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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가입’, 무엇보다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Compulsory membership’, above all, present a vision!

현행 건축사협회 임의가입제가 22년 만에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제로 전환된다. 대한민국 내 여러 직능단체들이 잠시 임의가입을 유지하다 오래전에 의무가입으로의 복원이 진행되었음에도 건축사의 의무가입은 이제야 비로소 마무리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반대 입장이 존재하고, 향후 제도 안착 과정이 창창하리라고 보지 않는다. 어려움과 내부의 갈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건축사 역시 법률적인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대한민국 사회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사회적 역할과 동시에 국가 공인 전문가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소명이 있다.
의무가입 시행 이후를 대비해 준비하고 개선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무엇보다 건축사의 윤리적 실천이 강조되고 있다. 수많은 건설 현장의 사건과 사고 이면에는 불법과 탈법, 그리고 무사안일과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처참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건축은 문화 예술적인 성과물인 동시에 기술과 공학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축사의 비도덕적 부패와 무능은 곧바로 사람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지엽적이고 작은 이익에 골몰해서는 안 된다. 작은 세계에서 생존해야 하는 특성상 카르텔의 필요와 존재에 대한 이해는 되지만, 이것이 무능이나 부패를 합리화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아닌 말로, 누군가의 담당 구역에 다른 지역의 건축사가 들어갈 때 맹목적으로 배척하고 방해해서는 모두가 공멸하는 시간을 앞당길 뿐이다.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시장과 모두를 위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의무가입을 계기로 건축사들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보다 큰 비전을 제시하고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건축사들이 이를 대한건축사협회에 요구해야 한다.
2022년, 대한건축사협회는 우리 사회에 보다 선명하고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당면한 대한민국의 과제에 건축사들의 해법과 대안이 등장해야 한다.
당장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부동산의 가격 변화에,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격안정이라는 숫자에 집중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이로써 도시 공동체, 사회 공동체는 무시되고 의사결정의 뒤안길에 물러서 있다. 건축사들은 부동산을 구체적 결과물로 만드는 전문가다. 가격 중심의 부동산을 뛰어넘어, 건축이 삶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동시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제사회의 경제적 질서를 선도하는 첨단 지식산업으로서의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 문화 예술적 성과가 그 어느 시대보다 크게 효과를 발휘하는 현재, 건축의 가치와 본질을 선도하는 개방적이고 수준 높은 환경을 이끌어야 한다.
향후 몇 년간 이런 미래에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어떠한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건축사들의 설자리가 결정된다.
2022년! 비전을 제시하라!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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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의 윤선도 유적 세연정

Bogildo Yunseondo Historic Site Seyeonjeong(Pavilion)

세연정 주변 부용동 지역은 윤선도 원림(園林)으로 불린다. 고산 윤선도가 병자호란 소식을 듣고 해남에서 인조를 따르기 위해 강화도에 이르렀으나 왕은 이미 남한산성에서 적에게 항복한 후였다. 고산은 복잡한 세사의 욕심을 버리고, 제주(당시 탐라)로 가려다가 보길도의 경치에 매혹되어 집과 별서를 꾸미고 살았다. 물과 바위와 나무의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꾸민 세연정 주변의 원림 조성은 특히 빼어나다. 보길도 원림과 세연정은 담양의 소쇄원, 강진의 백운동과 함께 조선시대 남도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세 곳의 별서 원림으로 꼽힌다. 몇 년 전 짧은 일정으로 제대로 못 본 보길도를 새해를 맞아 이틀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았다. 원림 가까이 살림집으로 지어 살던 깊은 처마를 가진 일자형 집 낙서재도 보았다. 고산은 북향의 낙서재에서 계곡을 건너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해를 잘 받는 남향 산 중턱에 노출된 바위 주변을 조성하여 동천석실을 지었다. 낙서재에서 도르래를 걸어 음식을 끌어왔다고 한다. 전망 좋은 이곳에서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시를 읊었다.

 

글. 이관직 Lee, Kwanjick (주)비에스디자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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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_커튼콜

Architecture Criticism
Curtain Call Apartments

커튼콜에 대한 비평글 요청을 받고, 가장 먼저 집이 놓인 땅의 조건을 체크했다. 늘 그렇듯 건축설계는 의뢰인의 땅으로부터 출발한다. 일반주거지역의 땅, 크기는 약 231제곱미터(70평), 허용 건축면적은 대략 132제곱미터(40평), 허용 연면적은 대략 330제곱미터(100평). 지구단위구역 내 상가주택 부지, 건폐율 60%에 용적률 150%, 인접 도로 폭 규정으로 일조권 사선제한은 받지 않는다. 사선으로 잘린 면 없이 집 형태를 반듯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커튼콜 파사드의 강렬한 비례를 만들어준 뿌리는 건축법 예외 조항이었을 것이다. 도면을 안 본 상태에서 땅부터 살핀 것은 설계자가 설계를 시작했을 시점의 마음을 읽어보기 위함이었다. 설계를 업으로 하는 동료로서 ‘내가 땅의 설계자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가정으로부터 집을 들여다보기 위한 나름의 접근법이다. 그 가정과 실제 투닷의 설계 과정 사이를 들여다보면 결과물로서의 커튼콜, 그것만의 특징과 설계자의 고민이 어디에 닿아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집을 만들어가는 본질은 복잡한 주변 맥락과 그것에 대한 이해라 생각한다. 땅의 맥락과 설계자의 맥락, 건축주의 맥락(가령 돈이나 욕망 같은)이 만나는 접점에서 하나의 집이 만들어진다. 커튼콜도 그 과정의 산물일 것으로 봤다.

다가구주택은 임대를 목적으로 한다. 세대 수가 아니라 누가 살 것인가를 기준으로 주택을 분류하면 같은 주택이라도 성격의 차이가 명확하다. 가령 건축주 본인이 살 집은 단독주택, 건축주가 의뢰하지만 직접 살지 않는 주택은 다가구 주택이다. 그 차이를 더 들여다보면 개인의 사사로운 욕망이 개입되는 단독주택에 비해 다가구 주택은 사사로움보단 보편적 이해관계들, 경향성을 띠지 않고 경제성을 담보하는 일반적인 욕망에 더 근거한다. 간단히 말해 대중 누구에게나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집, 주변 동네의 비슷한 임대용 주택에 비해 임대료나 선호도에서 경쟁력 있는 집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남의 돈 쓰며 그럴듯한 언어유희로 아트한번 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면, 빠듯한 땅 231제곱미터(70평)에 어떻게 집을 앉히고 어떻게 쌓아올려 아낌없는 용적과 만족스러운 사이즈를 확보하는가의 문제는 건축주의 주머니 사정을 공감하는 설계자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 태도일 것이다. 투닷은 반듯한 사각 땅에 대지 안의 공지 이격거리를 확보한 후 전면도로에 볼륨을 바싹 붙이는 배치를 택했고, 후면으로는 아늑한 사이즈의 후정을 확보했다. 지극히 현실적이며 보편적인 접근이다.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선택이다.

차별성 있는 다가구주택을 위해 차이를 모색하는 다음 단계는 쌓기의 방식을 선별하는 것이다. 단순하게는 한 층에 한 집 또는 두 집이나 세 집이냐의 문제부터, 세대별로 공간이 다른 여러 타입의 다가구주택이냐, 한 개 타입으로 최대한 동일 주거 환경을 보장하는 집이냐… 등 정답 없는 고민들. 건축에서 쌓기의 방식이란 결국 공간 구성의 방식이고, 면적 활용의 방식이며 수익성 극대화의 방식이다. 투닷은 먼저 한층 당 최대한 많은 집(4세대)을 배치하고 2층에서 3층, 다락까지 독립적으로 3개 층을 갖는 각각의 단독주택 타입의 집이 되도록 했다. 각 세대는 같은 타입으로 임대인이 집을 고를 때 각 집마다 공간, 면적, 임대료 차이가 생기지 않는 편안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불특정 임대인을 상대로 한 공간이니 괜한 고민거리를 만들지 않으며 불호보다 호를 노리는 세팅이다.
각 세대는 협소 개인주택으로 따로 떼어놓더라도 별 무리가 없을 만큼 독립된 주거공간으로서의 완성도 확보에 주력했고 결과적으로 평균 이상의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각 집의 임대 거주자는 층을 오가며 개인 주택의 독립적인 분위기와 일상을 체험할 수 있다. 투닷의 전작인 영종도 중정삼대, 의정부 딜쿠샤로부터 이어지는 설계 전략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유추해 보면, 도심지 소규모 공동주택에 대한 투닷의 지향점이 잠시 머무는 임대 공간이 아닌, 사는 동안 내 집으로 체험되는 독자적 ‘거주성’에 닿아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별 이견 없이 공감되는 지점이다.

커튼콜 © 최진보

그럼에도 대지 주변이 이웃집으로 켜켜이 막힌 상황에서 채광, 환기, 조망의 결여는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더욱이 한 층에 4개 세대가 서로 벽을 공유하는 상황에서 외기에 접하는 면을 하나 더 확보하는 것은 간단치 않았을 것이다. 메인 파사드의 시그니처인 일자형 공용 계단은 2층 각 세대 출입구 앞에서 종료된다. 2층에서 각 세대로 진입하면, 이후의 수직 동선은 세대 내부에서 개별 계단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다. 공용 계단실을 갖추고 층별로 세대를 넣는 통상적인 다가구주택에 비해선 전용면적 비율이 약간 높아지고 공간 활용에 소소한 여유를 만들어냈을 것인데, 그 결과 각 집 내부에 각각의 계단이 필요하다는 점은 면적 활용의 손익 계산 측면에서 다소 고민거리로 남았겠다. 여하튼 대지 이격거리와 건폐율 한도까지 볼륨을 점유한 커튼콜에서 공용공간이 2층에서 끝나는 결과로 얻어진 몇 평의 여유 공간은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단초다. 이 과정에서 4세대가 공유 가능한 중앙의 작은 보이드가 생겼다. 부지의 네 면 중 한 면만 외부에 열 수 있는 상황적 한계에서, 작지만 은밀한 보이드는 외부와 접속되는 환기 통로가 되고 날씨와 기후를 느낄 수 있는 정서적 환경이 된다. 이 역시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지점이다.

