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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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치열한 노력의 결과 2023.9
Architecture, the result of hard work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끔씩 스스로에게 던지고, 이를 정의해 본다. 그런데 결과는 매번 다른 답을 채워 넣게 된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마다 어려움과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씩 다르고, 저마다 다른 사람을 만나고 각각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월간 지에 소개할 다양한 작품들을 살펴보다 보면 다양한 과정 속에서 설계의도를 구현해 내기 위한 치열한 과정들이 조금씩 전달된다. 이 치열함은 왜 생겨난 것일까? 좋은 건축이 만들어지기 위해 건축주도 설계자의 의도를 십분 이해하고 시공자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웃과 사회가 그 가치를 인정해 주었으면 하지만, 지속적으로 관계자들을 설득하며 수많은 심의와 인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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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대한민국 신진건축사 워크숍“‘함께하는 미래’ 주제로 한국 건축의 미래 설계” 2023.9
The 2023 Rising Architects of Korea Workshop 2023 대한민국 신진건축사 워크숍이 지난 8월 18일부터 19일 양일간 공주한옥마을에서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은 협회 의무가입 시행에 따라 신진건축사에게 필요한 협회 정책과 중·장기적 사업에 대하여 토론하고, 전국의 신진건축사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함께하는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 소속 신진 건축사 40여 명이 참여했다. ‘함께하는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워크숍은 ▲신진건축의 세계화 ▲신진을 위한 민간대가기준 정립 ▲신진건축사의 업무영역 확대 방안 등이 조별 토론 주제로 다뤄졌다. ‘신진 건축의 세계화’를 주제로 한 1조는 신진 건축의 미래를 위한 준비 방안을 세분화한 뒤 협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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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살아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해 고민합니다” 최성경 건축사 2023.9
I AM KIRA 건축사사무소의 미션은? 공간에도 생명이 있고 쓰임이 있습니다. 경직된 건축은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었을 때 쓸모를 잃고 사라지거나 방치돼 그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건축은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개인적으로 건축사로서의 큰 뜻을 세우기보다 마주한 일에 성실히 임하려고 하는데요. 평소에 ‘흐르는 대로 흘러간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여러 고민 속에서 제가 찾은 답입니다. 마주하고 있는 현안에 집중하고, 그것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얻은 지혜를 쌓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공간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고 오랫동안 쓰일 수 있다면 살아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건축사 업무를 하면서 물질적 풍요는 멀리 있지만 보람은 노력으로 구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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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키라_“건축주와의 소통·역지사지가 건축사사무소 운영 노하우” 양현모 건축사 2023.9
I AM KIRA 건축사사무소의 미션과 비전은? 건축사사무소의 이름을 지을 때 ‘기억공간’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건축사사무소 로고도 기억공간의 초성을 따서 ‘ㄱㅇㄱㄱ’으로 정했는데 ‘ㄱ’들 사이에 ‘O’의 공간이 있어서였습니다. 살아오면서 ‘공간은 기억을 남긴다’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기에 제가 설계한 공간에서 건축주가 어떠한 기억을 만들어 갈지를 고민하고, 건축주의 많은 이야기들을 공간에 담아내어 공간의 기억으로 구현하고자 합니다. 건축주들 모두가 공간으로 인해 행복한 기억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며, 오늘 하루도 건축사로서의 삶을 즐겁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유하고 싶거나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제가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싶은 프로젝트는 옥천소방서 이원 119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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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풍경화첩] 서소문동 2023.9
