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환경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다 ⑫ 인간적 도시를 위한 고민, 작은 도시를 위하여 2024.5

2024. 5. 31. 09:45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Creating architecture, environment, and the future ⑫ Concerns for a humane city, for a small city

 

 

 

메가시티?


메가시티가 국내 언론의 중심에 서 있다. 과연 메가시티가 대세인 걸까? 아주 극단적인 형태도 발표되었다. 이것을 건물이라고 해야 할지, 도시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NEOM)는 하나의 건축 구조물 안에 도시 인구 전체를 수직 수평으로 구분해서 몰아넣겠다는 개념이다. 이 개념을 보자마자 SF영화의 불온한 계급관이 떠올랐다.
문득 1980~90년대에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던 일본 건설회사들이 앞다퉈 발표했던 초고층 건물이 생각난다. 가능 여부를 떠나서 거대함에 대한 환상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도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해 한 곳에 집중화하는 아이디어는 사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국가나 정치권력들이 제안한 내용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거대 집중화가 과거에는 상상으로 언급되었다면, 21세기 전후로는 매우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몇십만 인구를 한 빌딩에 몰아넣겠다는 다소 황당한 발상인 듯 보이지만, 집중화의 흐름은 현재 국제적 도시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도시의 집중화로 인한 거대화는 여러 시각에서 비판을 받기도 하고 의심스러운 시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근대 산업도시, 또는 분업화된 기능적 도시가 나타난 20세기 이후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오히려 더 커지는 상황이다. 거대 도시보다는 균형적 도시론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유럽조차 최근 집중화된 거대 도시들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고 있고,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축사 입장에서 이런 거대 도시화는 주목해 볼 현상인데, 흥미로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바라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내가 보기엔 근대 산업혁명 이후의 도시는 철저한 경제 시스템에서 출발했다. 우선 산업혁명 이후 나타난 기능 중심의 분업화된 도시 확대는 도시를 원심분리기처럼 기능별로 분리한 구조였다. 이는 분업화와 대량생산 체제에 아주 적합한 도시구조다. 잠자는 영역, 일하는 영역, 놀이 영역 등으로 구분한 것이다. 이런 기능적 공간 분리는 이동과 시간 소비에 대한 비효율성을 가져왔지만, 소득에 대한 압박이 있는 전체 생산구조에서 도시 근로자의 이동 거리와 소비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도시민 대부분이 소득에 투입하는 시간 외의 상황에 대한 공간 할애가 필수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소득 증가와 사회적 생산성 변화로 사람들에게 시간이 중요하게 되면서부터다. 유휴시간의 증가, 그리고 인권에서 출발하는 복지정책과 시스템은 분업화된 기능 도시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도심 공동화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이는 치안과 실업률, 도시 생산성과 효율성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끌어냈다.

생산성 증가로 인해 물리적 범위가 축소되면서 개별 건축들의 클러스터로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조닝의 도시로 바뀌며 도시 공간의 분업화가 이뤄졌다. 유휴시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이동 거리와 이동 시간이 중요해졌고, 근거리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구조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사회의 경제적 생산성 역시 IT기술 향상에 의해 고도로 압축되면서 이를 가능하게 했다. 그렇다고 집중화되는 도시화가 축소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신도시, 또는 이웃 도시로 추가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도송이의 집합처럼 작은 도시들이 주렁주렁 근접해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시의 중심에 존재했던 쇼핑몰, 시청, 각종 센터들은 주변 신도시들에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며 새로운 건축유형을 확산시켜 나갔다. 도시화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도시의 흥망성쇠가 드물지만, 도시화 역사가 있는 나라에서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선명한 도시구조의 변화를 발견하게 된다.