끝으로 사소한 의문점이랄까, 질문 두 개가 남았다. 첫째는 보이드에서 서로 마주 열린 각 집의 창호와 이웃집 욕실이 들여다보이는 시선의 방향이다. 혹시 다른 대안은 고려하지 않았는지 설계 단계에서 기준한 판단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하지만 이왕이면 설계자의 답변보다는 현재 거주자의 반응이 좀 더 궁금하다. 건축물에 직접 살고 있는 입장에서 의외의 답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또 다른 관점에서 집을 바라보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두 번째는 커튼콜의 도로 측 메인 파사드 창호 형태가 가로 방향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세로로 주름진 커튼콜의 독특한 외형은 구현되지 못했겠지만, 대신 거주자 시선 높이에서 가로로 넓게 열리는 좋은 조망을 얻었을 것이다. 좁은 임대 주택에서 밖을 내다보는 거주자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의문점이 들었다. 물론 서향의 낮고 길게 들이치는 빛으로 인한 눈부심이 고민이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하나의 상품으로서 집의 외관이 독특한 이미지로 각인되길 기대했을 건축주와 설계자의 입장도 공감이 된다. 하지만 유일하게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서측 조망을 세로로 잘려 분절된 바깥 풍경으로 보는 느낌이 어떨지… 마찬가지로 설계자 답변보다는 거주자 반응이 좀 더 궁금해진다.

두서없는 생각의 꼬리 물기는 여기까지. 흥미로운 공연을 하나 감상한 느낌이다.
막이 내리고 조명이 꺼진다. 다시 커튼콜의 시간이다.

 

글. 최준석 Choi, Junseok 건축사사무소 나우랩·건축사

최준석 건축사사무소 나우랩 대표· 건축사

건국대학교에서 건축학부를 졸업하고 동 건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크고 작은 여러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2012년 건축사사무소 나우랩을 설립한 후 소규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설계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좋은 설계는 복잡한 조건과 돈이 일치하는 적정선을 찾는 문제 해결 과정으로 보며, 그 과정의 산물로서의 집이 지난한 현실적 싸움을 넘어 고유의 정체성을 획득할 때 작품이 된다고 믿는다. 설계를 하며 글을 틈틈이 쓴다. <집의 귓속말>, <서울 건축 만담>, <건축이 건네는 말> 등의 책을 펴냈다.
room7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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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마을 광부들의 마을, 도계리 탄광사택 마을 ②

Disappearing village
Miners’ Village, Dogye-ri Coal Mine Village ②

탄광 사택지의 변화
탄광촌 사택은 기존 일자형 단층 연립주택의 모습에서 1978년 태백 장성광업소의 약 36제곱미터(11평형) 3층 규모의 화광아파트 702세대와 도계리 흥전리에 3층 연립의 희망아파트(약 36제곱미터, 11평형)가 건축되면서 아파트형 사택으로 변화되었다. 이후 대부분의 사택은 이렇게 아파트형으로 건립되었다. 또한 한때 20여 개에 이르던 광업소는 도계광업소와 경동광업소 두 곳만 남아 있다. 사택 주거지는 폐광 등으로 주거 공간의 사용은 상실하고 있으며, 현재 거주하는 거주인도 있지만 대다수 공가로 방치되고 있다. 주거지들의 위치가 지금은 도계읍 시가지의 중요 위치와 시가지를 관망하기 좋은 곳에 놓여 있게 되면서, 경관을 해치고 공가들은 폐광 지역의 고민거리가 되었다. 일부는 철거하여 그 자리에 광산근로자 복지센터와 새로운 형태의 유리갤러리 게스트하우스, 복합교육연구관, 도립요양병원, 임대아파트 등의 용도로 재탄생하기도 했으며 이 작업은 계속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와 병행해서 잘 보존된 탄광 주거지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는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경동아파트
삼척시 도계읍 황조길 46 일대.
우측부터 경동사택, 경동아파트, LH 임대아파트 순으로, 사택의 형태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협동아파트
삼척시 도계읍 도상로 63 일대.
1960년대에 지어진 3구 사택자리를 헐고 새로 지은 아파트로,
1970년대의 연립사택과 1980년대 아파트 사택의 공존을 잘 보여주고 있다.

광산근로자 복지센터
삼척시 도계읍 도계느티로 25-18 일대.
유신사택의 공가 일부 단지를 철거하고 실내수영장과 도서관 등을 갖춘 복지센터로 건립되었다.

유리갤러리 게스트하우스 _ 삼척시 도계읍 도계대한길 36 일대의 양지사택은 일자형으로 한 개 동은 5가구 연립형으로 15개동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건물 상당수가 화재로 소실되었다. 이에 삼척시가 도계 활성화 차원에서 2019년 매입해 게스트 하우스 7동과 유리갤러리, 주민공동시설로 변모시켰으며, 블랙밸리 CC와 연계한 골프 갤러리 숙박 시설 및 정보교류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복합교육연구관
삼척시와 강원대는 삼척시 도계읍 전두안길 49 일대의 평화사택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447제곱미터 규모로 지역과 대학이 함께 상생하는 도계대학도시 조성사업의 중심 역할을 할 도계 복합교육연구관을 조성했다. 기존 도계캠퍼스의 부족한 강의실을 보완하고, 주민 대상 평생교육강좌 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동사택․1969」
– 김태수

바람에 날려가는 풀씨처럼 그렇게 아버지의 입갱이 시작되고, 나는 사이렌 소리에 꿈이 부서지는 밤을 자주 만났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속옷에 부적을 넣어두고도 주말이면 산당(山堂)에서 밤을 지샜고, 옆집 곰보아저씨는 출근 때마다 새 아침을 향해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

밤새 안녕, 학수 아빠는 죽탄에 깔려죽고
–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새벽새 안녕, 철이 삼촌은 가스폭발로 죽고
– 우리는 산업역군 보람에 산다
낮새 안녕, 미자아빠는 광차에 다리가 잘리고

색상이 다른 아픔으로 만났던 사람들이 같은 색의 눈물을 흘리며 떠나는 구동사택. 아이들은 만가(挽歌)와 곡소리를 동요처럼 불렀고 어른들은 소주로 불감증을 씻곤 했다. 가끔씩 월남전 참전 상이용사의 갈구리손과, 데모하다 잡혀갔다 온 영미삼촌의 초점 잃은 눈동자가 기웃거리고 명절이면 공장으로 떠났던 누나 형들의 파리한 웃음도 눈에 띄었다.

일하러 가세 일하러 가세
날마다 새벽종이 울리고

제야의 종소리가 진눈깨비로 흘러내릴 때까지 우리들의 희망은 캪램프 빛이 되어 막장벽을 파헤쳤지만 곰보아저씨의 종이비행기는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왔다.

 

글·사진. 정원규 Jeong, Wonkyu 창대 건축사사무소 ·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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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의 건축스케치展 ‘SOULSCAPE’, 3월 12일까지 개최

Seung H-Sang’s architectural sketch exhibition
‘SOULSCAPE’ to be held until March 12

건물의 조형적 요소와 그 속의 관념 살펴볼 수 있는 ‘건축스케치’ 공개

前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승효상 건축사(전 국건위원장)의 개인전 ‘건축스케치전 SOULSCAPE’가 3월 12일까지 서울 청담동의 갤러리508에서 개최된다.
승효상 건축사가 그려낸 생각의 표상을 담고 있는 스케치북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드로잉이 어떻게 조형물로 탄생하게 되었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전시 스케치는 그가 10년간 작업한 프로젝트들 중에서 선별된 작품으로 구성됐다. 스케치북 속의 내밀한 내용을 그대로 전시하는 형식이기에 그림들은 작지만, 건축적 관념과 생각의 싹이 어떻게 숙성되고 확장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읽을 수 있다. 12개의 프로젝트는 종교나 죽음과 관련된 건축뿐 아니라 단독주택, 커뮤니티센터,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다.
승효상 건축사는 “건축사의 드로잉은 생명에 대한 존경과 애정으로 그리는 소심한 제안서이자 그렇게 설정하는 대본이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제 드로잉을, 보는 그림이 아니라 삶에 관한 대본으로 여기시고 찬찬히 읽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2월 10일(목)부터 3월 12일(토)까지 갤러리508(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67길 14 1층)에서 진행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장에는 프레임에 담은 스케치들과 그 스케치들이 만든 작은 건축모형이 전시되며, 전시된 드로잉은 갤러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전시 문의는 갤러리(02-6448-5087/info@gallery-508.com)로 하면 된다.

육혜민 기자

갤러리 전경

갤러리 한가운데 놓인 승효상 건축사의 책상을 통해 그의 작업풍경을 선보이고 있다.

갤러리에 전시된 ‘왜관베네딕토수도원 피정센터’ 관련 드로잉과 건축모형.

‘아쿠아리우스 피라미드-장미희를 위한 복합문화시설’ 건축모형.

갤러리에 전시된 건축스케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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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

Node

오늘 아침, 가구(架構) 조립을 앞둔 대들보와 우연히 마주쳤다. 처음에는 그 크고 웅장한 체격에 압도당했지만, 곧바로 뽀얀 목질(木質)에 선명히 박혀있는 옹이가 눈길에 밟혔다. 그것도 하나둘이 아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몸에 옹기종기 붙어 있었을 그 수많은 가지와 어찌 생이별했을까? 생살이 잘려나간 아픔은 또 어찌 견뎌냈을까? 그래, 얼마나 힘들었으면 마침내 땅 위에 반듯하게 뉘어져 있는 이 순간까지 모든 옹이란 옹이의 얼굴에서, 저렇게 피눈물을 흘리듯 송진을 토해내고 있을까?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대들보가 갑자기 애처로워졌다.

