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건축물 관련 인증제도에 대한 이해 ① 배경 및 국내외 동향 2024.8

2024. 8. 31. 09:55아티클 | Article/연재 | Series

Understanding of Green Building Certifications ① their background and domestic and foreign trends

 

 

 

기후위기에 대응한 탄소중립․녹색성장 위해 온실가스 감축 불가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 및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 통폐합 예정
친환경건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

 

건축사가 건축 설계 업무를 수행하거나 건설회사가 건설 공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할 법규와 기준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친환경 인증에 관한 사항은 관계 법령과 기준이 많고 내용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제도도 자주 바뀌기 때문에, 건축사사무소에서는 해당 건축물을 설계할 때 녹색 건축 인증 또는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 등에 필요한 업무와 에너지 절약 계획서 작성 등의 업무를 대부분 외주 용역으로 처리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건축사사무소에서는 건축허가 또는 사업계획 승인 이후에 예비인증을, 건설회사에서는 사용승인 단계에서 본 인증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인증 관련 컨설팅 업무를 하다 보면, 각종 인증 기준에 맞추기 위해 예비 인증 과정에서 완성된 설계 도면을 다시 수정하거나 본 인증 과정에서 경미한 공사 변경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에 건축사 회원들의 업무 수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 10여 회에 걸쳐 친환경건축물 관련 인증제도에 대해 안내하고자 한다. 첫 회는 탄소 중립 및 녹색 성장을 위해 친환경이 왜 필요한지, 그 필요성과 제도 도입의 취지와 배경, 국내외 대응 현황, 정부의 정책 방향, 관계 법령의 종류와 기준 등을 살펴보고, 2회차부터는 인증 업무별 세부 사항을 소개할 계획이다.

 

© 기상청 기후변화 포털(climate.go.kr)



Ⅰ. 배경 및 국내외 동향

가. 배경 및 필요성
전 세계는 지금 자원 고갈 문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 물 부족, 빈곤, 전쟁 등 여러 위기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그중에서도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 하겠다. 산업화 이후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폭염과 홍수, 가뭄, 한파와 폭설, 태풍 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성지순례 기간 동안 폭염으로 1,300명 이상이 숨졌으며, 인도에서도 지난 3월 1일부터 6월 18일까지 열사병 증세로 입원한 환자가 4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영국, 미국, 유럽에서도 4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 북서부에서는 최고 기온이 섭씨 52.2도를 기록하는 등 2024년 6월 전 세계적으로 1,400건이 넘는 이상 고온 현상이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지구 온난화 현상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해 지구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이상 기온으로 가뭄과 홍수가 빈발하고, 생태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정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토의정서(1997년 12월) © shutterstock.com



나. 국제기구 대응
유엔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 환경 회의에서 ‘기후 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UNFCCC :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을 출범시켰다. 유엔 기후변화 협약은 지구 온난화에 의한 이상 기후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채택된 국제협약으로, 협약의 모든 당사국은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이를 공개해야 하며,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통계와 정책 이행에 관한 국가 보고서를 당사국 총회에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당사국 총회(COP : Conference of the Parties)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이후 매년 열리며, 각국의 에너지 감축 및 이행 계획이 발표되고 공동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당사국 총회(COP3)에서는 2008-2012년까지 1990년 수준에서 평균 5.2% 감축한다는 1차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각국이 이행하기로 한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가 채택됐다. 그러나 일부 국가의 이견으로 인해 2005년 2월 16일에서야 정식 발효됐고, 우리나라는 1차 의무 감축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이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시행된 2차 감축 기간(2013-2017)이 종료되는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변화 협정으로,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21차 당사국 총회(COP21)에서 195개의 당사국이 참여해 파리 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을 채택했다.

파리 협정은 종료 시점이 없는 협정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0을 목표로 하여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자는 협정이다.

당사국들은 ‘국가결정기여(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에 따라 자국의 상황을 감안해 스스로 정한 감축 목표를 5년마다 제출하고, 이행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주기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파리협정(2015년 12월) © Martin Schulz

파리 협정을 계기로 2022년 12월 기준, 전 세계 196개 국가 중 우리나라를 비롯한 133개국이 탄소 중립을 선언했으며, 이는 세계 GDP의 91%와 배출량의 83%를 차지한다.

