 재개발이나 부동산을 믹스해 매체에서 기획연재를 게재하는 것도 함께 고민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과정에서 건축사가 사회 징검다리가 돼서 메가폰을 잡고 발언을 해보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국장 : 일반인들이 건축사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요?

이재명 기자 : 먼저 건축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 또는 전문가인지 건축사분들도 자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축사의 기능 중심으로 직능만 고집하는 것은 확장하는 건축가, 제반 기획자, 디자이너로서 건축사의 역할을 놓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건축사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것에 앞서 건축사들이 일반인들이 원하는 건축 관련 서비스를 고민해야 합니다.
소통은 이 전제로부터 시작합니다. 건축사의 공적 역할이 얼마나 큰 지 대중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중과 직접적 만남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가령 부동산 중개 위험을 부담하고 상당한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공인중개사의 경우 중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간단해 보이는 일에 대해 비싼 값을 지불하기엔 당장은 억울하고 불필요하다고 느끼기 마련입니다. 건축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건축은 건설로 통합되어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의 정치화, 권력화가 필수적이면서도 악으로 작용합니다. 대중 입장에서 뜬구름 같은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정치와 법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며, 필요한 부분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정말 대한건축사협회의 건축의 정치화, 권력화가 공공성을 위한 것인지, 건축사 회원을 위한 것인지 말입니다. 서두에서 말씀 드렸듯. 대한건축사협회가 대중에 대한 소통을 위한 공공성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여론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업역 지키기에 나설수록 더욱 고립될 따름입니다. 건축사의 독보적이고 특수한 직능이 자존심인 것에 공감하지만 이제 정말 고민해야 합니다. 사회, 기술 발달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진 직업은 매우 많습니다.동시에 수단으로써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건축의 정치화, 권력화와 더불어 자존심을 허물고 대중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저는 대표적으로 공공건축가, 골목건축가 제도, 지역건축안전센터가 좋은 예라고 봅니다. 정부의 건축행정능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건축사의 역할이 필요하겠지만, 건축사 스스로 자기의 틀을 깨고 대중 앞에 건축사의 직능을 통한 일상의 변화를 경험케 해야 합니다.
이 같은 내용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한건축사협회에서 혁신하지 않는 이상 또다시 이상에 머물 것입니다. 몇 가지 시급한 제언을 드립니다.
첫째,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입니다. 협회에서도 가장 원하는 목표이실 텐데 왜 망설이나요. 건축사의 가장 중요한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징계는 필수입니다. 위법사항에 대한 처벌은 당연하고 직업윤리상 공공성을 지키는 방법은 모든 건축사가 같은 하한선을 갖는 것입니다. 회비, 협회 권력 갈등 등등도 핑계입니다. 건축계내 제살 깎아먹기가 지속되서는 안될 것입니다.
두 번째, 건축사 자격시험을 4차 산업 혁명에 맞춰 대폭 개혁하십시오. 현재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대에 맞는 자격시험이 필요합니다. 건축사 자격시험을 통과하면 좋은 건축을 할 수 있도록 시험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수십년간 제도판에 연필과 자로 설계하는 시험, 10%이하 합격률, 실무 5년 후 응시 가능 등등 바꿔야 할 내용은 무궁무진합니다. 구체적인 방안은 모두 건축사협회에서 더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설계 공모를 공정화해야 합니다. 건축사들조차 어떤 건축이 좋은 건축인가 결정하는데 분분합니다. 당연히 건축이 주관적 쟁점을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중요한 건 경쟁에서 누구나 어느 정도 인정할 만한 공정한 심판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건축사사무소 출신 심사위원이 맡았으니 이 공모는 누가 누가 되겠네”, “연이 없는 우리 사무실은 지원해도 어차피 떨어지겠다”, “1차 심사에서 자신이 밀어주는 사무소보다 잘한 설계안을 미리 떨어뜨린다” 등등 수많은 얘기가 건축계에 들끓고 있습니다. 협회는 이를 외면해서는 안되며, 직접 나서 바꿔야 합니다. 건축사들이 봐도 좋은 건축을 1등으로 뽑아야 대중이 어떤 건축이 좋은 건축인지 인식하지 않겠습니까. 건축의 정치화, 권력화가 공공이 아닌 내부 이익으로 향한 대표적인 맹점입니다. 건축계가 좁다는 현실도 있지만 핑계입니다.건축사가 소통의 자세를 준비하고 대중과 소통을 시작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건축사가 바뀌어야 대중과 소통이 됩니다. 대중은 건축사가 하는 일을 못 알아주는 우매한 존재가 아닙니다. 대중에게 필요한 건축사의 업무를 건축사가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서울경제신문 이재명 기자

김명규 편집장 : 제 생각에는 질문 자체가 ‘일반인들이 건축사는 무얼 하는지 모를 것이다’라는 전제를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미 일반인들은 대중매체에서 가끔 나오는 건축사 이야기를 통해 ‘건축사가 건물을 설계한다’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건축사사무소와 시공회사의 차이 등을 포함해 건축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알진 못합니다. 이는 세무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변리사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표면적 직업군 이외에 더 궁금하다면 스스로 정보를 찾아 볼 것이고, 찾았을 때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창구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또한, 일반인들이 건축사가 뭐 하는 사람인지 알아야 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어떠한 지식(건축사가 설계를 한다는 지식)을 전달했을 때 해당 지식이 자신의 삶에유용하거나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기억에 기록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열심히 알리기 위해 노력을 하였지만 그에 대한 결과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궁금할 때 바로 정보를 제공 해줄 수 있는 통로 마련과, 직업 소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어릴 때부터배워 나갈 수 있게 어린이건축학교 등을 더욱 활성화 할 필요성, 고등학교 진로 상담 교육도 병행돼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건축문화’ 편집장, 마실와이드 김명규 대표

편집국장 : 한국에서 건축은 부동산과 건설로 봅니다. 건축의 본연의 자리를 찾기 위한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김명규 편집장 : 건축을 부동산으로 보는 것이 나쁜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건축물이 예술적으로 멋진 건물이 되어야 되고, 부동산적 가치보다 미적 가치와 공공의 가치를 우선시 해야 된다고 보진 않습니다.
건축의 본연은 추억속의 공간이고 그것이 수백년 가치를 가지고 존재함으로써 존재 하는 것입니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해당 건물에 수많은 추억들이 쌓여 있고, 그 공간은 더 이상 부동산이 아닌 하나의 추억의 공간으로 남겨질 것입니다.
저는 공공건축물이 보다 많은 시민들을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과 시민참여형 설계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참여 하고, 설계하여 내가 만든 건축물, 내가 이용하는 건축물, 나의 추억이 있는 건축물로 인식 될 때, 공공건축물을 넘어선 다른 공간들의 건축물들도 부동산 가치를 뛰어 넘는 하나의 건축물로 생각될 것입니다.

이재명 기자 : 되묻겠습니다. 건축의 본연의 자리는 부동산, 건설과는 다른 곳에 위치합니까? 아니면 수평적인 역학이 아닌 상하 위치를 원하는 위상으로 찾고자 하시는지요?
두 번째 질문의 답이라면 먼저 말씀드린 제언 세 가지부터 해소해야 합니다. 경제적인 수치로 표현되기 어렵기 때문에 피부로 와 닿기 힘든 건축 본연의 특성상 절차를 현대화, 제도화해야 합니다. 그 후에야 부동산 가치 극대화를 위한 건축의 역할, 건설 효율을 위한 건축의 개발이 동급으로 상호 보완합니다. 건축적 발상과 언어가 대중에 소통되지 않으면 부동산, 건설의 발상과 언어에 흡수될 뿐입니다.
첫 번째 질문이라면 건축이 부동산과 건설을 아우를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부동산은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공간을 대량생산 해내는 아파트 시장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지만 인구감소와 아파트란 주거형태의 제한으로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자산으로서 아파트는 이제 소유에서 공유로 이동할 것입니다.
그보다 공간의 가치를 증폭하는 건축의 역할에 답이 있습니다. 가깝게는 도시재생이 그것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도시재생이 시작됐지만 그 부가가치는 어떻게 기획, 디자인, 설계하느냐에 따라 핵심지가 재배치될 것입니다. 서울 곳곳에 등장하는 핫플레이스들이 그것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 효과를 걱정하긴 하지만 민간 차원의 자체적 정비, 주거환경과 상업 환경 개선은 분명 건축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여기서 건축은 분명히 부동산을 잘 알아야 합니다. 돈의 논리로 딸려 들어간다기 보다 돈의 논리를 가장 증폭할 수 있도록 건축이 주도해야 합니다.
건축이 부동산을 적극 활용할 때 건축의 본연의 자리를 되찾습니다. 요즘 익선동의 주인은 건물주가 아니라 핵심 상가 운영자들이라고 합니다. 그 기획자들이 빠져나가면 손님들도 발길을 돌릴테니까요. 서울, 전국 곳곳에 건축이 창발하는 도시재생은 대중이 공간의 부가가치를 분별하게 만들 기회가 될 것입니다.

