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권리와 의무 2021.4

2023. 2. 2. 09:03아티클 | Article/법률이야기 | Archi & Law

Rights and duties of the residents who oppose the reconstruction project

 

Ⅰ. 글의 첫머리에

정재건 건축사(63세, 가명)는 요새 골치가 아프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재건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나이 들어 공사 기간에 다른 곳으로 일시 이주하기도 귀찮고 현재 앞장서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람들에게 믿음이 가지 않아, 잘못하면 고생만 하고 별로 재건축으로 인한 이익도 크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 건축사는 단지 내에서 재건축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모아 사업을 저지하기로 했다. 

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재건축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이나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 등은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재건축사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입장에 서있다. 반대하는 아파트 주민이나 토지등소유자 입장에서는 무리한 재건축을 저지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땅치 않다.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아파트 재건축사업이 꾸준히 추진되어왔다. 많은 경우 재건축사업은 당초 계획한 대로 마무리되어 주민들이 보다 넓은 평수의 새 아파트를 받게 되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그러나 수많은 아파트단지에서 재건축사업을 추진했으나 끝내 사업승인을 받지 못했다. 조합장이 업무상횡령죄나 배임죄로 구속됨으로써 지연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도 했다. 정부의 엄격한 규제 때문에 재건축으로 인한 이익을 별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재건축사업은 수백 명 내지 수천 명의 기존의 낡은 아파트 소유자들이 조합을 결성하여 추진한다. 토지등소유자들이 추진하는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의 성패는 기본적으로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효율적으로 주민들의 이익을 위하여 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소수의 사람들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나머지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몇 차례 동의나 해주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 외에 특별히 조합장의 업무를 감독하거나 확인할 마땅한 법적 장치가 없다. 상당수의 재건축조합이 제대로 사업추진도 되지 않고, 분쟁이 생기며, 종국적으로 조합원들은 재건축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익을 충분히 보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재건축의 대상이 되고 재건축의 필요성이 있는 오래된 아파트단지 내 주민들이 만일 재건축에 반대하고, 조합원으로 가입도 하지 않는 경우, 이러한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재건축결의를 받는 단계에서부터, 재건축조합을 인가받고, 사업계획을 승인받고, 사업시행사 및 건설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 및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단계,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고 현금청산을 하는 과정에서 재건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실제 재건축사업과 관련된 수많은 소송에서 문제가 되었던 쟁점들을 중심으로 대법원판례와 지방법원 판결 위주로 검토한다. 

 


Ⅱ. 아파트재건축사업은 위험한 것인가? 

정재건 씨는 본격적으로 재건축사업에 관해 관련 법을 공부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아파트 재건축에 관해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아파트재건축사업은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고,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은 것이었다. 정재건 씨가 분석한 재건축사업의 문제점은 이러한 것이었다. 

①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너무 엄격하다. ② 조합장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100% 실패한다. ③ 법적 분쟁이 많이 생긴다. ④ 너무 장시일이 걸린다. ⑤ 사업시행사가 엉터리인 경우도 있다. ⑥ 시공회사가 바가지를 씌우기도 한다.

⑦ 관리처분계획이 부당한 경우도 있다. ⑧ 조합비를 과다하게 부과한다. ⑨ 몇 년간 이주하여야 한다. ⑩ 실질적인 이익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 재건축은 결코 쉽지 않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다. 조합을 결성하고 사업승인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청의 규제가 너무 심하고 까다롭다. 생각보다 꽤 많은 시일이 걸리는 재건축사업은 비전문가인 조합의 임원들 몇 사람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프로들인 시행사의 농간에 넘어가기도 한다. 

설계감리자의 선정과 시공회사의 선정도 불투명하고, 조합장의 배임수재행위는 그동안 수없이 문제가 되어 왔다. 재건축사업은 제대로 추진이 되지 않거나 실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생업에 바쁘고 소극적이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입장이 아닌 것이다. 

