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 광주광역시 ‘동구 인문학당’ 2024.1

2024. 1. 31. 09:55아티클 | Article/특집 | Special

‘Dong-gu Humanities Institute’ in Gwangju Metropolitan City won the 2023 The Good Place Award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건축가협회가 함께하는 ‘2023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상(대통령상) 수상작에 광주광역시 동구 젊음의 거리인 동명동에 자리해 옛 가옥에서 시민을 위한 인문거점공간으로 재탄생한 ‘동구 인문학당(설계자 길혜연 건축사, 에이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이 선정됐다.

‘동구 인문학당’은 도심 속 두 개의 지붕과 한 개의 집에서 지어진 독특한 양식의 옛 가옥이다. 원래는 공영주차장 조성 목적으로 매입된 곳이었으나 전문가의 의견과 시민의 보존 요구를 받아들여 시민을 위한 인문·문학공간으로 거듭나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최우수상(국무총리상)에는 서울 용산구 해방촌 오거리 중심에 있는 ‘신흥시장’의 노후화된 환경을 개선한 ‘클라우드(CLOUD)<위진복 영국 건축사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주), 홍석규 건축사 큐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가 선정됐다. 일광 투사율이 높고 내구성이 탁월한 소재(ETEE, Ethylene Tetra fluoro Ethylene)로 시장 주변 환경을 만들어 전통시장을 시장 자체의 공간적, 기능적 특성과 다양한 문화, 예술, 생활이 공존하는 밝고 새로운 곳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체부장관상 수상작에는 총 4작품이 선정됐다. 좋은 거리·광장에 수여되는 거리마당상에는 ‘벙커(BUNKER)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설계 조진만 건축사, 주.조진만건축사사무소)’, 자연친화적 쉼터에 수여되는 누리쉼터상에는 ‘부안예술공장(설계 황남인·김시홍 건축사,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지역의 공간문화를 조성한 장소에 수여되는 두레나눔상에는 ‘강남구웰에이징센터(설계 박현진 건축사, 주.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잘 활용한 장소에 수여되는 우리사랑상에는 ‘인천시민애(愛)집<설계 이인덕 에이피건축(주)>’가 각각 수상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은 품격 있는 생활공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올해는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으로부터 작품 30개를 추천받아 서류·현장심사를 거친 총 6개 작품이 뽑혔다. 

 

 

글 장영호 기자

 


대상(대통령상)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동구 인문학당’

설계자 길혜연 건축사 _ 에이스케이프 건축사사무소 / 소유자 광주광역시 동구 / 운영자 광주광역시 동구 / 위치 광주광역시 동구 동계천로 168-5

 

Ⓒ 문화체육관광부

 

광주광역시 동구 젊음의 거리인 동명동, 시민들이 즐겨 찾는 푸른길 옆에 자리한 동구 인문학당은 도심 속 두 개의 지붕과 한 개의 집으로 지어진 독특한 양식의 옛 가옥이다.
이 건물은 2020년 당시 근대가옥이 있었던 부지로 동명동행정복지센터 및 게이트볼장의 운영을 위한 소규모 공영 주차장 조성 목적으로 매입되었다. 매입부지 내 건물은 철거 예정이었으나 전문가의 의견, 시민의 보존 요구를 동구가 받아들여 철거하지 않고 보존하기로 결정하였다. 1954년(건축물 내 상량문 기록) 지어진 이 건축물은 한식, 일본식, 서양식의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있어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도기적 건축양식과 당시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동구에서는 개인의 거주 공간이었던 이 가옥을 시민의 인문․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부여했다. 건축물의 건축적 의미, 그 공간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사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고 일상을 행복하게 하는 동구 인문도시의 가치와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상의 인문’을 중시하는 인문 거점공간인 인문학당은 ‘창작’과 ‘교류’가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인문자원을 활용한 문화콘텐츠의 재생산을 통해 인문적 감수성을 높이고, 시민들이 행복한 일상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우수상(국무총리상)
클라우드(CLOUD)

설계자 위진복 영국 건축사 _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주) · 홍석규 건축사 _  큐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 소유자 서울특별시 / 운영자 신흥시장 상가운영회 /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산구 2가동 1-480외 69필지

 

Ⓒ 신재익

 

