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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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균형의 사이에서 2025.4
Between tension and balance 한 건축사가 농담반 진담반이라며 말을 꺼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건축의 완성도가 낮은 이유 3가지가 무엇일까?” 이렇게 질문한 후 답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 주었다. “첫째, 과거의 건축물 사례들의 평균으로 공사비를 책정하여 더 좋은 건축물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둘째, 건축물이 완성되기 전에 담당자의 인사이동으로 인해 발주처의 요구 조건이 바뀐다. 셋째, 설계의도 구현 용역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설계자가 시공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슬프게도 이 이야기를 들은 대부분의 건축사들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았다. 춘천 퇴계동을 지나다가 건축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는데,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였고 자동차 전시매장 느낌이 들었다. 유명한 건축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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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소도시에 사려 깊은 건축물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건축사 김준섭 2025.4
I AM KIRA Q. 건축사사무소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어릴 적부터 건축사가 꿈이었습니다.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의 저에게 건축사는 늘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건축을 전공하고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건축을 직업으로 삼았지만, 직접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고 나니 비로소 꿈을 이뤘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현재 비티비 건축사사무소는 건축을 함께 공부한 동기와 운영 중입니다. 둘 다 공주가 연고지는 아니지만 공주의 구도심 풍경과 걷고 싶은 분위기에 매력을 느껴 이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산책을 하며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이 저희의 중요한 작업 방식 중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소도시에도 사려 깊고 재미있는 건축물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희 작업이 그런 변화를 만드는 데 조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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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설계부터 사후관리에 이르는 원스톱 시스템 통해 건축주 만족도 제고" 건축사 김우철 2025.4
I AM KIRA Q. 건축사사무소 미션과 비전은? 예감 건축사사무소는 사람을 위한,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건축을 추구합니다. 단순히 보기에 예쁜 건물을 짓는 것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가족들의 삶과 이야기를 공간에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건축주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소통하면서, 그분들이 꿈꾸는 공간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가족 구성원 각각이 원하는 생활 방식, 취미, 작은 습관부터 미래의 계획까지도 세심하게 듣는 편인데, 이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건축물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Q. 공유하고 싶거나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전남 담양에 위치한 ‘베짱이의 숨숨집’은 은퇴 후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살아가고 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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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공감] “인생은 예술이야.” 2025.4
(Life is art.) 호랑이 가죽 마냥 이름 석자 남겨보겠다고 태어난 인생입니다만.시국이 어수선하고 세월이 야속하여 그 꿈에 도전하기도 힘든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저는 창업 초창기 때 복잡한 걱정과 근심을 그림으로 달랬습니다.집중하다 보니 새로운 길들이 열렸고, 가보지 못한 길이었지만 즐겁게 십수 년을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누군가가 부럽고 질투가 날 때면 펜을 들고 내면의 저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창작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할 때면 대가들의 작품을 눈요기했습니다.호랑이 가죽보다 못한 인생보다는 예술작품도 즐기고, 음악도 듣고 사색에 잠기는 그런 아트적인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이 단순한 길이 참 힘든 세상입니다만, 그래도 이 길을 걷는 분들을 오늘도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길쭉청년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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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시간에 ‘숙성’될 건축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정웅식 건축사 2025.4
