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마을조국 부흥의 마을, 상동읍 구래리 중석마을

2023. 2. 21. 09:13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Disappearing village _ Ilgwang Mining Village, 
The village of national revival, Jungseok Village in Gurae-ri, Sangdong-eup

 

강원 영월군 상동읍은 1970~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의 하나였던 중석(重石) 광산 중 가장 대규모 광산이 있는 곳이다. 특히 광산이 있었던 구래리는 광산의 규모가 가장 크다.
상동광산은 1916년 4월에 발견되고 1937년에 일본 고바야시광업 회사에 의해 개발이 이루어졌다. 해방 이후 국영기업인 대한중석으로 운영되면서 1970년대 전 세계 중석 시장의 8%를 차지하고 한때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의 60%를 차지했다. 이곳을 통해 파생된 많은 가공산업은 대한민국 산업부흥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값싼 중국산 중석으로 수출이 급감하고 1992년 6월 채굴이 중단되면서 이곳도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1994년 2월 민영화 이후에도 인수기업인 거평그룹의 부도에 이어 몇 차례의 인수와 퇴출을 거쳐 결국 2000년 11월 지금의 금속가공 다국적 기업 IMC 그룹에 인수되었다. 1971년 인구가 총 2만 2,600명 정도로 번창하며 영화를 누렸던 이곳은 지금까지 오랫동안 광산의 재개가 이루어지지 않아 올해 5월 기준으로 인구가 1,005명으로 줄어들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인구가 감소한 작은 마을로 바뀌었다. 광산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곳곳에 폐가와 폐상가들이 버려져 있고, 고요한 적막 속에 1970, 80년대 모습으로 남아있다. 영월군이 이곳을 추억의 광산 역사거리로 조성하여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드는 시도를 했었고, IMC 그룹의 알몬티대한중석이 최근 새로운 채광 작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기계화되어 최소한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광산의 재개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중흥은 기대할 수 없고, 마을을 떠날 수 없는 고령자들만 남아 마을은 쇠퇴로 인한 퇴로의 길을 걷고 있다.

 

 

한때 학생 수 2,000명으로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진행했던 구래초등학교도 지금은 7명의 학생을 5명의 선생님이 가르치고 있다. 학교 뒷산에 있는 꼴두바위가 있다. 조선시대에 송강 정철 선생이 훗날 이곳 첩첩 산골에 많은 사람이 살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광산 개발을 예언한 것이라고도 한다. 꼴두바위는 지금도 소원을 비는 바위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까치발 거리
이곳은 전성기를 누리던 1970~1980년대만 하더라도 인근에 극장은 물론 고급 요식업소들이 성업 중이던 말 그대로 영월지역 최고의 번화가였다. 지금은 거의 대다수가 폐상가가 되어 있고, 일부는 주택으로 바뀌어 상권의 기능은 거의 사라졌다. 영월군의 관광 재생 사업으로 거리는 새롭게 채색되고 새로운 시설들이 조성되었지만, 거리의 모습은 마치 영화 세트장과 같다. 

캐낸 광석 중 쓸모없는 것을 골라내던 상동광업소의 선광장
채굴 중단 후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대한중석의 폐공장들은 인수업체인 이스라엘 IMC그룹 알몬티에서 채광을 재개하면서 다 철거되고, 거대한 축대와 잔여물만이 과거의 영광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이곳의 중석은 아직도 1억 300톤의 매장량이 있어 앞으로 200년간 채광이 가능한 양이고, 세계 평균의 2.5배에 달하는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 현재 텅스텐은 코발트·리튬·니켈·망간과 함께 5대 핵심 광물로 꼽힌다. 이런 전략적 광물이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

폐가로 남아있는 300여 채의 광산사택은 한때 남들이 부러워하는 최고의 직장 대한중석의 사택이었지만, 지금은 오래전 희미한 영광의 그림자로 남아있다.

상동성당은 1959년 10월 21일 건립되어 광산지역의 노동자와 주민들의 삶을 이끄는 구심점 구실을 해 왔다. 채굴이 중단된 후 신도 수가 줄어들어 1993년에 공소로 격하되기도 했지만, 여전한 이 마을의 역사물로서 마을 공동체의 핵심이다. 2021년 1월 1일 화재로 상당한 부분이 소실되기 전까지 근현대 등록문화재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마을의 쇠퇴와 더불어 이곳의 역할도 끝난 것일까?

 

걱정 말아요 그대

 - 전인권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글·사진. 정원규 Jeong, Wonkyu 창대 건축사사무소 ·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