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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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아날로그의 추억 2022.8
A stubby pencil, analog memories 호랑이 담배 피다 금연할 즈음, 연필을 깎아 도면 그리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그 해, 실습생 때부터 얼마간 모아온 몽당연필. 왜 그딴 걸 모았느냐구? 기인 같았던 선배 한 분께서 무조건 그러라고 해서다. 졸업하고 처음 입사한 사무실에선 모든 드로잉을 할 때 샤프가 아니라 반드시 연필을 쓰게 했다. 점점 짧아지면 볼펜대에 끼워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쓰다가 검사받고 새 연필을 타 쓰고를 반복하던 어느 날, 벌꿀 유리병에 몽당연필이 반쯤 채워졌을 무렵 그 선배는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취한 목소리로 그 이유를 설명해 주셨다. “네놈이 끝까지 설계밥을 먹을지 아닐지 내 알 바 아니나 혹여 연필 가루 계속 마시고 있다면 강산이 몇 ..
2023.02.22 -
홍티 예술촌 2020.4
Hongti Art Village 대상지는 다대동 무지개공단과 아미산자락 홍티마을로 이어지는 결절지로 강과 바다, 포구, 공단, 마을과 산으로 연결되는 구석진 매개공간이다. 주민, 예술가, 행정가, 전문가등이 계획 초기 단계에서부터 직접 함께 참여하고, 홍티마을 고유의 역사성, 주변 예술적 특성과 함께 우물터, 당산나무 휴게공간 등 외부공간계획을 함께 고려한 종합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좋은 기회였다. 공단과 연계한 예술인 공동작업실 앞 마을진입로로 들어서면 확 틔어진 전면 외부공간을 우선 마주하게 된다. 마을입구 우물터, 당산나무, 아미산자락 마을의 전경을 가리지 않기 위함이다. 마을회관에는 인근에 목욕탕이 없음을 감안하여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목욕공간을 제공했다. 예술촌은 작가들의 효율적 작업공간 제공..
2023.01.12 -
01 내가 프리츠커 상을 타지 못한 이유
건축담론 Architecture Discussion 편집국장 註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건축상이 존재한다. 아쉽게도 사회적 권위와 명성을 확보한 건축상의 존재는 자신할 수 없다. 국전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어 왔던 과거 건축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각 부처가 담당하는 건축상도 우후죽순이다. 문화체육관광부나 국토교통부에 이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서 부여하는 건축상도 수없이 많다. 이렇게 많다 보니, 우리나라를 대표할 건축상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건축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해외 유수의 건축사사무소에 파견지원을 하면서 프리츠커 상을 언급했다. 매우 투박한 사고방식이다. 차라리 ‘로마의 미국학술회(American Academu in Rome)’나 ‘로즈 장학금(RRhode..
2023.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