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건물의 구분소유권과 관리에 관한 법적 문제점 2021.10

2023. 2. 10. 09:03아티클 | Article/법률이야기 | Archi & Law

Legal issues regarding the divisional ownership and management of collective buildings

 

Ⅰ. 글의 첫머리에

<건축사>지에 글을 쓰면서, 늘 느끼는 것은 역시 법에 관한 글은 아무리 쉽게 써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은 법률 용어가 대부분 어려운 한자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건축사에게 부동산이나 설계 또는 감리업무에 필요한 법률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분야에 걸쳐 산만하게 설명할 것이 아니라, 한두 가지 사항이라도 정확하게 이해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도시에서는 대부분 아파트에서 살게 된다. 아파트는 분양 및 취득, 입주 후 사용, 하자 보수, 관리비 납부, 노후 아파트 재건축 등 많은 문제가 따른다.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은 민법이나 상법, 집합건물법, 주택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많은 특별법의 적용을 받는다. 특히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호 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된다. 

개인의 사유재산인 부동산에 대한 일반적인 법적 규제와 비교할 때, 집합건물에 대한 권리 행사의 범위 및 제한은 상대적으로 엄격하고 까다롭게 되어 있다. 특히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는 단체법의 적용을 철저하게 받고, 구분소유자 개인의 전유부분에 대한 사용 수익 관리도 일정한 범위에서 제약을 받는다. 
   
집합건물의 대표적인 것은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는 단독주택과 다르다. 아파트 단지를 조성해서 아파트를 신축한 다음, 분양절차를 거쳐야 한다. 분양을 해도 각 아파트 세대별로 구분소유권으로 등기가 넘어간다. 

구분소유권자들은 그 숫자가 몇백 명 또는 몇천 명이나 되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전체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가 된다. 새로 분양된 아파트에 대한 사후관리 문제도 만만치 않다. 입주 전에도 문제가 되지만, 입주한 후에도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하면 개별적으로 해결방법이 복잡하다.  

집합건물에서 제일 중요한 문제는 구분소유권자들과 세입자들이 실제로 집합건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건물을 관리하고 유지하고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법은 관리단과 관리인제도를 두고 집합건물에 대한 관리를 맡기고 있다. 이를 둘러싼 법적 분쟁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집합건물에서는 건물의 부지에 대한 대지사용권의 법적 문제가 매우 복잡하다. 대지사용권은 경매에 있어서도 중요한 쟁점이 된다.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이 오랜 세월이 흘러서 노후화되어 재건축이 필요할 때, 이를 재건축하는 절차는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수많은 이해관계인들이 있기 때문에 재건축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재건축을 하기 위한 재건축결의절차는 집합건물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집합건물에 관한 개념부터 정리하고, 집합건물에 있어서의 구분소유권의 범위와 한계, 구분소유권자의 대지사용권의 문제, 집합건물 관리단과 관리인 제도, 집합건물 분양절차 및 하자담보책임, 집합건물 경매와 관련된 문제 등을 순차로 살펴보기로 한다. 

 


Ⅱ. 집합건물법의 주요 내용

집합건물에 관하여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이라는 특별법을 따로 만들어서 시행하고 있다. 집합건물법은 1984년 4월 10일, 법률 제3,725호로 제정된 법무부 소관 법률이다. 1985년 4월 11일 시행되었다. 집합건물법(aggregate buildings law)이라 함은, 수인이 한 채의 건물을 구분하여 각각 그 일부분을 소유하는 관계, 즉 건물의 구분소유관계를 규정하는 법을 말한다.

현대 사회에서 대도시지역에서는 단독주택은 점차 줄어들고,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상가 등의 집합건물이 늘어나고 있다.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건물인 경우에는 소유권자가 여러 사람인 경우에도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라 함은 집합건물의 일부인 전유부분에 관한 독립적인 구분소유권과 공용부분, 대지에 관한 구분소유권자들의 공유관계를 기초로 하고 있다. 집합건물을 둘러싼 법률관계는, 집합건물의 분양계약단계, 집합건물의 관리 및 운영단계, 집합건물의 재건축단계 등으로 구분하여 고찰되어야 한다. 