흔히 곧고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에서는 쉽사리 찾아볼 수 없지만, 보통 나무에는 수많은 옹이가 박히게 된다. 그 생김새도 각양각색이다. 이제는 흉터조차 희미한 옹이가 있는가 하면, 마치 소라처럼 선명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옹이도 있고, 망치로 몇 번 툭툭 치면 저절로 빠져나가는 ‘죽은 옹이’가 있는가 하면, 여전히 줄기와 일체가 된 검붉은 ‘산 옹이’도 많다.
하긴 해마다 수많은 가지를 허공으로 쭉쭉 내뻗으면서 수직 상승을 하는 생리 특성상, 나무의 몸에는 별의별 옹이가 다 박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그 옹이가 가지를 지탱하는 기초부(基礎部)이자 또 다른 생명의 발원처(發源處)였던 셈이니, 어찌 보면 옹이는 나무가 건강하다는 생생한 증표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옹이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낯설지가 않다. 얼핏 보면 해마다 새순을 밖으로 밀어내며 불끈 솟는 춘삼월(春三月)의 봄기운 같기도 하고, 또 잔뜩 응결된 분기점(分岐點)은 출산이 임박한 산모(産母)의 마지막 내지름 같기도 하다. 아니, 어느 땐 장백산에서 지리산까지 쉬지 않고 내달린 백두대간의 끄트머리 어느 한 혈처(穴處)에서 출렁거리듯 뻗어 내린 산맥처럼 웅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옹이마다 목질(木質)이 응축되고, 혈기(血氣)가 분기탱천해 있으니, 어찌 그렇지 않으랴.
그렇다고 옹이를 무작정 야무지고 단단하기만 한 녀석이라고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어쩌면 한 번도 제 심중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채, 그래서 안으로 안으로만 뭉쳐져 지금껏 아물지 못한 상처 덩어리일 수도 있다.

어제도 아궁이에 불을 지핀답시고 장작을 패다가, 다시 또 옹이의 그 안타까운 속내를 되짚게 되었다. 나무토막이 쩍쩍 갈라지는 쾌음(快音) 속에 몰입된 나머지 옹이 근처를 냅다 도끼로 내려친 게 화근이었다. 그 육중하게 하강하던 도끼 머리가 시퍼런 날을 희번덕거리며 그만 뒤집혀 까지고 만 것이다.

아뿔싸! 비록 저렇게 나무토막 하나로 잘려 내팽개쳐졌을망정, 옹이마저 빠개질 수 없다는 그 외마디 절규를 외면해버린 탓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해원(解冤)의 시대라고 하는데, 사람의 마음에 패인 상처는 고사하고 장작에 돋아난 옹이조차 제대로 풀어낼 줄 몰랐다니……, 후회가 엄습해왔다.

다양한 옹이의 모습

옹이에서 쉬지 않고 솟아나는 송진(rosin) 역시 옹이의 아픔을 잘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 한옥의 부재로 사용할 목재는 함수율을 맞추기 위해서 찌고, 말리고, 최첨단 고주파(高周波) 건조기로 지져대지만, 목부재들을 결구(結構)해놓고 보면 옹이에서는 여전히 송진이 스멀스멀 배어 나오게 된다.
그래서 목재의 섬유방향 무늬결에 끌려 기둥이나 대들보의 표면을 무심코 어루만지다 보면, 어느 순간 손바닥에 송진이 쩍쩍 달라붙는 게 다반사다. 그때 그 촉감은, 마치 하루아침에 제 새끼를 잃고 젖몸살을 앓으며 처연하게 울부짖는 어미 소의 타액(涶液) 같기도 하고, 체내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해 좀처럼 피가 멎지 않는 혈우병 환우의 상처를 감싸 쥔 채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그저 발만 동동 구르던 어린 시절, 손바닥에 묻어나던 감촉 같기도 했다.

이따금 한옥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헌사(獻辭)가 심심찮게 바쳐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마치 고대 그리스 코린토스의 왕 ‘시지프스(Sisyphus)’가 받은 형벌처럼 온갖 하중을 다 이고 진 채, 다시 또 천년의 세월을 버텨야 하는 저 기둥과 대들보의 응어리부터 살피게 된다. 그러다가 여전히 씩씩거리듯 시뻘겋게 웅크리고 있는 옹이와 마주치게 되면, 그 헌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저 애달픔만 더해진다.

어쨌든 한옥 부재로 간택된 나무들의 팔자는 참으로 기구해 보인다. 미끈하게 쭉쭉 뻗어 오른 탓에 생장할 땐 온갖 시새움을 받았겠지만, 도편수(都編首)의 눈에 띄고 난 이후로는 저렇게 잘리고, 깎이고, 도려지다가 마침내 그것도 모자라 제 몸 구석구석이 찢어지는 아픔을 송두리째 겪게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게다가 자식처럼 제 몸에 붙어 있던 그 수많은 잔가지가 어느 한순간 무참하게 잘려나간 흔적으로, 그 밑동에 아로새겨진 옹이마저 저렇게 처연하게 제 몸에 걸머지고 있어야 하니, 타고난 운명치고는 참으로 가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사실 누가 끌어내는 것인지도 모른 채 다들 세상 밖으로 나왔다가 어느새 손발에는 옹이가 박히고, 심중(心中)에는 화가 덩어리로 뭉쳐졌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이미 날은 저물었다. 그게 우리 인생이다. 그래도 지금 여기에서 멈출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던가? 애당초 고단하지 않은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치목장(治木場)을 돌아 나오면서, 또다시 천년의 무게를 버텨야 하는 대들보와 기둥의 처지를 곰곰이 되새겨 보게 되었다.

그러한 세상 이치를 아는지 모르는지, 요즘 저마다 이 나라의 초석(楚石)이 되고, 동량(棟樑)이 되겠노라고 열변을 토하는 대선(大選) 후보들의 외침은 이제 처절하기까지 하다. 한옥에 쓰인다면 제 몸 여기저기가 잘리고, 깎이고, 바숴지는 그 험난한 단련을 거쳐서 비로소 지붕을 받드는 자리에 놓이는 것일 텐데도, 그 소임(所任)을 자청하느라 저리들 야단법석이니, 도통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머지않아 여기저기에서 새싹이 다시 돋아나고, 봄비 내린 언덕에는 풀빛이 더 짙어지면서, 계절은 또 어김없이 변화와 순환을 거듭하며 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너 나 할 것 없이 잔뜩 움츠러들게 하고 매사에 머뭇거리게 하던 지난겨울은 너무 길고 매서웠다.
그래서 그런지 다가오는 올봄에는, 여전히 시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있는 옹이까지 제 몸에 똘똘 끌어안고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사실을 의연하게 재삼 일깨워줄 수 있는, 그런 품 너른 동량(棟樑)을 다시 한번 더 보고 싶다.

 

글. 최상철 Choi Sangcheol 건축사사무소 연백당

최상철 건축사사무소 연백당 · 건축사

최상철은 전북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건축사사무소 연백당’ 대표건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동안의 건축설계 작업과정에서 현대건축의 병리현상에 주목하고, 산 따라 물 따라 다니며 체득한 풍수지리 등의 ‘온새미 사상’과 문화재 실측설계 현장에서 마주친 수많은 과거와의 대화를 통하여 우리의 살터를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건축’에 담겨있는 우리들의 생각과 마음을 알기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저서로는 ‘내가 살던 집 그곳에서 만난 사랑’, ‘전주한옥마을’ 등이 있다.
ybdc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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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집

The house where I want to live

바닷가로 난 커다란 창으로 종일 파도의 노랫소리가 들어온다. 조금만 걸으면 낮은 산이 있어 공짜로 도토리와 밤을 주울 수 있다. 텃밭에는 상추와 깻잎, 고추가 알뜰하게 자라고, 라일락과 목련, 장미가 철 따라 꽃을 피운다. 새소리에 잠이 깨고 별빛이 술잔에 담긴다. 부엌의 조리 공간은 식탁을 향해 있고 커다란 팬트리에는 두어 달 먹을 식재료가 넉넉하다. 거실의 벽난로는 겨울을 기다리고, 욕실엔 아주 작은 욕조가 뜨거운 물을 채우고 있다. 안방에는 침대뿐, 단잠을 방해할 아무런 가구도 없다. 세 벽에 책꽂이를 짜서 넣은 서재 한가운데에는 넓은 떡갈나무 책상이 늠름하게 앉아있다.
한눈에 다 보이는 네모난 1층 집, 그곳의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흐르고 사람의 소음보다 자연의 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내가 살고 싶은 집이다.
서울 그리고 아파트를 쉽게 벗어나지 못할 줄 뻔히 알면서, 꿈꾸는 주거공간은 언제나 지방에 있는 작고 소박한 전원주택이다. 생각은 뱅뱅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선뜻 떠날 용기도 여유도 없는 나는 방송이 보여주는 잘 생긴 집들을 시샘하며 바라본다.
최근에 집에 대한 생각을 부쩍 많이 한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서이기도 하고, 지금 사는 곳에서 이사해야 하는 날이 가까워서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아주 작은 집을 담은 영상을 보았다. KCC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스위첸의 광고이다.

광고에는 아파트 단지에서 가장 늦게 불이 꺼지고 가장 먼저 불이 켜지는 아파트 경비실이 나온다. 경비실은 깜깜한 밤에 주차장을 돌며 주민의 차를 살피고, 새벽부터 입주민들의 출근길을 지키는 경비 아저씨가 하루에 12시간 생활하는 집이다. 대개는 에어컨도 없고, 편안한 책상도 없다. 화장실은 낡았고 세면대는 민망할 정도로 지저분해 보인다.
KCC건설은 작년에 ‘등대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파트 노후 경비실의 환경 개선을 통해 경비원들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KCC건설의 나눔경영 프로그램이다. 금강 이매촌 아파트를 시작으로 용인, 수원 지역 등 KCC건설이 지은 전국의 아파트 안에 있는 40여 개 노후 경비실의 환경을 무료로 개선해 주고 있다. 내•외부를 보수하고 책상이나 의자 같은 집기류를 교체하고 소형 에어컨과 냉장고를 설치하니 경비실이 환하게 다시 태어난다.

자막)         모두의 불이 꺼지는 시간,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는 집이 있습니다.

                  가장 늦은 하루가 무사히 끝날 때까지

                  가장 이른 하루가 또 무사히 시작될 때까지.

자막/NA) 이 작은 집이 우리 모두의 집을 지켜갑니다.

자막)        등대프로젝트

                  KCC건설 스위첸은 노후된 경비실을 리모델링하여

                  더 건강한 환경으로 바꿔가고 있습니다.