홍성용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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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2. 월간 건축사 ‘회원과의 소통’ 설문조사

건축담론

02 월간 건축사 ‘회원과의 소통’ 설문조사
Member Communication : Survey on ‘Architect’

설문조사에 응한 건축사들의 과반수가 건축잡지를 구독하지 않으며, ‘건축문화신문’이 건축관련 보도를 가장 잘 하고 있는 매체로 꼽혔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건축사’는 9월 12일부터 27일까지 월간 건축사 건축담론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을 대상으로, 월간 건축사 개편 시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실시됐다. 설문조사 기간인 16일동안 회원 총 446명이 참여해 ‘월간 건축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구독하는 건축잡지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46.9%가 ‘있다’고 응답했다. 구독하는 잡지가 있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건축잡지의 구독 이유를 묻기도 했다. 그중 71.3%가 ‘최근 건축 동향과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로 나타났다. 이는 ‘설계에 참고하기 위해(23.4%)’, ‘사진, 편집 등을 보기 위해(3.8%)’, ‘에세이, 연재 등 글을 읽기 위해(1.4%)’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건축잡지 구독자들은 83.7%가 ‘국내잡지’를 구독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필요한 정보만 발췌(76.1%)’한다고 응답했다.반면, 구독하고 있는 잡지가 없다는 응답자는 53.1%로 설문조사 참가자의 과반수를 넘는 수치가 나타났다. 이유를 물어본 결과 ‘별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이 45.6%로 나타났으며 외에도 ‘업무에 바빠서(27%)’, ‘관심이 없어서(15.6%)’, ‘인터넷에 더 좋은 정보가 많다고 생각해서(5.1%)’,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1.7%)’등의 이유로 구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건축저널의 대안으로 ‘전원속의 내집’, ‘행복이 가득한 집’ 등 대중저널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냐고묻는 질문에 과반수가 넘는 63%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건축저널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건축계 동향(36.2%)’, ‘작품소개(32.3%)’, ‘건축담론 또는 비평 등(27.6%)’을 꼽았으며, 기타의견으로 ‘일반인과의 네트워크 구축, 일반인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등이 제시됐다.
또한, ‘격주간 건축문화신문’이 37.7%의 응답률로 ‘건축관련 보도를 가장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매체’ 로 꼽혔으며, ‘월간 건축사(26.7%)’, ‘월간 건축문화(13%)’, ‘월간 스페이스(공간)(11.9%)’순으로 나타났다.이 외에도 건축관련 보도에서 ‘기사의 다양성(57.4%)’이 가장 부족하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건축잡지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작품’이 57.8%로 작품 게재의 다양성을 주문했다. 건축잡지가 전문분야의 저널로서 사회적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46.2%가 ‘있다’고 대답했다.

 

1966년生 월간 ‘건축사’

1966년 창간한 월간 ‘건축사’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 나이를 어느새 넘겼습니다. 시대 변화와 회원의 니즈에 맞춰 더욱 새로워지기 위해 본지가 회원여러분의 의견, 바람을 들어봤습니다. 월간 ‘건축사’가 더욱 알찬 회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1. 구독하는 건축잡지가 있는가

 

1번 문항에서 ‘구독하는 잡지가 있다’라고 답한 경우

1-1. 건축잡지 구독 이유는 무엇인가

 

 

1-2. 구독하는 잡지가 국내잡지인가 해외잡지인가

 

1-3. 구독한다면 정독을 하는가 필요한 정보만 발췌하는가

 

1번 문항에서 ‘구독하는 잡지가 없다’라고 답한 경우

1-4. 잡지구독을 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건축저널의 대안으로 타 대중저널(ex. 전원속의 내집, 행복이 가득한 집)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3. 건축저널이 꼭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기타의견

▹ 건축문화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 제고
▹ 건축 전문인의 다양한 의견 개진
▹ 일반인에게 친근하게 접근 가능
▹ 건축문화 홍보의 필요성
▹ 일반인과 건축사의 네트워크 구축

 

4. 건축관련 보도를 가장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매체는 무엇인가

 

5. 건축관련 보도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이 무엇인가

 

기타의견

▹ 기사의 최신내용
▹ 기사의 실용성
▹ 기사의 비평과 대중성

 

6. 건축잡지의 필요성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타의견

▹ 없다
▹ 업계의 현안문제제기 , 향후 방향 및 비젼
▹ 신진작품
▹ 내진 감리체크포인트
▹ 자료로써 활용가치. 구독의 즐거움
▹ 작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 비평과 대중성, 다양성

 

7. 건축잡지가 전문분야의 저널로서 사회적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8. 건축사지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 하십니까?

 

9. 매달 건축사지를 받아 보시면 처음 어느 부분부터 보십니까?

 

10. 현재 건축사지 중 가장 유용한 부분은 무엇입니까?

 

 

건축사지를 위한 다양한 의견

출판물에 대한 한마디
▹ 사진, 종이 재질, 인쇄 선명도 등이 개선됐으면 한다.
▹ 잡지 크기가 커졌으면 좋겠다.
▹ 디자인 변경 후의 건축사지는 아주 알차다고 생각한다.
▹ 건축사지의 제작 규격을 전처럼 A4 사이즈로 제작하여 외형상의 품위를 개선하고 수록하는 건축 작품의 사이즈도 개선하여 작품의 이미지가 독자에게 잘 전달되도록 개선을 바란다.
▹ 사진의 선명도가 좋았으면 한다.
▹ 책의 크기를 전과 같이 키웠으면 한다.
▹ 다양한 표지 디자인과 컨텐츠 표현이 필요하다.
▹ 글씨가 너무 작고, 도면 편집이 작아 불편하다. 책 크기를 이전 규격으로 바꾸길 바란다.
▹ 건축사지의 발행 사이즈를 종전처럼 A4 규격으로 바꾸고 건축작품의 사진도 크게 게재하자. 건축사지의 품격을 올렸으면 좋겠다.
▹ 적은 예산으로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바램이 있다면건축 작품 사진 해상도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잡지의 종이 재질과 관계 있다고 생각한다. 매번 감사하다!!
▹ 책자 사이즈가 컸으면 좋겠다. 보기가 너무 힘들다.
▹ 다양한 내용과 편집디자인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 책 사이즈가 비규격이라 안좋다. 글씨 폰트도 한단계 커진다면 좋겠다.
▹ 두께만 의무적으로 두껍게 만드는 느낌이 든다. 컨텐츠도 너무 부족하고 세련된 느낌이 많이 부족하다.
▹ 건축 작품(사진 등)이 너무 작게 실려서 확인이 어렵다.

 

작품이나 원고에 대한 한마디
▹ 보다 많은 회원작품을 게재했으면 좋겠다.
▹ 다양한 작품구성을 많이 했으면 한다.
▹ 작품수준을 높이자.
▹ 프로젝트 소개 시, 사진과 평입단면 외 적용한 디체일한 부분과 디테일 시공 사진 소개 등을 소개했으면 좋겠다. 좋은 프로젝트는 작은 디테일에서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공유된다면 좋겠다.
▹ 매월 작품을 테마별로 편집하고 책 등에 테마명을 적었으면 좋겠다.
▹ 분야별 많은 작품이 수록됐으면 한다.
▹ 작품의 수준이 높지 않아 큰 도움이 안되고 있다.
▹ 주요 이슈에 대한 깊이있는 기사가 많아졌으면 한다.
▹ 작품에 대한 디자인 해석이 다양하게 실리고 최근 건축 디자인 동향, 리빙 디자인 관련 소개가 있었으면 한다.
▹ 작품성 있는 건축물과 일반인이 접근하기 좋은 경제적인 건축물, 재료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 글이나 작품이나 신선한 것이 부족하다.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는 것 보다 필요없는 부분을 과감히 없애고 더 디테일하게 보여줬으면 한다.
▹ 다양한 작품이 소개됐으면 한다.
▹ 회원작품 선정에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 작품 사진의 퀼리티가 더 높아야 한다.
▹ 작가의 자작론 및 디자인 의도가 게재됐으면 좋겠다.
▹ 지방의 건축작품 발굴이 필요하다.
▹ 다양한 작품을 게재해달라.
▹ 건축재료와 디테일에 대한 추가 기재가 있다면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 보다 많은 작품을 소개했으면 좋겠다.
▹ 회원작품도 좋지만 세계 유명 작품란도 넣었으면 좋겠다.
▹ 작품보다 현실적인 담론이 좋다.
▹ 다양한 작품 수록이 필요하다.
▹ 편집자가 잡지 머리글을 대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별도의 논설위원이나 초청자, 또는 좋은 기고글로 건축계를 대신할 수 있는 글로 바뀌길 바란다.
▹ 게재 작품의 질이 낮다.
▹ 회원작품 비율을 줄이고, 특집과 연재물의 비중을 늘려서 학술적인 잡지가 됐으면 좋겠다. 품위와 격조있는 건축사지가 되길 바란다.

 

건축사지에 추가됐으면 하는 것들에 대한 한마디
▹ 건축 관련 연구논문이 게재됐으면 좋겠다.
▹ 소규모 건축물 관련된 내용이 부족하다.
▹ 건축 통계 관련자료 등이 필요하다.(허가건 수, 건축사 수, 기사 수, 관급 발주현황 및 예정 등 통계로볼 수 있는 모든 자료)
▹ 실무에 필요한 내용이 추가됐으면 좋겠다.
▹ 업계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정보가 수록돼야 한다.
▹ 건축법에 관한 내용(신설, 개정 등)이 더 필요하다.
▹ 세계동향도 같이 게재했으면 한다.
▹ 건축사들이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들이 게재되어야 한다.
▹ 국내를 넘어 세계의 건축적 상황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싶다.
▹ 건축 설계, 정책, 감리 관련 내용
▹ 사회 비판 등 정책비판의 글이 많았으면 한다.
▹ 최근 외국 작품 소개와 미래지향적 건축 이데올로기 정립에 필요한 리더로서의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 전문적인 시공 관련 기술도 연재하면 좋겠다.
▹ 지역 건축사의 건축에 대한 생각과 담론을 알아보는 컨텐츠가 있다면 좋겠다.
▹ 다양한 내용보다 보다 정확하고, 상세한 기사, 의미가 뚜렷하게 전달되는 기사가 게재됐으면 한다.
▹ 건축계 소식 중 설계·감리 등과 연관되는 중요한 타협회 소식도 있었으면 좋겠다.
▹ 건축사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감리 수행에 대한 방법과 전문교육 관련된 내용이 필요하다.
▹ 최신 법제도 개선사항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냉정한 회원 반응 등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 건축사사무소 운영과 업무 중 발생하는 문제 해결에 관한 기고를 받아서 정보의 공유와 사무소 운영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 다양한 작품과 건축계 다양한 소식이 게재돼야 한다. 신속한 보도, 공정성, 공평, 공리에 적용한 정보제공과 건축 지표대안이 필요하다.

