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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축사협회 - 일본건축가협회 국제교류 활동도쿄 건축 현장답사 보고서 2023.5

월간 건축사지 2023. 5. 16. 17:01
KIRA-JIA International exchange activities TOKYO Field Trips 2023 Report

 

 

 

3월 25일 답사 모습
3월 25일 답사 모습
일본건축가협회 회관 행사(강연) 모습
일본건축가협회 회관 행사(강연) 모습
일본건축가협회 회관 행사(강연) 모습

 

대한건축사협회와 일본건축가협회(Japan Institute of Architects)가 양국의 건축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준비한 ‘도쿄 건축 현장답사(KIRA-JIA TOKYO Field Trips 2023)’가 2023년 3월 25일과 27일 도쿄에서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명동의 미래구상’을 주제로 올해 봄 학기 도시건축 스튜디오를 진행 중인 단국대, 동국대, 한양대의 건축학(공학) 전공 3~4학년생 30여 명과 김호정(단국대), 양재찬(한양대), 한광야·이명식(동국대) 지도교수, 조인숙(다리건축 건축사사무소 대표)·황두진(황두진 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가 초대돼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과 국제교류자문위원인 조인숙 박사의 요청을 계기로, 사토 나오미(SATO Naomi) 일본건축가협회장과 타카시나 수미토(TAKASHINA Sumito) 국제교류자문위원의 협조로 마련됐다. 


3월 25일 니혼바시 답사는 도쿄 근대건축(Bank of Japan, Mitsui Main Building, Takashimaya Department Store, Tokyo Station 등)의 보존과 활용을 주제로 진행됐다. 27일은 시부야에 위치한 일본건축가협회 본관에서 환영 행사가 있었으며, 타카시나 수미토의 ‘도쿄의 형성과 성장’ 주제 발표에 이어 시부야, 오모테산도, 하라주쿠의 상업건축에 관한 현장 교육이 진행됐다. 일본건축가협회(JIA) 국제교류위원회 위원들과 시부야 지구 위원들이 전체 인원을 3개 조로 나누어서 상세한 현장 설명을 진행했으며, 방문지역에 대한 지도와 지역에 대한 자료와 함께 개별 건축물의 안내 자료를 사전에 배포하여 현장에서의 이해를 도왔다. 이번 공동 답사는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힘들었던 국제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되었으며, 미래의 건축을 이끌어갈 세대를 위한 활동에 대한 대한건축사협회의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도쿄 건축 현장답사(KIRA-JIA TOKYO Field Trips 2023) 참여자는 아래와 같다. 

 

3월 25일 답사 지도 (일본건축가협회 제공)
3월 27일 답사 지도 (일본건축가협회 제공)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도쿄를 다녀와서 
조현호 _ 단국대학교 건축학부 건축학전공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은 한국 근현대 건축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서울의 도시 개발 계획은 일본의 도시를 참고해 수립됐으며, 그 결과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서울 중심 시가지 모습의 근간이 만들어졌다. 설계 스튜디오 일본 도쿄 답사를 통해 근현대 서울 도심지 개발이 도쿄의 도시 구조와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하는지, 시간이 흐른 현대 도쿄는 역사적 가치가 존재하는 근현대 건축물들을 어떠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보존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도쿄 답사의 일환이자 일본건축가협회(JIA) 특강으로 학습한 도쿄의 발전 과정은 매우 유익했다. 에도 막부 시대 이전에는 작은 어촌에 불과한 곳이었던 도쿄는 17세기를 기점으로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졌으며, 그 과정에서 백만 명 이상이 밀집된 거대한 도시 구조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후, 도쿄는 서방에 의한 개화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급격한 산업화, 상업화의 물살을 맞이했으며, 도쿄역을 중심으로 한 중심시가지역이 개발됐다. 이를 증명하듯 도쿄의 원구도심에는 다양한 근대 건축, 도시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일본건축가협회(JIA)에서 진행한 현장 답사를 통해 해당 건축물들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도쿄 니혼바시 거리
도쿄역 KITTE 마루노우치 내부

