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9. 09:03ㆍ아티클 | Article/법률이야기 | Archi & Law
How to settle legal dispute on field administration
Ⅰ. 글의 첫머리에
건축사는 감리보다는 설계가 주된 업무다. 감리는 건축물이 공사와 관련하여 필수불가결한 제도이고, 원칙적으로 건축사가 담당하는 것이지만, 감리는 건축사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업무라고 할 수 있다. 감리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비해서, 만약에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건축 및 건설공사에 있어서 감리제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감리는 건축물이 실제 설계되어 허가를 받은 그대로 시공이 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전문가인 건축사가 확인하고 지도 감독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건축사의 감리업무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수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감리계약에 따라 건축사는 의뢰인인 건축주에 대하여 민사적으로 계약불이행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기도 한다. 행정청에 대한 관계에서 징계처분을 당할 위험도 있다. 중대한 잘못으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도 받게 된다.
여기에서는 건축물의 감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의 유형과 해결방안을 알아보기로 한다. 공사감리와 감리인제도에 관해 알아보고, 감리인의 법적 지위와 자격, 감리비용, 감리인의 책임에 관해 살펴본다. 특히 감리인이 부담하게 되는 민사책임, 형사책임, 징계책임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본다.
Ⅱ. 공사감리와 감리인 제도
공사감리라 함은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적 용어이다.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대해서는 어학사전이나 백과사전에서 그 의미나 뜻을 찾을 것이 아니라, 법에서 어떻게 개념 정의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축사법에서는, ‘공사감리’란 자기 책임 아래(보조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를 포함한다) 건축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건축물, 건축설비 또는 공작물이 설계도서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 확인하고 품질관리, 공사관리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하여 지도ㆍ감독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축사법 제2조 제4호에 규정되어 있는 내용이다.
건설기술진흥법은 건설기술의 연구ㆍ개발을 촉진하여 건설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산업을 진흥하여 건설공사가 적정하게 시행되도록 함과 아울러 건설공사의 품질을 높이고 안전을 확보함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감리‘란 건설공사가 관계 법령이나 기준, 설계도서 또는 그 밖의 관계 서류 등에 따라 적정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거나 시공관리ㆍ품질관리ㆍ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는 건설사업관리 업무를 말한다(건설기술진흥법 제2조 제5호).
건축사법에서 공사감리에 관한 개념 정의를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공사감리는 원칙적으로 건축사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건축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건축물의 건축 등을 위한 설계는 제23조 제1항 또는 제9항 단서에 따라 신고를 한 건축사 또는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건축사사무소에 소속된 건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건축사법 제4조 제1항).
건축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건축사를 공사감리자로 지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등에 대한 공사감리는 제23조 제1항 또는 제9항 단서에 따라 신고를 한 건축사 또는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건축사사무소에 소속된 건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건축사법 제4조 제2항).
건축법, 건축사법, 건설기술관리법 등의 관련 법령에서 일정한 용도·규모 및 구조의 건축물을 건축하는 공사의 경우에 반드시 건축사 등의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 의한 공사감리를 받도록 규정한 취지는, 건축주나 공사시공자로부터 독립한 전문가로 하여금 관계 법령과 설계도서 등에 따른 적합한 시공 여부를 확인하고 안전관리 등에 대한 지도·감독을 하게 함으로써, 건축물 붕괴사고, 하자분쟁, 유지보수비의 급증, 건축물 수명단축에 따른 재건축 등의 후유증을 유발하는 부실공사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39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공사감리자는 공사감리를 할 때 건축법과 건축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 그 밖의 관계 법령에 위반된 사항을 발견하거나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하지 아니하면 이를 건축주에게 알린 후 공사시공자에게 시정하거나 재시공하도록 요청하여야 한다. 공사시공자가 시정이나 재시공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면 서면으로 그 건축공사를 중지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사중지를 요청받은 공사시공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공사를 중지하여야 한다(건축법 제25조 제1항).