NA)          KCC건설 스위첸

KCC건설_스위첸_기업PR:등대프로젝트_TVCF_2021

랜턴을 들고 묵묵히 순찰을 하는 경비원과 불 켜진 경비실, 칠흑 같은 어두운 길과 이를 비추는 손전등의 빛이 화면 가득 보인다. 모두가 잠든 아파트 단지에 홀로 꺼지지 않은 경비실의 불빛은 마치 어두운 바다를 비추는 등대처럼 보인다. 클로즈업으로 잡힌 경비원의 표정은 내가 매주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며 만나는 우리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와도 비슷하다.
유튜브에 공개된 스페셜 영상은 등대프로젝트의 실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상에서 우리는 부산, 용인, 서울, 군포에 있는 KCC 금강아파트 경비실의 환경개선 현장을 실감나게 만날 수 있다.

자막) 730채를 지켜온 집

          496채를 지켜온 집

          276채를 지켜온 집

          수십 년 동안 모두의 집을 지켜온 작은 집들을 위해

          작은 보답을 계속합니다

          KCC 스위첸 등대 프로젝트

          부산 학장 KCC 금강아파트 경비실

          부산 구서 KCC 금강아파트 경비실

          용인 역북 KCC 금강아파트 경비실

          서울 시흥 KCC 금강아파트 경비실

          서울 동작 KCC 금강아파트 경비실

          군포 당동 2차 KCC 금강아파트 경비실

 

NA)   이 프로젝트를 응원해 주신 모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더 든든해진 이 작은 집이

          우리 모두의 집을 더 든든하게 지켜갑니다.

          KCC건설 스위첸

KCC건설_스위첸_등대프로젝트_[Never Ending Story]_바이럴영상_2021

스위첸의 이 TVCF는 2021년 대한민국광고대상 TV영상 대상과 디지털영상 은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광고에 주어진 상이라기보다는 이런 광고가 가능하게 한 기업의 철학과 실천이 받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트’라는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커다란 집을 지키는 가장 작은 집! 바로 경비실이 주인공인 광고를 보고 어릴 때 살았던 집을 떠올린다. 그 집엔 상을 펴면 다이닝룸이었다가 방석을 깔면 거실이었다가 이부자리를 펴면 게스트룸이 되는 마루가 있었다. 4남매가 한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지만 좁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엄마는 세월이 흘러 낡고 작아진 그 집에서 45년을 사셨다. 내 나이 다섯 살 때부터 살다가 어른이 되어 분가한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그 집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내가 흘린 추억도 그곳에 남아 나를 반겨주었다.
다시 생각하니 내가 살고 싶은 집은 나와 함께 자라고 나이 드는 집이다. 아이들의 유년이 오롯이 담겨있는 오래된 집이다. 성인이 되어 집을 떠난 아이들이 찾아오면 어릴 적 그대로인 모양을 보고 아련한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집이다. 이제는 너무 늦어버린, 가질 수 없는 집이다.
나는 과연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 아니 어디에 살아야 할까? 지난 세월을 아쉬워하는 대신 앞으로의 내 삶을 아로새길 수 있는 집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있을까? 나와 함께 도란도란 늙어갈 다정하고 순한 집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풀기 어려운 숙제다. 일관성 없는 부동산 대책과 널뛰는 집값, 충분치 않은 주머니 사정에 돌봄이 필요해진 노모까지 고려하면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것에 버금가게…,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다.

 

KCC건설_스위첸_등대프로젝트_TVCF_2021_유튜브 링크

 

KCC건설_스위첸_등대프로젝트_[Never Ending Story]_바이럴영상_2021_유튜브 링크

 

글. 정이숙 Jeong, Yisuk 카피라이터

정이숙 카피라이터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카피라이터로 광고와 인연을 맺었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을 시작으로 한화그룹의 한컴, 종근당의 벨컴과 독립 광고대행사인 샴페인과 프랜티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일했다. 지금은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의 CD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응답하라 독수리 다방>(2015), <광고, 다시 봄>(2019), <똑똑, 성교육동화>시리즈(2019) 12권,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2020)가 있다.
abacab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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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기표

Signifier of freedom

얼마 전에 머리를 잘랐다. 원래 자르던 곳이 있었는데, 거리가 좀 멀다 보니 귀찮아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가서 깎았다. 처음 가는 미장원은 늘 불안하다. 아니나 다를까 남자 이발사가 처음부터 줄곧 바리캉으로 머리를 밀어버린다. 원래 가던 곳의 이발사는 가위로 섬세하게 자르는데 말이지. 참 편리하게도 깎는구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머리를 맡겼으니 중간에 그만둘 수도 없고. 머리를 다 깎은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호섭이 스타일이다. 집에서 아내가 보더니 호섭이 머리라며 놀린다. 그러면서 아들한테 “아빠가 호섭이 머리 됐다”고 말한다. 아들의 반응은 “호섭이가 누구야?”다. 아들은 호섭이를 모르기 때문에 호섭이 머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아들의 반응을 유식한 말로 표현하면, 아들에게 ‘호섭’이라는 이름은 ‘기의’로 다가가지 않는 순수한 ‘기표’다.

스위스의 언어학자인 페르디낭 드 소쉬르는 기호를 기표와 기의로 나누었다. 기표(記標)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매개이고 형식이다. 소리가 대표적이다. 나무를 지시하기 위해서는 ‘나무’라는 소리를 내야 한다. ‘나무’라는 그 소리가 바로 기표다. 기의(記意)는 ‘나무’의 의미와 개념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나무라는 기호에는 ‘나무’라는 ‘소리’와 그 소리가 지시하는 나무의 ‘개념’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이 기표의 개념을 확대했다. 기표는 소리뿐만 아니라 문자이기도 하고 이미지이기도 하며 어떠한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나무를 그린 그림도 그것은 진짜 나무가 아니라 나무를 지시하는 기표다. 기표와 기의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이미지의 배반>이다.<사진 1> 파이프를 그려 넣은 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써 놓았다. 진짜 파이프가 아니라 파이프를 지시하는 기표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진 1> 「이미지의 배반」 르네 마그리트, 1929년

이 그림 속의 글, 즉 문자도 기표다. 나는 사실 불어를 알지 못하므로 그 기표는 의미로 와닿지 않는다. 마치 ‘호섭이’라는 기표가 아무런 의미작용을 하지 않는 아들의 머릿속과 같다. 기표가 특정한 의미로 닿지 않는 상태에서 그 기표는 순수한 기표가 된다. 외국인들이 많아진 오늘날 특정 지역에 가면 조금도 짐작할 수 없는 문자로 쓰인 간판을 가끔 본다. 그 문자가 나에게 전혀 기호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의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머릿속에 연상되는 기의가 전혀 없으므로 나에게 그 문자는 순수한 기표로만 존재한다. 그렇게 의미작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기표는 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보여준다. 내 마음대로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선 대상에 대해서는 고정관념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알 수 없는 그 문자는 나에게서만큼은 기의를 지시할 의무로부터 해방된 상태, 자유의 기표다.

어떤 대상을 기의로부터 해방된 기표, 자유의 기표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창조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대상에 따르기 마련인 의미가 사라진 상태이므로 그 대상에 대한 고정관념도 없기 때문이다. 기표가 기의로 가닿지 않을 때 사람이 얼마나 상상력이 풍부해지는지 잘 보여주는 소설이 있다. 안톤 체호프의 단편 소설 <굴>이 그것이다. 모스크바로 올라와 일자리를 찾지만 몇 달 동안 굶주린 부녀가 있다. 어느 날 아버지는 구걸을 시작하고 어린 딸은 식당 창문에 쓰인 ‘굴(러시아 발음으로 Ústritsy)’이라는 글자를 발견한다. 그런 단어를 태어나서 처음 본 소녀는 그것이 식당 주인의 이름인지 의심해본다. 아버지에게 물어보니 ‘바다 생물’이라는 답변에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한다. 굴이라는 놈을 재료로 만든 각종 요리를 상상한다. 굴 요리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그것을 맛있게 먹는 환상에 사로잡힌다. 그러다가 아버지에게 굴 요리에 대해 물어보니 굴은 딱딱한 껍질 속에 들어있고, 산 채로 먹는다는 말에 실망하고 만다. 맛있는 요리에 대한 환상이 갑자기 사라지고 징그럽게 생긴 바다 생물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배고픔 때문에 소녀는 이내 눈과 이빨과 발이 달린 생물, 상상 속 굴을 먹는 환상에 빠져든다.

어린아이의 머릿속에서 순수한 기표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아이들은 흔히 대상을 자기 마음대로 바꿔 노는 환상에 빠진다. 스스로를 바람이 되거나 기차가 되는 상상을 하며 논다. 아주 드물게 어른이 되어도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길>의 주인공 젤소미나가 그런 사람이다. 젤소미나는 어린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재주가 있다. 들판에서 한 아이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걸 눈치챈 그녀는 소녀를 즐겁게 해주기로 한다. 큰 가지 하나가 옆으로 길게 뻗은 나무 한 그루를 보고 젤소미나는 자신의 팔을 뻗어 나무 흉내를 낸다.<사진 2> 그걸 본 아이가 까르르 웃는다. <길>에서 이 장면은 어른인 젤소미나가 여전히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고정하지 않고 나무로 변신하는 것, 또 나무를 보고 팔을 뻗은 사람으로 상상하는 것, 두 가지 모두 어린아이처럼 주체와 대상을 순수한 기표로 보는 태도 또는 주체와 대상을 고착된 기의로 보지 않는 태도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2> 「길」 페데리코 펠리니, 1954년

예술가들은 젤소미나의 태도를 지닌 직업인이라고 볼 수 있다. 대상을 해방된 기표로 보는 ‘유연한’ 눈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피카소의 <황소의 머리>라는 작품은 자전거 안장과 손잡이로 구성되었다.<사진 3> 피카소가 자전거 안장과 손잡이를 자유로운 기표로 보았다는 걸 보여준다. ‘안장’이라는 기표를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엉덩이를 받치는 좌석’이라는 기의로 절대화한다면 안장의 변신 가능성, 그것의 창조적 잠재성은 소멸되고 만다.