Seosomundong 서울시청 서소문2청사의 옆 골목은 오래된 건물들이이웃하고 있다. 세련된 글래스 커튼월의 고층 빌딩과빈티지한 서울의 오랜 역사가 공존하는 골목길이다. 이 근처 흡연구역은 애연가들이 보행자들의 눈치를 보며삼삼오오 모여 있기도 하고 전선 줄과 상업적 간판들이혼란스럽지만 왠지 정감이 느껴져 친근하다. 임진우 (주)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jinwoo.lim@jungl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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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는 사회 공공재 ‘건축’ 구현하는 전문가…보다 나은 업무환경 지원에 손 보탤 것” 2023.9
“An architect is a professional who implements ‘architecture’ as a social public good to... Help support for a better work environment” 지난 3월 권영걸 위원장이 국가건축정책위원장으로 취임하며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이하 국건위)가 새롭게 거듭났다. 제7기 국건위는 자연친화적인 국토환경, 건강한 생태도시 구현을 목적으로 ‘공원같은 나라, 정원같은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도시의 쾌적성을 높여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국가와 사회의 과제를 건축공간적 해법으로 풀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국가상징공간 조성, ESG+Art 기반 선진 생태도시 모델 제시, ICT 융·복합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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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 合.求.助 2023.9
Architecture Criticism Analyst, Listener, Assistor 2000년도였을 것이다. 지는 건축설계에 종사하는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그중 한 가지 질문이 ‘기피하는 사람이 누구냐’였다. 선두는 건축주와 공무원이었다. 의외였다. 공무원이야 감독자로 만나니 그럴 수 있다지만, 건축주는 일감을 준 사람이 아닌가. 그건 아마 고마운 존재이면서도 누구보다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간섭자여서가 아닐까. 천사이자 천적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리뷰하는 프로젝트의 건축주는 공무원이다. 不, 不, 不, 不 “차라리 새로 짓는 게 싸게 먹힌다.” 무엇보다 경제성이 우선되는 현실에서 집을 고쳐 쓰겠다고 할 땐 그만한 사정이 있다. 신축이 금지된 개발행위허가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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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스케일(SCALE)’ 주제로 9월 6일부터 12일간 개최, 18개국 34편 상영작 소개 2023.9
Given the 15th Seoul International Architecture Film Festival, which will be held for 12 days from September 6th under the theme of ‘SCALE,’ 34 films from 18 countries will be introduced. 9월 6~10일 아트하우스 모모, 10~17일 네이버TV서 온·오프라인 상영 오는 9월 6일, 제15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SIAFF, 이하 건축영화제)의 막이 오른다. 이번 건축영화제는 15년간 아시아 유일의 건축영화제로 자리매김해온 영화제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영화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스케일(SCALE)’을 주제로 개최된다. 이에 건축의 전..
회원작품 / Pro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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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웰에이징센터 2023.9
Gangnam Well-aging Center 전례 없는 최초 2020년 9월, 사례가 전혀 없으면서 지독히도 제한적인 환경의 도전적인 작업을 만났다. 강남구웰에이징센터. 웰에이징센터는 문자 그대로 잘 나이들 수 있도록 어르신들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센터라 할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 비슷한 이름을 쓰는 스포츠센터와 병원은 있었지만, 운동 집중형이거나 피부 등 환자 치료 목적인 경우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노인맞춤형으로서 ‘잘 나이 들게 돕는 공공형 건강증진센터’ 사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제한적 공간의 한계에 도전 또 다른 도전은 층고와 규모가 제한된 낡은 주차장 건물이 대상지였다는 것이다. 대상지는 지은 지 20년 된 주차장 건물로서, 추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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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닮은 집 2023.9
