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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저작권이 인정되는 범위 및 한계 2023.10

월간 건축사지 2023. 10. 31. 09:01
Scope and limitations of the recognition of copyrights for the buildings

 

 

 

Ⅰ. 글의 첫머리에

날이 갈수록 건축물의 모양이 다양해지고, 미적 감각을 갖추며, 예술적 표현이 가미되고 있다. 옛날에는 도심지의 건물이 거의 다 비슷비슷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눈에 확 들어오는 멋있는 건물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서 건축저작물, 건축물저작권의 문제가 생긴다. 다른 사람이 설계하여 건축한 건물을 대부분 그대로 본떠서 설계하고 건축하는 경우, 원 건물을 설계한 설계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건축물저작권을 침해당한 것이 된다. 

건축저작권은 본질이 저작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작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창작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건축저작물은 기능적 저작물에 해당하므로, 다른 저작물과 달리 그 창작성을 다른 기준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건축저작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도서의 실질적 유사성이다. 또한 최근에는 건축물에 대한 사진저작권의 문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건축저작권의 내용은 무엇이며, 이러한 건축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그에 대해 민사 및 형사상 제재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Ⅱ. 저작물의 핵심 요소

헌법은 저작자ㆍ발명가ㆍ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정하고 있다(제22조 제2항).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학문과 예술을 발전ㆍ진흥시키고 문화국가를 실현하고자 저작자 등의 권리보호를 국가의 과제로 정한 것이다. 이와 같은 헌법 규정에 따라 저작권법 등을 제정하여 저작자 등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보호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02. 4. 25. 선고 2001헌마200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저작물(work)은 표현의 방법 또는 형식의 여하를 막론하고 학문과 예술에 관한 일체의 물건으로서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에 관한 창작적 표현물이다.

저작권법은 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기술사상의 변경이 없다 하더라도 표현에 있어서 선택 가능성이 있고, 그 표현에 저작자의 개성이 나타나 있다면 저작권법상 무의미한 개변이라고 할 수 없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규정하여 창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창작성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창작성이 인정되려면 적어도 어떠한 작품이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아니 되고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사상·감정을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다.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창작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저작권법에서 정하는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6259 판결 참조).

저작권법에서 말하는 저작물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어문저작물, ② 음악저작물, ③ 연극저작물, ④ 미술저작물, ⑤ 건축저작물, ⑥ 사진저작물, ⑦ 영상저작물, ⑧ 도형저작물, ⑨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저작권법 제2조 제2호는 저작자란 저작물을 창작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저작물을 실제로 창작한 자, 즉 특정한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성 있는 표현으로 구체화 한 자가 저작자로서 원시적으로 저작권을 취득하게 된다.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것을 ‘공동저작물’이라고 하고(저작권법 제2조 제21호),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그 저작재산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행사할 수 없으며, 다른 저작재산권자의 동의가 없으면 그 지분을 양도하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할 수 없다(저작권법 제48조 제1항).

저작권은 창작성을 요건으로 한다. 특허권은 신규성과 진보성을 요건으로 한다. 상표권은 식별력을 요건으로 한다. 저작권은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창작과 동시에 권리가 발생하는 무방식주의이다. 

 

 

Ⅲ. 건축저작물의 법적 성질

저작권법은 제4조 제1항 제5호에서 “건축물·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를 포함하는 건축저작물”을, 같은 항 제8호에서 “지도·도표·설계도·약도·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을 저작물로 예시하고 있다. 건축저작물에는 건축물, 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등이 있다.

건축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이 토지 상의 공작물에 표현되어 있는 저작물을 말한다. 건축저작물이 되기 위하여는 단순히 지적 활동의 결과물이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어느 정도의 예술성을 갖춤으로써 건축가의 문화적 창작성이 보는 사람에게 감득될 수 있어야 한다.

건축물이라 함은 집이나 사무실 건물과 같은 주거가 가능한 구조물은 물론이고 반드시 주거를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사람의 통상적인 출입이 예정되어 있어야 건축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반드시 부동산등기법상의 건물이나 건축법상의 건축물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계장치를 표현하는 설계도와 같은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서 구 저작권법은 그 기능적 저작물이 담고 있는 기술사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설령 동일한 기계장치를 표현하는 설계도가 작성자에 따라 정확하게 동일하지 아니하고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러한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는 없고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7도4848 판결).

