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8. 10:55ㆍ아티클 | Article/인터뷰 | Interview
I AM KIRA
건축사사무소 미션과 비전은?
라라호호는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집’이라는 설정으로 건축물을 짓고자 하는 고객들의 희망을 실현시켜 나가자는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작명입니다. 건축 설계 일을 해오면서 느끼고 있는 점 중 하나가 개인이 건축을 한다는 것은 결혼과 같은 대소사를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인데요. 때문에 라라호호에서 추진되는 건축적 노력들은 소박하지만 언제나 고객의 바람과 꿈을 향하고 있고, 이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공유하고 싶거나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멍멍냥냥’이라는 프로젝트입니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 언덕 위에 위치한 동물병원인데요. 전체적인 모습은 저층부의 콘크리트 아치가 상층부의 네모난 콘크리트 덩어리를 받치고 있는 형태입니다. 최대한 절제된 듯, 아닌 듯한 모습이 건물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동물병원의 상징성이 유쾌하게 전달되기를 희망했고, 그렇게 설계됐습니다.
차별화된 노하우나 주목하고 있는 점은?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사용승인에 이르기까지는 정말 많은 단계의 의사결정 과정들이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건축주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라호호에서는 소통을 위해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단계에서 건축주와 자주 미팅을 갖고, 그 속에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을 쌓아갑니다. 결국 이 점이 많은 의사 결정과정이 있음에도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는 노하우가 되고 있습니다.
향후 수행하고 싶은 업무는?
라라호호의 건축작업은 ‘그때그때마다’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때그때 주어지는 조건들을 평면으로 풀어내고, 평면이 잘 투영된 조형성을 가진 건축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라라호호만의 색깔이죠. 어쩌면 건축사의 작업은 영화감독이 미장센(Mise-en-Scène)을 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공간을 관찰하며 그것에 대해 의미를 찾고 그 의미를 공간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투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평면의 모습이 조형성으로 잘 드러나게 한다는 것은 단순히 2D를 3D로 구현한다는 의미만은 아닐 것입니다. 간결한 이 문장에는 축적되고 함축된 수많은 감독들의 컷이 생략돼 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건축을 영화적으로 해석한다면 종이 위의 시나리오를 화면으로 정교하게 확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의뢰인의 수많은 이야기, 다층적인 요구를 섬세하게 고려해 장소에 계획하는 것, 사건과 인물의 만남처럼 삶과 공간이 만나는 인과관계를 만들어 주는 것, 그렇게 상상했던 것을 눈앞에 보여준다는 점이 앞으로 라라호호가 건축 작업을 하면서 피드백해야 하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글 박관희 기자
건축사 조호제 (주)라라호호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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