The house resembling an art gallery 한강 수변공원 옆의 택지는 오각형의 땅으로 비정형 대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나는 대지를 볼 때 좀 오래 머물러 땅을 느껴보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 속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 이러한 고민은 작품의 영감과 맞닿아 있다. 한강변의 좋은 조망과 바람! 겨울에 방문한 택지는 건물이 드문드문 건축되어 있는 적막한 땅이었다. 한강변의 택지에 서니, 이 땅이 바람이 지나는 바람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건축주는 3대가 살 수 있는 집을 원했다. 많은 방과 가족들이 놀 수 있는 지하 공간까지, 그리고 날이 좋으면 강변을 바라보며 가족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땅은 남북의 축을 살려 남쪽의 도로변 부지의 가로변 시선과 직사의 햇빛을 어떻게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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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 裕軟齋 2023.9
Yu Yeon Jae 여유로움과 부드러움이 머무는 집 한 부부가 귀여운 유치원생 아들과 함께 찾아왔다. 아이를 갖기 전 주로 양평에서 데이트를 했고, 양평의 매력에 반해 서울에서 이사 와 주택 생활을 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친구들을 사귀고 육아정보를 나누다 보니 주택을 짓고 아이들을 함께 돌보는,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직접 만든 주택단지와 연이 닿았다고 한다. 첫 주택 생활의 아쉬웠던 점들을 보완하고 곧 초등학생이 되는 아들과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을 원했고, 무엇보다 답답하지 않으면서 건강한, 합리적인 집을 짓고자 했다. 대지는 용문산과 남한강 사이에 자리해 남동향으로 경사가 흐르는 주택단지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었고 집터에서 남향으로 마을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주택단지가 세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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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하얀집 2023.9
White house in the woods 건축주 부부는 답답하지 않고 환한 집을 갖길 원했으며, 기존 공동주택들의 실내구성과는 다른 부부만의 집을 원했다. 외부로 보이는 건물의 모습에 대해서는, 특별히 원하는 것은 없으나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동네 풍경에서 주변의 집들과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으면 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건축주의 답답하다는 애매한 말은 공간의 균질함에서 오는 지루함으로 정리되었다. 거실, 방, 주방이 각각 다른 공간의 크기를 갖고 있지만, 같은 높이의 같은 창으로 이루어져 변화가 없는 기존 공간에서 오는 일상의 지루함이었다.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해 결정한 집의 크기는 1층으로 충분했으나, 평면적인 집에서 벗어나 공간의 변화를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는 2층 집으로 제안했다. 둘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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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골목끝집 2023.9
Blind Alley 때론 어찌할 도리 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 건축물을 계획하면서 가장 마주치기 싫은 설계변경이란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해당 건물은 1969년에 준공한 연와조 주택으로 당시 용산구청장의 사택으로 지어졌다. 지금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박한 연와조 주택으로 연식에 비해 상태가 좋아 신축에 버금가는 증축 리모델링으로 설계가 착수되었다. 당초 계획안은 철골 보강을 통한 2개 층을 증축해 지하를 포함한 총 5개 층을 사옥으로 활용하는 야심찬 그림이었으나, 코로나19에 대응해 도입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급격히 축소되며 기존의 계획안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급격한 금리 변동과 함께 크고 작은 금융계 악재들이 터지며 건축주는 미리 자금 조달 협의를 해두었던 금융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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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갈동 ‘코트야드 블루’ 주택단지 2023.9
Hagal-dong ‘Court Yard BLUE’ Residence 하갈동 ‘코트야드 블루’ 주택단지 전원주택 단지인 코트야드 블루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에 위치한다. 이 단지는 2016년 가을 첫 미팅을 시작으로 최적의 단지를 만들기 위해 대지의 크기와 주택의 규모 설정을 위한 수차례의 계획안 작성을 거치며, 2022년 봄까지 13채의 특별하고 독특한 주택 구성을 위한 변경 작업을 이어갔다. 그 후 3필지는 매각을 하고, 최종으로 각각의 건축주 요구를 반영한 맞춤 설계 10채를 짓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201호는 건축주와 설계자의 의도가 가장 잘 반영된 대표적 사례이다. 녹색 자연 속에 밝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과 안정감 있는 건축물 구현을 목표로, 주택의 대부분은 화이트 컬러의 미니멀한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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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LWIND 2023.9
