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우리집 2024.4
Apartment, my house
우리나라 최초로 아파트라는 이름을 사용한 건물은 1930년 서울 회현동에 지어진 일본 기업 미쿠니(三國)상사의 관사 ‘미쿠니아파트’였다. 하지만 미쿠니아파트는 엄밀한 의미에서 아파트라고 할 수는 없다. 국어사전은 아파트를 ‘공동 주택 양식의 하나. 오 층 이상의 건물을 층마다 여러 집으로 일정하게 구획하여 각각의 독립된 가구가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든 주거 형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쿠니아파트는 3층이었고 화장실과 주방이 공용이었다고 하니 오늘날 아파트의 기준에는 미달한다.
한국 최초의 아파트라는 기록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8년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세워진 종암아파트가 차지했다. 5층 높이 152가구의 종암아파트는 미국 자본의 지원과 독일 회사의 설계, 우리나라 회사의 시공으로 지어졌다. 건물 완공 후 낙성식에 당시 대통령이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참석하여 ‘편리한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정말 현대적인 아파트’라는 축사를 했다고 한다. 종암아파트에 우리나라 최초로 수세식 변기가 설치된 일은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대단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어디일까? 1966년 준공돼 사용승인을 받은 좌원상가아파트이다. 초기 한국 주상복합으로 유명한 세운상가아파트보다 1년 빨리 세워진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지어진 좌원상가아파트는 약 2,929제곱미터(886평)의 대지에 연면적은 8,678제곱미터(2,625평)에 이르고 1, 2층은 상가, 3층과 4층은 주거시설인 4층짜리 건물이다.
좌원상가아파트 분양 당시의 모습은 신문광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약 20에서 27제곱미터(6~8평) 사이의 작은 아파트라서 그랬는지 독신아파트로 자리매김해서 신문광고를 내고 있다. 세면기와 양변기가 자랑거리이고 텔레비전 안테나가 특별한 것이었던 시절이 겨우 50여 년 전이라는 사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좌원상가아파는 2020년 안전 등급 E를 받아 철거와 재개발이 예정된 후에도 아직 그 자리에서 상가와 주거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생활의 근대화
독신아파트 분양 및 임대
※주요시설
*스팀, 온돌, 라지에타
*냉•온수 상시 사용
*텔레비 종합 안테나
*씽크대, 찬장
*자동 교환전화
*주차장 시청거리 8분
*세면기, 양변기, 샤워
*자동 화재경보기
*1~2층 종합상가
1971년 이화여대 사회학과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주에 만족한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2%도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1970년대에는 장독대가 있고 김장독 묻을 마당이 있는 집을 선망했고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아파트 거주인구는 5%를 밑돌았다.
세월이 흘러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이 50%를 넘긴 지 한참이 지났다. 싱크대와 찬장, 화재경보기조차 최신 시설이던 아파트에 반려동물 놀이터나 스포츠 센터, 스마트홈 앱 등의 첨단 시설과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있다. 최근 방영된 아파트 광고를 보면 최신 가전제품 얘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자막) 플래티지 어반그린 리버파크 / 프리미온 센트럴시티 마리나 2차 / 노블레앙 스카이 더 포레원
이그젠트 하이클래스 메르디움 / 파크로페 리치힐 플레이스 2단지 / 클레티엄 웨스트레이크 카운티
트레힐로 더 위버젠타운 3차
Na) 멋지고 화려한 이름의 끝은 어디일까요?
우리는 얼마나 더 어렵고 복잡한 아파트의 이름과 마주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한화포레나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포장된 이름이 아닌, 주거의 가치라고.
앞선 기술이 생활을 변화시키고, / 자막)국내최초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 [포레나 EV 에어스테이션]
미세먼지는 더욱 세심하게 잡아주며, / 자막)미세먼지 저감시스템 [에어커튼, 미스트링]
일상의 여유는 더욱 편리하게! / 자막)주민 소통 및 휴식 공간 [카페브리즈]
걱정없이 반려동물과 함께 뛰놀고, / 자막)반려동물 놀이터 [펫 프렌즈 파크]
어제보다 더 멋진 나를 발견하는, / 자막)다목적 운동시설 [스포츠짐]
기술은 장벽이 아닌 도구가 되도록! / 자막)스마트홈 어플리케이션 [포레나 홈 IoT]
|사용자친화적 월패드 [포레나 엣지룩]
당신의 생활을 먼저 생각하는 것, 이것이 바로 한화포레나가 찾은 주거의 가치입니다.
새로운 기준이 되다, 한화포레나
2022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 인구는 5,174만 명이고 총 가구수는 2,202만 가구이다. 그 중 아파트 거주 가구비율은 51.9%, 평균 주거용 연면적은 아파트기준 약 75제곱미터(22.6평)이다. 한 가구에 사는 평균 가구원 수가 2.6명이라고 하니 거의 3,000만 명의 인구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셈이다. 주택의 인허가 숫자에서도 아파트가 대세임을 알 수 있다. 2023년의 주택 인허가 건수는 388,891호인데 그중 아파트가 약 88%인 342,291호를 차지한다고 한다. 새로 짓는 집 열 집 중 약 아홉 집이 아파트가 될 예정이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부의 고향이 아파트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나도 이 나라의 평균 시민답게 아파트에서 산다. 어릴 때 마당의 앵두나무에 열리던 달콤한 앵두가 그립고, 풀어 기르던 강아지가 사무치지만 아파트를 떠나서 살 용기는 없다. 가을이면 창틀을 뜯어 새 창호지를 바르고, 옥상에 방수공사를 새로 하고, 페인트칠이 벗겨진 대문에 새 페인트를 직접 칠하던 부모님처럼 집을 건사하며 살 의지도 능력도 없다. 따라서 겨우 양변기 완비였던 아파트에 최근 한화건설 광고가 얘기하는 것과 같은 최첨단 시설이 도입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기왕이면 신축 아파트 아닌 오래된 아파트에서도 좋은 시설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비록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같은 동 주민에게 인사를 건네진 않지만 가끔 속으로 중얼거린다. 내 머리 위에, 또 내 발아래 당신들이 있어서 조금 덜 쓸쓸하다고. 잠 못 드는 새벽 어느 층에선가 들리는 수돗물 소리가 소근소근 말 건네오는 것처럼 들리고, 늦은 귀갓길 불 꺼진 우리집 옆에 환하게 밝은 거실이 보여 조금 덜 무섭다고. 삭막한 콘크리트 덩어리이지만 오랫동안 우리집이었고 아마 앞으로도 우리집일 ‘아파트’에 마음을 붙여 보려는 작은 노력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7P8EPjMkIC4
한화건설_포레나: 새로운 기준이 되다 편_유튜브 광고_2023_유튜브 링크
글. 정이숙 Jeong, Yisuk 카피라이터
정이숙 카피라이터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카피라이터로 광고와 인연을 맺었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을 시작으로 한화그룹의 한컴, 종근당의 벨컴과 독립 광고대행사인 샴페인과 프랜티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일했다. 지금은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의 CD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응답하라 독수리 다방(2015)』, 『광고, 다시 봄(2019)』, 『똑똑, 성교육동화(2019)』 시리즈 12권,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2020)』가 있다.
abacab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