동일한 기능을 하는 기계장치나 시스템의 연결관계를 표현하는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서 그 장치 등을 구성하는 장비 등이 달라지는 경우 그 표현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저작권법은 기능적 저작물이 담고 있는 사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작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다.

실제 존재하는 건축물을 축소한 모형이 변형을 가하여 실제의 건축물과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난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어 보호를 받을 수 있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사상과 융합된 표현에 대하여 저작권의 보호가 주어져서는 아니된다는 이른바 ‘합체의 원칙(Merger Doctrine)’은 게임규칙이나 컴퓨터프로그램 등에 있어서 어떤 사상이 그 표현방법 외에는 달리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다.

 

 

Ⅳ. 건축 설계도서의 저작물성

설계도서란 건축물의 건축 등에 관한 공사용 도면, 구조계산서, 시방서,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공사에 필요한 서류를 말한다.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공사에 필요한 서류란 건축설비계산 관계서류, 토질 및 지질 관계서류, 기타 공사에 필요한 서류를 말한다.

건축물의 설계도서는, 건축 설계를 의뢰받은 자가 건축주의 건물 사용 목적, 건축의 방향, 각종 요구사항과 해당 부지에 적용되는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기본계획도면을 작성하고, 다시 건축주와의 협의를 거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건축저작물이나 도형저작물은 기능적 저작물로서, 해당 분야에서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용의 편의성 등에 의하여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기능적 저작물이 그와 같은 일반적인 표현방법 등에 따라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라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도9601 판결 참조).
기능적 저작물은 그 표현하고자 하는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이 속하는 분야에서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규격 또는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해의 편의성 등에 의하여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도965 판결 참조). 

기능적 저작물의 보호범위를 판단하는 방법에는, ① 창작성의 수준을 높게 설정하여 그러한 수준에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창작성을 부정하는 방법, ② 창작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실질적 유사성 인정 단계에서 보호범위를 제한하여 침해를 엄격하게 인정하는 방법이 있다. 

설계도서와 같은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서는 그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설령 주택의 설계도가 작성자에 따라 정확하게 동일하지 아니하고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러한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는 없고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29 판결).

건축물의 저작자 역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축주가 아니라 그 설계자라고 보아야 한다.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일응 건축저작물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저작자는 건축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골프장의 골프코스를 조성한 건축주가 아니라 그 설계자라고 보아야 한다.

저작권법 제12조 제2항, 제34조 제1항 각 본문에서 규정한 ‘저작물을 이용’한다고 함은 같은 법에서 저작자의 권리로서 보호하는 복제, 전송, 전시 등과 같은 방식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4343 판결).

 


Ⅴ. 건축저작물의 창작성

건축저작물에서의 창작성은 건축물 자체에 창작성이 있거나 건축물 그 자체로서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개개의 구성요소라도 이를 미적으로 선택, 배열, 조합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부분은 기능적인 요소를 넘어서 그 전체적인 외관이나 인테리어에서의 창작적인 표현요소로서 결국 공간과 각종 구성요소의 배치와 조합을 포함한 전체적인 틀이다. 

기능적 저작물이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경우라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도9601 판결 참조).

기능적 저작물 또는 실용적 저작물의 경우, 저작자 나름대로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는 표현을 사용하였다면, 이는 저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발현되어 있는 것이므로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창작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0다70520 판결 등 참조).

원고 설계도서 중 적어도 지붕 형태, 1층 출입문 및 회랑 형태의 구조는 원고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어 위 설계도서는 원고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 원고 설계도서의 원본 캐드(CAD) 파일에 사소한 변형만을 가하여 작성한 피고 설계도서는 원고 설계도서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보여진다. 

어떤 아파트의 평면도나 아파트 단지의 배치도와 같은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서 저작권법은 그 기능적 저작물이 담고 있는 기술사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다. 