주민 몇 사람이 컨설팅회사나 건설회사의 코치를 받아 재건축사업을 추진한다.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아파트재건축결의를 받고, 재건축조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구분소유자들이나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충분한 사업계획을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시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 조합장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업무상 횡령행위나 배임행위를 하는 것이 드러나면, 반대파들이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의 조합장이 추진하던 모든 업무에 대해 브레이크를 걸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소송이 벌어지게 된다. 

쌍방의 소송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다. 소송이 진행되면 아파트재건축사업은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되고, 심지어는 실패로 돌아간다. 행정청에서는 실질적인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하는데, 형식적인 지도만 하고 구체적으로 조합 임원이 제대로 일을 하도록 감독할 권한은 별로 없다. 

 


Ⅲ. 재건축추진 초기 과정을 주시하여야 한다

재건축사업을 하기 위하여는 먼저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야 한다. 추진위원회는 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서, 정식의 재건축조합이 설립되어 인가를 받고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 단계에서 재건축사업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일을 한다.

추진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이 토지등소유자의 비용부담을 수반하거나 권리ㆍ의무에 변동을 발생시키는 경우에는 그 업무를 수행하기 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의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추진위원회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려는 경우에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 경쟁입찰 또는 수의계약(2회 이상 경쟁입찰이 유찰된 경우로 한정한다)의 방법으로 선정하여야 한다. 

재건축조합이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와 사이에 선정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는, 조합의 구성에 찬성한 토지등소유자 1/2 이상의 동의를 받되 그러한 동의는 인감도장을 사용한 서면동의의 방법에 의하여야 하고, 나아가 조합의 사업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로 구성된 주민총회의 결의까지 다시 거쳐야 한다.  
조합이 그 구성에 찬성한 토지 등 소유자의 과반수로부터 회사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 및 이 사건 선정계약의 체결에 동의하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징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관련 법령 및 조합 운영규정에서 필요적 절차로 규정한 주민총회의 결의에 갈음할 수는 없어, 조합이 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선정계약에 관하여는 주민총회의 결의가 부존재하는 것이고, 조합이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기 전에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하여야 한다. 추진위원회는 수행한 업무를 제44조에 따른 총회에 보고하여야 하며, 그 업무와 관련된 권리ㆍ의무는 조합이 포괄승계한다. 추진위원회는 사용경비를 기재한 회계장부 및 관계 서류를 조합설립인가일부터 30일 이내에 조합에 인계하여야 한다.

어떤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재건축사업을 하기 위하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총회를 개최하여 추진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하였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회장인 갑은 을에게 “추진위원장에 선출되려면 사무실도 내야 하는 등 경비가 필요하다.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추진위원장이 되어 을에게 방범용역, 이주용역, 총회 대행용역 등 용역인력 공급 일을 계속 주겠다.”라고 말하여 을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다.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 선출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하여 홍보요원은 소유권자에게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으로 특정인의 선출을 유도하여서는 아니 되고, 소유권자로부터 교부받은 서면결의서를 추진위원회 이외의 사람에게 전달하여서는 아니 된다. 법원에서는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도시정비법위반 및 업무방해 등으로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16. 2. 1. 선고 2015고단1539 판결).

 


Ⅳ. 재건축결의가 적법하게 되었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정재건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를 함에도 불구하고 추진위원회가 창립총회를 열고 재건축결의를 하였다. 이러한 경우 정재건 씨를 비롯한 재건축반대위원회에서는 어떠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가? 

단지 내에는 공동주택의 구분소유자 및 토지소유자가 많이 있기 때문에,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다. 반대하는 사람은 먼저 재건축결의 자체를 막아야 한다. 재건축결의의 법적 요건과 절차에 관해서 자세하게 알고, 위법한 사항이 발견되면 재건축결의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건물 건축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 건물이 훼손되거나 일부 멸실되거나 그 밖의 사정으로 건물 가격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은 수리비·복구비나 관리비용이 드는 경우 또는 부근 토지의 이용 상황의 변화나 그 밖의 사정으로 건물을 재건축하면 재건축에 드는 비용에 비하여 현저하게 효용이 증가하게 되는 경우에 관리단집회는 그 건물을 철거하여 그 대지를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될 새 건물의 대지로 이용할 것을 결의할 수 있다. 

