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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관에 건축이 없다

There is no architecture in urban landscape

일반인들과 대화에서 “우리나라 공동주택에 건축이 없다”라는 말을 하면 매우 의아해 한다. 아파트가 건축이 아니면 뭐냐고… 과연 그런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 건축 전공자들이 만나는 첫 번째 내용은 건축의 구성 3요소라는 비트리비우스의 정의를 배운다. 기능, 구조, 그리고 미학. 이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고 조화를 만들어 내면서 소위 말해서 건축 명작을 탄생시킨다. 물론 그밖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 이 세 가지 측면을 항상 분석과 관찰의 기준점으로 삼는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 도시들은 매우 불쌍하다. 왜냐면 세 가지 요소 모두 판단의 핵심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건축사들이 배웠던 이 세 가지 요소 대신에, 투자 수익성과 법규에 의한 형태, 그리고 값싸고 튼튼하고 시공편한 구조가 핵심이 아니었는지.
한국 현대 건축을 1950년 전후 복구부터 시작으로 본다면, 결코 서구에 뒤처지지 않을 물량으로 건축이 진행되었다. 이 정도 물량이라면 세계 건축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이 나와도 벌써 나왔어야 한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축사가 이미 오래전에 탄생했어야 한다.
그런데 2019년 현재까지 누구나 인정할만한 세계적 건축사와 건축 작품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적어도 일반인 대상으로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말이다.

물론 어느 나라나 작품 건축과 그냥 건축의 비율이 파레토 법칙처럼 2:8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건축이 과연 그 2:8의 2라는 비중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 이런 생각이 지배하는 이유는 도시의 경관을 만들어 내는 건축유형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철저한 공급 논리와 자본 논리에 종속되어 있다. 건축적 관점이나 도시 계획적 관점은 항상 우선에 밀려 있다. 슬픈 현실이다. 그런데 단지 이것이 건축사의 술자리 푸념으로 끝날 일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건축사는 미래의 후손에게 책임이 있다. 그들에게 멋진 도시와 멋진 건축을 제공해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월간 건축사는 그런 책임 있는 사명감이 강한 건축사들에게 지면을 할애하고, 고민을 드러내려 한다.
그것은 공동주택만큼의 위용과 자본력이 안 되지만, 개인들의 치열한 노력의 산물인 작은 주택이나 도시를 구성하는 작은 건축물들에 시선을 가질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의 건축적 완성도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아파트 형태와 입면을 보면 철저한 경제논리로 완성된 상태다. 수십 채가 똑같은 모습을 가진 도시 경관은 감정이 거세된 비인간적인 느낌까지 든다.
천만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도 조금씩 이런 도시 경관에 대한 생각들이 늘어나고 있고, 후세대에게 유산으로 남겨줄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크고, 여전히 덜 섬세하고, 여전히 거칠지만 이런 시도가 얼마나 다행인가? 좀 더 사람을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아파트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면 맨해튼의 배터리파크 시티의 주거단지처럼 도시의 열린 구조로 자유로운 형태와 구성이 되기를 희망한다.
공동주택이라는 표현처럼 공동의 커뮤니티 스페이스가 구성되고, 도시라는 공동체에서 조화와 아름다운 미래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쪼개고, 나눠진 아파트가 필요하다. 거대한 천만병사의 위용이 아닌, 각기 다른 모양과 모습의 마을을 보여주어야 한다.
봄을 기다리는 창가에 비친 수많은 건물들이 이젠 좀 더 아름답고, 멋진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법으로 잘라진 경사면이 아니고, 비례와 조화로 구성된 건축 작품의 지붕이 절실하다. 단기투자 회수를 위한 무조건 높은 건물보다, 이웃과 조화를 이루는 높이면 좋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조율하는 건축사는 미래를 위한 자부심이 가득차면 좋겠다.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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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남도청사

Old Jeollanamdo Government Office

광주에 있는 전라남도 옛도청사를 그렸다. 학생들과 답사 중에 아시아문화의 전당 부근에서 자유시간을 주고 나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옛도청사는 도시적으로,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격변을 간직한 곳이어서 가끔 일로 내려와 볼 때마다 여느 건축물과 달리 색다른 감회를 준다. 일제 강점기에 건축사 김순하의 설계로 1930년에 완공되었고, 2002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별관은 추후에 만들어졌고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이 최후 항전을 벌였던 곳이다. 땅밑으로는 지하철이 생기고 국가적인 엄청난 규모의 아시아문화전당의 건설되면서 이 지역은 전혀 다른 곳으로 변하였다.
아직도 광장의 원형 분수대는 여전하다.

 

글. 이관직 Lee, Kwanjick (주)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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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1 아파트와 건축담론

건축담론: 도시의 공동주택
Architecture Discussion: Urban Apartment House

편집국장 註

건축 담론은 너무 무겁지 않게, 논문처럼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건축계가 고민하고 있는, 또는 고민할 만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합니다. 다양한 관점과 생각들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아주 추상적 주제부터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부분까지 다루려 합니다. 가벼운 이야기부터 무거운 논쟁의 소재도 담으려 합니다. 물론 한 두 편의 글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거나 큰 힘을 발휘하지는 않겠지요. 그래도 우리는 생각의 기회를 한번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많은 건축사들이 보는 건축사지는 짧게라도 생각할 여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모든 건축이 명작일 수 없지만, 철학이 바탕이 되는 작품은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요청하시는 담론주제가 있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직접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의 연락도 좋습니다.
저희 지면의 한계 상 더 많은 토론을 하지 못하지만 여러분들께서 이 기회를 통해 확산시키고, 깊이를 다듬어 가시길 바랍니다.

 

01 아파트와 건축담론
Apartment and Architecture Discourse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건축 상품 환경을 만들어 놓고 투기하지 말라는 역대 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에게 마시멜로 테스트 하는 것이다. 눈앞에 먹을 걸 두고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셈이다.
물가 대비 급여소득 상승을 보면 지난 수십 년간 그다지 높지 않았다. 개인이 부모로부터 상속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사업 외에 투자를 하지 않는 이상 경제적 잉여소득이 달리 나올 수 없다. 사실 지출 구조가 건강하면 좋지만 비정상적인 교육지출을 반영하면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것이 한국의 생활 경제 구조다.
불안한 미래는 선진국이나 우리나 별반 차이가 없지만, 각종 복지 등의 대응이 다르다. 그나마 연금이 우리도 준비되어 있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선진국이나 우리나 급여 외 각종 투자를 한다. 주식과 부동산이 대표적인데, 특히 우리에게 문제되는 것은 부동산이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부동산 투기는 가격 변동과 시장 변화에 지나치게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유난히 문제가 된다. 그래서 부동산 안정을 위한 각종 정책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달해 있지만, 장기적 안정엔 전부 실패다. 왜냐면 부동산 경기는 건축 산업을 자극하는 출발점인데 이는 대다수 국민 경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시장의 안정은 몰라도 침체는 저변의 생활경제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2019년 각종 부동산 규제는 가격 안정을 꽤하는 것 같다. 그런데 부동산을 언급하는 모든 과정에서 건축은 빠져 있다. 이 시점에서 건축사들은 부동산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생활건축 VS 아파트 :
생활 경제 부흥을 위해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

* 편집자 註 : 이글에서 처음 사용하는 조어로 중소규모의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등의 개별 건축을 말한다.