공사감리자는 감리일지를 기록ㆍ유지하여야 하고, 공사의 공정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진도에 다다른 경우에는 감리중간보고서를, 공사를 완료한 경우에는 감리완료보고서를 각각 작성하여 건축주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건축주는 감리중간보고서는 제출받은 때, 감리완료보고서는 건축물의 사용승인을 신청할 때 허가권자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건축법 제25제 제6항).
건축주가 공사감리자를 지정하거나 허가권자가 공사감리자를 지정하는 건축물의 건축주는 착공신고를 하는 때에 감리비용이 명시된 감리 계약서를 허가권자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사용승인을 신청하는 때에는 감리용역 계약내용에 따라 감리비용을 지불하여야 한다.
건축사법이 금지하고 있는 ‘면허증 대여’라 함은 타인이 그 면허증을 이용하여 건축사로 행세하면서 건축물의 설계 및 공사감리의 업무를 행하려는 것을 알면서도 면허증 자체를 빌려 주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건축사가 무자격자인 제3자가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그 건축사 명의로 건축사사무소의 등록신고를 하는 데에 자신의 면허증을 이용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등록 후 건축사 자신이 그 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물의 설계 및 공사감리 등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여 왔으며 무자격자가 건축사의 업무를 수행한 바 없다면, 면허증을 대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7도60 판결).
Ⅲ. 공사감리업무에 대한 보수를 둘러싼 법적 분쟁
건축사는 보수를 받고 감리업무를 수행한다. 감리는 당사자 간에 체결되는 감리계약에 따라 행해진다. 공사감리비에 대한 법적 분쟁은 기본적으로 민법에 따른 계약이행과 관련된 손해배상책임문제로 돌아간다. 감리비와 관련하여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감리계약이 도중에 해지되거나 종료되는 경우의 정산문제이다.
감리계약의 성질상 감리사무를 실제로 건축사가 처리한 부분에 대한 감리비는 여러 가지 조건이나 상황을 고려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분쟁이 생겨서 원만한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건축사는 의뢰인을 상대로 감리비용을 소송으로 청구하는 수밖에 없다.
감리계약은 위임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때, 민법 제686조 제1항에 의하면, “수임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위임인에 대하여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감리계약에 있어서 당사자 간에 감리업무에 관한 보수 또는 대가의 지급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감리업무는 그것을 유상으로 하기로 하는 당사자 사이에 묵시적인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감리계약을 체결하면서 구체적인 감리비를 정해놓지 않은 경우에는 감리업계 일반의 관행을 참작하여 상당한 보수액을 정하여야 한다. 이때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국토교통부 고시 제2020-635호, 2020. 9. 14. 일부개정]”은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기준은 건축사법 제19조의3 규정에 따라 건축사의 건전한 육성과 건축설계 및 공사감리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이 기준은 법 제19조의3 제1항 각 호의 자(“발주자”)가 제5조에 따른 건축사의 업무를 발주하는 경우에 적용한다(제2조). ①제5조 제2호 가목의 규정에 따른 건축공사감리업무 대가는 별표5를 적용하여 산정한다(제14조 제1항). ②제5조 제2호 나목부터 라목까지의 공사감리업무의 대가는 제17조의 규정에 따른 실비정액가산식에 따라서 산정한다(제14조 제2항).
건설공사감리계약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는 이를 도급계약으로 보는 견해와 위임계약으로 보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건설공사감리계약은, ‘감리라는 사무 처리 활동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급계약이라기 보다는 위임계약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다수설이다.
대법원 판례도 건설공사감리계약의 성격은 그 감리의 대상이 된 공사의 완성 여부, 진척 정도와는 독립된 별도의 용역을 제공하는 것을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 위임계약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400001 판결).
공사감리계약서의 규정에 “공사감리업무의 대가를 일시불 또는 분할로 지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반면 공사감리계약서상 감리비를 수회에 걸친 중도금과 잔금으로 분할하여 정기에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 그와 같이 분할하여 감리비를 지급하여 왔다면 그 공사감리계약은 민법 제686조 제2항 소정의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때’에 해당된다.
공사시공업체의 부도로 공사가 대부분 중단되어 정상적인 감리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공사현장에 책임감리원 1명만을 상주시킨 채 안전관리, 민원해결 등에 국한되는 감리업무만을 수행하였던 점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공사감리계약상의 약정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아 이를 감액하여야 한다(대전고법 2003. 6. 12. 선고 2002나2070 판결:확정).