재건축결의 자체는 도시정비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집합건물법에 의한다. 아파트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는 집합건물법에 의한 재건축결의를 하여야 하고,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건축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의결을 거쳐야 한다.

당초 재건축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후 이를 기초로 하여 재건축 추진과정에서 구분소유자들이 재건축에 동의하는 취지의 서면을 별도로 제출함으로써 재건축결의 정족수를 갖추게 된다면 당초의 결의와는 별도의 재건축결의가 유효하게 성립한다(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3다55455 판결). 

재건축을 결의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 ① 새 건물의 설계 개요, ② 건물의 철거 및 새 건물의 건축에 드는 비용을 개략적으로 산정한 금액, ③ 철거 및 신축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 ④ 새 건물의 구분소유권 귀속에 관한 사항

갑 조합은 기존의 아파트 및 상가를 철거하고 그 대지 위에 재건축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갑 조합의 전신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아파트 및 상가의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재건축동의서를 징구하였다.

구분소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재건축하기로 결의하면서, ① 사업계획서 인준, 대표자 선정 동의, ② 조합 정관 승인, ③ 조합장 및 임원 선출을 의결하고,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건설회사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제출받고 그에 대한 설명을 들은 시공사를 선정하였다.

창립총회 이후 조합은 동의율이 80%를 넘기게 되자, 구청장으로부터 주택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재건축결의 당시 조합의 정관을 의결하였다. 그 후 조합은 총회를 개최하여 ① 공사도급계약인준의 건, ② 관리처분계획인준의 건, ③ 임원변경 인준의 건 등에 관하여 의결하였다.

그 후 아파트 및 상가는 철거가 완료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조합은 분양신청을 받아 아파트 구분소유자인 조합원들과 조합과 사이에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 조합은, 을 조합원은 정관에 따라 조합에 대하여 신탁등기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였다. 

을 조합원은, 집합건물 및 부대복리시설을 재건축하기 위하여 필요한 집합건물법 소정의 결의사항에 관한 결의는 존재하지 아니하고, 조합원에게 효력을 미치는 조합의 정관이 없으므로 조합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항변하였다. 

조합원은 반소로써 집합건물법 소정의 결의사항에 관한 결의는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확인과 무효인 관리처분계결의에 근거하여 행하여진 평형배정 및 동·호수 추첨이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였다.

재건축 비용의 분담에 관한 사항은 재건축 결의의 내용 중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으로서, 재건축의 실행단계에서 다시 비용 분담에 관한 합의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 분담액 또는 산출기준을 정하여야 하고 이를 정하지 아니한 재건축 결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7002 판결). 
‘조합의 비용부담’이나 ‘시공자 설계자의 선정 및 계약서에 포함될 내용’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당초 재건축결의 당시와 비교하여 볼 때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실질적으로 변경된 경우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재건축조합이 재건축결의의 내용을 변경함에 있어서는 조합원 5분의 4 이상의 결의가 필요하다. 

 


Ⅴ. 조합가입을 신중하게 하여야 한다

추진위원회에서는 본격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정재건 씨를 비롯한 재건축반대위원회에서는 고민 중이다. 대세에 따라 조합에 가입하여 편하게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끝까지 조합에 가입하지 않고 버티거나 반대를 하고 있어야 하는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조합에 가입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 자신의 아파트는 어떻게 되는지가 궁금하고, 제일 걱정이다. 

정비구역 안에서 토지 및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재건축조합원이 될 자격이 있다. 재건축사업에 있어서 ‘토지등소유자’라 함은 정비구역에 위치한 건축물 및 그 부속토지의 소유자를 말한다. 주택재건축사업의 조합설립 동의 요건은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를 기준으로 그 5분의 4 이상이다.

추진위원회의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는 조합의 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 다만,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기 전에 시장ㆍ군수 및 추진위원회 등에 조합설립에 대한 반대의 의사표시를 한 추진위원회 동의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은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한 조합을 임의로 탈퇴할 수 없다.

