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_1995년 철거된 ‘제주대학교 옛 본관’, 김중업 정신 재현해 되살아나나 2023.8

2023. 8. 18. 17:29아티클 | Article/특집 | Special

Can the old main building of the Jeju National University, which was demolished in 1995, revive by reestablishing the spirit of Kim Joong-up?

 

 

 

FOCUS - 제주대학교, ‘제주대 옛 본관 복원·재현 공개토론회’

 

7월 7일 제주 아스타호텔에서 ‘제주대학교 옛 본관 복원·재현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자들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토론자 김석윤 건축사(건축사사무소 김건축), 김정현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박경택 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 부회장, 이주연 건축평론가, 정다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1958년 설계, 1960년 준공된 서강대 본관 앞 김중업 건축사 소장처(제공처) : 김중업건축박물관

 

프랑스대사관과 함께 김중업 건축사의 대표작이지만 1995년 철거된 ‘제주대학교 옛 본관 복원·재현’ 논의가 본격화되며, 재건 작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김중업 건축사가 설계한 제주대 옛 본관은 국립 제주대학교의 상징이었던 건물로, 르 코르뷔지에의 규칙과 방법이 적용되면서도 지역적인 조건이 배려된 공간성과 장소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작년 취임한 제주대 김일환 총장이 제주를 대표하는 건축유산인 제주대 옛 본관 복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이 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지난 7월 7일 제주대학교가 ‘제주대학교 옛 본관 복원·재현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를 통해 생전 김중업 건축사가 “건축주와 건축사가 일심동체가 되어 구축된 작품”이라 극찬하며 아꼈던 ‘제주대 옛 본관’ 되살리기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제주대 김일환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주대 옛 본관은 고 김중업 선생님의 대표작으로 제주대학교가 국립대학으로 승격하던 첫해 사업으로 추진된 제주대학교의 상징과도 같은 건축물이다. 제주대학 발전사의 단면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 건축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며 “재건 논의를 공론화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토론회 개최 의의를 전했다. 이날 주제발표로는 이용규(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손종남 건축사(오피스툴 건축사사무소)가 ‘제주대 옛 본관의 건축적 특성 및 복원, 그리고 재현의 접근과 과제’, 곽재환 건축사(칸 건축사사무소.주)가 ‘제주대 구 본관, 제주의 꿈과 희망으로 부활하라’, 김중업건축박물관 정재은 학예팀장이 ‘제주대학교 구 본관 재현 후 활용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 복원 작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원래 터가 아닌 곳에 재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제주대학 옛 본관이 위치했던 용담캠퍼스에 이를 복원·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원 위치에는 이미 다른 용도의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고, 사대부고에는 새롭게 건축을 신축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지어질 위치 선택지는 아라캠퍼스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 토론회에서는 현재로선 재건 위치도 다르고 법규상 당시와 달라져야 하는 기준이 많은 만큼 재현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대학교 옛 본관, 소장처(제공처) : 김중업건축박물관


발표자이자 김중업 선생의 제자로서 대표작 복원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전한 곽재환 건축사(칸 건축사사무소.주)는 “제주대 옛 본관이야말로 김중업 선생님의 내면에 있었던 낭만적인 정신을 유감없이 반영했던 작품으로, 바다를 닮고 바다를 향하는 바다를 빼놓을 수 없는 건축물이다”며 “바다를 볼 수 있는 위치에 본관이 복원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원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장소성인데, 이를 상실한 상황에서는 개인적으로는 재현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바다를 접한 제주의 정체성, 그리고 제주 학생들의 꿈을 위한 설계자의 초기 의도대로 바닷가에 재현하는 것이 가장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새로운 기능에 맞춰서 형태의 형상보다는 역사적·정신적 가치 측면에서 김중업 선생님의 정신을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주대 구 본관, 제주의 꿈과 희망으로 부활하라’를 주제로 발표를 한 곽재환 건축사


비용 문제도 있다. 토론회에서는 복원·재현하는 데 당초 예산보다 늘어난 약 200억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제주대학교 김태일 교수는 “건축물 그 안의 공간은 시대적인 정신 담론을 담을 수 있다. 프로그램을 구성해 어떻게 재탄생시킬지에 대한 여러 논의를 통해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대학교 옛 본관 복원·재현은 제주 대학을 넘어 제주 유산이자 더 크게는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보존·재탄생시키는 측면에서 좀 더 큰 담론으로 어느 위치에(위치), 어떻게(방식), 어떠한 용도로(활용), 소요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비용)에 대해 더 심층적인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제주대학교는 추후 추진계획에 대한 방향이 설정되면, 구체적인 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추진 공감대 필요성이나 위치 선정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거나 방향을 바꿀 필요성이 있으면 토론회를 재차 연다는 방침이다.

 

 

 


글·사진. 장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