 

건축사지 발전에 대해 한마디
▹ 다양한 작품, 사회전반 건축동향 등 건축사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바로 접할 수 있도록통로역할을 했으면 한다.
▹ 건축사가 호구지책에 매몰되다 보니 전문성에 대한 의심과 도전을 많이 받는다. 연구과제공모 및 공동사업 등 전문성을 확보하고 전문가로 신뢰받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 이제는 좀 더 일반인이나 타전문인, 정치인들도 일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 건축의 뉴스라든지 동향은 건축사들만이 본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일반 대중들이 알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반인도 정기구독 하고 싶은 잡지로 거듭나길 바란다.
▹ 건축사지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가져야 한다.
▹ 건축사지에는 대중성이 필요하다.
▹ 건축, 문화, 행정, 정책 등 다양한 의견수렴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 같다.
▹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계층에게 알렸으면 한다.
▹ 건축사지가 회원들 외에 일반인들이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 많이 보급되었으면 좋겠다.
▹ 장기적인 과정에서 편집의도가 있어야 할 것 같다. 회원들의 홍보나 정보공유보다는 문화를 선도하고제공하는 잡지가 되길 바란다.
▹ 실제 건축계의 모순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선방법을 도모해야 한다.
▹ 책으로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흐름상 전자서적으로 출간하는 건 어떤가? 비용 및 시간이 절감될 것이다.
▹ 우리들만의 잡지가 되지 않길…
▹ 일반인들한테도 접근이 쉬워지길 바란다.
▹ 저변확대가 되었으면 한다.
▹ 내실있는 깊이와 다양한 건축사업이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 건축인이 아닌 일반인도 많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과 소통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 시민들도 접근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 및 다양한 장르를 연재바란다. 정부나 지자체의 잘못된 관행을찾아서 개선을 요구할 줄 알아야한다.(각종 심의 제도 폐지, 법규정에 없는 규제 철폐 등)

 

건축사지를 응원하는 한마디
▹ 건축잡지 편집에 늘 감사드린다.
▹ 최고의 건축서적이다!! 노력에 감사한다.
▹ 열심히 만들어 주세요!!
▹ 건축사지로서 품위가 부족하다. 발전하자.
▹ 멋지다.
▹ 좋은 글과 좋은 작품 부탁드린다.
▹ 현재도 만족합니다.
▹ 계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 맘에 든다.
▹ 최고다!!
▹ 일반인도 정기구독을 희망할 정도로 매력있는 잡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매월 책 펴내느라 정말 수고가많다. 항상 응원하고 있다.
▹ 잘하고 있다!!
▹ 건축사지가 더 유용하고 힘있는 건축저널로 발전하길 바란다!!

 

글. 고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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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더블린의 에어비앤비 사무실

Dublin Airbnb Office, Ireland
Architect : Heneghan Peng Architects

헤네흐한 펭 아키텍츠

그림 1) 아일랜드 더블린의 에어비앤비 사무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에어비앤비-Airbnb-의 사무실이다. 이는 더블린 및 베를린에 사무소를 두고 활동중인 헤네흐한 펭 아키텍츠-Heneghan Peng Architects-와 에어비앤비 환경팀의 합작으로써 요즘 한창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스마트 오피스’의 개념 및 공간의 전형을 선보였다.

그림 2) 에어비앤비 더블린 국제본부는 버려진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한 사례이다.

스마트 오피스란 ‘내가 일하는 곳이 곧 사무실’이라는 개념으로 시작된 것으로, 여러 기술적 바탕으로 가능해졌다. 제 4차 혁명을 지나면서 업무 디바이스의 소형화, 클라우드 시스템, 사내 인트라넷, 그룹웨어 기반 디지털 업무 증가, 업무자료의 디지털화로 인하여 업무공간의 물리적 공간에 대한 수요는 상당 부분 축소됐다.
이렇게 공간을 유연하게 사용하며 업무와 휴식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복합공간을 만드는 것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증대되고 있다. 즉 공간 효율성의 극대화함으로써, 특정 목적을 정해놓는 공간이 아닌 어떠한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사무실 운영비가 절감되고 복합적인 공간을 통해 휴게공간에 대한 투자증대로 직원들의 업무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림 3) 중앙에는 크게 자리 잡은 아트리움 중앙계단이 나타난다.

에어비앤비는 더블린에 새로운 국제본부 구상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대지를 찾기보다는 에어비앤비의 ‘Belong Anywhere(어디서나 우리집처럼)’ 정신을 구현하고자 버려진 창고 건물을 찾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번 더블린 프로젝트에서 실내 공간 구성을 미리 결정하고 진행했는데, 공간의 중심에 모든 직원들이 한번에 모일 수 있는 아트리움 겸 중앙 계단실 인테리어를 시도했다.
하나의 건물 안에 일종의 ‘여행’과 ‘동네’ 개념-concept- 을 도입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스마트 오피스의 기본적인 개념인 열린 평면-open plan-과 공용공간의 극대화를 실현한다.

에어비앤비의 업무 공간은 크게 제1차 공간과 제2차 공간으로 나뉜다. 제1차 기본 작업 공간은 29개의 동일한 구성 요소를 가진 ‘이웃’ 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닛으로 하나의 유닛에는 각각 최대 14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이웃’ 공간들은 하나의 큰 테이블, 개인용 스토리지, 하나 또는 두 개의 스탠드 및 한 개의 라운지 지점으로 구성된다. 책상은 각각의 개인의 책상이나 영역이 칸막이로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닌 하나의 대형 중앙 공용 테이블을 사용하게끔 대체됐다.

그림 4) 에어비앤비 더블린 사무실은 스마트 오피스의 개념을 도입했다.

제2차 업무공간은 일명 ‘아고라-Agora, 광장-’라고 불리는 여러 공용공간을 일컫는다. 이는 주방 공간, 회의실, 그리고 중앙에 크게 자리 잡은 아트리움 중앙계단을 포함한다. 중앙계단은 1층과 지하층 외 다양한 층을 시각적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전체적인 ‘동네’의 중심 광장같은 역할을 하기에 ‘아고라’라 불린다. 계단은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대규모 회의 공간, 커뮤니티 이벤트 공간으로 쓰이기도 하며, ‘라운지 스타일’의 근무 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아고라의 사이사이에 열린 주방공간은 아침과 점심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며, 먹는 공간과 회의공간, 그리고 작업 공간의 경계를 허문다.

그림 5) 기본 작업 공간은 동일한 구성요소를 가진 유닛으로 설계됐다.

그림 6) 아트리움 중앙계단은 최대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회의실 내의 실내 디자인은 직원들이 하루 종일 여행할 수 있도록 전세계의 지도 및 디자인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어 포르투갈, 그리스, 루마니아, 일본, 스웨덴, 모로코, 프랑스 등 전세계의 여러 나라를 연상케 하는 여러 가구와 장식품을 배열했다.
건축물의 전체적인 형태는 창고-Warehouse-의 원래 형태와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새로운 구조를 가볍게 더 할 수 있도록 철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 따뜻한 나무재료 오크-Oak-를 사용하여 마감했으며, 짙은 철골 페인트와 밝은 오크의 대비는 업무공간의 경쾌함을 더한다.

그림 7) 아고라 사이에는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열린 주방 공간이 있다.

스마트 오피스를 구현하기 위하여 에어비앤비 환경팀은 현지 직원들과 EDX(Employee Design Experience) 프로그램을 통해 각기 다른 직원들의 요구사항과 현재 작업공간의 문제점, 개선방향, 이상적인 직장의 방향성 등을 함께 파악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공간 디자인에 도입했다.

그림 8) 재료는 짙은 철골과 밝은 오크로 구성했다.

에어비앤비 환경팀의 레베카 러글스-Rebecca Ruggles-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The Warehouse Project는 설계자뿐만 아니라 사내의 팀들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의 ‘Belong Anywhere(어디서나 우리집처럼)’ 철학을 발전시키는 보기드문 좋은 기회였습니다. 아트리움을 가로지르는 여러 미팅룸과 공용공간의 조화는 업무공간에서의 사적인 영역과 사회화적인 성격의 균형을 맞추기에 적절했던 디자인이었습니다. 매일 같은 것을 보는 것이 직장이 아니라 여기 저기 발견되는 예기치 않은 공간에서의 만남, 그리고 다른 직원들간의 소통은 실제로 우리의 업무에서 창의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촉진제라고 생각합니다.”