“We are trying to create architecture that will ‘mature’ in nature over time” 논스페이스·왕방요 등 땅의 장소적 기억 담은 건축 실험, 국내외 호평 도발적 실험이 만들어낸 새로운 가능성 자연과 시간에 대한 존중, 작품에 담아 농어촌 및 지방 소멸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적 공간인 ‘논스페이스’가 2024년 아카시아 건축상을 수상했다. 논스페이스는 논으로 둘러싸인 경기도 이천 호법면에 위치한 지역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상업 공간이다. 다양한 겹의 공간을 조직하고 볏짚 노출 콘크리트로 구축된 논스페이스는 논을 경작하는 질서 체계인 가로와 세로의 질서를 건축적 언어로 해석한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자율적인 건축을 실험하는 정웅식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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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퇴계동 행정복지센터_ 떠있는 박스 2025.4
Architecture Criticism _ Toegye-dong Community Center Floating Box 떠있는 박스 처음 방문한 사람은 건축물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도 고개를 돌려 다시 보고 간다. 공모전 심사 당시 보았던 떠 있는 긴 박스의 단순한 지오메트리에 대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현실에서 느껴지는 감흥은 여전히 생생했다. 중력이 사라짐에 잠시 현기증이 온다. 유리와 은빛으로 반사되는 금속 루버 재료의 디테일은 박스의 무게를 줄이는 듯하다. IT기업 사옥도 아니고, 거대한 재단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도 아니다. 유럽도 아니고, 서울도 아닌 춘천의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다. 옥외 주차장에서 박스의 천장 면으로 인도되는 방향을 따라가면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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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력에 대한 저항 극적으로 드러낸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유연한 공간·건축적 이동장치 고려" 건축사 장인수 2025.4
"‘Toegye-dong Community Center’ that is dramatically gravity-defying Considering flexible spatial and architectural mobility" 퇴계동 행정복지센터는 기다란 상자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건축물은 ① 실용적인 상자의 적층과 철골 트러스를 이용한 거대한 캔틸레버로 드러난 ‘단순한 기하학의 동적 구성’, ②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유연한 개념을 담은 공간으로 표현된 ‘프로그램의 불확정성’, ③ 다양한 유형의 수직 동선을 통해 공간을 연결한 ‘이동 수단의 다양성 최우선 고려’ 등, 여러 개념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담고 있다.설계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부분을 세심하게 고려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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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강화성당 2025.4
The Anglican Church of St. Peter and Paul 강화 성공회성당은 강화읍 관청리 정자산 언덕 위 강화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있다. 한옥 건물이지만 서양식 구조를 차용하고 있어 한옥에서의 측면에 해당하는 보방향이 정면의 역할을 하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면(보방향)은 좌우에 T칸을 한 칸씩 둔 4칸이고, 측면(도리방향)은 10칸, 총 40칸 규모로 지어졌다. 건축물은 전통 목구조 양식으로 중층으로 되어 있는 납도리 5량의 가구구조로 팔작지붕의 겹처마로 깊이감을 더하고 있고, 지붕선은 내림마루 끝에 용두를 얹어 장식하고 있으며, 용마루 끝단 양쪽에 십자가를 두어 예배처소라는 명확한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 전통적인 한옥구조 측면에서 볼 때 내부구조는 어칸이 신랑..
회원작품 /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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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동 행정복지센터 2025.4
