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시대적 산물…건축문화 발전 위해서는 건축주 역할 중요해” 건축사 차태권 2024.7
“Architecture is a creature of the age… The role of clients is important for the development of architectural culture.”
방대한 건축 역사 그래픽노블로 다룬 ‘아빠, 건축이 뭐예요?’
건축주가 안목을 갖고 건축사 후원하며 발전한 건축 역사, 전통건축 요소 현대건축에 적용 위한 관련법 개정 필요
“건축이 쉽게 이야기 될수록 저변 확대될 것”
차태권 건축사의 저서 ‘아빠, 건축이 뭐예요?’가 출간됐다. 방대한 건축역사를 그래픽노블로 다룬 이 책은 건축사뿐 아니라 세대를 넘어 건축의 관심 있는 모두가 읽기 편한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건축은 시대의 산물’이라는 의미가 전달된다. 차태권 건축사를 만나 기획의도 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건축사 실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건축사가 혼자서 건축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건축사보다 건축주의 역할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건축 역사의 발전과정을 보면 건축주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건축되는 경우도 있지만 건축주가 안목을 갖고 건축사를 후원하는 과정을 통해 건축이 발전해왔습니다. 한국에도 실력 있는 건축사가 많습니다. 그들을 알아보고 건축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축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관점에서 책을 썼습니다.”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는 도서이지만 건축의 인문학적 배경을 담아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책은 차태권 건축사가 프랑스에 거주하며 5년여 간 꾸려온 도시건축디자인 웹진을 본 출판사의 출간 제의로 시작됐다. 1년 정도 집필 후 그래픽노블을 주로 출간하는 출판사 성향에 맞춰 구성 작업 등이 2년 동안 진행됐다.
“건축은 시대의 산물입니다. 건축물에는 시대상이 반영돼 있죠. 개인적인 생각으로 한국 건축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전 시대부터 쌓아온 건축적 요소를 현대건축에 적용하도록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건축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법이 개선돼야 건축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져서 디자인적인 면을 추구하지만 가장 중요한 내부에는 예전 방식을 고수하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책의 첫 챕터에 건축의 기본 3대 요소인 구조·기능·미를 넣은 것도 이러한 이유입니다.”
차태권 건축사는 건축 관련법의 개정 필요성을 꾸준히 제안했다. 그것이 건축사가 자신의 건축철학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토대라고 말한다. 면적 위주로 규제를 가하는 것은 오히려 설계의 다양성을 제한한다고 본 것이다. 전통 건축의 요소를 현대 건축에 접목시키면서 발전하고 법과 제도로 지원한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한국의 건축 관련법은 일본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유사한 법체계 하에서 일본이 건축적으로 발전할 수 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일본 건축이 큰 흐름을 갖고 연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했다고 봅니다. 메타볼리즘(Metabolism)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죠. 건축사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건축을 하면 사회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후원하면서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반면 한국은 세대를 이어 발전하기보다 단편적인 경향이 커 아쉬웠습니다.”
건축의 발전을 위해서 건축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하는 차태권 건축사. 그는 이번 책이 건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많은 이들이 건축을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건축이 쉽게 이야기 되면 될수록 건축의 저변이 확대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축사분들도 건축주와 상담 시 이 책을 적극 활용했으면 합니다. 건축주가 건축을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기작도 건축을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인터뷰 차태권 건축사 Cha, Taekwon (주)도시건축설계사무소 건축사사무소
글 조아라 기자
사진 홍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