<사진 3> 「황소의 머리」 파블로 피카소, 1942년

<사진 4> 「메차드로(Mezzadro)」 아킬레 카스텔리오니, 1957년

<사진 5> 「아르코(Arco)」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1962년

자유로운 기표가 가진 변신 가능성을 활용하는 건 디자인의 세계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이탈리아의 아킬레 카스틸리오니가 이런 태도를 가진 대표적인 디자이너다. 그가 디자인한 메차드로는 트랙터의 좌석과 휘어진 막대기, 그리고 나무 받침대를 결합해 스툴을 만들었다.<사진 4> 그가 디자인한 스툴 역시 기존의 스툴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스툴처럼 보이지 않게 한다. 즉 이 스툴 역시도 기의로 잘 가 닿지 않는 기표인 셈이다. 카스틸리오니는 그렇게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즉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모호한 디자인을 잘 한다. 그가 디자인한 아르코라는 램프가 있다.<사진 5> 이 램프는 플로어 램프인지, 펜던트인지, 테이블 램프인지 그 범주가 명확하지 않다. 이러한 모호성은 기표를 고착된 기의로 확정하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을 혼란하게 만든다. 낯섦, 이것은 창조적인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추구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다. 낯섦이란 해방된 기표, 자유로운 기표의 다른 이름이다.

반면에 그러한 모호함보다 확고한 질서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많다. 기표는 하나의 기의로 반드시 고착되어야 한다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다. 그런 태도를 보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문신을 생각해 보자. 문신이라는 기표는 오랫동안 ‘범죄자’, ‘야만인’이라는 기의로 곧장 날아갔다. 영화에서 흔히 목욕탕 신에 등장하는 문신한 몸은 조폭을 뜻하는 클리셰다. 하지만 최근 문신은 ‘스웩’이 되었다. 고착된 기표와 기의를 강요하는 보수주의는 새로움을 창조하기 힘들다. 기표와 기의의 관계가 고착되는 것은 지식이 늘어나기 때문이며, 그런 태도를 가진다는 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세상을, 이 세상의 그 수많은 대상을 순수한 기표로 바라본다는 건 불가능하다. 기표와 기의의 관계는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므로 이것을 알아야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상을 순수한 기표로 바라본다는 건 노력을 필요로 한다. 창조적이 된다는 건 억지로 어린아이와 같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런 태도를 갖는 사람은 축복을 받은 셈이다.

 

글. 김신 Kim, Shin 디자인 칼럼니스트

김신 디자인 칼럼니스트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월간 <디자인>에서 기자와 편집장을 지냈다. 대림미술간 부관장을 지냈으며, 2014년부터 디자인 칼럼니스트로 여러 미디어에 디자인 글을 기고하고 디자인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고마워 디자인>, <당신이 앉은 그 의자의 비밀>, <쇼핑 소년의 탄생>이 있다.
kshin2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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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새롭게 바뀌는 주요 노동관계법령상 정책사항

Key policy changes of 2022 National Labor Relations Act

매년 다양한 노동정책이 쏟아지고, 노동 관련 법률이 이미 개정되었거나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2년을 맞아 올 상반기에 새롭게 바뀌는 주요 노동관계법령상 정책사항을 전체적으로 개관하고, 변경되는 내용에 대해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번 인사노무상식 시리즈에서는 근로기준법은 물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등 올해 변경되는 노동관계법령상 정책사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노동관계법령상 변경되는 주요 정책사항

1. 최저임금액 인상 [2021년 8,720원 → 2022년 9,160원](2022.1.1.)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시간급 9,160원으로 인상된다. 주 근로시간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 1,914,440원(월환산 기준시간 수 209시간, 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이다. 다만, 수습사용 중인 자로서 수습사용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는 최저임금액의 10%를 감액할 수 있다.
매월 1회 이상 지급되는 임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며, 2022년의 경우 월 환산액 기준으로 ‘산정단위 1개월 초과 상여금’은 10%, 식대, 차량유지비 등 ‘현금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비’는 2% 각 초과금액이 산입된다.
Ex) 주 40시간 근로자의 경우, 상여금 191,444원(9,160원×209시간×10%), 복리후생비 38,288원(9,160원×209시간×2%) 이상 지급되는 금액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됨.

 

2. 5인 ~ 29인 기업 관공서 공휴일 민간기업 적용(2022.1.1.)
2022년부터 5인 이상 30인 미만의 민간기업도 명절, 국경일 등 관공서의 공휴일(일요일 제외) 및 대체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다수의 기업이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을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하여 활용해왔으나, 올해부터 5인 이상 기업은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과는 별도로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함에 유의해야 한다.

 

3. 고용상 성차별 및 직장내성희롱 피해자 보호조치 위반에 대한 노동위원회 구제제도 시행(2022.5.19.)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오는 5월 19일부터 고용상 성차별·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보호조치 위반에 대한 노동위원회 구제제도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①근로자가 성별을 이유로 모집·채용, 임금 등 고용상 차별을 받은 경우나 ②직장 내 성희롱 피해 근로자에 대해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 피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 1억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4. 1인 이상 기업 가족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제도 확대 시행3)(2022.1.1.)
가족돌봄 등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30인 미만 기업까지 확대 시행된다. 이에 따라 근로자는 가족돌봄, 본인건강, 학업, 은퇴준비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단축을 사업주에게 신청할 수 있고, 사업주는 허용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

▶허용 예외 사유 : 근속기간 6개월 미만, 대체인력 채용이 불가한 경우,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단축 종료 후 2년이 미경과 한 경우.

 

5. 육아휴직 급여 소득대체율 인상 및 3+3 부모육아휴직제 시행 (2022.1.1.)
2022년부터 육아휴직 4~12개월째 급여가 현행 통상임금 50%(상한 월 120만 원)에서 통상임금 80%(상한 월 150만 원)로 인상되었다. 개정 내용은 1월 1일 이후 육아휴직 기간에 대한 급여부터 적용된다.

또한, 2022년부터 자녀 생후 12개월 내 부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 사용 시, 첫 3개월에 대해 부모 각각의 육아휴직 급여를 상향하여 지급하는 ‘3+3 부모육아휴직제’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생후 12개월 내 자녀에 대해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각각 3개월간 최대 월 300만 원(통상임금 100%)의 육아휴직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다. 개정 내용은 부모 중 두 번째 육아휴직자가 1월 1일 이후 육아휴직을 최초 개시한 경우부터 적용된다.

 

6.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장려금 제도 개편(2022.1.1.)
만 12개월 초과 자녀 대상 육아휴직을 허용한 우선지원대상기업 사업주에 대해서는 월 30만 원을 지원한다(기존과 동일). 아울러, 2022년부터 우선지원대상기업 사업주가 만 12개월 이내 자녀 대상 육아휴직을 3개월 이상 허용하면 ‘육아휴직 지원금’을 월 200만 원으로 상향하여 3개월간 지원한다(이후 육아휴직 기간에 대해서는 월 30만 원 지원).

현행 육아휴직에 대한 대체인력 지원금과 대규모 기업에 대한 지원 제도는 올해부터 폐지된다. 다만, 2021년 12월 31일 이전에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대체인력을 채용한 사업주(대규모기업 포함)는 기존 법령에 따라 대체인력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개정 내용은 2022년 1월 1일 이후 육아휴직을 부여한 사업주부터 적용된다.

 

7. 청년 일자리 도약 장려금 사업 신설 (1월 중 시행)
청년의 취업을 돕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청년 일자리 도약 장려금 사업’을 2022년 1월부터 시작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여 6개월 이상 고용유지 시 월 80만 원씩 최대 1년간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8. 고령자 고용지원금 신설(2022.1.1.)
사업주가 고용하고 있는 60세 이상의 근로자 수가 과거 평균 3년보다 증가한 기업에 그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고령자 고용지원금’을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 주요 내용 : ①매 분기별로 사업주가 1년 초과 고용하고 있는 60세 이상의 근로자 수 월평균이 ②과거 3년간 월평균 60세 이상 고령자 수보다 증가하는 경우, 1인당 분기별 30만 원 지원.

 

9. 일자리안정자금 6개월간 계속 지원
일자리안정자금을 2022년에도 6개월간 계속 지원한다. 올해는 월 평균보수 230만 원 미만 노동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주에게 1인당 월 3만 원을 지원한다. 단, 단시간근로자 및 일용근로자는 상용근로자의 지원 수준을 고려하여 근로시간 및 근로일 구간별로 지원한다.

 

10. 장애인 신규고용장려금 시행(2022.1.1.)
장애인 고용의무가 없는 사업주(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가 장애인 근로자를 신규로 고용하고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한 경우 ‘장애인 신규고용장려금’을 지급한다. 해당 사업은 2022년 1월 1일 이후 장애인 근로자를 신규로 고용한 사업주에 대하여 지원한다.

▶ 주요 내용 : 장애인 근로자의 성별 및 장애 정도에 따라 6개월 고용유지 시 180~480만 원, 1년 고용유지 시 360~960만 원.

 

11.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시행 (2022.4.14.)
4월 14일부터는 30인 이하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퇴직급여 보장을 위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가 시행된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란 상시 근로자 30인 이하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개별 적립금을 모아 근로복지공단에 공동의 기금을 조성·운영하여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는 공적 연금서비스 제도다.

▶ 주요 내용 : 최저수준 수수료가 적용(수수료율 0.2% 예정), 저임금 근로자(최저임금 120% 미만)에 대한 사용자 부담금의 10%(3년 한시)를 지원

 

글. 신항철 Shin, Hangcheoul 삼정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

신항철 삼정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

삼정노무법인의 대표 공인노무사이며, (주)에스제이파워 등 삼정HRM그룹의 총괄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건설 철근 콘크리트 협회 자문위원, 프랜차이즈협회 자문위원 및 중앙진폐재활협회 노동법률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20여 년간 공인노무사 업무를 해오면서 임금채권보장업무를 국내 최초로 수행하였고, 임금, 근로시간, 노사관계 및 산업안전 등 기업 현장에 필요한 수많은 컨설팅을 통해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shin@psj.kr / www.psj.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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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단위계획에 의한 건축허용성의 범위와 한계

Scope and limits of building permission according to a district unit plan

Ⅰ. 글의 첫머리에

이제 지구단위계획이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지구단위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립되고, 그 내용은 구체적으로 어떠하며, 건축을 할 때 지구단위계획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하는지 자세한 내용은 모르는 것 같다. 건축을 하려는 사람은 무조건 모든 것을 건축사 또는 시공업자에게 맡기기 때문이다.