조합은 조합원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조합원으로부터 토지를 신탁받아 조합 명의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다. 신탁계약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수탁자는 신탁부동산인 토지의 면적 중 확정된 건축계획에 의하여 위탁자 겸 수익자의 토지 지분 이외의 잔여토지와 이에 해당하는 건축물의 분양, 저당, 임대, 매매, 교환, 토지의 분할, 합병, 기부채납 등 재건축사업과 관련된 모든 처분행위를 할 수 있고, 이러한 처분행위로 발생한 수익금은 각 위탁자 겸 수익자의 신탁재산 비율에 따라 안분비례로 배정하고 재건축 공사비에 충당한다.’는 것이다. 

조합은 주택재건축사업을 진행하여 조합원분양분 및 일반분양분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완공하고, 준공인가를 받는다. 조합은 토지 중 조합원들에게 반환되지 아니한 일반분양분 토지에 관하여 일반분양된 아파트 등을 위하여 조합 명의의 대지권등기를 경료하고, 일반분양분 아파트 등에 대하여 조합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다.

연합조합은 각 단위조합이 규모가 영세하여 단독으로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관계로 공동으로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각 단위조합의 조합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설립된 비법인 사단이다. 

연합조합은 공사계약의 체결을 포함하여 위 사업에 따른 제반 법률행위를 하고, 운영위원회를 통하여 분담금의 액수나 납부시기, 납부방법 등을 결정하여 분담금을 징수할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04. 2. 5. 선고 2001나59776 판결).

 


Ⅵ. 재건축조합의 법적 성질을 잘 알아야 한다

정재건 씨는 재건축사업은 조합을 설립하여 인가를 받은 다음, 조합의 이름으로 모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므로, 재건축조합이 법적으로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조합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지 알아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재건 씨는 여러 가지 자료를 찾고, 대법원 판례를 공부하여 재건축조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추진위원회가 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때에는 주택단지 안의 공동주택의 각 동별 구분소유자의 3분의 2 이상 및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와 주택단지 안의 전체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4분의 3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시장·군수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정비구역 안에 있는 토지와 건축물의 소유자 등으로부터 조합설립의 동의를 받는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등기함으로써 법인으로 성립한다. 행정청의 재건축조합설립인가처분은 도시정비법상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행정주체(공법인)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종의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진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두11570 판결).

재건축조합은 조합원들이 주택건설을 목적으로 결성한 단체로서 조합원의 변동에 관계없이 주택건설사업이라는 단체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그 단체로서 존속하며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사단으로서의 주요한 사항이 정관에 의하여 확정되고 조합장을 선출하는 등 단체로서의 조직을 갖추고 있다.

총회는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한다. 조합은 사업시행에 필요한 경비를 조합원에게 부과·징수할 수 있다. 부과금의 금액은 출자지분 비율에 따라 공평하게 부과한다. 주택재건축사업조합이 새로이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받는 것과 동일한 요건과 절차를 거쳐 조합설립변경인가 처분을 받는 경우 당초 조합설립인가 처분의 유효를 전제로 해당 주택재건축사업조합이 매도청구권 행사, 시공자 선정에 관한 총회 결의, 사업시행계획의 수립, 관리처분계획의 수립 등과 같은 후속행위를 하였다면, 당초 조합설립인가 처분이 무효로 확인되거나 취소될 경우 그것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진 위와 같은 후속행위 역시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조합설립변경 인가 또는 사업시행계획안에 대한 인가가 이루어지기 전에 행정주체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그 조합설립변경 결의 또는 사업시행계획 결의의 효력 등을 다투는 소송은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의 존부나 효력 유무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소송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이는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총회결의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정족수가 적용되고, 변경되는 정관의 내용이 상가 소유자 등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 할지라도 구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이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두34732 판결).

재건축사업을 통한 손실이나 이익은 단지 조합 임원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부동산 경기, 재건축사업에 대한 공적 규제의 변동 등 다양한 외부적 요소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조합 임원들이 조합에 대하여 제공하는 직무와 그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며, 현저히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여서는 안 된다.


