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가입 시대를 맞는 새로운 자세 이제는 현안들을 해결할 차례,문제 외부에 적극 알리고 해결책 마련에 총력 기울여야 2023.11

2023. 11. 30. 11:00아티클 | Article/에디터스레터 | Editor's Letter

A New Position for the Era of Mandatory Membership of Architects of KIRA It's time to resolve the issues. Getting it out into the open constructively, we must remain committed to coming up with solutions

 

 

 

가을이 되면서 다양한 건축 관련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건축상 수상작이 발표되고 다양한 전시·문화행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조금은 예년과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많은 건축사들과 소통하다 보면 “일이 없다. 힘들다. 당분간 버티는 것이 목표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통계상 허가건수가 과거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서, 대다수의 건축사들이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이 아쉽지만 각 사무실을 유지하고 버티는 것에 목표가 그쳐서는 안 된다. 단숨에 세계와 국내 경기가 살아나 건축사 업무가 늘어난다면 좋겠지만, 그것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으며 그 너머의 것을 바라봐야 한다.
현재 건축사 업무 과정에는 다양한 문제점이 존재한다. 어떤 업무를 하는지에 따라 각각 체감하는 문제점이 다를 수 있으나, 여러 사항들이 모두 조금씩 연관성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몇몇 아파트 공사현장의 문제들이 미디어에 보도되는 것을 살펴보면 대중은 물론 기사를 작성한 이조차 건축설계와 구조계산, 감리와 시공의 명확한 구분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응해 건축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건축이 가지는 보다 높은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야 한다. 
민간건축물 설계비가 공공건축물 설계비의 20% 수준에 그친다는 내용의 기사가 여러 미디어를 통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인 책임은 다른 관계자에 비해 건축사가 과도하게 많이 받게 된다는 대한건축사신문의 기사도 있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에 대한 법적인 강제가 있으면서 업무의 대가를 정하고 지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자율적인 시장경제에 맡겨두다 보니 이러한 지경에 다다른 것인데, 지금 고쳐야 한다. 법이 바뀌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시간이 걸린다면, 가이드라인이라도 만들어 배포하고 이를 지키도록 캠페인이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너무도 많은 사항이 건축사에게만 불리하게 되어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토론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미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사항도 있지만,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빠르게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수많은 사항 중에 한 가지만 언급하면, 건축사가 계약대로 업무를 진행하도록 건축주에게 계약이행보증보험을 발급하는 것과 동일하게 건축사도 건축주로부터 업무대가를 계약대로 지급받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감리업무대가의 지급이 사용승인 접수 시 완납증명서 제출 조건으로 크게 개선되었다면, 설계업무대가 지급을 착공 신고 시 완납증명서를 첨부하는 것으로 개선해야 한다.
월간 <건축사>지에 게재된 작품들을 보면서 사무실을 유지하고 버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나은 건축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살필 수 있어서 지금의 우리 상황에 대한 위안이 되곤 한다. 우리 건축사들이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며 버티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그 너머의 가치를 추구하려면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 더 많은 책임이 요구되고 있는 지금이 우리의 상황들을 정상화하는데 적합한 시점이며, 이것이 선행되어야 건축사의 업무가 정상화되고 더 가치 있는 건축이 만들어질 것이다.

 

 

 

글. 박정연 Bahk, Joung Yeon 본지 편집국장