주택건설사업을 진행하는 도중에 사업주체가 변경되는 경우, 종전의 사업주체와 새로운 사업주체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새로운 사업주체가 변경 이후의 기간에 상당하는 감리비를 지급하기로 하고 감리자가 이에 동의한다든가 종전의 감리계약을 해제하고 새로운 사업주체와 감리자 사이에 신규의 감리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사업주체 변경 후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감리비에 대하여도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라 종전의 사업주체가 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Ⅳ. 감리계약이 도중에 종료된 경우
감리계약이 감리인의 귀책사유 없이 도중에 종료한 경우, 그 때까지의 감리사무에 대한 보수는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민법 제686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이미 처리한 감리사무의 비율에 따라 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감리사무의 처리비율은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결정하여야 하는가? 대법원은 법규상의 감리업무에 관한 규정 내용, 전체 감리기간 중 실제 감리업무가 수행된 기간이 차지하는 비율, 실제 감리업무에 투여된 감리인의 등급별 인원수 및 투여기간, 감리비를 산정한 기준, 업계의 관행 및 감리의 대상이 된 공사의 진척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3925 판결).
제반 공사관계 법규의 규정들에 의하면, 건설공사의 감리자는 제3자적인 독립된 지위에서 부실공사를 방지할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당해 공사의 품질검사, 안전검사를 실시하여 만일 부적합한 공사가 시행되고 있는 경우라면 당해 공사에 대한 시정, 재시공, 중지 요청까지도 하여야 하는 등 공사의 진행에 제동을 걸어야 할 필요가 있다. 공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가를 면밀히 살펴 예정된 공기를 준수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원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사무도 담당하고 있다.
공사의 진척이 부진하거나 공정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에 병행하여 아무런 감리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채 이를 그대로 방치하거나 나아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함부로 감리원을 공사현장에서 철수시켜서는 아니 된다.
감리의 대상이 된 공사의 진행 정도와 수행할 감리업무의 내용이 반드시 비례하여 일치할 수 없는 것은 그 업무의 속성상 당연하다. 주택 등 건설공사감리계약의 성격은 그 감리의 대상이 된 공사의 완성 여부, 진척 정도와는 독립된 별도의 용역을 제공하는 것을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 위임계약의 성격을 갖고 있다.
감리계약이 도중에 종료된 경우 그 사무에 대한 보수를 정함에 있어서는 민법 제686조 제2항 단서,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기간으로 보수가 정해진 경우에는 감리업무가 실제 수행되어 온 시점에 이르기까지 그 이행기가 도래한 부분에 해당하는 약정 보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건축공사도급계약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될 당시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된다면, 해당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하여만 실효되어 수급인은 해제한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고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
이와 같은 경우 도급인이 지급하여야 할 미완성 건물에 대한 보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한 총공사비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한 금액이 되는 것이지, 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기준으로 할 것은 아니다.
이때의 기성고 비율은 공사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한 시점, 즉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에다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갈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여 확정하여야 한다.
Ⅴ. 감리업무에 따른 법적 책임의 범위와 한계
건축사의 공사감리업무는 공사감리업무를 종료하고 이를 건축주에게 보고하고 준공신고서에 서명함으로써 일단 끝난다. 그러나 준공신고된 건축물이 준공검사에 불합격되면 건축주는 공사시공자로 하여금 공사를 다시 하게 하여 준공신고를 하여야 한다.
재신고서에도 공사감리자인 건축사의 서명이 필요하므로 이 경우에 공사감리자의 감리업무가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시기는 “준공검사에 합격됨으로써 더 이상 당해 건축물에 대한 감리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는 때”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누12172 판결). 결국 준공검사에 합격되어 사용승인을 받은 시점에서 건축사의 감리업무는 마지막으로 종료되는 것이다.
감리인은 건축주를 위하여 건축시공자가 하자 없는 건축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자신의 전문지식을 동원한 재량으로 공사가 설계도서대로 시공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공사시공자를 지도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자이다.