동일한 아파트나 아파트 단지의 평면도나 배치도가 작성자에 따라 정확하게 동일하지 아니하고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러한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는 없고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 

아파트 평면설계도서는 건축저작물의 일종으로서 그 표현에 있어서 창작성(originality)을 구비할 경우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건축저작물은 기본적으로 기능적 저작물로서 이에 기초한 건축물의 편의성, 실용성 및 효율성 등의 기능적 가치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특히 아파트 설계도와 같은 경우에는 그 기능을 구현하는 표현방법에 있어 다양성이 제한되어 있는 관계로, 이른바 합체의 원칙(merger doctrine)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저작권적 보호가 인정되는 부분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문제가 된 아파트 평면 설계도는 이미 존재하는 아파트 설계도 형식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다소 변용한 것에 불과하여 저작권으로서 보호받을 만한 어떠한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34평형 아파트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공간적 제약, 필요한 방실의 수 등의 제약요소로 인하여 상정이 가능한 극히 제한된 표현형태의 하나로 볼 것이므로 합체의 원칙이 적용되고, 따라서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아파트 내부평면 설계도에 있어서, 아파트의 경우 해당 건축관계 법령에 따라 건축조건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부분이 많고, 각 세대전용면적은 법령상 인정되는 세제상 혜택이나 그 당시 유행하는 선호 평형이 있어 건축이 가능한 각 세대별 전용면적의 선택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평면도 및 배치도에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29 판결).

아파트백과 책자 내용을 불법으로 복사한 아파트 평면도 및 배치도에 피고인 회사명을 기재하여 피고인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행위는 평면도 및 배치도에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29 판결).

을의 건축물은 외벽과 지붕슬래브가 이어져 1층, 2층 사이의 슬래브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형상, 슬래브의 돌출 정도와 마감 각도, 양쪽 외벽의 기울어진 형태와 정도 등 여러 특징이 함께 어우러져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창작자의 창조적 개성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 을의 건축물의 창작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설계·시공한 카페 건축물과 을의 건축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도9601 판결).

갑 주식회사가 신축하는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설계도서를 제작ㆍ교부한 건축사 을이, 위 주택 신축 후 갑 회사가 건축사 병이 제작ㆍ교부한 설계도서로 다른 건물을 신축하자, 갑 회사와 병을 상대로 그들이 을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을의 설계도서를 일부 수정하여 위 건물의 설계도서를 제작하였다면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7다261981 판결).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경우 건축주와의 계약, 건물의 완공, 허가절차 등에 의하여 완성되는 것으로서 건축저작물은 건축사가 건축주로부터 의뢰를 받아 스케치, 도면 및 모형 제작 단계 등을 거쳐 건축물을 완공함으로써 만들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건축가는 건축주나 이용자로부터 설계를 의뢰받아 그들의 요구조건을 최대한 만족시켜줌과 동시에 자신의 창작의도를 최대한 발휘한 설계를 하기 위하여 관련 문제점들을 조사하고 분석한 뒤 기본계획 및 설계단계를 거치게 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건축물의 건축과정을 통하여 건축가의 창조적 개성이 충분히 건축물에 표현될 수 있다.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이 표현된 것으로서 창작성도 갖추고 있으므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한다(서울고등법원 2016. 12. 1. 선고 2015나2016239 판결).

 


Ⅵ. 건축저작물의 실질적 유사성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하고, 표현형식이 아닌 사상이나 감정 그 자체에 독창성·신규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학술의 범위에 속하는 저작물의 경우 그 학술적인 내용은 만인에게 공통되는 것이고 누구에 대하여도 자유로운 이용이 허용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그 저작권의 보호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있지 학술적인 내용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다46259 판결 참조).

실질적 유사성은 권리침해의 객관적 요건이다. 실질적 유사성이란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의 저작물 간에 동일성(복제권 침해) 또는 종속성(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이 인정되는 경우를 포괄한다. 타인의 저작물을 그대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를 실질적으로 유사한 형태로 무단 이용하는 경우에도 저작권의 권리침해가 성립한다.
저작물의 보호범위는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 저작자의 창작성이 발휘될 여지가 있는지 없는지, 그 크기의 정도에 따라 넓거나 좁게 인정되는 것이다. 작성자의 개성이 표출될 여지가 크게 나타나면 나타날수록 보호범위는 넓어지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좁아지게 된다. 