  
현장 답사를 통해 돌아본 여러 지역 중 특히 인상적인 공간은 니혼바시 지역이었다. 일본은행 본점,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본점, 니혼바시 다카시마야(Nihonbashi Takashimaya S.C.) 등의 기념비적인 근대 건축물들이 존재한다. 또한 도쿄의 관문인 도쿄역 또한 중요한 근대 건축물 중 하나에 해당한다. 도쿄의 도심지라는 거대한 개발 압력이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근대 건축물을 보존하였는지에 대한 해법이 우리에게 의미 있게 다가왔다. 이 지역도 도시 개발 과정을 거치며 자본과 상업의 이해관계 속에서 수많은 근대 건축물들이 철거되거나 새 단장을 하게 되었다. 특히, 중심 상업지역은 고밀화-고층화의 개발 압력으로 수많은 빌딩들이 새롭게 신축되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기존에 존재하던 근대적 유산들과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답사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흥미롭게 풀어낸 여러 건축물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주목할 만한 건물이 바로 ‘KITTE 마루노우치’이다. 이곳은 과거 도쿄우체국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조해 만든 복합쇼핑몰 단지에 해당한다. 근대 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있는 우체국 건물의 입면과 후면 공간의 일부, 부지의 형상을 유지하며 도쿄역 인근의 공중권을 매입하여 빌딩을 건축했는데, 개발과 보존이라는 대립되는 가치 속에서 적절한 조화점을 찾은 예시로 생각된다.

한편, 신시가지의 형성 과정을 느껴볼 수 있는 시부야 오모테산도 거리와 롯폰기 지역은 기존의 도쿄 원구도심과는 또 다른 언어와 맥락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도쿄의 샹젤리제 거리로 거론되는 오모테산도는 고급화된 패션 브랜드의 부티크들이 줄지어 서있으며, ‘오모테산도 힐즈’와 같은 복합상업시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특히, 걷는 거리의 즐거움을 보여주듯 오모테산도-아오야마 거리는 일본 및 해외의 명망 있는 건축사들의 작품이 곳곳에 위치하며 건축적 랜드마크가 도시와 거리의 풍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특정 장소에 방문하기 위해 거리를 걷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목적 없이 오모테산도의 거리를 거닐고 싶어 하며, 이는 주변 가로의 환경이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모테산도 힐즈 내부
도쿄 미드타운


마지막으로, 롯폰기 힐즈와 도쿄 미드타운은 도쿄 도심권에서 가장 최근의 지역 개발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였다. 2000년대 초중반기에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두 지역은 복합상업시설과 문화시설, 녹지를 포함하고 있는 재개발의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롯폰기 힐즈는 아사히TV와 함께 민간 부동산 주도의 개발 사업 유형으로서, 상업과 사업, 예술문화 시설이 어떻게 함께 융화될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장소였다. 한편, 미드타운은 롯폰기 힐즈보다 4년 늦게 개발이 끝났는데, 하층부의 상업 시설, 고층부의 상업 및 주거 시설이 포함된 주상복합 유형의 개발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두 공간은 모두 민간 주도로 진행된 도시 재개발 사업이었다는 점과, 공간을 입체적으로 개발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두 지역은 외부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공녹지와 문화공간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으며, 공공녹지의 접근성과 조망이 매우 좋았다. 한국의 공개공지 정책처럼 배울 점이 많은 녹지 형성의 유형이었으며, 건물의 일부분 또는 대지의 일부분을 어떻게 시민들에게 합리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하도록 했다.
배움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학교에서는 주로 설계 과제를 통한 배움, 독서 또는 토론-토의를 통한 배움을 중요히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번 답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요소들 또한 매우 다양하고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도시라는 거대한 맥락의 공간은 2D의 지도나 몇 장의 사진을 통해 얻는 것보다 실제 그곳에서 거닐면서 느끼는 점들이 더 많았다. 그렇기에 도쿄 답사는 평소 학교에서 배우는 건축과 도시의 이론적인 지식을 넘어, 모든 오감을 통해 습득하는 정보와 지식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이번 답사를 통해 느낀 점들은 학생들에게 향후 건축을 다루어야 하는 도시라는 맥락을 어떻게 접근하고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생한 감각을 심어주었다. 이번 일본 답사를 도와주신 대한건축사협회(KIRA)와 일본건축가협회(JIA) 국제교류위원회, 그리고 시부야 지구 협회에 감사드린다.

 