해방촌 신흥시장 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클라우드’는 기존 신흥시장의 낮은 슬레이트와 불투명한 아케이드로 인한 답답하고 어두운 공간을 가볍고 밝은 공간으로 개선하고자 일광 투사율이 높고 내구성이 탁월한 소재(ETFE, Ethylene Tetra fluoro Ethylene)를 활용한 새로운 아케이드를 제안했다.
‘클라우드’에 사용된 ETFE(Ethylene Tetra fluoro Ethylene)는 열가소성 불소수지 소재로 매우 가볍고 유연하다. 또한, 내화학성 및 열 안전성, 강도 등이 탁월하여 식물원, 비닐하우스 및 태양광 셀 보호 필름 등에 유리 대용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재료이다.
이러한 ETFE를 두 개의 막으로 만들고, 그 사이에 공기를 불어 넣은 공기 충전식 구조를 지붕에 활용했다. 덕분에 조이스트 등의 서브 구조물 없이 상부를 덮어 경량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지붕을 받치는 기둥 다발은 상부, 중부, 하부로 나뉜다. 하부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48개 기둥의 위치를 조정하고, 좁은 길을 기둥이 최소로 점유하도록 했다. 중앙부로 올라가면서 번들로 묶어 강성을 확보하였고 상부는 다시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가 덮개를 지지하는 스팬의 효율성을 확보했다.
위와 같은 방식으로 ‘클라우드’는 아케이드 지붕을 건물 옥상 위까지 올려 채광과 환기의 기능을 해결했다. ‘클라우드’가 해방촌의 아이콘이 되어 해방촌을 생계의 장소에서 문화 해방의 장소로 변화시킬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거리마당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벙커(BUNKER)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설계자 조진만 건축사 _ (주)조진만건축사사무소 / 소유자 서울특별시 동작구청 / 운영자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 위치 서울특별시 동작구 여의대방로36길 71

 

Ⓒ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동작구 대방동의 벙커는 조성 시기가 불분명한 군용 시설이다. 군용 목적이 사라진 후, 한동안 주류업자가 와인 저장고로 쓰다 이후 공원의 관리용 자재창고로 방치되어 있었다. 이 주변은 20곳의 학교들이 밀집한 곳이나 마땅히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벙커를 활용하여 매력 있는 놀이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프로젝트가 출발했다. 벙커라는 비일상적이고 특수한 환경에 어떻게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스포츠 및 창작활동, 교육, 휴식 등을 함께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 것인지가 주어진 과제였다. 벙커라는 특별한 스케일의 공간이 가지는 특성을 활용해 모두에게 열린 ‘숲속, 우리들의 비밀기지’라는 주제 속에 입체광장, 길과 방들로 구성된 ‘작은 지하도시’의 형식을 적용했다.
도시의 형식이라는 것은 공적인 길과 광장을 따라 연결된 다양한 사적 용도의 방들을 의미하며 시간이 흘러도 기본 골격은 유지한 채 다채로운 용도로 변용할 수 있다. 상하층으로 구획된 벙커의 바닥 일부를 해체하여 하나로 통합하고 다락을 매달아 세 개 층 공간의 깊이를 만들었다. 1층에는 가상현실을 접목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ICT 스포츠시설과 다목적 공연장이 있다. 2층으로 가면 아이들이 다양한 모임과 미디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들을 만날 수 있다. 3층 공중에 카페를 매달아 공중정원을 조성했고 벙커의 앞마당에는 경사지를 활용한 ‘숲속 문화마당’을 만들었다. 녹지화된 스탠드와 앞마당은 공연, 휴식 등 다양한 의미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열린 쉼터이다.

 


누리쉼터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부안예술공방

설계자 황남인·김시홍 건축사 _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 소유자 부안군청 / 운영자 부안군청 경제산업국 도시재생팀 / 위치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 동중리 142-5, 140-48

 

Ⓒ 신경섭

 