도시정비법 제20조 제1항 제6호와 제8호는 각각 조합 임원의 보수와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내용을 정관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 총회 결의로 정한 과도한 성과급을 적정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은 재건축조합 임원들과 일반 조합원들 사이에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고, 재건축사업의 원활한 진행과 함께 재건축조합원들의 정당한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7다218987, 218994 판결).

 


Ⅶ. 조합원 총회의 결의에 대해 다투는 방법

조합은 중요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로 집행하기 때문에, 재건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은 조합원 총회가 적법하게 개최되는지, 총회 의결사항이 적정한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만일 문제가 있으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민법상 비법인사단인 재건축조합의 최고의사결정기관은 조합원 총회로서 이는 하나밖에 존재할 수 없다. 총회 결의에 의하여 전체 조합원의 의사가 결정되어 재건축조합의 대내 및 대외관계에 있어서 여러 법률관계의 기초가 된다. 정관 변경이나 관리처분계획의 수립·변경은 총회의 결의사항이다. 

조합의 정관이 조합의 비용부담 등에 관한 총회의 소집절차나 의결방법에 대하여 상위법령인 구 도시정비법이 정한 것보다 더 엄격한 조항을 두지 않은 이상 조합의 비용부담에 관한 정관을 변경하고자 하는 총회결의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정족수가 적용된다. 변경되는 정관의 내용이 상가 소유자 등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 할지라도 도시정비법 제16조 제2항이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두34732 판결).

총회 결의의 효력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그 결의로부터 파생되는 각종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현재 분쟁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결의 자체의 효력을 기판력으로써 확정하는 것이 분쟁의 발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다. 

재건축조합이 설립되기 이전에 같은 아파트의 재건축을 위하여 갑 아파트재건축조합(구 조합)이 결성된 후 설립인가는 받지 못하였지만, 실체를 갖춘 비법인사단으로서 존속하고 있었다. 을 아파트재건축조합은 구 조합과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그 명칭과 대표자를 변경한 동일한 조직이 아니라, 구 조합의 조합원들이 구 조합을 탈퇴하여 새로이 조직한 별개의 조합이다. 이러한 경우 신 조합은 구 조합에서 정한 규약에 정한 총회 소집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절차에 어떤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다19552 판결).

재건축조합이 최초 설립 당시부터 총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이상을 조합원으로 삼아야만 설립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재건축조합 설립 당시에는 조합원 수가 총 구분소유자의 과반수에 미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우선 비법인사단의 실체를 갖춘 재건축조합을 설립한 다음에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조합규약 등에 동의하여 재건축조합에 가입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Ⅷ. 조합원에 대한 아파트 분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조합원이 된 자는 당해 조합규약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의 재건축사업 목적 달성을 위하여 사업구역 내에 소유한 기존의 주택과 토지를 신탁 목적으로 조합에 이전할 의무 등을 부담하고, 이에 대응하여 새로운 주택을 분양받을 권리를 가진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8다90347 판결). 

재건축조합이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이에 따른 이전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 신 주택이나 대지를 조합원에게 분양한 경우에는, 구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권리가 권리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신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권리로 강제적으로 교환·변경되어 공용환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이에 따른 분양처분의 고시 내지 이전고시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조합원에게 신 주택이나 대지가 분양된 경우에는, 당해 조합원은 조합규약 내지 분양계약에 의하여 구 주택이나 대지와는 다른 신 주택이나 대지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것에 불과하다.