수급인이 공사 도중에 발생한 사정을 감리인에게 고지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원래의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계속한 것이라면, 완성된 건물에 설계도서의 결함으로 인한 하자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수급인이 설계도서의 부적당함을 알면서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31747 판결). 수급인은 공사 도중에 발생한 사정을 감리인에게 고지하였으면 수급인으로서의 책임을 면하는 것이다.
공동불법행위 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다.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한다. 그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다.
공사감리자가 작성·제출하는 감리중간보고서와 감리완료보고서에는 시공자를 기재하도록 요구되어 있지 않다. 각 보고서의 “법령에의 적합 여부” 또는 “감리의견”란에는 본래적인 공사감리업무 수행의 결과로서의 공사감리자의 의견이나 판단을 기재하면 된다.
건설기술관리법은 공사감리를 시공감리와 전면책임감리로 나누고 있다. 시공감리는 당해 공사의 설계도나 기타 관계 서류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품질관리, 공사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는 것이다. 전면책임감리는 시공감리를 함과 아울러 기술사항에 대한 발주자로서의 관계법령에 의한 감독권한을 대행하는 것이다.
가설구조물 설치공사를 시행함에 있어 설계도나 시방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더라도, 가설구조물 설치공사는 펌프장 신축공사에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공사이다. 감리전문회사가 발주청과 체결한 감리계약상, 감리단은 현장감독관의 위임을 받은 자로 공사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대하여는 시공자에게 이를 지시할 수 있다.
재해예방 및 안전관리는 감리단의 업무로서 그 내용으로 시공자의 현장관리상태의 확인, 시공현장에 시공자를 포함한 안전관리 전담반을 편성운영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가설구조물 설치공사에 따르는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안전관리업무는 당연히 시공감리인의 업무범위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공사감리를 수행하는 감리자인 건축사가 감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징역을 가거나 징계처분을 받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공사과정에서 건축물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 건축주는 변호사에게 의뢰하여 시공업자뿐 아니라 감리상의 잘못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달라고 의뢰하여 감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
감리자는 건축주와 기본적으로 감리계약을 체결하여 대가를 받고 감리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감리계약에서 규정된 사항을 위반하면 곧바로 계약위반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된다. 그 이외에도 불법행위가 있으면,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 감리를 잘못해서 건축주 이외의 제3자에게 손해를 입게 하면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
Ⅵ. 건축사에 대한 민사책임
주택법 제44조는 감리자의 업무범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감리자는 자기에게 소속된 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감리원으로 배치하고,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①시공자가 설계도서에 맞게 시공하는지 여부의 확인, ②시공자가 사용하는 건축자재가 관계 법령에 따른 기준에 맞는 건축자재인지 여부의 확인, ③주택건설공사에 대하여 건설기술 진흥법 제55조에 따른 품질시험을 하였는지 여부의 확인, ④시공자가 사용하는 마감자재 및 제품이 제54조제3항에 따라 사업주체가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제출한 마감자재 목록표 및 영상물 등과 동일한지 여부의 확인, ⑤그 밖에 주택건설공사의 시공감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건설공사의 감리자는 제3자적인 독립된 지위에서 부실공사를 방지할 목적으로 당해 공사가 설계도서 기타 관계 서류의 내용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되는지, 시공자가 사용하는 건축자재가 관계 법령에 의한 기준에 적합한 건축자재인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이 사건 건물이 소규모 건물이어서 설계 당시 토목에 관한 구조도면을 작성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건축사 갑은 단순히 건물 설계에 그친 것이 아니라 동시에 감리자로 지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지형에 비추어 보아 그 설계가 시공 과정에서 뒤편 옹벽 위에 건설된 아파트의 기초에 영향을 미쳐 위험을 초래할 염려는 없는지 여부를 검토하여 설계 또는 시공방법을 변경할 필요는 없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시공자와 발주자에게 통지할 책임과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건축사 갑은 이에 위반하여 그 위험발생 가능성을 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을 강행하도록 조치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건축사의 감리상의 잘못으로 인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균열 등이 생겼다고 판단하였음은 정당한 것이다(대법원 2001. 9. 7. 선고 99다70365 판결).
