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오딧세이 ① 사라져 가는 피맛길에서 2023.6
Architecture built by modernity, history created by the architecture ① On the disappearing Pimat-gil 더는 길이 아니었다. 차와 인파로 분주한 종로와 달리, 그토록 정감 넘치던 골목이 이젠 동굴처럼 변해버렸다. 기억은 물론 햇볕마저 앗겨, 그늘져 어두워진 표정의 피맛길은 분명 슬픔에 흐느끼고 있었다. 이 길 모든 게 이제 마뜩잖다. 십여 년 전부터 생겨난 껄끄러움이다. 빌딩 사잇길인지, 싫은데 마지못해 내어준 공간인지 상량조차 어렵다. 같이 동무하며 지역과 문화, 역사공동체를 이루던 피맛골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도시에서 ‘길과 골’은 다르게 읽어내야 한다. 길은 하나의 통로이자 흐름이며, 도시 골간을 이룬다. 골은..
2023.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