우리나라 주거 패턴의 60%가 넘는 단지형 아파트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가 건축정책의 중대한 방향 선회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가 경제에서 건축이 미치는 영향과 구성 측면인데, 수치로 볼 때 건축이라는 카테고리로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용으로 가면 치명적 결함이 있다. 즉 고용이 없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생활로 내려오지 않는 건축 산업이다. 대기업 중심의 대량 표준화된 단지형 아파트 산업은 마치 4차 산업 혁명처럼 고용을 더 이상 창출하지 않는다. 대량 생산시스템이라 지역경제 생활권의 순환 구조 안에 있지도 않다. 잘하는 기능공보다 인건비 저렴한 해외 인력수급이 더 생산적이다. 이를 위해서 평면의 표준화는 필수적인데, 수천세대도 단 몇 개의 평면으로 표준화 해버리니 굳이 섬세한 기술자가 필요 없어진다. 수익성 극대화의 시장이다. 이에 반해서 개인들 중심의 단독주택은 지역과 개인들의 경제적 재생산을 형성하고, 작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들은 개별화 되어 있어, 국내 기술자들이 성장하고 생활할 수 있는 인력 기능 시장을 만든다. 이제는 산업구조 측면에서 생활건축의 부활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다.
더구나 사회 전반이 4차 산업 혁명의 고생산성 시대로 전환되는 우리나라에서 다수의 국민들이 소득을 올리는 일자리가 소멸되는 것은 미래에 큰 위기이며 불안 요소가 된다. 생활건축은 이에 대한 대안이다.

 

님비현상과 아파트 :
이익집단화의 바탕이 되는 주거형식

기존 도심의 지리적 왜곡을 일으키는 단지형 아파트의 재개발은 사회적 소통을 차단하는 위험한 정치구조로 향하게 만든다. 아파트는 이웃과 소통이 단절되는 익명성 만들기에 유리한 주거 구조다. 지극히 개인주의적 구조이기도 하다. 문제는 개별 세대의 이런 선택적 소통 차단이 도시 공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교류를 하지 않지만, 유일하게 집단 목소리를 낼 때는 이익에 대한 반응을 나타낼 때이다. 개인의 권리라는 측면에서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사회적 공공성이나 공익성을 파괴하기도 한다. 이는 매우 위협적이어서, 선거제도의 악용처럼 이기적 이해관계로 정치 권력화 할 때 문제가 된다. 놀랍게도 이미 이런 이익집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학교나 소방서 등의 사회 구성에서 필요한 시설조차 이들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가차 없이 거부되는 것이 오늘의 현상이다. 이른바 성안도시 Gated Community 문제다. 단지형 아파트가 집단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리라는 환상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반대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이젠 사회 공동체적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사회 공동체적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면 현재의 단지형 아파트를 대체하는 새로운 형식이나 각기 다른 형태와 성격의 공동체 마을 탄생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미래 도시 유산으로 남겨질 아파트

현재의 유니폼 Uniform 건축 형식인 아파트는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변화 역시 이익추구의 방법일 뿐이다. 가격이 상승하는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는 외관에서 큰 차이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 단독주택이 규모로 차이를 드러낸다면 이들은 단지 전체의 모양에서 경제적 계급을 구분하려 한다. 작은 스케일의 구분보다 이렇게 도시 경관의 차원에서 드러나는 도시 내 지역별 경제적 계급적 구성이 과연 올바른가?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구별이 건축미학적 접근이 아닌 화려한 네온사인과 각종 현란한 장치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서로 크기 경쟁하는 간판과 다름없음이고, 라스베가스의 생뚱맞은 형태들의 정신없는 가벼운 건축의 집합체일 뿐이다.
이런 건축을 고민하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30∼40층짜리 쓰레기 건물과 도시를 유산으로 남겨주는 조상이 될 뿐이다.

 

보지 않고 매매하는 주식기능을 약화시켜야 한다

실제 아파트를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는 보지도 않고 그래프만 보고 아파트를 구입하는 자들도 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왜냐면 살지 않고 차익에 따른 수익만 보기 때문이다. 대단지형 아파트보다 중소단지형 아파트는 증권기능이 약하다. 중소단지 아파트보다 주상복합 한 두동의 아파트는 증권기능이 약하다. 그리고 주택이나 빌라는 증권 기능의 가치가 더 낮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빌라나 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가격 차익을 설명하거나 투자를 권유하는 내용을 보면 주식기능을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주식기능이 약한 공동주택을 만들면, 부동산 폭등에서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단독주택이나 단독형 공동주택이다. 바로 이점이 관건이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서 증권 가치를 빼려면 주거 정책의 기조를 바꿔야 한다.
물론 또 다른 단점인 주차와 보행 친화성의 구성을 법적으로 보완하고 다듬어야 한다. 적어도 단지형에서 단독형으로라도 이동해야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생활 일자리 순환구조가 유지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건축이 사는 길이다.
이웃 일본에선 매년 연간 100만 채의 주택들이 신축되고 증·개축 된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주택을 설계한 건축사들은 세계적 스타건축사가 되고 있다. 이들의 설계는 일본이나 미국의 건설사, 건자재 등을 해외에 수출하는 선도자 역할을 한다. 건축설계는 중요한 산업 플랫폼 역할을 할수 있다. 자체의 산업규모가 커보이지 않지만 파생되는 산업을 보면 건축설계, 즉, 건축사 업무는 국가의 핵심성장 산업이 되어야 한다. 지식과 창조산업의 핵심인 것이다.

2019년! 국가와 사회에 건축정책의 대전환을 바라면서 건축담론을 준비했다. 작은 시작이지만 생각의 파고를 확장해서 우리 사회에 크게 영향을 주기를 희망한다.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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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2 4차 산업 혁명 시대와 미래 도시 공동 주거의 방향

건축담론

02 4차 산업 혁명 시대와 미래 도시 공동 주거의 방향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and the Direction of Future Urban Apartment Housing

시대적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과 ‘공유’의 시대 진입을 의미한다. 첨단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며 그 변화는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도시는 자원의 제약으로 발생하는 공간의 불평등을 감내해 왔지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초연결과 공유를 통해 도시의 오랜 난제를 풀어낼 수 있는 기회 역시 제공하고 있다.
도시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살고(live), 일하고(work), 여가와 문화(play)를 즐기는 기능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 속에서 교육과 산업이 자연스럽게 촉진되면서 도시는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여 스스로 진화해 왔다. 이러한 기능의 변화는 도시의 물리적 공간형태의 영향을 받아왔으며, 그 영향은 대체로 업무와 산업, 여가 공간에서 이루어져 왔다.
연결과 공유의 관점에서 도시 주거에 대해 생각할 때가 되었다. 공유와 개방, 다양성, 도시재생 등 공간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주거유형의 다양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거 공간은 우리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으로는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대규모 아파트 단지 형태가 절반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더 나은 주거환경을 원하는 사용자의 선호와 대량공급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주택정책에 힘입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어 왔다.

그림 1 르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출처: http://www.fondationlecorbusier.fr/corbuweb/)

아파트 역시 과거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20세기 초 산업혁명에 따른 급격한 도시 인구 증가 등 대변혁은 도시에 새로운 주거형태를 요구했다. 이에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미래의 이상도시인 “빛나는 도시 (Radiant City, 1935)”와 도시공동주거인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é d’Habitation)”, “조경녹지 위의 아파트(Towers in the park)” 개념을 제시하였다. 르코르뷔지에의 계획은 서구 도시에서도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러 논란이 있어왔고 평가도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개념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는 도시건축을 통하여 산업혁명을 일상생활과 연결해낸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과, 도시를 산업의 수요처와 시장으로 만들어낸 건축의 산업으로서의 역할이다.

