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하신가요?” 2021.9
"Are you happy now?" 여름 내내 차라리 야자수로 사는 게 낫겠다 싶었다. 겨울잠 말고 여름잠을 자는 곰이 되고도 싶었다. 지칠 줄 모르는 바이러스와 열대야, 찜통더위를 겪고 있자니 지구에 심각한 일이 생기고 있구나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몸은 땅으로 꺼지는 것처럼 가라앉고, 생각은 뒤죽박죽 제멋대로 떠다니던 여름의 한가운데서, 친구와 짧은 여행을 했다. 대관령 자락에 방을 하나 잡아서는 멀리 나가지 않고 숙소 근처에서만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작은 음악회를 구경했다. 부지런한 친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숍에 가서 책을 읽다가 내가 깰 때쯤 모닝커피를 배달해 주었다. 커피 향기로 잠이 깨다니, 평생 몇 번 누려보지 못한 호사였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는 다시 침대로 기어들거나 가벼운 소..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