특정한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해당 토지의 법적 성격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모든 토지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용도가 지정되어 있다. 따라서 대상 토지의 용도가 특정 건물을 짓는데 적합한 것인지 확실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건축행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건축법이 적용되지만, 국토계획법에 따른 각종 국토계획에 의해 규제를 받는다. 국토계획법에서는 개발행위와 토지의 형질변경행위에 대해 행정청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국토계획법 상의 개발행위허가는 기속행위가 아닌 재량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국토계획법에서는 여러 가지 행정계획이 규정되어 있으나, 일선에서 건축허가에 있어 직접적인 규제를 받는 것은 지구단위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관리계획의 일종으로서, 건축물의 용도제한, 건폐율, 용적률, 높이의 최고한도 또는 최저한도에 관한 사항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토지에 건축주가 의도하는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검토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구체적으로 해당 토지에서 어떤 용도의 건축물을 어느 정도의 건폐율과 용적률의 범위에서 건축할 수 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지구단위계획이다. 물론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아니한 지역이거나, 지구단위계획이 불필요한 경우에는 별문제 없지만, 지구단위계획구역이거나 사업에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한 건축이나 개발행위에서는 지구단위계획에서 규제하고 있는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이나 용적률이 매우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그런데 실무상으로는 지구단위계획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과 상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 상충되거나 모순되는 경우,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다. 특히 지구단위계획에서 건축법상의 규제를 완화하는 경우, 명확한 명문의 규정이 있으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 해석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에서는 지구단위계획의 의미와 수립절차, 내용 및 건축규제의 방법 및 완화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기로 한다. 특히 지구단위계획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 대해서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알아보기로 한다.

Ⅱ.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의 내용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이르러 비도시지역의 토지를 계획적 체계적으로 개발 이용하기 위하여 국토이용관리법을 제정하여 국토이용계획으로 전국토를 용도지역으로 구분하여 그 지정목적에 따라 개발이용하도록 하였다.

국토이용체계는 전국토를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으로 구분하여 도시지역에는 도시계획법을 적용하고, 비도시지역에는 국토이용관리법을 적용하는 이원화된 체계로 되었다. 도시계획법과 국토이용관리법을 통합하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2003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토기본법은 국토에 관한 계획 및 정책의 수립ㆍ시행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국토의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한 계획의 수립 및 집행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

국토계획이란 국토를 이용ㆍ개발 및 보전할 때 미래의 경제적ㆍ사회적 변동에 대응하여 국토가 지향하여야 할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말한다. 국토계획은 국토종합계획, 도종합계획, 시ㆍ군 종합계획, 지역계획 및 부문별계획으로 구분한다.

시ㆍ군종합계획은 특별시ㆍ광역시ㆍ특별자치시ㆍ시 또는 군(광역시의 군은 제외한다)의 관할구역을 대상으로 하여 해당 지역의 기본적인 공간구조와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토지이용, 교통, 환경, 안전, 산업, 정보통신, 보건, 후생, 문화 등에 관하여 수립하는 계획으로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립된다.

지역계획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특별한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수립된다. 부문별계획은 국토 전역을 대상으로 하여 특정 부문에 대한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도시ㆍ군기본계획’이란 특별시ㆍ광역시ㆍ특별자치시ㆍ특별자치도ㆍ시 또는 군의 관할 구역에 대하여 기본적인 공간구조와 장기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으로서 도시ㆍ군관리계획 수립의 지침이 되는 계획을 말한다.

도시기본계획은 국토종합계획을 기본으로 하여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방향과 미래상을 제시하는 계획이며,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장래의 바람직한 도시상을 나타내는 거시적 계획이다. 도시기본계획 광역도시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중에서 지역의 성격이 도시기본계획에 가장 잘 나타나 있게 된다.

도시관리계획은 상위계획인 광역도시계획이나 도시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구체화하고, 실현시키는 중장기계획이다. 용도지역 용도지구 용도구역. 기반시설, 도시개발사업 또는 정비사업, 지구단위계획 등을 단계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다.

도시관리계획 또는 군관리계획에는 다음과 같은 계획이 포함된다. ①용도지역ㆍ용도지구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 ②개발제한구역, 도시자연공원구역, 시가화조정구역, 수산자원보호구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 ③기반시설의 설치ㆍ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계획, ④도시개발사업이나 정비사업에 관한 계획, ⑤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과 지구단위계획, ⑥입지규제최소구역의 지정 또는 변경에 관한 계획과 입지규제최소구역계획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 또는 군수는 도시ㆍ군관리계획 결정이 고시되면 지적이 표시된 지형도에 도시ㆍ군관리계획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밝힌 도면을 작성하여야 한다.

시장이나 군수는 지형도에 도시ㆍ군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ㆍ변경과 지구단위계획의 수립ㆍ변경에 관한 도시ㆍ군관리계획은 제외한다)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밝힌 도면을 작성하면 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주민(이해관계자 포함)에게는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권자에게 기반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사항,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및 변경과 지구단위계획의 수립 및 변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도시·군관리계획도서와 계획설명서를 첨부하여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을 제안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고, 입안제안을 받은 입안권자는 그 처리 결과를 제안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Ⅲ. 용도지역, 용도지구, 용도구역

모든 토지에는 용도가 지정된다. 현행법은 토지의 용도에 관하여 용도지역, 용도지구, 용도구역의 세 가지로 구분하여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토지의 용도를 규제하는 제도는 토지에 대하여 지정된 용도의 범위에 합치하는 건축물이나 시설, 공간만을 허용한다.

용도구역은 인구 및 산업의 도시집중과 그에 따른 무질서한 시가화를 방지하고, 계획적 단계적으로 시가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지정한다. 용도구역은 시가지의 규모와 범위 및 개발 정비방침을 정함으로써 각종 계획 규제 사업을 연동시켜 개발행위나 토지이용을 총체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다.

용도지역은 상호 중복하여 지정될 수 없으나, 용도지역과 지구, 지구와 지역 간에는 상호 모순되지 않는 한 중복 지정이 가능하다. 용도지역제는 토지를 그 적성에 따라 구분하여 적절한 용도를 부여한 후 이 용도에 부합되지 아니하는 토지이용행위를 규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토계획법에 의한 용도지역 및 용도지구가 용도지역제의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용도지역은 전국의 토지를 4개 용도지역으로 구분하여 지정한다.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나눈다. 용도지역의 지정 또는 변경은 국토교통부장관, 시도지사, 대도시시장이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한다. 국토교통부장관, 시도지사, 대도시시장은 용도지역을 도시군관리계획결정으로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및 녹지지역을 세분하여 지정할 수 있다.

용도지역으로 지정되면 건축물의 이용용도와 건폐율, 용적률에 의한 이용규모의 제한을 받는다. 용도지역에서의 건축물이나 그 밖의 시설의 용도 종류 및 규모 등의 제한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그 제한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할 수 있으며, 그 제한은 해당 용도지역과 용도지구의 지정목적에 적합하여야 한다.

용도지구란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에 대한 용도지역의 제한을 강화하거나 완화하여 적용함으로써 용도지역의 기능을 증진시키고 미관 경관 안전 등을 도모하기 위하여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는 지역을 말한다.9) 국토교통부장관, 시도지사, 대도시시장은 용도지구의 지정 또는 변경을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한다.

용도구역은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에 대한 용도지역의 제한을 강화하거나 완화하여 적용함으로써 용도지역의 기능을 증진시키고 미관 경관 안전 등을 도모하기 위하여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는 지역을 말한다. 용도구역에는 개발제한구역, 시가화조정구역, 수산자원보호구역, 도시자연공원구역 등이 있다.

 

Ⅳ. 건축물의 용도

‘건축물의 용도’란 건축물의 종류를 유사한 구조, 이용 목적 및 형태별로 묶어 분류한 것을 말한다. 건축물의 용도변경은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의 용도를 타 용도로 변경하는 행위를 말한다. 건축물의 용도변경은 해당 지역의 시장·군수·구청장에게 허가나 신고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건축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2는 “건축물의 용도라 함은 건축물의 종류를 유사한 구조·이용목적 및 형태별로 묶어 분류한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는 건축물의 용도를 28가지로 분류하면서 그 각 용도에 속하는 건축물의 세부용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건축법 시행령 제3조의4, [별표 1]은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를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건축법 제19조 제7항에 따라 국토계획법 제54조가 준용되는 용도변경 즉, 건축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관할 행정청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하여야 하는 용도변경의 경우에는 국토계획법 제54조를 위반한 행위가 곧 건축법 제19조 제7항을 위반한 행위가 되므로, 이에 대하여 건축법 제79조, 제80조에 근거하여 시정명령과 그 불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할 수 있다.

국토계획법 제54조가 준용되지 않는 용도변경 즉, 건축법 제19조 제3항에 따라 건축물대장 기재 내용의 변경을 신청하여야 하는 경우나 임의로 용도변경을 할 수 있는 경우에는 국토계획법 제54조를 위반한 행위가 건축법 제19조 제7항을 위반한 행위가 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국토계획법상 지구단위계획에 맞지 아니한 용도변경’이라는 이유만으로 건축법 제79조, 제80조에 근거한 시정명령과 그 불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7. 8. 23. 선고 2017두42453 판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2조 제1항 제4호, 제54조는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지구단위계획에는 ‘건축물의 용도제한’에 관한 사항을 정할 수 있고,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지구단위계획에 적합하게 건축하거나 용도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계획법 및 동법 시행령은 지구단위계획에서의 건축물 용도제한의 기준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하여 이를 입안·결정하는 시·도지사 등에게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의 내용이 되는 ‘건축물의 용도제한’을「건축법 시행령」[별표 1]에서 한정적으로 열거하는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 중에서 선택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도12330 판결).

 

Ⅴ. 지구단위계획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지역 가운데 일부 지역에 대해 개별적으로 세우는 입체적인 건축물 계획과 평면적인 토지이용계획을 말한다. 지구단위계획은 2차원적이며 거시적인 용도지역제 도시계획과 입체적인 개별 건축물 건축계획을 중간에서 매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구단위계획이란 도시ㆍ군계획 수립 대상지역의 일부에 대하여 토지 이용을 합리화하고 그 기능을 증진시키며 미관을 개선하고 양호한 환경을 확보하며, 그 지역을 체계적ㆍ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수립하는 도시ㆍ군관리계획을 말한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와 마을에 대하여 입체적인 건축물 계획과 평면적인 토지이용계획을 모두 고려하여 수립하는 계획이다.

