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스위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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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집 2022.2
The house where I want to live 바닷가로 난 커다란 창으로 종일 파도의 노랫소리가 들어온다. 조금만 걸으면 낮은 산이 있어 공짜로 도토리와 밤을 주울 수 있다. 텃밭에는 상추와 깻잎, 고추가 알뜰하게 자라고, 라일락과 목련, 장미가 철 따라 꽃을 피운다. 새소리에 잠이 깨고 별빛이 술잔에 담긴다. 부엌의 조리 공간은 식탁을 향해 있고 커다란 팬트리에는 두어 달 먹을 식재료가 넉넉하다. 거실의 벽난로는 겨울을 기다리고, 욕실엔 아주 작은 욕조가 뜨거운 물을 채우고 있다. 안방에는 침대뿐, 단잠을 방해할 아무런 가구도 없다. 세 벽에 책꽂이를 짜서 넣은 서재 한가운데에는 넓은 떡갈나무 책상이 늠름하게 앉아있다. 한눈에 다 보이는 네모난 1층 집, 그곳의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흐르고 사람..
2023.02.16 -
광고와 현실 그리고 소망 사이 2023.1
Between advertising, reality and hope # 광고 1 광고가 계속되는 내내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영상과 소리만으로 꽉 채워진 광고가 있다. 전파를 탄 지 2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기고 10주 만에 4,000만회를 넘기며 화제가 된, KCC의 아파트 브랜드 스위첸의 ‘내일을 키워가는 집’ 광고 영상이다. 광고는 ‘놀멍.’이라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장작불을 보며 멍하게 있는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 ‘불멍’이나 물이나 숲을 멍하니 바라보는 물멍, 숲멍을 본떠 만든 단어다. 노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며 고요한 마음 상태가 되라는 뜻으로 읽힌다. 놀멍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영상은 인위적인 연출이나 배경음악, 광고 멘트를 모두 생략하고 40초가 넘도록 어..
202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