분양계약체결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분양회사외 수분양자의 대립구조에서  출발하여, 분양회사와 신탁회사 및 프로젝트 파이넨싱 등을 통하여 금전을 대여하는 대주 및 공사를 시행하는 시공사의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집합건물법 제28조는 “건물과 대지 또는 부속시설의 관리 또는 사용에 관한 구분소유자 상호간의 사항 중 이 법에서 규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규약으로써 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집합건물의 규약은 그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거나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이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함으로써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정도로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여겨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효하다(대법원 2004. 5. 13. 선고 2004다2243 판결).

집합건물의 구분소유관계의 두 가지 형태인 거주지로서의 집합건물인 아파트, 빌라, 다가구 주택과 경제적 이윤 창출을 하는 집합건물인 오피스텔, 상가건물, 복합형 상가건물 중 분쟁의 여지는 거주지로서의 집합건물보다 경제적 이윤 창출역할을 하는 상가건물에 집중되어 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법률이다. 이 법은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시설 및 경영의 현대화와 시장 정비를 촉진하여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유통산업의 균형 있는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에서는 상가건물과 복합형 상가건물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상가건물"이란 같은 건축물 안에 판매 및 영업시설을 갖추고 그 밖에 근린생활시설을 갖춘 건축물을 말한다.

 


Ⅲ. 구분소유권의 의의 및 범위

구분소유권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일반인은 이러한 구분소유권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사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구분소유권은 일반적인 소유권과 그 내용에 있어서 다르고, 매우 복잡한 법률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이해가 쉽게 된다. 그러나 공유와 달리 구분소유권이라는 용어의 개념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집합건물에서는 우선 건물의 구분소유관계가 문제된다. 단독소유권과 달리 구분소유권의 경우에는 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한 대지사용권이 중요한 개념이다.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여러 개의 부분이 독립한 건물로서 사용될 수 있을 때에는 그 각 부분은 집합건물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각각 소유권의 목적으로 할 수 있다. 구분소유권이라 함은, 1동의 건물 중 독립한 건물로서 사용될 수 있는 건물부분, 즉 전유부분을 목적으로 하는 소유권을 말한다. 1동의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권이 성립하는 경우, 그 1동의 건물을 집합건물이라고 한다. 1동의 건물 중 구분된 건물부분을 구분건물이라고 한다. 

1동의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물리적인 측면에서 1동의 건물이 존재하고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1동의 건물 중 물리적으로 구획된 건물부분을 각각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한다.

집합건물 중에서 전유부분 소유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건물부분의 경우에는 구분소유권의 성립 여부가 전유부분 소유자들의 권리관계나 거래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구분의사의 표시행위가 있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구분건물이 물리적으로 완성되기 전에도 건축허가신청이나 분양계약 등을 통하여 장래 신축되는 건물을 구분건물로 하겠다는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되면 구분행위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다. 구조와 형태 등이 1동의 건물로서 완성되고 구분행위에 상응하는 구분건물이 객관적·물리적으로 완성되어야 그 시점에 구분소유가 성립한다.

구분소유자라 함은 일반적으로 구분소유권을 취득한 사람, 즉 등기부상 구분소유권자로 등기되어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구분소유자는 건물의 보존에 해로운 행위나 그 밖에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구분소유자는 그 전유부분이나 공용부분을 보존하거나 개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다른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또는 자기의 공유에 속하지 아니하는 공용부분의 사용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다른 구분소유자가 손해를 입었을 때에는 보상하여야 한다.

수분양자로서 분양대금을 완납하였음에도 분양자 측의 사정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한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수분양자도 구분소유자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전유부분이란 구분소유권의 목적인 건물부분을 말한다. 공용부분이란 전유부분 외의 건물부분, 전유부분에 속하지 아니하는 건물의 부속물 및 공용부분으로 된 부속의 건물을 말한다.

전유부분이 주거의 용도로 분양된 것인 경우에는 구분소유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그 부분을 주거 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 내부 벽을 철거하거나 파손하여 증축ㆍ개축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세대주택의 지하층은 구분소유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다세대주택인 1동의 건물을 신축하면서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위법하게 지하층을 건축하였다면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은 이상 공용부분으로 추정하는 것이 사회관념이나 거래관행에 부합한다(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6다245289 판결).

