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매니지먼트 2018.03

2022. 11. 30. 23:09아티클 | Article/칼럼 | Column

Park Management

 

일본은 2017년 도시공원법의 개정을 통해 ‘공모설치관리제도’, 이른바 Park-PFI 제도를 창설했다. 즉, 도시공원에 있어서 음식점, 매점 등의 공원시설(공모대상공원시설)의 설치 또는 관리를 실시하는 민간사업자를 공모형식으로 선정하는 제도로서, 사업자가 설치한 시설로부터 생겨나는 수익을 공원 정비에 재환원하는 조건으로 민간사업자는 인센티브를 적용받게 된다.

 


■ 민간활력을 활용한 Park-PFI 제도 

이러한 제도적 변화에는 크게 3가지의 배경이 있다. 먼저, 1956년 도시공원법이 제정된 이래 물리적 정비가 실시되어 왔는데 2013년을 기점으로 도시공원 면적이 인구 1명당 10 제곱미터를 넘게 되었다. 기존에 정비된 공원들이 노후화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면서, 이를 어떻게 잘 관리하고 사람들이 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편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점에 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인구감소에 따른 재정적 제약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정비 비용과 유지관리비가 한계에 다다른 점. 마지막으로 행정의 관리개념만으로는 공원 활용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데 한계가 있고, 민간의 아이디어와 함께 공공자산이 아닌 민간자산을 활용한 시설의 정비 및 개선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 Park-PFI 정비이미지(참고문헌 1 참조) © 송준환


Park-PFI는 공원 내 도로와 광장 등 공원시설의 정비를 일체적으로 실시하되, 민간사업자에게 일부 정비 및 운영를 위임하는 것으로 크게 3가지 특례가 적용된다. 먼저, 설치관리허가기간이 늘어난다. 2004년의 도시공원법의 개정에 따라 민간이 공원시설을 설치 또는 관리할 수 있는 ‘설치관리허가제도’가 창설됐는데, 당시의 유효기간 10년에서 20년으로 대폭 연장되었다. 이는 민간사업자의 투자금 환수에 대한 부담을 대폭 덜어줬다고 볼 수 있다. 둘째로 건폐율을 기존의 공원전체 면적의 2%에서 12%로 완화했다. 이를 통해 조금 더 큰 규모의 수익시설을 유치할 수 있게 되는 등 민간활력을 유도하기 위한 툴이 적용되게 된다. 마지막으로 점용물의 특례적 적용으로서, 인정(認定)공모설치계획에 근거한 경우에 한해서는 자전거 주차장, 간판, 광고탑 등 ‘이용증진시설’을 민간사업자가 설치가 가능하고 수익활동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그림1). 

 

그림 2) 미국 뉴욕 브라이언트파크(Bryant Park) © 송준환


이를 통해 공원관리가 민간자금의 활용을 통해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고, 민간활력 유도를 통해 전체적으로 공원의 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으며, 민간사업자는 대폭 완화된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및 경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녹지자원에 적합한 광장과 수익시설의 일체적 디자인과 정비를 통해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질 높은 공원을 즐길 수 있게 된다.

 


■ 공원 관리(Maintenance)에서 파크 매니지먼트(Park-Management)로

공원은 행정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공간으로 개개인의 활동을 금지함으로써 성립되는 ‘공공성’을 추구해왔다고 볼 수 있다. 본래는 모두가 쉽게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을 ‘무엇이든 금지’해왔고, 이는 오히려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간이 아닌 지역을 황폐하게 만드는 공간으로 전락돼 버렸다.
미국 뉴욕에서는 최근 10여 년간 파크 매니지먼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공원 컨세션(Concession)을 추진하여 공원의 일부영업권을 민간에 위임하여 공원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대표적인 곳이 뉴욕의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이다(그림2). 브라이언트 파크에서는 레스토랑이 설치되는 구역과 계절별로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는 가설광장구역으로 구분하여 활용을 실시하고 있는데, 민간에게 영업권을 위임하고 있으며, 지역BID(Business Improvement District)조직과 연계하여 공원전체의 관리와 와이파이 환경조성 등, 세금이 아닌 민간재원을 통해 공원전체의 질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림 3) 텐시바공원 내에 위치하는 각종시설 © 송준환


일본에서도 유사한 컨세션 방식으로 오사카시 텐노지공원(天王寺公園)의 입구부분(약 25,000 제곱미터)의 공간 영업권을 2015년부터 20년간 민간사업자에게 위임했고,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킨테츠(近鉄)부동산은 약 7,000 제곱미터의 잔디광장과, 음식점, 어린이 놀이터, 그리고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저렴한 유스호스텔까지 각종 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그림3). 이렇듯 3~5년 정도의 짧은 기간 세입자 또는 사업자 모집을 통해서는 다양한 시설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도가 힘들었지만 20년이라는 장기계약체결을 통해 민간사업자들이 자유롭게 투자를 시도하고 환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원이라는 공공공간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이바지하고 있다. 
다만, 모두를 위한 공원이 일부의 민간사업자의 이윤창출을 위한 장소로 쓰이는 것이 바람직한가, 공공성에 위배되지 않는가라는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이는 일본 내에서도 논란의 여지로 남아있다. 향후 관민협동의 관계 속에서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로 일부 민간단체에 모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기간의 제한이나 활용공간규모 제한 등의 협의를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단순히 공원 내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활성화 또는 치안의 개선, 주변 고정자산세의 증감 등 지역 전체적인 평가를 통해 ‘지역 내의 공원으로서의 공공성’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림 4) 미나미이케부쿠로 공원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참고문헌 4. p.45 인용 및 재작성) © 송준환


예를 들어, 미나미이케부크로 공원의 경우, 공원의 유지관리비를 도쿄전력변전소와 지하철의 지하점용료와 함께 입점한 레스토랑 사업자의 건축물 사용료로 충당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공원 내의 이벤트 개최 시 활동비는 지역주민조직인 ‘미나미이케부쿠로 공원을 좋게 하는 회’의 활동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이 활동자금은 공원 내 레스토랑 매상의 0.5%를 지역환원비의 형태로 본회에 기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그림4). 이것이 공원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행정의 보조금에 의존하여 실시하는 이벤트에 반해 기금의 활용제약이 줄어드는 등 다양한 이점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도시 내에 위치하는 이름이 있는 공원들은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주변에 펜스를 치고 조그마한 입구를 만들어 입장료를 받아 유지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이러한 도심 속 자연이라는 훌륭한 지역자원을 펜스에 막혀 쉽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를 공공성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펜스가 아닌 레스토랑, 오픈 카페, 더 나아가서는 야외음악당 등이 도시와 마주보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면, 주변지역으로까지 지역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공공재원으로도 자리매김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공공재원이 ‘세금으로 정비, 세금으로 관리’됐다면, 앞으로는 정비된 공공재원을 ‘민간이 활용하되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재원으로 민간이 관리’하는 이른바, ‘파크 매니지먼트(Park Management)’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판단된다.

 

<참고문헌>

1. 国交省都市局公園緑地・景観課, 都市公園法改正のポイント,国土交通省, 2017
(https://www.mlit.go.jp/common/001197445.pdf)
2. 新建築,公園からの都市再生-都市経営を見据えたパークマネジメントの必要性-, 新建築社, 91(11), pp.34-39, 2016
3. 木下斉,地方創生大全, 東洋経済, 2016
4. 新建築,南池袋公園, 新建築社, 91(11), pp.40-45, 2016

글. 송준환 Song, Junhwan 야마구치 국립대학 공학부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