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마을대한민국 ‘도시재생사업 1호 마을’ 창신동 절벽마을 ②

2023. 2. 13. 09:13아티클 | Article/포토에세이 | Photo Essay

Disappearing village
South Korea's 'No.1 Urban Regeneration Project Village' 
Changsin-dong Cliff Village ②

 

도시 재생사업과 그곳의 삶
창신동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토월/도시재생기념관’, ‘창신동 라디오 덤’, ‘000간/공공공간’, ‘뭐든지 도서관’, ‘창신 소통공작소’, ‘산마루 놀이터’, ‘돌산마을 조망점’, ‘채석장 전망대’, ‘이음피음봉제 역사관’, ‘봉제거리 박물관’, ‘AMKSTA’, ‘종로여가’, ‘백남준 기념관’, ‘봉제공방’ 등 공공 재생사업지와 몇 군데의 민간재생사업으로 탄생한 공간들이 많이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봉제 전문 방송국인 ‘창신동 라디오 덤’은 봉제마을의 독특한 소통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식 주파수가 아닌 인터넷과 휴대폰 앱을 통해 청취하지만, 평소 라디오를 들으며 작업하는 창신동 봉제인들을 위해 소중한 방송국이다. ‘000간’은 지역밀착형 문화센터,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지역재생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면서 봉제마을의 생산과 문화예술을 함께하며 지역주민과 공생을 꿈꾸는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봉제 거리의 재단·재봉 작업실들을 도로에서 바라보면서 한편으론 지난 봉제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거리 박물관’을 따라 올라가면 창신동의 필수 관광코스인 ‘이음피음봉제 역사관’이 나오고, 다양한 역사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 재단사였던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전태일 재단’도 볼 수 있다. 또한 화가 백남준과 박수근, 가수 김광석과 배호의 집터가 있는 예술인이 자란 곳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흥인지문 옆 창신동은 서울성곽 바깥의 첫 마을이다. 흔히 ‘봉제의 메카’로 부르는 바로 이곳. 그러나 그런 표현만으로는 창신동을 다 담아낼 수 없다. 서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과 분위기가 창신동에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 지키는 창신동 달빛
“요즈음은 머지 않아 아파트 숲에 묻혀버릴 내 고향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자주 앨범을 뒤적입니다. 앨범 속엔 나의 유년에서 지천명까지의 창신동의 작은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아파트가 들어서면 지금보다는 많이 편해지겠지만 제게는 편안함 뒤에 감추어진 인간성의 상실이 큰 걱정입니다. 고향을 잃기 전에 고향의 살가움을 남기려고 이 시집을 엮었습니다.”
- 김복희 시집 『나 혼자 지키는 창신동 달빛』 머리글 중에서

 

 

 

글·사진. 정원규 Jeong, Wonkyu 창대 건축사사무소 ·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