특색 있는 지역의 집합체, 도쿄
배선주 _ 동국대학교 건축학과

학교에서 진행한 해외 도시건축답사 일정 중 3월 25일과 27일에 대한건축사협회(KIRA)·일본건축가협회(JIA)가 주최하는 일본 도쿄에 대한 특강이 진행됐다. 일본 건축사가 답사에서 직접 도쿄의 거리와 건축물을 설명해 주는 현장 특강인데, 감사하게도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3월 25일은 니혼바시, 도쿄역, 마루노우치, 야에스 일대의 건축물과 거리에서 현대와 과거 건축물의 공존과 조화를 중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니혼바시에서 출발해 교바시, 야에스를 지나 도쿄역 마루노우치 방면으로 향했다. 야에스 방면과 마루노우치 방면의 도쿄역은 형식과 분위기가 달랐다. 야에스 방면 도쿄역은 앞쪽에 일본의 많은 기업들의 빌딩이 높게 지어져 있으며, 마루노우치 방면은 황궁을 향해 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다. 야에스 방면에서 마루노우치 방면으로 이동하며 일본 건축사분께 도쿄역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도쿄역의 정면은 적벽돌이 쌓여있는 마루노우치 방면이다. 황궁이 중심이 되는 도쿄이기에 황궁과 맞닿아 대치되는 마루노우치 방면이 국가적으로 상징적인 위치이기 때문이며, 역의 정면인 마루노우치의 발전이 크게 이뤄졌고 이와 반대로 야에스는 낙후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이 성립되며 야에스 방면도 발전되었다고 한다. 

25일 하루 동안 특강을 들으며 흥미로웠던 점은, 일본 건축물은 옛 건축물과 현대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타카시마야 백화점을 방문했을 때 1933년 건축된 본관이 옛 건물의 모습이 주 출입구부터 접이식 도어 수동 엘리베이터까지 남아 있었고, 그 뒤편으로 30년에 걸쳐 새롭게 증축된 백화점이 위치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직접 백화점 내부에 들어가 3층까지 둘러보는 기회도 가지며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관 건축물과 새로운 건물의 외관 재료와 내부의 색감을 유사하게 사용해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처럼 옛 건축물을 보존하는 것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새로운 현대 건축물이 만들어져있었다. 또, 니혼바시 거리에서 17세기에 세워진 니혼바시 다리와 고층 빌딩들이 자연스럽게 한 동네로 녹아든 점도 흥미로웠다. 니혼바시 다리는 니혼바시 고층 건물들의 시작점이고, 다리 중간에 있는 상상 속 동물인 기린상은 마치 우리나라의 백호 같은 상징물이라고 한다. 직접 현지 건축사와 함께 도쿄 거리와 건축물을 방문해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더욱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마루노우치 방면 도쿄역 © 위키피디아
야에스 방면 도쿄역 © 위키피디아
타카시마야 백화점 © 위키피디아

 

니혼바시 다리 © 위키피디아


그러면서 타카시마야 백화점, 니혼바시 다리처럼 옛 건축물을 보존하는 것은 국가에서 정책으로 지정한 것인지, 사유지일 경우 기업이나 개인이 스스로 사명감을 가지고 보존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 의문은 3월 27일 일본건축가협회에서 진행한 도쿄 건축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에 관한 특강에서 해소되었다. 특강은 도쿄가 시대를 거쳐 황궁을 중심으로 발전되어온 운하 도시이며, 관동대지진과 쓰나미 등의 재해와 전쟁 등을 거쳐 건축물이 부서지고 다시 건설되면서 현재의 모습까지 어떻게 발전되었는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이 특강이 끝나고 답사를 하며 궁금했던 점을 질문할 기회가 있었다. 일본 건축사 분께서는 공공적인 건축물인 사원과 다리 등의 경우에는 일본 정부의 관리 하에 남겨지게 되었고, 사유지에 있는 옛 건축물들은 기업과 개인이 각자의 사명과 소신대로 리모델링하거나 보존한다고 했다. 의문점을 직접 현장에 계신 건축사분의 설명으로 의문점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점에서 이번 행사가 더욱 깊게 와닿았다. 일본건축가협회에 초대돼 현지 건축사에게 직접 건축물의 자세한 정보와 건축적 요소, 궁금한 점을 바로 물어보고 전문적인 답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 다시 있을지 모르는 소중하고 뜻깊은 경험이다. 이번 경험은 건축을 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가능성과 깊은 지식을 갖게 해준 기회가 됐다. 이런 기회를 주신 대한건축사협회와 일본건축가협회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많은 교류가 이뤄져 이런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 

 


KIRA–JIA 주최 건축사 특강 현장에서 배움을 얻으며
최아현_동국대학교 건축학과

 

