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서 과거(고대)로의 시간 여행 ①두바이 & 카이로 2023.3

2023. 3. 17. 09:31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Time travel from the present to the past (ancient) ① Dubai & kairo

 

올해 칠순 기념 여행지로 선택한 곳이 세계 4대 문명의 발상국인 이집트다. 거대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로 유명한 아프리카 북동부의 중심도시 카이로는 오래전부터 가고 싶던 곳이다.
가기 전 두바이에 먼저 들러보았다. ‘중동의 뉴욕’이라 불리는 사막 위의 도시 두바이는 해외여행 중 잠시 머무르는 중간 기착지로 알려진 곳으로 아랍에미리트(UAE)의 7개 토후국 중 최대 도시이자 세계적인 호화 도시로 중동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곳이다. 게다가 향후 10년간 1경원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 UAE에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방문하여 300억 달러(약 37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는 등 ‘제2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동 붐에 대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려면 건설 수주물량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설계 역량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 부가가치의 많은 부분이 건물을 디자인하는 설계 단계에서 정해지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노동력 중심의 시공 뿐 아니라 엔지니어링이 중심이 된 설계 단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고층 빌딩 숲 속에 우뚝 솟아 있는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두바이의 랜드마크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높이 828m, 163층)으로 사막 위의 꽃을 의미하며, 부르즈(Burj)는 아랍어로 '탑'이라는 뜻이고 할리파(Khalifa)는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우리나라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 2004년 착공하여 2009년에 완공되었는데 공사 비용으로 15억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두바이 미래박물관(Dubai Museum of the Future)
두바이는 현대건축물의 종합 전시장 같은 곳인데, 그중 2022년 2월 23일 개관한 미래박물관은 인류 혁신과 새로운 기술의 트렌드를 상징하는 독특한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삶의 새로운 변화, 문명의 진화, 인류 발전의 비결은 간단하다. 그것은 혁신이다. 삶은 유한하지만, 혁신과 창의의 산물은 오랜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이 문구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부통령의 글로, 박물관 입구에 새겨져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건축사 ‘숀 킬라’의 설계로, 77미터 높이의 7층 건물이 인류와 지구를 상징하는 녹색 언덕 위에 마치 도넛 형태로 세워져 있는데(1,024개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패널 마감), 비어 있는 중심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은 미래를 상징하며 동시에 미래로 나아가는 관문을 표현하고 있다.

 

 

구 바스타키아 민속마을 앞 일출
아침 일찍 옛 아랍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알 파히디 역사지구’ 민속마을에 도착하니 반대편 매키아나무 뒤로 해가 떠오른다. 우리나라에서 아침에 보는 일출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디에서나 자연은 항상 새롭게 우리를 자극하고 놀라게 한다.

 

 

알 파히디
두바이의 역사를 상징하는 알 파히디의 역사 지구 감시탑으로 활용하던 흙탑 ‘알 파히디’

 

 

두바이 프레임(Dubai Frame)
두바이의 현재와 미래를 담은 세계 최대의 액자로, 가로 93미터, 세로 150미터의 직사각형 모양 황금빛 액자다. 전망대에서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의 반짝이는 바다, 두바이의 과거(구시가지)와 현재(신시가지)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투명유리 바닥 판 위에서 아찔한 스릴을 느낄 수도 있다. 2018년 1월 개장했으며, ‘페르난도 도니스’의 설계로 강철 알루미늄, 유리, 콘크리트가 조합된 황금색 외벽이 햇빛을 받으면 황금빛으로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두바이의 인기 명소다.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 (The Royal Atlantis Hotel)
세계 최대 인공섬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 위에 세워진 리조트 호텔로 블록을 쌓아 올린 듯한 아름다운 비정형 외관을 자랑하며, 2021년 9월 완공과 동시에 두바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었다. 우리나라 쌍용건설에서 벨기에의 베식스사와 공동으로 시공(공사비 12억 5400만 달러)했는데, 43층 높이에 795 객실, 레지던스 231세대 규모다.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 앞에서
피라미드는 환생을 위한 ‘영혼의 집’으로 고대 이집트 왕(파라오)의 돌로 만든 무덤이다. 카이로 인근 기자 지역의 세 피라미드가 대표적인데, 왼쪽부터 쿠푸왕(147m), 카프레왕(143m), 멘카우레왕(65m)의 무덤이다. 4,500년 전에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무덤 앞에 서니 먼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카프레왕 스핑크스 앞에서의 관광객들
스핑크스는 피라미드를 지키는 고대 오리엔트 신화에 나오는 괴물인데, 자연 암석 그대로 조각하여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파수꾼 역할을 한다.

 

 

카이로의 건축물(주택)
사하라의 모래 먼지가 날리는 이집트의 도시들이 황량해 보인다. 수도 카이로에는 오래된 건물이 즐비하고, 짓다 만 듯한 건물과 페인트칠도 안 한 건물이 의외로 많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라는데, 내부에서는 마감을 하고 사람이 산다.

 

 

 

나일강의 석양
카이로를 떠나 아스완으로 가는 길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북동쪽 끝에 위치하고 북쪽은 지중해, 동쪽은 홍해로 중동 지역과 연접해 있는 이집트아랍공화국은 지난 10년 동안 테러 때문에 여행금지국으로 여행이 제한되었고, 코로나 펜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다가 얼마 전부터 외국인 입국이 자유롭게 허용되었다.
하늘과 땅에서 본 이집트의 이미지는 회색빛의 칙칙한 분위기로, 부유의 상징 두바이에 비해 가난을 면치 못해 세계 4대 문명의 발상국이 후진국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그러나 수천 년 전의 고대 이집트 문명 앞에서는 경탄을 금할 수 없었고, 죽음이라는 사후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삶과 죽음은 별개의 것이 아닌데 지금껏 죽음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해 왔다. 여행 중에 선배 건축사님의 부음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무덤 위에 집을 짓고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글·사진. 이종호 Lee. Jongho 시원 건축사사무소·대한건축사협회 사진동호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