TAILWIND 무질서하게 들어선 주거단지의 이면도로 깊숙이 자리한 오피스. 이 부지는 사방이 빌라로 둘러싸인 이른바 논현동 빌라촌 내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서울 도심지 깊숙한 곳까지 여러 젊은 스타트업 회사들의 오피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이상적인 오피스는 대로변에 줄줄이 늘어선 번듯하고 높은 고층 빌딩에 자리 잡고 있었다면, 요즘 젊은 기업이 추구하는 업무 공간은 많은 부분에서 성격을 달리한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규모의 소형화다. 예전에는 대표 아래 산하 팀이 구성되고 적어도 조직 내에 몇십 명은 구성되어야 번듯한 회사라 불렸다면, 요즘 젊은 스타트업 기업은 1인, 혹은 마음 맞는 둘셋이 일단 업무에 뛰어들어 부딪히며 성장해 나간다. 당장 컴퓨터 하나 놓고 업무를 시작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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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r Points by Sheraton 수원 2023.9
Four Points by Sheraton Suwon WEAVED WINDOW, 자연과 도시의 흐름을 따르는 수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수원호텔은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수원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도시의 시간적 흐름들을 ‘엮음(WEAVING)’이라는 요소를 이용해 자연과 도시구조의 전통적인 패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주변경관에 저해되지 않도록 간결하고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계획하고자 했다. 내·외부 공간 구성 계획 대지의 전면으로 20미터 대로, 배면에 8미터 도로가 접해있어 지상에 별도의 주차공간 없이 지하로 통하는 램프를 계획하여 차량 동선과 보행자 동선을 분리했다. 이에 정면 입면 일부를 건물 내부로 끌어들여 쌈지형 공원을 조성하고 보행가로에 연속성과 개방감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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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안 예술마을 창작소 2023.8
Deulan Art Village Anchor Facility 생각을 담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수성구청장님의 바람을 들으며 교토에 있는 철학자의 길이 떠올랐다. 예술과 문화를 귀하게 여기는 대구의 전통적인 주거지에 자연 풍광을 길로 잇고, 곳곳에 공공 앵커시설을 배치한다는 계획. 시민들이 걸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수성구에서는 지난 수년간 순차적으로 매입한 공공 자산을 활용하는 큰 그림을 그려왔다.(생각을 담는 공간 스토리. 메타기획컨설팅, 2021) 첫 사업으로 3팀의 아키텍트 그룹을 선정했다. 일구구공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1990uao)는 비엔나공대 믈라덴교수님의 JA팀과 하나가 되어 참가했다.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우리는 공간네트워크의 한 축, 수성못 주변 문화그라운드의 일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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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 2023.8
COMING GOODS ‘다온’은 북위례 단독주택 택지지구의 단독주택이며 2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도심 내의 공급지이기에 프라이버시 확보와 각 가구의 개별성을 고려한 분리가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이 집은 인간의 본성과 깊게 연결되며 개인의 사유와 심상을 생성하고 확장시킨다. 단순한 집, 그 너머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독립된 진입 _ 각 세대는 전면의 좌우 양측 단부로 설정하여 독립적 공간으로 진입하게 했다. 특히 2층 세대는 ‘루’ 하부를 진입의 여정에 보여줌으로써 감성적 분위기를 유도했다. 시선의 확장 _ 각 층은 수평적으로 공간을 확장하며, 가벽이라는 장치를 통해 시선의 한계를 제어했다. 그 결과 지하는 선큰, 1층은 외부마당, 2층은 사이중정, 다락은 루프테라스로 도출되었다. 수직동선의 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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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동 단독주택 2023.8