인접 지역이 연약지반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건물신축공사를 감행함으로써 지반 침하로 인접 건물이 기울어지게 된 사안에서, 적절한 시공상의 주의의무와 공사감리의무를 소홀히 한 시공회사와 공사감리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인천지법 2004. 6. 18. 선고 2003가합2693 판결).
건축법상 공사감리자의 주된 업무는 공사시공자가 건축물을 설계도서에 적합하게 시공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 점, 감리보고서는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합하게 시공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중간검사제도와 사용검사제도를 대체하여 도입된 점 등에 비추어 감리보고서에 기재가 요구되는 의견의 범위에는 당해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법하게 시공되었는지를 확인한 내용도 포함된다(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4도1341 판결 참조).
다만 건물의 시공 부분이 당초 설계도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공사감리자에게 모든 사항에 대하여 보고의무를 부과할 수 없을 것이나, 감리보고서 서식에서 각 항목별 보고를 요구하는 부분이나 건물의 배근, 보 등 건물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 등의 변경시공에 관하여는 기재가 요구되고, 건축법 제16조 단서에 따라 허가 또는 신고가 필요치 않은 경미한 사항이라거나 구조상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의견을 기재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도7377 판결).
건축사가 행하는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는 당사자의 위탁에 의하여 행하게 되는 감리행위와는 별개의 업무로서 행정청의 검사업무를 법령에 의하여 대행하는 것이다. 건축주로부터 공사감리를 의뢰받은 건축사가 당해 건축물에 대하여 그와 같은 검사행위를 함에 있어 잘못이 있으면 그로 인하여 건축주뿐 아니라 그밖에 다른 사람이 입는 손해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89. 3. 14. 선고 86다카2237 판결).
건축하는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를 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건축주로부터 위임 받아 행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의 준공검사를 위한 검사를 대행하여 행하는 것이다. 때문에 보다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Ⅶ.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의 연대책임
건설기술관리법은 제2조 제6호에서 '책임감리원은 당해 공사의 설계도서 기타 관계서류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품질관리·공사관리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며, 발주자의 위탁에 의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발주자로서의 감독권한을 대행하는 것을 그 역할과 업무권한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책임감리원으로서의 책임은 당연히 공사착공시부터 발생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공사감리자는 감리계약을 체결한 건축주에 대하여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시공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시공 자체를 하지 아니한 하자(미시공 하자) 또는 임의로 설계도서의 내용을 변경하여 시공한 하자(변경시공 하자)를 발견한 경우 건축주가 그러한 하자로 인하여 손해를 입지 않도록 건축주에게 이를 통지하고 공사시공자에게 시정 또는 재시공을 요청하여야 할 채무를 부담한다.
공사감리자가 감리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는지는 당시 일반적인 공사감리자의 기술수준과 경험, 미시공 또는 변경시공 하자의 위치와 내용, 공사의 규모 등에 비추어 그러한 하자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동일한 공사에서 공사감리자의 감리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와 공사시공자의 도급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은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이므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는 일방의 채무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이른바 부진정연대의 관계에 있다(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8다47694 판결).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를 한 경우에도 채권은 변제, 대물변제, 또는 공탁이 행하여진 경우와 동일하게 현실적으로 만족을 얻어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 상계로 인한 채무소멸의 효력은 소멸한 채무 전액에 관하여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 대하여도 미친다(대법원 2010. 9. 16. 선고 2008다97218 전원합의체 판결).
건설기술관리법 제30조 제1항 제8호는 감리전문회사에 대한 제재사유로 ‘책임감리 등을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공중에 위해를 끼치거나 당해 시설물의 주요구조부가 조잡하게 시공된 때’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당해 시설물이 조잡하게 시공된 때’란, 건축법 등 각종 법령·설계도서·건설관행·건설업자로서 일반 상식 등에 반하여 시공됨으로써 건축물 자체의 안전성 등이 훼손된 것을 뜻한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1두29069 판결).
