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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자격 혁신이 필요하다

Innovation is needed for architect qualifications

의무가입제가 복원됐다. 그동안 공통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환경이 극복된 것이다.
이제 더 중요해진 것은 바로 ‘건축사’라는 본질이다. 건축사는 누구이며, 역할과 책무는 어디까지인가? 법령에 따르면, ‘건축사’란 국토교통부장관이 시행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으로서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工事監理) 등 제19조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건축을 기획·계획, 설계하는 싱크탱크 지식인이며, 국가가 이에 대한 자격·책임을 부여한 법적 전문가다.
이제 우리 ‘건축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의무가입이 시행되며 역할에 대한 문제가 생길 때 더 이상 누구를 탓할 핑계거리가 사라졌다. 돌이켜보면 우리 건축계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었고 현재도 그러하다. 1970년대 초반 월간 <건축사> 기록을 보면 각종 결의대회와 자성의 문구들이 많다. “설계·감리 위법을 하지 말자! 현장을 가서 도면 확인을 하자! 설계비를 제대로 받자!”
낯설지 않은 구호들이다. 2022년, 이 구호가 여전히 반복되는 이유가 뭘까? 어쩌면 이런 행위 주체인 ‘건축사’에게 원인이 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문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변호사와 달리 자율적 징계가 아닌 관리대상으로 처우 받는 근본적 이유는 국가행정부가 건축사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어쩌면 자격의 출발부터 재점검해 봐야 할 것 같다. 건축사를 배출하는 교육과 시험제도를 살펴보고, 근본적인 DNA를 바꿔야 한다. 현재 시스템은 자율적 판단의 주체로 건축사를 바라보고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바꿔야 ‘자율적 징계, 인허가,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직능과 기술 중심의 자격시험과 달리 건축사의 본질인 설계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자격시험 출제·합격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현재 국토부가 주목하는 미국식 컴퓨터 시험은 포괄적 해석 능력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한 기능적 테스트다. 건축사는 전문가로서 학식과 소양을 갖추고, 실무역량 함양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컴퓨터 시험은 적절하지 않다. 컴퓨터로 보지 않을 뿐이지 그동안 치러진 우리나라의 건축사 자격시험도 개별적 업무능력 평가 중심이다. 그러나 시험 과목 편성·구성 비율이 잘못돼 있다.
이젠 바꿔야 한다. 인문적이고, 직업윤리를 최소한으로 검증해야 하는 자격시험에 반드시 ‘면접을 통한 본인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업에 대한 기본 개념과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다면 평가를 해야 한다. 당연히 필기-설계를 통한 테스트는 그 전에 거쳐야 하며, 실무수련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실무적으로 건축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사고하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설계해결 능력 테스트가 있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실무적 접근에서 건축사보 관련 ‘건축사법’ 개정도 필요하다. 단순 건축사 보조자 역할이 아닌 ‘건축사 위임’을 전제로 한 학·경력 인정으로 역할 범위를 확대해야 하고, 한국적 특성에 맞게 건축사 위임을 받아 감리나 유지관리, 리모델링 검증 또는 각종 건축 조사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제는 공무원이 징계위를 소집하고 관리해야 하는 국가 자격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하는 전문가로서의 ‘건축사’ 환경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글. 홍성용 Hong, Sungyong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