구분건물로 등기된 1동의 건물 중 일부에 해당하는 구분건물들 사이에서 구조상의 구분이 소멸되는 경우에 그 구분건물에 해당하는 일부 건물 부분은 종전 구분건물 등기명의자의 공유로 된다. 구조상의 독립성이 상실되지 아니한 나머지 구분건물들의 구분소유권은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그 일부 건물 부분은 나머지 구분건물들과 독립되는 구조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 

집합건물 중 일부 구분건물에 대한 공유도 당연히 허용되므로 그 일부 건물 부분과 나머지 구분건물들로 구성된 1동의 건물 전체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공유자 사이에 공유물을 사용·수익할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는 것은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하여야 한다.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그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고, 다만 자신의 지분권에 기초하여 공유물에 대한 방해 상태를 제거하거나 공동 점유를 방해하는 행위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17다204810 판결).

 


Ⅳ. 대지사용권이란 무엇인가? 

아파트의 경우를 보면, 전체 아파트 단지의 부지가 3만제곱미터라고 할 때, 그 위에 아파트가 천세대가 있고, 상가건물이 있으면, 대지는 천명 이상의 구분소유자들의 공동소유형태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대지는 일반적인 공동소유의 형태가 아니다. 아파트 개별 세대의 구분소유자들은 대지를 단순히 아파트를 소유하기 위하여 토지에 대해 가지는 권리만을 가질 뿐이다. 이것을 대지사용권이라고 한다. 대지사용권은 다른 토지 소유권의 개념과 매우 다르다. 

"건물의 대지"란 전유부분이 속하는 1동의 건물이 있는 토지 및 건물의 대지로 된 토지를 말한다. "대지사용권"이란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를 말한다. 대지사용권의 성립을 위해서는 집합건물의 존재와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 소유를 위하여 당해 대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는 것 이외에 다른 특별한 요건이 필요하지 않다. 

집합건물법은 복수의 구분소유자들이 제정한 규약에서 달리 정하면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분리처분을 허용하고 있다(제20조 제2항 단서). 복수의 구분소유자들이 존재하기 전이라도 집합건물의 전유부분 전부를 소유하는 사람은 공정증서로써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을 분리하여 처분하는 것은 가능하다(제20조 제4항, 제3조 제3항). 다만, 규약으로써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건물부분의 전부 또는 부속건물을 소유하는 자는 공정증서로써 위 규약에 상응하는 것을 정할 수 있다. 
구분소유자에 준하는 수분양자가 있는 경우에는 규약으로써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을 분리하여 처분할 수 있도록 정하여야 한다. 분양자 단독으로 작성한 공정증서로는 대지사용권의 분리처분이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0. 6. 4. 선고 2016다245142 판결).

대지사용권의 비율은 원칙적으로 전유부분의 면적 비율에 따라야 한다.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이 대지 전체를 공동점유하여 그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도 구분소유자들은 대지사용권으로 전유부분의 면적 비율에 따른 대지 지분을 보유한다고 보아야 한다.

 


Ⅴ. 대지사용권과 관련된 분쟁

구분소유자 아닌 자가 집합건물의 건축 전부터 전유부분의 소유와 무관하게 집합건물의 대지로 된 토지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권리는 분리처분금지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구분소유자가 애초부터 대지사용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대지사용권 보유의 원인이 된 계약의 종료 등에 따라 대지사용권이 소멸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적 취급’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5다242849 판결).

집합건물법 제20조 제2항 본문의 분리처분금지는 그 취지를 등기하지 아니하면 선의로 물권을 취득한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집합건물법 제20조 제3항). 분리처분금지로 대항할 수 없는 ‘선의’의 제3자라 함은 원칙적으로 집합건물의 대지로 되어 있는 사정을 모른 채 대지사용권의 목적이 되는 토지를 취득한 제3자를 의미한다. 