 

글. 이지현 Lee, Jihyun jihyun.lee8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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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브라 궁전

The Alhambra

알함브라 궁전의 전경

알함브라 궁전의 반영 모습

Alhambra 궁전은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다. 8세기부터 스페인을 지배해 온 이슬람의 마지막 왕조인 나스르 시대(1331-1491)에 알 칼리브 왕이 축조하여 유세프 왕이 완성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타레가(1852∼1909)는 근대 기타의 가능성을 재발견한 인물이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기타 곡으로 작곡해 슬프고 애절한 선율의 기타 연주곡 ‘알 함브르의 추억’을 탄생시켰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어휘가 딱 들어 맞는 역사의 장소, 많은 건축사들은 인류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예술 건축물로 동양의 타지마할과 서양의 ‘알함브라 궁전’을 꼽는다. 둘 다 이슬람 건축물이다.

알함브라 궁전의 반영 모습

이슬람 건축물의 화려한 문양과 조각

이슬람 건축물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한 궁전 천정

이슬람 건축물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한 궁전 천정

이슬람 건축물의 화려한 문양과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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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답이다!”

“The rice is the answer!”

전국의 들판에서 벼 베기 소식이 들려 온다. 8월에 벌써 수확해 추석 명절에 출하된 조생종 벼를 제외하면, 지금 많은 논의 벼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벼는 기원전 2,000년경에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은 통일신라 때만 해도 귀족식품으로 인식되었고, 고려시대에는 물가의 기준이요 봉급의 대상이 될 정도로 귀중한 존재였다고 한다.
지금은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잡곡밥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귀리니 보리는 물론 렌틸콩, 퀴노아, 햄프시드 같은 희한한 이름의 곡식들을 쌀에 섞어 먹는다. 하지만 70년대만해도 쌀이 부족해서 건강과 상관없는 이유로 혼식을 장려했다. 쌀소비를 줄이기 위해 분식을 권장하기도 했다. 점심시간이면 담임선생님이 잡곡밥을 싸왔는지 검사하는 풍경도 흔했다.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흰 쌀밥만 들어 있으면 부랴부랴 옆에 앉은 친구에게 보리나 콩을 한두 알 얻어 내 흰밥을 잡곡밥으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아이들이 자라 식구들 모두 밖에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으니 집에서 밥을 하는 일이 드물게 된 지 오래다. 그래도 벼 베기 소식을 들으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햅쌀밥 위에 알이 꽉 찬 간장게장을 얹어 먹거나, 참기름 손으로 발라 구운 김에 싸서 먹고 싶어진다. 따끈한 밥에 빠다 – 어릴 때는 버터도 아닌 마가린을 빠다라고 불렀다 – 만 한 숟가락 넣고 간장에 비벼 먹고 싶기도 하다. 거기에 달걀 프라이 한 알 더 넣어 비비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별미였는데… 주변에 미슐랭 맛집이 늘어서고 방송에서 소개한 식당이 즐비해도 가끔은 단촐하고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밥상이 그리워진다.
마침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쌀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흰 쌀밥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캠페인을 만들어서 온에어 시키고 있다. 먼저 눈에 띈 것은 5초 정도의 짧은 영상 다섯 개였다. 각각 갓 지은 흰 쌀밥 위에 간장게장, 김, 달걀 프라이, 명란젓, 낙지볶음 등 반찬이 얹혀지는 모습이 영상의 전부이다. 소리는 칼질하는 소리, 김 자르는 소리, 달걀 부치는 소리가 전부. 자막으로 ‘지금 이 순간 밥이 답이다’라는 카피가 한 줄 나타날 뿐이다.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간장게장 편_2018_스토리보드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간장달걀밥 편_2018_스토리보드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김 편_2018_스토리보드

맞는 말이다. 가끔 밥이 답이 될 때가 있다. 팔순 넘은 나의 노모는 아직도 ‘한국 사람은 밥을 먹어야지.’ 라며 딸을 볼 때마다 밥 먹어라 성화를 하신다. 심사가 사납거나 기운 빠지는 일이 있을 때도 밥 한 그릇 든든하게 먹고 나면 힘이 난다. 처음 만나 서먹한 사람과도 밥 한 끼 먹고 나면 훨씬 가까운 사이가 된다. 못 먹던 시절을 지나와서 그런지 밥 먹었냐는 물음을 일상적인 인사로 쓰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 정성껏 지은 밥에 그 계절에 나는 반찬을 올려 밥상 위에 4계절을 차릴 줄 알았던 우리나라 사람들. 농림축산식품부의 또다른 캠페인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밥상을 보여 주며 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계절밥상 편_스토리보드

여1)       오~ 밥 좀 하는데?

여2 NA) 빵이나 파스타에는 없다.

              오직 밥상에만 봄이 있고,

              여름도 가을도 있고, 겨울도 있다.

여1)       밤 냄새 너무 좋다!

여2NA) 계절 음식과 함께하는 밥상은

              365일 설렌다.

여2)       밥 나왔습니다!

여2NA) 밥에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다.

             밥이 답이다.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계절밥상 편_2018_카피

물론 빵이나 파스타에도 계절을 담을 수 있다. 왜 그렇게 썼는지 짐작은 가지만 카피라이터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무신경이 좀 거슬리기는 한다. 하지만 쌀을 씻어 안치고 탁탁탁 야채를 썰고 자글지글 튀기고 보글보글 끓여서 온 식구가 식탁에 달려드는 일은 빵이나 파스타보다는 밥에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장면인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밥이 답이다’ 캠페인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밥 먹으라는 얘기를 하려고 제대로 작정을 했는지,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을 겨냥한 동영상도 제작되었다. 영상 속에서 혼자 밥을 먹는 남자는 ‘혼을 다해서 차린 밥’이 혼밥이라는 해석을 내세우며 근사한 밥상을 스스로를 위해서 차린다. 인터넷으로 요리법을 찾아서 요리를 하고 예쁘게 담아 먹기 전에 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혼밥 편_2018_스토리보드

남)      오케이 밥을 먼저 하고,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남NA) 혼자 먹는 밥이라고 대충 먹긴 싫다.

           혼밥, 혼을 다해서 차린 밥!

           내게 혼밥이란 그런 것.

남)      하! 밥 냄새 진짜 좋다.

           잘 먹겠습니다.

남NA) 밥에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있다.

           밥이 답이다.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혼밥 편_2018_카피

며칠 전 대장내시경을 받느라 꼬박 하루 반을 굶었다. 굶고 속을 비운 탓에 체중이 줄었고, 발견된 용종을 제거하느라 두 번이나 시술 침대에 누워야 했다. 마취 기운이 남아 있어 살짝 비틀거리며 일어나는데 더운 김이 뽀얗게 올라오는 흰 쌀밥 생각이 왈칵 들었다. 아무 반찬 없이 흰 밥 한 공기로 텅 빈 위와 장을 채우고 싶었다. 정말 배가 고플 땐 밥이 먼저 생각난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험한 순간이었다.

“상여는 소박히 허고 음식은 넉넉히 하라.

장례는 5일간 치르되 문상객은 귀천에 상관 없이 받아라.

사는 동안, 도움 받지 않은 이가 없다.”

뜨거운 여름부터 9월 말까지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여자 주인공 고애신의 할아버지 고사홍이 죽기 전에 남긴 유언이다. ‘미스터 선샤인’에는 적어두고 싶은 절절한 그리움의 대사나 가슴 아픈 민초들의 대사, 오글거리는 사랑의 대사들이 유난히 많이 나왔다. 그 속에서 음식을 넉넉히 장만해 신분에 차별 두지 말고 문상객을 대접하라는 꼿꼿한 양반의 유언이 특히 가슴에 와 닿았다. 부고를 받으면 달려가 조문을 한 뒤 평상에 주저앉아 국과 밥을 한 그릇 받아 먹는 요즈음의 장례식장 풍경이 겹쳐 떠오르기도 했다.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 장례식장에서는 빵이 먹히지는 않을 것 같다. 파스타가 어울릴 것 같지도 않다. 망자의 명복을 빌며 눈물 섞인 육개장이나 무국에 흰 쌀밥을 말아 먹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이 때도 밥이 답이다. 생각은 제 멋대로 뻗어 나가서 나는 죽은 뒤 문상객들에게 국밥을 대접하는 대신, 살아있을 때 밥 한 끼라도 사야겠다는 데까지 이른다.
아침 햇살과 파란 하늘에 날아갈 듯 상쾌한 마음이 들었다가, 바람 부는 저녁이면 쓸쓸해 지기도 하는 시월, 그리운 이들을 불러 함께 밥을 먹자고 해야겠다. 빵으로는 달래지지 않는 허기를, 술과 안주를 배부르게 먹고도 남는 아쉬움을 마음 준 사람들과 나눠 먹는 밥으로 든든히 채워야겠다.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간장게장 편_2018_유튜브링크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간장달걀밥 편_2018_유튜브링크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김 편_2018_유튜브링크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계절밥상 편_2018_유튜브링크

농림축산식품부_밥이 답이다 캠페인_혼밥 편_2018_유튜브링크

글. 정이숙 Jeong, Yisuk ┃ 카피라이터 ┃ (주)프랜티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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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