재건축조합과 시공사는 재건축아파트를 완공하여 조합원 및 일반 제3자에게 분양을 완료할 때까지 일응 공동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민법상 조합체를 이룬다. 시공사가 지분제약정에 기하여 일반분양세대 아파트에 관하여 제3자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동업체로서의 조합의 업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분양계약의 효력은 재건축조합에도 미친다(서울지법 남부지원 2002. 5. 31. 선고 2001가합8197 판결).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세법 소정의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라 함은 부동산 자체의 취득을 주목적으로 하는 권리로서, 부동산의 취득을 권리의 직접 대상으로 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 권리를 취득하는, 사실상의 주된 목적이 부동산 자체의 취득에 있어 향후 추가적인 요건을 구비하거나 일정한 절차를 거친다면 그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게 되는 권리를 의미한다.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이 당해 조합을 통하여 취득한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 역시 위와 같은 권리의 범주에 속한다(서울행정법원 2005. 7. 5. 선고 2004구단4331 판결).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이 재건축조합에 종전의 토지 및 건축물을 제공함으로써 사업계획승인에 따라 취득하게 되는 분양예정의 대지 또는 건축시설을 분양받을 권리는 재건축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그 분양받을 대지나 건축시설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때까지는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로 변환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 권리의 취득시기는 재건축 사업계획의 승인이 있는 때로 보아야 한다.

재건축조합은 그 소유자금으로 조합원의 건물을 신축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에 따라 조합원으로부터 각자 부담할 건축자금을 제공받아 조합원의 자금으로 건축하는 것이다. 건축절차의 편의상 조합 명의로 그 건축허가와 사용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때부터 위 건물의 소유권은 건축자금 제공자인 조합원이 원시취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재건축사업으로 인한 이익과 손실은 재건축조합의 조합원들 사이에 분배되는 것이므로 어느 한 조합원이 수취하는 이익이나 부담하는 손실의 변동은 필연적으로 다른 조합원의 이익·손실에 영향을 미친다. 이익·손실의 분배는 재건축사업의 주요내용을 이루므로 이익을 수취할 권리나 손실을 부담할 의무는 조합원의 권리·의무의 중요한 내용이 된다. 따라서 조합원들 사이의 이익·손실 분배방법 중 하나인 평형배정에 있어 특정 조합원에게 우선권을 주거나 분양신청 변경을 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 조합원뿐 아니라 다른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서울행정법원 2011. 6. 24. 선고 2011구합2040 판결). 

 


Ⅸ.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취소소송을 할 수 있다

정재건 씨 측은 조합에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여 구청장에게 인가신청을 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이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았다. 정재건 씨 측에서는 이러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하였다. 

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처분계획이다. 관리처분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으면 조합원들은 엄청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조합원 소유 재산에 관한 관리처분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한다. 조합원이 출자한 토지 면적 비율로 건축물을 분양한다. 1조합원에게 1주택을 분양한다. 

사업시행 후 분양받을 건축물의 면적은 분양면적을 기준으로 하며 대지는 분양받을 아파트의 면적 비례에 따라 공유지분으로 분양한다. 조합원에게 분양하는 주택은 사업승인 이후 승인 내용에 따라 참여조합원과 협의하여 건축물의 평형별로 사업 전 지분을 기초로 하여 확정한다. 

신축 분양받을 아파트의 규모와 조합원이 출자한 규모의 차가 되는 건평지분은 조합원 외에 처분하는 잉여분 수입금액을 지분평수에 승하고, 부족가액을 조합이 정한 시일 내에 납부하여야 하며 수령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조합이 조합원에게 지분비율로 지급한다. 
아파트의 동·층·호의 결정은 공개 추첨의 방법에 의한다. 조합원이 조달한 공사비 등 사업경비는 조합원에게 분양하고 남는 아파트 등 건축물을 분양하여 공사비를 지급하거나 대물로 지급한다. 조합원 분양처분을 제외한 일반분양지분의 아파트는 일반 분양한다. 

재건축조합이 행정주체의 지위에서 수립하는 관리처분계획은 정비사업의 시행 결과 조성되는 대지 또는 건축물의 권리귀속에 관한 사항과 조합원의 비용 분담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함으로써 조합원의 재산상 권리·의무 등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재건축조합이 행하는 독립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4다31235 전원합의체 판결). 

관리처분계획은 재건축조합이 조합원의 분양신청 현황을 기초로 관리처분계획안을 마련하여 그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와 토지 등 소유자의 공람절차를 거친 후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를 통해 비로소 그 효력이 발생한다.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는 관리처분계획이라는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 중 하나로, 그것이 위법하여 효력이 없다면 관리처분계획은 하자가 있는 것으로 된다. 