저작물이 예술적 저작물(works of art)인지, 아니면 사실적 저작물(works of art)이나 기능적 저작물(works of function)인지에 따라서 저작물의 보호범위가 달라질 것이고, 그에 따라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는 것이 쉽거나 어려운 경우가 있을 것이다. 

소설, 시, 희곡이나 회화, 음악과 같이 저작자의 개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예술적 저작물의 경우는 그 저작물의 보호범위가 넓어지게 되므로,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쉬운 경우가 많을 것이다. 

설계도, 각종 서식, 규칙집 등과 같은 기능적 저작물이나 사실과 정보의 전달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사실적 저작물과 같이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 작성자의 창작성이 발휘될 여지가 적은 경우에는 저작물의 보호범위가 예술적 저작물보다 좁을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이다. 

 


Ⅶ. 건축물에 대한 저작인격권

저작자는 저작권법 제10조에 의하여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을 가진다.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제11조), 성명표시권(제12조), 동일성유지권(제13조)이 포함되며, 저작재산권에는 복제권 등이 포함된다(제16조 내지 제12조).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자기의 저작물에 대하여 가지는 인격적 정신적 권리를 말한다. 저작자가 공표되지 아니한 미술저작물, 건축저작물 또는 사진저작물의 원본을 양도한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저작물의 원본의 전시방식에 의한 공표를 동의한 것으로 추정한다(제11조 제3항).

저작인격권은 저작자의 일신에 전속한다. 따라서 저작인격권은 타인에게 양도 또는 상속할 수 없고, 저작자가 사망하면 그와 동시에 소멸하게 된다. 다만, 저작권법은 저작자가 사망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그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 양도와 상속이 불가능하고 저작자의 사망과 동시에 소멸하는 성질을 귀속상의 일신전속성이라고 한다. 
저작인격권은 그 권한 행사에 있어서는 이를 대리하거나 위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저작인격권의 본질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고 저작인격권 자체는 저작권자에게 여전히 귀속되어 있으며, 저작권법 제14조에 의하면 저작자는 자기의 저작물에 관하여 그 저작자임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소위 귀속권)가 있으므로 타인이 무단으로 자기의 저작물에 관한 저작자의 성명, 칭호를 변경하거나 은닉하는 것은 고의, 과실을 불문하고 저작인격권의 침해가 된다(대법원 1995. 10. 2.자 94마2217 결정).

성명표시권은 저작자가 자신이 그 저작물의 창작자임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 즉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에 또는 저작물의 공표 매체에 그의 실명이나 이명을 표시할 권리를 말한다(제12조 제1항).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의 내용, 형식, 및 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를 가진다. 이에 따라 저작물은 원형 그대로 존재하여야 하고, 제3자에 의한 무단 변경 삭제 개변 등에 의해서 손상되지 않도록 이의를 할 권리가 저작자에게 보장되어 있다.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에 또는 저작물의 공표 매체에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할 권리를 가진다(제12조 제1항). 저작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저작인격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127조).

저작인격권이 침해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저작자는 그의 명예와 감정에 손상을 입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치된다(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다카12824 판결 참조).

피고 설계도서가 원고 설계도서와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 설계도서에 피고가 운영하는 설계사무소의 명칭만 기재하였을 뿐, 원고의 이름이나 원고가 운영하는 설계사무소 명칭은 전혀 기재하지 아니하였다면, 피고는 원고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의 저작인격권인 성명표시권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된다.

건축저작물의 소유자가 자기의 소유물인 건축저작물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소유권의 한 권능인 처분권에 기초한 것으로서, 그 건축저작물 저작자의 동일성유지권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 이는 건축저작물이 가지는 실용적인 목적과 기능을 고려한 결론이다. 

건축물은 순수하게 예술적 목적보다는 주로 인간의 거주 혹은 사용 등 실용적 목적으로 건축되는 것이 많다. 따라서 건축물을 사용하려면 파손된 곳을 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생기고 이용 상 불편한 곳을 개축하여야 할 경우도 생긴다. 건축물을 증축 개축할 때마다 저작자를 찾아가서 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이는 건축물의 경제적 실용적 효용을 해치게 되므로 본질적인 변경이 아닌 한 실용적인 이유로 건축물이 변형되는 것은 허용할 필요가 있다. 

