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칼럼니스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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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의 기호학 2023.1
The semiotics of pornography 최근 한국 사회에서 ‘빈곤 포르노’라는 말이 화제가 되었다. 사람들은 ‘포르노’라는 단어 자체의 자극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포르노라는 말은 기호에 불과하다. 포르노라는 기호가 지시하는 대상은 보지 않고, 그 대상을 지시하는 기호만을 문제 삼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나는 ‘푸드 포르노’라는 단어로 온라인 공간에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의 요지는 한국의 식당들이 건물 입면에 지나치게 음식 사진을 전시하여 식욕을 자극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었다. 그랬더니 글쓴이가 오히려 ‘포르노’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관심을 끌려고 한다고 비난받았다. 나는 사람들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없고, 그 식당 입면의 사진들이 대개 ‘푸드 포르노’의 개념에 적..
2023.01.19 -
[건축비평] 축적의 건물, 일관되고 모호한 경계 만들기 2022.10
Architecture Criticism A building of accumulation, creating consistent and blurred boundaries 건물은 끊임없이 새로운 옷을 입는다. 처음 건물이 완성되었을 때는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났을 때처럼 맑고 깨끗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가지 세월이 흔적을 남기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거친 도시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기능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건물이라면 겉모습에 남는 시간의 흔적은 더욱 변화무쌍하기 마련이다. 최초의 건축사가 의도했던 일관성과 통일성은 깨지고 무질서가 증가하며 건물은 볼품없어진다. 일반적인 상가건물이라면, 통제하기 힘들므로 뭐 그러려니 할 것이다. 하지만 상징성을 가져야 할 패션기업의 사옥이..
202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