건설기술관리법 제30조 제1항 제8호에서 책임감리 불성실로 인한 시공결과에 대한 감리전문회사의 제재를 규정한 취지는, 감리전문회사에 대하여 그 소속 감리원을 통하여 공사의 모든 단계에 걸쳐 광범위하고 즉각적인 감독권한을 행사하도록 한 만큼, 그러한 권한의 행사를 게을리하여 야기된 결과에 대하여는 그에 상응하는 엄격한 책임을 묻고자 함에 있다.
따라서 위 조항에서 주요구조부가 ‘조잡하게 시공되었는지’는, 당초의 잘못된 시공 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그러한 상태가 건축법 등 각종 법령·설계도서·건설관행·건설업자로서 일반 상식 등에 어긋나는지, 그로 말미암아 건축물 자체의 안전성 등이 훼손되었는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
건축주와 건축사 사이의 설계비지급약정에서 감리비를 포함하여 설계보수액을 정하고 건축사가 건축주의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현장에서 월 5회 이상 출장하여 시공자가 설계대로 시공하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 감독 및 조언을 하고 지적사항을 건축주에게 통지함과 아울러 착공 시부터 준공 시까지 착공신고, 기초중간검사, 단열중간검사, 설비중간검사, 공정보고, 감리일지 작성, 허가조건의 이행확인 등의 업무를 시공자와 협의하여 이행하기로 하는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완성된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한 경우, 건축사가 맡기로 한 감리업무는 단순히 감독관청에 대한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에 관한 시공지도 및 확인, 현황조사, 공정관리,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사감리업무도 포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그 건축물의 하자는 시공자의 시공상의 과실과 건축사의 감리상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본 사례가 있다(서울지법 2000. 5. 17. 선고 99가합63195 판결:항소심 조정 성립).
이 사건에서 법원은 건축사가 담당하기로 하였던 감리업무가 행정적인 절차의 대행뿐만 아니라 공사에 관한 시공지도 및 확인, 현황조사, 공정관리, 품질관리, 안전관리 등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공사감리업무도 포한한 것이었기 때문에 건축물의 하자에 관하여 시공상의 과실뿐 아니라 감리자의 과실도 인정되는 것으로 보았고, 양자 간의 과실은 서로 경합된 것으로 인정한 것이다.
Ⅷ. 감리자에 대한 징계처분
국토교통부장관은 건축사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30조의4에 따른 건축사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제2항에서 정하는 징계를 할 수 있다. (제5호) 제20조제1항을 위반하여 건축사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한 경우(건축사법 제30조의3 제항).
건축사에 대한 업무정지처분 등 행정처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불만이 있었다. 주된 불만사항은, 건축사에 대한 행정처분기준이 너무 포괄적이고, 위반정도와 시정 등에 대한 정상참작이 곤란하고,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 공개적이지 않고, 경직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면허재교부제도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건축사면허의 취소는 곧 건축사자격시험의 합격을 포함한 기존의 건축사자격 전체를 취소시키는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누7042 판결).
일반공사감리자는 수시로 건축 중인 건물에 대한 현장감리를 하여 그 건물이 설계도서 또는 관계법령에 적합하도록 시공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지도하여야 하며, 위반사항을 발견한 때에는 이를 시정하도록 건축주와 공사시공자에게 권고하고 이에 불응한 때에는 그 즉시 또는 통상 시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경과한 후 지체 없이 구청장에게 소정의 양식에 따라 위법공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의무가 있다.
공사감리자가 위법공사보고서의 제출의무를 게을리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건축사법시행규칙 제22조가 정하는 별표 3의 건축사업무정지기준중 5의 라 (1) 건축법상 위반사항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받고 그 시정기간 내에 시정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는 별표 3 중 4의 다 소정의 건축사법 제20조 제2항 및 건축법 제6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공사감리자의 의무이행을 게을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서울고법 1990. 4. 12. 선고 89구14450 제7특별부판결 : 상고기각).
