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물 그리고 문 2022.9
Shadow, water and door 건축이란 그림자 건축사사무소에 첫발을 디딜 무렵이었다. 폴 루돌프가 설계한 예일대학 건축학부 건물의 매스와 루이스 칸 건축의 짙은 그림자가 만들어 내는 선명함이 무엇보다 먼저 다가오던 때다. 일종의 매너리즘이었다고나 할까? 도면에 실제의 깊이보다 과장되고 두터운 음영을 그려놓고서야 만족하곤 하였다. 내가 다루었던 밋밋한 상업용 건물에 깊이의 변화가 있다면 얼마나 있었을까? 그럼에도 도면에 그려 넣은 현실과 다른 몽환적 그림자는 내가 처한 건축에 대한 카타르시스였으며, 꿈이고 환상이었을 테다. 이후로도 그림자에 대한 사랑이 깊었다고나 할까? 내게 그림자는 늘 사물보다 우선 관찰 대상이었다. 사진에 빠져 있을 때도, 이미지란 어느 한 시점에 카메라의 조리개를 통과한 ..
2023.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