그림 2 재개발로 인한 기존 가로체계의 변화(위) 및 기형적 필지 전환(아래)

르코르뷔지에의 아파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아파트 단지는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격하게 이뤄진 80년대에 주거 공급의 일환으로 양적인 증가와 정책실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90년대 이후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의 고급화가 이루어지면서, 단지 내 커뮤니티를 강조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초고층주상복합건물의 개발과 공급을 촉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규모 주거 단지들은 거주 환경과 주거 문화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도시 주거의 대표적 유형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 같은 긍정적 평가의 이면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이기 때문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제점들이 누적되어 새로운 도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기성시가지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성시가지에서 재개발과 정비사업을 통하여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 개의 집과 필지가 통합되고, 수십 개의 길들이 사라져 하나의 아파트단지가 만들어져왔다. 오랜 기간에 걸쳐 우리는 좋은 도시를 만들고 합리적인 시가지 조성을 목적으로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추진해왔다. 노력의 결과로 체계적이고 정연한 길과 개방적인 블록들이 만들어졌지만,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필지와 가로 체계를 기형적으로 변화시켰다. 도시 조직과 가로 체계는 오랜 기간 도시의 변화를 반영한 역사적 산물이다. 도시의 이동패턴과 생활권을 반영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인한 도시 조직의 급격한 변화는 도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은 내부 지향적 공간구성과 폐쇄적인 단지계획으로 기존 가로체계와 도시 조직을 무분별하게 변형시키고 있다.

특히, 아파트 단지들의 게이티트 커뮤니티(gated community)화에 의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게이티드 커뮤니티를 접할 수 있다. 최근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단지외곽을 따라 단지 입구까지 돌아가야 한다. 그 이후에도 입구에 위치한 경비실을 통과해야 하고, 아파트로 들어가기 위하여 보안 장치가 설치된 출입문을 통과해야 한다. 외부 출입자들도 별 불편 없이 드나들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던 1990년대 아파트와 비교하여 상당히 폐쇄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아파트 단지를 넘어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타운하우스 등 고급을 지향하고 보안을 중시하는 단지일수록 심화되고, 다양한 유형의 주거로 확산되고 있다.
게이티드 커뮤니티는 보안과 안전 등의 확보를 위한 특수한 상황에서 필요할 수도 있지만, 폐쇄적 환경과 단지의 조성은 기존 도시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우선, 단지의 완결성을 위하여 조성된 폐쇄적인 환경은 도시 가로망을 단절시키고 생활 인프라의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 매일 다니던 동네 길을 막아 조성된 아파트 단지들이 동네 사람들을 다닐 수 없게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아파트 재개발을 통해 지역생활 인프라를 공급하여 주변지역과 공유하고자 한 재개발은 게이티드화 되면서 취지를 잃었다. 오히려 주변 지역의 주거 환경은 재개발된 아파트와 더욱 격차가 벌어졌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공동체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다. 기존 주거지역과 아파트단지간 격차로 인해 ‘동네’는 사라지고 공동체 의식도 약화되면서 아파트단지와 기존 주거지 주민간의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외부사람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이 특정 계층의 고급 주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고급화, 차별화를 강조한 부동산 홍보 전략으로 활용되어 폐쇄성 높은 게이티드 커뮤니티가 고급 주거단지라는 왜곡된 인식이 증가하면서 지역커뮤니티와의 단절과 계층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비단 이 같은 경향은 아파트 단지나 주상복합건물에 국한하지 않고, 단독주택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길과 사람의 눈높이에서는 높은 담장만 볼 수 있는 가로와 완벽히 차단된 ‘요새’와 같은 단독주택들이 좋은 건축으로 인식되어 판교를 비롯해 신도시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필지로 통합된 단지는 주변 환경 변화에 대응이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진화하는 도시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여 지역과의 단절은 심화되고 노후화가 빠르게 이뤄진다. 이미 서울 등 대도시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에서 이러한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들이 현재와 같이 주거환경과 단지 내 환경 개선에만 초점을 맞추어 재개발, 재건축이 이루어진다면 같은 문제가 또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이 폐쇄적이고 사회적 단절을 야기하는 게이티드 커뮤니티를 공유, 상생, 소통을 강조하는 시대흐름에 맞춰 재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이티드 커뮤니티에 의하여 도시와 사회적 단절뿐만 아니라 범죄율의 증가로 이어지는 현상을 경험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계획적 연구와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게이티드 커뮤니티는 중국에서도 ‘문금사구(門禁社區)’ 로 명명되어, 이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에게는 시저 펠리(Cesar Pelli)의 뉴욕국제금융센터로 잘 알려진 ‘뉴욕 배터리파크 시티(Battery Park City)’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배터리파크시티는 대규모 단지형 개발 중심의 초기 계획을 맨해튼의 전통적 가로체계를 연결한 블록단위 개발로 변경하여 공공환경의 질향상과 뉴욕의 도시정체성을 살린 성공한 부동산 개발 사례로 뉴욕의 도시개발방향과 새로운 도심주거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거, 업무와 상업, 여가문화 기능이 복합된 배터리파크시티는 전통적인 뉴욕의 도시블록을 활용한 소단위 블록 개발이 지역 도시조직과의 통합과 뉴욕의 도시공간 형태 및 가로와의 연결을 통해 뉴욕의 도시정체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 가치와 도시 유지 관리 및 운영 측면에서 수퍼블록 중심의 대규모 개발보다 효과적임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였다.

이제 우리 도시 내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보다는 기존 도시체계를 존중하고 계획에 반영한 새로운 아파트, 다시 말해서 새로운 도시공동주택 모델이 필요하다. 아파트 단지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도시 주거의 대표적 유형이고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선호하는 주거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게이티드 커뮤니티화 되어버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좋다’, ‘나쁘다’와 같은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라 좋은 도시 환경을 위한 고민과 모색의 일환에서 문제점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접근 및 시도와 함께 도시환경에서 지닌 장점을 구현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도시환경과 공공활동에도 부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와 도시에 적합한 단지에 대한 건축적 고민 그리고 ‘공유’에 대한 개념을 구체적으로 계획에 반영하고 또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은 더욱 보호하되 단지 주민들만 사용할 수 있는 공용시설과 지역 공동체에 개방해 함께 쓰는 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새로운 건축이 필요하다.