도시가 커질수록, 도시를 지탱하는 중요한 경제적 바탕이 되는 산업의 영향이 커지게 된다. 산업 기반이 작으면 거대 도시가 유지되지 않는다. 이 점에 메가시티의 위험성이 있다. 물론 특정 국가의 중심 도시 하나라면 외부 또는 산업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덜 받겠지만, 대부분의 도시들이 메가시티가 될 수 없는 만큼 주목해 봐야 할 상황이다. 더구나 도시가 커질수록 생활 인프라에 더 많은 비용과 시설이 필요한 것도 변화 시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

 



30분 도보생활권 정책은 국내 중소도시들의 생존 방향


메가시티를 넘어서 최근에는 국가 규모인 슈퍼시티(Super City)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도시가 거대 도시가 되기는 어렵다. 도시의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하고 많은 변수가 등장하며, 이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변수를 해결하는 과정도 복잡해진다. 
단지 거대한 도시, 메가시티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서울과 인접한 도시들로 이어지는 지리적 범위는 이미 메가시티다. 이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 반경, 활동 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도시가 아무리 커져도 사람들의 일상은 매우 지엽적인 공간에 머문다. 오히려 동선이 길어지며 시간이 낭비된다. 메가시티에서 일터와 거주지가 근접하기는 더욱 어렵다. 도시가 커진다는 것은 인구가 집중된다는 것이며, 수요의 증가로 공급이 늘어날 수 없어 자연스럽게 지가나 임대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는 가격을 상승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일반인들의 거주지가 일터나 학교와 근접하기 어려운 이유다. 문제는 이런 내용보다 외형에 더 주목한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인과 정책가, 행정가들의 시선이 그렇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거대 도시에 대한 환상과 구호가 난무한다. 성장의 한계가 있는 지역의 중소도시 리더들이 메가시티에 대한 이해 없이 전시효과나 정치적 이슈몰이로 50층의 건물, 그리고 메가시티를 이야기한다. 어떤 전문가도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우리나라 환경도 안타깝다. 이런 이슈몰이 과정에서 장점들을 놓치는 광경을 목격하는데, 건축을 업으로 삼고 여러 나라의 도시들을 관찰하고 글을 쓰는 입장에서 너무 아쉽다. 이 글을 통해 우리나라 수많은 도시의 리더들에게 조언한다면, “당신들의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찾아서 극대화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초고층과 집적의 공간보다는 중소도시 고유의 경관을 만들고, 스스로에 어울리는 도시 형식을 창출하라”고 말이다. 서울보다 오히려 국내 중소도시들이 30분 도시를 더 공부하고 각색해서 재창출해야 한다.

그렇다면 메가시티 같은 거대도시에 비해서 중소도시들의 장점, 또는 특색이 될 만한 내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 건축적 측면에서 본다면 다음의 몇 가지 특징에 주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인간적 스케일 (Human Scale) : 즐길 수 있는 가로를 만들고 경관을 형성하라. 건물과 거리는 보행자 통행을 수용하도록 설계되어 친밀감과 공동체 의식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벨기에의 브뤼헤나 미국 동남부 조지아의 사바나와 같은 도시는 역사적인 건축물과 콤팩트한 레이아웃으로 인간적인 규모를 유지한다. 이런 시선에서 우리나라의 중소도시들이 어떤 도시 전략으로 건축 가이드라인을 형성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인간적 스케일은 가장 건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사진 1> 

 

<사진 1> 유럽의 많은 도시들은 마차가 달리던 중세도시 풍경을 그대로 유지한 곳이 많다. 사진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모습.

 

2. 역사적 성격 : 중소 도시는 거대도시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규모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느린 성장은 역설적이게도 잘 보존된 역사적 건축물을 자랑하며, 과거를 엿볼 수 있고 도시 구조의 매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시에 꼭 한옥이나 조선시대, 고려시대 등의 역사적 흔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간 시간의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영국의 바스(Bath)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Charleston)과 같은 도시는 건축물을 통해 풍부한 역사적 특성을 보여준다. 와인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는 1960년대 가로 풍경도 보존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주나 나주 같은 도시들에서 이런 상대적인 역사적 흔적을 확보할 수 있어 이를 도시의 건축적 경쟁력 도구로 얼마든지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 수원의 구도심 행궁 지역은 개발이 안 되어 오히려 과거의 흔적으로 더 명소가 된 곳이다.