 


다. 국가 정책방향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에너지 다소비 국가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수급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요국에 비해 석탄 발전 비중이 높고, 신재생 에너지 분담률과 이용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공급 에너지의 해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또한, 제조업 비율이 높고, 철강, 화학, 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2018년까지는 에너지 소비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전체 산업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 건축물 분야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 관리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2009년에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BAU, Business As Usual) 대비 30% 감축’이라는 자발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2010년에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해 목표 이행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2015년 6월에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 목표와 이행 계획을 UNFCCC에 제출했고, 2020년 12월에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 대비 2030년까지 26.3% 감축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2016년 4월,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파리 협정 서명식에 환경부와 외교부 인사들이 참석해 2015년 12월에 채택된 파리 협정에 서명했다. 이후 국내에서 필요한 비준 절차와 함께 2015년 6월에 제출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이행 평가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2021년 10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당사국 총회(COP26)에서는 2050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감축하는 2030 NDC 상향안을 발표하고, 이를 2021년 12월 유엔에 제출했다.

2021년 9월에는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탄소 중립 사회 이행과 녹색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종전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폐지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했다.

이어서 2023년 4월, 2050년 탄소 중립 사회 구현 및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18년 총배출량 대비 26.3% → 40%) 달성을 위해 탄소중립․녹색성장 국가 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2023-2042)을 수립했다.

이 기본계획은 20년을 계획 기간으로 하여 5년 단위로 연동계획을 수립 시행하는 것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10대 부문 37개 정책과제와 탄소중립사회 기반 구축을 위한 6대 분야 45개 정책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 분야의 핵심 내용은 신축 공공건물의 제로에너지 건축을 의무화해 2022년 누적 건수 2,950건을 2030년에 약 4만 7천 건으로 확대하고, 민간 노후 건축물에 대한 그린 리모델링 지원도 확대해 2022년 누적 건수 약 7만 3천건을 2030년에는 약 160만 건으로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Ⅱ. 관계법령의 체계 및 주요내용

가. 탄소중립기본법령의 제정
2010년부터 시행되던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은 폐지되고, 2021년 9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이 제정되어 시행 중이다. 이 법에서는 정부가 녹색 건축물을 확대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의무화하고, 재정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세부 내용은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에서 정하고 있다.


나.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의 주요내용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른 녹색 건축물의 조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녹색 건축물의 확대를 통해 녹색성장 실현 및 국민의 복리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2012년 2월 22일 제정돼 2013년 2월 23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녹색 건축물 조성 기본 원칙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등을 정한 총칙을 비롯해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제1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2014-2018)은 ‘녹색건축물의 보급과 육성’을 비전으로 2020년까지 건축물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 26.9% 감축을 목표로, 4대 추진 전략과 10가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제2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2020-2040)은 ‘국민 생활 향상과 혁신 성장 실현에 기여하고, 저탄소·저에너지 사회를 선도하는 녹색건축’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5개 전략, 12개 정책 과제를 정하고 있다.

 



라. 관계법령 및 세부기준 등
탄소중립기본법령과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에서 정한 기본 방향에 따라 개별 법령과 기준 등이 일부 변경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인증 제도의 목적과 기능이 유사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와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는 2025년 1월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로 통합돼 절차와 방법 등이 간소화될 예정이다.

친환경건축물 관련 인증제도는 각종 법령과 기준들이 정부부처별로 산재되어 있고, 그 내용과 절차, 방법에 있어서도 중복되거나 과도한 측면이 있으므로 내용이 유사하거나 통폐합 조정이 가능한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건축물 인증관련 세부기준과 법령별 적용대상 및 제출시기는 아래와 같다.

 

 

 

 

 

 

글. 이남식 Lee, Namsik 한솔에코플랜(주)

 

 

이남식  한솔에코플랜(주) 사장, 前 대한건축사협회 사무처장

 

친환경건축물 인증관련 전문 컨설팅 전문기업인 한솔에코플랜(주)의  사장으로 대한건축사협회 사무처장을 역임한 바 있다. 34년 2개월간 협회에 근무하면서 장관표창 3회 수상을 포함하여 총 10여차례 표창을  수상하는 등 건축사의 권익신장과 법제도 개선, 대규모 국제행사 및 국내행사 개최 등 협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현재는 협회 60년사 편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nskira6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