그림 3 1969년 초기 계획(왼쪽), 현재 계획(오른쪽) 도시설계가이드라인을 통해 가로와 블록 등 기존 맨해튼의 도시체계와 새로운 도시개발을 조화롭게 연결
(사진 출처 왼쪽: https://www.skyscraper.org/millennium/bpc.php,오른쪽: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103722&memberNo=21967255)

좋은 길이 많아야 좋은 도시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 집을 갖기 위해 많은 길들을 없애 왔다. 길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의 소중한 시간이 지워지는 것과 같다. 포르잠파르크(Christian de Portzamparc)는 건축이 단절한 역사와 시간을 잇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고 했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는 건축사(Architect)는 미래를 예언하는 자라고 했다. 그들이 더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듯이 우리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존 도시조직과 커뮤니티로부터 단절되어가는 오늘의 우리 주거를 다시 들여다보아야 한다.
우리는 20세기 초 산업혁명의 시대를 놓치면서 건축과 도시 역시 서구 모델을 뒤쫓아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많은 분야와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은, 생산의 극대화를 대규모 아파트단지, 보안과 안전, 고급화와 차별화를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게이티드 커뮤니티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20세기 르코르뷔지에가 건축의 혁신을 통해 산업화에 기여한 것처럼 기성시가지와 연결되고 공유하는 새로운 도시주거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글. 김도년 Kim, Donyun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미래도시융합공학과 교수

 

김도년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미래도시융합공학과 교수

현재 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선도거점대학 대표교수이자 서울시 용산 도시재생사업 총괄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 상암 디지털 미디어 시티(DMC) 총괄 계획가 및 MA, 2012 여수 세계 엑스포 총괄 계획가 등을 역임하였으며, 제 4기 대통령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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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03 « 도시 »란 무엇인가?

건축담론

03 « 도시 »란 무엇인가?
What is « City »?

영어로 City, 불어로 cité는 도시를 일컫는 단어이며 라틴어 Civitas에서 유래된다.
Civitas는 한정된 공간에 모여서 사는 사람들이 각자 책임과 의무, 권리를 갖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가 아리스토텔레스는, 도시란 공동 생활을 선택한 자유로운 개인들이 모여서 민주적인 토론으로 정치체제를 형성해서 함께 정한 규율을 지키며 사는 집단의 형태라 했다. 고대의 그리스 도시 구성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은 광장, Agora이다.
광장에서 각 시민들이 모여 논쟁과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서로 함께 평화로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고대의 그리스 도시는 민주적, 자생적, 자율적인 성격으로 도시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모델이다.

≪ 도시 ≫라는 단어는, 흔히 인구 규모나, 상업적 기능, 행정적 기능 혹은 물리적인 현상이 집중된 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 도시 ≫란, 도시를 이루는 시민 개개체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능한 곳이다.

나는 프랑스 유학 후에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 사무실에서 20년간 도시계획 프로젝트 담당자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 강남의 잠실 5단지 재개발 국제 현상공모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현상공모는 그의 부인이자 파트너인 엘리자벳 드 포잠박이 그녀의 팀과 타워 디자인을 맡아서 하게 되었는데, 나에게 마스터 플랜을 부탁했다.

이 현상공모는 현재 노후 된 15층 주거 건물들을 재개발하면서 집주인들의 새 주거뿐만이 아니라 임대주거, 상업시설, 업무시설, 문화시설 등을 단지 내에 만들고 보행자 통행로가 단지 전체를 통과할 수 있게 하는 대신 그 대가로 최고 50층 아파트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해 주기로 한 서울시와 잠실5단지 주민 조합 사이의 타협이었다. 서울시의 의지는 집주인들에게 현재 용적률보다 세배 이상을 지을 수 있게 하는 대신 거기서 생기는 이윤을 공공 시설에 재투자를 하고 단일 주거단지를 복합적인 기능이 있는 단지로 변환하자는 것이었다.

유럽의 도시 재개발에 많이 익숙한 나는 서울시의 이러한 의지에 박수를 보냈었다. 잠실5단지를 둘러싸는 2km가 넘는 울타리를 없애고 누구나 걸어서 한강변을 갈 수 있는 새 길이 단지를 가로 질러 갈수 있는 것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이 프로젝트가 흔히 보는 집 장사 프로젝트가 아니라, 한국 도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도시의 형태와 구조는 그 사회의 메커니즘과 정치성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사회의 도시는 돈을 기준으로 계층화된 구조가 우선이다. 한국말 표현에 ≪ 유유상종, 끼리끼리 모여 산다 ≫는 말이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말이다. 대도시일수록 이 현상은 극치를 달린다. 부자는 부자들끼리 모여 살고, 없는 사람들은 없는 사람들끼리 달동네에 산다. 임대주택단지가 계획되면, 주위의 자기 집 있는 사람들이 땅값 떨어진다고 데모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 도시에 살면서 무슨 권리로 타인을 배척하는가? 믿을 수가 없는 충격적인 얘기다.

끼리끼리 모여 사는 현상은 특히 미국에서는 로스엔젤레스를 비롯한 백여 개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Gated community의 개념으로 시작된 이 끼리끼리 사는 모델은, 사회적 지위, 혹은 경제적 능력, 인종, 종교, 동성연애자, 연령 (나이 40세 이상이나 60세 이상) 등 각양각색이지만, 공통점은 거대한 땅에 높은 울타리를 쌓고 그 안에서 끼리끼리 사는 것이다. 그래야 아무 문제없이 편안하게 살수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 안에는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서 직장을 갈 때를 제외하고는 굳이 그 밖을 나올 필요도 없다. 입구에 수위가 감시카메라와 출입카드로 컨트롤을 하기 때문에 주민 이외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모델은 브라질의 Sao Paulo도시나 중국의 신도시에 급격히 분파되고 있다. 유럽에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그 규모나 시스템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약소하다.

Gated community가 사회와 도시에 여파 하는 문제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의 하나는 도시의 일부를 민영화하는 것이며, 재개발의 가능성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도시란 단순히 개인들의 땅과 건물이 합산된 결과물이 아니다. 울타리로 막힌 곳이 없어서 누구나 어디든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길들이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 공공 소유(Le bien commun, The common good)라는 개념이 무엇보다도 우선이 되는 곳이 도시이다.

흔히, 도시를 살아있는 생명체와 비교를 한다. 도시의 도로네트워크는 마치 신체의 혈관구조가 모든 내부 기능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처럼, 도시의 원활한 신진대사, 재생과 활성화에 필요한 요소로 은유 된다. 주위의 환경과 근절된 Gated community는 현상은 마치 신체 내부의 혈관구조를 막아버리는 혹 덩어리와 같은 것이다.

아래의 사진은 70년대에 개발된 현재 잠실 5단지의 경계선을 파리 시내와 파리 동남부 마쎄나 (Masséna) 재개발지구에 중첩한 후 도로네트워크와 접근성을 비교한 것이다.