일본건축가협회(JIA) 회관 본관

3월 25일부터 3월 29일까지의 일본 답사 일정 중, 감사하게도 대한건축사협회와 일본건축가협회에서 함께 진행한 일본 건축사 특강을 이틀 동안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3월 25일에는 니혼바시, 교바시 일대를 둘러보며 도시 곳곳에 옛날 모습을 남겨 놓으려고 노력한 도시 풍경을 볼 수 있었고, 3월 27일에는 시부야,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아오야마를 돌아다니며 안도 다다오, 쿠마 켄고 같은 일본의 유명한 아키텍트뿐 아니라 헤르조그 드 뫼롱 같은 다른 나라의 유명한 아키텍트의 건물들도 볼 수 있었다. 또한 오모테산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거리를 활성화시키려 했던 다양한 노력들도 느낄 수 있었다. 
답사에서 배운 점을 꼽아보면 첫째로, 다른 학교와 함께 하면서 우리 학교 교수님 외에도 다른 학교 교수님의 시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둘째로, 건물의 내부를 간단히 둘러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이어서 현재까지도 수동으로 작동되는 타카시마야 백화점의 엘리베이터를 타는 경험을 함으로써 더욱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셋째로, 과거의 사건들을 근거로 현재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설명해 주는 것이 흥미로웠다. 관동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은행 건물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벽돌 건축물이 된 배경을 알게 된 것도 기억에 흥미롭게 남아 있다. 네 번째로는 바쁘게 건축물만을 위해 맹목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신없이 돌아다니지 않은 덕분에 주위 도쿄의 도시 풍경으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 도시를 여유롭게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도시가 왜 이렇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어 바쁘게 다닌 것보다 더 의미 있는 답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생각한 덕분에 뒤에 언급할 질문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JIA 본관 건물에 방문해 일본 건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할 수 있었던 점이 학생으로서 다시 접하기 힘든 귀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도쿄를 돌아다니며 느꼈던 점은, MEDIYA 본사 건물과 후쿠토쿠 신사처럼 현대 건축과 과거 건축을 함께 공존시키려는 노력이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새로운 건축물을 짓기 위해 대부분 허물어 버리는 한국 건축을 생각하면 본받아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 시간에 이러한 기조가 건축주의 자발적인 의지인지, 일본의 권장사항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답은 사유지에 있다면 자발적으로 보존을 한다는 것이었고, 이러한 답을 현재 가장 일본 건축과 밀접한 현지 건축사분께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큰 경험으로 다가왔다. 
건축 외적인 부분에서는, 구글맵을 사용해 큐알 코드로 어디를 보고 어디를 답사할 예정인지 미리 제시해 준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를 통해 구글맵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게 되었고, 단순히 구글맵 사용을 넘어서 ‘자료를 준비할 때에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어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오모테산도 거리
일본 은행
후쿠도쿠 신사로 들어가는 골목


일본건축가협회로부터 직접 초대되어, 일본 건축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분들께 질문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일본 건축이 정리된 책자도 준비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 경험이 앞으로 건축을 공부하며 나의 건축 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기대된다. 이런 귀한 경험을 했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살아가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공부해 나갈 것이다.

 



도시 활성화를 위한 역사적 가치 보존방법과 자연친화적 공간
안재근_한양대 건축공학부 조교

 

미야시타 파크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한다. 긴자는 과거 역사문화유적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대화와 환경개선으로 균형 잡힌 개발을 해온 모범 사례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적, 제도적인 차원, 지역상인회 차원에서의 유연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정책적 합의가 유효했다고 판단된다. 
첫 번째 화두는 역사적인 가치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이다.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용적률이 높아지고 과거의 낮은 건물들을 대체해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따르면 도심 한가운데 낡은 건물들은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역사적인 공간들을 보존하고 이에 해당하는 공중권 매각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정책을 시행했다. 또한, 긴자는 과거의 흔적을 남김에 있어서 유연성 있는 세장형 필지구획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긴자만의 정돈된 가로경관을 구성했다. 과거의 저층형 목조건물이 현대적인 메탈 패널 고층건물로 탈바꿈하더라도 같은 맥락을 가지는 이유이다. 긴자 식스의 경우, 여러 개의 필지를 합필했지만 보행자 시선의 포디움 입면을 동일한 필지구획 단위로 나눔으로써 주변과 동일한 리듬을 생성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화두로는 지속적 유동인구 유입과 함께 가로 친화적인 공간을 만들어내는가이다. 긴자상가 연합회가 주도하는 보행자 천국은 긴자의 중심 상업도로인 추오도로에 주말·공휴일 오후 시간대에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보행자 전용도로로 운영해오고 있다. 주변지역으로부터도 자연스럽게 보행통로로써 연결되어, 통과도로로 둘러싸여 섬으로 인식되는 명동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긴밀한 지하철역들과 상호 관계뿐만 아니라 주요 상업거점 건물에 루프가든 등이 조성돼 있어, 긴자의 부족한 녹지 공간을 보완하는 동시에 자연스러운 방문객의 수직이동을 유도한다. 이 또한 정부적인 차원에 높이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활성화될 수 있었다. 