토지 위에 집합건물이 존재하는 사실은 알았으나 해당 토지나 그 지분에 관하여 규약이나 공정증서로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을 분리하여 처분할 수 있도록 정한 것으로 믿은 제3자도 포함된다.

집합건물 분양자가 전유부분 소유권은 구분소유자들에게 모두 이전하면서도 대지는 일부 지분에 관하여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고 나머지 지분을 그 명의로 남겨 둔 경우에 분양자 또는 그 보유지분을 양수한 양수인이 구분소유자들에 대하여 대지에 관한 공유지분권을 주장할 수 있으려면, 규약이나 공정증서로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을 분리하여 처분할 수 있도록 정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정당한 권원 없이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을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해당 공용부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면, 공용부분을 무단점유한 구분소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공용부분을 점유·사용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해당 공용부분이 구조상 이를 별개 용도로 사용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더라도, 무단점유로 인하여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해당 공용부분을 사용·수익할 권리가 침해되었고 이는 그 자체로 민법 제741조에서 정한 손해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 

집합건물의 건축자가 그 대지를 매수하였으나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하였다 하여도 매매계약의 이행으로 대지를 인도받아 그 지상에 집합건물을 건축하였다면 매매계약의 효력으로서 이를 점유·사용할 권리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경우 집합건물의 건축자로부터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을 함께 분양의 형식으로 매수하여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은 갖추었지만,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마치고 대지지분에 대하여는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한 자, 역시 매매계약의 효력으로서 전유부분의 소유를 위하여 건물의 대지를 점유·사용할 권리가 있다.

1동의 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은 전유부분을 구분소유하면서 공용부분을 공유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의 대지 전체를 공동으로 점유한다. 이는 집합건물의 대지에 관한 점유취득시효에서 말하는 ‘점유’에도 적용된다.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집합건물을 구분소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대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경우에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이 취득하는 대지의 소유권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한 대지사용권에 해당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2다72469 판결).

대지사용권이 없는 전유부분의 소유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전유부분의 대지를 점유하고 있으므로 대지 중 자기의 전유부분이 집합건물 전체 전유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만큼의 차임에 해당하는 부당이득을 얻고 있고, 대지 지분 소유자는 그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지사용권이 없는 전유부분의 소유자는 위 지분의 소유자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대지사용권이 없는 전유부분의 공유자는 대지 지분 소유자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분채무이므로, 일부 지분만을 공유하고 있더라도 전유부분 전체 면적에 관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다219419, 219426 판결).

대지사용권을 가지지 아니한 구분소유자가 있을 때에는 그 전유부분의 철거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 자는 그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구분소유권을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집합건물의 대지는 그 지상의 구분소유권과 일체성 내지 불가분성을 가지는데 일반의 공유와 같이 공유지분권에 기한 공유물 분할을 인정한다면 그 집합건물의 대지사용관계는 파탄에 이르게 되므로 집합건물의 공동생활관계의 보호를 위하여 분할청구가 금지된다.

집합건물 대지의 공유자가 분할을 청구하는 부분이 집합건물법 제8조 소정의 ‘건물의 사용에 필요한 범위 내의 대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제8조의 입법 취지가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나아가 같은 법상 ‘건물의 대지’에 관한 정의, 분할청구 부분 및 집합건물, 전체 대지와의 상호 이용관계 등이 유기적으로 함께 고려될 수 있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5다221033 판결). 

 


Ⅵ. 집합건물의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구분소유권은 전유부분에 관한 독립적 구분소유권과 공용부분에 관한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관계로 구성된다. 개별 구분소유자들은 전유부분에 관한 배타적 사용권과 수익권을 가진다. 집합건물법은 집합건물의 존립에 필수적인 공용부분과 대지의 원활하고 적정한 유지·관리, 집합건물 내 공동생활을 둘러싼 구분소유자 상호 간의 이해관계 조절을 위하여 민법상 공유에 대한 여러 특별규정을 두고 있다.

