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마을 _ 대전 철도관사마을

2023. 2. 7. 09:11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Disappearing village
Railway official residence village in Daejeon 

 

도시는 시간과 함께 흔적을 남기며 유기적으로 변화한다.
- 시작과 성장 그리고 쇠퇴와 소멸
도시 속에 남겨진 역사적 존재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와 방법
이 모든 과제를 다양한 모습으로 접근하여 진행 중인 마을.
- 재개발 그리고 보존과 재생에 관한 갈등

이는 대전역 인근에 위치한 소제동 철도관사마을에 관한 이야기이다.

현재 철도관사마을(대전시 동구 소제동 일원)에는 총 1,312세대 2,052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총면적은 360,000제곱미터이다. 100년 전의 도시구조와 그 당시의 옛 마을과 가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마치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이 지역은 대전역세권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철도관사촌 일부는 재개발될 예정이고, 일부는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되었다. 이렇게 해제된 구역은 도시재생의 이름으로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서며 주거지가 상업화되고 있다. 시에서는 역사공원 조성과 관사 이전 등 보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개발을 원하는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관사 _ 철도로 시작된 대전의 근대역사는 대전역의 활성화와 더불어 전통적 마을들이 사라지고 도시화되며 발전했다. 특히 일본강점기인 1930년대에 일본 철도 종사자들을 위한 관사를 건립하기 위해 1927년에 매립한 소제호 매립터에 1935년까지 100여 호 이상의 관사를 지어 일본인 철도관사마을로 자리 잡았다. 해방 후에는 철도청 직원들에게 인계되어 철도관사마을로서 명맥을 유지했으며, 아직도 그 당시 마을 모습과 일본식 관사 가옥들이 40여 동 정도 남아있다. 

골목
소제동은 주변의 개발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옛 가옥 그리고 오래된 미로와 같은 골목 그 속의 사람들의 일상적 삶이 이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철도관사촌이 근대문화적 마을로 알려지고, 2003년부터 대전역 역세권개발사업 등으로 세입자들이 쫓겨나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골목은 그 기능을 잃기 시작했다.  

우물터 골목을 돌다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마주친 우물터는 갈등과 소통의 숨통과도 같은 곳이었다.

문화재생사업 그리고 상업적 공간
2010년 철도관사촌의 문화적 가치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문화적 마을로서의 새로운 자리매김이 시도됐다. 관사를 활용한 문화체험과 전시공간, 그리고 카페와 다양한 먹거리가 있는 상업적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여행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도시재생의 실험실과도 같은 이곳의 변화가 주목된다.

 

 

글·사진. 정원규 Jeong, Wonkyu 창대 건축사사무소 ·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