시간에 따라 도시가 변화하듯이, 법과 제도 체계 또한 시간의 변수를 고려해 유연하게 적용돼야 한다. 명동 또한 한국에서 명동이 가지는 역사적, 현대적 의미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고, 이를 보존하고 개발하기 위한 유연한 정책이 설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도쿄건축답사 프로그램은 일본건축가협회(JIA)에서 준비한 2개 테마의 건축답사(니혼바시-클래식건축/ 오모테산도-모던건축)와 ‘도쿄의 역사와 구조(History & Structure of Tokyo)’라는 주제의 특강으로 구성됐다. 2시간씩 예정된 답사는 무척 밀도 있게 진행되었고, 가이드를 해주신 현역 일본 건축사분들의 설명은 건축물을 더욱 현장감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본건축가협회 본사에서 진행된 특강을 통해 도쿄라는 도시의 배경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특히 서울과 도쿄를 비교한 자료들은 아직도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짧은 체류 기간 동안 만족스러운 시간들로 채워주신 일본건축가협회(JIA)분들께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도쿄건축답사-일본 전통 목구조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쿠마 켄고의 건축
성무규_한양대학교 건축공학부 

 

네즈미술관 진입부
신국립경기장 외관


이번 도쿄 답사는 3개 대학(한양대·단국대·동국대) 설계스튜디오가 연합으로 진행하는 ‘서울명동의 미래구상’의 일환으로 계획됐고, 일본건축가협회(JIA)에서 답사 관련 현장 가이드와 특강을 비롯해 환영선물까지 주셔서 감사했다. 일본으로 답사를 가기 전 알고 있는 일본 건축사는 안도 다다오가 유일했다. 한국에서 노출 콘크리트 건물들이 늘어나면서 노출 콘크리트가 트레이드마크인 안도 다다오가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 답사를 시작하자마자 쿠마 켄고의 건축물들을 계속 보게 되었다. 
쿠마 켄고는 ‘약한 건축’, ‘자연스러운 건축’, 자연 소재를 쓰면서 이를 넘은 장소와의 관계를 통한 건축을 추구할 것을 강조한다고 한다. 건축이 위치한 지역과 문화, 장소성 등을 그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자연재료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데, 우리가 간 네즈 미술관부터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벽면이 자연재료 중 하나인 대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처마는 길게 나와있었다. 방문한 날 비가 왔는데, 비가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더욱 고즈넉한 분위기를 냈다. 네즈 미술관은 프라다 매장과 같은 명품 매장들이 줄을 이루고 있는 끝에 위치했는데, 이 미술관과 명품 매장들이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네즈 미술관은 도심의 정원과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미술관 건물 앞으로 굉장히 넓은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도심에 이렇게 정원이 있는 것이 더욱 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다음으로 본 건물은 써니힐즈이다. 써니힐즈 건물은 외부에서 보면 나무 각재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건물처럼 보였다. 확실히 주변 건물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경사면도 있는데, 각재를 짜 맞추고 있는 부분이 굉장히 견고했다. 내부로 올라가니 단면도와 나무 각재를 짜 맞추는 방법이 나와 있었다. 외부에서 봤을 때에는 그냥 건물 외부에 나무 각재로 틀을 짜 맞추어 끼워 넣은 모양새였는데, 단면도를 보니 나무 각재로 만든 틀 또한 건물 하중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걸 보고 나니 이 나무 틀이 더 견고해 보였다. 그리고 외부의 나무 틀 패턴 모양을 내부까지 그대로 가져와 계단 난간 지지대와 테이블 지지대까지 연결되어 더욱 분위기를 냈다. 또한 한쪽 벽면이 유리로 이루어져 있어서 공간감을 주고, 목조구조와 어우러져 모던한 느낌을 주었다. 이 쿠마 켄고가 근대 건축의 한계를 파악한 후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일본 전통 목공예 기법을 빌려온 목조 건축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다시 보니 더욱 달라 보였다. 

네즈 미술관, 써니힐즈 다음으로 본 것은 도쿄 신국립경기장이다. 도쿄 신국립경기장은 원래 있던 국립 카스미가오카 육상 경기장을 재건축한 일본 국립경기장이다. 2020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경기장 내·외부에 목재를 굉장히 많이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층마다 식목을 심어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된 점이 인상 깊었다. 또한 조경이 잘 관리되어 주변과 잘 어우러지고 있어서인지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쿠마 켄고의 건축물 3개를 보고 나니 목재를 굉장히 견고하게 사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나라에도 목재를 사용한 건축물이 많지만, 일본 건축물처럼 이렇게 다양성이 갖추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다양성 있는 건축물들이 많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도쿄 건축 현장답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