부안상설시장 인근, 원도심에 위치한 부안소금공장은 민족 고유의 제염법으로 재제염을 생산하던 공장이었다. 수산업이 발달한 부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소금공장은 2009년 중단 후 폐허가 되었다. 부안예술공방은 소금공장이 있던 자리에 계획되었다. 과거 소금공장이었던 부지에 지역주민들에게는 새로운 휴식공간을, 예술가들에게는 창업공간을, 관광객들에게는 체험 및 상업 공간을 제공하여 지역의 소금 관련 산업 홍보와 예술공방 작가들의 상품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시설을 도입하여 원도심 재생의 기반을 다지고자 했다.
골목길을 향해 길게 뻗어나가는 금속 박공 매스는 1층의 뒤로 물러난 벽돌 매스와 수직으로 교차하여 행인들을 맞이하며 감사는 듯한 외벽을 만든다. 그리고 금속 박공 매스의 하부에는 벽돌 벤치를 두어 사용자들에게 휴식공간 및 모임공간을 제공한다. 박공 매스의 반사도가 높은 금속 외장재는 소금 공장을 모티브로 하여, 상설시장을 향해 강한 인지성을 가진다. 비대칭의 돌출 구조 내부를 제외하고는 각 실과 조명은 매우 단순하고 규칙적인 배치를 가지며, 두 개 층이 열린 내부 공간은 남동 측을 향해 활짝 열린 박공 매스의 창을 통해 깊은 필지를 극복하는 풍부한 자연광이 쏟아진다.
입구 한 쪽에는 마당을 형성하여 아늑한 사용자들의 모임 장소를 조성하였다. 원주민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새로운 젊은이들과 관광객의 유입을 유도하는 부안예술공방 프로젝트는 원도심 재생을 위한 부안군의 소금과 같다.

 

 


두레나눔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강남구웰에이징센터 

설계자 박현진 건축사 _ (주)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 소유자 강남구보건소 / 운영자 강남구보건소 /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08길 27 3층

 

Ⓒ 박영채

 

주차장 공간이 노인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특히, 이 공간은 우리나라 최초의 ‘웰에이징센터’로 리모델링된 첫 사례이다. 본 대상지는 2003년 지어진 약 20년 된 주차장 건물이다.
 강남구는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현시점에서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인건강증진센터’의 개념인 ‘웰에이징센터’를 건립하고자 하였다. 통계에 의하면 85세 이상의 어르신 두 명 중 한 명이 근감소증으로 인해 세수 및 화장실을 가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고 치매로 악화되는 상황을 예방하고자 노인 맞춤형 건강증진센터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세 영역(강남구보건소, 대학, 설계사무소)이 한 팀으로 구성되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모호한 프로그램을 공간에 적용하여 시각화하고 피드백하며 웰에이징 프로그램을 정립해 나갔다. 노인맞춤형 근력운동, 식단관리, 신체검사로 이루어진 웰에이징 프로그램은 꾸준한 협의와 시공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며, 운영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공간의 쓰임새나 이용자들의 불평이 없고 최고의 만족도를 보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웰에이징센터가 되었다. 또한, 주차장의 낡은 외관은 도시미관을 고려한 리모델링으로 거리를 경쾌하고 활기차게 만드는 새로운 파사드로 변신했다.

 


우리사랑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인천시민애(愛)집

수상자 이인덕 _ 에이피건축(주) / 소유자 인천광역시 / 운영자 (주)카툰캠퍼스 / 위치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39번길 74

 

Ⓒ 문화체육관광부

 

각국 조계지였었던 송학동 1가의 스토리가 응봉산의 산세와 함께 고스란히 보존된 역사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개항기 독일 영사관 부지로 경매를 통해 불하되었으며, 오랜 기간 세창양행 등 독일계 소유의 부지로 활용됐다.
해방 후 인천 예악인들의 아지트로, 1966년부터는 인천시장 관사로, 2001년부터는 역사자료관으로의 활용에 이어 2021년 7월 1일 인천독립 40주년을 맞아 오롯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완전히 개방되었다.
‘인천시민애(愛)집’의 공간경영은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됐다. 1883 모던하우스, 제물포 정원, 역사전망대라는 테마로 기존의 공간을 재해석했으며 이곳의 역사성, 장소성이 좀 더 선명하게 시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 고유의 근대한옥 형식으로 평가받고 있는 옛 시장관사 건물은 사랑방 쉼터, 대청마루 쉼터 그리고 안방을 재구성하여 기획전시와 차담을 나눌 수 있는 랜디스 다원으로 꾸몄다.
‘인천시민애(愛)집’은 가족단위 운동회, 지역뮤지션을 위한 버스킹 공연 등이 펼쳐지면서 조금씩 생기넘치고 열린공간인 세대 간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는 거버넌스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