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건축사지 2024. 3. 8. 09:50
Secret Garden of Changdeokgung Palace

 

 

 

오래전, 사진처럼 가을비가 내리고 있을 때 우연히 혼자 우산을 쓰고 창덕궁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같이 입장한 다른 관람객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걸어가면서 혼자 후원의 부용지, 주합루, 영화당, 연경당 등등의 궁궐 명소를 관람했다. 가을을 담은 후원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후원의 건축물을 사방팔방으로 에워싸고 있는 조경수… 그 사이 좁은 길을 걸으며 바쁘게 건축 현업을 달려왔던 시간에 대한 강박감 등등의 시름을 달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의 답사 사진은 동문회 선·후배들과 같이 동행했지만, 그때의 감흥을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언젠가 다시 혼자 이곳에 와서 당시의 감정을 다시금 느껴보리라고…….

 

 

 

사진·글. 김창길 Kim, Chang Gil 삼정환경건축사사무소,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