건축물의 소유자가 단순한 변경을 넘어서 유체물 자체를 폐기하는 행위는 소유권의 행사이므로 동일성유지권의 침해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 행위로 인하여 저작자의 인격적 법인침해가 발생하였다면, 저작자의 일반적 인격권을 침해한 위법한 행위가 될 수 있다. 

 


Ⅷ. 건축물에 대한 사진저작권

사진저작물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일정한 영상에 의하여 표현한 저작물이다. 사진 및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작된 것이 포함된다. 사진이라 함은, 빛이나 복사 에너지의 작용을 통하여 감광성의 물체 위에 피사체의 형태를 영구적으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사진저작물의 경우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어야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다44542 판결).

건축물이나 조각 등 입체적 작품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2차원 영상으로 제작한 것은 인물사진을 촬영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조명 등 연출에서 창작성이 인정되면 사진저작물로 성립할 수 있다.

사진저작물은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진은 누구든지 사진기로 촬영을 하고 현상과 인화 등의 처리과정을 거쳐 피사체를 찍은 사진이 완성되는 것이므로 사진촬영은 기계적 작용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고, 정신적 조작의 여지가 적으므로 촬영자의 창작성이 발휘되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다른 저작물과 차이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어떠한 사진이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사진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서울중앙지법 2007. 6. 21. 선고 2007가합16095 판결).

성형외과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한 모발이식 전후의 환자 사진과 온라인 상담내용은 모두 작성자의 개성이나 창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으나, 다른 성형외과 원장이 이를 무단으로 도용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법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영업활동상의 신용 등의 무형의 이익을 위법하게 침해하는 것이 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가 있다(서울중앙지법 2007. 6. 21. 선고 2007가합16095 판결).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되어 있는 미술저작물 등은 가로, 공원, 건축물의 외벽 그 밖에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 등에 항시 전시하기 위하여 복제하는 경우나 판매의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도 자유롭게 사진촬영할 수 있다.

재산프리랜서 사진작가가 홍보목적으로 인터넷 사이트상에 게시해 놓은 사진들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등과 같은 촬영방법과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인 사진작가의 개성과 창조성이 뚜렷이 반영되어 있어 예술적 창작성이 인정되므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된다(서울중앙지법 2005. 7. 22. 선고 2005나3518 판결).

사진은 사상 또는 감정을 일정한 영상에 의하여 표현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상의 사진저작물(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며 그 저작권은 사진작가에게 귀속된다. 그러나 피사체가 인격적 존재인 경우에 사진작가의 마음대로 그 사진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게 되면 그 모델이 된 위탁자의 인격적 이익을 해치게 된다. 그 지적재산권의 행사 범위에 있어서는 누드사진 모델의 인격권과 사진작가의 저작권 등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 위탁자가 승낙한 범위 내의 배포·전시인지 여부, 당해 사진에 나타난 모델의 노출 정도가 그 표현행위에 필요불가결한 것인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양 법익을 비교형량하여 결정하여야 한다(의정부지방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나2696 판결).

연속적인 영상의 재생을 특징으로 하는 영상저작물의 장면이나 등장인물 등을 정지된 2차원 또는 3차원 형상으로 만들거나, 사진저작물에 나타난 형태를 3차원 형상으로 만드는 경우 복제권 침해가 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그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다면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의 침해가 될 여지가 있다(서울고등법원 2010. 1. 14. 선고 2009나4116 판결).

 


Ⅸ. 건축저작물의 전시 또는 복제

‘복제’는 인쇄ㆍ사진촬영ㆍ복사ㆍ녹음ㆍ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도안이나 도면의 형태로 되어 있는 저작물을 입체적인 조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도 복제에 해당한다. 

건축물의 복제는 건축사 A가 건물에 대한 설계도서를 작성하였는데, B가 그 설계도서를 복제하는 경우, B의 행위는 A가 작성한 설계도서의 복제행위에 해당된다. A가 작성한 설계도서는 그 자체로 건축저작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건축사 A가 작성한 설계도서에 따라 건물을 신축하였는데, C가 그 건물을 모방하여 그대로 다른 건물을 건축하는 행위도 건물에 대한 건축저작물의 복제행위에 해당한다. 

