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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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도 마음이, 일렁인다 2022.9
Our heart is swayed even by advertisements 광고의 목적은 분명하다. 광고하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사람들이 좋아하게 만들거나 사게 만드는 것이다. 보는 사람이 아니라 만든 사람의 이익에 충실해야 좋은 광고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텔레비전에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거나, 유튜브를 볼 때는 5초가 지나기 무섭게 광고 건너뛰기를 누른다. 냉정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광고인들은 ’판다’라는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감동을 주거나 웃음을 자아내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노력 덕에 우리는 때로 광고를 보고 웃기도 하고 뭉클해질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영화 스타워즈의 등장인물이 등장해 영화 속 대사를 패러디해 말하는 콘돔 패키지 광고를 보면 나는 하하 웃지 ..
2023.02.23 -
새해에 꿈꾸는 오천만의 해피엔딩 2021.1
50 million people’s happy endings in the New Year 송년회도 크리스마스 파티도 없는 조용한 연말이었다. 만날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리운 사람들 대신 저녁마다 집안을 채우는 정적과 어울리며 지냈다. 딱히 쓸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코비드19 바이러스가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와 합세해, 코로나 이전의 생활방식을 바꾸는데 가속도를 내게 했다. 그리고 소띠 해, 신축년이 밝았다. 작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바이러스에 역공을 가해 ‘대면하는 일상’의 회복이 기대되는 새해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느긋한 소도 춤을 출 일이다. 탭댄스 추는 소를 등장시킨 초콜릿 광고가 떠올랐다. 2010년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온에어 된 캐드버리(Cadbury) 밀크초콜릿 광고에는 미..
2023.01.30 -
“문제가 없는 척하지 마세요” 2020.7
“Don’t pretend there’s no problem” 올해 여든 여덟이 되신 우리 엄마는 다섯 살 어린애 같을 때가 많다. 잇몸이 퉁퉁 부어 치과에 갔는데 이를 뽑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진료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도망을 치셨다. 엄마를 모시고 간 동생은 허둥지둥 진료비를 내고, 미안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엄마를 잡으러 뛰어야 했다. 평소에는 무릎이 아파 거북이 걸음이던 엄마가 얼마나 날쌔던지 동생은 따라가느라 땀을 다 흘렸다고 한다.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치과에서 왜 도망 갔어?” “무서워서.” “애기도 아니고 뭐가 무서워?” “아유, 윙 소리만 나도 무서워. 이제 살 만큼 살았어,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래.” 앓던 이가 저절로 흔들려서 빠지고 어금니까지 성치 않으신데도 엄마는 치과..
2023.01.17 -
늦은 가을, 그리움이 깊어지는 계절 2018.11
Late autumn, a season of deepening nostalgia 가을이 깊다. 30년 된 아파트에서 살 때는 지천이 단풍 든 은행잎 천지였는데, 지은 지 겨우 5년차를 맞은 곳 으로 이사하고 보니 단풍은 지인들의 SNS 담벼락을 통해서나 구경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 도 몸은 가을이 무르익어 겨울을 부르는 계절을 느끼고 있다. 저녁 여섯 시면 벌써 어둑어둑해 지는 거리를 찬바람 맞으며 걸으면 옷깃을 저절로 여미게 된다. 아직 난방을 하지 않은 집 책 상 앞에 앉으면 약간 쌀쌀함이 느껴진다. 몸에 와 닿은 쌀쌀함은 마음 속으로 들어가 쓸쓸함이 된다. 왈칵, 갑자기, 덜컥, 뭉클하는 감정들이 아랫배에서부터 치밀어 올라와 아우성친다. 하루가 지나고, 그 하루만큼 가을이 더 깊다 가을비가 추적추..
2022.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