잠실 5단지는 외부와 연결된 출입구가 세 군데이고 막다른 골목으로 만들어진 형태이다. 이러한 형태는 근대건축 시대에 길을 없애 버리고 조닝(zoning)으로 도시계획을 했던 것에 유래하며 한국 도시에 즐비하다. 막다른 골목 (cul-de-sac)을 사용하는 도시계획은 단지를 통해 지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대지의 접근이 거주인 만으로 한정되고 타인을 배타하기 위한 차단형 구성이다. 이에 비해 파리 시내와 마쎄나(Masséna) 재개발지구는 같은 면적의 대지를 중첩해 보았을 때, 수많은 길들이 만들어져 있어서 주위의 환경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외부와 차단되지 않고 열려있다.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의 오픈블록 (Open block)이라는 개념이 적용된 마쎄나(Masséna) 재개발지구는 근대도시의 조닝이 배제해버린 길과 전통적인 블록의 구성을 새로운 논리로 만들어 실험한 지구중에 하나이다. 길을 만들기 위해서 블록안의 건물들을 길가로 배치하되, 길에서 건물들 사이로 블록안의 정원이 보이게끔 충분한 간격을 둔다. 지루하고 단조로운 전통적 복도형 길이 아닌 생동감과 놀라움이 숨겨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블록안의 건물들은 자유로운 스타일로 다양하고 풍요로운 도시풍경을 만든다. 블록 단위는 블록마다의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 60m X 90m 정도로, 높낮이가 다른 건물 네 개를 안치시킬 수 있게끔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길의 네트워크로 나누어진 작은 블록들은 거대한 단지에 비해서, 시간이 지나면서 필요에 따라 기능을 전환시킨다든지, 노후 되어 재개발이 필요할 때, 블록단위로, 혹은 건물 단위로 실행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프랑스의 경우는 Loi SRU (Loi relative à la solidarité et au renouvelle-ment urbains, Law on solidarity and urban renewal)이라 불리는 법이 있다. 법적으로 파리 수도권 지역에 속하는 도시들 중, 인구 1,500명이 넘는 도시와, 파리 수도권지구 이외에 인구 3,500명 이상의 도시에는 의무적으로 25%의 임대주택을 보유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해당 시는 25%가 될 때까지 정부에 매년 벌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주거 건축 프로젝트는 최소한 25%의 임대주택을 보유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의 프랑스 소도시에는 20%가 적용된다. 경제적, 연령적, 문화적, 사회적, 종교적 공통성 등으로 끼리끼리 모여 사는 게 아니라,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연대를 강화하며 함께 사는 것이 더욱 풍요로는 사회와 도시를 만든다는 정치적 신념이며 선택인 것이다.

또한 단지 내 건물의 다양성을 위해서 통상, 건물 하나당 건축사 하나를 선정한다. 예를 들어 파리의 마쎄나 (Masséna) 지역의 재개발 계획은 잠실 5단지의 반 정도 되는 대지인데 (약 150,000m²) 마스터 플랜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했으며, 서른여섯 명의 건축사들이 참여하여 20년에 걸쳐 완성된 단지이다. 두 세배가 넘는 대단지들을 한 회사에서 1-2년만에 만들어 내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도시는 일시적인 소모품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인간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연구와 창조를 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 인내가 필요하다.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마스터플랜을 설계한 건축사가 세 종류의 지침서를 만든다. 이는 추후의 건축주들과 건축사들이 지켜야 하는 일종의 게임의 ≪ 룰 ≫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단지가 도시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떠한 아이덴티티로 무엇을 도시에 부여하는가 등 도시와 단지의 연계성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새롭게 정의한다. 도로네트워크나 자전거길, 공공공간(공원이나 광장), 대중교통시설, 상업시설, 주거, 업무시설 등의 위치 등을 예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추후의 건축주와 건축사들이 자신의 땅이나 건물이 도시의 스케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며, 도시를 만드는 일부분으로서 참여해야 하는 의무를 명시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두 번째 지침서는 블록단위로 각 블록이 단지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명시하며, 블록 내에 건물들간의 연계성, 건물들의 위치와 볼륨, 공지, 진입, 프로그램, 조경, 경계선 처리 등의 원칙을 제시한다.

세 번째의 지침서는 건물단위인데, 공공소유인 길과 맞닿는 지상 1층 계획, 재료, 빛과 전망에 대한 원칙을 제시한다.

추후의 건축사들의 선정은 건물 하나당 현상설계 혹은 지명설계로 정하고 건물이 완성될 때까지 마스터플랜 건축사와 워크숍을 통해 협력작업을 하게 된다. 마스터플랜 건축사의 승인이 없으면 허가서류를 제출할 수 없다. 마스터플랜 건축사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모든 건물을 하나 하나 검토하며, 건물간의 연계성과 전체의 일관성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스터플랜 건축사의 역할과 임무는, 대통령이 바뀌든 시장이 바뀌든 간에 상관없이 프로젝트 시작부터 완공까지 보장된다.

도시계획 마스터플랜은 통상적으로 건축사가 하는데, 지리학자나 경제학자, 프로그램 전문가, 교통전문가, 토목전문가, 조경 전문가, 친환경 전문가 등과 협업한다. 때로는 인문학자나 사회학자, 철학가와 협업하기도 한다. 도시를 형성하는 복합적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모든 도시계획은 그 시대의 정치성을 반영한다. 왜냐하면 도시계획은 개개인의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시를 형성하는 공동체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앙리 르페브르 (Henri Lefebvre)는 1968년에 ≪ 도시에 대한 권한≫(Le Droit à la ville, The Right to the city)이라는 책을 통해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시스템이 어떻게 사회를 구성해 나갔으며, 도시의 형태와 역할을 어떻게 변질시켜왔는지를 지적한다.

그는 누구에게나 도시에 대한 동등한 권한이 주워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도시는 어떤 현상의 결과물이 아닌, 공공 소유(Le Bien Commun, The Common good)이기 때문이다.
돈이 있든 없든, 많이 배웠든 적게 배웠든, 젊은이든 노인이든, 여자든 남자든, 도시를 구성하는 각 시민들이 도시의 이점과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가 말하는 공공 소유(Le Bien Commun, The Common good)란 물리적인 환경뿐만이 아니라, 교육, 직업, 의료, 문화 등의 비물질적인 환경도 포함되며 이에 대한 접근이 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이런 말을 들으면 한국에서는 공산주의 사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등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그가 주장하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가치, 다시 말하면, 인간이 중심인 사회와 도시를 갈망하는 진정한 휴머니즘이다.

파리를 여행 오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이 있다. 걸어도 지치지 않고 마냥 걷고 싶은 거리라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도로라는 명칭보다 길이라는 명칭을 선호한다. 도로는 단지 자동차들이 이동하는 기능적인 면을 표현하지만, 길은 도로의 기능 이상의 문화와 역사, 기억, 삶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 좋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나쁜 길은 넓을수록 좋다 ≫ 라는 김수근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 현대 도시 내부에 본연의 인간적인 길을 어떻게 확보 할 수 있는지 ≫를 고민했던 분이다. 그 분은 ≪ 어느 도시이든지 그 도시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길을 걸어보는 것이다 ≫ 라고 하셨다.

걷고 싶은 길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로가 길이 되기 위해서는 길을 동반하는 건물들의 질적인 건축, 앉아서 쉬고 싶은 공원들, 광장, 길에 맞닿는 지상 층 처리, 길에 연결된 공공건물들, 길을 향해 열린 단지들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함께 형성되어야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이다.

정치는 자기만을 생각하는 개인들의 이익권 싸움, ≪ 다른 ≫ 사람을 경계하는 우월감, 혹은 공포증과 편집증으로부터 ≪ 공공 소유 ≫를 보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올바른 정치란, 도시가 개개인의 시민들이 서로 분리되어 단지 생존을 위해 한정된 영역에서 사는 결과물이 아니라, 개개인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공유하는 공간과, 연대감 (solidarity)으로 서로 돕고 함께 살수 있는 것이 보장되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딸이 나에게 언젠가 이런 질문을 했다. 왜 한국사람들은 내 엄마, 내 집, 내 동네…라 안하고 우리 엄마, 우리 집, 우리 동네… 등 ≪ 우리 ≫라는 말을 쓰냐고.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정서는 나보다는 ≪ 우리 ≫를 우선으로 하고, 서로 돕고 나누고 함께 사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로 생각했기 때문에 언어에도 반영된 것이라 설명했다. 너무 아름다운 생각이라고 딸이 감탄하였다. 어떠한 다른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독특한 소유명사, ≪ 우리 ≫가 한국 도시에서 보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터무니 없는 것일까 ?