3. 녹지 공간 : 크고 작은 도시에는 종종 더 많은 녹지 공간이 설계에 통합되어 주민들이 공원과 레크리에이션 지역에 접근할 수 있다. 메가시티의 경우는 도시공간의 전략적 구성상 녹지공간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고, 혹여 거대 공원을 만들더라도 이동 거리가 멀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기 어렵다. 서울의 여러 공원들만 해도 그렇다. 일주일에 몇 번을 갈 수 있는가? 반면에 중소도시는 물리적 크기 자체가 크지 않아서 충분히 일상생활 속에서 활동할 수 있다. 물론 거대도시 뉴욕 맨해튼처럼 도시에 쌈지공원(Pocket park)을 만들기도 한다. 가로에 구성된 이런 쌈지공원들은 센트럴 파크보다 더 자주 이용하기도 한다.

4. 지속 가능한 디자인 : 규모와 상관없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환경친화를 넘어서 저에너지 소비, 또는 탄소제로의 공간을 지향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소규모 도시에서는 녹색 지붕, 태양열 패널 및 효율적인 건축 자재와 같은 기능을 통합해 지속 가능한 건축 관행을 우선시할 수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친환경 도시계획과 지속 가능한 건축으로 유명한데, 중소도시는 도시정책으로 충분히 확장시킬 수 있다.

5. 커뮤니티 중심 인프라 : 커뮤니티 센터, 도서관, 광장 등의 인프라는 중소 도시의 중심이 되어 사회적 상호 작용과 결속을 장려하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작다는 것은 사회적 관계가 더 긴밀할 수 있다는 것이며,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를 건축공간으로 확보할 수도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교류를 공간화하려는 노력이 있다. 자료를 보면 해외 사례로 버몬트 주 벌링턴과 같은 곳의 번화한 보행자 시장인 처치 스트리트 마켓플레이스(Church Street Marketplace)가 이런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사진 2> 

 

<사진 2> 미국의 오래된 동남부 도시 찰스턴은 1700년대 도시 풍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장을 활용한 커뮤니티 교류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공간을 통해 지역의 커뮤니티 결속력이 형성된다.


6. 문화유산 보존 : 해외의 경우 중소 도시는 건축 보존 및 적응형 재사용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유산 보존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이웃나라인 일본만 하더라도 쿠라시키나 나라 같은 작은 도시들이 일본의 전통 건축물과 역사 지구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사진 3> 

 

<사진 3> 일본 중소도시 구라시키는 원도심의 전통미관지구를 유지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변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거나 민간소유 부지를 시가로 매입하는 적극적 도시건축정책을 펼치고 있다.


7. 응집력 있는 도시 구조 : 건축적 연속성과 응집력 있는 도시 디자인은 소규모 도시 내의 장소감과 정체성에 기여한다. 스페인 그라나다와 같은 도시는 건축과 배치에서 무어의 영향이 뚜렷이 드러나 응집력 있는 도시 구조를 만든다.

 



중소도시의 장점은 생활방식을 편하게 하는 데에 있다


거대도시의 일환이 아닌 중소도시 자체로의 가장 큰 장점은 도시 경관이나 건축의 물리적 현상보다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 있다는 점인데, 도시가 생활의 바탕인 만큼 거주자들의 생활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물리적 이동시간이 길지 않고, 심지어 도보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1세기에 도보 생활이 가능한 이유는 IT기술 혁신과 4차 산업혁명 덕분이기도 하다. 필요에 의한 상당수 행위가 비대면 활동이 가능한 온라인 기반으로 가능해졌고, 개인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증가했다. 이런 혁신은 개인의 가치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도보 생활권 도시, 중소도시에서 이런 측면에서 생활의 가치와 가능성은 다음의 요소들로 언급해 볼 수 있다.

1. 낮은 생활비 : 중소 규모 도시는 대도시에 비해 생활비가 더 낮은 경우가 많으므로 거주민의 주거비, 편의시설, 생활비가 더 저렴하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서울에 비해서 중소도시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 따라서 중소도시 거주자들이 요구하는 공간 프로그램이나 시설들, 생활의 요소들을 개발하고 제공하면 된다. 예시로 해외의 스위스 바젤 같은 중규모 도시에서 개최하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등을 언급할 수 있다.

2. 스트레스 감소 : 중소규모 도시의 느린 삶의 속도와 비교적 덜 혼잡한 환경은 주민들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이를 위한 도시 편의 시설과 야외 레크리에이션 간의 균형을 제공해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장려한다.