Itaewon-Dong Single Family House 땅을 만나다 계획대지는 남산에 면한 소월로를 등진 채, 이태원동 가장 북쪽 끝단 주거지역 내 막다른 도로 끝에 조용하고 비밀스럽게 위치해 있다. 북측 소월로변 7미터에 달하는 옹벽 아래 자리 잡은 대지는 인접 건물들로 인해 물리적 경계가 강하게 확정되어 있는, 완벽하게 감싸인 인상을 주는 공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보면 가장 ‘프라이빗’해야 하는 ‘주거’라는 프로그램을 담아내는 기회가 주어졌다. Prologue 생애 첫 단독주택 거주를 계획하는 건축주가 추상적으로 꿈꾸었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번잡한 일상에서 물러나 가장 안락하고 편안해야 하는 ‘주거’의 본질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했다. 건축주의 예상보다 작아지는 규모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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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네모난 집 2023.8
The 'Square House' in Yeongwol 땅과 집 영월 주택은 귀촌을 꿈꾸는 아들이 고향에서 거주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건축 부지를 구입하며 시작됐다. 건축주는 집을 지을 땅을 찾기 위해 1년 가량 건축사와 함께 영월읍 중심가의 많은 대지를 둘러보았으나 적당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마지막으로 찾아 매입한 땅이 현재 집이 지어진 대지이다. 기존에 찾던 읍내 중심가에서는 조금 떨어졌지만, 뒤편으로 병풍같이 펼쳐진 산과 강의 풍경을 배경으로 가진 집이 지어지게 되었다. 집과 마당 대지 주변에는 건물이 없고 시각적으로 수평적인 느낌이 강해서 땅 위로 구축되는 네모난 집이 주변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낮고 넓게 계획했다. 낮고 넓게 만들어진 이 집은 가운데 마당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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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동 상가주택ⅠTimeless 2023.8
Godeok TimelessⅠ 요즘 생겨나는 신도시 상가주택들의 모습을 보면, 수익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임대형 상가주택들은 대부분 법적 제한사항과 각종 지침으로 대부분 비슷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규제로 인해 비슷한 모습을 만들어내는 건축들은 스스로 아이덴티티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거주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심플(Simple)’을 중심으로 접근했다. 평면 역시 단순한 동선과 기능을 갖도록 구성했으며, 허투루 만들어진 공간 하나 없게 모든 공간에 빛과 바람이 잘 들도록 계획했다. 옆 필지의 건물조차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건물의 설계가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도시가 아닌 건물에 집중하여 스스로 완결되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이는 맨 처음 생각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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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 오피스 2023.8
STAY OFFICE 스테이 온 더 그라운드 : 스테이 오피스 빌딩 마포구 내에서 비교적 평화롭고 한산한 동네인 성산동의 대로변에 위치한 건축물은 남향 빛을 받아 채광이 풍성하고 건물 전면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어 등하교 하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한때 용적률이 300% 이상까지 허용되었던 탓에 기존 건축물은 현재의 허용 용적률보다 크게 지어져있었고, 신축보다 대수선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수선을 선택하면서 다시 태어날 건물과 주변 맥락과의 관계를 고민했다. 일상적 동네 가로에서 혼자 돋보이기보다는 가로 풍경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기를 바랐고, 인접한 건축물들을 통해 마감재와 주색채를 도출했다. 신축 건물을 찾아보기 힘든 성미산로에는 그 시대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적벽돌과 화강석으로 마감된 건물이 대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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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플라이웨이 케이블카 스테이션 2023.8
HADONG Flyway Cable Car Station 건축은 크게 공간, 형태 그리고 기능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되는 방식으로 시작한다. 좋은 건축은 이 요소들이 장소라는 배경에 정착되면서 비로소 완성된다. 하동 금오산에 위치한 케이블카 정류장의 건축설계는 이동수단이라는 기능적 건축을 넘어, 어떻게 하면 방문객에게 ‘그 장소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하동 금오산은 수려한 경관을 가진 남해에 바로 인접한 동시에 지리산의 절경을 품고 있는 장소이다. 우리의 산과 바다를 이렇게 가깝게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도 드물다.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자연을 찾는 것은 단지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다. 몸으로 느끼는 자연은 언제나 아름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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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첫작품_이리루 2023.8