Spacetime

우리는 다음에 만날 약속을 정할 때, 보통 시간과 장소를 함께 언급한다. 장소만 정해서도 만날 수 없고, 시간만 정해서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어느 대중가요처럼, ‘첫눈 오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는 꼴이 되고 만다. 물론 노랫말을 더 들어보면 그들도 처음부터 약속을 잘못한 것은 아니었다. 장소와 시간까지 서로 살뜰하게 주고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도 결국 그들은 만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아마 ‘첫눈 오는 날’이 문제였던 것 같다. 약속장소는 비교적 구체적이었는데, 다소 낭만적인 정취를 자아내려고 그랬는지 약속시간을 애매모호하게 처리한 것이 그들 비련의 씨앗이었다. ‘첫눈 오는 날’이라는 시간은 상황에 따라서 상당히 유동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당초 그들은 몰랐을까?
우리 인간은 이렇게 시간과 공간이란 매개변수에 구속되어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우리들의 일상생활 자체가 시간과 공간을 전제로 수없이 일어났다가 흩어지는 변화의 산물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공간에 시간이 결합되면, 그것은 그저 단순한 수평면상에서의 변화가 아니라 아예 차원을 건너뛰는 문제로 전환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입체공간으로 표현되는 3차원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우리는 3차원에서 ‘시간이 흘러’ 시공간(spacetime)이 동시에 고려되는 이른바 4차원의 세계에 존재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의 감각기관이 지금 이 세상을 단지 3차원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여전히 모든 것이 한꺼번에 휘황찬란하게 펼쳐져 있는 이 우주의 온갖 삼라만상을, 시간의 ‘순차적인 흐름’에 맞춰 더듬더듬 파악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나온 시간을 ‘과거’라 하고, 다가올 시간을 ‘미래’라 하며, ‘현재’ 또는 ‘지금’이라는 말을 수 없이 반복하며 살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3차원 이상을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 인간이 ‘계속 변화하는 세상’을 해석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일종의 환상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곱씹어 볼수록 혼란스럽기만 하다.
어쨌든 오래전에 이를 간파한 우리 선조들은, 우리의 인식이 닿을 수 있는 한계까지의 모든 영역을 ‘우주(宇宙)’라는 한 낱말로 규정해놓았다. 처음 우주(宇宙)를 만들 때도 범상치 않았다. 공간을 의미하는 ‘우(宇)’와 상대적으로 시간을 내포하고 있는 ‘주(宙)’를 조합하여 아주 큰 ‘집’, 우주(宇宙)를 만든 것이다. 그것은 우주를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시간적 요소까지 결합하여 통찰하곤 했다는 얘기가 된다.
공간을 창출하는 걸 사명으로 여기고 있는 우리 건축사(建築士)의 세계로 돌아와 보면, 시간의 의미는 더욱 자명해진다. 일찍이 이를 간파한 ‘지그프리드 기디온’은 그의 저서 ‘공간, 시간 그리고 건축(space, time and architecture)’에서, 건축에 변화를 전제로 하는 ‘시간’을 부여함으로써 건축을 바라보는 새로운 측면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완성에 가까워지는 본성을 지닌 건축은, 진즉 시간을 포함한 4차원으로 해석하고 설계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동안 우리 건축설계분야는 실제 3차원의 입체공간마저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라는 2차원의 세계로 변환해서 도면을 작성하기에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도면을 볼 때마다 우리는 2차원과 3차원을 넘나드는 수고를 감내하면서도, 다들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온 것 또한 사실이다.
마침 우리 건축설계분야에서도 최근 시스템의 변화로 인하여 3D모델링, 스케치업(sketchUp), BIM 등이 실용화되면서 3차원의 실제공간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이제 본격적으로 3D프린팅까지 가세하게 되면 건축의 변화속도는 지금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차피 건축은 우리들의 꿈을 실제공간으로 구현하는, 지난한 작업인 것만은 변함없을 것 같다. 그러기에 더더욱 건축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을 대상으로 할 게 아니라, 이른바 ‘시공간(spacetime)’에서의 맥락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괜히 옛날부터 ‘집(건축)’을 우주(宇宙)라 했으며, 또 천자문 첫머리에서부터 천지 현황(天地玄黃) 우주홍황(宇宙洪荒)이라 일갈했겠는가? 되씹어볼 일이다.

글. 최상철 Choi, Sangcheol •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연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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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역사를 해체·파편화시키는 게 ‘전시기획’… 건축담론 활성화되도록 전시매체 적극 활용해주길”_정다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It is the exhibition’s plan to disassemble and fragment for criticism and history… It is hopped to utilize the exhibition media actively in order to promote architectural discourse”

국립현대미술관은 김중업건축박물관과 공동주최로 건축사 김중업을 조명하는 ‘김중업 다이얼로그’전을 8월 30일부터 12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중앙홀과 2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그가 설계한 30여 년간의 건축물과 관련된 사진과 자료 3000여 점이 전시중이다.
전시는 학예연구사의 안목과 해석작업이 중요하다. 역사와 문화라는 재료를 요리하는 학예연구사의 안목에 따라 그 가치가 빛나거나 그 반대일 수 있는데, 이런 이유로 학예연구사는 전시기획에 대한 권한을 갖고 역사해석, 전시방법 선택 등을 하게 된다.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2011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의 건축부문 학예연구사로 일해 왔다. 올해 베네치아 건축 비엔날레 한국관 공동 큐레이터로 참여해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전을 기획했으며, 이번 ‘김중업 다이얼로그’전도 그의 작품이다. 월간 ‘공간’에서 약 6년간 기자생활을
하고, 학예연구사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는 전시라는 매체를 통해 건축의 영역과 담론을 확장·증폭시켜 관계를 맺고 퍼트리는 어쩌면 당대 건축계에 가장 필요한 일을 해주고 있다.

<대담 편집국장, 글·사진 장영호>

 

정다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월간 ‘공간’ 기자로 6년간 일하다 2011년 이후로 국립현대미술관 건축 부문 학예연구사로 재직하고 있다. 아카이브와 도큐멘테이션을 매개로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Q 80, 90년대 간헐적으로 건축전공자가 현대 미술관 큐레이터로 있었지만, 지금처럼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건축전공자가 큐레이터로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더구나 이렇게 부각된 적도 없는데, 정다영 큐레이터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건축 관련 전시를 담당하는 소회를 부탁합니다.

현대미술관에 일한지도 벌써 8년째입니다. 전시를 진행하면서 건축이 꼭 건물이 아닌 도면, 사진 이런 것 안에도 녹아있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건축을 만드는 전문가도, 건축을 즐기는 사람도 건축에 대한 사고를 넓히는 계기가 필요하지 않나요. 건축이 꼭 지어진 건물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는 결코 전시도 대중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전시를 하면서 많은 건축사와 대중들이 도면과 사진의 가치에 공감하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힘든 점은 결국 아카이브 부재인 것 같습니다. 매번 전시기획을 할 때마다 저는 큐레이터 이전에 약간 고고학자가 되는 과정을 겪습니다.(웃음)
그게 사실 불필요한 과정은 아니지만, 다른 모든 전시가 그렇게 될 필요는 없는데 말이죠.
이미 미술은 미술제도 안에서 작품이력, 그 작품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원천으로 전시준비를 하면 됩니다. 반면 건축전시는 개인조차 본인이 뭘 갖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담당기관도 없어서 매번 할 때마다 뭔가를 어렵게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시기획 과정에서 절반 이상을 여기에 투자를 합니다. 이번 김중업 전시는 김중업건축박물관 소장품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추가적으로 빈 자료들을 발굴하기 위해 일일이 컨택해서 조사하는 과정이 매우 고단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굳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이 어디에 뭐가 있다라는 정보만이라도 공유되면 좋겠습니다. 결국 이런 정보가 우리 건축문화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천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일본 모리미술관에서 건축전시가 크게 열려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보통 전시를 볼 때 작품이력 등 어디에 소장돼 있는지를 눈여겨보는 데, 매번 놀라는 건 일본은 거의 새로 만든 게 없다는 점입니다. 전시재료들이 건축대학, 도서관 흔한 곳에 다 있는 것들입니다. 우린 각 대학, 대형 건축사사무소조차 이런 아카이브 작업이 안돼 있습니다. 현재 건축 박물관 건립논의가 있지만, 그전에 기록들이 잘 정리가 돼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이게 가능하다면 사실 더 다양한 전시기획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역할은 미술관뿐 아니라 개인, 사무소, 학교 어디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각각의 역할이 미미했다면, 앞으로는 전시가 많이 열리고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공론화되면서 어떤 결과물들을 잘 관리하고 소장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한국에서 현대건축의 본격적인 시작은 산업화를 주체적으로 진행한 1945년 이후로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과정에서 건축전공자들에 의해서 주도되기보다는 정책이나 경제적 접근으로 건축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치열한 사상적 논쟁이 존재하지 않았고, 관찰에 의한 현상학적 분석에 머물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적 건축철학이나 이슈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건축 전시의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시나요?

역사, 전기는 비평의 토대위에서 만들어집니다. 한국의 비평가, 역사가들도 자료가 있어야 연구를 하고, 책도 쓰고 하는데 제반 여건이 안돼 있습니다. 비평, 역사가 있으면 이것을 해체하고 파편화시키는 게 전시기획입니다. 지금은 거꾸로 전시가 뭔가를 보여주는 상황이죠. 이번 ‘김중업 다이얼로그’ 전시가 향후 작가 연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선보인 ‘종이와 콘크리트’전의 경우 1987년에서 1997년 사이 한국 현대건축 운동을 다뤘습니다. 당시 여러 학계에 있는 분들과 함께 만들었는데, 이런 전시는 미술관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뭔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굴러가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전시가 역사와 비평의 토대에 서지 못하고, 거꾸로 전시를 열고 나서야 비평이 따라가는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건축아카이브와 기획, 연구 등이 수요는 작지만 시스템화되고 있다는 분위기는 감지됩니다. 지금은 목천건축문화재단, 정림건축문화재단, 건축평단, 오픈하우스서울 등이 건축을 매개로 한 아카이빙, 기획, 비평, 대중교육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토대를 쌓아가는 이런 일들이 미술관 내외부에서 더 많아지고 지속된다면 치열하고 논쟁적인 이슈를 던지는 중요한 전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건축 현상입니다. 내용을 보면 민·관 할 것 없이 건축주, 발주처가 강력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태반이며, 심지어는 건축 설계의 방향과 내용을 바꾸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이런 현상은 익숙한 상황이며, 관의 경우 발주자들의 의식에 ‘내 돈으로 하는데 내 맘에 들어야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건축사를 오퍼레이터로 인식하는 태도인데요. 그렇다 보니 건축사가 자신의 작품 성향을 드러내기 매우 어려운 나라입니다. 건축전시를 하려면 이런 건축 작품들을 잘 찾아내셔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의 주제나 개념이 있는 건축 작품들을 찾아내나요?