건축물의 경우에는 그 건축을 위한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는 저작물인 건축물의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건축물을 시공하더라도 복제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려는 확인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설계도만 존재하고, 아직 그에 따른 건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제3자가 설계도 자체의 복사의 방법이 아니라, 암기하거나 다른 경로로 입수하여 그 설계도에 따라 먼저 건축을 하는 경우에도 설계도면에 표현된 건축저작물의 복제를 현실의 건축저작물의 복제와 동일하게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저작권의 보호는 기존에 존재하는 저작물에 대하여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나, 설계도면에는 이미 관념적인 건축물이 포함되어 있다고 이해하여 설계도면에 표현된 건축저작물의 복제를 현실의 건축저작물의 복제와 동일하게 보는 것이다. 

어떤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다소 이용하였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독립적인 신 저작물이 되었다면, 이는 창작으로서 기존의 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되지 아니한다.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말ㆍ문자ㆍ음ㆍ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다.

건축물의 본질적인 내용의 변경이 없는 한 건축물의 증축, 개축, 그 밖의 변형이 있더라도 동일성 유지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가로, 공원, 건축물의 외벽 그 밖에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되어 있는 미술저작물, 건축저작물, 사진저작물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복제하여 이용할 수 있지만, 건축물을 건축물로 복제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법 제35조 제2항 제1호).

건축설계계약의 해소 시 설계도의 이용권이 누구에게 있는가가 문제된다. 가분적인 내용들로 이루어진 건축설계계약에 있어서 설계도서 등이 완성되어 건축주에게 교부되고 그에 따라 설계비 중 상당 부분이 지급되었으며 그 설계도서 등에 따른 건축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중단할 경우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이 건축주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는 건축사와 건축주와의 사이에 건축설계계약관계가 해소되더라도 일단 건축주에게 허여된 설계도서 등에 관한 이용권은 의연 건축주에게 유보된다.

저작자가 일단 저작물의 공표에 동의하였거나 저작자가 미공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을 양도하거나 저작물의 이용 허락을 하여 저작권법 제11조 제2항에 의하여 그 상대방에게 저작물의 공표를 동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 비록 그 저작물이 완전히 공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동의를 철회할 수는 없다.

저작권법 제19조에서 말하는 ‘전시’는 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 또는 사진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 등의 유형물을 일반인이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도록 진열하거나 게시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다. 링크를 하는 행위는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전송, 전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4343 판결).

저작권법 제11조 제3항 및 제19조는 ‘전시권’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을 ‘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 또는 사진저작물’에 한정하여 열거하고 있으므로, 미술저작물 등 외의 저작물은 전시의 방법으로는 그 저작재산권이 침해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4468 판결

 


Ⅹ. 2차적 건축저작물

저작권법 제5조 제1항은 ‘원저작물을 번역ㆍ편곡ㆍ변형ㆍ각색ㆍ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2차적 저작물)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차적 저작물이란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된 것을 말한다. 2차적 저작물에만 의거(이용)한 경우라도 2차적 저작물에 원저작물의 표현이 나타나 있는 이상 원저작물에 대한 의거(이용)성을 인정하는데 문제는 없다. 

2차적 저작물(secondary works)이란 원자작물을 기초로 이를 변형하여 새로운 저작물이 창작된 경우에 그 새로운 저작물을 말한다. 2차적 저작물은 원저작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창작성에 2차적 저작물 작성자가 스스로 부가한 새로운 창작성이 합쳐질 때 비로소 성립한다. 원저작물에 대한 실질적 개변이 이루어져야 한다. 

2차적 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하여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7. 8. 선고 2004다18736 판결 등 참조).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나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침해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대비 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거관계는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및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실제 존재하는 건축물을 축소한 모형도 실제의 건축물을 축소하여 모형의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건축물의 형상, 모양, 비율, 색채 등에 관한 변형이 가능하고, 그 변형의 정도에 따라 실제의 건축물과 구별되는 특징이나 개성이 나타날 수 있다.

건축물을 축소한 모형 저작물과 대비 대상이 되는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원건축물의 창작적인 표현이 아니라 원건축물을 모형의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부가된 창작적인 표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27625 판결).

