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그녀의 목소리에도 내 심장은 식지 않는다” 2019.3
“Even her cold voice does not cool down my heart” 눈보라 치는 산에서 한 남자가 독백한다. 굳은 표정, 눈을 만지는 손이 외롭다. 그 날 하늘은 유난히 푸르렀고 새 하얀 눈이 모든 숲을 덮었다. 가장 아름답게 별이 반짝이던 모든 것이 완벽한 겨울이었다. 겨울이 아니라면 준비해 간 도시락을 펴놓고 먹었을 나무 테이블과 의자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눈 덮인 등산화의 지퍼 고리에는 반지가 하나 매 달려 있다. 자막에 보이는 시간은 오전 11시. 카메라가 빠져서 보니 남자는 테이블 위에 조각처럼 서있다.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손을 모아 입김을 불어 보 고 패딩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 쓴다. 독백이 이어진다. 벌써 세 시간 째 끝없는 기다림 기다릴 준비는 되어있..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