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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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프루베의 건축과 가구 2021.6
Jean Prouve's Architecture & Furniture 어느 시대에나 가구는 건축의 축소판이었다. 고딕 시대의 가구를 보자. 의자는 고딕 건축처럼 등받이가 높다랗다. 등받이 프레임을 마치 첨탑처럼 뾰족하게 꾸민다. 건축은 당대 모든 조형 언어의 기초가 된다. 특히 캐비닛은 건축처럼 수직적인 가구라는 점에서 건축의 축소판으로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캐비닛은 벽에 붙이므로 드러나지 않는 뒷면을 제외한 모든 곳을 장식할 수 있다. 장식할 수 있는 면적이 많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오브제로서 아주 적절하다는 뜻이다. 귀족 사회에서 가구란 옷만큼이나 큰 자랑과 자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캐비닛을 주문하는 사람은 기능보다 표면 장식에 더 집착했던 것이다. 이런 캐비닛의 중요성 때문에 유럽에서는..
2023.02.06 -
가구는 움직이는 것이다 2019.9
Furniture is moving 예전에 통신사 광고 중에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캠페인이 있었다. CF에서 여자는 사랑하던 남자를 차고 다른 남자에게로 가는 내용이다. 그런 자신을 변호하는 말로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고 말한다. 통신사를 마음껏 바꾸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거다. 사랑이 움직이듯이 가구 역시 움직이는 것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믿기 힘들지만 서양 주거의 역사에서 가구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늘 움직여 왔다. 그 증거는 가구를 뜻하는 단어에 남아 있다. 불어의 ‘뫼블르(meuble)’와 ‘모빌리에(mobilier)’, 이태리어 ‘모빌리(mobili)’, 스페인어 ‘무에블레(mueble)’, 독일어 ‘뫼벨(Möbel)’은 모두 가구를 뜻하는 단어로서 한결같이 이동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202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