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2)
-
우리 다시는 돌아가지 않으리 2022.4
We will never go back 단절이 너무 길다, 거리가 너무 멀다… 코와 입을 가리고, 만지지 못 하고, 목소리를 죽이고, 활짝 웃지 않는 날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게 문을 닫고 결혼식을 미루고 문상을 삼가고 축제를 취소하고 졸업식과 입학식을 온라인으로 치르고 갓난 아기들까지 마스크를 쓰고… 그렇게 숨죽이며 2년을 살았다. 뼈를 깎는 고통에도 불평 한마디 안 하고 2년을 견뎠다. 이제 그만 작별할 때도 되지 않았나?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때가 오지 않았나? 62만 명을 기록한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20만 명대로 떨어진 3월 21일, 원고를 쓰며 조심스러운 희망을 품는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국경을 닫고 사람들 간의 교류가 급격히 줄어들어 모든 것이 단절됐다고 느껴지던 202..
2023.02.18 -
“우린 겨우 이런 일로 행복합니다” 2020.6
“We’re just happy with this small matter” 초등학교가 국민학교이던 시절, 담임 선생님이 아침 조회에 낯선 얼굴의 학생을 데리고 들어오는 일이 가끔 있었다. 교실에 가득찬 70명 가까운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잔뜩 긴장한 표정의 전학생을 쳐다보았다. “오늘부터 우리 반에서 함께 공부하게 될 전학생이다. 반갑게 맞아주길 바란다. 저기 빈 자리 보이지? 거기 앉으면 되겠네. 들어가기 전에 자기 소개하고 들어가.” 전학생은 어느 학교에 다니다 온 누구라고 이름을 겨우 더듬더듬 얘기하고는 들어가 앉는다. 그러면 나는 종일 새로 온 아이를 궁금해 했다. 얼굴이 참 예쁘네, 공부는 잘 할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할까? 동생이 있을까? 저 아이가 다니던 학교는 어땠을까? 매일..
2023.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