 

글. 송현정 Song, Hyunjung 2PORTZAMPARC · 프랑스 건축사

 

송현정 _ 2PORTZAMPARC · 프랑스 건축사

송현정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간 후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 (Christian de Portzamparc) 사무소에서 20년간 근무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공인 건축사 (Architecte DPLG)이며, 소르본 대학 철학석사이다. 또한 씨엉스 포(Sciences-Po)와 파리도시계획학교 (Institut d’Urbanisme de Paris) 에서 각각 도시계획 디플롬을 수여받은 후에 프랑스 정부공인 도시계획가(Urbaniste OPQU)를 취득했다.
hyungjung.song@wanadoo.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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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_ 부메랑 곤지암의 단독주택

Architectural criticism _ Chalet Boomerang
A Detached House in Gonjiam

나는 오랫동안 한국의 목조건축을 심사해왔으나 그 중에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 몇 작품이 있다. 얼마전 곤지암에서 만난 목조 단독주택 ‘부메랑’이 그 중 하나이다.

동서고금에 있어 주거란 ‘가족생활’을 행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가정(家庭)’은 집(家)과 뜰(庭)이라는 2개의 글자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생활(生活)이란 한자를 그대로 풀어보면 ‘생생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거란 ‘집과 뜰에서 생생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Martin Heidegger(1889-1976)는 ‘주거란 <세계안의 존재>로서 인간의 중심이 위치한 장소’와 같은 의미적 언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과 뜰 중에 그 어느 것을 빼고서도 인간에게 있어 주거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주거에서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도시도 농어촌도 옛 부터 집과 뜰을 밀접하게 연결한 중정식 주거였던 한국 주거는 오늘날 급속한 주거의 아파트화에 의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뜰의 존재가 지워졌다. 여기에 더해 당황스러운 것은 토지가 있는 현대주택에서도 귀중한 뜰이 단순히 관망하는 존재가 되어버려 집과 뜰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종래의 중정형 주택과 같이 집과 뜰이 일체화된 생활을 즐기는 주거는 없어졌다는 것이다. 집과 뜰, 어느 것이 빠져도 만족스러운 가정생활을 영유할 수 없으며 주거로서 성립되지 않는다.

기회가 될 때마다 나는 젋은 건축사들에게 “집과 뜰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대지 전체가 살아있는 주거를 설계하자”고 얘기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나로서는 집의 한쪽 날개를 뜰과 집을 연결한 반(半)외부의 처마공간으로 제안한 ‘부메랑’과의 만남은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었던, 탁월한 작품이라고 높게 평가하는 바이다.

큰 지붕이 덮여진 반(半)외부의 마당(데크) 공간은 일을 하는 동적인 앞뜰과 관상하는 뒤뜰의 중간에 위치한다. 반 외부의 넓은 마당(데크) 일부분이 지면에서 더 깊게 파여 있어서 그 곳에 벽난로(아궁이)가 설치되어 있다. 사람은 물론 거기에는 개나 고양이도 함께 불을 대면하고, 몸을 녹이고 요리를 하고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물론 난로의 여열은 사랑채에 온돌의 열원을 이용하고 있다.

태양이나 별과 달이 운행하는 천문 아래에서 비, 바람, 흙, 불을 체감하고 꽃과 풀을 감상하며 새소리, 벌레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거기에는 저서<공간의 시학>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의 조어(造語)이며, 인간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잇는 ‘Topophilia’ <장소애:場所愛/Topos(장소)+Philia(사랑)의 조어>의 풍경이 나타나고 있으며, 땅/불/물/바람의 시적 이미지의 세계가 훌륭하게 형상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건축디자인에는 크게 두 가지의 분야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공간디자인이며 또 하나는 생활디자인이다. 알기 쉽게 도면으로 예를 들면 단면도는 공간이며, 평면도는 생활이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비례, 구성, 형태, 장식 등의 표현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이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생활을 디자인 하는 것은 가족, 사회조직, 세계관이나 우주관, 신앙 등에 대해서 고찰하여 그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가기 위해 참신하고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을까’가 건축사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

공간과 생활이라는 두 가지 디자인을 염두하고 ‘부메랑’을 비평하라고 하면 난로가 비치된 선큰을 가진 반(半)외부의 공간이 보다 집과 뜰을 밀접하게 관계지어 인간과 자연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장소를 제안한 이 주택은 생활디자인으로서는 그 어느 것보다 높은 레벨의 작품이며 한국에 있어서는 희소가치가 높은 주거라고 할 수 있다.

재능있는 젋은 건축사가 매력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하면서 이에 더해 구조에 대한 표현에서도 보다 새로운 추구를 보여준다면 필히 가까운 미래에는 공간과 생활이라는 2가지의 디자인이 가능한 희유(稀有)한 건축사로서 성장해 줄 것이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하고 싶다.

 

글. 도미이 마사노리 Tomii Masanori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객원 교수

 

도미이 마사노리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객원 교수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객원교수. 일본 가나가와 대학교 재직 중 동아시아의 주거비교문화연구에 착수했고, 2004년부터 한양대학교에서 한국 학생들을 지도해왔다. 한국에 남은 일제 강점기 건물에 대한 연구에 조예가 깊고 1930년대 경성 거리를 재현하는 전시를 서울 청계천 문화관, 도쿄 한국문화원 등에서 개최하며 큰 화제가 되었다. ‘더불어마을 프로젝트’, 보가 없는 한옥, 일본식 목조주택 재생작업 등을 담당했다. ‘한국건축을 가장 많이 이해하는 일본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의 월간 『건축사』에 한국의 건축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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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축, 모두의 건축 ; 누구나 좋은 공간을 누릴 권리가 있다

ON-ARCHITECTURE, ARCHITECTURE FOR ALL ;
Everyone deserves to have a good space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과거의 좋은 공간은 지금도 좋은 공간이고 지금의 좋은 공간은
미래에도 좋은 공간이라는 것이다. 공간의 기능은 바뀌어도
공간이 가진 감성은 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 전시장소 : CK아트홀 갤러리(CK치과병원 12층)

울산광역시 남구 삼산로 173

■ 주최·주관 : (주)온 건축사사무소

■ 기획 : 에뜰리에(E’telier)

■ AR 협력 : 김도윤(ARworks, 울산대학교 겸임교수)

■ 사진 : 윤준환

 