집합건물의 본질적 속성인 구분소유관계의 단체적 특성은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의 관리에서 명확하게 나타난다.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 관한 관리는 구분소유자들과는 독립된 별도의 법인격을 가지는 관리단을 통하여 관리업무를 결정하고 집행한다.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에 있어서 전유부분에 관한 관리는 개인 구분소유권자에게 속한다. 그러나 공용부분에 관한 관리는 구분소유권자 개인에게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집합건물의 관리단에서 관리인을 선임하게 되면, 그러한 집합건물의 관리인을 통하여 관리를 하여야 한다. 개별적인 구분소유자의 관리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어떠한 조직행위를 거쳐야 비로소 성립되는 단체가 아니라 구분소유관계가 성립하는 건물이 있는 경우 당연히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성립되는 단체이다.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되면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과 그 대지 및 부속시설의 관리에 관한 사업의 시행을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 설립된다. 관리단은 건물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한 공동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구분소유자의 권리와 의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행사하거나 이행하여야 한다.

전유부분의 공유자는 서로 협의하여 공유자 중 1인을 관리단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자로 정하여야 하고,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공유지분의 과반수로써 의결권 행사자를 정하거나 공유자 중 전유부분 지분의 과반수를 가진 자가 의결권 행사자가 된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2다4985 판결).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전유부분을 점유하는 자는 관리단집회에 참석하여 그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구분소유자와 점유자가 달리 정하여 관리단에 통지하거나 구분소유자가 집회 이전에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관리단에 통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구분소유자의 서면 결의의 수를 계산할 때 한 사람이 집합건물 내에 수 개의 구분건물을 소유한 경우에는 이를 1인의 구분소유자로 보아야 한다. 구분소유자는 구분소유자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구분소유자가 그러한 행위를 한 경우 관리인은 그 행위의 정지 등을 청구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소송제기는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구분소유자가 공용부분과 대지에 대해 그 지분권에 기하여 권리를 행사할 때 이것이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어긋날 수 있다면 이는 각 구분소유자가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보존행위라고 볼 수 없고 관리단집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관리행위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5다208252 판결).

 


Ⅶ. 집합건물 관리인의 지위와 권한

집합건물은 단독주택과는 전혀 다르다. 집합건물의 상린관계에 있어서도 이러한 집합건물의 단체적 성격은 그대로 반영된다. 원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소유권자가 그 부동산을 독점적으로 배타적인 사용 수익을 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은 동산과 달리, 그 부동산 바로 옆에 인접한 다른 부동산이 있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토지나 건물과 같은 부동산은 인접한 다른 부동산과의 사이에서 상호 간에 이용의 조절을 도모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것이 바로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상린관계규정이다. 

단독주택이나 일반 토지와 달리 집합건물과 그러한 집합건물의 부지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상린관계에 따른 사용 수익의 제한 수준이나 방법, 범위에 있어서도 현저하게 다른 특징을 보여주게 된다. 다시 말하면, 집합건물의 상린관계는 일반 부동산의 상린관계와 비교하여 전유부분의 배타적 사용 수익에 보다 더 강한 제약과 규제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일 때에는 관리단을 대표하고 관리단의 사무를 집행할 관리인을 선임하여야 한다.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된다. 다만, 규약으로 관리위원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되도록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이 때 규약이라 함은 관리단의 최고 자치규범 내지는 일종의 정관에 유사한 객관화된 단체의 자치법규로, 그 중요성에 비추어 보아 그 규약의 개정은 구분 소유자들로서만 구성된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의하지 아니하면 안되며, 또 설사 구분소유자 전원의 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과 다른 규정을 두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보여진다(서울민사지법 1993. 2. 2. 선고 91가합38971 제36부판결 : 확정).

관리인의 선임·해임을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의해서만 하도록 한 것은 강행규정이라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규약 설정 당시의 구성원들이 위 규정과 다른 내용의 규약을 제정하더라도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09다45320 판결). 

관리인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할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 ① 공용부분의 보존행위, ② 공용부분의 관리 및 변경에 관한 관리단집회 결의를 집행하는 행위, ③ 공용부분의 관리비용 등 관리단의 사무 집행을 위한 비용과 분담금을 각 구분소유자에게 청구ㆍ수령하는 행위 및 그 금원을 관리하는 행위, ④  관리단의 사업 시행과 관련하여 관리단을 대표하여 하는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행위, ⑤ 소음ㆍ진동ㆍ악취 등을 유발하여 공동생활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의 중지 요청 또는 분쟁 조정절차 권고 등 필요한 조치를 하는 행위, ⑥  그 밖에 규약에 정하여진 행위 등이다.

