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건축사>지 유가잡지 전환과 저작권 2023.7
Conversion of the monthly magazine of <Architect> into for profit magazine and copyrights
월간 <건축사>지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유가잡지로 전환한 후 오는 9월부터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한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협회 회원이신 건축사분들께는 기존과 동일하게 배포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건축사들의 작품과 글을 담은 책이 보다 가치 있게 느껴지도록 하는 동시에, 건축에 관심 있는 분들이 구입하여 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건축사진에 대한 저작권이었다. 기존에는 무가잡지이기 때문에 사진의 저작권자인 건축사진가들에게 동의를 얻어서 발행해왔으나, 유가잡지 전환을 위해서는 사진에 대한 저작권료 지급이 필요했고,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상태이다. 열심히 설계를 진행하고 시공과정에서 감리업무와 함께 설계자의 의도를 구현해 공사를 마친 후, 이를 사진으로 남겨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활용하기 위해 건축사진은 중요한 요소이다. 어떠한 구도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또는 자연광과 인공조명에 의해 보이는 장면이 달라지기 때문에 건축사진가의 역량에 따라 건축 작품을 더 좋게 소개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사진 그리고 음악에 대한 저작권은 적절한 보장을 받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각종 미디어에 실리는 이미지에는 저작권자 표기가 보편화되었고, 친절하게도 출처와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표기되기도 한다. 음악의 경우에도 mp3 파일이 불법적으로 쉽게 공유되던 시절을 겪기도 했으나, 저작권이 등록된 음원을 애플리케이션 구독을 통해 음악을 듣고 저작권자에게 비용이 지급되도록 바뀌어 당연시되었다.
건축 작품의 경우는 어떠한가. TV 광고나 영화,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건축물의 경우는 설계자에게 동의를 구하고 저작권료가 지급되는 경우도 드물게 찾아볼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에 대한 저작권을 확인해야 하는지조차 인지되지 못하는 것 같다. 건축물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조차 설계자를 저작권자로 인식해서 화면에 표기해 주는 대신, 티셔츠 상표에 테이프를 붙여서 가리듯 특정업체를 홍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겨우 프로그램 엔딩 크레딧에 도면이나 사진자료 ‘제공자’로 표기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한건축사협회에서 협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은 건축사의 설계업무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하나의 창작물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처럼 생각되었기에 만들어졌을 텐데, 건축물과 공산품은 엄연한 차이가 있음을 대중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본지 2023년 3월호에서 ‘건축저작물의 보호’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설명되었지만, 설계과정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담아 완성된 건축물이 출판물이나 영상을 통해 소개될 때 설계자의 성명표시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사진 저작권이 이만큼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면, 건축물에 대한 저작권도 인식의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 업무의 결과물이 창작물로서 인정받는 만큼 건축사가 전문가로서 인정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글. 박정연 Bahk, Joung Yeon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