건축사법 제28조 제1항이 건축사 업무정지처분을 연 2회 이상 받고 그 정지기간이 통산하여 12월 이상이 될 경우에는 가중된 제재처분인 건축사사무소 등록취소처분을 받게 되도록 규정하여 건축사에 대한 제재적인 행정처분인 업무정지명령을 더 무거운 제재처분인 사무소등록취소처분의 기준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건축사 업무정지처분을 받은 건축사로서는 위 처분에서 정한 기간이 경과하였다 하더라도 위 처분을 그대로 방치하여 둠으로써 장래 건축사사무소 등록취소라는 가중된 제재처분을 받을 우려가 있어 건축사로서 업무를 행할 수 있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건축사 업무정지처분의 취소를 구할 이익이 있다.
건축사법 제11조 1항 6호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안전 규정 등을 위반해 공사감리를 함으로써 공사가 부실하게 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궤(무너져 내림)를 일으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에는 건축사 자격을 취소하도록 되어 있다.
건축사법 제28조는 ‘건축물의 구조상 안전에 관한 규정을 위반해 공사감리를 함으로써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에 건축사사무소개설신고의 효력상실처분을 하도록 되어 있다.
광주 동구 주택재개발지구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할 당시 해체감리자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광주시와 광주동구청이 감리업체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한다.
Ⅸ. 감리자에 대한 형사처벌
건축물과 관련하여 공사를 하던 도중이거나 공사가 끝난 다음 사용 중에 건축물이 붕괴되는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사람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는 경우에는 경찰에서 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고,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업무상과실치사죄 또는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으로 형사입건한다. 형사입건된 사람은 수사 결과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검찰로 송치되고,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형을 받게 된다.
사고의 주요 원인이 기둥과 보의 접합부에 적절한 보강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데에 있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 갑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을은 설계도서 등에 정해진 바에 따라 콘크리트 보강작업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지 아니한 채 공사를 진행하여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의 이행완료에 관한 검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를 전문기관에 위임하여 수행하게 한다고 하여 그 직무 소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다만 이때에는 전문기관으로부터 검사결과를 문서로 통보받아 확인하는 방법으로 그 직무를 집행하게 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가 그 검사를 위임받아 수행한 전문기관으로부터 검사결과를 검사조서로 작성·보고받고 이를 확인하여 승인하는 의미로 검사조서에 결재하였다면 그와 같이 결재된 검사조서는 공무원이 그 직무권한 내에서 작성한 문서로서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객체인 공문서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875 판결).
자생식물원 조성공사의 감리업체의 책임감리원인 갑이, 공사를 감독하는 담당공무원 을과 공모하여 허위 내용의 준공검사조서를 작성한 다음 준공검사결과보고서에 첨부하여 을에게 제출하여 공무원들의 결재를 받아 사무실에 비치한 사안에서, 위 ‘준공검사조서’는 공문서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875 판결).
건축법상 공사감리자의 업무는 공사시공자가 건축물을 설계도서에 적합하게 시공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 점, 감리보고서는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합하게 시공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중간검사제도와 사용검사제도를 대체하여 도입된 점 등에 비추어 감리보고서에 기재가 요구되는 의견의 범위에는 당해 건축물이 설계도서대로 적법하게 시공되었는지를 확인한 내용도 포함된다(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4도1341 판결 참조).
Ⅹ. 책임감리제도
책임감리업무를 수행하는 감리자는 시공 전에 설계도서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지 검토하여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발주청에 이를 보고하고 설계자와 협의함으로써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설계로 인하여 발주청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 제1항, 제4항은 국토교통부장관, 발주청과 인허가기관의 장은 건설기술용역업자 등이 건설기술용역, 건축설계, 공사감리 또는 건설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및 건설공사의 타당성 조사에서 건설공사에 대한 수요 예측을 고의 또는 과실로 부실하게 하여 발주청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부실의 정도를 측정하여 벌점을 주어야 하고, 부실 정도의 측정기준, 불이익 내용, 벌점의 관리 및 공개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 제1항에서 정한 ‘부실공사’란 건축법 등 각종 법령·설계도서·건설관행·건설업자로서의 일반 상식 등에 반하여 공사를 시공함으로써 건축물 자체 또는 그 건설공사의 안전성을 훼손하거나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급인과 감리인이 공사의 감리계약 체결 시 "안전진단 작업 중 감리인의 소속 직원에게 발생한 사고는 감리인의 책임으로 한다."고 약정한 경우, 위 약정의 취지는 문언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도급인의 배상책임을 배제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이와 달리 위 약정을 감리인의 소속 직원에게 발생한 사고가 도급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도급인은 그로 인해 생겨난 손해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한 이는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발생한 손해를 감리인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셈이 되어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이거나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위 약정은 공사의 안전진단 작업 중 감리인의 소속 직원에게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도급인에게 아무런 고의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 도급인의 책임이 면책된다는 것으로 제한해서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62254 판결).