전시재료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구심점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개인이 하겠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공적인 기관이 그 역할을 촉진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건축에는 다양한 상(相)이 있습니다. 사회적인 건축사로서의 상(相), 예술가로서의 상(相)이 있는데, 미술관이라 예술쪽에 포커스를 맞출 수 밖에 없는 한계는 있습니다. 건축이 꼭 예술로서만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것이 건축의 매력이기도 하죠.
현재는 아카이브가 먼저 이뤄지고 전시를 해야 하는데, 거꾸로 전시를 하고 아카이브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건축 아카이브 관련 연구에 관심이 있는 서울시나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같은 곳에서는 원래 갖고 있는 자산부터 아카이빙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령 서울시의 경우에는 ‘공공건축가’ 제도로부터 파생된 과정들을 아카이빙할 수 있겠죠. 이게 선제돼야 새로운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카이브는 지난한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드는 정말 티가 안나는 일입니다. 관 차원에서는 가시화되는 사업으로서 뭔가를 보여주기를 원하는데, 현실과 이상간 ‘괴리’가 있긴 합니다. 건축 아카이브는 기록관리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안되고, 건축과 기록관리, 그리고 매체연구 세 가지를 아우르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도 사실 필요합니다. 건축의 전문성을 얼마만큼 가지고 가야하는지에 대한 복합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Q 척박한 풍토이다보니 우리나라 건축은 작가주의보다는 사회학적 접근의 건축사들이 작가주의로 나타납니다. 대표적 인물이 정기용씨 같은 경우인데, 건축작품보다 정기용씨의 사회정치적 활동과 어울려서 나타나는 노력들이 특징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회적 참여를 반드시 건축사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정기용씨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현대미술관의 첫 전시로 정기용 건축전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지 의도를 듣고 싶습니다.

2013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건축전문 전시공간을 마련하면서 첫 번째 전시로 ‘그림 일기;정기용 건축아카이브’전을 열었습니다. 정기용 선생의 기증 자료 2만여 점을 우리 미술관이 분류·연구해 ‘정기용 아카이브’를 구축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이분이 남긴 매체들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감수성입니다. 인간 정기용을 표상하는 영화, 책도 있지만, 이분이 손으로 남긴 그림들이 갖고 있는 감수성이 건축물로서 채워주지 못한 빈약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물에 담고자했던 생각
들이 그가 남긴 자료에 담겨 있는데, 이걸 들여다보면 이분은 오히려 건축을 스토리텔링하는 분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건축의 논리가 자료 안에 담겨 있어서에요.
이분 전시를 통해 얻은 두 가지 의미를 말하자면, 첫째 미술관이 건축을 다루는 측면에서 ‘사회적 발언을 하는 건축사’를 소개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술관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 분이 남긴 아카이브 자체에 담긴 의미를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건축을 바라본다는 이 말 자체는 건물도 있지만, 건축사의 생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두 가지를 전시로 균형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Q 한국의 작가주의적 건축사로 대표적 인물이 김중업과 김수근입니다. 두 사람의 궤적을 보면 여러 가지로 차이가 있는데, 사실 두 사람 모두 르꼬르뷔지에나 프랭크로이드 라이트처럼 본인의 건축철학을 선명히 정리한 적이 없습니다. 작품설명을 할 때 언급하는 정도였고, 60년대 말 두 분의 부여박물관 논쟁이 두 분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두 분 모두 젊을 때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그 이후 이런 건축 논쟁이 대중에게 어필한 적이 없습니다. 건축 학예사 입장에서 이런 논쟁을 어떻게 보시는지? 아니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전시가 지속가능성을 가지려면 전시를 만들기 전 비평의 토대도 필요하지만, 전시 이후의 비평도 중요합니다. 예전보다 지면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건축비평이 과거에 비해 활기를 잃은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재 건축전시를 전시 맥락속에서 비평하는 분도 사실 많지 않습니다.
전시는 복잡한 협업을 통해 생산하는 새로운 형식의 장입니다. 대부분의 건축비평들은 컨텐츠가 어떠하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이런 관점이 전시에 그대로 투영돼서는 곤란합니다. 기획은 선택의 문제이고, 어디에 중점을 두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시를 비평하는 논리가 대부분 내용에 대한 부분인데, 그러면 전시가 발전을 못합니다.
형식적인 완성도를 갖도록 업그레이드 될 부분을 짚어줘야 합니다. 10년전 건축비평가들의 텍스트를 싣는 매체가 주로 지면이었다면, 이제는 전시를 활용하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전시플랫폼 위에서 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봤음 좋겠습니다. 미술계는 비평적인 저널들이 전시라는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편입니다.
전시를 분석의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전시에 빠져 들어가서 같이 노는 그림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비평가가 전시를 하는 또 다른 영역인 포럼, 크리티컬한 퍼포먼스 같은 것을 개발할 수 있겠죠. 전시가 많아지고, 또 이해가 깊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전시안에서 대화도 하고 또 다른 형식의 비평이 생산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Q 건축 학예사, 큐레이터라는 역할이 우리 건축계에 대단한 방향 제시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 현대 건축사를 보면 기획된 전시가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든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마크 위글리가 필립존슨과 같이 기획한 해체주의 전시입니다. 우리도 한국 건축의 방향과 좌표를 이끌어갈 만한 전시기획이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해체주의 전시도 그 당시 건축성과를 이뤘던 집단 지성들이 함께 만든 성과입니다.
지금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주제는 동시대 한국과 아시아 건축입니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 기관들과 함께 진행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는 한국적인 것만 했었는데, 어느 정도 이런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서 네트워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엔 각 시대에 걸맞는 큰 담론이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의 담론으로 정의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는 어떤 것을 규정하고 정의하는 일은 이제 과거의 유산으로 남겨두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관계지향으로 만드는 일 그리고 이를 확산시키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역사를 잘 정리하는 것과 전시를 발판 삼아 어떻게 관계를 맺고 퍼트리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이 동시대 건축을 논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볼 때, 제가 해야 할 역할은 무언가를 규정하기 보다 교류·협력하고 우리가 아닌 당신의 것들을 들여다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더 다양한 건축 전시가 기획되고 대중에게 다가갔으면 합니다. 사실 개인의 욕망이 강한 나라가 우리나라 같고, 건축이 힘겹게 그 틈을 찾아서 자신의 못소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요즘 같습니다. 젊은 건축사들의 노력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계획, 하고 싶은 말을 부탁 드립니다.

이런 전시가 지속되려면 많이 보러 와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건축전시가 연중 많지 않아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보셔서 아쉬운 점은 말해주시고, 잘한 부분은 칭찬해 줬으면 합니다. 이런 과정이 대단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국 건축이 과거 역사를 인정하는 게 아닌 단절시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은 젋은 건축인들이 선배 건축사들로부터 배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연결지점들이 공유되면 좋겠고, 많은 건축사분들도 자기 이야기를 말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솔직하게 자기 작업의 배경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이런 사소한 것이 전체 그림을 그릴 때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그런 작업이 유의미한 키워드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풍토가 자연스럽게 진척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건축사 김중업의 생애와 작품 조명… ‘김중업 다이얼로그’전 개최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1922~1988) 건축사를 조명하는 ‘김중업 다이얼로그’전이 8월 30일(목)부터 12월 16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되고 있다.
‘김중업 다이얼로그’는 김중업의 사후 30주기를 맞아 기획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 김중업건축박물관의 소장품과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사진과 영상 신작 등 3,000여 점의 작품과 자료가 선보이게 된다.
‘김중업 다이얼로그’의 첫 번째 대화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후기 작업에서 부터 전기 작업까지 역순으로 김중업의 작품 연대기를 선보인다. ‘세계성과 지역성’, ‘예술적 사유와 실천’, ‘도시와 욕망’, ‘기억과 재생’ 등 4개의 주제로 전시가 이뤄진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 장영호,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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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업자의 신축건물에 대한 유치권의 효력

The effect of a lien on the constructors of a new construction building

Ⅰ. 글의 첫머리에

경매물건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은 유치권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경매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것이 유치권이다. 어떤 사람이 경매에 관심을 가지고 경매법정을 열심히 쫓아다녔다. 그러다가 마침 어떤 신축건물이 싸게 경매에 나온 것을 알았다. 2차례 유찰이 되어 싸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낙찰을 받았다.

