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자연과 낭만, 예술의 도시를 찾아서 ①네덜란드, 독일 편 2023.5

2023. 5. 18. 17:45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In search of European cities of nature, romance and art The Netherlands and Germany

 

 

 

 

암스텔베인(Amstelveen)에서 내가 거주했던 타운하우스. 1층은 생활공간, 2층은 침실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암스테르담의 운하를 가로지르는 도로. 아래로 배가 지나가야 할 때는 마겔다리가 올라가서 뱃길을 터 주어야 한다.

 

네덜란드


내가 유럽 주재를 위해 제일 먼저 발을 디딘 곳이 네덜란드였다. 이제는 암스테르담(Amsterdam)을 ‘제2의 고향’이라고 할 만큼 내게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다. 일반적으로 풍차로 유명한 나라, 바다보다 낮은 나라 등으로 생각하던 네덜란드는 여러 분야에서 출중한, 배울 것이 많은 나라이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1977년에 이미 환승시스템이 시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티켓 발행 시 이용 시간이 기계적으로 찍혀 나오게 되어 있었다. 티켓은 ‘1시간 이용권’과 ‘2시간 이용권’이 있는데, 1시간 이용권은 1길더(Guilder : 옛 네덜란드 통화)를 내고 한 시간 동안, 2시간 이용권은 2길더를 내고 두 시간 동안 자유롭게 환승할 수 있었다. 처음 표를 산 사람은 앞문으로, 환승하는 사람은 뒷문으로 타도록 되어있어 양심적인 환승을 하게 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서울의 강남 지역처럼 신도시 구역이 있는데, 암스텔빈(Amstelveen)이라고 한다. 암스테르담은 도시 전체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고, 신도시는 모던한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암스테르담은 당시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았다고 한다. 암스테르담은 집을 건축하기에 적합한 땅이 부족했다. 늪지대나 강 위에 집을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땅 밑으로 약 30센티미터만 내려가면 암스테르담강(Amstel river)과 수면의 높이가 같다고 한다. 


암스테르담은 왕궁 입구에서 암스텔강을 막고 ‘암스테르담(암스텔담)’이라 부르며 도시 중앙에는 4개의 운하를 만들어 물류·교통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운하를 따라 형성된 건물들은, 워낙 좁은 땅에 집을 짓다 보니 실내 계단은 거의 수직에 가까워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여서 외부에서 가져오는 큰 물건들은 건물 전면부 지붕에 붙어 있는 도르래를 이용한다. 반입이 필요한 층의 창을 통하여 물건이 이동되며, 이때 물건이 벽체에 부딪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르래가 달린 벽체는 뒤쪽으로 기울게 공사한다. 이러한 집을 ‘기울어진 집(leaning house)’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아는 여행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운하 옆에 있는 거의 모든 건물은 전면 상부에 도르래가 달려있어 물건을 달아올려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옮긴다.

암스테르담의 궁전, 교회, 역사, 미술관 등 규모가 큰 건물들은 약 만 개 정도의 목재 기둥을 강바닥에 박고 그 위에 건축을 했는데, 목재 기둥은 수면 아래에 있어 썩지 않고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대다수의 건물에는 지하실이 없으나 지하실 또는 지하도 등이 꼭 필요한 시설은 물 한 방울 새지 않도록 완벽한 방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서쪽으로 가면 풍차박물관이 있는 레이덴(Leiden)이 있다. 주변에도 풍차가 많으며 박물관에서는 풍차의 내부 구조를 자세히 볼 수 있다. 풍차는 여러 층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물도 퍼내고 방앗간 역할도 하고 동력이 필요한 것들과 연결하여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 살면서 인력을 덜 들이고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법을 보았다. 풍차의 바람개비는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서 돌아가게 되어있는데 내부에 들어가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면 풍차가 수평으로 회전하도록 되어있는 구조를 볼 수 있다. 회전을 위한 베어링이 있는데 목재로 되어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마치 박달나무 같은 하드우드(hardwood)로 만들었던 것이다. 

 

1978년대만 하여도 버스기사가 시간이 기재된 구간별 승차권을 기계식 발권기로 발행하여 모든 교통수단의 환승이 가능하게 했다.
레이던(Leiden)에 있는 낭만적인 풍경의 풍차

 

 

독일

 

독일 국기와 쾰른 대성당의 모습


독일은 라인강변에 퀠른(Cologne), 뮌헨(Munich) 등 주요 도시가 있다. 


라인강(Rhine)은 스위스에서 시작하여 독일을 거쳐 네덜란드에 이르러 바다로 나간다. 라인강은 여객선을 이용하여 여행에 색다른 맛을 더한다. 우리나라의 강과 달리 이곳의 라인강은 물류 운송이 매우 많아 운송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또 우리가 노래로 그렇게도 좋아했던 ‘로렐라이 언덕’도 라인강에서 확실히 볼 수 있다. 너무 반가웠다. 당시 뮌헨이 우리나라보다 올림픽을 먼저 유치해 매우 부러워했다. 스타디움은 현대식 케이블 텐션(Cable Tension)을 이용한 반투명 재료를 사용해 채광문제를 해결했다. 뮌헨에는 10월이면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라는 맥주축제가 열리는데, 때를 맞춰 여행하면 보고 즐길 수 있다. 옥토버페스트는 Oktober(10월)과 Fest(축제)의 합성어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2주 동안 열린다.


하이델베르크(Heidelberg)는 아름다운 고성(古城)으로 유명하며 마리오 란자(Mario Lanza)가 연기한 <황태자의 첫사랑(First Love of a Royal Prince)>으로도 알려져 있다. 대학도시,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영화에는 많은 명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drinking song’은 너무 좋아 젊은 시절 많이 부르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종류마다 다르긴 하지만 ‘라인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이번 최종 기착지는 쾰른이었다.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은 섬세하기로 유명하며, 성당 광장에서는 축제가 자주 열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쾰른과 뒤셀부르크를 오가는 라인강 유람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배를 타고 있다.
라인강은 유람선과 화물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운행된다.
로렐라이에 대하여 잘 몰랐던 로렐라이 언덕을 라인강에서 볼 수 있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해 로렐라이 언덕에서 뛰어내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이델베르크 고성이 보이는 시내 거리
하이델베르크 고성이 보이는 시내 거리.
뮌헨 올림픽경기장. 구조와 디자인이 독특하다.

 

 

 

 

글·사진. 양해윤 Yang, Haeyoon 예전건축 건축사사무소 · 대한건축사협회 사진동호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