집합건물의 관리인에게 건물 전체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한 임대권한을 위임하는 내용의 규약은, 구분소유자가 원칙적으로 독점적·배타적 사용·관리 권한을 가지는 전유부분에 대하여 다른 구분소유자와의 조정의 범위를 초과하는 사용제한을 설정한 것으로서, 구분소유자의 소유권을 과도하게 침해 내지 제한함으로써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9다242 판결).

집합건물법은 결의취소의 소제도를 도입하였다. 관리단집회 결의의 하자에 대하여는 소집절차나 결의방법, 결의내용의 하자인지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그 하자가 경미한 경우에는 결의취소의 소를 통해서만 다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관리단집회 결의의 효력을 조속히 확정하여 구분소유자들 사이의 법률관계 안정을 도모하되, 그 하자가 결의를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또는 내용상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종전과 같이 제소기간의 제한 없이 일반 민사상 무효확인의 소를 통해 결의무효확인을 구하거나 다른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에서 선결문제로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구분소유자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이다. 

집합건물법 제42조의2가 규정한 취소사유, 즉 ‘집회의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이 법령 또는 규약에 위반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또는 ‘결의내용이 법령 또는 규약에 위배되는 경우’라 함은 그와 같은 하자가 결의를 무효로 돌릴 정도의 중대한 하자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의 하자를 의미한다.

관리단의 관리단집회에서 임원선임결의가 있은 후 다시 개최된 관리단집회에서 종전 결의를 그대로 인준하거나 재차 임원선임결의를 한 경우에는, 설령 당초의 임원선임결의가 무효라고 할지라도 다시 개최된 관리단집회 결의가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새로운 관리단집회가 무효인 당초의 관리단집회 결의 후 새로 소집권한을 부여받은 관리인에 의하여 소집된 것이어서 무권리자에 의하여 소집된 관리단집회라는 사유는 원칙적으로 독립된 무효사유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8다273981 판결).

 


Ⅷ. 공용부분의 변경에 관한 사항

집합건물법에 따르면, 각 공유자는 전원의 공유에 속하는 공용부분을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고(제11조), 규약에 달리 정한 바가 없으면 그 지분비율에 따라 공용부분에서 생기는 이익을 취득한다(제17조). 같은 법 제41조 제1항은 “이 법 또는 규약에 의하여 관리단집회에서 결의할 것으로 정한 사항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에 의한 합의가 있는 때에는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관리단집회의 위와 같은 결의를 요하는 공용부분의 변경이란 기존의 공용부분의 외관과 구조를 변경하거나 그 기능과 용도를 변경함으로써 공용부분의 형상 또는 효용을 실질적으로 변경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변경이 되는 부분과 그 범위, 변경의 방식이나 태양, 변경 전과 변경 후의 외관이나 용도에 있어서 동일성 여부, 그 밖에 변경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다207727 판결).

집합건물 중 공용부분의 변경에 관하여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정한 취지는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소유권이나 대지사용권 기타 권리관계에 별다른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공용부분의 형상 또는 효용 등의 단순한 변경에 관하여는 구분소유자 전원의 동의나 대지사용권자 전원의 승낙이 없어도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집합건물의 공용부분에 관하여 합리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이용관계를 설정하려는 것이다. 

공용부분의 형상 또는 효용의 변경이 집합건물의 구조를 변경하여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의 범위 및 대지사용권의 내용에 변동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용부분의 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11. 24. 선고 2015다39289 판결).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은 관리단집회에서 결의할 것으로 정해진 사항에 관하여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가 있는 때에는 관리단집회의 결의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특별한 영향을 받는 구분소유자란, 공용부분의 변경으로 다른 구분소유자는 받지 않는 불이익을 차별적으로 받게 되는 자를 말한다. 공용부분의 변경에 필요한 공사비용 등을 구분소유자들이 지분별로 분담하는 경우와 같이 공용부분의 변경이 모든 구분소유자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3두 25955 판결).