소유권을 이전하고, 막상 건물을 명도받으려고 하니 공사업자가 엄청나게 많은 금액을 못 받았다고 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낙찰받은 사람은 그 공사대금을 모두 물어주지 않으면 건물을 인도받지 못한다. 유치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경솔하게 낙찰을 받음으로써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경매에 참여하는 입찰자의 입장에서는 경매부동산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부동산 외관이나 법원에서 실시한 감정, 현황조사 정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유치권에 대해서는 공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공사업자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축주의 부동산, 특히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서는 법원에 유치권 신고를 한 다음, 공사대금을 받을 때까지 그 부동산을 유치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축주가 채무초과상태로 해당 부동산까지 경매로 넘어가면 더 이상 공사대금을 떼어먹히기 때문이다.

유치권이 신고되어 있으면 경매에 입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커다란 부담을 느끼게 되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처음부터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채무자 입장에서는 최저가를 최대한 낮춘 다음, 채무자가 아는 사람을 시켜서 싼 값에 낙찰받으려는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가장 손쉬운 방법이 공사비를 이유로 유치권주장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유치권이란 무엇인가 살펴보기로 한다. 유치권의 법적 성질과 성립요건, 특히 점유에 관해 알아보기로 한다. 그 다음 유치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받는 방법을 알아본다. 그리고 경매절차에서 입찰자 또는 낙찰자의 입장에서 유치권을 부인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Ⅱ. 유치권의 의미와 효용

어떤 사람이 벤츠 차량을 공업사에 맡겼다. 수리비가 3천만 원 나왔는데, 차주인은 수리비를 주지도 않고 차를 가져가겠다고 한다. 공업사 사장은 수리비를 받기 전까지는 차를 내주지 않겠다고 한다. 이때 사장이 주장하는 반환거부의 법적 근거가 바로 유치권이다.

공업사 사장은 수리비 3천만 원을 받기 전까지는 벤츠차를 점유하고 유치할 수 있으므로 수리비를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유치권은 채권자가 가지는 자동차수리비대금청구권을 확실하게 보장받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만일 차주인이 끝내 수리비를 주지도 않고, 차를 찾아가지도 않으면, 공업사 사장은 벤츠차를 경매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벤츠차를 직접 변제에 충당할 수도 있다. 만일 다른 사람이 벤츠차 주인에 대해 채권을 가지고 있어 벤츠차를 경매에 붙이고, 강제집행을 하려고 해도, 공업사 사장은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

유치권자는 벤츠차를 경매에서 낙찰받은 사람에 대해 수리비를 받기 전까지는 인도를 거절할 권능을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공업사 사장은 유치권이라는 법적 무기를 가지고 자신의 수리비를 받게 된다. 유치권은 이와 같이 담보물권의 일종으로서 일정한 채권을 담보하는 효력을 가지는 것이다.

유치권과 비슷한 제도로 쌍무계약에 있어서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있다(민법 제537조). 예를 들면 부동산매매계약에 있어서 매도인의 매매대금의 제공이 있을 때까지 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고, 매수인은 목적물의 제공이 있을 때까지 매매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Ⅲ. 유치권제도의 존재이유

유치권제도는 권리자에게 그 목적인 물건을 유치하여 계속 점유할 수 있는 대세적 권능을 인정한다(민법 제320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등 참조). 그리하여 소유권 등에 기하여 목적물을 인도받고자 하는 사람은 유치권자가 가지는 그 피담보채권을 만족시키는 등으로 유치권이 소멸하지 아니하는 한 그 인도를 받을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그 변제를 강요당하는 결과가 된다. 그와 같이 하여 유치권은 유치권자의 채권의 만족을 간접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저당권 등의 부동산담보권은 이른바 비점유담보로서 그 권리자가 목적물을 점유함이 없이 설정되고 유지될 수 있고 실제로도 저당권자 등이 목적물을 점유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어떠한 부동산에 저당권 또는 근저당권과 같이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에도 그 설정 후에 제3자가 그 목적물을 점유함으로써 그 위에 유치권을 취득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저당권 등의 설정 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치권자는 그 저당권의 실행절차에서 목적물을 매수한 사람을 포함하여 목적물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대세적인 인도거절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등 참조).

부동산유치권은 대부분의 경우에 사실상 최우선순위의 담보권으로서 작용하여,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목적물의 교환가치로부터 일반채권자는 물론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도 그 성립의 선후를 불문하여 우선적으로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치권의 성립 전에 저당권 등 담보를 설정받고 신용을 제공한 사람으로서는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자신이 애초 예상·계산하였던 것과는 달리 현저히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제도는 “시간에서 앞선 사람은 권리에서도 앞선다”는 일반적 법원칙의 예외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특히 부동산담보거래에 일정한 부담을 주는 것을 감수하면서 마련된 것이다.

유치권은 목적물의 소유자와 채권자와의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하는 일정한 객관적 요건(민법 제320조 제1항, 상법 제58조, 제91조, 제111조, 제120조, 제147조 등 참조)을 갖춤으로써 발생하는 법정담보물권이다.

채무자가 채무초과의 상태에 이미 빠졌거나 그러한 상태가 임박함으로써 채권자가 원래라면 자기 채권의 충분한 만족을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에서 이미 채무자 소유의 목적물에 저당권 기타 담보물권이 설정되어 있어서 유치권의 성립에 의하여 저당권자 등이 그 채권 만족상의 불이익을 입을 것을 잘 알면서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위하여 위와 같이 취약한 재정적 지위에 있는 채무자와의 사이에 의도적으로 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내용의 거래를 일으키고 그에 기하여 목적물을 점유하게 됨으로써 유치권이 성립하였다면, 유치권자가 그 유치권을 저당권자 등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행사 또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다84298 판결).

저당권자 등은 경매절차 기타 채권실행절차에서 위와 같은 유치권을 배제하기 위하여 그 부존재의 확인 등을 소로써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등 참조).

원고 소유의 점포를 피고가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점포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원고의 소유권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유효하고 적절하게 제거하는 직접적인 수단이 되므로 이와 별도로 피고를 상대로 점포에 대한 유치권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확인의 소는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위험할 때에 그 불안·위험을 제거함에 확인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다55059 판결 등 참조).

저가낙찰로 인해 경매를 신청한 근저당권자인 원고의 배당액이 줄어들거나 경매목적물 가액과 비교하여 거액의 유치권 신고로 매각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위험은 경매절차에서 원고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위 불안을 제거하는 원고의 이익을 단순한 사실상·경제상의 이익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2848 판결 등 참조).

 

Ⅳ. 유치권의 법적 성질

공사업자 갑은 건축주 을로부터 의뢰를 받아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4층짜리 건물을 신축하였다. 갑은 을로부터 공사대금을 모두 받을 때까지는 위 건물을 점유하면서 유치하고 있을 권리가 있다.

만일 건축주 을이 공사대금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채권자로부터 위 건물과 부지에 대해 경매를 당해 위 건물이 경매로 소유권이 다른 사람인 병에게 넘어간 경우에도 공사업자 갑은 병에 대해 위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다.

위 건물을 경매로 낙찰받은 병은 비록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자신에게 이전되어 있다고 해도 건축주 을이 부담하고 있는 공사대금을 전액 변제하기 전에는 공사업자 갑에 대해 위 건물의 인도청구를 하지 못한다.

결국 낙찰자 병이 위 건물을 인도받아 사용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유치권자인 갑에게 을이 지급하여야 할 공사대금채무 전액을 변제하여야 하는 것이다.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 다만 그 점유가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민법 제320조).

채권이 발생하지 않거나 소멸한 때에는 유치권도 성립하지 않거나 소멸하기 때문에 담보물권으로서의 부종성을 가진다. 유치권에 의해 담보되는 채권이 양도되고 목적물의 점유의 이전이 있으면 담보물권의 수반성에 의해 유치권도 그 채권의 양수인에게 이전한다.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Ⅴ. 유치권의 성립요건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므로(민법 제320조), 아직 변제기에 이르지 아니한 채권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5다41740 판결 등 참조).

피고는 건물 신축공사의 수급인과의 약정에 따라 그 공사현장에 시멘트와 모래 등의 건축자재를 공급하였을 뿐이라는 것인바, 그렇다면 이러한 피고의 건축자재대금채권은 그 건축자재를 공급받은 수급인과의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채권에 불과한 것이고, 피고가 공급한 건축자재가 수급인 등에 의해 위 건물의 신축공사에 사용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위 건물에 부합되었다고 하여도 건축자재의 공급으로 인한 매매대금채권이 위 건물 자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1다96208 판결).

건물신축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이 공사를 완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신축된 건물에 하자가 있고 그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이 공사잔대금액 이상이어서,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한 하자보수청구권 내지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채권 등에 기하여 수급인의 공사잔대금 채권 전부에 대하여 동시 이행의 항변을 한 때에는, 공사잔대금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수급인은 도급인에 대하여 하자보수의무나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의무 등에 관한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한 이상 공사잔대금 채권에 기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다 30653 판결).

유치권의 성립요건인 유치권자의 점유는 직접점유이든 간접점유이든 관계없지만, 유치권자는 채무자 또는 소유자의 승낙이 없는 이상 그 목적물을 타에 임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민법 제324조 제2항 참조). 유치권자의 그러한 임대행위는 소유자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소유자에게 그 임대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소유자의 승낙 없는 유치권자의 임대차에 의하여 유치권의 목적물을 임차한 자의 점유는 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94700 판결).

건물임차인이 건물에 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에 의해 취득하게 되는 유치권은 임차건물의 유지 사용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임차대지 부분에도 그 효력이 미친다.

