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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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오브 라이츠 일산사옥 2024.3
Office building for Festival of Lights 페스티벌 오브 라이츠 일산사옥 (Office building for Festival of Lights) “창고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연전문 조명회사 설립 10년 만에 사옥을 추진하는, 건죽주와 첫 상담에서의 강력한 요구사항이었다. 이후 몇 차례 건축주와 상담을 하고 나서, 제한된 예산을 고려해 창고보다는 부속 사무실의 형상과 공간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건축주는 깊은 고민 끝에 다시 “창고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건축사들은 ‘집은 집답게, 학교는 학교답게, 교회는 교회답게’라는 건축의 합목적성에 대한 격언을 디자인 윤리처럼 여기지만, 건축사는 건축주의 진실한 요청사항에 응답해야 한다. 한국에서 창고 건물..
2024.03.31 -
창고, 그 유용한 공간 2019.7
Warehouse, useful space 장정의 해군시절은 고단했다. 고속전투정 출항 15분 전을 알리는 명령이 정내 스피커를 통해 울리면 스크루를 돌리는 엔진 소리와 함께 불완전 연소된 매연이 정내 홋줄 요원들 코끝뿐만 아니 라 눈도 시리게 했다. 출항 5분 전 방송이 추가로 나와서 이제 바다로 나간다는 기대가 그 매운 고통을 그나마 풀어주었다. 이윽고 '홋줄 풀어'의 구령이 떨어져야 비로소 가슴이 후련 해지는 쾌감의 항해는 시작되는 것인데, 배 뒤에 배치된 장정은 물보라를 세차게 차고 나가는 그 때가 바로 고단함을 잠시 잊을 수 있는 기분 좋은 시각이었다. 배가 바다로 나아가면 새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흰 구름, 아울러 배꼬리 에서 부서지는 흰 포말은 출항 전 매연의 고통을 날려 보내고 군생..
202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