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디자인스토리 | Design Story(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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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직시한 표현 2025.3
Expressions that face facts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 전시회는 거의 마지막에 걸려 있는 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을 구경했다. 정말 걸작이다. 이 전시회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에곤 실레의 작품으로 끝난다. 그런데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수는 많지 않고 유명한 작품은 오지 않았다. 반면에 에곤 실레의 작품 수는 많고 대작도 있었다. 그 하이라이트가 바로 인 것이다. 이 작품은 기존 아카데미즘 누드화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클림트와 실레는 모두 비엔나 ‘분리파(Secession)’의 주요 예술가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매우 분리파답다. 은 클림트의 대표작인 와 견..
2025.03.31 -
단순성과 대비의 아름다움 2025.2
The Beauty of Simplicity and Contrast 무엇이 아름다운 것일까?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대상에는 어떠한 요소가 있길래 아름답다고 여길까? 꽃은 왜 아름다울까? 나뭇잎은 왜 아름다울까? 호랑이와 늑대, 상어와 독수리 같은 동물에 대해서도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 무시무시한 맹수들을 보고 왜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일까? 저녁노을을 볼 때도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느낀다. 드라마틱한 구름의 변화와 울창한 숲, 연달아 이어지는 산들, 깎아지른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 밤하늘에서 쏟아질 것처럼 반짝이는 별과 같은 자연현상을 볼 때도 아름답다고 느낀다. 균형 잡힌 운동선수의 몸,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배우의 얼굴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대상은 너무나 다양하다. 그렇..
2025.02.28 -
부드러운 저항, 폴란드 포스터 2025.1
Polish Poster, Soft Resistance 폴란드 포스터 전시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로 개최되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이함캠퍼스에서 2024년 11월 22일부터 2025년 6월 22일까지 ‘침묵, 그 고요한 외침, 폴란드 포스터’라는 제목으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50~60년대 폴란드 포스터 2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폴란드 포스터는 참으로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폴란드는 포스터의 왕국으로 이름난 국가다. 특히 1950~60년대 폴란드 포스터는 ‘폴란드 포스터 학파(Polish School of Posters)’라고 개념화해서 부를 정도로 서구 시각문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그래픽 디자인 역사가인 필립 B. 멕스는 ..
2025.01.31 -
맥락을 살린다는 것 2024.12
Making Use of Context 한 십 년 전 금호미술관에서 20세기 부엌과 디자인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 이 전시회는 20세기 부엌 디자인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 두 개의 부엌이 전시되었다. 하나는 프랑크푸르트 주방이고, 또 하나는 유니테 다비타시옹 주방이다. 두 주방은 현대적인 공간에 맞는 ‘모던 키친’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두 개의 부엌은 그 접근 방식이 전혀 다르다. 마가레테 쉬테-리호츠키가 디자인한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작업주방으로서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 아주 작은 공간에서 주부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반면에 샬롯 페리앙의 부엌은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유명한 아파트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위해 개발한 것이다. 이 부엌은 ..
2024.12.31 -
창조의 보상 2024.11
Rewards for creation 한강 작가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노벨상을 받자 엄청나게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상을 받자마자 곧바로 그의 소설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품절이 되었다. 한강의 소설은 상을 받기 전이나 받은 후나 똑같다. 노벨상은 올림픽 금메달과는 다르다. 운동선수는 올림픽 금메달이나 대회 우승을 목표로 매진한다. 하지만 소설가는 노벨상과 같은 상을 받으려고 글을 쓰지 않는다.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글을 쓴다. 따라서 노벨상이나 부커상과 같은 문학 분야의 상, 칸이나 아카데미 같은 영화제의 상은 덤일뿐이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도 마찬가지다. 운동선수의 금메달은 그 선수의 능력을 증명하지만, 상은 그렇지 않다. 운동선수의 기량은 경쟁을 해야만 증명되고..
2024.11.30 -
비포 애프터, 껍데기는 믿을 만한 것인가? 2024.10
Before & After, is the skin trustworthy? 예전에는 압구정역 4번 출구로 나가는 방향의 광고가 모두 이른바 ‘비포 애프터(before after)’ 광고였던 적이 있다. 광고 모델은 모두 익명의 일반인이었고, 클로즈업된 얼굴이 광고면을 가득 채웠다. 광고주는 모두 성형외과병원이다. 성형 전의 얼굴은 비포에 해당하고 성형 뒤의 얼굴이 애프터에 해당한다. 그 변화는 단순한 쌍꺼풀 수술 정도가 아니다. 그 변화의 폭이 너무 전면적이고 드라마틱해서 그 광고가 익살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타고난 얼굴이 저렇게 탈바꿈 할 수도 있구나. 그러고 보면 압구정역 4번 출구를 나와 거리를 걷다 보면 붕대로 칭칭 감은 얼굴이나 인조인간 같은 얼굴을 종종 보기도 한다. 얼굴을 저렇게 바..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