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31. 10:45ㆍ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Jeong Seo jin’ with a beautiful sunset
정서진은 인천광역시 서구 아라뱃길의 서쪽 끝자락 아라서해갑문 인근에 위치한 지역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낙조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서진(正西津)’이라는 이름은 서울을 기준으로 정동 방향에 위치한 강릉의 ‘정동진(正東津)’에 대응하여 2009년 인천시에서 명명한 것으로, 서울의 정서 방향에 위치한 포구라는 뜻을 지닌다. 이 지역은 단순한 지리적 위치를 넘어, 물리적 경계성과 감성적 체험이 어우러진 독특한 장소성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 국토의 시간적 상징축을 형성하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서진의 장소성은 지리적 조건에서 비롯된다. 이곳은 육지와 바다, 도시와 자연, 하천과 서해가 만나는 전이 지점으로 인공과 자연, 일상과 비일상이 공존하는 경계적 공간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환경은 사용자에게 물리적인 이동을 넘어 감각적인 전환을 유도하며, 공간의 층위를 깊이 있게 만든다. 특히, 낙조가 주는 감성은 정서진의 장소적 가치를 더욱 극대화한다. 하루의 끝을 상징하는 일몰은 빛과 색의 변화, 시간의 흐름, 그리고 정서적 사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자연 요소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감정을 선사한다.
또한 정서진은 강력한 상징성을 지닌 장소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국토 동쪽의 정동진과 서쪽의 정서진을 연결하는 ‘시간의 축’이다. 이 두 지점은 각각 해가 뜨는 곳과 해가 지는 곳으로서의 이미지를 상징하며, 한반도의 동서 양단을 시각적, 개념적으로 잇는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시·공간적 축은 단순한 관광지 이상의 국가적 기념성과 철학적 깊이를 부여한다. 특히 정서진의 일몰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끝’, ‘소멸’, ‘순환’ 등의 의미를 담은 철학적 상징물로 작용하며, 도시민들에게 일상 속에서 자연과 시간의 존재를 인식하게 해주는 감성적 장치로 기능한다.
이외에도 정서진은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문화적 관문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과거에는 수로의 서단이라는 기능적 역할을 수행했다면, 현재는 서해로 향하는 상징적 통로로서 문화관광의 거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글·사진. 김교중 Kim, kyojung 건축사사무소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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