민법 제209조 제1항에 규정된 점유자의 자력방위권은 점유의 침탈 또는 방해의 위험이 있는 때에 인정되는 것인 한편, 제2항에 규정된 점유자의 자력탈환권은 점유가 침탈되었을 때 시간적으로 좁게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자력으로 점유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위 규정에서 말하는 “즉시”란 “객관적으로 가능한 한 신속히” 또는 “사회관념상 가해자를 배제하여 점유를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되도록 속히”라는 뜻으로 해석할 것이다(대법원 1987.6.9. 선고 86다카1683 판결 참조).

 

Ⅵ. 유치권의 효력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목적물을 유치할 수 있다. 유치(留置)한다는 의미는 목적물의 점유를 계속함으로써 그 인도를 거절하는 것을 말한다. 유치권은 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며, 목적물에 대한 사용권한은 포함되지 않는다. 유치권자는 채무자의 승낙이 없으면 유치물을 사용하지 못한다.

유치권은 물권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 대해 주장할 수 있다. 채무자뿐만 아니라, 목적물의 양수인 또는 경락인에 대해서도 채권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 목적물이 제3자의 소유가 된 경우, 채권자는 채권의 청구는 채무자에 대하여 하지만, 유치권의 행사는 제3자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

유치권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대한 경매의 경우,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민사집행법 제268조, 제91조제5항).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는 그 부동산에 존재하는 부담을 승계한다는 취지로서 인적 채무까지 승계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유치권자는 매수인에 대해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유치목적물인 부동산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 뿐이고, 그 피담보채권의 변제를 청구할 수는 없다(대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유치권의 목적물이 동산 또는 유가증권인 경우, 유치권자는 집행관에게 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고, 유치권자가 집행관에게 목적물을 인도한 때에만 경매를 할 수 있게 된다.

물건의 인도를 청구하는 소송에서 피고의 유치권 항변이 인용되는 경우에는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의 변제와 상환으로 물건의 인도를 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2. 13. 선고 2009다5162 판결).

체납처분압류가 되어 있는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매절차가 개시되어 경매 개시결정등기가 되기 전에 부동산에 관하여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유치권자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3. 20. 선고 2009다60336 전원합의체 판결).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그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그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5214 판결).

 

Ⅶ. 상사유치권

상법은 상인간의 거래에서 신속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담보를 취득하게 하기 위하여 민법상의 유치권과 별도로 상사유치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상법 제58조는 상인간의 유치권에 관하여 그 성립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즉, 민법에 있어서와 같은 엄격한 견련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채권의 성립과 물건의 점유의 취득이 당사자 쌍방 간에 상행위로부터 생기면 족한 것으로 하고 있다.

상인은 직접 점유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아니더라도 그 채권으로 점유물을 유치할 수 있다. 상법은 상인간의 유치권의 효력에 관하여는 특히 정하는 바가 없으므로 민법의 유치권규정에 의한다. 별제권이 인정되는 것도 같다.

상사유치권은 민사유치권과 달리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것일 필요는 없지만 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물건은 ‘채무자 소유’일 것으로 제한되어 있다(상법 제58조, 민법 제320조 제1항 참조).

상사유치권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을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한정하는 취지는, 상사유치권의 경우에는 목적물과 피담보채권 사이의 견련관계가 완화됨으로써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대한 공익비용적 성질을 가지지 않아도 되므로 피담보채권이 유치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발생하는 모든 상사채권으로 무한정 확장될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이미 제3자가 목적물에 관하여 확보한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상사유치권의 성립범위 또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사유치권이 채무자 소유의 물건에 대해서만 성립한다는 것은, 상사유치권은 성립 당시 채무자가 목적물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 담보가치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물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선행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자의 상사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상사유치권자는 채무자 및 그 이후 채무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하거나 제한물권을 설정받는 자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있지만, 선행저당권자 또는 선행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취득한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사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7350 판결).

 

Ⅷ. 유치권포기특약의 효력

유치권은 법정담보물권이기는 하나 채권자의 이익보호를 위한 채권담보의 수단에 불과하므로 이를 포기하는 특약은 유효하다. 유치권을 사전에 포기한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치권을 사후에 포기한 경우 곧바로 유치권은 소멸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52087 판결).

유치권 배제 특약에도 조건을 붙일 수 있는데, 조건을 붙이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지는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유치권 배제 특약이 있는 경우 다른 법정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유치권은 발생하지 않는데, 특약에 따른 효력은 특약의 상대방뿐 아니라 그 밖의 사람도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6다234043 판결). 상사유치권 배제의 특약은 묵시적 약정에 의해서도 가능하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2다37176 판결).

상법 제58조 본문은 “상인 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때에는 채권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인하여 자기가 점유하고 있는 채무자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상사유치권을 인정하는 한편, 같은 조 단서에서 “그러나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상사유치권을 특약으로 배제할 수 있게 하였다.

 

Ⅸ. 유치권자의 의무

민법 제324조에 의하면, 유치권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유치물을 점유하여야 하고, 소유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보존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사용하거나 대여 또는 담보제공을 할 수 없으며, 소유자는 유치권자가 위 의무를 위반한 때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공사대금채권에 기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자가 스스로 유치물인 주택에 거주하며 사용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치물인 주택의 보존에 도움이 되는 행위로서 유치물의 보존에 필요한 사용에 해당한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한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마찬가지로 피담보채권액에 기초하여 배당을 받게 되는 결과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 채권을 실제와 달리 허위로 크게 부풀려 유치권에 의한 경매를 신청할 경우 정당한 채권액에 의하여 경매를 신청한 경우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이는 법원을 기망하여 배당이라는 법원의 처분행위에 의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는 행위로서, 불능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소송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9603 판결).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에 있어서의 타인의 점유라 함은 권원으로 인한 점유, 즉 정당한 원인에 기하여 물건을 점유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반드시 본권에 기한 점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유치권 등에 기한 점유도 여기에 해당한다.

 

Ⅹ. 유치권의 소멸

신축공사를 한 수급인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고, 또 건물에 관하여 생긴 공사금채권이 있다면, 수급인은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건물을 유치할 권리가 있는데, 이러한 유치권은 수급인이 점유를 상실하거나 피담보채무가 변제되는 등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소멸되지 않는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602 판결).

유치권은 물건의 멸실, 토지수용, 혼동, 포기 등으로 소멸한다. 유치권은 점유의 상실로 인하여 소멸한다. 유치권에 있어서 목적물의 점유는 성립 및 존속요건이기 때문이다.

유치권은 또한 채권의 소멸로 인해 소멸한다. 채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면, 유치권도 부종성으로 인해 소멸한다. 민법 제326조는 유치권의 행사는 채권의 소멸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치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성립시기에 관계없이 경매절차에서의 매각으로 인하여 소멸하지 않고, 그 성립시기가 저당권 설정 후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 다70763 판결 등 참조).

유치권자가 자신의 의무를 위반한 때에는 채무자는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24조 제3항). 채무자는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동산에 관한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은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제268조). 유치권에 의한 경매 절차는 목적물에 대하여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정지되도록 되어 있다(민사집행법 제274조 제2항).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진행되는 이상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경우와 같이 그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이므로 집행법원이 달리 매각조건 변경 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하지 않은 이상 집행법원으로서는 매각기일의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를 기재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1. 6. 15. 자 2010마1059 결정).

민법 제327조에 의하여 제공하는 담보가 상당한가의 여부는 그 담보의 가치가 채권의 담보로서 상당한가, 태양에 있어 유치물에 의하였던 담보력을 저하시키지는 아니한가 하는 점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유치물의 가격이 채권액에 비하여 과다한 경우에는 채권액 상당의 가치가 있는 담보를 제공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고, 한편 당해 유치물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자인 채무자나 유치물의 소유자는 상당한 담보가 제공되어 있는 이상 유치권 소멸 청구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59866 판결).

 

Ⅺ.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개시결정등기가 된 뒤에 비로소 민사유치권을 취득한 사람은 경매절차의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등 참조).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마찬가지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대법원 2011. 6. 15.자 2010 마1059 결정 등 참조).

유치권자가 점유하고 있는 채무자의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은 유치권자가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위하여 집행관에게 그 물건을 제출한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가 이중압류의 방법으로 강제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채권자의 압류에 대한 유치권자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유치권자의 승낙 없이 다른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위하여 압류를 한 다음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를 정지하고 채권자를 위한 강제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면, 그 강제경매절차에서 목적물이 매각되었더라도 유치권자의 지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유치권자는 그 목적물을 계속하여 유치할 권리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자 2011그213 결정).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점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이러한 법리는 경매로 인한 압류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유치권 취득시기가 근저당권 설정 이후라거나 유치권 취득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이유가 없다(대법원 2011. 5. 13. 자 2010마1544 결정).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Ⅻ. 글을 맺으며

이상에서 신축건물의 경매와 관련되어 종종 일어나는 공사업자의 유치권문제를 중심으로 유치권의 법적 성질과 효력, 해결방안을 살펴보았다. 실제 공사업자가 공사를 하고 대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 유치권행사는 매우 중요한 채권회수방안이다.

그러나 유치권은 등기부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경매절차에서도 외부에서 자세한 신고내역이나 사정을 알기 어렵다. 때문에 유치권이 있는 경우, 보다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고, 법적으로 검토를 한 다음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축공사와 관련하여 유치권분쟁은 종종 일어나는 문제다. 이번에 필자는 유치권에 관한 전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하여 우선 민법 교과서를 모두 찾아보았다. 그리고 대법원판례와 고등법원 및 지방법원 판결을 검색해보았다.

그동안 유치권에 관해서는 수많은 사건이 있었고, 그에 대해 많은 판결이 선고되었다. 유치권에 대해서는 등기부상 공시되지 않는 담보물권이므로 문제가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