Toegye-dong Community Center 실용적인 기념비 대상지는 춘천 진입도로와 남춘천역에 인접한 곳으로 춘천시의 첫인상을 형성하는 핵심 공간이다. 또한 대상지의 남서측은 공원과 접해 있어 도시와 공원을 연결하는 거점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소성은 새롭게 들어설 행정복지센터에 상징과 기능의 전략적 균형을 요구한다. 대상지는 대로(남춘로)와 상업지역도로(남춘로5번길)를 연결하는 도로에 의해 두 개의 영역으로 분리된다. 각각은 서로 다른 주변 환경과 마주하는데, 하나는 도시를 향하고 다른 하나는 공원을 향한다. 주변과 열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도시와 마주한 부분은 다양한 지역 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광장(도시의 연장)으로 기능하고, 공원과 마주한 부분은 인근 주민들의 휴식을 위한 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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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헌(嬿屖軒) 2025.4
Yeonseoheon 양평 ‘연서헌’은 남한강을 바라보는 대지 위에 자리 잡은 주거공간으로, 자연과의 조화를 디자인 개념으로 삼고 있다. 건축주는 자연이 풍부한 장소에서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집을 원했다.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한 후, 건축사에게 디자인을 일임하여 결과적으로 연서헌의 개성과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대지의 위치와 형태를 고려한 단층 구조로 계획되었으며, 두 개의 매스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배치되었다. 단지 전체의 가장 아래에 위치하기에, 돋보이기보다 경사지붕을 가진 경골목구조를 적용해 안정적이면서도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풍경과 하나 되는 공간 연서헌은 두 개의 다른 축을 가진 건축 매스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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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벽돌집 2025.4
Corner Brick House 부지는 상업가로 이면의 한적한 주거지에 자리하고 있다. 3대 가족을 위한 거주 영역과 작은 상가를 포함하는 이 소규모 프로젝트는 도심형 상가주택의 전형(가로변 상가와 상부 주거)을 따르면서도 다양한 공간 경험과 독자적인 가로경관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가사와 학업, 경제활동 등 저마다의 일상을 지닌 가족들이 함께하는 공유 영역은 1.5개 층 높이의 단면으로 자연광이 가득 스며드는 개방적인 분위기로 조성하고, 개별 침실들은 각자의 사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안락한 스케일의 공간으로 계획했다. 2층 주방과 세탁실, 3층 옥상으로 이어지는 가사 동선은 엘리베이터와 순환동선 구조를 통해 막힘없이 흐르며, 연결되는 구조를 통해 가사 전반을 담당하는 노모의 수고스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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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네 2025.4
CHAE SO Haus 건축주 부부의 두 딸들의 이름을 합쳐서 ‘채소네’라고 이름 지었다. 중정을 통해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고 지키면서 주택의 삶에서 자연과의 균형을 잡는 모습이 채소의 효능과도 닮아있다. 건물의 중정은 주택 단지의 공개공지와 연결하여 단지 환경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고 지키면서 균형을 잡는다. 빛, 바람, 조망 등의 환경을 끌어들이고 때로는 중정의 문을 닫아 사생활을 보호한다. 긴 대지와 공개공지 대지는 골프장의 풍경과 만나는 전면이 좁은 직사각형의 긴 형태이기 때문에 주택 내에서 풍경을 담을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었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택 내에 중정을 만들어 대지 내부의 풍경을 조성했다. 중정은 공개공지 쪽으로 열어 가까이 그리고 멀리 교차하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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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운재(潭雲齋) ‘연못과 구름을 품은 집’ 2025.4
Cloud & Pond House 대지 해당 필지는 북쪽으로는 산줄기, 남쪽으로는 저수지를 마주하는 곳에 위치한다. 주변에 비해 높은 지대에 위치하며, 저수지 넘어 산의 능선, 높은 하늘까지 자연의 요소를 접하기 쉬운 곳에 있다. 이 마을의 입구에는 약 550년 된 거대한 느티나무가 있다. 해당 필지로 가기 위해서 이 나무를 지나쳐야 하는데, 마을을 오랫동안 지켰던 나무이니 만큼 지나칠 때마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공간 계획 조성된 단지 안의 대지이지만 특이하게 대지의 한 면이 사선으로 되어있었다. 건물을 최대한 도로 측으로 붙여 마당과 도로를 차단하는 기능을 하게 계획하려다 보니 대지의 모양에 따라 건물도 일부 사선으로 계획되었다. 거실, 방 등 사적인 공간은 채광과 조망을 위해 최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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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피 2025.4
ALEFFEE 아레피 남동측 영인저수지는 아산의 40여 개 저수지 중 하나이며, 영인면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남서측 둑방은 폭 5미터, 길이 460미터에 달한다. 저수지 너머에는 해발 365미터 영인산, 북측은 평범한 농가와 창고, 공장시설들로 이뤄져 있다. 아산에서 청년 농부로 성장한 클라이언트는 저수지 인근에 6,652제곱미터의 대지를 매입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여가시설을 의뢰했다. 농업용수에 불과했던 저수지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도시민의 활동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아레피는 농촌의 도시화 과정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저수지, 둑, 농지가 “어떻게 도시 프로그램과 새로운 접점을 찾고 유형화되어 지속성을 답보할 수 있는가”의 물음에 답하는 중이다. 하나의 경관,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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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교회 2025.4
