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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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의 가치? 2023.4
What is the value of an architect? 건축설계 산업 종사자들은 의외로 자신에 대한 경제적 환산가치를 잘 모른다. 언급하는 것도 불편해한다. 조선 시대 사농공상의 DNA가 남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영문 ‘Architect’를 어떻게 번역해야 하는지 논쟁이 되었고, 건축가와 건축사라는 단어의 마지막 자음으로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또한, 건축사의 마지막 한자 역시 한자의 선비 ‘사(士)’와 스승 ‘사(師)’로 설왕설래한다. 이런 논쟁과 혼란은 산업사회와 성문법, 그리고 법 책임주의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현대사회는 경제적 보상을 통해 책임과 권한이 측정되고 일임 받는다. 행위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당연한 것으로, 가치에 대한 인정이다..
2023.04.20 -
전문가의 권위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2023. 3
Efforts are needed for expert authority 공공건축의 준공식에 건축사가 초대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푸념이 수십 년째 이어진다. 공공건축이 이럴진대 민간건축은 오죽할까? LA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준공을 포함해 개막콘서트에서 환호성과 박수를 받으며 건축사 프랭크 게리가 무대에 올랐다.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의 개막 콘서트에서 건축사 카를로스 오트는 지휘자의 소개로 무대에 올라 인사를 했다. 캐나다 빅토리아 지역 의회 의사당 복도에는 의회건물을 설계한 건축사의 이름과 사진이 있다. 심지어 1400년대 지어진 플로렌스의 산타마리아 성당 옆에는 설계에 참여한 필리포 부르넬레스키의 조각이 있다. 이런 사례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이나 민간 모두 대부분 명예는 무시하고 건축..
2023.03.16 -
건축사 자격 혁신이 필요하다 2022.9
Innovation is needed for architect qualifications 의무가입제가 복원됐다. 그동안 공통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환경이 극복된 것이다. 이제 더 중요해진 것은 바로 ‘건축사’라는 본질이다. 건축사는 누구이며, 역할과 책무는 어디까지인가? 법령에 따르면, ‘건축사’란 국토교통부장관이 시행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으로서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工事監理) 등 제19조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건축을 기획·계획, 설계하는 싱크탱크 지식인이며, 국가가 이에 대한 자격·책임을 부여한 법적 전문가다. 이제 우리 ‘건축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의무가입이 시행되며 역할에 대한 문제가 생길 때 더 이상 누구를 탓할 핑계거리가 사라졌다. 돌이켜보..
2023.02.23 -
모든 책임을 국가가 진다? 때로는 분담하는 것도 지혜 2022.8
Does the state take all responsibility? But sometimes sharing is wisdom 대한민국의 건축사 산업, 특히 설계 산업의 구조가 건강한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많다. 크고 작은 수많은 건축 관련 발주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오래전부터 회자되던 내용이지만, 공공 직영의 경영적 성과는 운영의 비효율성은 물론이고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공공이 운영하는 순간, 다양성과 공정성 그리고 우열이 아닌 분배와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당연한 일이다. 공공이 운영하면서 민간처럼 속도와 효율을 강조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산간 오지의 국민도 국민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더라도 전기도 보내고, 각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것과 같다.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과 ..
2023.02.22 -
자기결정권이 있어야 대한민국 건축사가 산다 2022.7
Korean architects can lead our society with the right of self-determination 푸념처럼 수도 없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대한민국에서 건축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너무 낮다는 말이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왜 건축에 대한 사회적 수준이 이리 낮은가!”라고 한탄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 시장에서 만나보면 많은 사람들이 건축이라는 단어와 동시에 자재 빼먹는 시공업자를 연상한다. 부실시공과 자재 빼먹는… 사실 대부분 건축사들과 상관없는 전혀 다른 건설, 시공 분야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한민국에서는 건축과 건설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건축을 하려면 설계를 해야 한다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여전히 부지기수며, 처음 집을 지으려는 이들도 ..
2023.02.21 -
건축사가 아마추어 취급받는 대한민국 설계공모전 2022.6
Korea design competition where architects are treated as amateurs 나는 건축사다. 그리고 박사학위가 있고, 정부 추천도서를 3권이나 저술했다. 여러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설계공모에 당선되어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또 30년 넘게 현업에서 실무 중이다. 대한민국 사회에 묻는다. 나는 프로인가, 아마추어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이유는, 대한민국 여러 공공기관에서는 건축사를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조달청을 비롯한 많은 관들의 행태를 보면 우리나라 건축 수준이 왜 인정받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 저변에는 현장에서 수십 년째 일하는 경험이 풍부한 건축사들을 업자 취급하는 사회 인식이 있고, 그런 인식으로 공공건축을 진..
202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