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Life! 인생 안에 ‘만약’이 있다 2018.06
내가 처음 프로포즈를 받은 나이는 만 열 아홉 살이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버 린 J의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 날, 같은 독서 서클에 들어있던 우리들은 너무나 비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J의 죽음 앞에서 울지도 못하고 허둥댔다. 화장을 한 J의 뼛가루를 친구 들이 한 줌씩 나누어 산에 뿌렸다. 장례식에 입고 갈 검정색 옷이 없어 엄마 옷을 입을 정도로 새파란 나이였다. 영안실에서 주는 국밥이 목에 넘어가지 않는 미숙한 나이였다. J를 보낸 허망함에 남은 친구들은 소주를 마셨다. 두꺼비가 그려진 25도짜리 진로였다. 언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차마 할 수 없었다. J가 없는 독서 서클을 이어갈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마셔도 취하지 않은 채 집으로 가는데, 함께 걷던 L이 다짜고짜 말..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