행정주체인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관리처분계획안에 대한 조합 총회결의의 효력 등을 다투는 소송은 행정처분에 이르는 절차적 요건의 존부나 효력 유무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소송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므로 행정소송법상의 당사자소송에 해당한다.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기 전이라면 위법한 총회결의에 대해 무효확인 판결을 받아 이를 관할 행정청에 자료로 제출하거나 재건축조합으로 하여금 새로이 적법한 관리처분계획안을 마련하여 다시 총회결의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하자 있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어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가지 못하도록 저지할 수 있다.

총회결의에 대한 무효확인판결에도 불구하고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되는 경우에도 관리처분계획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에서 총회결의 무효확인소송의 판결과 증거들을 소송자료로 활용함으로써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으므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고시가 있기 전에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관할 행정청의 인가·고시까지 있게 되면 관리처분계획은 행정처분으로서 효력이 발생하게 되므로, 총회결의의 하자를 이유로 하여 행정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관리처분계획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여야 한다.

조합원이 분양신청을 하지 않거나 철회하는 등 도시정비법 47조 및 조합 정관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여 현금청산대상자가 되는 경우에는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한다.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는 시점은 분양신청기간 종료일 다음 날이다.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한 기존의 조합원들은 분양신청기간이 종료한 후 개최되는 조합원 총회의 의사정족수 산정을 위한 총 조합원 수에서 제외된다.   

 


Ⅹ. 구분소유권자에 대한 매도청구권

재건축의 결의가 있는 때에는 집회를 소집한 자는 지체없이 그 결의에 찬성하지 아니한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그 결의내용에 따른 재건축에의 참가 여부를 회답할 것을 서면으로 최고하여야 한다. 최고를 받은 구분소유자는 최고수령일로부터 2월 이내에 회답하여야 한다. 위 기간 내에 회답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구분소유자는 재건축에 참가하지 아니하는 뜻을 회답한 것으로 본다.

이때에는 재건축결의에 찬성한 각 구분소유자, 재건축의 결의내용에 따른 재건축에 참가할 뜻을 회답한 각 구분소유자 또는 이들 전원의 합의에 의하여 구분소유권 및 대지사용권을 매수하도록 지정된 자는 재건축에 참가하지 아니하는 뜻을 회답한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구분소유권 및 대지사용권을 시가에 따라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구분소유권 및 대지사용권을 매수한 매수지정자는 재건축의 결의의 내용에 따른 재건축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는 정비구역 내에 있는 모든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일부 토지등소유자가 재건축사업에 반대하고, 따라서 조합원으로 가입도 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법은 이들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강제로 매수할 수 있는 특별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조합에의 강제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람에 대하여 강제로 매수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토지등소유자로서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사람에게 매도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그가 사업구역 내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강제로 취득할 수 있다. 

재건축조합이 최고에 대한 회답기간인 2개월이 경과한 후로부터 다시 2개월 내에 법원에 매도청구권을 행사한다는 취지의 소장을 접수시키면 비록 구분소유자들에게 소장부본이 위 2개월이 경과한 후에 송달되었다 하더라도 매도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준수하였다고 본다. 매매계약의 성립일은 소장부본 송달일로 보아야 한다.  

도시정비법에서 인정하는 강제매수청구권은 집합건물법 재48조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집합건물법상의 매도청구권은 재건축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집합건물법이 재건축불참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재산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특별히 규정한 것으로서, 그 실질이 헌법 제23조 제3항의 공공수용에 해당한다. 

매도청구권이 행사되면, 매도청구권 행사의 의사표시가 도달함과 동시에 재건축에 참가하지 않은 구분소유자의 구분소유권 및 대지사용권에 관하여 시가에 의한 매매계약이 성립하게 된다. 