IRIRU 이리루는 두 개의 누마루가 있는 집이라는 뜻으로 건축주가 직접 지은 이름이다. 비록 264제곱미터(80평) 남짓한 소규모 한옥이지만, 다층건물, 복합용도로 고밀도 도시에 적응하는 한옥으로서 현명한 해법을 찾는데 의미 있는 작업이 되었다. 배치와 구성 대지는 두 개의 직선과 동그랗게 말린 곡선이 만든 부채꼴 모양이다. 동·서·북 방향으로 세 개의 인접대지와 맞닿아 있고, 남향 습지공원과 경계를 만들면서 전면도로가 지나고 있다. 길 건너에는 사계절마다 옷을 갈아 있는 ‘습지공원’과 동북방향으로는 2층 정도 높이에서 공원 넘어 멀리 ‘북한산’ 전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설계 조건은 명확했다. 한 지붕, 작은집 세 채. 지상 1층에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위한 두 채 ‘하심채’와 ‘운유루’, 지상 2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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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키푸이스토 2023.7
Leikkipuisto 가평군 행현리 축령산 자락에 자리 잡은 아침고요 수목원은 원예학을 전공한 한 교수님이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담은 정원을 만들어 널리 알리고 싶은 열망으로 여러 해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선택되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사무소 개소 후 첫 펜션 작품을 시작으로 중·소규모의 숙박시설을 8년간 작업해오면서, 항상 기존의 숙박시설의 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의 프로그램을 고민해 왔다. 기본적으로 숙박과 접목시킬 수 있는 놀거리, 문화, 힐링, 서비스 등의 콘텐츠와 MZ세대, 어린아이를 둔 젊은 가족, 노인과 중년층, 단체 등의 수요를 고려하여 계획하는 것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항상 고민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아침고요수목원을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을 정도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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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하우스 2023.7
FLYING HOUSE 자연을 실은 비행선 이 주택의 주인은 젊은 비행사와 그의 가족이다. 그들의 비행 인생을 위한 미래의 보금자리가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한 이 신개발타운 위에 사뿐히 착륙한 것이다. 건축적 ‘비행’ ‘비행’이라는 비행사의 일상적 행위 특성을 한국전통건축의 조형적 특성인 ‘비상’과 연계해 시대적 은유성으로 번역하고 이를 상징성 있게 건축화함으로써 이 집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다. 이 주택의 안마당 위에 떠있는 루마루 곡면지붕의 비상성, 그리고 움직임이 동결된 주택 전체 매스의 역동성은 비행사의 라이프스타일인 ‘비행’의 행위를 은유적으로 상징화한 건축적 조형요소들이다. 또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일상적 불안정성을 상쇄하기 위해 거실을 땅에 직접 접촉하는 썬큰된, 한국전통건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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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연재 2023.7
Light House 대지조건과 배치 능곡동의 단독주택 단지 내에 지어진 연연재는 단지 안쪽 깊숙이 자리 잡고 건너편 선사유적지와 마주하고 있다. 남쪽에는 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학교에서의 시선을 차단하고자 하였고, 큰 도로로부터 등을 지도록 배치해 소음으로부터 보호받는 동시에 남쪽 하늘로 열리는 중정 마당이 만들어지도록 배치했다. 또한 가벽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며 입면의 요소로 사용했다. 건물과 낮은 가벽 사이의 틈으로 들어오면 조경이 있는 작은 진입 마당이 이용자를 맞이한다. 1층은 주방과 식당, 그리고 홈 짐을 두어 중정 마당을 각 공간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2층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거실 공간을 두고 각 방으로 나뉘는 형식이다. 거실은 천장 상부를 오픈하여 수직적 볼륨감을 갖는 공간이다. 남자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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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써밋 라테라스 2023.7
HOBAN Summit La terrace 라 테라스는 208세대로 구성된 테라스형 연립주택이다. 경사지 지형에 따라 형성되는 단차를 이용하여 독립된 접지층을 갖는 테라스 세대와 경사면을 따라 계획된 테라스를 통하여 기존 공동주택에서 가질 수 없었던 개별의 마당을 가지는 단독주택의 장점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립주택이다. 지형의 단차를 활용하여 1개층의 지하주차장과 하층부는 선큰형 후정을 가진 테라스 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근린생활시설, 단지를 관통하는 보행자 도로와 광장을 계획하고, 상층부는 독립된 테라스를 가진 연립주택으로 계획했다. 전체 단지는 10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세대가 가지는 독립된 테라스와 최상층 세대의 옥상과 연계된 다락구성으로 수직적인 다채로운 공간감과 리듬감을 부여해 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