<온-건축, 모두의 건축>은 (주)온 건축사사무소의 작품과 건축 개념을 통해 건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그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마련한 전시이다.
(주)온 건축사사무소를 이끄는 건축사 정웅식은 이제까지 울산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건축전시의 출발선에 서면서, 울산 시민들이 보다 쉽게 건축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다. 이에 따라 대중들이 자신이 만든 건축물을 통해 건축이 사람, 자연, 사회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이해하고, 건축이라는 창의적인 작업과정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였다. 전시명에서 드러나는 모두를 위한 건축은 어떠한 상황이나 조건이던 건축사는 좋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확히는, 건축을 행하는 데 있어 모든 과정을 효율적인 가치로 디자인하여 누구나 좋은 건축물을 만들고 이용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음을 뜻한다.
효율적인 가치로 디자인하는 건축의 과정은 과연 어떠한 것일까.
전시 초반부는 키워드를 통해 건축물 속에 담긴 건축사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코너로 구성됐다.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건축주들의 삶에 귀기울여 그 삶의 형태에 맞는 공간을 창조해내는 건축사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다. 총 20개의 프로젝트들 속에 담긴 각각의 키워드는 무엇이고, 여기에 공통적으로 담긴 건축사 정웅식의 건축개념을 분류한 내용을 건축사진작가 윤준환의 사진과 함께 구성했다.
또한, ARworks(울산대학교 김도윤 겸임교수)의 도움으로 현재 계획단계에 있는 건축물을 증강현실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주)온 건축사사무소가 지난 10여 년간 발전시켜, 그 시공방법을 특허 출원한(출원번호 10-2018-0155974) ‘탄화노출콘크리트’이다. 그들이 콘크리트 작업에 있어서 ‘탄화’, 즉 불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이고, 어떠한 방법으로 불을 사용하여 한국 특유 고목의 느낌을 콘크리트 표면에 구현하였는지 살펴볼 수 있다.
전시에서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건축물을 직접 사용하고 있는 건축주들의 사진이 모여 만들어진 사진전이다. 건축물은 완공이 끝이 아니라, 사용자의 쓰임으로 건축물이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건축주들이 어떻게 건축물을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완공 이후에도 오랜시간 서로 소통하는 건축사와 건축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에뜰리에(E’telier)는 ‘지역 건축사의 역할과 그 영향력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전시 이면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한다. 이제까지 어느 곳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던 시골의 한 건축사의 노력이 지역 주민들이 가진 건축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고 있음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건축물 하나가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건축의 힘을 생각한다면, 건축사 한 명, 한 명의 영향력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의 시작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한편, 전시가 진행되는 주말에는 건축사와의 토크 및 무료 카페 행사를 진행하여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건축사와의 토크에서는 울산대학교 한삼건 교수와 함께 ‘집’을 주제로 관람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울산에서 최초로 열린 건축 개인 전시인 만큼, 많은 호응에 힘입어 지난 6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전시기간을 한 달 더 연장하게 됐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앞으로도 울산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건축전시가 활발해지길 기대해 본다.

전시의 파트 구성은 다음과 같다.

Part A. 모두를 위한 건축

집을 짓기 전에 먼저 자신의 삶의 형태를 파악하고 어떠한 공간이 필요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의 삶 먼저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든 코너로, 각자의 삶의 키워드 & 집의 키워드를 공유한다.

 

Part B. 누구나 좋은 공간을 누릴 권리가 있다.

어떠한 환경, 조건이든 누구나 좋은 공간을 제공 받고 누려야 한다. 건축주의 삶에 맞는 좋은 공간도 생각해야 하지만, 건축사는 현 시대가 요구하는 공간 또한 고려해야 한다. 온건축사사무소의 작품 중에서 공통적으로 담겨있는 건축사의 메시지로 키워드 6개를 뽑았다. 각 키워드에 어떠한 건축물과 공간이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Part C. 건축의 실현

건축은 종이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어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건축물을 완공하는데 있어 건축재료에 대한 탐구는 건축사의 숙명이다. 온건축사사무소가 지난 10여 년 동안 실험하고 탐구해온 ‘탄화노출콘크리트’의 발전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코너이다.

 

Part D. 쓰임으로 완성되는 건축

건축은 쓰임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현재 온건축사사무소의 건축물에서 살고 있는 사용자들이 어떻게 공간을 쓰고 있는지 보내준 사진들로 코너를 구성했다. 100개가 넘는 사진이 응모됐고, 이중 ‘이미작가상’, ‘감성충만상’, ‘구도만점상’, ‘오감자극상’, ‘잘쓰임상’, ‘디테일상’을 뽑아 오프닝행사 때 시상했다. 건축물이 완공되고도 지속적으로 건축사와 건축주가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이다.

 

Part E. (주)온건축사사무소 소개

온건축사사무소의 건축철학, 구성원 소개, 프로젝트 연혁 등을 담았고, 특히 온건축사사무소의 작품들이 실린 건축 잡지, 단행본 등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코너로 마련됐다.

 

글 제공. 에뜰리에(E’telier)

전시장 전경

클리프하우스

타워하우스

석남사 카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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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건축의 가능성

Possibility of Local Architecture

얼마 전 울산이라는 지역에서 건축 콘텐츠를 가지고 처음으로 개인 건축 전시회를 열었다. 그 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면서 준비한 결과물로 지역의 건축이 가진 가능성과 좋은 공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울산 시민들에게 좋은 건축과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하여 같이 소통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사실 준비기간 동안 여러 번 후회를 했다. 그동안 전시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으므로 내가 참으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수집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시간과 비용이 이렇게 많이 투입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닝 때 많은 건축주들과 대중들이 참여한 것을 보고 전시의 의미와 보람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전시 준비 기간 동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건축인을 위한 전시가 아닌 일반 시민들을 위한 전시를 준비하자는 것이었다. 또한 오프닝 때도 건축주들을 전시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건축을 존재하게 하는 주체는 건축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대중들의 참여로 전시기간을 연장하게 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 동안 공업도시의 이미지로 가득한 울산이라는 이 도시는 건축을 물리적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건축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시절과 졸업 후 유럽과 미국을 여행하면서 도시의 다양성에 대하여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각각의 개별 도시들은 그들만의 색채를 가지고 있고 그 곳에서 작업하는 많은 건축사들이 있었다. 흔히 매체나 잡지에서 보는 건축사들도 그들의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우리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졸업을 하면 유학을 가든지 아님 서울에 있는 사무소에 취업을 하고 서울에서 활동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상황은 비슷하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무조건 수도권에서 건축의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와 우리만의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러한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의 상황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지역의 건축은 더욱 생명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역에서 성장하고 학교를 나온 사람이 지역에서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만들어 가고 지역을 이해하고 자신의 작업들을 통해 지역의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러다 보면 우리의 도시들도 다양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내가 지역에서 건축을 시작하고, 지금도 지역에서 건축을 하는 이유다.
내가 지금까지 울산이라는 지역에서 줄곧 일하면서 느낀 울산 시민이 바라보는 건축은 접근하기 어렵고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이다. 좋은 공간에서 소외 되었다는 것은 그들이 그것을 추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하나 좋은 건축에 대하여 생각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점에서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제도 <누구나 좋은 공간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이다. 대중들이 좋은 공간에 대한 경험을 가지는 것은 우리 건축사들이 그들에게 제안해야 할 우리의 사명이며 사용자들에게는 하나의 권리이다.
지금 나에게는 또 다른 소박한 희망이 생겨 있다.