Birye Church 대상지를 방문할 때마다 내비게이션은 우연하게도 금산군 비례리에 위치한 대지에서 거리가 다른 세 도로를 순차적으로 달리며 다른 관점에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대지를 평화롭게 감싸며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산세와 그 사이 움푹하게 들어간 골짜기에 자리한 기존 교회와 주변 논밭, 마을에 가까이 다가서면 생동감과 일상의 풍요로움이 드러났다. 비례교회는 1954년 창립된 역사 깊은 개신교 장로교회로, 수십 년 동안 제자리를 지킨 소나무와 측백나무들이 둘러싼 양지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아담한 교회이다. 비례교회는 예배를 위한 신앙적 공간이면서도, 비례리 마을회관과 마당을 공유하며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쉬어가는 마을 공동체를 포용하는 공간이다. 기존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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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메디컬센터 2025.4
SOREE MEDICAL CENTER 선진국형 귀 전문 클리닉 병원 소리의원은 ‘세상의 모든 귀 환자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병원 만들기’라는 비전을 갖고 국내 최대 규모의 귀 전문클리닉으로 개원한 이래 전문성, 규모, 인력, 진료 시스템 등에서 명실공히 세계적인 유명 귀 전문 클리닉들과 비견할 만한 병원으로 성장했다. 2002년 개원 이래 20년 가까이 새로운 개념과 치료법, 시스템을 만들었고, 치료 결과에 도움이 된다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며,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선진국형 진료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소리의원 본원을 확장·이전하는 프로젝트를 오랜 기간 준비해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SITE 사업 부지는 상봉역과 면목역 중간에 위치하고, 주변 주거지역이 넓게 조성돼있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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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혼진리퍼블릭 사옥 2025.3
KOHONJIN Office 대전의 신도심인 원신흥동에 위치한 대지 주변의 남측에는 4층 높이의 건설사 사옥, 서측엔 3층 높이의 행정복지센터가 가까이 붙어있다. 동측의 큰길 건너편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으며, 대지의 형상은 완만하게 휘어진 부정형이다. 전면의 큰 도로에 면해서 구내식당과 중정, 옥상 조경이 위치한 노출콘크리트 마감의 2층 높이 볼륨을 배치했고, 거기에 북측 도로변으로 5층 높이의 석재마감 사무동을 코어를 중심으로 연결했다. 이 배치는 아파트 단지에서의 시각적 부담을 줄여주고, 이웃 건물로 인해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피해 사무공간에 남쪽 빛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프리미엄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회사의 특성상 팀장 1명과 팀원 10명이 한 단위로 구성되어 여러 팀으로 이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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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소비가(作小卑家) 2025.3
NAMPYENGRI ‘ㅁ’HOUSE 이 집은 은퇴를 앞둔 노부부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을 벗 삼기 위해 작고 소박한 집 한 채를 짓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말투에서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묻어 나오는 건축주 부부는 평생을 부산에서 나고 자라 왔으며,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에 익숙한 전형적인 도시인이다. 주거 방식에 대한 요청사항은 간단했다. 거주하기 편하고, 자연경관을 담을 수 있는 집이면 되고, 도시에서의 거주방식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우선, 오랫동안 가져온 ‘집’에 대한 우리의 관념에서 이 집을 만들었다. 우리의 전통적인 집들은 방과 방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간(間)집, 아흔아홉간(間)집이라고 하는 것들은 방의 집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양집의 거실, 침실, 서재, 화장실 등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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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헌(鄭心軒) 2025.3