지구단위계획은 상세한 규율과는 거리가 먼 용도지역제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도입된 것이다. 지구단위계획은 국토계획법이 정하고 있는 도시계획 가운데, 가장 상세하고 세밀한 내용의 계획이다. 토지의 이용관계, 즉 토지의 건축가능성 또는 개발가능성을 가장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규율한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계획수립대상지역 안의 일부 토지를 대상으로 개별적인 건축행위를 규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용도지역제에 의한 건축규제방식은 용도지역 안의 토지 전체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용도지역만 지정하고 구체적인 토지이용계획을 세우지 않고 건축허가를 해주게 되면, 전체적인 관점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건축물이 난립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용도지역 안의 소규모지역에 대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상세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한 다음, 이에 따라 개별적인 건축행위를 규제하려는 것이 지구단위계획이다.

용도지역제는 대상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면서 주로 평면적인 계획에 의하여 일률적인 건축규제를 한다. 지구단위계획은 각 필지를 대상으로 입체적으로 건축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구 건축법 제61조 제1항은 ‘도시계획법 제1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도시의 기능 및 미관의 증진을 위하여 세분하여 지정된 구역’을 ‘도시설계지구’로 규정하고, 제62조 제1항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은 ‘도시설계’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1998년 건축법 개정으로 도시설계제도가 확대되었고, 그 결과 상세계획제도는 유명무실하게 되었다. 2000년 상세계획제도를 지구단위계획으로 개편하면서 건축법상의 도시설계는 지구단위계획으로 흡수되었다.

그 후 도시설계지구 및 도시설계는 2000년 1월 28일 법률 제6243호로 개정된 도시계획법 부칙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으로 통합되었고, 이후 2002일 2월 4일 도시계획법이 폐지되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되면서부터는 그 법에 따라 지구단위계획구역이 지정되고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게 되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1두8277 판결).

용도지역제에 의한 건축규제는 용도지역 안의 토지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용도지역별로 정하여진 용도 높이 건폐율 용적률 등의 건축기준에 적합하기만 하면 그 용도지역 전체의 차원에서 보아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건축물의 건축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지목이 대지인 경우 당해 토지에는 건축허용성이 부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용도지역 안의 소규모 지역에 대하여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한 후 이에 따라 건축규제를 하려는 것이 지구단위계획이다.

용도지역제가 그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주로 평면적인 계획에 의하여 일률적으로 건축규제를 하는데 반하여, 지구단위계획에서는 각 필지를 대상으로 입체적으로 건축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도시계획요소인 획지, 건축허용성을 규율하기 위하여는 필지경계선까지 표시할 수 있는 상세한 도면 형식의 도시계획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지구단위계획이 필지 단위까지 규율할 수 있는 도시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국토계획법시행령은 용도지역 안에서의 건축물 용도 등의 제한에 관하여 건축법시행령 [별표 1]에 규정된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에 따르도록 하는 규정을 두면서도(국토계획법 제76조 제1항,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71조 제1항), 지구단위계획에서의 건축물 용도제한의 기준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하여 이를 입안·결정하는 시·도지사 등에게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의 내용이 되는 ‘건축물의 용도제한’을「건축법 시행령」[별표 1]에서 한정적으로 열거하는 용도별 건축물의 종류 중에서 선택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도12330 판결).

용도지역제 도시계획만 하더라도 용도지역에 따른 건폐율, 용적률, 건축물의 용도 등과 같이 건축허가요건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층위의 사항들을 규율하는 반면, 지구단위계획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요건들에서 더 나아가 건축물의 세부적인 용도, 곧 법령차원에서 구분하고 있는 용도의 분류를 더 세분화된 수준의 내용들까지도 규율하는 경우가 있다.

지구단위계획이 도시계획법제상 가장 완결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건축허가요건을 상대적으로 상세하게 정한다는 의미에 그친다. 지구단위계획만 하더라도 토지이용관계를 소극적으로 규율하는 것일 뿐, 행정주체가 개발의 주체가 되어 수용권 등 고권적 행위를 적극적으로 발하여 도시공간의 창설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개발사업과는 그 역할을 달리한다.

 

Ⅵ. 지구단위계획의 수립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한다(제50조). 국토교통부장관, 시ㆍ도지사, 시장 또는 군수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지역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제51조). ①용도지구, ②도시개발구역, ③정비구역, ④택지개발지구, ⑤대지조성사업지구

지구단위계획은 ①도시의 정비ㆍ관리ㆍ보전ㆍ개발 등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목적, ②주거ㆍ산업ㆍ유통ㆍ관광휴양ㆍ복합 등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중심기능, ③해당 용도지역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수립한다. 지구단위계획의 수립기준 등은 국토교통부장관이 훈령으로 정한다. 이것이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이다.

지구단위계획의 내용 중 기존의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를 용적률이 높은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로 변경하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변경되는 구역의 용적률은 기존의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의 용적률을 적용하되, 공공시설부지의 제공현황 등을 고려하여 용적률을 완화할 수 있도록 계획하여야 한다(국토계획법 시행령 제42조의2 제2항).

도시지역 외의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의 용도 종류 및 규모 등은 해당 구역의 중심기능과 유사한 도시지역의 용도지역별 건축제한 등을 고려하여 지구단위계획으로 정하여야 한다.

국토계획법 제52조 제3항에 따르면 법 제76조 용도지역 및 용도지구에서의 건축물의 건축제한 등의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고, 법 시행령 제42조의2 제2항 제11호에 따르면, 도시지역 외의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의 용도 종류 및 규모 등은 해당구역의 중심기능과 유사한 도시지역의 용도지역별 건축제한 등을 고려하여 지구단위계획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 3-2-9(2)는 산업 유통형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는 법 제76조에 따른 건축물의 행위제한기준을 공업지역 및 상업지역에 허용되는 행위의 범위 안에서 완화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업계획 승인과 이를 위한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과 그 계획의 수립은 모두 일종의 행정계획으로서 승인권자인 시장이 고도의 재량권을 가진다. 시장은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지정하려면 주변 지역의 토지이용, 교통여건, 관련계획 등을 함께 고려하여 지구단위계획으로 의도하는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지 그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여야 하고, 건축물의 높이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입지적 특성, 단계적 스카이라인,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7다249219 판결).

피고 구청장은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동 ○○역 일대를 체계적·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였고,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을 결정하였다.

 

Ⅶ. 지구단위계획의 내용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한다.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지구단위계획의 입안과 기반시설부담계획의 수립을 동시에 하여 양 계획간 상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구역이 지정된 후 3년 이내에 계획이 결정 고시되지 않으면 구역지정이 실효된다.

지구단위계획은 도로, 상하수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시ㆍ군계획시설의 처리ㆍ공급 및 수용능력이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있는 건축물의 연면적, 수용인구 등 개발밀도와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지구단위계획은 기존 용도지역제 도시계획에 비하여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계획 도면과 함께 민간부문 시행지침과 같은 부속규정이 작성된다. 이는 각 구획마다 허용되는 건축물의 용도 등을 세밀하게 규정해놓은 것으로서 이 또한 지구단위계획의 내용을 이룬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관리계획의 지위를 가진다. 구속적 계획으로서 건축허가요건과 같은 토지소유자의 권리의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규율하는 도시계획이 도시관리계획이다. 도시관리계획의 하위 범주에는 용도지역제 도시계획, 지구단위계획 등 여러 종류의 계획적 수단들이 열거되어 있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관리계획의 하나로서, 토지 이용의 합리화 및 기능 증진, 미관 개선, 환경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한다. 도시계획 수립 대상이 되는 일부 지역을 체계적 계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이다.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계획을 기존 시가지의 특정지역에 적용하여 구체화한다.

지구단위계획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포함될 수 있다. ①용도지역이나 용도지구를 세분하거나 변경하는 사항, ②기존의 용도지구를 폐지하고 그 용도지구에서의 건축물이나 그 밖의 시설의 용도ㆍ종류 및 규모 등의 제한을 대체하는 사항, ③기반시설의 배치와 규모, ④도로로 둘러싸인 일단의 지역 또는 계획적인 개발ㆍ정비를 위하여 구획된 일단의 토지의 규모와 조성계획, ⑤건축물의 용도제한, 건축물의 건폐율 또는 용적률, 건축물 높이의 최고한도 또는 최저한도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는 제76조부터 제78조까지의 규정과 건축법 제42조ㆍ제43조ㆍ제44조ㆍ제60조 및 제61조, 주차장법 제19조 및 제19조의2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지구단위계획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

실무상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과 같은 곳에서, 개발사업자가 주민제안의 요건을 갖추어 지구단위계획의 입안을 제안한 다음, 그 내용대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면 해당 계획상 공동주택 단지로 구획된 블록에서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을 득하여 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의 사업구조를 이른바, 지구단위계획사업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국토계획법 제49조 제2항의 위임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한 훈령인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은 특별계획구역을 지구단위계획구역 중에서 현상설계 등에 의하여 창의적 개발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거나 계획의 수립 및 실현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충분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을 때에 별도의 개발안을 만들어 지구단위계획으로 수용 결정하는 구역이라고 정의하고(3-15-1), 특별계획구역 지정대상으로 공공사업의 시행, 대형건축물의 건축 또는 2필지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공동개발 기타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여 개발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다(3-15-2).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관리계획이고 구속적 계획이다. 세부계획도 별도의 계획 승인절차를 거쳐 도시관리계획이 된다.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 사이에는 하위계획이 상위계획에 부합될 것이 요구되는 등 위계가 있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과 그 계획의 수립은 모두 일종의 행정계획으로서 승인권자인 피고 시장이 고도의 재량권을 가진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피고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지정하려면 주변 지역의 토지이용, 교통여건, 관련계획 등을 함께 고려하여 지구단위계획으로 의도하는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지 그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여야 하고, 건축물의 높이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입지적 특성, 단계적 스카이라인,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7다249219 판결).

대통령령이 정하는 축척 이상의 지형도를 사용하여 도시관리계획결정을 고시한 경우가 아닌 한, 도시관리계획의 결정의 고시가 있은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적이 표시된 지형도에 도시관리계획사항을 명시한 지형도면을 작성하여야 하고 이를 고시하여 관계 서류를 일반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지형도면은 축척 500분의 1 내지 1천500분의 1(녹지지역의 임야, 관리지역, 농림지역 및 자연환경보전지역은 축척 3천분의 1 내지 6천분의 1로 할 수 있다)로 작성하여야 하고, 지형도면의 고시는 관보나 공보에 게재하는 방법에 의한다.

