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판단기준과 사용자의 의무와 책임 2024.4

2024. 4. 30. 09:10아티클 | Article/인사노무상식 | Common Sense Series of Personne

Criteria for sexual harassment in the workplace and employers’ duties and responsibilities

 

 

 

 

지난 인사노무상식시리즈에서 알아본 ‘직장 내 괴롭힘’과 더불어 최근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22년 5월 19일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무 위반 및 불리한 처우에 대하여 노동위원회 시정제도가 시행되는 등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고자 하는 사회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성희롱 사건·사고는 우리 주변에서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노무상식 시리즈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 및 판단기준,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사업주의 의무와 책임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 및 판단기준

1. 개념
‘직장 내 성희롱’이란 ①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②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③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④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 참고).

2. 판단기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1) 직장 내 성희롱의 행위자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직장 내 성희롱은 근로자가 속해 있는 사업의 사업주, 상급자, 근로자 사이에 일어나는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 적용된다. 따라서 고객, 거래처 직원 등 피해근로자와 같은 사업장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의 행위자는 아니다. 

(2) 직장 내 지위 이용 또는 업무 관련성
직장 내 성희롱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업무관련성은 근무시간 내에 근무 장소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어도 인정될 수 있다.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경우라면, 사업장 내부에서 근무시간에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사업장 밖에서 근무시간 외에 성희롱을 한 경우에도 직장 내 성희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예컨대 출장 중인 차 안, 업무와 관련이 있는 회식 장소, 야유회 장소, 업무협의를 위해 불러내어 밖에서 만난 상황에서 발생한 성적 언동 등으로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면 이는 직장 내 성희롱이 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 등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해야 한다.

(3) 성적 언동 등 행위수단
‘성적’ 언동이나 그 밖의 요구는 성적인(sexual)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sexual)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성적 언동이 단 1회뿐이어도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될 수 있다.

(4) 성적 굴욕감·혐오감 또는 고용상 불이익 
직장 내 성희롱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행위로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는 경우에 성립한다.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꼈는지는 주관적인 감정이므로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나, 대법원은 “우리 사회 전체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심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판결 참고). 즉 합리적인 일반인의 관점이 아니라 ‘합리적인 피해자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은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 등을 느끼게 하는 행위이므로 당연히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행위’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위’란,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한 경우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나 소극적 또는 묵시적으로 거부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즉, 행위자의 성적 언동에 대해 직접적으로 분명하게 거부해야만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특정인을 염두에 두지 않은 언동이라도 그것을 듣는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준다면 직장 내 성희롱이 될 수 있다.

 



■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사업주의 의무사항 및 처벌

1. 직장 내 성희롱 금지 의무(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 제39조 제2항)
사업주, 상급자,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안 된다.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을 하는 경우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이때 사업주라 함은 개인사업주를 의미하며, 법인의 대표이사는 사업주가 아니다. 사업주 외의 자가 직장 내 성희롱을 한 경우 과태료 규정이 없고, 사업주가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 간접적으로 규율하고 있다. 단, 상급자, 근로자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가 ‘성폭력특별법’이나 ‘형법’ 등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하면 검찰이나 경찰에 고소하여 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구할 수 있다. 

2.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의무(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 제39조 제3항)
상시근로자 10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서 사업주는 매년 1회 이상 전체 직원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전체 직원’이라 함은 정규직, 비정규직 등 모든 근로자를 말하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견근로가 이루어지는 사업장에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은 사용사업주가 실시한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근로자뿐 아니라 사업주도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고,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의 내용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교육 내용 게시 의무를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의 내용에는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법령, 해당 사업장의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처리 절차와 조치 기준, 해당 사업장의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근로자의 고충상담 및 구제 절차, 그 밖에 직장 내 성희롱 예방에 필요한 사항들이 포함되어야 하며,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은 사업의 규모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직원 연수, 조회·회의, 사이버 교육 등의 방법으로 실시해야 한다. 

