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자연과 낭만, 예술의 도시를 찾아서 ④ 스페인 편 2023.8

2023. 8. 18. 14:37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In search of European cities of nature, romance and art ④ The Spain

 

 

 

 

스페인


스페인 하면 ‘투우’가 먼저 생각난다. 불란서 아래에 위치한 소머리 형태의 북대서양과 지중해를 끼고 있는 ‘이베리아반도’는 인구수가 한국과 비슷(4,800만 명)하나 남한의 약 5배의 국토를 가진 큰 나라로서, 남미의 ‘아즈텍 문화’를 정복한 것을 보면 세계의 대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스페인은 기독교와 이슬람 정복의 역사가 중복됨에 따라 많은 문화가 탄생되었다.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는 인구수 322만 명(2018년 기준)으로 국토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워낙 국토가 넓고 문화가 발달하여 볼거리가 많아 한정된 시간에 다 볼 수 없어 10여 개 도시로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평지인 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은 스페인은 수도인 마드리드도 서울 인구의 4분의 1 수준이라 한적함을 느낀다. 마드리드의 수도권의 세고비야에는 유명한 수도교(수로 L:285m, H:28m)와 유럽에서 유명한 ‘IE 대학’이 있으며, 남쪽에는 198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옛 수도였던 톨레도(Toledo)가 있다. 도시 전체가 온전히 보전된 인구 8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다. 이어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유적이 산재한 인구 3만 명의 코르도바(Córdoba)가 있는데, 이슬람 세력이 이베리아반도를 지배하던 때에 수도 역할을 했으며 인구수는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사원(Mezquita-Catedral de Cordoba) 내부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며 이슬람의 예술적 감각과 문화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유명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나오는 도시 세빌은 ‘세비야’라고 불리며 인구 195만 명이 거주하는 큰 도시이다. 목재로 만든 버섯 모양의 거대 파라솔과 같은 메트로폴 파라솔(Metropol Parasol)은 독일의 위르겐 마이어(Jürgen Mayer)가 설계한 건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로서 지붕에는 전망을 위한 산책로가 있다. 도심 한복판에 서 있는 메트로폴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할 수 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있는 요새화된 산악도시 론다(Ronda)는 약 3~4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며, 산악에 이렇게 큰 도시가 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론다는 ‘투우’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1759~1793년에 준공된 누에보 다리(Puente Nuevo)는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말라가(Málaga)는 스페인 남부 지중해에 위치한 해안도시로 인구수는 약 60만 명이며, 피카소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피카소박물관은 방문객으로 끊임없는 줄이 늘어서 있다. 클래식 기타 음악으로 익숙한 아름다운 ‘알함브라의 궁전’은 무어인들이 지은 궁전으로 어느 곳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라나다에 있는 궁전은 규모는 크지 않으나 극도로 세련된 아름다움으로 높이 평가받는 건물이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투우 장면
세고비야의 수도교
알함브라궁전의 아름다움
론다의 산악도시
세비야의 메트로폴 파라솔
코르도바의 메스키타사원
발렌시아에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레이나 소피아
빌바오 구겐하임 전경
발렌시아에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프린시페 펠리페


스페인 건축의 대가를 꼽으라면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Plàcid Guillem Gaudí i Cornet)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 Valls)를 꼽을 수 있는데, 지중해에 위치한 발렌시아에는 철재 건축으로 정평 난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예술과 과학의 박물관이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전경


발렌시아 폴리텍대학 토목·건축 출신인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레이나 소피아 예술박물관(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ía)은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로 사용되며 ‘프린시페 펠리페’는 과학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아고라, 앰브라클, 오세아노그래픽 등이 있다. 특히 레이나 소피아는 투구를 쓴 도마뱀의 머리를 보는 듯하다. 창의적 사고를 실현시킨 기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밀워키 뮤지엄’이나 ‘911지하철역사’도 칼라트라바의 작품이다. 또한 발렌시아에는 2023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 작품인 아메리카컵 빌딩(America's Cup Building)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사옥도 그의 작품이다. 스페인 건축의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중해에 깊숙이 위치한 바르셀로나에는 성가족성당, 구엘공원, 카사바트요, 카사밀라, 레이알광장가로등 등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이 즐비하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성당)는 1882년 3월 19일 착공되어 아직까지 141년째 공사 중인 건축물이다. 안토니오 가우디(1852. 6. 25.~1926. 6. 10.)는 74세의 나이로 성가족성당을 건축하던 중 전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그는 자연에서 건축의 모티브를 얻었으며, 인간의 사고력으론 실현 불가능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건축을 실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의 170년 전 건축은 현재 건축사들의 사고를 뛰어넘고 있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부
구엘공원의 인체공학적 벤치


구엘공원 또한 인체공학에 의한 벤치 설계나 구조, 색채, 디자인 모두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작품들이다. 스페인 가장 북쪽 바스크 지방에 위치한 빌바오는 공업지대로 무척 퇴락한 도시였으나 미국의 프랭크 게리의 건물 하나로 도시를 되살린 사례로 매우 유명하다. 빌바오에는 칼라트라바의 교량과 프랭크 게리의 구겐하임 뮤지엄, 노만 포스터의 빌바오 지하철 설계로 도시 전체가 환생한 느낌이다. 프랭크 게리의 주특기인 자유로운 곡선 형태의 빌바오 구겐하임은 그의 작품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쪽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작품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대조적 성격의 곡선은 건축이 이럴 수도 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정도로 상상을 뛰어넘는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글·사진. 양해윤 Yang, Haeyoon 예전건축 건축사사무소 · 대한건축사협회 사진동호회 회원

 

 

양해윤 건축사·예전건축 건축사사무소·경영학박사(문화산업)

 

1945년 경기도 출생으로, 한양대학교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진그룹의 한일개발에서 설계부장으로 암스테르담, 엥커리지, 사우디아라비아애 주재하며 다년간 설계업무를 총괄했다. 현재 예전건축 건축사사무소의 대표이며, 한국건축가협회 명예건축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yangelart@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