집합건물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는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법률상 당연하게 성립하는 관리단에 귀속된다. 변경에 관한 사항은 관리단집회에서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결의 또는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의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로써 결정하는 것이다. 

집합건물의 관리단은 구분소유자들의 비용 부담 아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음은 물론, 타인에게 위임하여 처리할 수 있다. 집합건물이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에 해당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어 있는 경우라면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하여 처리할 수도 있다.

집합건물법에서는 관리단집회의 재건축결의에 의한 재건축절차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건물 건축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 건물이 훼손되거나 일부 멸실되거나 그 밖의 사정으로 건물 가격에 비하여 지나치게 많은 수리비·복구비나 관리비용이 드는 경우 또는 부근 토지의 이용 상황의 변화나 그 밖의 사정으로 건물을 재건축하면 재건축에 드는 비용에 비하여 현저하게 효용이 증가하게 되는 특별한 경우에 건물을 철거하여 대지를 구분소유권의 목적이 될 새 건물의 대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재건축절차를 허용한 것이다. 

집합건물법 제47조 제1항은 집합건물 재건축의 결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재건축 불참자의 의사에 불구하고 그 구분소유권 및 대지사용권을 매도하게 하는 규정으로서 재산권에 대한 제한 규정이다. 재건축 참가자 또는 이들의 합의에 의하여 지정된 자는 재건축 불참자에 대하여 그 구분소유권 및 대지사용권을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Ⅸ. 집합건물에 대한 담보책임 

통상 대단위 집합건물의 경우 분양자는 대규모 건설업체임에 비하여 수분양자는 경제적 약자로서 수분양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높다. 집합건물이 완공된 후 개별분양계약이 해제되더라도 분양자가 집합건물의 부지사용권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계약해제에 의하여 건물을 철거하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분양자는 제3자와 새로 분양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집합건물 건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집합건물법 제9조는 집합건물 ‘분양자’의 하자담보책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집합건물의 시공자는 그가 분양계약에도 참여하여 분양대상인 구분건물에 대하여 분양에 따른 소유권이전의무를 부담하는 분양계약의 일방 당사자로 해석된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한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2. 8. 선고 2009다25111 판결).

집합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한 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수급인에 관한 민법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건축업자 내지 분양자로 하여금 견고한 건물을 짓도록 유도하고 부실하게 건축된 집합건물의 소유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집합건물의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민법상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분양자의 담보책임의 내용을 명확히 하는 한편 이를 강행규정화한 것이다.

수분양자는 집합건물의 완공 후에도 분양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2다2485 판결). 집합건물법 제9조에 의한 책임은 분양계약에 기한 책임이 아니라 집합건물의 분양자가 집합건물의 현재의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법정책임39)이므로, 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다12439 판결).

집합건물법 제9조가 준용하는 민법 제671조 제1항 단서는 하자의 종류나 하자의 발생 시점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을 ‘인도’ 후 10년으로 정하고 있다. 위 ‘인도’는 인도의 원인관계를 불문하고 ‘건축 후 최초 인도’ 를 의미한다. 주택분양보증인이 분양이행을 한 경우에는 분양자로서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한다.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집합건물의 사용검사일 또는 사용승인일 전에 발생한 하자뿐 아니라 그 후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도 하자담보추급권을 행사할 수 있다.

 

 

Ⅹ. 대규모 점포관리자의 관리권의 범위와 한계

유통산업발전법 제13조는 입점상인들에 의해서 설립되는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대규모점포의 유지·관리에 관한 일반적인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는 집합건물법의 관리단 집회의 결의 등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대규모점포의 관리에 있어서 구분소유자와 입점상인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있다.

구분소유자의 공유에 속하는 집합건물 대지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법 제15조 제1항이 규정한 바에 따라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다수에 의한 관리단집회의 결의로써 결정하되 그 대지의 개량을 위한 것으로서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닐 때에는 통상의 관리단집회 결의로써 결정하여야 하고, 그 관리에 관한 사항은 법 제16조 제1항에 따라 법 제15조 제1항 본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상의 관리단집회 결의로써 결정하여야 한다. 