국토계획법이 도시관리계획 결정 후 지형도면을 작성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도시관리계획으로 토지이용제한을 받게 되는 토지와 그 이용제한의 내용을 명확히 공시하여 토지이용의 편의를 도모하고 행정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Ⅷ.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의 행위제한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건축물(일정 기간 내 철거가 예상되는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설건축물은 제외한다)을 건축 또는 용도변경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하려면 그 지구단위계획에 맞게 하여야 한다. 다만,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4조, 건축법 제8조 제4항에 의하면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지구단위계획에 적합하게 건축하거나 용도를 변경하여야 하며, 건축허가권자는 당해 용도·규모 또는 형태의 건축물을 그 건축하고자 하는 대지에 건축하는 것이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건축허가권자는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의 건축이 그 지구단위계획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 그 건축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두1227 판결).

국토해양부장관, 시·도지사, 시장 또는 군수는 도시기본계획 또는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당해 도시기본계획 또는 도시관리계획이 결정될 경우 용도지역·용도지구 또는 용도구역의 변경이 예상되고 그에 따라 개발행위허가의 기준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서 도시관리계획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에 대하여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또는 지방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회에 한하여 3년 이내의 기간 동안 개발행위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행정규칙은 위에서 본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할 것이다.

시장·군수는 택지개발사업이 준공된 지구에 대하여 이미 고시된 실시계획에 포함된 상세계획으로 관리하여야 하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4조 본문에 의하면,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건축물의 용도를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지구단위계획에 적합하게 건축하거나 용도를 변경하여야 한다.

택지개발지구 내의 토지는 택지개발촉진법령에 맞게 이용되어야 하는 것이며, 토지의 이용은 그 지상 건축물의 용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택지개발촉진법령이 용지를 분류하면서 그 지상 건축물의 종류를 명시하고 있어 택지개발촉진법령상 토지의 이용분류에 의해 그 지상 건축물의 용도도 제한을 받는다고 할 것이어서, 택지개발지구 내의 토지 및 그 지상 건축물은 택지개발사업계획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사업의 준공 이후에도 택지개발지구 내의 토지의 이용 및 그 지상 건축물의 용도에 관하여 택지개발계획의 승인권자가 최종 승인한 상세계획에 따라 이용 및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에서 건축물의 건축이나 그 밖의 행위를 하는 경우 그 행위에 관하여 지구단위계획에서 정하고 있으면 그 계획에 적합하게 하여야 하나, 그 계획에서 정하고 있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는 다른 법령에 의하여 제한되지 않는 한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이는 비산먼지발생사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7두17076 판결).

갑 지방자치단체가 을 주식회사 소유의 토지가 포함된 부지에 대하여 제2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추진하였고 을 회사가 이를 신뢰하여 관련 절차를 진행하였으나, 계획구역 지정이 철회되고 위 부지가 보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자 을 회사가 갑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이다.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는 등의 요건이 필요하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 개발에서 누가 얼마의 지식·정보를 가지고 있고, 공공개발의 필요성이 어떻게 변해가며, 누구의 제안·주도로 지방자치단체 개발이 진행되고, 법률상 권한이 어떻게 배분되어 있으며, 진행 과정에서 일방적인 지시·처분만이 존재하는지, 협상·협의·지식과 정보 교환이 존재하는지도 배상책임 존부를 판단할 때 하나의 자료가 될 수 있다.

을 회사로서도 계획구역 지정이 향후 건설교통부 산하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도시기본계획 승인과 갑 지방자치단체의 상급 행정청의 결정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좌절될 수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을 회사가 계획구역 지정이 전적으로 갑 지방자치단체에 의해서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신뢰한 데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갑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가 있다(부산고법 2014. 7. 23. 선고 (창원)2013나2514 판결).

 

Ⅸ. 지구단위계획위반에 대한 처벌

현행 국토계획법에는 법위반행위에 대해 많은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설계와 감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건축사로서는 건축, 개발행위, 건설, 토지의 형질변경 등에 관한 많은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각종 금지행위 및 이에 대한 처벌조항을 상세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27) 국토계획법은 제12장에서 벌칙에 관한 6개의 조문을 두고 있다. 여기에서는 특히 지구단위계획과 관련된 형사처벌조항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국토교통부장관, 시ㆍ도지사, 시장ㆍ군수 또는 구청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 이 법에 따른 허가ㆍ인가 등의 취소, 공사의 중지, 공작물 등의 개축 또는 이전, 그 밖에 필요한 처분을 하거나 조치를 명할 수 있다. ①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해당 지구단위계획에 맞지 아니하게 건축물을 건축 또는 용도변경을 하거나 공작물을 설치한 자, ②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에서의 건축 제한 등을 위반한 자, ③건폐율을 위반하여 건축한 자, ④용적률을 위반하여 건축한 자(국토계획법 제133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제5호에 해당하는 자는 계약 체결 당시의 개별공시지가에 의한 해당 토지가격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141조). ①지구단위계획에 맞지 아니하게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용도를 변경한 자, ②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에서의 건축물이나 그 밖의 시설의 용도ㆍ종류 및 규모 등의 제한을 위반하여 건축물이나 그 밖의 시설을 건축 또는 설치하거나 그 용도를 변경한 자

지구단위계획에 적합하지 않은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용도변경한 경우 행정청은 그 건축물을 건축한 자나 용도변경한 자에 대하여서만 처분이나 원상회복 등의 조치명령을 할 수 있고,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이러한 건축물을 양수한 자에 대하여는 이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2. 23. 선고 2006도6845 판결).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140조 제1호, 제56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사위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의 의미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는 허가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 허가를 받았을 때를 가리킨다.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제140조 제1호는 ‘제56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토지의 형질변경 등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사위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아 개발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미수범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으며, 또 ‘사위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도 없다.

갑이 을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을 당시 그 돈이 단순히 정치자금이 아니라 ○○사업의 지구단위계획변경승인에 대한 알선명목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알선의사도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갑은 알선수재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6. 10. 27. 선고 2006도4659 판결).

 

Ⅹ. 지구단위계획 관련 행정소송

행정계획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정에 관한 전문적ㆍ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ㆍ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하여 설정한 활동기준이나 그 설정행위를 말한다. 행정청은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ㆍ결정할 때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재량을 가진다.

행정청의 이러한 형성의 재량이 무제한적이라고 할 수는 없고, 행정계획에서는 그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사이에서나 사익 사이에서도 정당하게 비교ㆍ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입안ㆍ결정할 때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행정계획 결정은 이익형량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게 될 수 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두33593 판결).

주택법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관계 행정기관과 협의를 거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이 있게 되면 협의의 대상이 된 지구단위계획결정 등 도시·군관리계획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의제되므로, 선행 도시·군관리계획결정이 존재하고 있더라도 그 선행 결정은 그 범위 내에서 변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부지에 관한 선행 도시·군관리계획결정이 존재하지 않거나 또는 그 결정에 관하여 하자가 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분의 위법사유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7두45131 판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한 개인의 재산권행사의 제한을 줄이기 위하여, 도시·군계획시설부지의 매수청구권(제47조), 도시·군계획시설결정의 실효(제48조)에 관한 규정과 아울러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권자인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 또는 군수는 5년마다 관할 구역의 도시·군관리계획에 대하여 타당성 여부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정비하여야 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제34조).

주민(이해관계자 포함)에게는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권자에게 기반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사항, 지구단위계획구역의 지정 및 변경과 지구단위계획의 수립 및 변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도시·군관리계획도서와 계획설명서를 첨부하여 도시·군관리계획의 입안을 제안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고, 입안제안을 받은 입안권자는 그 처리 결과를 제안자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시계획구역 내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 같이 당해 도시계획시설결정에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으로서는 도시시설계획의 입안권자 내지 결정권자에게 도시시설계획의 입안 내지 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고, 이러한 신청에 대한 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두42742 판결).

피고는 관할구역인 이 사건 신청부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의 입안권자이고, 원고는 도시관리계획구역 내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으로서 이 사건 납골시설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의 입안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다. 원고의 입안제안을 반려한 피고의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권자가 사업계획을 승인할 때에 주택법에 의하여 의제 처리할 수 있는 도시·군관리계획이란 ‘국토계획법의 기반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계획과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을 의미한다.

도시관리계획결정이 고시되면 지적이 표시된 축척 500분의 1 내지 1천500분의 1의 지형도에 도시·군관리계획에 관한 사항을 자세히 밝힌 도면을 작성하여야 하고 이를 고시하여 관계 서류를 일반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도시·군관리계획결정의 효력은 지형도면을 고시한 날부터 발생한다.

국토계획법이 도시·군관리계획결정이 고시된 후 지형도면을 작성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도시·군관리계획으로 토지이용제한을 받게 되는 토지와 그 이용제한의 내용을 명확히 공시하여 토지이용의 편의를 도모하고 행정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4두37122 판결 참조).

갑 지방자치단체가 을 주식회사 소유의 토지가 포함된 부지에 대하여 제2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추진하였고 을 회사가 이를 신뢰하여 관련 절차를 진행하였으나 계획구역 지정이 철회되고 위 부지가 보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자 을 회사가 갑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법원은 을 회사로서도 계획구역 지정이 향후 건설교통부 산하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도시기본계획 승인과 갑 지방자치단체의 상급 행정청의 결정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좌절될 수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을 회사가 계획구역 지정이 전적으로 갑 지방자치단체에 의해서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신뢰한 데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갑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부산고법 2014. 7. 23. 선고 2013나2514 판결).

 

Ⅺ. 글을 마치며

이상에서 지구단위계획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보았다. 아울러 특정한 토지에서 특정한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입장에서는 먼저 해당 토지에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만일 특정 건축물에 대한 허가신청이 지구단위계획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절대로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건축사는 사전에 지구단위계획의 내용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의뢰인이 원하는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 등이 지구단위계획에 부합하는지 검토한 다음, 설계를 착수하여야 한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대구지검 특별수사부,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 제천지청장,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 대검찰청 환경과장,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중앙지검 공판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018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cdlaw@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