 


Ⅺ. 건축물저작권의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

저작권침해에 대한 민사적 구제는 침해행위의 정지 등 청구와 손해배상을 비롯한 금전적 청구 등에 의하여 실현될 수 있다. 그 밖에 저작인격권 및 실연자의 인격권 침해에 대하여 명예회복에 필요한 조치 등의 청구가 가능하다. 

저작권침해에 대하여는 민법 제750조의 일반 불법행위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저작권법은 별도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손해액의 산정규정(제125조), 과실추정 규정(제125조 제4항),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 상당한 손해배상액의 산정규정(제126조), 법정손해배상의 청구(제125조의2)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침해자의 고의 과실로 저작권이 침해되어 저작권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저작권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고, 법률상 원인 없이 저작권을 이용하여 이득을 얻고, 그로 인하여 저작권자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부당이득을 한 것이 되어 저작권자에게 그 이득을 반환하여야 한다. 저작인격권인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이 침해된 경우 저작자는 민법 제751조에 의하여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원저작자의 이름으로 무단히 복제하게 되면 복제권의 침해가 된다. 이 경우 저작물을 원형 그대로 복제하지 아니하고 다소의 수정증감이나 변경이 가하여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저작물의 재제 또는 동일성이 인식되거나 감지되는 정도이면 복제로 보아야 한다. 원저작물의 일부분을 재제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원저작물의 본질적인 부분을 재제하는 경우라면 그것 역시 복제에 해당한다.

저작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저작인격을 침해한 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다(제95조). 

저작권법은 제11장에서 저작권 등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 대한 벌칙을 정하고 있다. 벌칙의 적용에 대하여는 형법총칙의 규정이 적용된다. 저작재산권 등 침해죄(제136조 제1항), 저작인격권 등 침해죄(제136조 제2항), 부정발행 등의 죄(제137조), 출처명시위반죄(제138조)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법위반죄는 기본적으로 친고죄이다. 따라서 저작권자 등의 고소가 없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36조).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침해자의 저작물이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하였어야 하고, 침해자의 저작물과 저작권자의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으로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이므로, 저작권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한다.

건축저작물의 이용 방법은 적법한 경우와 위법한 경우로 나눌 수 있다. 건축저작물의 위법한 방법의 이용행위는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 등의 권리에 대한 침해행위를 말한다.

갑 주식회사가 을 주식회사 등이 소유하는 골프장들을 무단 촬영한 후 그 사진 등을 토대로 3D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하여 위 골프장들의 골프코스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입체적 이미지의 골프코스 영상을 제작한 다음 이를 스크린골프장 운영업체에 제공한 행위는 부정경쟁행위 등에 해당한다.

골프장의 골프코스는 설계자의 저작물에 해당하나 골프코스를 실제로 골프장 부지에 조성함으로써 외부로 표현되는 지형, 경관, 조경요소, 설치물 등이 결합된 골프장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골프코스 설계와는 별개로 골프장을 조성·운영하는 을 회사 등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

저작물의 이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야 한다(저작권법 제35조의3 제2항).

저작권법 제126조는 ‘법원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제125조의 규정에 따른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때에는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타인의 저작권침해행위로 인하여 저작재산권이 침해된 경우 그 금전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하고,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Ⅻ. 글을 맺으며

이 글을 쓰면서 건축저작물에 관한 모든 대법원판결 및 하급심판결을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건축저작물에 관한 판결은 매우 적은 편이다. 아직까지 건축저작물에 관한 법적 분쟁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닌 까닭이다. 하지만 앞으로 건축저작물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시간이 갈수록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타인의 건축저작권을 침해하면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따라서 건축물을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기존에 다른 건물이 있는지 잘 살펴보고, 특히 유명한 건축물을 보고 모방하는 설계를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설계를 담당하는 건축사로서는 자신이 작성하는 설계도서가 다른 건축물에 대한 설계도서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것인지, 잘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잘못하면 설계도서에 대한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권리자로부터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게 된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대구지검 특별수사부,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 제천지청장,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 대검찰청 환경과장,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 중앙지검 공판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022년 8월까지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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