이 때 시가란 매매계약의 체결이 의제되는 시점, 즉 매도청구권 행사의 의사표시가 재건축불참자에게 도달한 시점에 당해 구분소유권과 대지사용권 등을 임의로 타에 매도할 경우 구분소유권자가 대금으로 취득하리라 예상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교환가격으로서, 노후하여 철거될 상태를 전제로 한 거래가격이 아니라 그 건물에 관하여 재건축결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삼아 구분소유권과 대지사용권을 일체로 평가한 가격, 즉 재건축으로 인하여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의 이익이나 불이익이 포함된 가격을 말한다(대법원 2005. 7. 8. 선고 2005다21036 판결).

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에도 관리처분단계에서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분양신청을 철회하는 자 또는 관리처분계획에 의하여 분양대상자에서 배제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 지상권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 역시 최종적으로 사업구역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 신청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하는 자 등에 대하여는 현금청산절차에 의하여 동인을 사업구역에서 배제할 수 있다. 

조합원이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철회하는 경우에는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함으로써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다. 조합원이 재건축조합에서 제명되거나 탈퇴하는 등 후발적인 사정으로 그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에도 처음부터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철회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다.

아파트의 재건축에 동의하여 재건축조합원이 되었던 자가 그 후 재건축사업에 반대하면서 자신의 아파트에 관하여 시가를 상회하는 채권최고액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등 조합에 대한 의무이행을 하지 않아 조합으로부터 제명된 경우, 재건축조합은 최고없이 제명된 조합원에 대하여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 피담보채무액 상당의 매매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서울지법 북부지원 1997. 9. 12. 선고 97가합2904 판결:확정).

재건축조합이 분양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철회한 토지등소유자를 상대로 그가 출자한 토지 등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조합원이 조합 정관에 따라 현물출자의무를 이행한 후 조합원 지위를 상실함으로써 청산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 그가 출자한 현물의 반환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조합원이 그 소유의 토지 등에 관하여 재건축조합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함으로써 신탁관계가 그 목적 달성 불능을 이유로 종료된 경우에도 달리 볼 것은 아니므로, 재건축조합은 위 토지 등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도시정비법 제39조를 준용하여 새로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

갑 재건축조합은 기존의 아파트와 상가 및 토지소유자들이 정비구역 내 사업대상 토지에서 주택재건축사업 및 이를 위한 조합설립을 결의하고, 구청장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뒤, 주택재건축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을은 정비구역 내에 있는 토지의 소유자로서, 위 재건축사업에 동의하지 아니하였다. 갑 조합은 을에게 재건축결의에 따른 재건축에 참가할 것인지 여부를 회답할 것을 서면으로 최고하였다. 
을은 최고의 수령일로부터 2월이 경과하도록 재건축사업의 동의 여부에 대한 회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갑은 을에게 매도청구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갑 조합은 을에게 도정법 및 집합건물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매도청구권을 적법히 행사한 결과 갑과 을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을은 갑으로부터 그 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갑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이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하였다.

 


Ⅺ. 글을 맺으며

재건축조합에 관한 법제는 소수자의 권리보호에 매우 취약하게 되어 있다. 다수의 횡포를 막기 위한 효율적인 법적 장치가 거의 없다. 조합장을 비롯한 소수의 임원들은 건축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앞장서서 추진위원장이 되고, 컨설팅회사와 시공회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수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조합총회의 의결을 형식적으로 거치고, 관리처분계획도 적당히 하고 넘어간다. 조합원들은 조합 장부도 제대로 볼 수 없고, 조합장이 일을 어떻게 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법은 필요하면 조합원들이나 재건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송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막상 소수의 사람들이 거대한 자금을 가지고 있고, 컨설팅회사와 시공회사와 손을 잡고 있는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법원도 가급적 다수의 조합원들의 편을 들고 있는 입장이다. 소수의 반대자들 때문에 사업추진이 지연되거나 실패로 돌아가면 대다수의 조합원들에게 너무 막심한 손해가 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건축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조합이 제대로 성실하게 일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감시하고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법에서 허용된 모든 제도와 장치를 동원해서 재건축사업이 조합원의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추진되도록 견제를 하여야 한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대구지검 특별수사부,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 제천지청장, 서울서부지 검 형사1부장, 대검찰청 환경과장,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 중앙지검 공판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일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018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 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cdlaw@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