글. 정웅식 Jung, Woongsik (주)온 건축사사무소

 

정웅식 건축사 · (주)온 건축사사무소

2007년 <多喜家>를 시작으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온 건축사사무소의 대표 건축사를 맡고 있으며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외래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제5회 양산건축문화대전 장려상, 제8회 농촌건축대전 초대작가 선정, 2015 울산 건축사상 주거부문 대상,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2015 김해 건축대상제 대상, 2015 경상남도 건축대상제 동상, 2016 울산 건축사상 주거부문 대상, 2016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대상 우수상, 2016 울산 건축상 주거부분 우수상 및 장려상, 2016 울산 건축상 일반부문 장려상, 2017 울산 건축상 주거부분 최우수상, 2017년 울산 건축상 일반부분 최우수상, 2017년 울산 건축상 주거부분 우수상, 2017년 독일 Iconic awards Winner, 2018년 울산 건축상 일반부분 최우상등을 수상 했다. 대표작으로 <多喜家>, <Y-House>, <Tower-house>, <H-house>, <프로젝트 ‘용적률 게임’>, <Pentagon>, <旻輝庭>, <Cliff house>, <Dance building>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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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 _ 경쟁의 욕망이 만들어낸 가면사회

SKY Castle _ The pretentious society created by the desire of competition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상당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 사회 특유의 교육열에 대한 냉소적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듯 했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우리 사회 전반의 다양한 풍자가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드라마의 배경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간에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영화에 비해서 드라마는 인물중심으로 전개된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는 거대한 스크린에서 상영되는데 반해서 텔레비전 드라마는 거실에서 볼 수 있는 화면 사이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는 대체로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영화는 스크린 가득 인물을 채우게 된다. 영화가 그런 이유는 관객의 몰입을 방해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로 영화는 배경에 심혈을 기울이며, 제3의 주인공으로 내용을 보완하거나 상징하는 장치로 사용한다. 때로는 주인공의 연기로 대처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영화 감독들은 그들의 영화에서 이런 장치를 기가 막히게 사용하는데, 알프레도 히치코크(Alfred Hitchcock)가 대표적 감독이다.
영화에서는 이런 배경의 역할을 미장센(Mise-en-Scène)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미장센은 장면화라는 용어로도 사용되는데, 단지 배경장치가 아닌 화면구성, 색상, 조명, 스타일, 카메라 앵글 등 보여지는 거의 대부분의 구성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국내 텔레비전 드라마의 화면 구성에서 배경이 영화처럼 다뤄지기 시작한 점이다. 이는 가정의 텔레비전 크기가 커지고 있는 트렌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거실의 텔레비전이 커지는 것은 집의 크기에 비해서 방이 줄어들고 거실 크기가 비례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 이야기의 본론으로 들어가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은 과다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시 풍토를 배경으로 한다. 초미세 단위의 쓸데없는 경쟁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입시 풍토는 거의 정신병적 집단 현상이다.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이런 환경은 용인 골프장에 지어진 실제 분양 주택단지를 배경으로 한다. 더더욱 지구 건너편의 이탈리아 마을 풍을 한껏 복사해서 어설프게 흉내 낸 이 값비싼 분양 주택 단지는 이탈리아 마을 한 복판의 환상을 연출하고 있다. 단지의 주택들은 재료며 구성이 결코 싸지 않지만, 자세히 분석해 보면 오랜 시간 장인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탈리아 오래된 마을에서 읽을 수 있는 섬세함보다는 상업적 구성으로 가득차다.

사진=JTBC

흥미로운 점은 3대째 의사집안이라는 주인공 시어머니의 집은 거대 한옥이다. 왜 한옥으로 설정했을까? 이탈리아 풍경과 한옥 풍경 너무 상반되지 않나?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일하는 사람을 두지 않으면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단순한 크기의 한옥이 아닌 거대한 규모는 이들이 성취한 성공을 상징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왜 주인공들의 공간은 한옥 마을이 아닌 골프장 속 이탈리아 이미지 마을일까?
드라마의 이야기는 이런 현실속의 가상을 연출한 마을에서 전개되는 것 자체가 의미 심장하다. 통제되어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는 골프장 마을. 이는 그들만의 세계에 대한 상징이며, 가상의 드라마라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몰입해서 보면서도 “그래 이건 드라마야!”라고 생각하지만, 상당한 사실주의가 스며들어 있는 것은 주인공들의 직업이 0.01%의 재벌이 아니라 전문직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의사나 변호사가 흔한 직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손에 닿지 않는 직업도 아니다. 어쩌면 한국 입시의 상징적 장소인 학군 좋은 서울 강남 대치동의 치열한 입시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대치동 학군이 성장한 이유는 비교적 자기 힘으로 성장한 전문직 또는 대기업 직원들의 주거지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교육으로 기회를 부여잡은 이들이고, 이들의 학력 사다리를 통한 경제적 풍요를 자식들에게 전수하려는 피나는 노력을 말한다. 성북동이나 한남동, 압구정동 학군이 유명하지 않은 이유는 이들은 굳이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전문직이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기업을 물려받는 금수저 동네라는 점이다. 이에 반해서 대치동의 노력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동네는 연출되고, 흉내 낸 것들로 가득하다. 그것은 욕망이다.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들은 곳곳에 드러나 있다. 거의 호텔 로비 수준의 높은 층고는 그들의 끝없는 욕망을 말하는 장치이며, 명암이 드러나는 빛의 구성은 은밀하게 정보(그들만의 수단을 말하는)를 교류하는 상황 설명이다. 사실 높은 천장을 일반 가정에서 관리한다는 점은 엄청난 수고가 들어가서 보통의 가정은 불가능하다.
한국사회의 성공 열망이 오늘의 한국을 만든 원동력인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대단한 장점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성공 열망이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첫 장면에 나오는 자살 장면이 되지 않으려면 “왜 성공하려는가?”하는 출발점을 다시 살펴야 한다.
얼마 전 인천 송도에 사는 지인을 만났다. 미국 KPF가 설계한 오피스 모습의 고층 주거단지는 거대하고 기하학적 연못으로 최첨단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 속에 사는 지인의 이야기가 인상 깊다. “마음의 안정이 안 되요. 화보 속 장소 같은데 오피스에 사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여행지 호텔 같기도 해요. 중학교 다니는 아이도 그런 이야기를 해요.”
건축 허상이 아닌 삶의 공간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서 시작한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공간을 보면서 좀 더 인간다운 도시와 건축이 많아지길 희망하게 된다.

사진 제공 = HB 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홍성용 본지 편집국장

홍성용은 건축사(KIRA), 건축공학 박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건축의 크로스오버를 오래 전 부터 주장했다. 국내 최초의 영화와 건축을 해석하는 <영화속 건축이야기, 1999> 을 시작으로 여행기, 마케팅을 연구했다. 건축사로 최초의 경영서적인 <스페이스 마케팅 2007>을 삼성경제연구소를 통해 출간하였고, 도시경쟁력 연구인 <스페이스 마케팅 시티, 2009>, 그리고 2016년 <하트마크>를 출판했다. 신사동 임하룡씨 주택, 근생 멜론 등 다수의 건축작품과 인테리어 작품들이 있다.
ncslab@ncsarchite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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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산산맥 天山山脈(천산산맥)의 봄

Spring in the Tian Shan Mountains in China

천산산맥의 카라준 초원의 봄과 만년설산

천산산맥의 만년설_비행기에서

신장 톈산은 중국과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4개국에 걸쳐 있는 톈산산맥의 동쪽 부분으로,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동서 방향 약 1760㎞에 걸쳐 뻗어 있다. 신장 톈산은 신장웨이우얼자치구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북쪽으로는 준가얼분지[準噶爾盆地 또는 중가리아분지], 남쪽으로는 타림분지가 놓여 있다. 천연 그대로의 빼어난 자연경관뿐 아니라 생물학적·생태학적 진화 과정의 보고(寶庫)로서 201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천산산맥의 산정 빙하호수_ 싸이리무 호수

천산산맥의 봄과 카라준 초원

천산산맥의 봄과 카라준 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