3. 강한 공동체 의식 : 중소규모 도시의 주민들은 인구 규모가 작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더 긴밀하게 연결돼 강한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마치츠쿠리(まちづくり) 운동을 보면 오랜 시간 다양한 지역 활동을 하고, 다양한 성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행사나 운동 같은 사회적 활동도 많지만, 건축의 형식을 제안하거나 공간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해서 건축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많은 성과물을 내고 있다.<사진 4>

 

<사진 4> 로컬 푸드나 각종 지역 행사를 주도하는 지역 공동체 활동은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낸다.


4. 자연에 대한 접근성 : 많은 중소 도시는 자연경관에 근접해 있어 주민들이 야외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만 단순한 자연 이용보다는 이용의 편의성을 고려할 때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5. 더 나은 일과 삶의 균형 : 주민들은 통근 시간이 짧고 여가 시간이 더 많은 소규모 도시에서 더 나은 일과 삶의 균형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도시들에서 가장 부족한 문화 향유 부분의 해결을 위해 활기찬 문화 현장과 풍부한 레크리에이션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균형 잡힌 생활 방식을 조성한다.

6. 맞춤 서비스 : 중소규모 도시에서는 지역 요구에 맞는 보다 맞춤화된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제공하여 편의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해외의 뉴멕시코 주 산타페와 같은 곳은 번성하는 장인 공동체와 지역 소유 기업이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최근 마을 호텔 같은 지역 공동체가 참여하는 지역 기업 활동들이 초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7. 더 안전한 환경 : 소규모 도시의 주민들은 범죄율이 낮고 지역 사회가 더 긴밀해질수록 안전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8. 문화적 기회 : 우리나라 중소도시에서 가장 부족한 기회로, 박물관, 극장, 음악 공연장을 비롯한 풍부한 문화 경험을 제공한다면 중소도시의 거주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 민간단체와 함께 하거나 지역주민들 교육을 통해 함께 이룰 수 있다. 해외에서는 지역에 있는 대학들과 연계하기도 하는데,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는 하버드 대학교, 아메리칸 레퍼토리 극장과 같은 명문 대학과 문화 기관이 있다.

9. 서비스에 대한 근접성 : 일반적으로 거리가 짧고 교통이 혼잡하지 않지 않기 때문에 의료, 교육, 쇼핑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10. 소속감 : 소규모 도시에서는 주민들이 지역 사회에 대한 강한 소속감과 애착을 형성해 사회적 결속력과 시민 참여를 촉진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5> 도시는 아니지만, 캘리포니아 태평양 연안의 섬 카탈리나는 자연 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건축의 규모와 높이 등을 제한하고 있다. 동시에 섬의 자연을 위해 전기차 격인 골프카트를 카탈리나섬의 공식 대중교통으로 허용하고 있다.

 

중소 규모 도시는 전반적으로 건축적 매력, 공동체 정신, 삶의 질이 독특하게 혼합되어 있어 거대 도시와 구별되며, 보다 친밀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 경험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사진 5>
무엇보다 우리나라 중소도시에 가장 부족한 것은 도시를 이루는 건축 형식의 법과 제도, 정책이 대도시 흉내 내기를 한다는 점이다. 각각의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건물과 용도 및 용적률, 건폐율, 용도지정의 상가 주택 등을 구성하는 법과 제도, 정책 모두가 ‘서울’ 따라 하기로 되어 있어 각 도시의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모호한 정체성은 결국 그 도시의 장점을 훼손시켜 경쟁력 또한 악화시킨다.

건축과 도시 모습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공간의 가치를 살리는 미래의 대안을 제시해온 ‘건축, 환경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다’ 12회 연재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연재된 전체 원고는 월간 <건축사> 누리집(kiramonthly.com)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진·글. 홍성용 Hong, Sungyong 건축사사무소 NCS lab

 

 

 

홍성용  건축사·건축사사무소 NCS lab

 

홍성용은 건축사(KIRA), 건축공학 박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건축의 크로스오버를 오래 전부터 주장했다. 『영화 속 건축이야기(1999)』, 건축사가 쓴 최초의 경영서적 『스페이스마케팅(2007)』, 『하트마크(2016)』 등의 저서가 있다. 1998년 부터 다수의 건축 및 인테리어 설계작업 활동 중이다.

ncslab@ncsarchitec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