Ⅺ. 업무대행건축사의 법적 책임
건축물에 대한 사용승인제도가 있다. 건축물 공사가 끝난 다음에 허가사항대로 건축물이 완성되었으므로 사용해도 좋다는 승인을 해주는 절차를 말한다. 이러한 사용승인을 하기 위해서는 그 전 단계로 현장조사, 검사, 확인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현장조사 등의 업무를 허가관청에서 공무원이 모두 직접 하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건축사를 지정하여 이러한 업무를 대행시키는 제도를 만들었다. 물론 사용승인을 하기 위해서 검사를 하는 대상 건축물에 대한 직접적인 설계자나 감리자가 아닌 제3의 건축사에게 맡기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이 직접 해야 할 업무를 공무원이 아닌 건축사에게 대행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업무 수행을 담보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위법건축물이 사용승인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건축주와 감리자, 시공자 사이의 부당한 담합과 불법비리의 묵인을 방치하기 때문이다.
대행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해당건축사협회에서 징계처분하도록 하고, 시에서는 징계처분 등 행정처분한다. 그리고 업무대행지정자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수사기관에 형사고발조치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다.
업무대행건축사가 자신이 맡은 대행업무를 성실하고 청렴하게 수행하는 것을 담보하기 위하여 먼저 업무대행자로 지정하기 전에 서면으로 서약서를 받는다.
업무대행건축사는 발대식에서 청렴이행서약서에 서명을 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법적 의미를 가진다. 업무대행을 위임하는 서울시와 이를 수임하는 건축사 사이에 이루어지는 합의사항이기 때문이다.
원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법률의 착오는 법에 의해 허용되지 않는 것이지만, 이와 같이 서면으로 특별 서약을 한 경우에도는 더욱 그렇다. 또한 구체적인 업무대행의 내용과 방법, 객관성과 공정성의 유지를 담보하는 약정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
서약서는 먼저 5개 사항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① 사용검사 업무대행에 있어서 객관성과 공정성 유지, ② 다른 업무에 우선하여 즉시 수행, ③ 대행자 자신이 직접 업무 수행, ④ 대행업무 관련 대가 수수 및 약속 금지, ⑤ 업무 부당처리 시 건축사 자격취소 등 처벌 감수 등의 수임인으로서의 준수의무가 명시되어 있다.
Ⅻ. 글을 맺으며
이상에서 건축물에 대한 감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유형의 법적 분쟁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필자는 그동안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를 둘러싼 민사소송을 많이 경험해 보았다. 또한 건축사에 대한 명의대여사건, 행정청의 징계처분사건 등도 많이 관여해보았다. 이 때 느낀 것은 설계와 감리 때문에 법으로 문제가 되면, 건축사로서는 무혐의, 과실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설계나 감리, 시공업무는 꼭 100% 법과 규정에 따라서 원리원칙대로 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만약에, 나중에 건축물의 시공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하고 문제가 생기면, 법에서는 소급해서 과연, 그 당시에 고의나 과실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따진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이 있다. 건축사도 마찬가지다. 건축물 붕괴사고가 난 다음에 제대로 감리를 하지 못했다는 전제 하에 조사를 하고 추궁을 하면 해명이 쉽지 않아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감리업무는 건축물의 안전에 관한 중요한 것이므로 앞으로 더욱 행정청에 의한 감독이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감리자로서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보다 성실하게 법과 원칙을 준수하면서 감리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대구지검 특별수사부,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 제천지청장, 서울서부지 검 형사1부장, 대검찰청 환경과장,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 중앙지검 공판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일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018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 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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