Jungsimhun 부산에서 외곽에 속하는 곳에 위치한 대지는 새롭게 조성된 단독주택 필지이다. 반듯하게 나누어진 필지와 도로로 구성돼 주변과의 맥락이나 과거의 흔적은 찾기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주변이 자연환경으로 열려있고, 이 대지만의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부산의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단독주택으로의 안착을 기대하는 건축주의 성을 따고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정심헌(鄭心軒)의 설계는 그렇게 시작됐다.단정한 남향의 배치계획 주택단지 필지 중 가장 동남쪽 끝에 위치한 곳으로, 남쪽으로는 하천이 흐르고 조망이 열려있어 멀리 산등성이가 보이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필지들보다 상대적으로 프라이버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었다. 차량으로 모든 이동을 해야 하는 대지 상황과 북측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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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T 본사 사옥 2025.3
SFT Headquarters 공간의 반전 기업의 사옥 건축은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 SFT 본사 사옥 프로젝트를 의뢰받은 후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다. 먼저 기업의 정체성을 도시공간 안에 건축으로 나타내는 것을 목표로 가장 기본적인 사이트 조사 및 분석, 프로그램 스터디, 법규 검토 등을 진행했다. 대지는 복잡한 주택가의 코너에 위치해서 4층 규모의 건물이 지어졌을 때 존재감이 굉장할 것 같았고, 제조업소나 오피스 공간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북동향의 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복잡한 골목길의 도시적 콘텍스트와 반대되는 미니멀하고 심플한 건축형태를 통해 도시공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사각형과 원형의 기하학을 조합하여 기능적이면서 독특한 건축을 제안했다. 1층은 최대한 들어올려서 임대공간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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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k빌딩 2025.3
oak Building 도시에 거주한다는 것 도시는 도로가 연결하는 공간의 연속이고, 우리는 대체로 도로 쪽에서 바라본 건물의 모습을 정면이라고 부른다. 사진이나 영상에서도 건축물을 표현할 때는 도로 쪽에서 보이는 모습을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커다란 창과 좋은 외장재는 모두 정면의 몫이고, 도로에 대응하지 않는 정면을 낯설어한다. 만약 건축물이 외부에서만 인식하는 대상이라면 이는 어느 정도 수궁할 수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 공간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본다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도로에서 들려오는 소음은 거주환경을 방해하고, 과도한 직사광선은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더구나 일몰 후에 조명이라도 켜는 순간부터는 밖에서 내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프라이버시를 신경써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창(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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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예배당 2025.3
The chapel of forest 소개를 받고 향한 종교시설 부지에서 우거진 숲을 마주했다. 잘 가꾸어져 있진 않지만 숲이 부지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었다. 단풍나무가 향한 쪽으로 예배당을 구성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의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수의 회사가 설계를 제안했지만, 기존 종교시설의 성격보다는 미술관이나 문화시설처럼 의도한 우리 기획안에 청년부가 크게 공감하고 힘을 실어 주었다. 처음 마주한 영감이 컸기에 복수의 다른 대안 없이 바로 설계에 착수했다. 지상 1층은 소예배당과 식당을 병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고, 안쪽에 목양실과 사무실, 그리고 그룹실을 배치했다. 지상 2층은 내부 중정을 중심으로 숲예배당과 사택으로 구분했고, 방문자가 가려진 홀을 지나 예배당 문을 열면 강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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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박달청소년문화의집 2025.3
Bakdal_youthcenter in Anyang 꿈을 향해 오르는 집 박달 청소년문화의집 대지는 전면에 30미터 도로인 박달로를 접하고 있다. 대지를 둘러싸고 있는 5미터 현황도로는 주로 주변 지역주민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의 보행을 위한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경계가 불분명한 상태로 부지 내 우측 공간을 도로와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현황을 고려하고 주변의 흐름을 이어주며 함께 호흡하도록 석수, 박달 권역의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새롭게 계획하고자 했다. 청소년들에게 지역에 열린 곳, 친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곳, 힘들고 지칠 때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곳, 마음 편히 노는 곳, 그리고 다양한 문화 활동 체험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향해 오르는 곳을 계획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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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e편한세상 어반브릿지 2025.2