다만, 상시 10인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거나 사용자 및 근로자 모두가 남성 또는 여성 중 어느 한 성(性)으로 구성된 경우에는 성희롱 예방의 내용을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홍보물을 게시하거나 배포하는 방법으로도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3.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업주의 법적 조치 의무
(1) 직장 내 성희롱 신고 또는 인지 시 조사 의무
사업주는 피해근로자등에 의한 신고는 물론 목격자나 고충 청취자의 제보나 소문 등 다양한 경위로 인지한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해 지체 없이 조사해야 한다. 다만, 피해자의 신고가 아닌 사건의 경우 당해 피해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해당 사건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리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하며, 사업주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근로자등에게 부적절한 질문이나 요구, 강요, 회유 등으로 성적 불쾌감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 직장 내 성희롱 조사 및 조치의 목적은 피해근로자등의 침해된 권리 회복에 있으므로, 사업주는 그 처리 과정에서 추가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신고받거나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조사를 하지 아니하거나 조사 과정에서 피해근로자 등에게 성적 수치심 등을 느끼게 한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 조사기간 중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보호조치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조사기간 동안 피해근로자등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 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근무 장소의 변경, 유급휴가의 명령은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자 권리에 해당하므로, 사업주는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조치는 사업주의 조사 편의 또는 행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어서는 아니 되며, 피해 사실에 대한 고충처리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라는 원칙과 취지에 맞게 활용되어야 한다.

(3) 직장 내 성희롱 발생 확인 시 피해근로자의 요청에 따른 피해자 보호조치 의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조사 결과 관련 사실이 확인된 경우,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 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의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피해근로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사건 처리과정은 물론 사후 조치 이후에도 피해근로자가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고 최대한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어 안전하고 건강하게 근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므로, 피해근로자의 상태 및 요청 취지, 당해 사업장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적절한 조치 수준을 결정하도록 한다. 

(4) 직장 내 성희롱 발생 확인 시 행위자 징계 등 필요한 조치의무 및 피해근로자 의견 청취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조사 결과 관련 사실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 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한, 해당 조치를 취하기 전 그 조치에 관해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사전에 반드시 청취해야 한다. 이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의 처리와 해결이 피해자 입장에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수준에서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게 하기 위한 것이다.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5) 비밀 유지 의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여 해당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누설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비밀 유지 의무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 모두에게 해당되며, 관련 사실이 누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조사자, 관리자, 조사 대상자 모두에게 사전에 비밀유지 서약서 등을 징구하고 조사 및 처리 과정 전반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6)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처우 금지 의무
사용자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신고자 및 피해근로자 등에게 ① 파면 등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 조치, ② 징계 등 부당한 인사조치, ③ 직무 미부여 등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④ 성과평가 등에 따른 임금 등의 차별 지급, ⑤ 교육 훈련 기회 제한, ⑥ 집단 따돌림 등 정신적·신체적 손상 행위 또는 그 행위의 발생 방치 행위, ⑦ 그 밖의 신고자 및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신고자 및 피해근로자 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7) 고객 등 제3자가 성희롱을 한 경우 피해자 보호 조치 의무
사업주는 고객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의 성희롱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고충해소를 요청한 경우 근무 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의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근로자의 고충해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글. 신항철 Shin, Hangcheoul 삼정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

 

 

신항철  삼정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

 

삼정노무법인의 대표 공인노무사이며, (주)에스제이파워 등 삼정HRM그룹의 총괄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건설 철근 콘크리트 협회 자문위원, 프랜차이즈협회 자문위원 및 중앙진폐재활협회 노동법률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20여 년간 공인노무사 업무를 해오면서 임금채권보장업무를 국내 최초로 수행하였고, 임금, 근로시간, 노사관계 및 산업안전 등 기업 현장에 필요한 수많은 컨설팅을 통해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노사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shin@psj.kr / http://www.psj.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