결의를 요하는 집합건물 대지의 변경은 기존 토지의 외관을 변경하거나 그 기능과 용도를 변경함으로써 그 대지의 형상 또는 효용을 실질적으로 변경시키는 것으로서, 어떠한 행위가 집합건물 대지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변경이 되는 부분과 그 범위, 변경의 방식이나 태양, 변경 전과 변경 후의 외관이나 용도에 있어서 동일성 여부, 그 밖에 변경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85133 판결).

대규모점포의 운영·관리를 위해 부과되는 관리비 징수권한은 대규모점포의 본래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업무에 속한다. 그러나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당해 점포에 대한 관리비 징수권한이 있다고 해서 건물의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권까지 있다고 할 수 없다.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은 구분소유자에 의한 결의에 따라 관리단이 공용부분을 관리하고, 공용부분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지분의 비율에 따라 취득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건물 전체가 대규모점포에 해당하여 대규모점포관리자에 의해 관리되고 주차장 등의 공용부분이 대규모점포의 운영·관리에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의 공용부분에 대한 관리권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수익금은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에게 있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7다291517, 291524 판결).

상가건물이 집합건물법의 규율대상인 집합건물인 경우 분양이 개시되고 입주가 이루어짐으로써 공동관리의 필요가 생긴 때에는 그 당시의 미분양된 전유부분의 구분소유자를 포함한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집합건물법 제23조에서 말하는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되고, 관리단의 설립 이후에는 집합건물법 제28조의 관리단 규약을 통하여 업종 제한을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업종 제한에는 기본적으로 수분양자 또는 구분소유자에게 해당 업종에 관한 독점적 운영권을 보장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임차인 등의 제3자가 아닌 수분양자들이나 구분소유자들 스스로의 합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상가건물의 업종 제한 내지 변경 업무는 이를 대규모점포개설자 내지 대규모점포관리자에게 허용하면 점포소유자들의 소유권 행사와 충돌하거나 구분소유자들의 소유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구분소유와 관련된 사항’에 해당하고, 대규모점포 본래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12. 27. 선고 2018다37857 판결).

아파트 관리규약으로 전 입주자의 체납관리비를 양수인에게 승계시키도록 하는 것은 입주자들의 자치규범인 관리규약 제정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특별승계인이 관리규약을 명시적, 묵시적으로 승인하지 않는 이상 그 효력이 없다. 전 구분소유자의 특별승계인에게 전 구분소유자의 체납관리비를 승계하도록 한 관리규약 중 공용부분 관리비에 관한 부분은 유효하다(대법원 2001. 9. 20. 선고 2001다86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Ⅺ. 글을 맺으며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우리 사회는 건물의 형태가 집합건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집합건물은 신축 또는 재건축단계에서부터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수많은 이해관계인들의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상가건물을 비롯한 오피스텔과 같은 집합건물은 분양과정에서 수많은 민사 형사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분양회사의 허위과장광고로 인한 피해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집합건물은 구분소유자로 구성되는 관리단이 존재한다. 관리단의 의결로 관리권한을 위임받는 관리인이 사실상 집합건물의 관리업무를 담당한다. 대부분의 관리인들은 성실하게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일부 관리인들은 불성실한 관리로 구분소유자들에게 많은 재산상 피해를 주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한 소송도 적지 않은 상태다.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일반인들이 구체적인 법률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관계로 항상 말썽이 된다. 또한 노후된 아파트의 재건축과정에서는 끊임없는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나 상가와 같은 집합건물의 구분소유권을 분양받는 사람은 사전에 이러한 집합건물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충분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분양 받은 다음에도 건물 관리에 관한 문제를 그냥 관리인에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하나씩 따져서 제대로 관리가 되도록 확인하여야 할 것이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김주덕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대구지검 특별수사부, 대전지검 특별수사부장, 제천지청장, 서울서부지 검 형사1부장, 대검찰청 환경과장, 법무부 검찰국 검사, 서울 중앙지검 공판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태일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018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 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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