Seoul e-pyunhansesang Urban Bridge ‘서울 e편한세상 어반브릿지’는 2019년 서울시 고덕강일 10블록 공동주택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4년 후인 2024년 2월에 준공된 593세대 공동주택아파트이다. 한국주거도시사에서 개발의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형 아파트는 선도적인 공동주거건축으로 큰 역할을 해왔으나, 천편일률적인 주거단지로 확장, 재생산되는 폐해를 안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동주택의 폐쇄적 단지로 인한 도시 소통의 단절, 편의성만 강조된 구조로 인한 세대 간의 소통의 단절은 도시가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공동성과 대치된다. 고덕강일 10블록은 이러한 폐해를 선도적으로 줄여보고자 서울시에서 변혁의 의지를 갖고 시행한 건축 설계공모에 당선된 특별건축계획구역 공동주택 아파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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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가(桓煐家) 2025.2
Welcome House 건축을 결심하다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는 아내의 꿈인 단독주택을 짓기로 결심했다. 줄곧 아파트 생활을 했던 남편과 달리 30여 년의 삶 중 10년 정도를 단독주택에 거주했던 아내는 결혼 후 오피스텔에 살게 되면서 집이 너무 답답하고 내 집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특히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소음을 들어가며 산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처음엔 아내가 원해서 막연하게 호응했던 남편도 건축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멋진 건물을 지어 살아보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되었다. 사실 부부는 대학에서 건축과 실내디자인을 전공했고, 남편은 건축 관련 공무원으로, 아내는 인테리어 설계를 직업으로 갖고 있었다. 부부는 수원시 구도심에 햇빛이 잘 드는 땅을 장만하고 건축사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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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수동 단독주택 및 카페 2025.2
Seoksu-dong detached house and cafe 석수동 단독주택 및 카페는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 위치하며, 2021년 설계를 시작해 2023년 완공된 건물이다. 연면적 387.32제곱미터로 지상 1층부터 지상 3층, 다락층이 있는 규모이다. 지상 1층은 근린생활시설이 주를 이루며 주택 현관과 작은 홀이 함께 있다. 지상 2층부터는 주택이며, 외부 마당을 내부 공간들이 디귿(ㄷ)자로 둘러싸고 있는 형태이다. 3층의 내부공간 역시 디귿(ㄷ)자 형태로 마당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예술공원에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ㄷ’자 중정 형태의 마당을 만들었으며, 마당을 통해 집안 깊숙이 햇볕과 관악산의 풍경이 들어올 수 있게 했다. 1층의 카페는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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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트로닉 코리아 2025.2
Bystronic Korea Brand Experience Center 절삭기계체험관과 오피스 공간을 의뢰한 바이스트로닉(Bystronic)은 금속재의 절곡과 절삭 등의 레이저 커팅 기계를 제작하는 글로벌 스위스 회사다. 우리는 이 기업의 모토인 절곡(bending)과 절삭(cutting)이라는 특성을 기본 건축어휘로 사용하기로 했다. 먼저 총 필요공간을 산정해 건축면적과 매스를 형성했고, 가로에 적용하여 절곡 후 배치했다. 주 공간인 절삭기계체험관과 오피스 영역을 결정하고 나머지 보조 공간을 구분하여 매스를 절삭했고, 다시 높은 계단실을 삽입해 연결시켰다. 전체적으로 건물의 외관은 금속 덩어리처럼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여러 개의 세로줄이 그어진 강판이 촉각을 자극한다. 보행자들의 주요 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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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맑음수목원 숲 문화센터 2025.2
Forest cultural center of mulmaakeum arboretum 작품배경 남양주 물맑음 수목원은 첨단기술을 접목해 도서, 문화, 체험이 가능한 특화공간을 구축한다. 큰 개념에서 하나의 스토리라인 안에 두며 관람객의 집객과 분산의 역할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구성을 고려했다. 특히, 남양주 물맑음수목원이 갖는 자연 지리적 특성과 주변현황을 고려하고 주변시설들과의 연계성을 염두에 둔다. 형질 변경을 최소화해 배치와 동선을 계획하고, 주변시설과 유기적 연계가 되도록 했다. 사업부지 북측 축령산 방향으로 배치 및 평면의 조망을 확보하고, 옥상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과 직원차량, 이용객 차량, 대중교통 이용자를 배려한 효율적 접근이 필요했다. 계획개념 - 지형에 순응하고,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