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의 풍경, 완주 아원고택에서 2024.12

2024. 12. 31. 09:55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Landscape in Silence, at AWON Musem & Hotel in Wanju

 

 

 

 

 

완주 아원고택에 서서 자연의 숨결을 바라본다. 마치 오랜 세월을 담아낸 듯한 한옥의 처마와 정원을 감싸는 푸른 산들, 그리고 그 산 아래의 고요한 연못은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잊게 해준다. 고택의 정갈한 돌담과 곧게 뻗은 소나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은 단순한 전통의 미학을 넘어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예술로 다가온다. 고즈넉한 연못 위에 드리운 하늘과 산의 그림자는 물결 위에서 부드럽게 흔들리며 정적 속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산등성이의 곡선과 한옥의 직선이 어우러져 이루는 조화는 마치 자연이 만들어낸 캔버스 위에 사람이 살짝 붓질을 더한 듯하다. 
이곳에 서면, 시간을 잊는다. 도시의 소음과 바쁜 일상은 이 고택의 돌담을 넘어올 수 없고, 이곳의 공기는 그저 조용히 머무르며 사람의 숨을 깊고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이곳에서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옥의 나지막한 지붕 아래에서 느껴지는 전통의 숨결과, 이를 둘러싼 자연의 고요한 미소가 마음을 채운다. 완주 아원고택. 이곳은 단순히 머물거나 스쳐가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고요함 속에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산과 하늘, 연못과 돌담, 그리고 한옥의 조화가 만들어낸 이 완벽한 풍경 속에서 나 또한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글·사진. 김동연 Kim, DongYeon 수연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